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사연은 2008년부터 매 년 진보 정책 연구소 최초로 <전망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경제, 주거, 노동, 복지 분야를 중심으로 세계의 흐름 속에서 한국 사회를 진단하여 사회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새로운 사회로의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2014년 전망 보고서 역시 총 8회에 걸쳐 연재됩니다.




2014년 전망 보고서(3) [한국경제] 747에서 474로 갈아탄 근혜노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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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푸세-MB노믹스-근혜노믹스, 이름만 바꿔 달아 

2. 근혜노믹스, 실패할 수밖에 없다.

3. 왜 내수는 침체되고 있는가?



747은 ‘경제대통령’이라 자부하던 MB의 핵심 대선공약이다. MB는 지난 2007년 대선에서 “참여정부의 4%대 부진한 경제성장률로 국내경기와 고용사정이 매우 나빠졌다”고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동시에 자신을 ‘경제대통령’이라 치켜세웠고, ‘대한민국 747’을 통해 “연 7% 경제성장으로 3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10년 내 4만 달러 소득을 달성하여, 10년 내 세계 7대강국으로 올라서겠다”는 야심찬 비전을 발표하였다. 


그렇다면 자칭 경제대통령인 MB 5년의 경제 성적표는 어떠했을까? 먼저 MB가 부진하다고 혹평한 참여정부 5년 경제 성적표와 비교해 보자. 2003~7년,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4.3%,  물가상승률은 2.9%를 기록하였다. 반면 MB5년 경제성장률은 2.9%로 떨어졌고, 물가상승률은 3.3%로 상승하였다. MB 5년은 참여정부에 비해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1.4%p 떨어졌고, 물가상승률은 0.4%p 상승한 수치를 보여주었다.. 성장률은 떨어지고 물가는 오르는 초라한 성적표다. 


특히 ‘친 기업’을 모토로 내걸고 대규모 감세를 단행했지만, 연평균 투자증가율은 3.2%에서 0%, 내수증가율은 3.2%에서 1.7%로 뚝 떨어졌다. 연간 60만개, 총 3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공약은 어떠했을까? 5년 동안 124.8만 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데 그쳤다. 연평균 25만 개로 당초 공약의 40% 수준에 불과하였다. 


5년 내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달성 및 10년 내 세계 7대 경제 강국에 진입하겠다는 야심찬 비전도 한낱 공염불에 불과하였다. 1인당 국민소득은 불과 1076달러 늘어나는데 그쳤고, 경제순위는 2008년 15위로 두 단계 하락, 전혀 변함이 없었다. 


돌아보면 사기도 이런 사기가 없을 정도다. 왜 이렇게 경제 성적이 형편없었을까? 그들 말대로 2008년 세계경제 위기에 따른 초기조건과 대외환경이 나빠서였을까? 참여정부 집권 첫 해인 2003년 또한 카드 사태에 따른 신용버블 붕괴로 경제성장률이 0.3%로 뚝 떨어졌다. 2008년 0.2% 성장률과 거의 차이 없다. 또한 세계경제는 침체에 빠졌지만, 환율 조건은 사상 유래가 없을 정도로 양호하였다. 이에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최대의 호황을 맞이하지 않았던가. 초기조건이나 대외환경이 나쁘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실상은 경제정책의 실패다. (이하 본문은 PDF 파일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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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07 / 17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줄.푸.세는 경제 민주화가 아니라, 경제 자유화라고 부른다.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누르면 됩니다.

 

박근혜, 5년 동안 변하지 않았다.

일류국가의 비전은 ‘대한민국 747’을 통해 달성됩니다. 연7% 경제 성장으로 3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10년 내 4만 달러 소득을 달성하여 10년 내 세계 7대강국으로 올라서겠습니다. 이를 위해 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를 세우겠습니다.

이는 2007년 MB 대선공약집(‘일류국가 희망공동체 대한민국’)에 실린 이른바 747공약으로 알려진 국가비전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기조를 그대로 인용하면 아래와 같다.

기업의 성장과 투자를 저해하는 과도한 규제와 높은 세율을 정비하여 기업하기 좋은 친기업·친시장 정책을 추진할 것입니다. 그리고 법질서를 확립하여 노사관계를 안정시키고 사회갈등 구조를 해소하는데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MB는 747 공약을 달성하기 위한 경제정책 기조로 대선 경쟁자였던 박근혜의 ‘줄푸세’ 공약을 그대로 수용하였다. 그리고 지난 4년 반 동안 친기업 · 친시장을 모토로 줄푸세, 즉 MB노믹스를 가열차게 추진하였다.

우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추진된 신자유주의 정책기조에 대해서 반성과 성찰을 하게 되었다.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는 박근혜 또한 이러한 시대사적 흐름을 외면할 수 없다. 그래서 ‘조금 달라졌겠지’ 하고 일말의 기대를 품은 사람도 더러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어제(16일) 신문방송편집인 토론회에서 ‘줄푸세에서 경제민주화로 바뀐 것은 경제상황이 바뀐 것이냐, 경제철학이 바뀐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나는 큰 틀에서 (줄푸세와 경제민주화는) 같이 가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법인세는 결국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기업은) 다른 나라와도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낮게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하기까지 하였다.

 

재벌대기업 법인세 실효세율 17%에도 못 미쳐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에 따라 재벌대기업이 적용 받는 최고세율이 2009년 25%에서 22%로 인하되었다. 2010년 총 법인세 세수는 29.6조로 2008년 37.3조에 비해 7.7조나 감소하였다. 또한 재벌대기업에 편향된 세액 공제 및 감면 정책에 따라 과표 대비 총부담세로 계산한 실효세율은 2010년에 16.6%로 떨어졌다.

실효세율은 2008년 20.6%에 비해 평균 4%p 감소하였다. 누진세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과표가 증가할수록 실효세율이 높아진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500억 초과 대기업부터 과표가 늘어날수록 실효세율은 오히려 감소한다. 특히 5000억 초과 대기업의 실효세율은 16.97%에 불과하였다. 2008년과 비교하면 5000억 초과 대기업의 실효세율은 4.1%p 감소하였다.

과표 100~200억인 중견기업보다 1%p 정도 더 많이 줄어들었다. 재벌대기업의 평균 감면율은 22.8%로 과표 200~500억인 중견기업보다 7.64%p 높게 나타났다. 전체 감면액(산출세-부담세) 규모는 7.4조로 이 중 38%인 2.8조를 41개 재벌대기업이 독자치하였다. 기업수로 0.01%에도 미치지 못하는 41개 재벌대기업은 매년 평균 686억 원씩 감세 혜택을 받은 것이다. 산출세액에서 부담세액의 차이는 세액 공제와 감면으로 구성된다. 세액 공제 5.56조 중 주로 재벌대기업에 이득이 돌아가는 임시투자세액공제와 R&D세액공제가 3.6조로 전체의 65.5%를 차지하였다.

한편 감세정책에 따라 법인세 최고세율을 3%p 내렸는데, 감세 이전인 2008년 실효세율을 2010년 과표에 적용할 경우 2010년에만 7.1조 원 가량의 재정수입을 늘릴 수 있었다. 이 중에서 500억 초과 364개 대기업이 전체 감세혜택의 54.8%인 3.9조를 차지하였다. 특히 42개 재벌대기업은 2010년 전체 31.9%에 달하는 2.3조의 감세혜택을 독차지하였다.

 

법인세 인하는 투자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

박근혜는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고 다른 나라와 (조세)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법인세를 낮게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국가경쟁력’을 모토로 내건 YS 정권 이래로 우리나라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지속적으로 인하되었다.

... 전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눌러 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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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22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여기 두 사람이 있다. 박근혜와 정동영. 2007년 대선에서 이 두 사람은 각각 예선과 본선에서 패배하였다. 그리고 최종 승자는 현 대통령 MB다. 그리고 4년이 지났다.

먼저 정동영을 보자.

"저는 신자유주의 본질을 철저히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그 부작용을 대비하기 위한 어떤 구체적 전망과 비전을 갖고 잊지도 못했습니다. 관료 사회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해 어떤 실효성 있는 대안도 내놓지 못했습니다. 한마디로 무지했습니다. 2007년 대선이 끝나고 불과 9개월 만에 터져 나온 미국의 금융위기를 바라보면서 저는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신자유주의가 서서히 침몰하는 거대한 타이타닉호 였다는 사실을..."

2010년 8월, 미국의 금융위기 이후 신자유주의에 대한 정동영의 ‘반성문’ 내용의 일부이다. 그가 진단한 대로 신자유주의 정책이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된 계기는 1997년 IMF 외환위기다. “IMF가 강제한 금융자유화, 민영화, 규제완화, 노동유연화, 정리해고의 깃발을 들라는 강요”와 신자유주의 본질에 대한 무지가 우리사회에 양극화, 비정규직, 실업의 재앙을 초래하였다.

한편, IMF 체제 10년 뒤 한나라당은 ‘잃어버린 10년’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손쉽게 정권을 교체하였다. 그들이 당시 내세운 정책기조는 다음과 같다.

"기업의 성장과 투자를 저해하는 과도한 규제와 높은 세율을 정비하여 기업하기 좋은 친기업·친시장 정책을 추진할 것입니다. 그리고 법질서를 확립하여 노사관계를 안정시키고 사회갈등 구조를 해소하는데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공약 자료집에서...)

이는 또 다른 정치인, 박근혜의 경제정책 공약인 ‘줄푸세’이고 MB가 그대로 수용하여 가열차게 추진하였다. 결과는 어떠한가? 그렇게 비난하던 참여정부 5년에 비해 성장률은 1.25%p 떨어지고, 물가는 0.67%p 상승하였다. 연평균 투자증가율은 3.2%에서 0.4%로, 내수증가율은 3%에서 1.4%로 떨어졌다. 5년 내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나 10년 내 세계 7대 경제강국에 진입하겠다는 야심찬 비전도 한낱 공수표에 불과하였다.

지난 4년 동안 박근혜가 줄푸세나 MB노믹스에 대해서 반성하고 새로운 경제정책기조를 제시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다만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변명만 있을 뿐이다.

"당시는 경기가 너무 침체돼 있었기 때문에 경기부양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 ‘줄’(감세)을 내세웠던 것이고, 지금은 양극화가 심하기 때문에 이 간격을 좁히는 게 중요하다. 그 시대 상황마다 필요한 게 달라질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 (오마이뉴스, 2012/3/14)

박근혜가 줄푸세를 내세웠을 시점인 참여정부 말기에는 5% 성장률을 기록할 정도로 지금보다 경기가 나았으며, 양극화 지표는 이미 그 당시 심각한 수준에 도달하였다. 그녀의 변명에는 국민과 시대의 요구에 상황이 변했다는 이유로 마지못해, ‘생애주기형 맞춤형 복지’를 내세우고 있을 뿐이다. 맞춤형(targeted)복지란 특정계층에만 복지수혜를 지원하는 시혜적이고 잔여적 개념이다. 실상 복지에 대해서도 철학과 비전의 진정성을 찾아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에 비해 정동영은 신자유주의 본질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통해 ‘담대한 진보’의 핵심인 ‘역동적 복지국가의 건설’을 국가모델로 제시하였다.

"역동적 복지국가는 부의 재분배를 넘어 적극적으로 부를 창출하는 역동적이고 창조적인 복지국가입니다. 고용, 주거, 교육, 의료, 노후 등 삶의 전 과정에서 국민의 기본적 경제인권을 보장하고 이를 근거로 경제의 역동성까지 확보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제가 역동적 복지국가 모델의 성공을 확신하는 이유는 대한민국이 갖고 있는 최고의 자산이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용산참사, 쌍용자동차, 한진중공업, 4대강, 한미FTA, 강정마을 등 그를 필요로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영세 자영업자, 청년 실업자, 농민...”들의 현장에 그는 항상 맨 앞에 서 있었다. ‘사람’을 최고의 자산으로 여기며 실천하는 정치인 정동영, ‘사람’을 선거의 도구로만 여기며 성찰 없는 정치인 박근혜. 2012년 우리는 두 번의 선거를 통해 그 둘의 행보를 기억하고 주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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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03 / 19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 용어 해설

747이란?

747은 경제대통령이라 자랑하던 MB의 핵심적인 공약. 자신을 ‘경제대통령’이라 자랑하며, ‘대한민국 747’을 통해 “연 7% 경제성장으로 3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10년 내 4만 달러 소득을 달성하여, 10년 내 세계 7대강국으로 올라서겠다”는 야심찬 비전을 발표하였다.

▶ 문제 현상

MB노믹스, 완전 실패!!

MB집권 4년 동안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3.1%, 물가상승률은 3.6%에 달했다. 참여정부 5년에 비해 성장률은 1.25%p 떨어지고, 물가는 0.67%p 상승하였다. 연평균 투자증가율은 3.2%에서 0.4%, 내수증가율은 3%에서 1.4%로 떨어졌다.

또한 연간 6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공약과 달리 4년 동안 86만 8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해서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5년 내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나 10년 내 세계 7대 경제강국에 진입하겠다는 야심찬 비전도 한낱 공염불에 불과하였다.

지난 2월 취임 4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MB는 “투자가 줄고 젊은이의 일자리가 걱정되고, 내수가 위축돼 서민 생활이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MB노믹스의 기획자로 알려진 곽승준은 “성장(의 과실)이 일부 대기업에 집중”되어 “경제에 트리클다운 효과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토로하였다.

▶ 문제 진단과 해법

“세금을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를 세우겠습니다.”(2007 MB 대선공약집)

MB는 747 공약을 완수하기 위해 투자활성화 조치를 주요 방안으로 제시하였다.

“기업의 성장과 투자를 저해하는 과도한 규제와 높은 세율을 정비하여 기업하기 좋은 친기업·친시장 정책을 추진할 것입니다. 그리고 법질서를 확립하여 노사관계를 안정시키고, 사회갈등구조를 해소하는데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MB는 2007년 대통령 후보 경쟁자인 박근혜 캠프가 제시한 ‘줄푸세’공약을 그대로 수용하였다. 줄푸세란 “(세금을) 줄이고 (규제를) 풀고 (법질서를) 세우자”는 정책기조의 약자다. 노동시장 유연화에 대한 노동자의 저항에 대항하는 개념이 법치라 할 때, 줄푸세란 다름 아닌 감세, 규제완화, 노동시장 유연화를 각각 대변한다. 즉 이명박의 MB노믹스와 박근혜의 줄푸세는 이름만 달리할 뿐 내용은 같다.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 이름만 바꾸었듯, 줄푸세도 MB노믹스로 이름만 바꾼 것이다.

줄푸세와 MB노믹스, 국민이 심판해야

MB정부는 지난 4년 줄푸세 공약이 제시한 정책기조에 따라, 법인세, 소득세, 종합부동산세 등등 감세정책을 실시하였다. 출자총액제한제도와 금산분리를 폐지하는 등 재벌과 금융기업에 각종 규제를 풀어주었다. 그리고 노동자의 저항에 대해서는 쌍용자동차 사태에서 보듯 ‘법치’라는 이름으로 무참히 생존권을 짓밟았다.

마찬가지로 당명과 당강령을 요란스럽게 바꾸었다고 하지만, 새누리당과 박근혜가 ‘줄푸세’ 정책기조에 대해서 반성하고 새로운 성장전략이나 정책기조를 제시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주요한 해결책 가운데 하나는 다가오는 선거를 통해서 경제실책의 장본인인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에 대해 분명한 심판을 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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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22정태인/새사연 원장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일주일 남은 재·보선은 내년의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일 테니 각 당이 사활을 거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내 눈에는 불을 향해 뛰어드는 부나방들로 보인다. 그런 면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천운을 타고 태어난 사람이다. 초기의 노무현 탓을 넘어서 이제 모든 문제는 바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할 충분한 근거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금융위기의 수렁에서 허우적거리고 몇몇 유럽국가는 재정위기를 맞았다. 이웃 일본은 지진에 방사능 위기까지 맞았다. 전 세계가 맞고 있는 초유의 위기를 홀로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대통령을 모셨으니 우리는 그 얼마나 다행인가.


그런 대통령도 현재의 물가문제에 관해선 불가항력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물가 불안의 밑바탕에는 2008년 이후 전 세계가 돈을 푼 결과,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다는 사실이 깔려 있다. 국내 농산물 가격 역시 바깥에서 흘러들어온 구제역 바이러스 때문이니 모두 대통령 책임이라고 할 수는 없다. 또 한번 불가항력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지도자의 이미지다.

 금리·물가 정책 등 거품막기 급급

그의 ‘성공’ 비결은 “내가 해봐서 아는” 수출과 건설이다. 미국이 지난해 6000억달러 규모의 제2차 양적완화(통화증발)를 하고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를 향해 직접 통화절상 압력을 넣어도 원화는 꿋꿋하게 고환율을 유지하고 있다. 거의 모든 주요국의 통화 가치가 올라간 가운데 달러에 대한 원화 가치는 2007년 말 대비 여전히 20% 정도(실질로는 17%가량) 낮은 상태이다. 세계의 돈이 아시아 주식과 채권을 향해 몰려들었는데도 그렇다는 것은 한국은행이 달러당 1100원 선에서 무제한 달러를 사들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연히 그 액수만큼 시중에 원화가 풀린다. 한은은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해 그 돈을 거의 다 거둬들였다(불태화 정책). 국채를 사들인 은행들은 자산이 증가했으므로 대출을 늘릴 여력이 생겼다. 그런데 대기업들에는 수출로 벌어들인 돈이 흘러넘친다. 결국 가계 대출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여러분의 휴대전화에 수시로 들어오는 ‘값싼 대출’ 메시지는 이런 거시정책의 결과이다.

홈페이지 대문에 떡 하니 “물가안정-한국은행이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입니다”라고 내건 한은이 그 물가 상승률이 4%를 넘나드는데도 금리를 사실상 동결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방 빼고 거의 모든 일을 “내가 해봐서 아는” 대통령이지만 그 중에서도 제일은 건설이다. 해서 단군 이래 최대의 자연파괴를 조기에 달성하고 숨 돌릴 틈도 없이 20조원 규모로 강변에 대규모 리조트와 아파트를 건설하려는 것이다. 작금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위기를 막기 위해서도 건설사에 일감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도 중대형 아파트 위주로 미분양이 널렸는데 또 공급을 늘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더 많은 돈을 가계에 빌려줘 수요를 늘리면 된다. 따라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나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모든 부동산 규제를 풀어야 한다. 금융시장과 실물시장의 균형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으려면 한은의 금리가 거품이 터지지 않도록 충분히 낮아야 하는 것이다.

고환율 정책의 핵심은 내수부문에서 세금을 거둬 수출부문에 보조금을 주는 것이다. 달러매입과 흑자로 넘쳐나는 돈은 다시 부동산 부문에 빌려줘서 고리를 뜯는다. MB노믹스의 귀결은 수출부문과 내수부문의 양극화, 자산거품과 가계부채라는 양대 폭탄이다. 이 정부의 임기와 함께 시작된 ‘세계적 대침체(Great Recession)’라는 조건이 아니었다면 MB노믹스는 엄청난 투기거품을 일으켰을 것이고 이미 그 폭탄은 터졌을 것이다.

차기 정권서 ‘펑’ 하며 터질 수도

참여정부는 처음 1년 동안 국민의 정부가 떠넘긴 신용카드 위기를 막는 데 급급했다. 내년 대선의 승리는 그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핵폭탄을 인수하는 일이다. 정권이 문제가 아니다. 여야의 지도자들 모두 진정 국민을 위한다면, 그리고 차기 정권의 성공을 원한다면 당장 4대강 사업 등 모든 토목공사를 중지하고 임기 내에 자산거품 문제를 해소하라고 한목소리로 대통령에게 외쳐야 한다. 복지고 뭐고 그 다음 일이다.

 이 글은 경향신문에도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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