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0.14정경진/새사연 이사장

 좋은 의사란 누구를 말함인가? "좋다 나쁘다" 라는 개념이 과연 의사를 규정하는데 합당한 말인가? 하지만 현실적으로 좋은 의사는 존재한다. 의사들은 누구나 좋은 의사가 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나 환경 속에서 그 자신이 가지고 있는 좋은 의사에 대한 기대나 마음을 잃어버리곤 한다. 의사만 그런 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다. 


물론 예외는 있다. 좋은 의사들은 되기 위한 생각한대로 행동하고 행동하는 대로 생각했다. 바로 머리와, 마음과, 말과, 몸이 일치한 것이다. 의사로서 좋은 마음을 가지고 아픈 병자를 치유해주고 싶은 마음 그대로 행동하기란 쉽지 않다. 현실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초심의 마음을 갖기란 대단한 유혹이고 이를 극복하는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그래서 좋은 의사는 칭송받고 박수 받을 만하다. 


좋은 의사란 아픈 사람들에게 이익이 되는 의사를 말한다. 아픈 사람의 병뿐 아니라 마음까지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의사자 좋은 의사이다. 사람과 질병이 한 몸이고 그 사람의 아픈 마음에서 질병이 비롯된 것임을 깨닫는 의사가 좋은 의사이다. 단순히 질병을 잘 고치고 수술을 잘하는 의사는 좋은 의사라고 여겨지지는 않는다. 의사는 질병을 고치도록 훈련되고 숙련된 전문가이다. 하지만 환자는 그런 기술적인 전문가보다는 나의 몸과 마음을 헤아리고 사랑할 수 있는 의사를 기대한다. 사람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것도 사람이고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것도 사람이라는 말이다. 


발목이 겹질린 환자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35세의 약간 통통한 환자인데 이 분은 발목을  자주 겹질린다고 하신다. 질병만을 보면 발목 겹질린 염좌 질환이고 약간의 시간이 경과하면 치료가 잘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환자는 심리적으로 생각이 많아서 위장질환도 앓고 있다. 그 환자의 마음과 염좌 질환을 하나로 이해할 수 있을 더 좋은 처방을 내릴 수 있다. 나아가 그 환자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원인을 사회적으로 확장한다면 정말로 좋은 의사가 될 수 있음은 자명하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고 서로 사람들과 연결되어있다. 직장에서 학교에서 가정에서 우리는 보이지 않는 끈과 같은 것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크고 작던 간에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산다. 사회적인 관계 속에서 우리는 희노애락을 느끼며 서로에게 사랑과 상처를 교환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이처럼 살아 숨쉬는 역동적인 사람의 마음 속에서 질병은 싹트고 성장하게 되기도 하고 사멸하기도 한다. 질병은 싹이고 마음은 뿌리인 것이다. 뿌리를 볼 수 있는 의사야말로 현대사회에서, 아니 전 인류사회에서 보편적으로 칭송받아온 좋은 의사가 아닐까 싶다. 동의보감을 쓴 허준선생도 중국의 독립을 이끈 손문선생도 볼리비아의 해방을 이끈 체게바라도 바로 좋은 의사임을 부정할 수만은 없으니 말이다. 



*정경진 새사연 이사장은 구리에서 정경진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한의사입니다. 진료 현장 속에서 경험한 부분과 상념을 토대로 개인의 건강뿐 아니라 사회적 안녕상태를 위하여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칼럼을 연재합니다.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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