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2.02.22 복지는 혜택이 아니라 경제개혁이다 (2)
  2. 2012.02.15 복지와 양립할 수 없는 정책, 책임 물어야 (1)

2012.02.22이은경/새사연 연구원

복지담론에서 승리하기

복지가 대세입니다. 선거시즌을 맞아 모든 정당과 정치인들은 복지확충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특별히 우열을 가리기도 힘들어 보입니다. 이렇게만 간다면 선거이후 우리는 제대로 된 복지국가를 맞이하게 되는 걸까요?

복지국가는 경제구조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얼마를 누구에게 주는가에 대한 문제만으로 바라봐선 안됩니다. 세계화와 양극화로 인해 발생한 빈곤의 문제를 복지혜택으로 해결한다는 것은 원인을 그대로 두고 현상에만 손을 대는 ‘언발에 오줌누기’ 식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세계화가 복지에 미친 영향

신자유주의는 세계화와 그로인한 양극화의 심화를 불러왔습니다. 국경이 없어진 다국적 기업들은 보다 규제가 적고 임금이 낮은 곳으로 이동하거나 혹은 옮기겠다고 협박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법인세로 대부분의 국가들은 기업에 대한 세금을 지속적으로 낮춰주고 있습니다. 또 한 측면으로는 노동의 유연화가 진행됩니다. 정식 고용을 줄이고 하청이나 위탁형태로 바꾸어 그 과정에서 노동자는 양극화 되거나 일자리를 잃게 됩니다. 세계화는 이런 식으로 복지의 영역을 약화시킵니다.

복지에 사용할 수 있는 재원과 정책적 수단은 줄어드는 반면, 높은 고용강도와 노동의 양극화, 질높은 일자리의 감소로 복지 수요는 크게 늘어나는 악순환을 겪는 것입니다. 여기에 심각한 경제위기상황이 오면 막대한 공적자금은 자본을 살리는 데로 투자되며 국가경제는 갈수록 취약해지게 됩니다. 이것이 현재 복지국가의 위기 현상의 본질입니다. 여기에 국가지출에 대한 비효율이 지적되고 복지망국병이란 말을 덧씌웁니다.

결과적으로 경제구조와 복지문제가 분리되어 경제가 어떻게 굴러가든 재원을 확충해서 필요한 복지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이 목표가 되고 복지의 핵심은 얼마나 효율적으로 제도를 설계하느냐가 되고 있습니다.

복지프로그램의 차별성을 넘어

무상의료, 무상보육, 무상교육이 이야기 되고 있고 재정 마련을 위한 논쟁이 치열합니다. 누가 더 많은 지원을 약속하는지가 선거 차별전략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 경제질서를 유지한 채 복지를 통해 문제점을 완화하겠다는 방법은 출발부터 잘못된 것입니다. 4대보험의 보장성을 강화도 중요하지만 보험에 가입조차 할 수 없는 저소득층에게 일자리를 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그를 위해서는 자본통제와 재벌개혁, 적극적 일자리 창출정책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복지국가 건설 논쟁의 진정한 핵심입니다.

복지프로그램 확충을 넘어 경제-복지의 선순환 사회로 갈 수 있는 선거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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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02.14 정태인/새사연 원장 

"민주 새누리 복지공약, 알고 보니 민노당 것 베꼈네" (조선일보, 2012.2.13)

조선일보가 비아냥인지 우국의 한탄인지 모를 말을 내뱉었다. 그 만큼 각 당의 다를 바 없는 복지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사실 각 당의 정책이 같은 방향이었던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불과 4년 전, 17대 총선 때 수도권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공약 역시 똑같았다. ‘특목고 유치’, ‘뉴타운 유치’를 똑같이 써 넣은, 색깔만 다른 플래카드가 나부꼈다. 오죽했으면 내가 당시에 “저 빌어먹을 공약” 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겠는가.

하지만 상전이 벽해가 된다고 이번엔 정확히 반대 방향으로 돌아섰다. 나만은, 내 아이만은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고 굳게 믿었던 유권자들은 어느 새 우리 아이가 혹여 ‘루저’가 된다 하더라도 인간답게 살만한 복지사회를 원하고 있다.

정책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이 보다 더 좋은 일은 있을 수 없다. 이제 유권자의 비위를 맞추려 겉으론 복지를 내세우면서 실제 속마음에 들어있는 정책기조는 복지와 양립할 수 없는 경우만 잡아내면 된다. 

예컨대 “(여당 때는) 국익을 위한 FTA를 추진한다고 해 놓고, 야당이 되자 정반대의 주장을 하고 그리고 이제는 선거에서 이기면 FTA를 폐기하겠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는 없습니다" 라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의 발언이 그렇다. 한미 FTA와 복지는 상극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장소에서 새누리당이 발표한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 SSM의 지방 중소도시 신규 진출 5년간 금지’ 정책은, 이들 기업이 외국인 투자자를 유치하는 경우 한미 FTA 제12장 4조에 걸릴 소지가 다분하다. 내국민 대우 위반만 아니면 된다는 이주영 정책위 의장이나 김종인 비대위원의 말은 그저 무지를 드러낸 것뿐이다. 새누리당이 지금 영입하려는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이는 한EU FTA 위반이라고 이미 유통법?상생법 통과 때 유권해석을 내리지 않았는가?

뿐만 아니다. 민주통합당의 건강보험보장성 강화 역시 투자자국가제소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한미 FTA는 이처럼 사실상 초헌법(캐나다 정치학자 클락슨의 표현)의 위치에서 국가의 정책을 제한함으로써 각 당의 복지공약을 무산시킬 수 있다. 캐나다가 1994년 미국과 나프타를 맺은 후, 지니계수로 나타낸 소득불평등 정도가 우리보다도 나빠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실업수당 등 복지제도를 미국식으로 바꾼 결과이다.

복지와 상극인 정책은 수도 없이 많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거시경제정책이다. 복지국가의 모범인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도 1990년 초에 외환위기를 당했고 이들 국가는 당시 “스웨덴 병”, “북유럽 모델의 사망” 이라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이들 국가의 위기는 ‘공짜 점심’과 같은 미시적 이유 때문이 아니라 80년대 내내 수출대기업을 위한 환율정책, 뒤이은 자본시장 개방, 금리자유화와 같은 거시경제정책 때문이었다. 이런 정책으로 인해 자산 버블이 일어났고 80년대 말, 90년대 초에 버블이 꺼지면서 외환위기까지 당한 것이다.

즉 복지를 원한다면 주식이나 부동산 버블을 키워서는 안된다. 따라서 자본의 유입을 제한하는 토빈세나 외환가변유치제 도입, 자산의 버블을 억제하는 주식 양도차익세 부과, 종부세 강화가 이뤄져야 한다. 만일 수출대기업을 위한 환율정책을 고집하거나 자산 버블을 막기 위한 세제나 제도에 반대하는 정당이 있다면 그 당의 복지공약은 가짜이다. 5년 전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줄푸세” 정책기조가 여기에 딱 들어맞는 경우이다.

“한미 FTA는 지난 노무현 정권에서 시작됐고 당시 대통령과 국무총리, 장관이 설득 해왔”으므로 “정권이 바뀌면 없던 일로 한다는 데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말에 나는 동의한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정책을 바꾼 이유를 정확히 말해야 하며 그래야 국민들도 납득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박근혜 비대위원장도 ‘맞춤형 복지’와 “줄푸세”가 양립할 수 있는지 밝히고 만일 “줄푸세”를 없던 일로 하겠다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또 하나, 박대표는 한미 FTA와 복지가 양립가능하다는 것도 반드시 증명해야 한다.

이 글은 PD저널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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