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이슈 2010.07.12 15:01
다시 부활한 Treasury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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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문]

지난 달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선진국 경제는 2013년까지 재정적자를 적어도 절반 줄이고, 2016년까지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을 줄이거나 안정화시킬 재정계획을 공언"한다고 발표하였다. 금융위기를 예견하지도 아무런 대안도 내놓지 못하며 숨죽이고 있던 '신자유주의 경제학'이 'Sovereign-debt crisis(국가재정위기)'라는 용어를 빌려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정부의 재정정책이 한 나라의 경제적 활동과 실업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주장은 통상 Treasury view에서 그 이론적 뿌리를 찾는다. 1920년대 영국 재무성 관료들은 정부지출을 늘리면 그 만큼 민간 지출이나 투자가 줄어들기 때문에 경제적 활동에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주장한데서 비롯되었다. 정부의 권한을 줄이기 위해 감세, 민영화, 규제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며, 시장과 개인의 책임을 극단적으로 강조하는 신자유주의의 이론적 근거로 주류경제학은 이를 잘 활용하고 있다.

이에 비해 재정정책의 유효성은 대공황 이후 케인즈의 유효수요 원리로 잘 설명되고 있는데, 개념적으로는 미국의 경제학자 러너(Lerner)의 '기능적 재정(functional finance)'으로 설명할 수 있다. '기능적 재정'에서는 재정정책은 총수요가 부족한 현실 경제에 수요 창출이나 실업 극복 등 경제적으로 바람직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실제 기능이나 효과를 지니고, 이와 관련해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게 된다.

개별 국가에서 재정정책이 올바로 집행되기 위해서는, 이에 필요한 국제적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현 시기 G20에 진정으로 필요한 국제적 공조다. 장기적으로는 달러체제를 극복해야 하며, 단기적으로는 특별인출권(SDR) 확대와 지역별 통화기금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국제적 투기자본의 이동을 규제해야 한다.

다음으로, 기업의 막대한 이윤이 투자로 전환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미국과 영국에서 금융위기를 전후로 기업은 막대한 현금을 축적하고 있음에도 기업의 투자는 GDP의 10% 이하로 줄어들고 있다. 기업은 노동자를 해고하고 임금을 줄여 비용을 삭감하면서 이윤이 늘어나고 있지만 투자는 오히려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기업의 자본소득(capital gain)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고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금융규제와 안정, 그리고 최저임금 인상 등의 조치가 실시되어야 한다.

또한 재정정책에서 '신뢰'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재정적자는 결국 국민이 져야 할 부담이다. 침체기에 재정적자를 늘리더라도 회복기에 재정흑자를 통해 건전한 재정을 달성하는 것은 정치적 '신뢰'로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오늘의 '빚'이 내일의 '수익'으로서 비전을 제시해야 그 빚을 사회적으로 동의할 수 있다.

여경훈 khyeo@saesay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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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주제별 이슈 2009.05.13 10:24
중국의 파워와 ‘특별인출권' 확대 제안(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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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SDR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작동하는가?

2차 세계대전 이후 구축된 국제통화체제는 달러와 금의 태환에 기초한 고정환율제였다. 세계대전을 치른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막대한 부채를 짊어지고 있었고, 미국은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 세계 금 총량의 60퍼센트 가량이 미국으로 집중되었다. 또한 최대 승전국인 미국은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여 ‘세계통화(방코르)’를 주창하는 영국의 제안을 물리치고 달러에 기초한 고정환율제에 합의하였다. 대신 미국은 금 1온스 당 35달러의 교환비율로 금을 달러로 교환해 줄 의무를 지니게 되었다.

그러나 금이 증가할 수 있는 물리적 양은 한정되어 있었던데 비해 국제 무역과 금융 거래를 담당하던 달러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여 달러가치의 안정적 유지는 태생적으로 곤란하였다. 더군다나 50년대에 미국은 자본주의를 지키기 위하여 동맹국에 대한 원조, 대출 등으로 국제수지 적자국가로 전환된다. 결국 런던 금시장에서 거래되는 금의 시장가격이 급등하여 금-달러 체제의 유지 자체마저 점차 어렵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은 금의 유출을 억제할 목적으로 석유를 비롯한 일부 상품의 수입 쿼터제를 실시하는 등 여러 조치를 취하였다. 동시에 IMF는 1967년 외환준비금으로서 금이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SDR(특별인출권)을 도입할 것을 합의하였다. 초기 1.5퍼센트의 이자를 지불했던 SDR을 도입함으로써 공식가격으로 금을 구입해 시장가격으로 금을 매각하는 차익매매의 투기적 유인을 줄이고, 외환준비금으로서 달러를 비축하는 유인을 높이고자 하였다.

그러나 베트남 전쟁을 치르기 위해 미국이 달러를 마구 찍어내자 막대한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였다. 간단히 말해 금에 비해 달러의 가치가 체계적으로 과대평가 되어 있었다. 그 결과 1970년에 이르러 금 비축량은 22퍼센트로 줄어들었고 급기야 1971년 8월 닉슨은 더 이상 달러와 금을 바꾸어 줄 수 없다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이로써 역사적인 브레튼우즈 체제는 붕괴되고 현재의 달러체제가 시작되었다.

초기에 SDR의 가치는 1달러(=금 0.88671g)에 상응하는 가치로 고정되었지만 고정환율제가 붕괴된 후 1974년부터 SDR 또한 주요 통화의 바스켓으로 가치가 결정되었다. 초기에는 16개국 통화의 바스켓으로 결정되었지만 1981년부터 주요 5개국의 통화로 결정되고 있다. 5년마다 바스켓을 구성하는 통화와 가중치를 IMF 이사회에서 결정하고 있다. 1999년 유로화가 도입된 이후 주요 4개국의 통화로 바스켓을 구성하고 있는데 가중치와 가치 결정은 아래 표와 같다. 또한 주요 통화국의 금리에 따라 SDR 금리가 결정(현재 0.42퍼센트)되고, SDR을 쿼터보다 많이 지니고 있는 국가는 해당 금리를 받고 있다.

현재 1 SDR은 대략 1.5달러에 상응하는 가치를 보이고 있는데, 최근 미 달러의 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SDR의 상대적 가치는 상승하는 추세다. 원화를 보면 IMF 외환위기 당시 1 SDR=2,663원까지 치솟은 적이 있었다. 그 후 2006~07년 원화가 절상되던 시기 1,300~1,400원대를 유지하다 지난 3월 4일 2,289원까지 상승하기도 했으나 최근 다시 1,900원 이하로 떨어졌다.

SDR은 앞서 본 것처럼, 고정환율제에서 금의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브레튼우즈 체제가 붕괴되고 주요 선진국들이 변동환율제로 전환함에 따라 그 기능을 거의 상실하였다. 특히 SDR의 확대는 곧 달러 지위의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에 미국은 자국 의회의 승인을 핑계로 SDR이 확대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이러한 연유로 SDR의 기능과 배분은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는 IMF의 회계단위로서만 기능하거나 환율 바스켓 제도를 실시하는 일부 국가에서 환율 결정에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물론 쿼터별로 배분된 SDR은 각국 중앙은행의 ‘자산’으로 처리되어 외환준비금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또한 IMF 지분에 따라 배분된 SDR에 대해서 5년 평균 배분 가치의 30퍼센트 이상만 유지하면 되므로 기축통화가 필요한 국가는 SDR을 교환하여 국제 거래에 활용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초기 SDR 배분과 달리 SDR은 지속적으로 달러와 교환되는 경향이 있는데, 현재 23퍼센트를 배분받은 미국은 지속적으로 SDR 비중을 확대하여 현재 43퍼센트를 보유하고 있다.

5. SDR은 어떻게 배분되는가?

SDR은 일반배분과 특별배분 두 가지 방식으로 배분되고 있다. 최초의 배분은 1970~72년 사이에 이루어 졌는데 IMF 지분에 따라 93억 SDR이 국가별로 배분되었다. 1979~81년 또 한 차례 121억 SDR가 역시 IMF 지분별로 배분되어 현재 누적으로 214억 SDR(320억 달러)가 배분되었으며, 한국은행은 현재 0.8억 달러에 상응하는 SDR을 보유하고 있다.

SDR이 정상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세계 무역량, 금융거래, 그리고 외환준비금이 증가하는 비율에 상응하게 배분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야 한다. 그러나 1981년 이후 한 번도 추가로 배분되지 않았기 때문에 전체 외환준비금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아래 그래프에서 보는 것처럼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전 세계 외환준비금 총액이 7조 달러를 초과하므로 1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하는 비중으로 거의 실효성을 상실하고 있다.

이러한 일반 배분과 함께 일시적인 특별 배분 형태로 쿼터를 늘리는 제도가 있다. IMF 이사회는 이미 1997년에 기존의 SDR 배분을 두 배로 늘리기로 합의하였다. 왜냐하면 1981년 이후 IMF에 가입한 회원국들(전체의 20퍼센트)은 한 번도 SDR을 배분받지 못했고, 세계경제 규모가 증가하는 속도에 비해 기존의 SDR 배분이 너무 작아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합의가 효력을 발휘하려면 전체 185개 회원국 중 3/5에 해당하는 111개 국, 총 의결권의 85퍼센트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현재 131개 회원국, 78퍼센트의 의결권이 동의하고 있지만, 16.77퍼센트의 의결권을 지닌 미국이 동의하지 않아 효력이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만들어 놓은 규칙이나 하는 일이란 꼭 ‘요모냥 요꼴’이다.

6. SDR 확대의 필요조건 : IMF 지배구조 개혁

중국이 주장하는 것처럼 특정 국가의 통화가 국제 무역이나 환율 결정의 기준으로 더 이상 사용되지 않고 국제금융기구가 기축통화를 관리하면 경제적 불균형과 불공평을 조정하는 데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물론 선진국과 달리 본질적으로 통화의 태환성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의 경우 항시적인 외환위기에 시달릴 필요도 없을 것이다.

SDR의 기능 확대는 최근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중국이 포함된 BRICs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주창하는 내용이다. 또한 개발도상국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진보적 경제학자, UN 산하 금융개혁위원회를 지휘하고 있는 스티글리츠, 심지어 조지 소로스도 이러한 의견에 지속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예를 들어 UN 산하 금융개혁위원회는 지난 3월 중순 G20 회의가 열리기 직전 ‘국제 통화 및 금융 체제 개혁’에 관한 보고서에서 SDR 배분을 확대하여 세계경제의 구조적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처럼 SDR을 강조하는 입장은 1997년 IMF 외환위기가 발생한 이후부터 대두되기 시작했는데 현재 두 가지 입장이 공존하고 있다. 하나는 금융위기가 발생할 경우 SDR을 발행하여 유동성 문제를 해소하고 위기가 극복되면 소멸시키는 방안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안은 금융위기가 발생할 경우 일시적인 유동성 해결 방안은 될 수 있을지언정 구조적 불균형이나 기축통화 국가에만 존재하는 여러 불평등한 ‘특권’의 문제는 결코 해결할 수가 없다. 오히려 SDR 배분을 규칙에 근거하여 영구적으로 늘려 실질적으로 외환준비금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다른 하나의 입장이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세계통화’를 창설하여, 외환준비금의 기능뿐만 아니라 무역과 금융 거래에도 활용할 수 있는 단계적인 청사진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선, 현재 각국 중앙은행과 IMF 사이의 회계단위로만 기능하는 SDR이 국제 거래의 지불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SDR과 각국 통화와의 지불청산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지불청산 체계가 구축되면, 국제 무역, 상품 가격, 기업의 회계 단위 등에도 SDR이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달러가치의 변동에 따른 유가, 주식, 부동산 등 자산가격의 등락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중국이 제안한 것처럼 SDR을 보유하려는 유인을 증가시키기 위해 SDR로 표시한 채권과 같은 금융자산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 IMF에서 SDR 표시 채권에 관한 연구가 검토되고 있는데 현재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이 자국통화로 표시한 채권을 발행할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외환준비금으로 보유하고 있는 SDR의 일정 비율 한도 내에서 개별 국가로 하여금 SDR 표시 채권을 발행하게 하면 SDR 가치의 안정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아울러 현재 SDR 바스켓은 달러, 유로, 엔, 파운드 4개국의 통화로 구성되어 있는데 모든 주요 경제국의 통화가 포함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현재의 가중치 또한 GDP나 무역 규모 등을 고려하여 조정되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주요 상품들의 바스켓으로 가치가 결정되는 것이 안정적 가치의 유지를 위해서 바람직하다.

이러한 건설적인 방안도 SDR을 관리하는 국제기구가 합리적으로 운영되고 민주적인 지배구조를 갖출 때만이 실현가능할 것이다. 현재 IMF가 하는 일이란 선진국의 자금을 ‘긴급 자금’ 형태로 개발도상국에 빌려주고 이를 관리하는 것이 사실상 전부다. 거기에다 악명 높은 ‘개혁 조건’을 내걸고 신자유주의 ‘전도사’의 역할을 드러내놓고 하고 있다.

그러나 IMF 본연의 기능이란 일국의 중앙은행이 금융기관을 관리, 감독하는 역할을 세계적 차원으로 확대한 것이다. 따라서 특정 국가의 통화가 아닌 ‘세계통화’를 만들어 유동성을 관리하고 금융안정을 위해 감독과 규제를 실시해야 한다. 즉 세계적으로 ‘최종대부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IMF 의결권의 85퍼센트가 동의해야만 SDR을 발행할 수 있는 현재의 지배구조 하에서는 SDR 배분과 기능의 확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IMF 의결권의 거의 17퍼센트를 미국이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선진 4개국(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이 21.6퍼센트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난 4월 초 G20 회의에서 통과된 것처럼 2,500억 달러에 상응하는 신규 SDR을 발행하면 기존 IMF 쿼터에 따라 선진국이 60퍼센트인 1,700억 달러를 차지하게 된다. 1981년 이후 가입하여 IMF 지분이 없는 국가들은 해당 사항이 없을 뿐만 아니라 SDR 발행을 통해 개발도상국의 유동성 위기를 지원하려는 애초의 목적에도 전혀 부합할 수 없게 된다. 아울러 국제금융질서를 보다 공평하게 운영하고 민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서는 1원1표의 IMF 체제에서 벗어나 1인1표의 UN으로 권한과 논의의 중심축을 재편해야 할 것이다.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관련글 : 세계 외환보유고 1/3 장악한 중국, 달러체제를 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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