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캠페인'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1.18 <새사연 희망 북클럽③> 초협력자
  2. 2013.01.08 <새사연 희망 북클럽①>날아라. 노동

2013 / 01 / 17 이은경/새사연 연구원

 

새사연 2013년 회원 캠페인- “새사연과 함께하는 희망 북클럽”을 시작하면서

우려했던 신자유주의 보수정권의 집권 연장이 현실화되면서 우리 사회가 진보적 발전을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가 많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을 힘들어 하는 다수 국민이 존재하는 한 변화에 대한 모색은 멈출 수 없으며 우리 사회의 진보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진보가 노력을 기울여온 보편 복지와 경제 민주화, 그리고 일자리를 의제로 하여 치러진 18대 대선임에도 진보가 패배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보수가 손쉽게 의제를 차용해도 아무런 차별화가 되지 않을 만큼 진보 정책의 폭과 깊이가 짧기 때문이라 생각 됩니다. 또한 진정 현실에서 살아가는 우리 국민들의 삶과 생각에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살아있는 진보 정책’을 모아내지 못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제안합니다. 평범한 생활인들과 손잡고 우리 사회의 진보적 변화를 추구해온 새사연은 현 시점에 꼭 필요한 고민이 담긴 책들을 함께 읽는 것으로 새로운 시작을 함께 할 것을 회원들과 시민들에게 제안합니다. 그 첫 출발점으로 새사연 연구원들이 각자 회원님들께 꼭 추천하고 싶은 책 한권씩을 선정하여 소개하고, 진보의 깊이를 위한 물음을 던지겠습니다.

아울러 이후에 회원님들이 추천하는 책, 새사연과 함께하는 독서 토론, 저자와의 대화 등을 다양하게 시도할 생각입니다. 회원님들의 관심과 참여 기대하겠습니다.

 

 

<새사연 희망 북클럽 ③>『초협력자』

-협력, 경쟁보다 오래된 인간의 역사-

 

초협력자

(마틴 노왁, 로저 하이필드,

2012,사이언스북스)

대선 이후 새로운 시작을 원하는 목소리는 많지만 정작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시원한 대답을 내려 주는 이는 없어 보인다. 사람 사는 사회에서는 사람에 대한 탐구가 가장 기본이 아닐까. 인간의 이기와 무한 경쟁이 우리를 병들게 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이타와 협력은 그저 동화 속 이야기만 같이 느껴지기만 한다. 이 책의 작가는 감정에의 호소나 근거 없는 주장이 아닌, 수학과 경제학, 진화 생물학 등을 통한 오랜 연구와 실험으로 인간의 본성에는 이기와 경쟁보다 신뢰와 협력이 더욱 본질적인 특성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러한 본성이 가장 잘 발현 될 수 있는 조건을 조목조목 나열해 준다. 지금 우리에게 이 보다 필요한 책이 또 있을까.

 

힐링이 아닌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

대선 이후 읽을  만한 글들이 많이 나오지 않고 있다. 멘붕, 힐링, 부정선거 등이 주된 키워드일 뿐이고 대선에 대한 평가나 향후 전망에 대한 글들은 별로 나오지 않는 듯하다. 감정적 평가에 그에 기초한 전망은 이런 상황에서 독이 될 수 있다. 우클릭, 좌클릭, 후보 경쟁력, 민주당, 진보당 등에 대한 섣부른 평가는 자기 위안이거나 또 다른 현실 도피가 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할 일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은 매우 중요하다. 섣부른 답이 아니라 짧게는 30년의 민주화 이후, 길게는 근대한국 사회의 사회운동을 전면적으로 평가하고 새로운 모색을 해야 한다.  

새로운 시작은 어디에서 출발해야 할까. 선거이후 드물게나마 나오는 글들을 보면 몇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운동의 원칙으로 돌아가자는 주장이 있다. 맑스주의나 사회주의운동 등 전통적 진보적 가치로 돌아가 원칙적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노동, 여성, 복지, 경제민주화 등 진보가 주장해왔던 정책들을 보다 깊이 있게 연구하고 대중적 의제로 삼아야 한다는 글들이다. 보수여당에서 제목만 베껴가도 의제를 선점할 수 있는 수준의 정책이 아니라 현실에서 살아가는 우리 국민들의 삶과 생각에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살아있는 진보 정책’을 만들어내고 국민적 의제화 하는 과정에서 진보적 가치를 다시 세우자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완전히 새로운 틀에서 진보적 가치를 새로 정립하자는 의견도 소수지만 나오고 있다. 기존 운동이 기초하고 있는 이념, 가치, 세계관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새로운 미래를 찾아보자는 것이다.

 어디에서 출발할까

근래에 서구에서 주로 나오는 연구들은 주로 인간의 본성에 적합한 사회에 대한 고민이다. 진화이론에 근거한 진화심리학, 사회생물학, 게임이론 등. 인간이 만들어야 할 미래는 인간의 본성에 적합한 사회이어야 하며, 그를 위해 인간의 본성에 대한 연구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책이 “초협력자”이다.

인간 행동과 윤리의 유전적 기초

리처드 도킨스의 저서 “이기적 유전자”와 E. O. 윌슨이 창시한 "사회 생물학" 이래로 진화이론은 인간을 냉혹한 유전자의 매개체로 보아왔다. 한국사회 역시 진화이론은 과학적 영역이거나 우생학의 잔재 정도로만 이해한다. 하지만 인간과 사회는 이성적 접근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인간은 진화과정에서 사회적 존재로 도약하는 과정을 통해 현재의 특징을 지니게 되었다. 때문에 인간의 사회적 본성은 매우 근원적 본성이며 그 안에는 협력과 갈등, 권력과 연대, 평화와 폭력의 가능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  

현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인간 본성에 대한 인식은 주류경제학에서 정의하는 이성적, 합리적, 이기적 인간이다. 여기서 이기심을 제외하더라도 보수/진보를 모두 아우르는 사고구조는 인간의 이성적 측면에 대한 강조이다. 하지만 이런 이론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진화심리학에서 밝히고 있는 여러 사례들은 인간의 시각/청각과 같은 지각, 식욕/수면욕과 같은 욕망, 행복/모성애/질투심 같은 감정, 도덕/헌신/충성심 같은 윤리 모두가 인간의 본성에 존재함을 보여준다. 사회생물학에서 밝힌 바대로 인간은 사회적 존재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현생 인류의 특징을 지니게 되었기 때문에 인간의 본성에는 사회적 본성이 내재되어 있고 그 안에는 이윤추구적 속성뿐만 아니라 협력, 헌신, 모성애, 우정, 신뢰와 같은 다양한 윤리적 기초를 갖고 있다.

 어떤 조건이냐가 중요하다

진화심리학에서 인간 사고구조의 핵심은 “if~ then” 이라고 본다. 또한 후성유전학에서 유전적 발현의 기초는 “switch유전자” 이다. 어떤 조건에서 어떠한 반응이 유발되는데 그 반응은 진화적으로 형성된 생물학적, 인간 본성적 틀 안에 존재하지만 그 변이는 매우 다양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유전자의 진화과정에서 나온 인간 존재가 매우 다양한 형태로 살아갈 수 있는 배경이 된다. 다시 말해 어떤 조건에 처해져 있느냐에 따라 인간은 다르게 행동하며 살아가게 되고 그 범주는 사이코패스에서 성인(聖人)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해진다.

하지만 첫 출발이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에 그 변이의 다양성은 공동체를 유지하고 계승, 발전하는데 기여하는 속성이 더욱 강하다. 개체의 성공을 위해 사기꾼은 항상 존재하지만 인간은 사기꾼을 찾아내고 응징하는, 더 나아가 ‘응징=복수’에 대한 쾌감을 갖는 방향으로 진화한 것이다. 따라서 인간에게는 협력하고 신뢰하는, 속성과 그러한 분위기가 팽배한 사회 속에서 편안해하는 본성을 지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주변 조건과 상관없이 일관된 행동양식을 보이는 것이 아님은 명확하다. 태아시기, 3세까지의 양육시기, 12세 정도까지의 청소년 시기를 개별 인간의 본성이 정해지는 근본적 시기로 보는 이유는 각각의 시기가 유전자의 발현, 기본적 뇌와 신경계의 발현, 기본 신체구조와 심리구조가 형성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장한 성인이 되어서도 어떤 조건이냐에 따라 행동이 결정되는 것은 인간의 중요한 본성이다. 쓰레기를 투기하는 곳에 거울이나 사람 눈을 부착해두면 일탈행위가 급감하는 사례나 이 책에서 설명하는 틱포탯(Tit for tat)* 전략 등은 이러한 인간의 속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 책은 이러한 사실들을 다양한 사고실험과 컴퓨터를 이용한 수학적 계량화를 통해 증명하고 있다. 사실 이 책에 나오는 협력의 법칙을 저자가 최초로 창조해 낸 것은 아니다. 해밀턴과 윌슨 등의 사회생물학자들이 기본적으로 토대를 구축한 위에 엑셀 로드같은 게임이론가 들의 작업, 스티븐 핑커 등 진화심리학자들의 뛰어난 작업에 의해 유전자와 개체의 적응도를 위해 살아가는 개체가 어떻게 협력과 사회적 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 왔다. 이 책의 장점은 수학자와 프로그래머로서의 장점을 살려 광범위한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과 공동 작업을 수행하면서 여러 영역의 진전을 하나의 실로 꿰어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협력의 법칙 

이 책에서 밝힌 협력의 법칙은 첫째 직접 상호성, 둘째 간접 상호성, 셋째 공간 선택, 넷째 집단 선택, 다섯째 혈연 선택이다. 직접 상호성은 내가 도움을 받으면 도움을 주는 것이다. 폴라니가 이야기한 선물의 문화나 나에게 도움을 주었던 존재에 대한 기억을 길게 유지하는 속성, 가족, 혈족, 부족 등으로 이루어진 인간 기본 공동체 역사 등이 직접 상호성을 설명하는 증거들이며 가장 강력한 협동의 조건이기도 하다. 직접 상호성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반복적으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공동체가 필요하고 그 범위는 150-200명 수준으로 조사된다. 이러한 공동체는 인류 역사에서 현재까지 유지되어온 가장 기본 공동체 규모이다.  

간접 상호성은 사회 전체의 신뢰도로 해석할 수 있다. 사회 전체의 분위기가 도움을 기대할 수 있는 경우 협력이 증가하는 등의 사례가 이것이다. 간접 상호성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 저자는 평판과 수다의 힘을 들고 있는데 인간이 주고받는 대화의 80% 이상이 남에 대한 가쉽이라고 한다. 이를 확대하면 “사회적 자본”, 동양의 “도”, “인의” 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회 전반에 신뢰가 형성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의 차이는 그 사회의 운영원칙이 개인의 합리성(이윤)이 아닌 신뢰, 협동 등이다. 이러한 간접 상호성은 4번째 집단선택으로 이어진다. 집단선택은 사회생물학에서 가장 오래된 논쟁 중 하나이며 저자가 단언한 것처럼 논리적으로 완결되지는 않았다. 핵심은 자연선택의 단위가 개체인지 집단인지, 다시 말해 개체수준의 이타적 행동이 집단의 유지에 도움이 된다 하더라도 선택의 단위가 개체이면 집단선택은 작동할 수 없다는 것이다. 초기의 단순한 집단선택(집단을 위해 자살하는 개체) 이론은 인정받고 있지 못하지만 자살하는 병든 세포, 개체수준에서는 이기적 존재가 적응하지만 이타적 존재가 많은 집단이 항상 유리했다는 사실은 집단선택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운 이유이다.

이 외에도 많은 협력의 조건들이 다양한 사례와 풍부한 수학적, 컴퓨터 공학적 근거들로 설명되고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주의 깊게 볼 부분은 인간은 “어떤 조건일 때 협력 하는가” 이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인간은 많은 협력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으나 항상 그러한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사회는 유사 이래 가장 많은 수의 인류가 가장 거대한 파워를 가지고 자연을 개척하고 문명을 건설해가고 있다. 고도로 조직된 협력시스템 없이는 작동하지 않는 사회를 꾸려가고 있음에도 인간 사회의 운영원리는 신뢰와 협력에 있지 않다. 인간사회의 초협력적 구조와 실제 사회운영에서의 개체 중심적 삶의 형식사이의 모순, 이것이 인류가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이 책은 그를 위한 협력의 조건들을 설명해준다.

상식적 가치를 복원하자

새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의 사회경제적 제도를 변화시키고 권력구조를 개편하는 등 많은 중요한 일이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인간이 행복한 시스템이 되기 위해서는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와 본성에 기초한 상호 협력 조건의 발견, 그래서 그것을 사회적 룰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변화시킬 사회의 시스템 운영원칙 자체가 “신뢰와 협동”, “도(道”), “인의(仁義)”가 되어야 한다. 이는 추상적 이론이나 고도로 조직화된 이념이 아니라 상식이며 보편이다.

맹자는 양나라 혜왕을 만나 나라에 어떤 이익을 주실 수 있느냐는 질문에 단호하게 “왜 이익을 말하느냐 인의가 전부이다(何必曰利 有仁義而已).”라고 일갈한다. 이는 사회의 운영원리가 이윤이나 합리성이 아닌 보다 보편적 가치, 보다 이상적이고, 상식적 가치에 기반 해야 나라가 위태롭지 않으며 서로가 서로에게 투쟁하는 홉스식의 사회가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모든 행동의 배경에 이기적, 계산적 이유가 존재한다는 차가운 이성의 세계가 아니라 항상 존재하는 그러한 마음, 그 마음을 보다 긍정적으로 풀어갈 수 있는 사회 운영원리, 이것들에서 새로운 사회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죄수의 딜레마에서 승리하기 위한 유력한 전략 중 하나. 배반하기 전까지 경기자는 항상 협력한다. 만약 배반했다면, 경기자는 복수할 것이다. 경기자는 빠르게 관용을 베푼다. 경기자는 반드시 상대와 한번 이상 경쟁할 "좋은 기회"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저자 소개

-로저 하이필드 (Roger Highfield)-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물리 화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프랑스 그르노블에 있는 ILL(INSTITUT LAUELANGEVIN)에서 중성자의 정반사를 연구했다. 데일리 텔레그래프뉴사이언티스트에서 20여 년간 과학 기자로 근무하며 과학계 최전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쟁과 새로운 소식들을 깊이 있게 전하여 영국 언론인 상을 비롯한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 2012년 현재는 영국 국립 과학 박물관과 철도 박물관 등을 포함한 과학 박물관 그룹에서 대외 언론과 홍보 등을 담당하는 책임자로 있는 동시에 텔레비전과 라디오 등 여러 매체에서 과학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세계적인 발생학자 이언 윌머트(Ian Wilmut)와 함께 쓴 복제양 돌리 그 후를 포함해 해리 포터의 과학, 예수도 몰랐던 크리스마스의 과학등 여러 권의 대중 과학 책을 썼다.

-마틴 노왁 (Martin A. Nowak)-

수학자이자 진화 생물학자이다. 오스트리아 빈 대학교에서 생화학과 수학을 전공하고, 세계적인 분자 진화 생물학자인 페테르 슈스터(Peter Schuster)와 준종 이론(quasi-species theory), 진화 게임 이론의 개척자인 카를 지그문트(Karl Sigmund)와 인간에서의 협력의 진화를 연구하여 1989년 박사 학위를 받았다. 게임 이론을 진화 생물학에 적용함으로써 진화 생물학 분야에 탄탄한 수학적 이론의 기초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HIV를 비롯하여 바이러스성 질병과 암, 인간 언어를 대상으로 한 연구로 생물학 전반과 진화 경제학의 발전에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 옥스퍼드 대학교 수리 생물학 교수를 지냈으며 그 후 프린스턴으로 옮겨 고등 과학원 최초로 이론 생물학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현재 하버드 대학교 생물학과 및 수학과 교수인 동시에 진화 동학 프로그램(Program For Evolutionary Dynamics) 책임자를 맡고 있다. 300편 이상의 학술 논문을 발표하였으며 그중 40편이 네이처, 15편이 사이언스에 게재되었다. 특히 2010년 에드워드 윌슨(Edward O. Wilson)과 함께 쓴, 진화론의 꽃인 혈연 선택 이론에 반기를 든 논문이 네이처표제 기사로 실리면서 진화 생물학계에 크나큰 논쟁을 불러왔다. 전 세계 생물학 분야와 수학 분야의 천재들이 일명 노왁 랜드(Nowakia)’로 불리는 그의 연구실로 모여들어 수학을 도구로 생명의 기원과 진화, 협력과 이타성의 비밀을 푸는 모험에 동참하고 있다.

* 출처: 알라딘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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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3 / 01 / 08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새사연 2013년 회원 캠페인- “새사연과 함께하는 희망 북클럽”을 시작하면서


우려했던 신자유주의 보수정권의 집권 연장이 현실화되면서 우리 사회가 진보적 발전을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가 많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을 힘들어 하는 다수 국민이 존재하는 한 변화에 대한 모색은 멈출 수 없으며 우리 사회의 진보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진보가 노력을 기울여온 보편 복지와 경제 민주화, 그리고 일자리를 의제로 하여 치러진 18대 대선임에도 진보가 패배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보수가 손쉽게 의제를 차용해도 아무런 차별화가 되지 않을 만큼 진보 정책의 폭과 깊이가 짧기 때문이라 생각 됩니다. 또한 진정 현실에서 살아가는 우리 국민들의 삶과 생각에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살아있는 진보 정책’을 모아내지 못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제안합니다. 평범한 생활인들과 손잡고 우리 사회의 진보적 변화를 추구해온 새사연은 현 시점에 꼭 필요한 고민이 담긴 책들을 함께 읽는 것으로 새로운 시작을 함께 할 것을 회원들과 시민들에게 제안합니다. 그 첫 출발점으로 새사연 연구원들이 각자 회원님들께 꼭 추천하고 싶은 책 한권씩을 선정하여 소개하고, 진보의 깊이를 위한 물음을 던지겠습니다.  

아울러 이후에 회원님들이 추천하는 책, 새사연과 함께하는 독서 토론, 저자와의 대화 등을 다양하게 시도할 생각입니다. 회원님들의 관심과 참여 기대하겠습니다.

 

<새사연 희망 북클럽①>『날아라. 노동』
-‘재산권’을 규제하고 ‘노동권’을 되살려야 대안사회가 열린다-

날아라. 노동(은수미, 2012, 부키)

미래지향적 사회운동으로서 노동운동이 새로운 길을 열어가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바로 주변이 중심이 되어버린 노동시장의 현실위에서, ‘노동권의 회복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날아라. 노동은 이를 깨닫게 해주고 확인시켜주는 최고의 책이 아닐까. 새로운 노동운동의 교과서로 삼아도 부족하지 않다는 생각에 새해, 새 회원 캠페인의 첫 번째 책으로 자신 있게 추천한다.


18대 대통령 선거 공약, ‘노동’ 아닌 ‘일자리’였지만

“새로운 시대로 가는 다섯 개의 문이 우리 앞에 있습니다. 그것은 일자리 혁명의 문입니다. 복지국가의 문입니다. 경제민주화의 문입니다. 새로운 정치의 문입니다. 그리고 평화와 공존의 문입니다.” 야당 단일후보였던 문재인 후보가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수락 연설문에서 밝힌 내용이다. 가장 중요한 공약이 바로 일자리 혁명이었다. 그리고 일자리 혁명의 방안으로 ‘만.나.바(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나누고, 기존의 나쁜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바꾼다.)’를 제안했다.

“저는 ‘경제민주화 실현’, ‘일자리 창출’, 그리고 ‘한국형 복지의 확립’을 국민행복을 위한 3대 핵심과제로 삼겠습니다.” 박근혜 당선자가 2012년 7월 새누리당 경선에서 승리한 후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말한 대목이다. 경제 민주화, 복지와 함께 일자리 문제가 역시 공약의 최상단에 자리 잡고 있다. 박근혜 당선자의 일자리 공약은 ‘늘.지.오(일자리를 늘리고, 지키고, 나쁜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올린다.)’이다. 틀 자체에서는 야당의 문재인 후보와 다를 것이 없다.

물론 두 대선 후보들의 공약은 ‘노동’이 아니라 ‘고용(일자리)’을 기본 주제로 했다는 점에서 기본적인 개념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비판할 수는 있다. 그러나 단순히 양적으로 일자리 몇 개를 늘리겠다는 숫자 논쟁(예를 들어 이명박 대통령은 5년 동안 일자리 300만개 늘리겠다는 것이 공약이었다. 실제로는 절반도 늘지 않았지만.)을 했던 과거와는 내용이 상당히 다르다. 일자리의 ‘질’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차별과 격차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일자리 질의 문제를 어떤 식으로든지 해소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차별과 격차의 해소를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해고요건 강화 등을 포함하여 ‘노동시장 유연화’에 대한 최소한의 일련의 규제를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단초이지만 ‘노동권’에 대한 문제제기를 시작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이 시점 최고의 책 한권, ‘노동권’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지금 일자리, 고용불안, 비정규직, 고용 차별, 노동시장 유연화, 각종 불법적 고용행태, 정리해고와 직장폐쇄 등 정말 다양하게 발생하고 있는 고용과 노동문제의 중심부에는 다름 아닌 ‘노동권’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노동 유연화’ 논리에 따라 노동에 대한 자본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압박이 진행되었다. 그에 따라 헌법에 보장된 노동권이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무너져갔으며 노동자들의 협상력은 극도로 약화되었다. 그 결과, ‘비용 절감’이라는 명목으로 협상력이 상실된 노동자들에게 자본이 대대적으로 강요한 정리해고와 임금압박, 수많은 유형의 비정규직, 아웃소싱과 파견, 근로 빈곤, 저임금 노동은 노동시장을 교란시켰고 1700만 노동자 내부를 차별과 격차로 가득 차게 했다. 이 모든 문제의 뿌리에는 ‘노동권’의 와해가 있다.

‘노동권이 비용 앞에서 맥을 못 추는’ 현실을 통렬히 비판하면서 ‘노동권’이 지금 우리사회의 가장 중요한 화두라고 주장한 책이 2012년에 출간되었다. 19대 국회의원이 된 은수미 박사의 『날아라. 노동』이 바로 그 책이다. “노동권은 헌법상의 자유권이고 사회권이라는 점에서 생존권을 넘어선다. 절대로 침해해서는 안되는 게 자유권이고, 정부가 존중하고 보호해줘야 하는 것이 사회권이며, 노동권은 그 두 영역에 걸쳐 있는 권리다.”(65쪽)

신자유주의는 ‘재산권’ 특히 ‘주주권’을 마치 ‘자연권’의 범주인 것처럼 끝없이 신성 불가침한 것으로 확장해왔다. 반면에 '노동시장 유연화‘라는 이름으로 노동권을 체계적으로 무너뜨려왔다. 이제는 헌법 23조에 따라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다시 자기 자리를 찾게 해야 한다. 반면 헌법 32조~35조에 명시된 바에 따라 노동권을 복원하고 확장시켜야 한다. 이런 맥락을 가장 정확히 짚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저자는 “우리가 스스로를 노동자로 인식하고 노동권에 민감해져야 한다. 노동권이 시민권의 일부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함께 지켜야”한다고 호소한다.

 

주변이 중심을 압도하는 현실, 지금 우리의 일터다.

일자리 문제, 비정규직 문제, 차별 문제, 저임금과 근로 빈곤 문제의 해결의 근저를 이루는 것이 바로 ‘노동권’ 회복임을 가장 정확히 짚어낸 저자의 통찰력은 정확한 현실 이해에서 비롯된다. 저자는 “1997년을 전후하여 중심 - 주변 노동시장으로의 분리는 더욱 뚜렷해져 전체 노동자의 20퍼센트 정도만 중심부 노동시장에서 일하고 나머지 80퍼센트는 주변부에서 일한다.”(184 쪽)고 진단한다. 그리고 저자는 20퍼센트 속에서가 아니라 80퍼센트의 현실에 더 많은 주목을 하면서, 주변이 중심을 압도하게 된 이유를 ‘노동권 붕괴’로부터 찾는 것이다. 이미 비정규직이 절반이 된 노동시장 현실이나, 이를 ‘이중 노동시장’으로 표현했던 사례들이 있지만, 오랜 기간 실제 주변노동에 대한 면담과 사례조사를 통해 주변이 중심이 된 현실을 설명해준 글들은 없다.

이러한 현실인식에 기초하여 저자는 ‘가장 최신의 현실 모습으로 노동의 개념’을 부활시켜내고 있다. 사실 지금 진보 안에서는 전통적인 노동해방이나 노동계급 지도성 등의 개념을 다소 바꿔서 노동존중, 노동중심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고 이것이 진보의 기준점인 것처럼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노동존중과 노동중심의 실제 내용이 무엇인지는 설득력 있게 말해주지 않는다. 추상적인 당위이거나 아니면 현실 형태로서 ‘민주노총 주도’와 등치시키는 정도다.

그러나 저자는 전체 취업자의 70%가 생활하는 현장, 다시 그 중 80%가 생활하는 현장에서 ‘노동권의 와해’를 목도하고, 그곳에서 인권과 시민권, 사회권을 되살리는 것, 바로 ‘노동권의 회복’이 사회개혁의 최고 과제임을 강조한다. 그것이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소하는 길이며, 경제 민주화의 시작점이며, 사회통합의 기반임을 확인해준다.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직접 고용이든 간접고용이든 모든 노동자에게 노동3권을 부여하는 법 개정이 시급하다. 또한 원청이든 하청이든, 작은 기업이든 큰 기업이든 동일 지역이나 업종에 종사할 경우 하나의 노동조합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186 쪽)

미래지향적 사회운동으로서 노동운동이 새로운 길을 열어가자면 바로 ‘주변이 중심이 된 노동시장 현실’위에서 ‘노동권 회복’으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를 깨닫게 해주고, 확인해주는 최고의 책이 바로 『날아라. 노동』이다. 새로운 노동운동의 교과서로 삼아도 부족하지 않을 듯싶어 추천한다.

저자 은수미

반독재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대학에서 제적된 1984년부터 현재까지 '노동'을 화두처럼 붙들고 있다. 6년간 옥고를 치른 뒤 1998년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한국노동연구원에서 단독 저서나 공저, 수많은 논문을 통해 노동문제와 노동 정책을 제기해 왔으며 2012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에도 불합리한 노동 현안을 개선하기 위한 활동을 펼치면서 그녀의 화두인 '노동'을 이어가고 있다.

28년간 노동문제에 천착해 온 그녀는 특히 지난 10년 가까이 현장 인터뷰를 하면서 수많은 노동자를 만났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온다는데 왜 열심히 일해도 봄을 맞을 수 없을까, 회사에서 성실한 근무자라는 평가를 받아도 1년이나 2년 후에 해고되어야 한다면 도대체 그 원인은 무엇이고 대안은 없을까. 끊임없이 이어지는 질문과 고민을 한번쯤 매듭짓고 싶었으며 노동자로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간다운 존엄성과 권리를 찾는 실마리로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 출처: 알라딘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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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