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13이은경/새사연 연구원

 

 

 위클리펀치 403호 : 공감제로의 그들


공감과 집단의 양자관계에 대하여

 

 

 

 

 

5월이다신록이 아름다운만큼 스러져간 젊음도 안타까운 계절이다핏빛 광주에서 남도의 팽목항까지5월은 참으로 잔인한 달이다잔인한 5분노가 넘실댄다광장에서인터넷에서마음에서 분노가 모이고 있다무엇보다 공감하지 못하는 그들의 모습에 가장 많이 분노한다.

 

인간은 공감할 수 있는 기본 본성을 가지고 있다고대 철학에서 인간 진화 역사와 뇌에 대한 과학까지 공감능력은 인간에게 내재된 기본 본성임을 밝히고 있다. ‘그들은 공감능력이 없는 것인가다른 것에 공감하고 있는가먼저 공감능력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맹자는 양혜왕을 만난 자리에서 제물로 쓸 소가 우는 것을 보고 양으로 바꾸라고 한 왕의 마음이 왕도정치를 할 수 있는 도덕적 기초라고 치켜세운다국민들은 비싼 소를 값싼 양으로 바꾼 왕의 쩨쩨함을 탓하던 차였다게다가양은 안 불쌍한가하지만 맹자는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우물에 빠지는 아이를 구하려 달려가고 눈앞에 우는 소가 불쌍한 그 측은지심이 왕도정치의 기본이라고 왕을 격려한다.짐승에게도 자연히 흐르는 측은지심이 백성에게 미치지 못함을 질타하는 것으로 마무리하지만 말이다.

 

거울뉴런이라는 것이 있다다른 개체가 어떤 행동을 하면 운동과 언어 등을 담당하는 뇌영역이 활성화되는데이렇게 활성화되는 신경세포시스템을 거울신경세포라고 한다단순히 타인의 행동을 보기만 해도 타인과 동일한 행동과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생물학적 토대로 인정받고 있다인간은 이런 생물학적 토대에 기초해 마음이론(theory of mind)를 갖게 된다대부분의 인간은 타인(다른 존재)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스스로의 의지와 지향에 의해 행동한다는 것을 어느 순간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3살이 넘으면 상대방이 나와는 다른 마음을 가진 존재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고 이런 능력이 선천적으로 없는 아이는 마음맹(), 즉 자폐아가 된다인간이 타인의 고통을 느끼고 역지사지하며 모방과 학습을 할 수 있는 기본적 자질인 셈이다.

 

인간은 모두 미숙아로 태어난다인간은 직립보행을 하면서 손이 자유로워졌으며 빠른 이동과 엄청난 손재주를 얻었다하지만 그 댓가로 좁은 산도(産道)는 피할 수 없었고 태어날 수 있는 뇌의 물리적 크기에 제약이 가해졌다진화는 뇌의 물리적 크기가 아닌 복잡한 시냅스 연결로 방향을 틀었고뇌의 완성에는 3년 이상의 긴 시간이 필요해졌다이 갈등상황에 대한 인류의 선택은 공동육아였다미숙아를 낳아 3년 이상은 품에서 키울 수 있을 정도의 안정적 공동체가 존재해야뇌성숙에 시간이 걸리는 미숙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것이다직립보행뇌의 발달미숙아와 공동육아는 인간이 기본적으로 협동하고 공감하며 같이 살아가는 존재임을 증명해주는 진화적 증거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왜 공감하지 못할까처참한 현실앞에 단상에서 내려와무릎꿇고눈을 맞추며손을 잡고 함께 우는 것이 왜 그리 힘들까이에 대해서도 몇 가지 가설이 있다일단 권력자의 지위에 올라가면 공감하는 능력이 크게 감소한다고 한다실험실에서 단순히 권력관계를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공감능력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또 다른 가설은 내집단/외집단 구별이다인간은 공감과 협력의 본성도 가지고 있지만 무리를 짓고 외집단을 우리와 구별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단순히 같은 색깔의 셔츠만 입혀놓아도 다른 색 셔츠 집단과 공감하는 능력이 감소하는 것이다그렇다면 항상 공감못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집단에 대해서만 공감하는 것이 그들의 능력일 수 있다.

 

공감하지 못하는 지도자와 권력자를 가진 집단은 불행하다공자는 일생동안 지켜야할 단 한 가지를 묻는 질문에 ()’, 즉 자기가 하고자 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베풀지 않는 것(己所不欲勿施於人)”, “자기의 처지로부터 남을 유추해 내는 것(推己及人)”을 든다지도자의 가장 큰 덕목은 나에서 출발하지만 개인의 이()에 머무르지 않고 공감의 능력을 눈앞의 가족에서 전체 구성원나아가 전 세계적 관점으로 확장할 수 있는 것이다역지사지우리가 분노하는 지점은 여기에 있다.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