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 01 / 27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새사은 2012년 1월부터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에 관해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요약 정리하여 소개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2013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외에 사회 분야까지  확장하여 해외의 좋은 주장과 의견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 주)

 

2013년 경제는 어떻게 될까. 모든 국민들의 근심사항이다. 작년에 우리 경제는 2%밖에 성장을 못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던 시기와 비슷하다. 작년에는 특별한 경제적 사건이나 충격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가계부채 증가나 부동산 경기 부진은 이전부터 계속되던 추세가 이어진 것일 뿐 대규모 폭락사태 같은 것은 없었다.  

대외적 환경도 마찬가지다. 2010년부터 수면위로 올라온 유럽위기는 작년에도 계속되었고 미국의 경기 부진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성장세가 다소 꺾여 7%까지 떨어진 것도 예상 못한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정부를 포함한 모든 기관들이 당초에 지난해 성장률이 3.7%쯤 된다고 보았다.(새사연은 2%중반대로 예상했다.) 그런데 거의 예상치의 절반밖에 안 되는 2%의 성장이었다.

올해는 작년보다 미세하게 개선된 2% 후반 수준의 성장을 한다고 예상들을 하고 있다. 세계경제 성장도 비슷하게 3% 초반 수준을 전망하고 있다.(우리나라는 얼마 전까지 세계 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작년부터 세계성장률 이하로 내려가고 있는 중이다.) 도대체 왜 경기가 이토록 오랫동안 호전되지 않는 것일까? 정말 올해는 그나마 작년보다 더 악화되지 않고 조금이라도 개선될 수는 있는 것일까?

작년보다 올해 경제가 개선되지 않을 수 있는 위험요인도 상당하다는 주장이 있다. 지금 소개하는 루비니 교수의 경제 전망이 대표적이다. 이제는 우리에게 너무 잘 알려진 뉴욕대학 경제학 교수 누리엘 루비니 교수가 올해 세계경제의 다섯 가지 위험요인을 지목했다. 1) 올해 연초 미국 재정절벽 합의는 임시적이고 제한된 합의여서 위험이 아직 남아있고, 최근의 주식시장 회복도 중앙은행의 비정상적인 양적완화 탓이지 실물기초의 건강한 회복을 말해주는 것이 아니다. 2) 유럽은 지난해 최악의 위험을 피하기는 했지만, 통화 동맹의 근본문제는 여전하여 하반기 이후 문제가 다시 불거질 것이다.  

3) 수출과 정부투자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중국경제도 민간소비 비중의 확대 속도가 만족스럽지 않아 올해 말경 경착륙 위험이 있다.(대부분의 학자들이나 기관들이 중국의 경착륙 위험을 낮게 보는데 비해 루비니 교수는 시종일관 중국경제의 경착륙을 경고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4) 신흥국들의 성장속도가 줄어들고 있다. 5)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을 비롯해 중동 전체의 지정학적 불안 요인이 석유가격 상승을 촉발시킬 가능성이 여전하다.

물론 루비니 교수는 이들 다섯 가지 위험이 모두 폭발하는 이른바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 가능성은 과거에 비해 낮게 보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어쨌거나 루비니 교수의 전망이나 위험요인 진단에 동의를 하든 하지 않든, 적어도 그가 지목하는 다섯 가지 위험 요소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분석해보고 이후 과정을 주의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2013년 경제의 기초

(The Economic Fundamentals of 2013)


2013년 1월 21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누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i)

올해의 글로벌 경제는 2012년을 지배했던 상황들과 몇 가지 유사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놀랄 것도 없지만, 세계경제는 1년 더 평균 3%정도의 성장을 할 것인데, 선진국은 연평균 1%대의 평균 이하의 성장을 할 것이고, 신흥시장은 5%대의 성장을 하는 등 회복속도는 다를 것이다. 1년 전과 비교해서 몇 가지 중요한 차이점도 또한 있을 것이다.  

부채를 축소시키기 위해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고통스런 디레버리지(deleverage) 과정은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올해도 계속될 것인데, 이는 선진국 경제성장이 느리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러나 재정 긴축은 유로존 주변국과 영국을 넘어서 올해 대부분 선진국 경제를 압박하게 될 것이다. 정말로 긴축은 (일본을 제외하면) 유로 존 핵심 국가들, 미국, 그리고 나머지 선진국들로 확대되고 있다. 대부분 선진국 경제가 동시적인 재정긴축에 들어가면서 1년 더 성장세가 좋지 않게 될 것이며 일부 국가들에서는 본격적인 경기위축에 몰리게 될 수도 있다.  

선진국의 허약한 성장 동력을 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위험자산의 랠리는 경제 기초의 개선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새롭게 시작된 비정상적인 통화 정책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유럽중앙은행, 미국 연준, 영란은행, 스위스 국가은행 등 대부분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일련의 양적완화에 개입했고, 새로 출범한 일본이 아베 내각이 더욱 관례적이지 않은 정책 방향으로 밀고 나감에 따라 일본 중앙은행이 가세하게 되었다.  

나아가 몇 가지 위험 요인들이 앞에 놓여있다. 첫째, 연초 미국의 세제합의(mini deal on taxes)는 재정절벽을 완전히 해결한 것이 아니었다. 조만간 채무한도와 의회의 지출 결의안 등을 가지고 추한 싸움이 일어날 것이다. 시장은 또 다른 재정절벽 때문에 두려워하게 될 것이다. 사실 연초의 세제 합의조차 GDP의 1.4%에 해당하는 상당한 양의 재정축소였다.

둘째로, 유럽중앙은행의 행동(2012년 9월 3년 만기 국채의 무제한 매입을 포함한 양적 완화 - 역자)은 그리스가 유로에서 탈퇴하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금융시장 접근을 차단당하는 것과 같은 테일 리스크(tail risk; 발생 가능성이 희박하고 예측하기 어렵지만 투자 포트폴리오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위험 - 역자)를 줄이긴 했지만 통화동맹의 근본 문제를 해소한 것은 아니다. 정치적인 불확실성과 함께, 유로존의 위험은 하반기 경에 다시 강력하게 등장할 것이다.  

결국, 과도한 긴축과 강한 유로화, 계속되는 신용위축으로 인해 악화된 불경기(stagnation)와 현저한 침체는 유럽의 어려움을 지속시킬 것이다. 그 결과, 지속 불가능한 거대한 사적, 공적 부채는 계속 남아있게 될 것이다. 더욱이, 인구 고령화와 낮은 생산성 환경 아래에서 경쟁력을 고양시키기 위한 공격적인 구조개혁이 부재하기 때문에 잠재적 생산능력이 훼손될 것이다.  

셋째로, 중국은 과도한 수출과 고정투자, 높은 저축, 그리고 낮은 민간소비에 기초한 불균형적이고 지속 불가능한 성장모델을 떠받치기 위해 새로운 통화, 재정, 신용자극 정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올해 하반기 경 과도한 투자는 부동산과 사회간접시설에서 문제를 일으킬 것이고 산업생산 능력은 과잉될 것이다. 보수적이고 점진적이며 합의를 중시하는 중국의 새 지도부는 가계의 소득을 늘리고 예비적 저축을 줄이는데 필요한 개혁을 가속화할 것처럼 보이지 않으므로, GDP에서 차지하는 민간소비가 빠르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경착륙 위험은 올해 말쯤에 커질 수 있다.  

네째로, BRICs를 포함하여 수많은 신흥시장들은 지금 성장 속도가 줄어드는 경험을 하고 있다. 그들의 ‘국가 자본주의(state capitalism) - 거대 국유기업, 거대 국유은행, 자원 민족주의, 수입대체 산업화, 금융 보호주의, 그리고 외국인 투자에 대한 통제 -는 중심적인 문제다. 경제 성장에서 민간 부문의 역할을 고양시키기 위한 개혁을 그들이 해낼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심각한 지정학적 위험도 여전히 크다. 북 아프리카에서 아프카니스탄과 파키스탄에 이르기까지 중동 전체가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으로 불안정하다. 정말로 아랍의 봄(2011년 이후 아랍에서 일어나기 시작한 시위 - 역자)이 아랍의 겨울로 바뀌고 있는 중이다. 이스라엘과 미국을 한 편으로 하고 이란을 다른 편으로 하는 심각한 군사적 충돌가능성은 여전히 낮지만, 지금까지와 같은 협상과 제제가 이란 지도자들로 하여금 핵개발 노력을 포기하도록 유도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란의 핵무장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스라엘의 인내심은 점점 더 한계에 이르고 있고 실제적 전쟁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석유시장에서 공포가 확산되면 석유가격은 20%정도까지 올라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과 유럽, 일본과 중국, 인도, 그리고 다른 모든 선진국들과 석유 순수입 신흥국가들의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이 모든 위험들이 최악의 형태로 현실화되는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 가능성은 낮지만, 그들 위험 하나 하나만으로도 글로벌 경제를 멈춰 세우기에 충분하고 침체로 몰아넣을 수 있다. 그리고 그들 위험들이 모두 극단적인 형태로 현실화되지 않을지는 모르겠으나, 각각은 일정한 형태로 이미 발생하고 있거나 발생하게 될 것이다. 2013년이 시작되면서 글로벌 경제의 하방 리스크는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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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3 / 01 / 11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새사연은 2012년 1월부터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에 관해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요약 정리하여 소개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2013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외에 사회 분야까지  확장하여 해외의 좋은 주장과 의견들을 소개합니다.

 

2013년이 밝았다. 하지만 밝아오지 않은 세계 경제가 마음을 무겁게 한다. 사실 언제 밝아올지 예측하기도 힘든 상태이다. UN은 2.4%로 2013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전망하면서, 각 국의 경제정책이 잘 작동할 경우 3.8%까지 높아질 수도 있지만 상황이 악화될 경우 0.2%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경제는 어떨까? 정부는 3% 성장을 예상했지만, 아마 2.5%대에 그칠 것이다. 세계 경제의 영향을 많이 받는 데다가 내부적으로는 가계부채라는 큰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세계 각 국 정부의 최대 목표는 이 침체를 어떻게 탈출할 것인가이다. 새로 들어서는 박근혜 정부의 최대 과제도 경제 회복, 경제 안정이다. 새로운 세대투표를 보여주었다고 평가된 50대 유권자들이 박근혜 정부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도 그나마 지금의 수준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먹고 사는 것이었다고 이야기된다.

그런데 스티글리츠 교수는 프로젝트신디케이트에 기고한 "위기 이후의 위기들"이라는 글에서, 우리가 더 큰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경제 침체보다 더 근본적이고 장기적이며, 더 위협적인 문제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들은 지구온난화, 사회구조의 변화, 세계불균형, 불평등 심화이다. 위대한 학자가 가질 수 있는 거대한 시야이다. 스티글리츠가 제시한 진짜 중요한 문제들에 비하면 경제성장률이 낮아질 것이라는 걱정 따위는 근시안적이다.


그렇다고 경제 문제가 하찮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스티글리츠의 의도도 그런 것은 아니다. 다만 경제문제에만 집중하느라 근본적인 문제를 놓치거나 혹은 오히려 근본적인 문제들을 심화시키는 해결책을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지구온난화, 사회구조의 변화, 세계 불균형, 불평등 심화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경제침체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더 큰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것이다.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는 상황이 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의 새 정부도 경제성장에 급급해서 근시안적 대책을 내놓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일자리 부족과 양극화라는 우리사회의 근원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경제회복과 성장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 방향은 경제민주화와 보편복지이다. 재벌의 과도한 경제력을 제한하여, 더 많은 경제주체들에게 기회를 주고, 노동권을 강화하고, 복지를 확대하여 국민들의 실질소득을 높여야 한다. 그것이 '뒷탈'없는 경제성장으로 가는 길이다.

 

 

위기 이후의 위기들

(The Post-Crisis Crises)

 


2013년 1월 7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조지프 스티글리츠(Joseph E. Stiglitz)

 

유로위기와 미국의 재정절벽 때문에 세계 경제의 장기적 문제들이 간과되고 있다. 당면한 문제에 집중하느라 이 문제들은 더 악화되고 있으며, 이는 우리를 매우 큰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지구온난화이다. 세계 경제 성장의 악화는 탄소배출 증가를 늦추겠지만, 이는 그저 짧은 유예기간을 얻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 우리는 세계의 온도를 고작 섭씨 2도 낮춘다는 제한된 목표를 추구하는 방식으로, 매우 느리게 기후변화에 대처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갈 경우 미래에는 탄소 배출의 급격한 축소가 요구될 것이다.


어떤 이들은 경제 침체 상황에서 지구온난화는 나중 문제라고 말한다. 하지만 반대로 기후변화에 대처할 수 있도록 세계 경제를 개선하는 것이 총수요와 성장을 회복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동시에 기술적 진보와 세계화의 흐름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에서 급격한 구조 변화를 필연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트라우마를 유발할 정도로 충격적일 수 있으며, 시장은 이런 충격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


대공황(Great Depression)이 농촌의 농업 경제로부터 도시의 제조업 경제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처럼, 오늘의 문제도 일정 정도는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발생하였다. 새로운 기업들이 계속 탄생해야 하는데, 현대 금융시장은 새로운 기업, 특히 중소기업에 자금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기보다 투자와 착취를 선택했다.

또한 구조적 변화를 만드는 과정은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를 요구한다. 현재 사람들이 원하는 서비스 중에는 건강과 교육이 있는데, 이 두 분야는 정부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시장 불완전성을 근본적 특징으로 갖고 있으며 평등과 관련된 분야이기 때문이다.

2008년 위기 이전부터 세계 불균형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있었다. 독일과 중국 등 무역수지 흑자 국가들이 소비를 늘려야 한다. 이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실제 유로 위기가 일어난 이유 중 하나는 독일이 수출을 통해 장기간 쌓인 흑자를 처리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무역흑자는 GDP 대비 비중으로 보았을 때 줄어들고 있으나 장기 추세는 아직 변하지 않았다.


미국의 무역 적자는 국내 저축이 늘어나고 세계 통화 체제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 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국내 저축 상황은 좋지 않아 경제 침체를 악화시키고 있으며 아마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이 소비를 늘린다고 해도 반드시 미국 상품을 수입하는 것은 아니다. 의료와 교육 같은 비무역재의 소비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세계 공급 체인의 심각한 불안을 가져올 것이다. 특히 중국 수출제조업자에게 생산요소를 공급하는 국가들에게 그렇다.


마지막으로 불평등 속에 세계의 위기가 도사리고 있다. 많은 국가에서 빈곤이 늘어나고 있는 것과 함께 소득 상위 집단이 점점 더 많은 경제 성과를 가져갈 뿐 아니라 경제성장을 중산층이 공유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이다. 미국에서 기회의 평등은 이제 신화가 되었다.

대침체(Great Recession)가 불평등의 추세를 악화시켰지만, 대침체가 있기 이전부터 이미 오랫동안 지속된 문제였다. 실제로 나를 비롯한 여러 학자들은 불평등의 심화가 경제 침체의 이유 중 하나이며, 세계 경제에 관한 근본적이고 지속적인 구조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다수 시민의 삶을 개선시키지 못하는 경제, 정치 구조는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기 어렵다. 이 상태로라면 경국에는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에 대한 신뢰는 무너질 것이고, 사회 제도나 체제는 그 권위를 의심 받게 될 것이다.

그나마 좋은 소식은 신흥국과 선진국 사이의 격차가 지난 30년 동안 대단히 좁혀졌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빈곤상태에 있으며, 저개발국가와 그 외 국가 사이의 격차는 아주 조금 줄어들었을 뿐이다.

국가 간 격차에 관해서는 불공정한 무역 협정도 문제이다. 농업 보조금을 통해서 농산물 가격을 낮추는 것은 가난한 국가의 많은 이들의 소득이 농업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정의롭지 못하다. 선진국은 친개발무역체제를 창출하기 위해 2001년 11월 도하에서 맺은 약속도 지키지 않았고, 빈곤국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2005년 글렌이글스 G8 정상회의에서 한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

시장은 이런 문제들을 스스로 풀 수 없다. 지구 온난화는 본질적으로 "공공재" 문제이다. 세계가 필요로 하는 구조적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정부가 더 많은 행동을 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특히 유럽과 미국에서 재정감축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 때에 더욱  필요하다.

우리는 현재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발생할 문제를 악화시키는 방법에 의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보아야 한다. 재정적자를 격렬히 반대하고 긴축정책을 옹호하는 자들의 주장은 오늘의 경제를 약화시킬 뿐 아니라 미래의 전망도 어렵게 만든다. 이런 모순은 총수요 부족과 함께 오늘날 세계 경제를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하지만 대안은 있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 투자하자. 지구온난화, 세계 불평등과 빈곤, 세계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동시에 추구할 때 우리들 자신을 구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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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 / 12 / 21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연말, 연초에 접어들면 늘 새해의 경제전망 예측이 화제가 되곤 한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지만, 2008년 말에 이어 유난히 비관적인 전망들이 많다. 예를 들어 내년 한국경제 전망이 삼성증권 2.6%, KDI 3.0%, 한국은행 3.2%(10월에 발표한 수치) 등으로 대단히 낮다. 이들 전망조차도 유럽위기, 미국 재정절벽 우려, 중국경제 경착륙 우려 등의 대외조건이 순조롭게 풀리고 국내적으로 가계부채 위험도 잘 관리된다는 전제 아래에서다.

그래도 2013년 상반기는 잘해야 2% 초반의 저성장에 머물고 하반기에 3% 중반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흔히 말하는 상저하고(上底下高)라는 것이다. 물론 과거의 경험을 보면 ‘상저’는 대체로 맞았지만, ‘하고’는 언제나 희망사항이었을 뿐 제대로 맞지 않았다. 특히 올해가 그랬다. 올해에도 상저하고를 기대했는데, 오히려 하반기에 더 추락했던 것이다.  

2008년 글로벌 대침체이후 반복되는 경제전망의 실패는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케인스 전기를 써서 유명해진, 영국 워릭대학(Warwick University) 정치경제학부 명예교수인 로버트 스키델스키(Robert Skidelsky)는 매번 전망과 예측을 잘못하는 이유가, 전망의 기초가 되는 경제 모델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라고 비판한다. 특히 그는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두 가지 핵심적인 실수가 눈에 띈다. 우선 모든 전망기관들이 사용하는 모델들은 재정 승수(fiscal multiplier)* - 정부지출의 변화가 산출에 미치는 영향 - 을 극적으로 과소 추정한다. 둘째로, 통화당국의 양적완화(QE) 즉 통화팽창이 재정긴축을 어느 정도까지 보완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과대 추정한다는 점이다.” 

결국 유럽을 중심으로 각국 정부들이 재정긴축에 경도되면서 이를 통화 팽창정책으로만 보완하려 하기 때문에, 대체로 그들의 예측보다 침체의 골이 깊고 기간도 장기화되고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 재정 자극정책과 통화 완화정책의 역할과 영향, 그리고 그 정책 조합에 대해 간결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논리를 제공해주고 있다. 스키델스키의 비평을 염두해두면서 새해 경제 전망을 읽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모델

(Models Behaving Badly)

 

2012년 12월 18일

로버트 스키델스키(Robert Skidelsky)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왜 아무도 위기가 오는 걸 예상하지 못했나요?(Why did no one see the crisis coming?)" 2008년 말 무렵 런던정경대학(LSE)을 방문했을 때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경제학자들에게 했던 질문이다. 4년이 지났는데, 경제 전망기관들은 이후 경기침체의 심각성과 기간에 대한 예측에 또 다시 실패했다. 이번에도 “왜 경기회복에 대해 과도하게 낙관했나요?”라는 비슷한 질문을 여왕에게서 받을만하다. 

실제 사례를 확인해 보자. 국제통화기금(IMF)은 2011년에 한 전망에서 유럽경제가 2012년에 2.1%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올해에 0.2%까지 위축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영국 예산국(OBR)은 2010년에 한 전망에서 영국이 2011년에는 2.6% 성장을 하고 2012년에는 2.8%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2011년에 0.9%성장했고 2012에는 정체를 해버렸다. 가장 최근에 OECD가 내놓은 유로 존 성장 전망치는 2010년에 한 것보다 2.3%나 낮은 것이다.  

비슷하게, IMF도 2015년 유럽 경제 성장 전망을 하면서 2년 전보다 7.8% 더 적게 전망치를 잡았다. 몇몇 전망기관들은 다른 기관(영국 예산국은 특히 낙관적인 편에 속한다)보다 좀 더 비관적이기도 하지만, 그 누구도 충분히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지는 않는 것 같다.  

경제 전망이라는 것이 어쩔 수 없이 부정확하기는 하다. 전망기관들이 경제의 모든 측면을 생각해보기에는 너무 많은 변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관적 판단력과 최선의 추측이 ‘과학적’ 경제전망의 불가피한 일부를 이루게 된다.  

그러나 경제 전망이 어쩔 수 없이 부정확하다는 것은, 유럽 경제의 회복에 대해 시스템적으로 과잉 낙관을 했다는 것과 전혀 다른 이야기다. 정말로 전망치들이 반복적으로 수정되고 있고, 그것도 너무 짧은 시기 사이에 바뀌고 있다. 도대체 (전망 예측에 - 역자) 사용하고 있는 경제 모델의 유효성에 대해 강력한 의심이 들 정도다. 이들 모델들과 모델을 사용하는 기관들은 기성 경제이론에 의존하는데, 이 이론은 그들이 어떤 관계를 ‘가정’하도록 해준다. 오류의 근원이 바로 이들 가정 속에 있다.  

두 가지 핵심적인 실수가 눈에 띈다. 우선 모든 전망기관들이 사용하는 모델들은 재정 승수(fiscal multiplier)* - 정부지출의 변화가 산출에 미치는 영향 - 을 극적으로 과소 추정한다. 둘째로, 통화당국의 양적완화(QE) 즉 통화팽창이 재정긴축을 어느 정도까지 보완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과대 추정한다는 점이다.  

최근까지 영국 예산국은 IMF와 유사하게 재정 승수를 0.6로 가정했다. 정부지출이 감소되는 매 단위마다 60% 정도의 경기위축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리카도 등가성 원리(Ricardian equivalence)’**를 가정하는 것인데, 부채를 동원한 공공지출이 최소한 부분적으로는 (정부가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세금을 더 걷을 것이라는 -역자) 예상과 확신에 따라 현재의 민간지출을 줄이도록 만든다는 논리다. 만약에 정부가 현재 재정적자를 내서 지출을 하면 그 적자를 가계와 기업이 미래에 세금인상으로 부담할 것이라고 예상되므로, 가계와 기업은 그에 맞춰서 지금의 소비와 투자를 줄이고 저축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반대로 만약 재정긴축이 미래의 가계 세금 증가 부담을 덜어준다고 예상하게 되면, 가계는 지금 소비지출을 늘일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완전고용이 작동하고 있는 경제에서, 국가와 시장이 모든 최종 자원에 대해 경쟁관계에 있을 때에만 들어맞을 수 있는 가정이다. 그러나 현실 경제에서 그걸 여지가 없다면, 공공부문의 긴축으로 ‘해방된’ 자원은 그냥 버려지고 말 것이다.  

전망기관들이 재정 승수를 과소추정하고 있다고 마침내 인정하게 되었다. 최근의 실수를 평가하면서 영국 예산국은, “2011~2012년 성장률 수준 약화를 완전히 설명하기 위해서는 2년 동안의 평균 (재정) 승수를 우리가 추정했던 것의 두 배 이상 많은 1.3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했던 것이다. IMF 역시 “재정의 승수 효과는 2008년 대침체(Great Recession)이후에는 실제로는 0.9~1.7사이가 되었다”고 시인했다. 재정의 승수효과를 과소 추정한 결과는 ‘재정 건전성’이 경제에 주는 충격에 대해 시스템적으로 잘못 판단한 측면이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두 번째 실수로 이어진다. 전망기관들은 통화팽창이 재정긴축으로 인한 문제에 유효한 해독제를 제공해줄 것이라고 가정했다. 영국중앙은행(영란은행)은 3750억 파운드(약 6000억 달러)를 새로 찍어내면서, 총 소비가 무려 500억 파운드(GDP의 3%)까지 자극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었다.  

그러나 영국과 미국에서 양적완화가 계속 이어지면서 나타난 증거들은, 양적완화가 채권 수익률을 떨어뜨리면서 추가적인 거대한 규모의 자금이 뱅킹 시스템 내부에 머물고 실제 경제로 투입된 적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불황에 빠진 금융시장에서 장, 단기 자금을 빌리려는 기업과 가계에 대한 신용기피로 인해서 수요가 부족하게 되었다는 것이 주요한 문제라는 점을 의미한다.  

이 같은 두 가지 오류는 서로 결합되어 있다. 만약 경제 성장에서 재정긴축으로 인한 부정적인 효과가 원래 가정했던 것보다 더 크다면, 양적 완화의 긍정적인 효과는 더 약했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모든 유럽 국가들이 선호했던 정책결합(재정긴축 + 양적완화)은 심각하게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성장을 촉진시키기 위한 재정 자극정책은 훨씬 더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통화 자극 정책은 훨씬 더 작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것은 전적으로 기술적인 것이지만, 국민들의 복지에 엄청난 영향을 주는 문제다. 이들 모델들은 모두 현존하는 정책에 기초하여 나온 결과들을 가정한다. 경제 성장에 미치는 이들 정책적 영향에 대해 그들이 보여주는 일관되게 과도한 낙관주의는 그런 정책 추구를 정당화시킨다. 또한 그들의 정책이 명백히 작동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로 하여금 그들의 대책이 ‘작동하고’ 있다고 주장하게 만든다.  

이것은 심각한 기만이다. 처음으로 다시 돌아와서 그들의 모델을 뒷받침해주는 경제이론이 올바른 것인지를 스스로 자문해봐야 한다.

 * 재정승수 (fiscal multiplier)

 정부의 재정수입확대(증세)는 국민의 가처분소득을 감소시키므로 민간 소비가 줄어들고, 그 결과 민간부문에서 발생하는 유효수요가 감소한다. 반대로 정부 재정지출 확대는 민간 경제에게서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유효수요를 증대시킨다.

여기서 조세의 증가분ΔT가 얼마만큼의 국민소득 감소분 ΔY를 가져오는가의 비율 ΔY/ΔT를 재정수입승수라고 하고, 또 재정지출의 증가분 ΔG가 얼마만큼의 국민소득을 증가시키는가의 비율 ΔY/ΔG를 재정지출승수라고 하며 양자를 합쳐 재정승수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재정지출승수는 재정수입승수보다 크기 때문에 균형재정이라 할지라도 재정규모를 확대하면 국민소득의 증대를 가져오고, 또 축소하면 국민소득의 감소를 초래하게 된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 리카도 등가성(Ricardian equivalence)

경기침체에 대응하고자 정부의 지출을 확대할 경우, 조세를 갑자기 늘릴 수가 없어서 재정적자가 발생하면 정부는 국채를 발행함으로써 적자를 메우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재정적자로 인한 국채발행이 늘어나면 이후 이를 상환하기 위해 증세를 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같은 상황을 기업과 가계에서는 정확하게 파악한다고 가정한다. 즉, 현재 정부가 적자재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면, 앞으로 조세가 많아진다는 것을 예상한 가계는 미리 현재의 소비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늘리려 한다. 이것이 1800년 대 초의 리카도주장을 1990년대에 배로(Barro)가 재생시킨 재정적자에 대한 리카도식 접근방법이다.

현재의 재정적자와 미래의 조세를 같은 것으로 파악한다는 의미에서 이를 리카도 동등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적자의 해소방식이 조세증가만 있는 것이 아니고 지출을 감소시킬 수도 있다는 점과, 조세를 증대시킨다 해도 그 시기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저축에의 영향을 제대로 파악한다는 것이 어렵다는 비판이 많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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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 / 12 / 17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한국이 대선정국에 몰입해 있던 동안,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이슈가 하나 있었다. 바로 지난 12월 3일 국제통화기금(IMF)이 자본통제(Capital control)를 제한적으로 승인하는 보고서를 발표한 것이다.  

그 동안 미국 재무성의 신자유주의 논리를 따라서, 국경을 넘는 금융자본의 자유로운 이동, 즉 금융자유화와 금융 세계화를 강력히 옹호하면서 전도사를 자처했던 대표적인 국제기구가 국제통화기금(IMF)이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들의 거센 비판을 받으면서 수동적이나마 일련의 입장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 변화를 일차 종합하고 2012년 11월 16일에 내부 이사회 논의를 거쳐 12월 3일 대외적으로 공개한 문서가 바로 자본 자유화와 자본이동관리 - 제도적 관점(“The Liberalization and Management of Capital Flows - An Institutional View”, 2012.11.14 )이다.  

자본통제(Capital control)라는 용어는 주로 각 국가가 국내의 금융 안정과 글로벌 금융위기전이 방지를 위해 국경을 넘는 급격한 자본 유출입을 규제하는 것을 말하고 글로벌 자본이동 자유화(Capital flow Liberalization)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사용한다. 그러면 국제통화기금이 신자유주의를 상징했던 자본이동의 자유화 정책을 버리고 자본 통제정책으로 선회했는가? 결코 그렇지는 않다. 여전히 국제통화기금은 자본 이동 자유화를 이상적인 모델로 신봉하고 있으며, 다만 금융위기라는 현실적인 충격으로 인해 매우 제한된 상황에서 일시적인 조치로서 자본통제를 인정해주고 있을 뿐이다. 그것도 자본통제라는 용어가 아니라, 자본이동관리 방안(CFM :Capital Flow Management Measures)라는 애매한 개념을 사용한다.

자본이동 자유화를 선호하는 쪽에 가깝지만 다양한 견해를 수렴하는 언론매체인 파이낸셜 타임스의 12월 3일자 기사 “국제통화기금이 자본통제에 대한 반대를 철회하다”(IMF drops opposition to capital controls, 2012.12.3, http://on.ft.com/VJI336)를 통해 이번 국제통화기금의 발표에 대한 평가를 들어보도록 하자. 또한 새사연의 ‘세계의 시선’에서도 여러 차례 소개한 세계화의 비판적인 경제학자 대니 로드릭(Dani Rodrik)은 이 결과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지 그의 12월 13일자 칼럼을 통해 확인해보도록 하자. 

우리나라 기획재정부도 담담하게 해설하는 수준이기는 했으나 국제통화기금의 발표를 12월 4일자 보도 자료로 만들어서 배포하기도 할 정도로 이번 국제통화기금의 자본통제 수용은 공식적인 것이었고 특히 자본유출입 위험에 노출된 우리나라에서는 의미가 큰 주제다. 이번 '세계의 시선'에서 동시에 소개하는 두 개의 글은 자본 유출입 통제에 관한 명확한 관점과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야 함을 상기시켜줄 수 있을 것이다.

 

   

국제통화기금이 자본통제에 대한 반대를 철회하다

(IMF drops opposition to capital controls)

 


2012년 12월 3일자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

 

최근 신흥국들에서 자본통제를 도입하게 되면서, 국제통화기금(IMF)도 국경을 넘는 자본 이동의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직접적인 통제 수단 사용을 수용하는 근본적인 이데올로기적 전환을 확정했다.  

국제통화기금은 자본통제가 “분명한 대상에 대해, 투명하면서도, 일반적으로 일시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지만, 12월 3일에 보고서로 공개된 정책은 1990년대 기간 동안 자본계정 자유화를 열망해온 국제통화기금의 정책으로부터는 급격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초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 인해 자산시장에 투기자본 유입이 심각해지고 있는 브라질을 포함하여, 대만과 한국경제는 과세나 규제, 또는 자본에 대한 다른 제한을 가하는 조치들을 실험해왔다. IMF의 브라질 대표는 12월 3일 이에 대해, 국제통화기금이 여전히 너무 조심스럽고 자본통제를 표준적인 정책수단의 일부가 아니라, 최후의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제통화기금의 보고서는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이 일반적이 이익이 많지만, 금융시스템이 충분히 발전하지 않은 경우에 경제를 불안정하게 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비용을 넘는 이익이 발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잘 계획되고, 적절한 시점에서, 순서에 따라 자본이동 자유화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말하고 있다. 또한 “완전한 자본 이동 자유화가 항상 모든 국가에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국제통화기금은 또한 급격한 자본이동에 대한 거시 경제적 대응 - 재정긴축, 금리인하, 환율 절상 등을 포함 - 을 자본통제가 직접 대신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국제통화기금 이사회에서 브라질을 포함해서 11개국을 대표하는 파울로 노이게라 바티스타(Paulo Nogueira Batista)는, 보고서가 여전히 “친 자유주의적으로 경도(Pro-liberalization bios)"되었고, 불안정한 자본흐름을 부채질 하고 있는 선진국들의 역할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브라질 재무장관인 기도 만테가(Guido Mantega)는 계속하여 “환율전쟁(Currency war)”을 경고해왔고, 미국 연준이 제로 금리를 유지함으로써 투자자들이 달러를 싼 값으로 빌려 신흥국에 투자해서 고수익을 얻을 유인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보고서에 대해 파울로 노이게라 바티스타(Paulo Nogueira Batista)는 또한 "과거에 비해서는 다소 진전된 것이긴 하지만, (자본통제에 관해 -역자) 확실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데에는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아이슬란드, 스페인, 아일랜드와 중앙 유럽, 동유럽 국가들의 경험은 대규모적이고 변덕스러운 자본 이동의 위험성을 보여주었다.  

파울로 노이게라 바티스타(Paulo Nogueira Batista)는 “지금 진행 중인 위기로 인해, 국제통화기금이 자본이동에 대해 고려하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자본이동에 의한 충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적이고 변덕스러운 자본이 유입되는 나라들에서 받는 충격의 정도가 아직 충분히 인식되지 않았다.” 

1990년대 동안, 미국 재무성의 압력 아래 국제통화기금은 자본계정 자유화를 촉진하기 위한 기금의 규칙의 변경을 제안했었다. 그러다가 아시아 금융위기로 인해 신흥국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커지자 포기했다.  

1998년에는 말레시아가 자본유출을 통제하는 조치를 취했는데, 이 결정에 대해 당시 국제통화기금은 반대했다. 그런데 적어도 한명의 국제통화기금 이사는 찬성을 했는데 예를 들어 퀼러(Horst Kohler)는 나중에 말레시아 결정이 옳았다고 말한 바가 있다.  

국제통화기금 보고서는 또한, 자본 유출 통제 보다는 유입 통제를 선호하고 있고, 거주자에 기반을 둔 자본이동 규제보다는 은행 감독과 같은 수단을 사용함으로써 국내 투자자와 해외투자자를 차별하지 않는 조치들을 선호한다. 그러나 파울로 노이게라 바티스타(Paulo Nogueira Batista)는, 비거주자(외국인 투자자 - 역자)들은 국내 투자자들과는 시스템적으로 다른 방법으로 행동한다는 것이 명확하다고 주장한다.

 

   

글로벌 자본 이동의 규칙

(Global Capital Rules)

 

2012년 12월 13일

대니 로드릭(Dani Rodrik)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국제통화기금(IMF)이 자본통제(Capital Control)를 승인했고, 따라서 국경을 넘는 금융자본 이동에 대해 과세를 하고 규제를 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것이 공식화되었다.

국제통화기금이 부국과 빈국에 상관없이 외국 금융자본 개방을 강력히 요구해왔던 것이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다. 그런데 지금은 금융 세계화가 파괴적일 수 있다는 사실, 금융위기라든지 경제적 차원에서 부정적인 통화 운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인정되고 있는 것이다.  

1914년까지 지배적이었던 금본위제도 아래에서는 자유로운 자본 이동이 신성불가침의 것이었다. 그러나 양차 대전 사이의 혼란기로 접어들면서 존 메이너드 케인스와 같은 많은 사람들은 개방된 자본계정이 거시경제 안정성과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1944년에 체결된 브레튼 우즈(Bretton Woods) 합의는 이러한 새로운 공감대를 반영하는 것이었고 국제통화기금의 협정문에 자본통제를 명기하게 되었다. 그 당시 케인스 말에 따르면 “이단이라고 여겨지던 것이 지금 정통으로 취급되었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까지, 정책결정자들은 다시 자본의 이동성에 매혹되기 시작했다. 유럽연합(EU)은 1992년에 자본통제를 불법으로 만들었고, OECD는 새로운 회원국들에게 금융 자유화를 강요했다. 그 결과 1994년과 1997년에 각각 멕시코와 한국이 금융위기로 가도록 만들었다. 국제통화기금은 금융 자유화를 진지하게 의제로 채택했고, (성공적이지는 못했지만) 회원국들의 자본계정 정책에 관해 국제통화기금에게 공식적인 권력을 부여하도록 협정문을 수정하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당시에는 글로벌 금융에 의해 이중으로 피해를 입게 된 개발도상국 나라들을 오히려 비난하는 것이 유행이 되기도 했다. 자본 이동의 활용성을 높이면서 위기를 막는데 필요하다고 주장되는 규제완화, 재정 긴축과 통화정책 등을 멕시코와 한국, 브라질, 터키 등 피해를 입은 정부들이 채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위기가 왔다고 국제통화기금과 서구 경제학자들이 주장했던 것이다. 문제는 금융 세계화가 아니라 국내 정책이라는 것이었고, 그래서 해법도 국경을 넘는 금융 이동에 대한 통제가 아니라 국내적 개혁이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2008년 금융 세계화의 피해자가 선진국이 되는 순간, 이런 유형이 주장이 더 이상 존속되기가 어려워졌다. (자본유입으로 인한 - 역자) 한바탕의 도취와 거품, 뒤를 이어서 갑작스런 중단과 급격한 반전(외국 자본 유입이 갑작스럽게 중단된 후 대규모 자본 유출이 발생하는 소위 자본 이동의 반전되는 것 - 역자)은 통제되지 않고 규제 풀린 금융시장에서 비롯된다는 것, 글로벌 금융시장 그 자체의 불안정성이 문제라는 것이 더욱 명백해졌다. 각 국가들이 이러한 세계적인 불안정성으로부터 자국을 보호하려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것을 국제통화기금이 인정한 것은 따라서 당연한 것이며 적절한 시점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국제통화기금이 진정으로 변했다고 과장하면 안 된다. 국제통화기금은 여전히, 모든 나라들이 점진적으로 도달해야 할 이상적인 모델로서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성을 고수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다만 모든 국가들이 충분한 “금융적, 제도적 발전(financial and institutional development)”이라고 하는 최소조건(threshold condition)에 도달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또한 국제통화기금은 자본통제를 매우 제한된 환경에서만 적용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다. 예를 들어 다른 거시적, 금융적, 신중한 조치들이 자본의 급격한 유입을 저지하는데 실패했을 때, 환율이 결정적으로 과대평가되어 있을 때, 경제가 과열되고, 외환보유고가 이미 충분할 때 등이다. 그 때문에, 국제통화기금이 “자본 이동 자유화에 대한 통합적 접근”을 설계하고 이를 위한 상세한 개혁절차를 규정하려 하고 있지만, 그런 식의 자본통제와 자본이동 자유화에 관한 조금이라도 비교해볼 만한 사례는 존재하지 않는다.  

여기에는 다음의 두 가지 점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로, 글로벌 금융을 불안정하게 하는 근원적인 실패지점들을 직접 조준하여 얼마나 적절한 정책을 적용할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다. 둘째는, 각 국가들이 국내 금융규제를 어느 정도까지 유사하게 수렴시키면 국경을 넘는 금융 흐름에 대한 관리의 필요성을 줄여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첫 번째 문제(금융의 실패 지점을 정확히 조준하여 정책적 대처를 하는 것 -역자)는 총기 규제와 유사하다. 자본 유출입과 마찬가지로 총기는 적정한 사용법이 있지만, 사고가 나거나 위험한 사람들이 사용하게 되면 파멸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이 마지못해 자본통제를 승인한 것은 총기규제 반대론자들의 태도와 유사하다. 즉, 개인의 (총기소지 -역자) 자유를 포괄적으로 규제하기 보다는 정책 결정자들이 (총기 소지자의 -역자) 위험한 행동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총기 로비 집단이 그를 빗대 “총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죽인다.”는 논리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총기 유통을 제한하지 말고 총으로 공격한 사람을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사한 논리로, 특정 유형의 금융거래에 과세하거나 규제를 하지 말고, 그들이 예상하고 있는 금융의 위험을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완전히 스스로 감수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프린스턴 대학 경제학자 애비너시 딕시트(Avinash Kamalakar Dixit)가 즐겨 표현하듯이, 세상은 기껏해야 늘 (최선이 아닌- 역자) 차선을 선택하는 것일 뿐이다. 문제가 되는 행동을 식별해서 그것만 정확하게 규제할 수 있다고 가정하는 접근법은 비현실적이라는 말이다. 잘못된 행동을 완벽하게 모니터링 해서 규율할 수가 없기 때문에, 그리고 규율에 실패할 경우의 사회적 비용이 크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들은 (총기를 잘못 사용하는 사람의 행동이 아니라 - 역자) 총기를 규제하는 것이다. 비슷하게, 국경을 넘는 자본의 이동을 직접 규제하자는 것이다. 두 가지 경우 모두, 특정 거래를 규제하거나 금지하는 것이, 이상적인 모델이 실현 불가능할 수 있는 상황에서의 차선의 전략인 것이다.  

두 번째 문제(개별 국가들이 유사한 국내적 금융규제 조치들을 잘 취하면 국경을 넘는 금융이동 규제를 할 필요가 적어진다는 논리 - 역자)는 국내적 금융규제가 하나의 방식으로 수렴하기 보다는 다양하다는 것이고, 이는 잘 발달된 조직을 가지고 있는 선진국에서도 그렇다는 것이다. 금융 규제의 효용한계를 따라서 금융혁신과 금융 안정성 사이의 상충효과(trade off)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금융혁신과 금융 안정성 가운데 한쪽이 더 강화되면 그만큼 다른 쪽이 더 약화되기 때문이다. 일부 국가들은 자국 은행들의 자본과 유동성에 대해 엄격한 요구사항을 부과함으로써 안정성 쪽에 좀 더 초점을 맞추려 할 수 있고, 다른 국가들의 경우에는 금융혁신을 좀 더 선호하여 가벼운 정도의 금융규제를 채택할 수 있다.  

자유로운 자본 이동은 이 지점에서 매우 어려운 문제를 제기한다. 차입자나 대부자들은 국내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 국경을 넘는 금융 이동에 의지할 수 있는데, 그로 인해 국내적인 온전한 규제체제가 무력화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한 규제차익을 방지하기 위해, (조세 피난처 같은 - 역자) 느슨한 규제 지역으로부터 유입 금융거래에 대해서 별도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압력을 국내적 규제 당국자들이 받게 된다.  

각 국가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금융을 규제하는 세상은, 각 국내적 정책들을 서로 구분해내는 교차점 관리를 위한 교통 규칙이 필요하게 된다. 모든 국가들이 자유로운 자본이동의 이상으로 수렴될 것이라는 가정을 하게 되면, 이런 규칙을 만들어내야 하는 난제에 제대로 주의를 돌리지 못하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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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12 / 10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이제 막 대선을 치룬 미국과 오바마 대통령 앞에 절벽이 나타났다. 바로 재정절벽(Fiscal Cliff)이다. 미국의 절벽은 세계의 절벽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재정절벽이란 정부의 재정지출이 갑작스럽게 줄거나 중단되어서 경제에 충격을 주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의 재정절벽이 도래하는 시기는 내년 1월 1일이다. 부시 정부 시절부터 적용되었던 낮은 세율과, 작년과 올해에 적용되었던 소득세 2%P 인하 조치 등 경기침체를 맞아 잠시 낮아졌던 세율이 다시 인상된다. 또한 경기부양을 위해 늘어났던 정부지출도 축소되면서 재정적자 감축에 나서게 된다. 아직 경기가 회복되지 못한 상태에서 이같은 정부의 역할 축소는 경제에 큰 타격을 미칠 수 있다. 사실 현재 경제상황에서 고용을 창출하고, 투자를 선도할 수 있는 주체는 정부뿐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재정절벽이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미국연방예산위원회(CBO)는 미국 GDP에서 3.9%p 축소를, IMF는 4.3%p 축소를 전망했다. 민간 투자기관인 모건스탠리는 최대 5%p, 골드만삭스는 4%p, 제이피모건은 3.5%p 축소를 전망했다. 미국의 잠재성장률이 1%정도이니 재정절벽이 실현된다면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3%대로 떨어진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되는 것이다.


재정절벽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재정적자에 대한 제한을 늘려서 정부지출 감소를 막아야 한다. 그리고 모자란 세수를 늘려야 한다. 모자란 세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어딘가에서 세금을 늘려야 한다. 이에 대해 어떤 이는 사회보장지출의 증가 속도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세제를 개혁하여 고소득층에 대한 세금을 늘림으로써 재정적자도 막고 소득 불평등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은 고소득층에 대한 세율 인상을 통해 이를 해결하고자 한다. 하지만 과연 공화당이 이에 합의할지 의문이다. 민주당과 공화당 양쪽은 서로 여론전을 펼치며 재정절벽의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절벽은 코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드롱(DeLong) 교수는 미국이 재정절벽을 해결하지 못하여 내년에도 심각한 경제침체에 빠진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정치적 문제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양 당이 서로 합의할 줄 모르고 극단적으로 치닫고 있는 모습을 비판했다. 특히 공화당의 경우 민주당이 하는 것, 민주당 대통령이 하는 것은 무조건 반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 중에는 공화당 출신의 부시, 맥케인, 롬니가 주장했던 지출 정책, 기후변화 정책, 의료보험 정책이 포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리고 아마도 내년 1월 1일 재정절벽이 시행될 때까지 두 당의 협상은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대선을 끝낸 후에도 여전히 앞을 향해 나아가지 못한 채 말싸움만 하고 있는 미국 정치의 모습. 어쩌면 몇 달 후 우리에게도 벌어질지 모른다. 특히 소통이 부재하다고 여겨지는 이가 대통령이 되면 더욱 그러하지 않을까?

 

 

미국의 정치적 침체

(America's Political Recession)

2012년 11월 29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브래드포드 드롱(Bradford DeLong)

 

내년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 확률이 36%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전적으로 정치 때문이다. 극단화된 정당정치는 미국경제를 "재정절벽"으로 밀어버리겠다고 위협하며 이전까지 보지 못했던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재정절벽이란 민주당과 공화당이 합의하지 못하면 2013년부터 자동적으로 증세와 정부지출 감소가 발생하는 것을 뜻한다.


첫번째 황금기였던 100여년 전에도 미국 정치는 매우 극단화되어 있었다. 1896년 미래의 대통령 루스벨트(Roosevelt)는 공화당의 싸움개였다. 그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자 브라이언(William Jennings Bryan)을 향해 일리노이주의 악덕 주지사 올트겔드(John Peter Altgeld)의 한 마리 강아지라고 비난했다.


루스벨트는 브라이언은 "옹기장이 손에 쥐어진 진흙처럼, 비열하고 야심넘치는 일리노이주 공산당의 철저한 조정을 받고 있다.", "자유로운 은화제조"는 "그의 정치적 신념의 근본인 사회주의를 향해 나아가는 걸음이다." 브라이언과 올트겔드는 "정부를 통제하는 핵심 정책들을 뒤엎고 싶어한다."


이런 식의 비난은 오늘날 우리가 듣기에는 매우 극단적이며, 잠시였지만 부통령을 했던 사람이 한 말이라기에도 극단적이다. (부통령이었던 루스벨트는 맥킨리(Mckinley)의 암살 후 대통령이 되었다.) 우리는 텍사스 주지사 페리(Rick Perry)가 비열하게도 그의 동료 공화당원이며 연방준비위원회(연준)의 의장 버냉키(Ben Bernanke)에게 협박성 발언을 하는 것을 들었다. (2011년 9월 페리 주지사는 2012년 대통령 선거 전까지 연준이 확장적 금융정책을 실시하면 무시무시한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버냉키를 위협했다.-역자주) 캔사스의 국무장관 코박(Kris Kobach)은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캔사스주에서는 투표권이 없다고 주장했다. 왜냐하면 오바마는 "출생에 의한 시민(natural born citizen)"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 헌법 1조 2항에는 미대통령 피선거권자는 "출생에 의한 시민(natural born citizen)"이어야 한다고 되어 있다. 부모의 미국시민 여부와는 상관없이 미국 사법권 관할 안에서 출생하면 출생에 의한 시민이 된다. 오바마는 하와이주 호놀룰루에서 태어났으나 2008년 그가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한 후 그의 호놀룰루 출생증명서가 가짜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었다.-역자주)

그러나 페리나 코박은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 루스벨트는 극단적인 정파주의자였던 반면에 민주당원과 협상하는 것을 좋아했다. 자신을 공화당의 대표로서만이 아니라  양당의 진보주의 연합의 대표로서 자리매김하며, 입법적,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양 당 사이에서 끝없는 논쟁을 하기도 하고 양쪽을 함께 끌어당기기 위해 노력했다.


오바마는 레이건(Ronald Reagan)이 두번째 임기 때 펼쳤던 국방정책과 부시(George H.W. Bush)의 지출 정책, 클린턴(Bill Clinton)의 세금 정책, 스퀘암 레이크 그룹의(Squam Lake Group, 2008년 발생한 금융위기의 원인과 대책을 분석하기 위해 미국의 유명한 경제학자들이 모인 그룹으로 이들의 보고서가 2010년 스? 레이크 보고서(Sqam Lake Report)라는 이름으로 출판되었다. - 역자주) 금융 규제, 페리의

이민 정책, 맥케인(McCain)의 기후변화 정책, 롬니(Romney)가 매사츄세츠의 주지사일 때 펼쳤던 의료보험 정책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공화당의 정책을 지지함에도 공화당원들과 나란히 서지 못한다.


오바마는 콜린스(Susan collins)로 하여금 자신의 금융 정책에 투표하거나, 맥케인 처럼 자신의 기후변화 정책을 위해 투표하거나 롬니처럼 자신의 의료보험 계획을 지지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그는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 라이언(Paul Ryan)이 그 자신의 메디케어 비용 조절 제안을 받아들이도록 할 수 없었다.


그럴 수 없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후원자들을 포함하여 공화당에 기반한 사람들은 민주당 대통령이라면 어떤 누구라도 미국의 불법적 적이라고 생각하며 그래서 현직 대통령의 제안은 분명 잘못되었고, 반드시 막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화당 간부들은 클린턴보다 오바마를 이렇게 생각한다.

이런 시각은 공화당원들에게 영향을 준다. 게다가 1992년 클린턴의 선거 이후 공화당의 당수는 민주당이 백악관에 있을 때마다 정부가 마비되었으며, 정부의 무능력을 증명하는 것이 선거 승리를 위한 가장 좋은 길이라고 믿고 있다.

2011년에서 2012년까지 공화당의 계산은 이런 식이었다. 그리고 11월의 선거는 미국 정부의 어디에서든 힘의 균형을 바꾸지 못했다. 오바마는 대통령으로 남아있고, 공화당은 하원의 통제자로 남아있다. 민주당은 상원을 통제한다.

이제 공화당 의원들은 정부를 마비시키는 것이 아니라 정부를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공화당의 지도부에 반발할지도 모른다. 하원의 베이너(John Boehner)와 캐내이터(Eric Canator)와 상원 맥코넬(McConnell)과 같은 공화당의 지도자들은 발목을 잡는 식의 정치가 실패했다는 결론을 낼 것이다. 비록 경제는 금융위기 이후 심각한 문제와 침체 속 에 남아있지만, 오바마의 정책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 지금까지는 대부분 성공적이다. 그는 좋은 대통령이며 지지할 만한 가치가 있다.

하지만 너무 기대하지는 마라. 지금 당장 미국의 모든 상원들은 호의를 언론을 통해 자신들이 협조할 것이며, 재정절벽에 대한 합의가 12월 말 이전에 타결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하지만 이는 비관적 전망이 나중에 비난받을 정치 마비 상태를 가져오는 원인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보기에 1월 1일 (재정절벽이 시작되어 - 역자주) 세율이 오를 때까지 실제 협상은 시작되지 않을 것이다. 그럴 확률이 약 60%이다. 또한 2013년에도 협상마비가 계속된다면 미국이 다시 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은 60%에 달한다. 침체가 되도록 짧고 깊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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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