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 05 / 28![]() |
약초라고 하면 무엇이 생각나는가? 많은 이들이 한의원, 한약, 쓴 맛과 냄새 등을 먼저 떠올리지 않을까? 하지만 예쁜 붉은 색을 띠고, 차로 우려내면 새콤달콤한 맛이 나는 오미자도 사실은 약초란다. 소엽이라 불리는 보라색 깻잎이나 생강도 약초에 해당한다고 한다. 우리가 흔하게 먹는 풀과 열매들 중에 실은 약초인 것이 많다. 이풀약초협동조합은 약초를 키우는 농가들이 모여서 만든 생산자 협동조합이다. ‘이풀’은 이로운 풀의 줄임말이다. 설립의 주축은 한국생약협회에서 오랫동안 일하며 약초에 대한 전문성과 애정을 키워온 노봉래 이사장과 문정희 상임이사였다. 2013년 7월 창립총회를 했으며, 현재 조합원은 17명에 출자금은 5000만 원이다. 조합원으로는 약초 농가인 생산자 조합원이 10명, 소비자 조합원이 5명, 그리고 공존공생과의 인터뷰에 응해준 노봉래 이사장과 문정희 상임이사가 2명의 상근자로 속해 있다.
우리나라의 약초 재배 농가는 3만 가구, 약초 산업 생산액은 3000억 원이라고 한다. 약초는 정확하게는 약용작물을 말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인삼이다. 인삼과 그 외의 약용작물의 생산 규모가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약용작물보다 넓은 범위로 특용작물이 있다. 특용작물의 대표로는 버섯, 녹차, 담배 등이 있다.
한 때 주요 수출 상품이었던 약초, 수입산에 밀리는 현실
“박하 아시죠? 박하사탕 만들 때 쓰는 박하요. 그게 우리나라 1950년대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때는 수출주도 상품에 하나였어요. 박하 기름을 수출했거든요. 그때는 그렇게 많이 박하를 재배했는데, 지금은 국내에서 생산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그렇다고 박하가 필요 없어진 것도 아니거든요. 여전히 꼭 필요한 약초예요. 국내에서 사라져가는 약초들을 부활을 시켜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문 상임이사에게 협동조합을 만들게 된 이유를 묻자, 약초산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이야기해주었다. 약초 산업 생산액은 적지 않은 규모이지만, 인삼을 제외하고 나면 대부분의 농가들이 남는 자투리 땅에 약초를 재배하는 식이라서 통계에도 명확하게 잡히지 않고, 정책적 측면에서도 소외되고 있다고 한다. 약초 재배 농가 3만 가구 중에서 약초를 전업이나 주업으로 재배하는 농가는 10%도 안 된다고 한다. 게다가 수입 약초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국내 약초 재배 농가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약초 재배를 부활시키려면 약초가 제값을 받고 팔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필요해요. 약초는 가공과정이 중요하죠. 가공하지 못하면 약초의 역할을 할 수 없으니까요. 그런데 이런 특수성 때문에 생산자들은 제 값을 잘 못 받고 있어요. 그래서 생산자들이 힘을 모아서 가공과 판로개척을 함께하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지요.”
협동조합과 협회의 차이는?
그렇다면 사실 기존의 한국생약협회도 약초 농가들을 위한 단체인데, 굳이 협동조합이라는 새로운 조직을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특히 그 협회에서 일하던 두 사람이 따로 나와 협동조합을 만든다니 그 이유가 더욱 궁금해졌다. 노 이사장은 한국생약협회의 사무총장으로 10년을 일했고, 문 상임이사는 협회보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하여 20여년 동안 협회의 다양한 실무를 손수 맡아왔다. 두 사람 모두 “우리는 약초산업에 청춘을 바쳤다.”고 말할 정도이다. “한국생약협회는 사단법인 형태의 민간단체입니다. 사단법인과 협동조합의 목적은 다릅니다. 사단법인은 비영리 기관지만, 협동조합은 영리 기관이죠. 그래서 협동조합은 영리사업을 할 수 있습니다. 협회에서 일할 때는 주로 약초산업과 관련된 정책개선 활동을 했습니다. 그것이 협회의 역할이었습니다. 하지만 진짜 현실에서 무언가 바꾸고 싶다는 아쉬움이 늘 있었죠. 약초 농가들과 직접 뛰면서 일하고 싶은 그런 마음이요. 그러다가 협동조합기본법이 통과되었다는 소식을 들었고, 협동조합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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