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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1.16 왜 우리의 삶을 남에게 맡겨야 하나
  2. 2011.11.03 자본유출입 규제와 한미FTA
2011.11.14정태인/새사연 원장

세상이 사람을 착하게 살지 못하도록 한다. ‘착한 경제학’도 마찬가지 운명인 모양이다. 또 한 주 일탈을 해서, 요즘 유행어가 된 ‘투자자-국가 강제 중재’(Investor State Dispute, ISD)에 관한 이야기를 해야겠다.

국적을 불문하고 어떤 투자자가 국가의 정책에 의해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면 뭔가 문제를 해결할 길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FTA 투자 챕터의 핵심이고, WTO와 같은 다른 국제협정의 투자 챕터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정부가 똑같다고 주장하는 80여개 중 ‘강제 중재’, 즉 정부가 거부할 권리가 없는 것은 31개뿐이다. 더구나 FTA에 들어 있는 ISD와 투자협정에 들어가 있는 ISD는 또 다르다. 정부에 불리한 결정이 나서 정부가 이에 불복했을 때 한·미 FTA의 ISD는 보복관세를 물릴 수 있도록 했다.

실제의 재판이 어떻게 진행될지 예를 들어보자.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의 정동영 후보는 암의 건강보험 보장성 100%를 내걸었고, 현재의 대선후보들 역시 이 정책을 빼 놓지 않을 것이다. 보장성 100%란 건강보험에서 보험금을 전액 내주기 때문에 본인부담금이 없어진다는 뜻이다. 당연히 민간 암보험을 따로 들 필요가 없을 것이고, 사람들은 이미 들었던 암보험도 해지할 것이다. AIA(구 AIG)는 심각한 타격을 받았으니 건강보험공단(또는 보건복지부)을 대상으로 ISD를 걸 수 있다. AIA가 한 명의 법률가를 고용하고 건보공단도 한 명의 변호사를 선임한다. 그리고 둘이 합의해서 또 한 명의 법률가를 선임하여 재판장으로 삼는데, 만일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에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서 재판장을 결정한다.

이들은 건보공단의 정책이 한·미 FTA를 위반했는지 여부에만 관심이 있다. 흔히 문제가 되는 원칙은 내국민대우, 최혜국대우, 최소기준대우이다. 명백히 내국민대우와 최혜국대우는 위반하지 않았다. 삼성 암보험도 같이 망할 것이고, 영국이나 일본의 암보험도 마찬가지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소기준대우 위반 여부는 아무도 모른다. 국제관습법에 비춰볼 때 과도한 정책인지 아닌지를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암 100% 보장이 국제관습일까 아닐까? 확실한 것은 미국의 관습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모든 국민이 원하는 정책이라 하더라도 국제관습에 어긋난다고 세 명의 민간인이 판단하는 순간 휴지조각이 되고 정부는 그 피해액을 현금으로 보상해야 한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공무원들은 미국인 투자자의 이익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 정책은 아예 기안도 하지 않을 것이다. 유통법과 상생법, 우리 농산물 무상급식이 이미 겪은 일이다. 이렇게 공공정책의 강화를 사전에 막는 것을 위축효과(chilling effect)라고 한다.

정부는 우리가 한 번도 ISD를 당하지 않았으므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북한의 핵무기는 한 번도 터지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또한 공공정책은 예외라고 주장한다.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나 다른 투자협정에도 그런 예외 조항이 있지만 현재까지 제기된 ISD의 대상은 거의 모두 공공정책이었다. 왜 공공정책의 운명을 민간 법률가 세 명의 판단에 맡겨야 하는가? 이는 공공행정의 영역을 사적인 중재에 맡기는 것이다.

2001년 아르헨티나의 예에서 보듯이 경제위기 때 국가가 취하는 긴급조치도 ISD의 대상이다. 도대체 우리의 삶과 국가의 운명을 왜 외국인들, 그것도 경제 문외한들에게 맡겨야 하는 것일까? 아무리 착한 사람이라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이 글은 '주간경향' 에도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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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1 / 11 / 03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투자자국가소송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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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최근 환율 및 주식시장 변동성 심화

2. 자본유출입 규제와 한미FTA 투자 조항

3. 실효성 없는 한미FTA 세이프가드 조항

4. 자본유출입 규제와 ISD 폐기

[본문]

■ 최근 환율 및 주식시장 변동성 심화

- 지난 9월 국내 주식 및 외환 시장은 심각한 혼란에 빠짐.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의 혼란이 지속되었기 때문.

- 조건부 표준편차로 측정한 변동성 지표를 살펴보면, 환율 변동성은 2008년 금융위기의 30% 수준, 주가지수 변동성은 57% 수준까지 확대되었음.

- 주식시장은 2011년 1~8월 평균의 2.4배, 외환시장은 1.4배로 높은 변동성을 보였으며, 최근 시장이 호전되고 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임.

- 위의 오른쪽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국내 주식시장은 환율의 움직임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지님. 즉 원화가치가 상승하는 기간에는 주가 또한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 역으로, 원화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면 주가 또한 급격히 하락함. 금융위기는 통상 원화가치와 주식 및 채권 가격의 급격한 하락을 동반함.

- 국내 주식시장의 현?선물 거래에서 외국인이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이 한꺼번에 주식을 매도하기 때문. 또한 주가하락에 따른 외국인의 환매와 국내은행의 달러유동성 부족, 투기적 달러매수 가세로 외환시장의 달러수요 급증은 원화가치의 평가절하를 초래함.

- 2008년 금융위기의 전달 경로는 은행의 단기차입 급증에 따른 만기 및 통화 불일치 → 달러유동성 부족에 따른 달러수요 급증 → 원화가치 폭락에 따른 국내은행의 실질적인 채무 상환액 급증 → 외화부채 상환요구 충족을 위한 국내 증권과 채권 자산 매도 → 자본 및 외환 시장에서 ‘복합위기(twin crisis)’ 발생.

- 최근 금융 불안정은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급증에 따른 자산 가격 버블 → 국제 금융시장 불안과 환차손 우려에 따른 국내 포트폴리오 자산 매각 → 외국인의 달러 환매와 투기적 달러 수요 → 원화가치 및 포트폴리오 가격 동반 하락의 매커니즘.

- 유럽의 재정위기와 미국의 경기침체는 현재 진행형. 또한 국내 경기침체와 기업 영업이익률 하락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향후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

- 따라서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대규모 금융 및 실물경제 침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본유출입 규제를 사전에 강화해야 함.


■ 자본유출입 규제와 한미FTA 투자 조항

- 한미FTA 11.7조 송금(transfer) 조항은 투자 부문의 핵심 원리를 담고 있음. “각 당사국은 적용대상투자에 관한 모든 송금이 자국 영역 내외로 자유롭고 지체 없이 이루어지도록 허용”해야 함.

- 따라서 송금 조항의 의무를 위반할 경우 ISD에 제소당할 수 있음. 대부분의 자본유출입 규제는 본질적으로 자유로운 ‘송금’ 조항을 위반하게 됨.

- 또한 한미FTA는 직접 및 간접 수용을 엄격히 금지함. 따라서 ‘간접수용’ 으로 해석될 경우 역시 ISD에 제소당할 수 있음. 간접수용이란 투자의 가치를 침해할 수 있는 정부의 규제나 관련 행위를 의미함.

- 간접수용을 구성하는지 여부는 정부행위가 투자자의 ‘합리적인 기대를 침해하는 정도’, 정부행위의 ‘목적 및 맥락을 포함한 정부행위의 성격’에 따라 사안별 사실에 기초한다고 규정되어 있음.

- 간접수용 조항이 너무나 추상적이고 애매모호하여, 책임 있는 정책 및 감독 당국은 ISD 제소를 염려하여 정책 수립과 집행 과정에서 심각한 위축효과(chilling effect)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음.

- 아래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를 전후로 하여 여러 나라에서 실시한 자본유출입 규제의 사례와 한미FTA 투자 협정과의 충돌 가능성을 예시함.

- 자본유입 규제의 경우, 13장 서비스 챕터의 내국민 대우(2조)와 시장접근(4조) 의무 조항을 위반한다고 해석할 수 있음.

- 예를 들어, 국내에 투자한 시티은행이 정부의 사전예치금 제도에 따라, 투자챕터 5조의 최소대우기준, “공정하고 공평한 대우와 충분한 보호 및 안전”한 대우를 부여받지 못하게 되었다고 소송을 제기할 수 있음.

- URR이나 MSR 제도에 따라 특정 기간 중앙은행에 예치할 경우 자유로운 송금이 제한되게 되는데, 이는 투자 챕터의 송금 조항 의무를 위반하게 됨.

- 또한 자본유출에 대한 규제는 거의 대부분 송금 조항 의무를 위반하게 됨. 통상 과세의 경우 간접수용에 해당되지 않으나, 유출에 대한 과세는 차별적으로 적용되므로 간접수용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음.

- 국내 금융회사와 내국인에 대한 달러 차입과 대출 제한도 문제가 될 수 있음. 투자 챕터는 국내투자자에 적용되지도 않고, 국내투자자는 ISD를 제기할 수도 없음.

- 그러나 미국은행의 달러 대출 서비스를 제한하기 때문에, 즉 원화를 상대적으로 우호 대우하였기 때문에 내국민대우 조항을 위반했다고 제소할 수 있음. 위에서 언급했듯이 최소대우기준인 “공정하고 공평한 대우”를 위반했다고 제소할 수도 있음. 2011년 8월부터 실시되고 있는 외환건전성 부담금 조치 또한 한미FTA 발효 이후 실시되었을 경우, 원화부채를 외화부채보다 우호적으로 대우했기 때문에 외국인투자자에 대해서 ‘공정하고 공평한 대우’를 요구하는 최소대우기준 위반으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음. 설령 소송을 제기하지 않더라도 정책 입안과 입법 과정에서 소송 제기의 위협으로 정책 무력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음.

■ 실효성 없는 한미FTA 세이프가드 조항

- 투자 챕터 부속서 11-사는 외국환거래법 6조를 적용할 수 있는 일종의 세이프가드 조치가 마련되어 있음.

- 외국환거래법에 따르면, “국제수지 및 국제금융상 심각한 어려움에 처하거나 처할 우려가 있는 경우”나 “통화정책, 환율정책, 그 밖의 거시경제정책을 수행하는 데에 심각한 지장을 주거나 줄 우려가 있는 경우”에만 세이프가드 조치를 취할 수 있음.

- 그러나 자본유입 규제는 금융시장이 안정적일 때 실시하는 것이 효과적임. 실제 금융위기가 발생하여 원화가치가 폭락할 때 자본유입 규제를 실시하면 금융위기는 더욱 가중됨.

- 또한 내국민대우 조항 등 8개 요구 조항을 두었기 때문에 세이프가드 조치의 실시가 매우 제한적임. 내국민대우란 국내 금융서비스 투자에서 미국투자자에 대해 국내투자자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을 권리를 말함.

- 또한 “가격에 기초한 조치가 되도록 노력”한다는 단서 조항이 있는데, 외국환거래법 6조 2항의 자본거래 “허가” 조항과 지급수단의 일부에 대한 예치 의무 조항 등은 양에 기초한 조치에 해당함.

- 즉 거래의 일시 정지, 허가, 예치 의무 조항 등은 모두 양에 기초한 조치로 가격에 기초한 조치가 되도록 노력한다는 단서 조항을 위반하게 됨.


■ 자본유출입 규제와 ISD 폐기

- 지난 해 11월 서울 G-20 정상회의에 “신흥국은 과도한 자본유출입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거시건전성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선언함.

-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자본통제를 적극적으로 실시한 브라질, 중국, 인도 등 신흥국에서는 심각한 금융위기를 방지했음. 이에 따라 IMF 또한 자본유출입 규제의 정당성을 인정함.

- 아이슬란드와 우크라이나의 경우, 자본유출에 대한 규제 또한 지속할 것을 권고하기도 함. 최근 브라질의 각종 자본유출입 규제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적절했다(appropriate)”고 평가함.

- 2011년 1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스티글리츠 교수를 비롯한 250여명의 저명한 경제학자들이 미 재무부와 무역대표부에 신흥국이 자본유출입 규제를 실시할 수 있도록 FTA 협정문을 변경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냄.

- 즉 자본유출입 규제에 대한 IMF 등 국제금융기구와 주류경제학계의 포지션에 적지 않은 변화가 발생함.

- 그러나 신흥국에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자본유출입 규제가 기축통화국인 미국에는 필요하지 않음. 따라서 월가와 미국의 이익을 옹호하기 위해 기존의 정책을 고수하고 있음.

- 자본유출입 규제는 한미FTA 투자, 서비스 챕터의 의무사항을 위반할 수 있으므로 ISD 제소당할 가능성이 높음.

- 2001~2년 아르헨티나는 외환위기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해외 송금 제한, 해외선물환 금지 제한 등의 자본유출입 규제를 실시함. 이에 따라 미국투자자에 44건의 수억 달러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음.

- 한미FTA 투자 챕터의 송금(7조), 간접수용(6조), 이행요건(8조), 내국민 및 최혜국 대우(3/4조), 대우의 최소기준(5조) 등은 자본유출입 규제를 엄격히 제한함.

- 또한 금융시장이 안정적인 상황에서 자본유입규제가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부속서의 세이프가드 조항은 실효성이 없음.

- 무엇보다 ‘간접수용’과 ‘공평하고 공정한 대우’ 조항이 너무나 추상적이고 애매모호하므로, 정책 및 감독 당국이 ISD 제소를 염려하여 정책 수립과 집행 과정에서 심각한 위축효과(chilling effect)가 발생할 위험이 있음.

- 따라서 자본유출입 규제의 근거가 마련되도록 투자 챕터를 수정해야 하며, ‘사법주권의 민영화’인 ISD 조항은 반드시 폐기해야 함.

※ PDF파일 원문에서는 그래프를 포함한 본문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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