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29                                                                                                                   최정은 / 새사연 연구원


[새사연_청춘의가격]소득과 지출로 본 청년의 현재와 미래_최정은(20160502).pdf



청년세대의 숨은 통계: 니트족과 비혼층

오늘날 힘든 시대상을 대변하는 수식어들이 많지만 ‘청년세대’만큼 파급력 있는 단어도 찾아보기 어렵다. 청년세대를 이르는 단어들인 ‘삼포세대’, ‘오포세대’, ‘N포세대’ 안에는 연애, 출산, 결혼, 인간관계, 내 집 마련은 물론 꿈과 희망마저 접어야하는 청년들의 고단한 삶이 압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청년의 경제활동과 관련된 객관적인 수치들이 모두 나빠졌다. 취업자 수는 늘어났다는데 청년 실업률은 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로 치솟았다. 전체 실업률이 4.9%인데 반해, 15~29세 청년 실업률은 12.5%로 다른 세대와 비교해도 상당한 차이가 보인다. 비경제활동인구 중에서도 고용사정이 좋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구직을 단념해야하는 이들도 이전보다 늘고 있다. 실업 상태이면서 어떤 교육이나 훈련도 받지 않는 니트족(NEET)의 문제도 청년 경제활동의 이면을 보여주는 중요한 흐름이 되고 있다.

결혼해 가정을 이루는 청년들도 줄어들고 있다. 혼인율도 사상 최악으로 떨어졌다. 인구 천명당 혼인건수인 조혼인율이 2015년 5.9건으로 낮아져, 2000년대 말 미국 발 세계금융위기 사태 당시의 6.2건보다 더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남녀의 초혼연령대가 모두 30대로 진입하면서 남성은 32.6세, 여성은 30.0세로 높아졌다. 결혼을 미루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최근의 흐름을 보면 청년세대들의 열악한 경제력이 만혼화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동시에 공식화되지는 않았지만 자발적인 비혼층이 증가하는 현상도 간과할 수 없다. 최근 소셜미디어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5년 전에 비해 ‘비혼’을 말하는 층이 700%나 증가했다고 한다. 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는 청년세대의 인식이 적극적으로 표현되고 있는 셈이다. 청년세대 다수가 이용하는 소셜미디어에서 감지되는 ‘비혼화’ 현상도 청년세대를 관통하는 흐름이다.

현실에서 청년들은 취업이라는 문턱에서 좌절을 경험하고 있다. 취업 부담 때문에 관계에 들이는 시간과 기회마저 상당부분 포기하고 있다. 결혼 형식을 간소화하는 이들도 있지만 높은 주거 등의 기본 생활비와 불안정한 일자리 때문에 결혼에 대한 경제적인 부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혼 이후의 삶이 지금보다 나아지리란 희망마저 줄어든 지금을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제도권 안에서의 결혼과 자녀출산은 점점 더 어려운 선택 과정이 되고 있다.

 

청년세대, 소득 증가율 가장 열악

누가 청년인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기준이 있다. 연령으로 구분하면 공식 통계에서는 청년을 19~30세 이하로 정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청년층의 사회진출이 늦어지는 현실을 감안해 정부지원금을 받는 청년층을 19~35세까지 확대하기도 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결혼유무에 따라 40대 이상까지도 청년에 포함하기도 한다. 이처럼 청년세대를 가르는 기준이 동일하지는 않으나, 일반적으로 20~30대 초중반을 청년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높다.

청년세대 안에도 취업이나 결혼, 자녀 유무에 따라 처한 입장들은 상이하다. 전국 단위의 가구를 중심으로 소득과 소비를 알아보는데 폭넓게 활용되는 가계동향조사가 정기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정부는 2인 가구를 대상으로 분석해 자료를 공개하고 있지만, 다양한 가구로 구성된 청년세대의 현 소득과 소비지출을 알아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에 청년들이 현재 얼마나 어려운지, 미래를 준비하는데 투자할 여지는 남아있는지를 들여다보았다. 1인가구를 포함하기 시작한 2006년과 2014년 가계동향조사 원자료를 분석해 청년세대가 직면한 현실을 상세히 보려고 시도했다.

 

청년 1인가구 가장 열악, 자녀 많을수록 미래 준비 부족

결혼해 자녀를 둔 청년가구와 비교하더라도 청년 1인가구는 일자리 불안정성이 높고 남는 소득이 적으며, 결혼한 청년 부부 안에서도 자녀수에 따라 미래를 준비해갈 재원도 같이 낮아지는 현실을 확인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가구별 전체 평균과 청년의 취업여부 및 종사상지위를 확인해보았다. 가구별로 전체 취업자 비중을 살펴보면, 1인가구는 51%, 무자녀부부는 66.3%, 1자녀부부는 86.3%, 2자녀부부는 96.3%로, 1인가구와 2자녀부부의 취업 비중의 격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청년세대 안에서 가구별로 살펴보면, 청년 1인가구의 취업 비중은 75.5%로 가장 낮은 반면,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아 키우는 무자녀부부 96.4%, 1자녀부부 92.6%, 2자녀부부 96.3% 등으로 대부분 취업 상태에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취업을 했더라도 종사상지위에 따라 일자리의 안정성에는 큰 차이가 나타난다. 전체 1인가구 취업자 중 상용직근로자 비중은 36.6%, 무자녀부부는 41.7%, 1자녀부부는 56.7%, 2자녀부부는 62.7%인 반면, 임시일용근로자 비중은 1인가구 취업자 중 39.7%, 무자녀부부는 25.7%, 1자녀부부는 16.9%, 2자녀부부는 11.0%다. 청년세대 1인가구 취업자 중 상용근로자 비중은 67.5%, 무자녀부부는 82%, 1자녀부부는 78.6%, 2자녀부부는 76.2%인 데 반해, 임시일용근로자 비중은 청년 1인가구 중 17.8%, 무자녀부부는 9.9%, 1자녀부부는 7.2%, 2자녀부부는 9.1%다. 전반적으로 1인가구는 전 연령대 청년세대 모두에서 취업과 상용근로자 비중이 가장 낮아 일자리 불안정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표1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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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별로 지출한 후 얼마나 소득이 남는지도 흑자율로 비교해보았다. 가구별 청년세대의 취업 비중과 상용근로자 비중이 높은데도 흑자율은 전체 평균과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청년 1인가구의 흑자율은 16.5%로 전체와 청년 가구 유형중에서 가장 낮아 취약하며, 청년 무자녀부부의 흑자율이 37.1%로 가장 높았다.

 

청년세대 소득 증가율 낮고, 소비도 줄여

2006년과 2014년 가구별 소득을 비교해보면, 가구별 전체 평균 소득과 청년세대 평균 소득은 전반적으로 35%이상 증가하였으나, 청년세대 평균 소득 증가율은 전체 증가율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가구별 전체 소득을 살펴보면, 2006년 대비 2014년 1인가구 전체 평균 소득은 30.1%, 무자녀부부는 42.5%, 1자녀부부는 44.4%, 2자녀부부는 41.8% 올랐다. 반면, 청년세대 평균 소득 증가율은 1인가구 27.4%, 무자녀부부 40.7%, 1자녀부부 34.7%, 2자녀부부 43.7% 등으로 2자녀부부를 제외하고 평균 증가율보다 낮다(표2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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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소비지출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2006년 대비 2014년 전체 평균과 청년세대 평균 소비성향은 전반적으로 낮아지면서, 가구별 흑자율은 증가했다. 반면, 1인가구의 사정은 달랐다. 1인가구 전체 평균 소비성향은 높아지면서, 흑자율 또한 낮아지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성은 청년 1인가구에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반적으로 가구별로 소비지출은 이전보다 줄었으나, 1인가구는 소득 총액이 높지 않다보니 기본 생활비를 줄일 여지도 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2006년과 2014년 전체 평균 소비성향을 살펴보면, 1인가구는 75.3%에서 80.5%로, 무자녀부부는 77.5%에서 71.3%로, 1자녀부부는 75.3%에서 69.3%로, 2자녀부부는 79.2%에서 76.7%로 1인가구를 제외하고는 소비성향이 감소했다. 2006년과 2014년 청년세대 평균 소비성향을 보면, 1인가구는 71.9%에서 83.5%로, 무자녀부부는 65.5%에서 62.9%로, 1자녀부부는 73.2%에서 72.1%로, 2자녀부부는 80.7%에서 73.3%로 청년 1인가구의 증가세가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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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6-02-10                                                                                                                 송민정 / 새사연 연구원



설날이 더 이상 설레지 않는 취업준비생들

설을 앞둔 어느 점심시간, 직원들은 저마다 어린 시절의 명절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몇 시간이나 걸려서 도착한 시골집 정경이나 손주를 보시고 반가워하시던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 세뱃돈 등 따뜻하고 정이 넘치는 기억들이었다. 하지만 물론 모두가 명절을 기다리는 것은 아닐 테다. 그 중에서도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한 청년들은 특히 명절을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작년 연휴 즈음인 2015년 2월에 취업연계 사이트 잡코리아에서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명절 스트레스에 대한 설문을 진행하였는데, 응답자의 67.6%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대답했다. 취업에 대한 부담감이 첫 번째 스트레스 요인이었으며, 취업하지 못해 떳떳하지 못한 처지가 두 번째 요인이었다. 취업에 대한 압박 때문에 명절 스트레스가 심화되는 것이다. 친척들이 지인이나 또래 친척의 취업소식을 전하는 것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1. 취업준비생들을 위한 명절대피소KakaoTalk_20160203_151319511(출처 : http://www.pagoda21.com/event/eventIngDetail.do?pageIndex=1&num=128933&evt=ING)

 

이러한 취업준비생들이 증가하자 이번 설 연휴에는 그림 1과 같은 명절대피소라는 이름의 도피처가 생겨나기도 하였다. 전국에 지점을 두고 있는 큰 규모의 어학원 중 하나인 파고다어학원은 명절대피소에 ‘대피’하고자 하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사전에 SNS를 통해 참가신청을 받았다. 신청에 성공한 청년들은 설 연휴 동안 대피공간을 주전부리와 함께 제공 받았으며, 추가적으로 취업 관련 진단검사와 토익 모의고사를 치를 수 있었다. 재치 넘치는 어학원의 홍보성 이벤트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과거 시골길과 가족애를 추억하며 설을 기다리는 청년보다 취업에 대한 불안감이 크고 압박이 심해진 청년이 늘어난 현주소를 보여주는 사건이다.

 

취업 다음엔 결혼결혼 다음엔 출산산 넘어 산

그렇다면 취업에 성공한 청년들은 명절을 기다리게 될까? 취업을 성공하게 되면 결혼 문제, 결혼 한 청년이라면 출산 및 육아 문제에 대한 걱정을 안고 명절을 맞이하게 된다. 만약 우여곡절 끝에 취업을 했다 하더라도 계약직과 같은 불안정한 일자리를 얻었다면, 흔히 그 ‘다음 단계’로 여겨지는 결혼이나 출산은 엄두조차 낼 수 없다. 새로운 가정을 꾸리는 것은, 자신의 삶에 대한 불안감을 개인에서 가족으로 확대시키는 것이라 판단하여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어려운 시기이지만 누구는 잘 됐더라, 이럴 때일수록 더 노력해야한다는 ‘애정 어린’ 조언들은 어찌 보면 한 고비를 겨우 넘기고 난 뒤 첩첩산중을 만난 청년들을 숨 막히게 만드는 올가미가 될 수도 있다.

청년들이 명절에 친척들의 조언에 상처받고, 스스로 잘된 가족들과 비교하며 처지를 비교하며 힘든 이유는 이제껏 일반적으로 여겨져 왔던 생애주기의 흐름이 상당히 느려졌기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교육을 받는 기간이 과거에 비해 길어졌기 때문에 사회인으로 첫 발을 딛는 연령대도 높아졌다. 또한 상당히 빠른 수준으로 오르는 물가 및 주거비용은 사실상 대출 없인 감당하기 어렵다. 이에 청년이 독립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자연스레 늘어나고 말았다. 내 한 몸 건사하기도 벅찬 시기임에도 부모세대의 기준에 너무 쳐지지 않고자 스스로를 담금질 하고 있지만, 마음에 차는 성과를 내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위로도 어렵고 응원도 어렵지만 청년이 제일 어렵다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취업이나 결혼 및 출산이 어려운 이유는 경제 상황이 장기간 나아지지 않는 것에서부터 비롯된다. 그로 인해 부모세대로부터 비교적 물질적·정서인 지지를 많이 받아온 현재 20대에서 30대 청년들의 기대에 비해 선택지가 좁아진 것도 있다. 교육수준이 높아진 청년들의 대다수는 대기업, 공기업, 공공 기관 등에 정규직으로 취업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청년 인구가 줄었지만 청년들이 바라는 좋은 일자리의 수는 더욱 줄어 경쟁은 훨씬 치열해 졌다. 가족들이 모인 자리를 더욱 힘들어 하는 것은 청년들이 자신의 힘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오랫동안 안고 있었고, 그런 어려움이 제대로 이해받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다.

청년들의 두려움 끝에는 깊은 낙담이 자리 잡았고, 이는 ‘수저론’과 같은 신조어로 표현되었다. 이번 생애에서 힘든 시기를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니 다시 태어나 더욱 부유한 부모님, 혹은 선천적으로 뛰어난 외모나 신체능력 혹은 지능을 가져야 한다는 자전적 조롱을 내포하고 있는 ‘수저론’은 ‘N포 세대’라는 단어보다도 한층 더 절망적이다. 지금의 청년들에게는 조언보다는 진실한 공감과 고통 분담이 훨씬 절실하다. 실업문제를 비롯한 생활 전반의 청년문제는 세대의 차이가 아닌 오랜 시간 쌓여온 불안한 경제상황에 닥친 위기의 표출인 것이다. 청년들은 바로 앞선 미래를 책임질 경제주체들로서 위기상황의 맨 앞머리에 자리한 것뿐, 청년 문제는 곧 우리 모두의 문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언과 위로, 혹은 응원도 좋지만 공감을 바탕으로 사회를 장기적으로 이끌어갈 이들의 짐을 분담하고자 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청년들의 명절증후군은 우리 사회가 장기간 앓아온 아픈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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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