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이슈 2008.04.28 10:54


내수의 위축 조짐이 심상치 않다. 지난 1분기 실질GDP가 전분기보다 0.7퍼센트 상승한 데 그쳐 성장의 추동력이 급격히 하락한 가운데, 민간소비와 투자 등 내수경기가 눈에 띄게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소비는 전분기 대비 0.6퍼센트 성장에 그쳤는데, 지난 2005년 1분기의 0.5퍼센트 이후 3년 만의 최저치에 해당된다(참고로 정부소비는 -0.3퍼센트로 마이너스 성장). 더구나 건설 및 설비 투자는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은 각각 -0.5퍼센트와 -0.1퍼센트에 그쳐 내수 위축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내수 위축에 비해 수출은 호조세를 이어갔다. 수출은 전분기 대비 -1.1퍼센트 성장을 기록했으나, 이는 작년 4분기의 기록적인 7.4퍼센트 성장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게 보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수출은 작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12.8퍼센트의 두 자리수 성장을 이어갔다.


1분기 경기둔화 본격화, 금융과 공공 부문이 주도


내수가 위축된 원인을 산업별로 추적해 보면,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금융보험업(-1.4퍼센트)이 눈에 띄고, 건설(0.0퍼센트), 공공 및 사회서비스(0.0퍼센트), 그리고 사회복지 부문(0.1퍼센트)는 제자리 걸음이었다.


주목할

점은 서민의 경제활동에 곧바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1.0퍼센트)은 전분기의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것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의 여파로 라면 등 국내 식료품 가격이 급등했으나, 이들 서민 생활경제에 밀접한 산업들이 곧바로 타격을 받은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상을 종합해 보면, 금융관련 산업과 공공서비스 부문 그리고 민간투자 부문이 1분기의 경기 하강에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시 정리하면 첫째, 미국발 금융위기에 직접 영향을 받는 금융부문 둘째, 정부지출 규모와 관련이 깊은 공공부문 그리고 셋째, (민간소비 보다는) 민간투자 부문이라는 것이다.


금리인하를 이용한 내수 활성화는 과연 바람직한가?


내수경기의 위축이 뚜렷해지면서 언론과 정치권 등의 금리인하 주장이 한층 힘을 얻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지속적이고도 은근한 금리인하 요구에 ‘금리 동결과 환율정책의 독립’ 주장으로 버텨 오던 한국은행의 입지도 좁아지고 있다. 이성태 한은 총재도 지난 10일 경기 둔화를 인정하는 발언을 해, 금리인하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금리인하는 내수경기의 활성화를 위해 사용해 오던 역사성 있는 정책 수단이다. 그러나 세계경제의 통합 수준이 대단히 높은 현 시기에 금리인하는 미국의 사례가 보여주듯 ‘약한 통화’를 초래하게 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즉, 금리인하는 원화표시 유가와 국제 원자재 가격을 더욱 상승시키고 원.달러 환율을 상승시키게 될 것이다.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서민의 실질소득 늘리는 데 쓰여야


정부가 내수 진작에 나서야 한다는 것에 대해 현재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그 방법과 구체적인 용도에 대해서는 이견을 제시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추진하는 금리인하를 통한 내수 진작은 ‘약한 원화’로 이익을 보는 수출기업에 유리하게 작동할 것이며 ‘물가 상승’으로 고통을 겪을 서민에게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신중하거나 소극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또한 내수 진작이 주택이나 건설경기 부양 등에 재정을 투입하는 재래식 방식이라면, 가뜩이나 이미 거품정도가 심한 부동산 거품을 증폭시켜 돌이킬 수 없는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산업은행이나 대우조선해양 매각 등 민영화를 서두르는 방식도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결국 핵심은 국민들의 생활고에 숨통을 터 줌으로서 소비 여력을 확보하게 하는 한편, 내수 확대의 열쇄를 쥐고 있는 중소기업 경영난 타개에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그러나 물가인상을 핑계로 오히려 노동자 임금을 동결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수 개월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납품가 원자재 가격 연동제는 수용되지 않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심각한 경기하강이 한국에서도 고착화되고 물가 상승은 더욱 높아져서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의 고통을 동시에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7퍼센트, 6퍼센트 성장은 고사하고 3퍼센트 성장으로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는 공연한 기우가 아닐 것이다.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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