2014.08.05이수연/새사연 연구원

 위클리펀치 415호 : 이번에도 농업을 버리고, 국민을 포기하는가?


  ‘수입쌀의 관세화’는 해답이 되어줄 수 없다 

 

 

 

 

 

장마같지 않은 장마가 지나고 무더위만 더해가는 요즘전국의 농민들은 땡볕아래 논을 갈아엎고 있다마늘밭도 갈아엎고배추밭도 갈아엎었는데 이제는 논이다지난 7월 18일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쌀 산업의 미래를 위해 관세화가 불가피하고도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며 올해 9월까지 관세율을 정해서 세계무역기구(WTO)에 전달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의무수입 vs 관세화

 

1994년 체결된 우루과이라운드(UR) 협정 이후 우리는 20년 간 쌀 시장을 개방하지 않고 대신 의무수입물량의 수입쌀을 들여오고 있었다올해 의무수입물량은 약 40만 톤이다이제 협정에서 약속한 시간이 모두 지났다기존처럼 의무수입물량 도입을 지속할 것인지 아니면 쌀 시장을 개방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대뜸 관세화를 선언했다정부의 생각은 이렇다수입쌀에 최소 300% 이상의 관세를 붙일 경우우리쌀보다 수입쌀이 비싸지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사먹지 않을 것이고 당연히 국내 농가에 주는 피해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현재 1kg당 가격은 우리쌀이 약 2200중국쌀이 약 1100미국쌀이 약 800원 정도이다.

 

관세를 붙이면 수입쌀이 비싸지니 괜찮다?

 

그러나 관세가 그렇게 튼튼한 장벽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다. FTA와 TPP 등이 기다리고 있는데이들은 기본적으로 자유무역에 방해가 되는 각종 장벽을 없애려고 할 것이고 당연히 관세도 낮추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또한 농사라는 것이 그렇듯이 생산 현황이 매년 달라질 수 있고그러면 가격이 폭등하거나 폭락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만약 수입쌀의 가격이 확 떨어질 경우 300% 정도의 관세를 붙인다고 해도 효과가 없을 수 있다무엇보다 단순히 관세를 붙여서 수입쌀을 비싸게 만들면 시장에 진입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순진하다우리가 전혀 예측하지 못한 방식으로 쌀 시장이 변화할 수도 있다.

 

농민들 입장에서는 WTO와 끈질기게 협상을 해서 우리쌀을 지키려는 시도조차 하지않는 정부의 태도에 화가 난다무역과 관련된 대외협상에서 농업은 언제나 피해를 감수하는 쪽이었다정부는 대신에 자동차 등을 많이 팔 수 있고 이야기한다하지만 그렇게 해서 수출되는 자동차 중에 국내에서 만들어지는 물량은 극소수이다올초 한캐나다 FTA가 체결되었고이 덕분에 자동차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 전망했지만 캐나다에 수출되는 자동차 중 국내 생산물량은 5%에 불과하다.

 

농업 내주고 얻어왔다는 자동차국내 생산량은 극소수

 

개방은 대세이고 어쩔 수 없는데 무조건 반대만 하면 어쩌냐고 말하기도 한다일을 하다보면 누군가는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고도 말한다하지만 개방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주장이야말로 비현실적이고 순진하며 우리의 선택지를 축소시킨다.

 

필리핀은 2017년까지 쌀 개방을 미루고대신 의무수입물량을 2.3배 늘려서 지속하는 길을 택했다필리핀 정부는 올해 4월 WTO에 쌀 개방 유예화를 원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처음 필리핀의 요청은 거부당했지만 계속해서 협상을 했고결국 6월에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었다.

 

필리핀과 한국의 상황이 똑같지는 않을 것이다하지만 필리핀을 통해 개방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말이 틀렸다는 것을그리고 정부는 국민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