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이슈 2008.02.18 09:46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구조 재편이 해법


경제활동인구는 취업자와 실업자를 합한 말이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취업자도 아니고 실업자도 아닌 사람을 말한다. 최근 15세 이상의 인구 중에서 경제활동인구의 비중(경활률)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2004년부터 2007년까지 경활률은 62.1%에서 61.8%로 무려 0.3%P 감소했다. 전체 인구에서 이 감소량은 매우 큰 수치다.  같은 기간 실업률 역시 3.7%에서 3.2%로 0.5%P 감소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최고 수준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된 것인가? 경활률도 하락하고 실업률도 하락했다면? 답은 비경제활동인구가 증가한 것이다. 비경제활동인구로는 학생이나 주부가 대표적이고, 아예 취업을 포기한 사람도 여기에 속한다. 2007년 12월 현재 15세 이상 비경제활동인구는 1,534만 명에 이르러 최근 3년 사이에 1,120만 명이나 증가했다. 


끝없는 취업 준비, 1,534만 명의 비경제활동인구 양산


최근 한국은행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취업 경로는 대단히 특이한 구조를 갖고 있음이 밝혀졌다. 실업자가 구직활동에 성공할 확률보다 비경제활동인구가 구직활동에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상당수의 비경활인구는 취업 의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취업할 의사는 있으나 “준비”를 위해 구직활동을 중단하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이런 현상은 청년층과 저학력층에서 가장 뚜렷하게 찾아볼 수 있다. 청년층과 저학력층은 좋은 일자리를 위해 학교와 취업기관에서 공부를 더 많이 하고 있다. 하지만 구직 준비는 성공적이지 않다. 오히려 구직단념자만 양산하고 있을 뿐이다.


지속적으로 고용 감소하는 재벌 기업


민간연구소뿐만 아니라 국책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비경제활동 인구 비중의 상승원인이 주로 노동인구의 고령화에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분석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니지만, 문제의 해결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급기야 기업연구소는 청년 실업의 위기를 들먹이면서 장년층과 노년층의 고용이 유연화되어야 한다, 즉 해고가 자유로워야 한다는 불순한 의도의 주장도 서슴치 않는다.


산업 측면에서 보면 비경제활동인구의 증가는 “제조업의 고용 비중 하락, 서비스업의 낮은 고용 창출력”이 핵심적 문제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제조업과 서비스업 고용의 한 가운데에 한국의 재벌들이 있다. IMF 이후 수출 호조로 승승장구하면서 매출액과 수익을 빨아들이고 있는 재벌들은 고용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감소시켜 ‘질 좋은 일자리’를 찾는 ‘구직 준비생’들을 양산해 왔다.


최근 대형 업체들이 도소매업에서 세력을 확장한 것도 고용의 어려움을 가중시킨 원인으로 꼽힌다. 전체 고용의 60% 가까이를 차지하는 서비스업 중에서 도소매업은 가장 고용 비중이 큰 곳이다. 재래시장이 줄고 대형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는 최근 5년 사이에 도소매업의 고용은 32만 명이나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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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업의 고용 비중 추이 ⓒ 통계청


전체 고용의 88%를 책임지는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로 재편되지 않는 한 현재의 고용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재벌들의 확장이 오히려 고용 창출력을 떨어뜨려 왔다는 것이 경험적으로 증명되고 있으며, 현재와 같이 과도한 대외 의존형 경제구조의 취약성이 쉽게 해결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산업구조의 재편에 맞

춰 실업에 초점을 둔 고용정책, 실효성 없는 직업교육, 그리고 취업준비용 학업환경을 변화시켜 가야 한다. 그래야만 비경제활동 인구의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이상동 sdlee@cin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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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