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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3.28 불만제로? 불만 백프로!!!
  2. 2011.03.28 전문의약품을 TV에서 광고하게 한다고?
2011.03.03     고병수/새사연 이사

 

“요즘 감기는 열이 심하고 장염이 같이 생기니까 먹는 거 조심하세요. 약 잘 먹이고요.‘

 

이렇게 아이를 진찰하고 보내려는데, 엄마는 뭔가 망설이는 듯 하더니 몇 마디 물어본다.

 

‘혹시, 약에는 항생제 안 썼죠?’

 

물론 항생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에 물어보는 것이라 생각해서 처방한 약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고 보냈다. 그런데 요즘 그런 물음이 많아졌다. 약에 무슨 성분이 들어갔는지 알려고 하는 것은 당연한 환자 권리이고, 그래서 처방정도 두 장 주도록 보건복지부에서 권유하고 있으니까 응당 그러려니 했는데.....

 

며칠 전에는 스테로이드제 혹시 들어갔냐고 물어오는 엄마가 있었다. 스테로이드제는 전문 중에서도 전문약이기 때문에 쉽게 물어볼 성질이 아닌데, 나는 오히려 왜 물어보는 건지 궁금해졌다.

 

“어, 그건 왜 물어보세요?”

“아니, 다름이 아니라..... 그제 TV에서 감기약에 스테로이드제라는 걸 많이 쓴다고 하다라고요. 그래서.....”

 

아, 또 TV로구나. 이놈의 TV에서 뭔 얘기만 나오면 며칠 또 엄청 바빠지는 경험을 했기 때문에 신경이 거슬렸다. 도대체 방송된 내용이 어떤 건지 궁금해서 진료 끝나고 녹화된 거라도 한번 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항생제 남용 국가, 대한민국

 

보신 분들은 다들 내용을 알 거라서 대충 요약만 해보면,

 

감기약에 항생제 남용이 너무 많더라.....

어떤 경우에는 강력한 염증 억제약인 스테로이드제까지 처방하더라.....

물론 꼭 필요할 때는 쓰지만 문제가 있더라......

 

이런 내용이다.

 

나도 감기에는 항생제를 안 쓰려고 무지 애를 쓰고 있기 때문에 ‘불만제로’라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항생제 부분은 충분히 공감이 갔다. 하지만 내용에 다소 문제가 있다.

 

독일의 경우를 예로 들었는데, 항생제 처방률이 아주 낮은 이유를 보니 세균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는 키트를 사용하고 결과에 따라 항생제를 쓴다는 내용이다. 아주 훌륭한 방법이기는 하나 우리에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닌 것이 문제이다. 그 키트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거기에 맞는 검사비용이 들어가는데, 그 비용을 국가나 환자가 부담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독일은 국가에서 비용 부담하고, 그것에 안 맞는 항생제 처방은 규제를 가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능할까? 나라에서 인정해줄까?

 

방송에 나왔다시피 우리나라 항생제 처방률은 외국에 비해서도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었다. OECD 평균 21.3%로, 나라별 비교를 해보면 벨기에 27.1%, 한국 23.8%, 독일 14.2%였다. 물론 항생제 처방이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알겠는데, 마치 우리나라가 엄청 높은 것처럼 얘기하고, 그것을 처방하는 의사들은 마치 부도덕한 부류인 것처럼 몰고 가는 것이 맘에 안 들었다.

 

 

억, 감기에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다니.....

 

항생제보다 더 시청자들을 자극하는 것은 감기에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한다는 내용이었다. 스테로이드제란 콩팥 위에 얹혀져있는 부신이란 곳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부신피질호르몬이라고도 말한다. 그것을 치료용 약으로 만든 것인데, 염증을 억제하는 작용이 강력하고, 기분을 좋게 하기도 한다.

 

의료에서는 심한 아토피나 두드러기 등 피부 질환에 많이 사용하고, 심한 관절염에 제한적으로 사용한다. 흔히 입이 돌아갔다는 병, 즉 얼굴신경마비에는 고용량으로 치료를 하기도 하고, 천식이나 각종 질환에도 적절한 용량으로 사용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하게 된다.

 

부작용으로는 부종, 피부염, 골다공증, 당뇨 등이 있는데, 보통은 장기간 복용할 때 문제가 되고, 의사들이 필요에 의해 단기간 사용할 때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래 전에 어느 약국이 피부치료를 잘 하더라, 관절약을 잘 쓰더라 하면서 유명했던 일이 있었다. 흔히 말하는 표현으로 거기 약을 쓰면 ‘직방이더라’라고 할 정도이다. 그게 이 스테로이드제를 혼합해서 약에 넣었기 때문에 피부병이 좋아지고, 관절이 좋아지는 효과였다.

 

할머니들은 그 약을 쓰다 보니 다른 데를 가지도 못하고, 그 약국만 가게 된다. 전국에서 소문 듣고 가기도 한다. 문제는 오래 사용하다보니 오히려 피부병을 악화시키고, 관절이 녹아나가는 현상이 벌어지고, 면역력이 약해져서 세균감염에 취약해지게 되었다. 물론 이러한 부작용들은 장기가 사용할 때의 문제들이었다.

 

방송에서 스테로이드제의 위험성을 시청자들에게 보도한 것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필요에 의해 약을 써야 하는 것까지 부도덕하고, 무리한 투약인 것처럼 해버리면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병의 치료를 위해서 필요할 때 사용할 수는 있다고 마무리에서 짧게 얘기하기는 했지만, 이미 보도의 상당 부분에서 ‘스테로이드 = 독약’인 것처럼 표현해버렸으니 괜찮다는 뒷말이 시청자들 귀에 들어올 리가 없다.

 

얼마 전 일본의 의사가 한 말이 생각난다. ‘잃어버린 10년’이란 제목인데, 10여년 전 일본에서 아토피 치료에 약간씩 사용했던 스테로이드제를 나쁜 것으로 몰아가는 바람에 그 약을 잘 못 쓰게 되었고, 대체의약품 개발 붐이 일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아토피를 치료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되었고, 오히려 병이 더 심해져서 사람들이 고생하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적절히 사용하라고 한 약을 쓰지 못하게 막아버리면 안 된다. 스테로이드제 사용 지침과 부작용에 대해 의사들은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사용 지침 범위를 벗어나서 어느 정도는 사용할 수도 있다. 나도 잘 안 낫는 알러지비염이나 편도염이 심할 경우에 2~3일 정도 간단히 쓰기도 한다. 확실히 효과가 있어서 환자들의 상태가 아주 좋아진다.

 

 

재작년인가? 아이들 감기에 ‘아세타아미노펜’이라는 해열제를 사용하는 것이 문제라고 보도한 적이 있었다. 이유는 간독성이 있어서 황달이나 간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진료실에 들어오는 아이 엄마들마다 해열제를 꼭 먹어야 한다느니, 안 쓰도록 해달라느니 말이 많았다. 분명 의학 교과서에는 과용량이나 치사량을 사용할 때라고 씌여 있는데, 해열제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듯한 보도가 되어버려서 의사들이 참 난처했었다.

 

참고로 난 아이들을 키울 때, 서로 약을 먹겠다고 아우성을 치면, 해열제가 달작지근하기 때문에 한 숟갈 떠서 먹이기도 했다. 물론 열이 없어도.....

 

방송에서 한 번의 보도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사람들의 인식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것이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이번의 방송 프로그램 내용도 앞뒤를 좀 생각하면서 했으면 참 괜찮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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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1.01.17     고병수/새사연 이사

올 겨울에도 어김없이 독감이 심하게 유행하더니 요즘 좀 잠잠해졌다. 이럴 때는 환자를 진료하기가 참 힘들어진다. 독감이란 놈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몰라서가 아니라 환자를 어떻게 설득해야 하는지를 먼저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증상이 안 가라앉는다고 불평을 쏟아내는 환자들을 하루에도 여러 번 보다보면 내가 몸살을 앓게 된다.


“약을 약하게 써서 그런지 하나도 안 좋아졌어요.”
“약이 약한 게 아니라 독감이라서 좀 시간이 걸리는 겁니다.”
“지난번에 감기 걸렸을 때는 한방에 낫던데, 약을 좀 세게 써 주세요. 전에 썼던 약을 다시 처방하면 안 돼요? 노란 항생제 먹었더니 잘 나았던 것 같은데.....”


동네 할아버지도 아닌, 30대 젊은 사람의 호소이다. 내가 그만큼 감기가 아니라 독감이라고 해도 전달이 안 되는 것 같다. 독감이 감기가 아닌 것은 호랑이가 고양이가 아닌 것과 같은 이치인데..... 그 신체 건장한 청년이 얼굴을 찌푸리면서 숫제 돌팔이라서 그런 거 아니냐는 표정을 지으며 이전에 쓰던 약을 써달라고 할 때는 독약이라도 팍 써버려서 가라앉게 하고 싶어진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폐렴이어서 항생제를 쓴 거고요, 지금은 항생제가 별로 듣지 않는 독감이란 겁니다. 좀 더 잘 쉬면서 지내시도록 하시고, 증상을 좀 더 가라앉혀보도록 약을 바꿔 볼게요.”
“아니, 나는 그 항생제가 잘 들어요. 그걸로 처방해주세요.”


이럴 때는 아무리 말을 해도 안 통한다는 것을 안다. 설득하는 것도 지쳐서 주사도 한방 주고, 달라는 항생제도 듬뿍 넣어주고 보냈다. 물론 안 나을 것이다. 독감은 기다려야 하는 병이다. 걸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독감에 걸렸어도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와 증상 치료용 약 정도로 버텨야 하는 것이다.


전문의약품 광고를 허하라?


우리가 아플 때 쓰는 약들은 여러 분류가 있겠지만 단순하게 나누면 보통 약국에서 사람들에게 쉽게 건네줄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 있고, 의사의 처방으로만 쓸 수 있는 ‘전문의약품’이 있다. 전문의약품으로 묶은 이유는 약의 남용이나 오용으로 인해 문제가 심각하게 생길 수 있거나 적은 양으로도 치명적일 수 있는 약들을 구분해 놓기 위함이다. 일반의약품은 부작용이 우려할 정도가 아니기 때문에 어느 나라에서도 쉽게 약국이나, 수퍼에서도 판매를 하고 있고, 광고도 허가하고 있다. 그런 것으로는 해열진통제, 소화제 등이 있다. 물론 약사법 및 방송광고심의규정을 통해 전문의약품의 방출은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지난 2010년 12월 17일, 신년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방송 시장 활성화의 한 방편으로 전문의약품 중 일부를 일반의약품으로 재분류해서 방송 광고를 허가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병원들의 TV 광고도 풀어야 한다고 한다. 물론 이것이 현실화되기 어렵기 때문에 언론에도 크게 관심을 끌지는 못 했다. 의료계에서도 그냥 한번 흘린 보고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2010년 12월 31일에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종합편성 채널권을 조선, 중앙, 동아, 매일경제신문 4곳에 주기로 발표했다. 이 발표에 대해서는 언론독점이니, 보수신문에 몰아주기니 원성이 많았고, 각계의 반대도 심했다. 아, 그제야 나는 흐름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은 어떻게 해서라도 이 방안을 밀어붙일 것이고, 통과되리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그 충실한 일꾼들은 또한 이전부터 채널권을 가지게 될 이들로부터 방송 광고 시장의 협소함과 경제적 어려움을 충분히 청취하였을 것이다. 그래서 사전에 대통령에게 보고하면서까지 준비하였던 것이 광고 시장의 활성화였고, 그 중에 큰 시장이 의약품 광고 시장이었던 것이다. 속이 확 들여다보이는 내용 아닌가? 아마도 보고를 듣던 대통령은 지극히 만족한 표정이었으리라. 친애하는 신문사들을 위해 힘들게 TV 방송권을 쥐어줬는데, 돈을 벌 기회마저 만들어주려고 고민하던 차에 말이다.


방통위와 조중동 빼고 다 반대


정부의 의도를 파악한 의료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2011년 1월 7일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약사회 4개 의료단체는 공동 성명을 내어 정부가 일부 언론재벌들에게 방송권과 함께 재정사업까지 보장해 주려는 터무니없는 정책을 펼치려 한다고 규탄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 내용은 인터넷으로도 검색할 수 있는데, 읽어보면 눈이 휘둥그래질 것이다. 아니, 이 성명서가 보수적인 의료계 대표들이 내놓은 거 맞아 하고 말이다. 엄청난 정부 비판의 내용, 언론재벌이라는 말 등 원색적인 표현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의료계는 당연히 의약품 오남용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환자들이 눈에 익은 약을 지적하며 달라고 요구할 것이고, 이는 곧 약의 오남용으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의료인으로서 심각하게 받아들였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엄청난 광고비는 약값에 더해져서 그렇잖아도 건강보험으로 나가는 의약품비를 어떻게 낮출 것인가 지난 1년 동안 고민하는 의료계였는데, 정부가 무리하면서까지 신규 종편 사업자들에게 광고비를 벌게 해주려는 것에 화가 치밀었을 것이다.


게다가 의사협회는 더 치명적임을 본능적으로 느끼는 게 더 있다. 의약품과 더불어 병원 광고가 허용된다면 분명 대형병원들이 광고를 대부분 할 것이고, 그러면 가뜩이나 힘든 동네의원들은 더욱 말라죽을 것이기 때문에 목숨 걸고 반대를 해야 할 입장이다.


시민단체와 야당은 그렇다 치고 의사들도 반대하고, 약사들도 반대하고, 시민들도 반대하는  전문의약품과 병원의 TV 광고 허용을 누가 찬성할 것인가? 당연히 조, 중, 동 언론재벌일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방송통신위원회와 한나라당뿐이다. 나는 그래도 두렵다. 이들은 언제나처럼 여론이 뭐라 그래도 밀어붙여서 자기들 뜻대로 하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말한다. “대학약사회, 제약업계 등에서 일부 전문의약품 중 일반의약품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품목이 있는데, 1차 항생제, 응급피임약, 위장약 등이 그것이다. 이들은 안전성이 확보된 품목”이라는 것이다.


아, 사기를 쳐도 이쯤 되면 전문 사기꾼들이다. 응급피임약은 논란이 있지만 위장약 일부는 지금도 일반의약품인데 왕창 풀자는 얘기이고, 항생제를 일반의약품으로 풀어서 마음껏 쓰게 하자는 생각은 도대체 어느 머리에서 나오는 것인가? 위장약도 잘 못 먹으면 유방의 문제라든지, 부작용이 많이 생기고, 함부로 사용하면서 위암 등 중병의 진단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 게다가 1차든, 2차든 어떤 항생제일지라도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게 상식일진대 무슨 생각으로 그런 주장을 하는지 모르겠다. 그래, 방송통신위원회 최시중씨 손자, 손녀같으면 항생제를 아주 쉽고 간편하게 사서 먹을 수 있다면 참 건강하고, 튼튼해지겠구려? 이명박 대통령이 속 아플 때마다 전문의약품이었던 위장약을 병원 처방 없이 쉽게 구해 먹다가 위암에 걸렸는데 모르고 말기암으로 진행했다면 기분좋겠구려?


참, 어이가 없는 방송통신위원회의 궤변에 헛웃음밖에 안 나온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4개 의료단체의 성명서 마지막에 실은 문장을 보면서 제발 반성 좀 하기를 바란다.


“5천만 국민의 건강을 종편사업자 이익과 빅딜하려는 방송통신위원회는 국민들에게 사과하라! (2011.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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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