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사교육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눠볼 수 있다. 입시 사교육, 영어 사교육, 특기적성 사교육이 그것이다. 영어 사교육은 입시 사교육에 포함될 수 있는 것이지만 전체 사교육비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매우 커 따로 구분할 수 있다. 세 가지 사교육은 그 유형에 맞는 각각의 대안을 세워야 한다.
이에 새사연에서는 최근 정부에서 내놓은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세가지 사교육 유형의 틀에서 어떤 방향과 내용으로 개선해야 할지 <사교육비 경감 대책> 기획연재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국내 최대 온라인 사교육업체인 메가스터디에 대한 압수수색이 실시됐다. 일선 교사가 시험 당일 넘긴 문제로 메가스터디 측이 문제풀이 동영상을 제작했다는 진술 확보에 따른 것이다. ‘학파라치’ 2명에 대한 첫 포상금 지급도 확정됐다. 수험생과 일반인에게 미술/실용음악을 가르치던 무등록 학원을 신고한 데 대한 보상이다. 정부는 늘어난 개인 과외교습자의 자진신고와 학원 불법영업 신고를 사교육비 경감 대책의 성과로 대대적으로 유포하는 중이다.

실제 지난 15일 교과부에 따르면 제도 시행 일주일 동안 교과부와 전국 시도교육청에 접수된 개인 과외교습자의 자진신고 건수는 모두 1884건, 학원 불법영업 관련 신고 건수는 292건이었다. 이 중 개인과외 교습자의 자진신고가 유별나게 많은 이유는 포상금 지급이 200 만 원으로 가장 많고, 위반 사항 적발 시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나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등 제재가 엄격하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학원 불법영업의 경우 신고 건수가 적은 이유는 단속인력 부족과 규제의 허점을 이용한 학원의 운영행태 때문으로 분석된다. 각 학원들은 현재 줄어든 수업시간 만큼의 수업일수를 늘리거나 주말반을 편성하는 식의 운영으로 수강료 수익에 차질이 없도록 조치하고 있다. 또한 불안한 학부모와 강사들은 오피스텔을 빌려 과외방을 만들고, 인기강사의 경우 학원을 떠나 고액의 개인과외를 전문으로 할 조짐도 보인다.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각 지역의 소규모 보습학원들은 교육청에 수강료 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교육청이 제시한 수강료 기준액이 턱없이 낮아 편법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는 학원 수강료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17일에는 전국보습학원협의회 회원 1만여 명이 “학원의 생존권을 보장해 달라”며 집회를 여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정부가 그토록 자랑스럽게 내놓은 ‘학파라치’ 제도는 개인 과외교습자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내는 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정작 학생들의 학습부담을 줄이거나 사교육비를 경감하는 데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학파라치’ 제도는 정부가 입시경쟁 위주의 교육정책을 강행해 불거진 사교육 문제를 국민이 이웃을 서로 감시하는 식의 비교육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점에서 원인과 대책이 따로 노는 격이다.

전 국민이 ‘학파라치’ 돼도 사교육 해결 어려운 이유

사교육을 감시하고 규제하는 대책 외에도 지난 5월부터 지금까지 정부와 한나라당, 미래기획위원회가 쏟아내고 있는 ‘사교육비 경감 대책’은 하나같이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정부의 대책이 근본적이지 않은 이유는 먼저, 정부가 우리나라의 사교육이 무엇 때문에 번식해가고 있는지 그 뿌리를 살피지 않는다는 데 있다. 단순히 말해 우리 사회의 사교육은 남들보다 더 높은 순위의 대학을 가기 위한 경쟁에서 비롯된다. 대학서열 피라미드의 높은 곳을 차지하는 대학을 나와야 높은 임금이 보장되는 곳에 취업이 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대기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차별이 존재하고 그것을 결정하는 근거가 학벌이 되는 사회 속에서 사교육을 줄이겠다는 것은 공염불과 같다.

전 국민이 ‘학파라치’가 돼 학원이나 과외의 불법운영을 감시한다고 해도 사교육비를 경감시키기에 한계가 분명한 것은 이 때문이다. 근본적으로는 학벌로 인한 임금차별과 불안정한 일자리, 청년실업에 대한 대안을 만들기 위한 범정부적 차원의 모색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러나 정부의 ‘사교육비 경감 대책’에는 이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정부의 대책이 근본적이지 않은 또 다른 이유는 정부가 학교교육 부실을 사교육 팽창의 주범으로 보고 학교교육을 입시경쟁에 맞게 체질개선을 하면 문제없다는 식의 대책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텔레비전을 통해 볼 수 있는 교과부의 공익광고는 이러한 정부의 입장을 보여준다. “올바른 인성을 갖춘 창의적 인재를 길러내고, 꼭 필요한 것을 가르쳐주며 부족한 것을 채워주는 학교. 학교가 책임지겠습니다”라고 힘주어 말하는 교장선생님, 애절한 눈빛으로 “선생님을 믿습니다”라고 말하는 학부모를 앞세워 학교교육 체질개선의 초점을 교사의 변화에 놓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교육이 팽창한 원인이 과연 학교교육이 부실하기 때문일까. 만일 사실이라면 입시교육의 강자인 특목고, 자사고를 다니는 학생의 경우 사교육을 덜 받거나 아예 안 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현실은 그 반대다. 일반고교에 비해 특목고, 자사고에 다니는 학생들의 사교육비가 더 많이 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오히려 최근 사교육비가 급증하는 원인은 정부의 경쟁 위주의 교육정책에 있다. 현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경쟁과 자율’을 기조로 한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은 김영삼 정부의 5.31 교육개혁으로부터 출발했다. 시장이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질과 가격을 조정하듯, 교육도 시장에 맡기는 민영화와 동시에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주고 학교나 교원들 간의 경쟁을 강화해 교육의 질을 높이고 가격은 낮추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은 적어도 현재까지는 교육의 질이나 가격 면에서의 조절에 실패했다. 질적으로는 입시경쟁을 더욱 부추겨 주입식/암기식 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가격적으로는 사교육비도 상승해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교육정책의 기조는 그대로 둔 채 학교교육만 정상화되면 사교육비가 줄어들 것이라는 정부의 주장은 여기서 모순이 생긴다.

생각해보자. 정부가 말하듯 학교교육 내에서 모든 학생이 동일하게 사교육에서 가르치는 ‘입시에서의 승리 비법’을 전수받으면 사교육은 사라질까. 경쟁은 반드시 누군가보다 우위에 서야 결판이 난다. 모든 학생이 가지고 있는 비법은 이미 비법이 아니다. 경쟁에서 조금이라도 높은 순위를 받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내용과 방법의 그것을 찾기 위한 또 다른 경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게다가 학교교육은 공익광고에서 뭉뚱그려 ‘부족한 것’이라 지칭한 입시 뿐 아니라 인성과 창의성, 리더쉽과 같은 교육 본연의 목표도 실현시켜야 하는 책무를 가진다.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사교육 없는 학교, 교과교실제, 학력향상 중점학교와 같은 정책이 문제가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학교의 학원화, 우열반 편성으로 인한 위화감 조성 등의 부작용은 사교육을 통한 입시경쟁을 초등학교부터 학내로 끌어들여 학교교육이 정상화되기는커녕 방향을 잃고 초토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식 맞춤형 사교육

학벌로 인한 임금차별이 이뤄지는 우리 사회에서 입시경쟁을 해소하기보다 오히려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는 정부의 교육정책이 지속되는 한 제대로 된 ‘사교육비 경감 대책’이란 있을 수가 없다. 지난 3일 교과부가 그간의 산발적으로 터져나온 안들을 정리해 보고한 대책도 거기서 벗어나지 않는다.

교과부의 대책은 ▲내신절대평가 도입, ▲고1 내신반영 배제, ▲입학사정관제 내실화,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 이행, ▲초중등 교육을 미래형 교육과정으로 개편 등이다. 이 중 가장 화제가 되는 것은 단연 대입전형에 관한 내용이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대입전형이 바뀌고 그에 따라 사교육이 급속히 몸집을 불렸던 과거의 경험은 학부모, 학생들의 입시방안에 대한 민감도를 측정할 수 있게 해준다. 이에 대한 사교육계의 반응은 어떨까. 지난 3월 가수 신해철 씨가 출연해 논란이 됐던 특목고 전문학원 광고를 보자.

“공부라는 게 말야. 무조건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거든. 일단 니 목표에 따르는 맞춤 전략이 필요한 거라고. 제발 다른 애들에게 신경쓰지 말고. 너에게 딱 맞는 방법을 찾으면…”
“아저씨, 저 ○○학원 다니거든요!”
‘특목고에서 명문대까지 맞춤전형으로 승부한다.’

다른 친구들보다 뒤쳐질까 불안한 학부모와 학생을 붙들기 위한 그들의 모티브는 ‘맞춤형 입시교육’이다. 입시전형에 맞게 각자의 목표를 정하고 그에 따른 비법을 전수해주겠다는 사교육의 전략은 소비자의 요구에 정확히 와닿는다. 소비자는 어쨌든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달라지는 대입제도는 사교육 업계에 이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랜 기간 노하우가 쌓인 사교육계는 내신, 수능, 본고사, 논술 등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며 자신감을 표한다.

사교육비 경감 대책의 세 가지 원칙

이런 현실에서 정부가 내놓은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개선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는 데에는 어떤 원칙이 필요할까.

먼저, 사교육 대책은 입시경쟁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안이어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전국의 학생들에게 일제고사를 보고 그 결과를 공개한 후 학부모/학생에게 진학할 고등학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 학생 간, 학교 간 경쟁을 심화시킨다.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로 자사고와 같은 학교를 대거 설립해 초등학생 때부터 시작되는 특목고 진학을 위한 과열 경쟁의 폭을 확장시킨다. 이러한 학생과 학교를 점수로 서열화 하는 입시경쟁이 사라지지 않는 한 어떤 대책도 현재의 사교육 팽창을 막을 수 없다.

둘째, 사교육 대책은 학교교육 정상화로 귀결되어야 한다. 이는 학교교육의 부실이 사교육 팽창의 원인이어서 학교교육이 정상화돼야 한다는 정부의 주장과는 다른 의미다.

우리나라의 사교육은 차별화된 교육을 받아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수요가 높아 확장되기도 하지만, 공급의 규모 자체가 커져 일종의 가상 수요를 창출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사교육 시장의 덩치가 커지면서 사실상 불필요하지만 촘촘한 시장망에 걸려든 소비자들에게 마치 사교육이 없어서는 안 될 것처럼 여기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는 곧 학교교육이 부실하기 때문에 사교육 시장이 커진 것이 아니라 이미 사교육 시장의 규모가 커질대로 커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학교교육이 부실하다고 느끼는 본말이 전도된 상황임을 뜻한다.

이런 상황이지만 학생들에게 발등에 떨어진 불과 같은 입시대비에 학교 교사가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중요한 일이다. 그렇다고 학교가 입시전문학원이 되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학생 개개인이 입시과목의 성적이 낮더라도 자신이 가진 다양한 능력과 소질을 개발해 나가도록 도와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학원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학교에서 ‘맞춤형 입시교육’을 전문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학교교육을 정상화하는 것이라며 사교육 대책을 내놓았다. 대입전형이나 교육과정 개편과 같은 모든 사교육 대책은 학교교육을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마련해야 한다.

셋째, 사교육 대책은 교육의 공공성을 견지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사교육은 대학이나 특목고/자사고 진학을 위한 ‘입시산업’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발달해 왔다. 입시전형이 바뀌면 사교육도 카멜레온처럼 그에 알맞은 모습으로 재편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 학교에 교육의 내용과 방법에 대한 자율성이 아닌 학생 선발에 대한 자율성을 준다면 그들이 만들어낼 새로운 선발기준 만큼 다양한 사교육이 난립할 것이다.

또한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선호하는 상위권 대학과 특목고/자사고 등은 학생 선발의 변별력을 높인다는 빌미로 학생들을 사교육에 의존하게 만드는 전형요소를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가령 ‘3불 정책’ 중 하나인 본고사는 학교 교육과정 외의 내용에서 난이도가 높게 출제돼 학생들의 학습부담이 커지고 고교교육이 파행적으로 운영된다는 여론에 몇 차례의 시행과 금지를 반복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현 정부가 대입자율화를 추진하자 대학 총장들은 ‘3불 정책’ 폐지를 다시 주장했다.

따라서 현재의 학벌구조와 입시경쟁의 구도가 깨지지 않는 한, 각 학교가 학생을 선발할 때에는 국민 대다수가 공정성과 형평성에 동의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정부 차원에서 관리를 해 교육의 공공성을 지켜야 한다.

유형별 사교육비 경감 대안을 찾아서

그렇다면 이러한 세 가지의 원칙을 견지했을 때 사교육비를 경감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일까. 우리나라의 사교육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눠볼 수 있다. 입시 사교육, 영어 사교육, 특기적성 사교육이 그것이다. 영어 사교육은 입시 사교육에 포함될 수 있는 것이지만 전체 사교육비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매우 커 따로 구분할 수 있다.

세 가지 사교육은 그 유형에 맞는 각각의 대안을 세워야 한다. 이에 새사연에서는 최근 정부에서 내놓은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세가지 사교육 유형의 틀에서 어떤 방향과 내용으로 개선해야 할지 알아보고자 한다. 고등교육 개혁이나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한 큰 틀의 대안은 이후 과제로 남겨두고 대입제도 개선 등 현실적인 차원에서 논의가 가능한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사교육 시장의 고용자가 100만 명이 훌쩍 넘는 상황에서 정부는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앞세워 학원의 불법영업에 대한 단속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어려워지는 건 서민들이 이용하는 동네의 소규모 보습학원 뿐이고, 공룡처럼 거대해진 사교육 업계들은 여전히 꿈쩍 없이 정부 대책의 ‘틈새 시장’을 노린다.

근본적인 처방을 통한 사교육비 경감 대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정부의 요란한 사교육 소탕작전은 추락한 정부의 지지도를 높이기 위한 쇼로 끝날 것이다. 교육의 공공성을 견지하는 태도로 입시경쟁을 완화하는 동시에 학교교육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사교육 대책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학벌로 인한 임금차별을 없애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범정부적 차원의 노력이 각계에서 이뤄져야 함은 물론이다.

최민선/새사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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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주제별 이슈 2009.07.14 09:36
[한국 교육산업 대해부③] 한국 사교육산업의 현주소
도표가 포함된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http://saesayon.org에서 PDF파일 다운로드

1. 보충교육이 아닌 정규교육 일부로 편입된 사교육

최근 사교육을 잡겠다고 정부가 도입한 ‘학파라치’는 10시 이후 학원가를 암흑가로 만들어버렸다. 지나친 사교육은 경제적, 사회적 문제들을 양산해왔고 나라의 장래도 우려스럽게 하고 있다는 점은 온 국민이 공감하는 바다.
그러나 과연 현 정부의 방법이 바람직한가를 놓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정부는 전국의 457개 초ㆍ중ㆍ고등학교를 ‘사교육 없는 학교’로 선정하는 등 사교육 잡기에 나서고 있는데 과연 정부는 세계적으로 유별난 사교육산업을 가지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바꿀 수 있을까?

이 문제를 사실적으로 접근해 보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나라 사교육 시장과 사교육 업체들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을 해보야 한다. 사교육이 모두 일률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사교육을 제공하는 업체, 학원들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교육의 개념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으며 사교육의 범위는 어디까지 일까. 김미숙 외(2006)는 사교육과 관련한 흥미로운 개념규정을 하였는데 바로 ‘입시산업’이다. 그는 입시산업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더 나은 성적, 궁극적으로는 더 좋은 대학진학을 위하여 교육서비스 및 자료를 제공하는 일에 종사하는 개인, 집단, 회사로서 영리추구를 목적으로 한다.’

나아가 입시산업의 분석범위를 입시보습 학원, 학습지 및 통신과외, 참고서를 대상으로 하여 그 특징을 분석하였다. 아쉬운 것은 개인과외에 대한 공식자료가 없어서 자세히 다루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 연구를 비롯한 사교육에 대한 연구 성과를 기초로 공식적인 사교육 통계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정부는 2007년 사교육 통계를 발표하면서 비로소 그 개념과 범위부터 표준화하였는데 2008년 2월 교육인적자원부가 ‘2007년 사교육 의식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교육이란 초, 중, 고 학생들이 학교의 정규교육과정 이외에 사적인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학교 밖에서 받는 보충교육’이라고 정의하였다.

이러한 정의에 따라 정부는 사교육비로 규정하여 조사하고 있는 범위를 다음과 같이 확정하였다.
① 주요 과목별 학원비, 개인 및 그룹과외비, 학습지, 인터넷 과외비(교재비 포함)
② 일반교과 및 논술 관련 사교육비
③ 예체능 및 취미교양 관련 사교육비
④ 취업목적 사교육비(공업계, 상업계 등)
⑤ 방과 후 학교와 EBS 교재비, 어학연수비

그런데 이 중에서 항목 ⑤는 정부가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취한 정책의 결과로 사적 부담이 발생한 부분이기 때문에 사교육을 줄이기 위한 사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표준화된 개념에 기초하여 발표한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2008년 현재 사교육비 총액은 20조 9,095억 원으로 전년도보다 4.3퍼센트 증가했다.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만을 기준으로 했을 경우 학생 1인당 월평균 31만 원을 지출한 셈이다.

가계의 입장에서 보면 근로소득 대비 9.3퍼센트, 가계지출 대비 12.6퍼센트를 교육비에 지출하고 있는데, 사교육비는 그 중 63.3퍼센트에 해당한다. 이런 수치를 놓고 보면 정규교육의 보충교육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옹색하다.

해마다 사교육비가 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보충적 성격보다 정규적 성격은 더 강해질 것이다. 사적 부담의 형태를 띠다 보니 소득격차에 따른 양극화도 심화되어 사교육 포기자와 고액지출계층이 동시에 늘어나고 있다.

국가에서 보기에는 사교육이지만 학부모나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정규교육 수준의 노력과 비용이 투입되고 있는 사적으로 치부하기엔 찜찜한 영역이다. 사교육이 아니라 험난한 경쟁사회에서 개인들이 자구책으로 시행하고 있는 공교육인 셈이므로 ‘자구적 공교육’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2. 사교육 산업의 실태 - 예외 없는 양극화

정부가 발표한 사교육비 통계는 수요자 입장의 통계이자 분석이다. 그러나 수요자가 있으면 공급자도 있게 마련이고 당연히 사교육에도 공급자가 있다. 공급자는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는 9만여 개의 사교육관련 기업, 교육서비스 제공을 통해 소득을 올리고 있는 약 100만 명으로 추정되는 사교육 취업자와 같이 한국경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교육산업의 주체들이다.

공급자들은 과목이나 초, 중, 고등학교에 따른 교육내용에 의한 분류, 온/오프라인이나 방문 등의 영업방식에 따른 구분, 개인인지 자영업체인지 주식회사인지 제공주체의 형태 등에 따라 여러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정부가 표준화한 사교육의 개념에 따라 한국표준산업분류에 서 사교육분야를 구분해내고, 다음으로 매출, 종사자 등의 규모에 따라 분류해 다룰 계획이다.

1) 입시교육과 영어교육은 승승장구
정부의 사교육 범위 규정에 따라 산업분류상의 교육서비스업에서도 사교육분야를 추출할 수 있다. 한국표준산업분류(2000) 상에서의 사교육 분야는 ‘아래의 파란색과 노란색의 일부분 즉, 일반교습학원과 예술학원과 분류되지 않은 기타교육기관의 일부’로 볼 수 있다.

‘2005년 서비스 총조사’에 따르면 사교육분야는 사업체수 8만 8,568개, 종사자수 35만 5,298명, 매출액 10조 5,765억 원, 영업이익이 3조 5,031억 원에 달한다. 교육서비스업 내에서 사교육업체 비중은 73.4퍼센트, 종사자 비중은 29.9퍼센트, 매출액 18.8퍼센트, 영업이익 56.1퍼센트를 기록하고 있다.

매출액을 제외하고는 사업체, 종사자, 영업이익 모든 면에서 사교육이 교육서비스업에서 상당한 비중을 점하고 있다. 사업체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것에서 영세한 사교육 업체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영업이익이 절반 이상인 것은 공교육이 이익을 추구하는 구조가 아니므로 당연한 결과다.

최근의 동향을 알 수 있는 2007년 서비스부문 조사에 의하면 교육서비스업의 사업체는 15만 5,000개에서 16만 2,000개로 전년도에 비해 4.8퍼센트p나 늘어나는 등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사교육 분야인 일반교습학원분야의 변동을 보면,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일반교과학원은 사업체가 6.1퍼센트p, 매출은 20.3퍼센트나 늘어났으며, 외국어학원은 사업체수, 종사자, 매출액 모두 20퍼센트를 훨씬 넘는 증가세를 보였다. 외국어학원의 매출액 증가율은 32.4퍼센트p에 달해서 영어가 열풍이 아니라 광풍이 일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에 학습지 등 방문교육학원은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저소득층이 선호하는 낮은 학령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습지 방식의 사교육이 정체 내지는 퇴조하는데 대학입학을 위한 입시형 사교육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2) 사교육의 대기업 : 상장된 교육기업, 그리고 대형학원
2008년 말 현재 코스피나 코스닥에 등록되어 있는 사교육 관련 교육서비스 업체는 11개다. 교육서비스업으로 분류되어 있는 삼성경제연구소의 크레듀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e-러닝업체로서 사교육분야가 아니며 아이젝엔컴퍼니는 IT솔루션 업체이므로 직접적으로 사교육과는 연관이 없다.

학습지업계 1위인 대교, 온라인강의업계 1위인 메가스터디, 어학교육 1위인 YBM시사닷컴을 비롯해 비유와 상진, 에듀박스, 정상제이엘에스, 청담러닝, 디지털 대성, 웅진싱크빅, 능률교육, 이루넷 등은 모두 사교육의 강자들이다. 11개 업체의 2007년도 매출액 총액은 1조 8,282억 원, 영업이익은 2,285억 원에 달한다. 또한 2009년 종사자 합계는 8,198명이다.

이들 상장업체들은 전체 사교육 업체수의 0.02퍼센트에 불과한 소수지만, 종사자의 2,76퍼센트를 고용하고 있고, 매출액의 15.95퍼센트를 점유하고 있다. 업체수만으로 따지면, 5,000 명 중에 선두 1명이 전체 파이의 약 6분의 1을 갖고 있으며 나머지 4,999명이 남은 84퍼센트를 가지고 아웅다웅하고 있는 셈이다.

사교육업체들을 5분위나 10분위로 구분한 세세한 통계가 없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상장업체 11개가 차지하는 비중만으로도 사교육업계는 소수의 막강한 강자와 다수의 군소업체라는 구조가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이러한 독식구조 뿐 아니라 대형학원을 중심으로 서울 강남의 부자들과 같은 고소득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음성적인 고액과외 시장도 사교육계의 강자라 하겠다. 심야 학원영업 제한과 같은 조치가 이러한 음성적인 지하경제를 키우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고액과외는 수요자와 공급자가 치밀한 공모하게 첩보작전을 능가하는 수법을 활용하기 때문에 정부의 단속도, 학파라치도 쉽게 따돌릴 수 있다. 학원이 아니라 오피스텔과 같은 공간을 쉽게 빌릴 수 있는 고액과외 수요자들에게는 별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경남 김해시 내외동, 대구 수성구 범어4동, 경기도 고양시 일산3동, 대구 수성구 고산1동은 사교육 학원이 150~200여 개씩 몰려있는 그야말로 ‘학원 천지’다. 이렇게 대형학원들이 몰려있는 곳은 정부가 어떤 사교육 대책이나 대학입시 정책을 내놓아도 능수능란하게 대응할 수 있는 노하우와 자원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끊임없이 진화하며 사교육시장을 키워갈 수 있는 생존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정부가 공교육 정상화라는 정공법보다 사교육 단속이라는 편법 조치를 통해 사교육을 줄이려고 하면 사교육계의 강자들은 이를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만드는 재주를 부린다.

3) 사교육의 중소기업 : 군소 지역 학원
교육과학기술부가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학파라치’를 동원하여 수업시간, 수강료 기준을 어긴 학원들과 비등록 업체들을 단속하자 직접적인 타격을 우려하며 반발을 보이고 있는 곳이 중소 학원들이다. 한국학원총연합회는 공교육 정상화를 통한 사교육의 경감에는 동의하지만 그 방법으로 중소학원을 때려잡는 방식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방과후학교 활성화나 학원교습시간 제한 조치와 같은 정부의 정책을 아예 ‘학원말살정책’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들이 주장은 대다수 지역 학원은 입시경쟁 사회에서 서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보충학습인데 이를 규제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것이다.

그들의 주장대로 서민들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 될 수 있다. 평범한 지역의 보습학원들의 실태를 파고들어가 보자. 서울시에는 예능학원을 제외한 ‘입시검정 및 보충학습’학원만 2004년 4,765개이던 것이 2008년에는 6,525개로, 4년 사이에 1,760개나 늘어났다. 그 사이에 36.9퍼센트의 증가세를 보인 것이므로 연간 9.2퍼센트씩 증가한 것이다.

해마다 취학 학생수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고, 그에 따라 수강생 수도 64만 6,243명에서 56만 1,097명으로 약 8만 5,000명이 줄어들어드는 좋지 않은 여건에서도 학원 수는 엄청나게 증가한 것이다. 2008년 서울시의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총학생수는 145만 3,072명이므로 2.59명 당 1명꼴로 학원을 다닌다는 얘기가 된다.

늘어난 학원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수강료가 지속적으로 상승하지 않고서는 어려웠을 것이다. 수강료는 최고액이 25만 4,300원에서 23만 6,800원으로 낮아진 반면에 최저액은 5만 4,400원에서 14만 5,656원으로 2.68배나 높아졌다. 전체 수강생은 줄었지만 최저수강료의 상향화를 기초로 학원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그렇다면 학원들이 수업료를 많이 올려 폭리를 취하고 있을까? 위의 통계를 기초로 서울시에 있는 학원의 평균적인 모습을 그려보자. 2008년 서울시에 있는 학원은 수강생 수가 평균 86명이다. 학생 23명당 1명꼴로 강사가 배정되어 있으며, 한 학원에서 고용하고 있는 강사 수는 3.7명, 그 외 직원 수는 0.8명이다.

수입은 매출액에 대한 통계를 구할 수 없어서 최저와 최고의 수강료를 기초로 평균 학생수를 곱하여 계산해 보았다. 최저수강료로 계산할 경우 1,252만 원, 최대수강료로 계산할 경우 2,036만 원이 된다. 그렇다면 월 매출액은 최저수입과 최대수입의 중간값인 1,644만 원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이러한 평균 수준의 학원 종사자의 임금은 어떨까? 1,644만 원을 월 매출로 가정할 경우 강사 및 직원수가 평균 4.5명이므로 매출의 50퍼센트를 임금으로 지급한다고 가정하면 1인당 182.6만 원이다. 그러나 이 수치는 대형학원 등을 모두 포함한 평균치이기 때문에 실제 동네 보습학원의 실정이 반영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물론 이 조차도 노동자 평균임금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현실의 보통 동네 학원에서는 수강생이 50명 만 넘어도 안정권이라고 보고 있으며 매출액이 월 1,000만 원을 넘기는 곳도 드물다고 한다. 강사의 경우 2~3년 경력의 4년제 대졸다도 하루 7시간 수업을 해야지만 월 150만 원 정도를 받는다고 한다.

군소학원들이 볼멘소리를 하는 것은 정부가 오래 전부터 학원비를 일괄적으로 규제하는 데 있다. 대형학원들이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추가비용을 받아 수익을 늘리면서도 단속을 피해나가는 반면, 부가서비스를 제공할 여력이 없거나 있더라도 주변의 치열한 경쟁구도에서 여의치 않은 군소학원들은 정부의 규제에 꼼짝없이 손발이 묶인다는 것이다.

앞에서 서울시의 수강료 최저수준이 2.68배나 올랐다고 했으나 이를 근거로 학원비 전체가 그만큼 인상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실제로 지난 20년간 학원비는 중고등학교 납입금 인상률과 유사한 수준에서 인상되어 왔다.

그럼에도 학원비가 대폭 상승했다고 느끼게 되는 것은 대형학원들이 갖가지 부대비용을 증가시켜 수익을 늘려온 것과 공교육 정책의 변화에 따라 사교육의 과목이나 종류를 늘리게 되면서 개별 가정의 사교육비 총량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개연성이 크다.

4) 사교육의 개인공급자 : 학습지 교사와 과외종사자
말이 좋아 개인사업자와 프리랜서지 사실상 노동자인 학습지교사와 불안정 고용상태에 있는 과외교사는 사교육 시장에서 가장 열악한 공급자이다. 이들은 작은 학원조차도 스스로 창업할 여건이 안 돼 자영업인의 대열에도 끼지 못하는 ‘불안정고용 노동자’라고 할 수 있다.
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방문교육학원의 2007년 종사자는 7만 846명으로 집계되어 있으나, 2006년도 교육산업협회의 집계에 따르면 5대 주요 학습지 회사에만 4만 6,000여 명, 나머지 군소 회사에 5만 4,000여 명이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년의 시차가 존재하지만 3만 명의 차이는 너무 크기 때문에 입시학원의 성장세와 학습지의 하락세에 따라 다소 감소했을 수도 있지만 서비스 통계가 과소 추계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김영두(2007)가 특수고용직 종사자 실태조사를 통해 학습지교사들의 소득수준을 파악한 바에 따르면 이들은 상용직의 55.9퍼센트 수준에 불과한 월평균 164만 원의 임금을 받고 있다. 학습지는 학습지의 브랜드를 보고 수요자들이 선택하므로 개별 종사자들의 학력이나 학벌은 취업에서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그러므로 흔히 명문학벌(?)이 아니거나, 출산 후 경제활동의 재개하려는 여성들이 많이 진출한 부문이다.

이러한 학습지 교사들의 처지를 악용하여 관리비용을 줄이고 리스크를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전형적인 고용방식이 특수고용형태다. 노동자를 개인사업자로 등록하게 하여 사용자로서의 기본적 권리를 회피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도 많은 지탄을 받아왔다. 학습지교사들은 실제로는 교육기업의 노동자이지만, 사회적으로는 비정규 노동자 또는 무점포 자영업자로 취급받고 있다.

한편, 과거 대학생들이나 고학력자들이 주변 연고를 통해 알음알음 하던 과외는 옛말이 됐다. 이제는 전문 과외알선업체들의 등장으로 풍속도가 확 달라졌다. ‘과외사이트’란 단어를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입력하면 200개가 넘는 알선업체들이 뜬다. 과외교사의 이력과 과외를 원하는 학생들에 대한 리스트를 동시에 홈페이지에 게시하여 서로 이어주고 계약이 성사되면 수수료를 수취하여 운영하고 있다.

아예 명문대 출신들 위주로 교사들을 구성해 크게 규모를 키운 곳도 있다. 포털사이트에서 광고료를 주면서 스페셜리스트에 등록시켜 놓은 한 과외사이트는 서울대, 연대, 고대, 이대 등의 소위 명문대 재학생과 졸업생으로 과외교사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다. 교사회원만 6,505명이나 되는데, 그 중 서울대, 연대, 고대, 이대 출신이 절대다수를 점하고 기타대학 출신은 500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주 2회 4시간씩 수업할 때 받는 월 과외비는 교사마다 차등이 있지만 보통 최소 30만 원에서 최대 60만 원에 이른다.

과외교사가 대학생일 경우는 30~45만 원, 대학원생이거나 졸업한 경우에는 40~60만 원 상당을 받고 있다. 드물지만 80~100만 원을 받는 교사도 있다. 명문대 학벌로 건당 50만 원의 과외비를 받는다고 해도 알선 수수료 등을 떼고 월 300만 원 정도의 소득을 얻으려면 7건의 과외수업은 해야 한다. 그렇다면 주 28시간이며, 주 5일로 계산할 경우 하루 5.6시간이다. 통상 학생들의 방과 후인 7시 이후에 과외가 이루어진다고 할 때 근로시간대, 임금수준, 고용의 불안정성 등을 감안하면 결코 좋은 일자리라고 할 수 없다. 이마저도 명문대학이라는 학벌을 가지고 있을 경우를 상정한 것이다.

과외사이트에 등록해 과외교사로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고학력의 인적자원들이 교육서비스 시장의 불안정고용 노동자군을 형성하고 있다. 일일이 계산해보지 못했지만, 과외사이트마다 500명씩 과외교사가 등록되어 있다고 해도 10만 명이 된다. 사이트에 중복 등록한 과외교사들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적게 잡았지만 200개가 넘는 과외사이트를 감안하면 10만 명이 과다하게 추정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이러한 과외교사들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과외를 하고 있더라도 맡고 있는 학생수가 적어서 반(半)실업상태일 수 있다.

3. 사교육 산업의 약자만을 희생양으로 삼는 대책

교육서비스업의 3분의 2를 점유하고, 100만 명에 이르는 종사자가 있는 사교육시장은 경제위기에서 상당한 고용흡수력을 보이고 있다. 2008년도 고등교육(전문대학 이상) 졸업자 38만 7,487명 중에서 5만 4,094명이 교육서비스업으로 진출하였다. 이는 7.2명당 1명꼴인데, 그야말로 고용에 있어서는 효자산업이라 할 수 있다. 최근의 경제위기 상황에도 지속적으로 고용이 늘고 있는 산업분야가 교육서비스업이라는 산업동향 통계와도 맞아 떨어진다.

97년 외환위기 당시 대기업 정규직들이 정리해고를 당하자 자영업으로 대거 진출함으로써 생계를 이어나갔다. 자영업이 고용의 완충지대역할을 담당한 셈이지만 결국 자영업의 과잉상태를 유발했다. 현재 교육서비스 특히 사교육분야가 외환위기 당시의 자영업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영업이 지금의 경제위기에서 직격탄을 맞는 분야가 된 것처럼, 교육서비스업이 언제까지 승승장구 하리라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아니 이미 저임금의 불안정 노동이 심화되고 있다.

혹자는 손쉽게 자영업의 과잉상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이 필요하지 않냐고 하는데 출구를 만들어 놓지 않고 구조조정 칼날을 들이대는 것은 곧 실업대란을 자초하는 것이자 수많은 사람들의 생계를 끊는 잔인한 행위가 된다. 마찬가지로 공교육의 정상화는 많은 사람이 동의하는 바이나 사교육에 대한 직접적인 칼질로 손쉽게 해결하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사교육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있고, 종사자들도 상용직과 비정규직이 있다. 사교육에 대한 규제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구분 없이 일률적으로 적용할 때 힘 있는 대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학원이나 업체들은 어떤 수를 써서라도 새로운 생존대책을 만들어 낸다. 결국은 그 규제로부터 불이익을 당하는 것은 영세한 자영업 형태의 동네 학원들이나 불안정 고용상태의 다수 교육서비스 노동자들이 될 것이다.

서열화 된 고등교육, 산업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고등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하는 과정에서 현재의 사교육도 자연스럽게 조정되어야 한다. 물론 어린 학생들의 과도한 학습시간은 규제를 통해서라도 줄여주어야만 한다. 그러나 고등교육의 개편을 통해 공교육의 정상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정부가 추진하는 사교육과의 전쟁은 사교육 내의 약자들만을 소탕한 채 백전백패할 것이다.

김일영/새사연 정치사회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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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