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 11 / 04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투표시간 연장에 관해서 매번 충격적인(?) 해석을 내놓고 있는 이정현 박근혜 캠프 공보단장이 이번에도 새로운 해석을 내놓았다. 이 공보단장은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투표시간 연장을 반대하는 이유로서 다음을 들었다. ① 투표시간을 연장해도 투표율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② 과거에도 현행투표제로 잘 했다. ③ 투표관리 종사자인 하위직 공무원들의 업무 조건이 악화된다. ④ 일몰이후 투표하면 위험할 수 있다. ⑤ 100억 원이 넘는 비용이 든다.

이 공보단장이 주장한 ‘투표시간 연장이 필요 없는 이유 5가지’ 가운데 특히 두 가지가 새롭고 역시 충격적이다. 하나는 하위직 공무원이 15시간 이상 근무하니 힘들어서 안 된다는 것이다. 8시간 이상 일시키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 공보 단장은 우리나라 평균 노동시간이 매일 8시간을 넘지 않는다고 믿고 있거나, 또는 공무원도 교대 근무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 틀림없다. 갑자기 하위직 공무원이 고생할까봐 염려하는 마음이 들었다고는 생각지 않기 때문이다. ‘일몰 이후 투표하면 위험할 수 있다’는 발상도 기상천외하다. 역시 국민을 염려한다는 생각보다 무시한다는 생각이 앞선다.

이런 말도 안되는 자의적인 판단을 하기 전에, 국민 생각을 제대로 알아봐야 하는 것 아닐까? 대선을 앞두고 거의 모든 언론매체들에서 각종 여론조사가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투표시간 연장에 관한 여론조사는 찾아볼 수가 없다.  새누리당과 마찬가지로 언론매체들도 국민들의 생각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다행히 제도권 언론은 아니지만, 해직 언론인들이 만드는 인터넷 뉴스 <뉴스타파>에서 지금 국민들이 투표시간 연장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직접 알아보았다. 여론조사 결과, 투표시간 연장 적극 찬성이 이미 과반수를 넘은 것을 포함하여 74.2%가 전체적으로 찬성 의견을 보였다. 국민의 4분의 3이 찬성한다는 얘기다. 게다가 야권 후보 지지자 90%가 투표시간 연장에 찬성함은 물론, 박근혜 후보 지지자의 절반에 가까운 43.3%도 투표시간 연장에는 찬성하고 있다.

또한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인구가 많은 60대 이상 유권자만 절반이 조금 안 되게 투표시간 연장을 찬성하는 것은 제외하면, 50대 유권자조차 투표시간 연장 찬성이 많았다. 특히 40대 유권자도 30대와 비슷하게 76.7%나 투표시간 연장에 찬성했다. 새누리당 생각과 달리 전 연령계층에서 투표시간 연장이 지지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한가지 덧붙이면, 2010년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현재 새누리당) 유정현 후보가 당시 여론조사를 근거로 제시하면서 투표시간 연장을 주장했다는 사실이다. 유정현 의원이 공개한 투표시간 연장 여론조사에 의하면 조사대상의 54%가 투표시간 연장에 찬성했고, 찬성자의 71%가 2~3시간 연장이 가장 바람직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보였다. 아예 24시간 종일 투표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의견도 찬성자 가운데 27%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이 당시 보다 훨씬 더 많은 국민들이 투표시간 연장을 찬성하고 있으므로 당연히 새누리당도 여기에 찬성해야 하는 것 아닐까?

마지막으로 뉴스타파에서 실시한 여론 조사는 지난 4.11 총선에서 투표를 안 한 이유를 다시 한 번 확인해주었다. 전체의 1/3이나 되는 유권자가 ‘직장에 출근해야 해서’ 투표를 못했다는 것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이 계속 주장해왔던, “비정규직이나 알바 등으로 투표를 하기 어려운 조건에 있는 유권자가 적지 않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투표시간 연장은 국민의 절대 다수가 찬성하는 사안이다. 청년들 뿐 아니라 40~50대도 절반 이상이 찬성한다. 심지어는 박근혜 후보 지지자들 가운데에서도 절반에 가까운 유권자가 찬성한다. 국민이 찬성하는 투표시간 연장을 왜 하지 않는가.

“18대 대통령선거, 저녁 9시까지 투표시간 연장하자!”

* 이 글은 <뉴스타파 32회> 중에서 투표시간 연장에 관한 내용을 선별해서 재구성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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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 / 10 / 29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확실히 우리나라는 대통령 선거와 총선 모두 투표율이 급격하게 추락해왔다. 시민들의 6월 항쟁으로 직선제가 부활된 후 치러진 첫 대선인 1987년에서 89.2%의 투표율을 보인 이후, 92년 대선에서 81.9%, 97년에는 80.7%, 그리고 2002년에 70.8%, 2007년에는 63%까지 계속 투표 참여율이 급락했던 것이다. 그런데 혹시 이러한 ‘정치 이탈 현상’이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고 세계적으로도 비슷한 추세라면 굳이 우리가 투표율이 떨어진다고 조급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만약 모두 그러하다면.

그러면 다른 나라는 어떤지 직접 알아보기로 하자. 쉽게 비교하기 위해서 대통령 선거 제도가 있는 나라만을 대상으로, 그 중에서도 올해 2012년 대선을 치룬 나라들을 뽑아서 비교를 해보자. 올해 대선이 참 많았다. 1월에 대만 총통선거, 3월에 러시아 대통령 선거, 5월에 프랑스 대통령 선거, 7월에 멕시코 대통령 선거, 그리고 11월에 미국 대선, 12월에 한국대선이 기다리고 있다.

우선 이웃나라 대만이 올해 1월에 총통선거를 치렀다. 투표율은 74.4%였다. 대만 총통선거 투표율은 지난 5번 동안 74~83% 사이를 오르내리고 있는데 크게 편차가 없다. 우리처럼 급락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는 뜻이다. 10년 전만 해도 투표율이 비슷했지만, 정치 참여도에서 대만이 지금 시점에서는 우리 보다 훨씬 선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 정치수준이 멕시코와 러시아 수준으로 추락한 것인가?

늘 우리와 비교되는, (그러나 비교당하고 싶지 않은) 멕시코를 보자. 멕시코도 올해 7월에 대선이 있었다. 물론 평균적으로 우리보다 투표율이 훨씬 낮다. 그러나 지난 선거와 이번선거 연속적으로 심각한 부정선거에 휘말리고 있을 정도로 정치적으로는 후진적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우리와 비교하는 것이 맞지 않다. 다만 멕시코조차도 평균 투표율이 낮을지언정 체계적으로 투표율 저하현상은 없다는 것이다.

위의 그림에는 없지만 러시아도 올해 3월 대선이 있었다. 투표율은 65%로 지난 우리 대선과 비슷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지난 5번의 대선이 모두 60%대 수준에서 맴돌았다. 역시 체계적인 하락 현상은 없었다. 결국 우리 대선 투표율이 지금 멕시코와 러시아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얘기다. 곧 우리 정치 수준도 멕시코와 러시아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하면 너무 심한 얘긴가?

마지막으로 올해 5월에 치러진 프랑스 대선을 보자. 알려진 것처럼 이번 대선에서 80.4%라는 높은 투표율을 보였는데, 위의 그래프를 살펴보면 지난 5번의 대선이 모두 80%대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정치 선진국의 모습이 이래야 하지 않을까? 참고로 위의 그래프에는 없지만 조만간 치러질 미국 대선은 어떨까. 미국도 지난 2008년에 70.3%로 다소 저조했던 것을 제외하면 지난 수십 년 동안 선거에서 대체로 80~90%의 투표율을 유지하고 있다. 체계적인 투표참여 하락 현상은 없다는 얘기다.

자 그럼 투표율 추이 국제 비교로부터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국민들의 민주주의와 정치행위 가운데 가장 중요한 대통령 선거 투표 참여율이 25년째 계속 추락하고 있는데도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을 말할 수 있는가? 여야 정당들과 국회는 투표율 추락을 반전시키지 않고 도대체 어떤 정치혁신을 주장할 수 있단 말인가? 이런 투표율 급락 사태를 목도하고도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심각한 직무유기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해법은 이미 나와 있다. 투표율을 올릴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 확실한 방법이 바로 투표 시간을 연장하는 것이다. 투표 참여를 높이는 것이 가장 기초적인 정치혁신이다. 각 정당과 국회는 정치혁신의 기본을 보여주어야 한다.

“18대 대통령선거, 저녁 9시까지 투표시간 연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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