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07                                                                                  이상동 / 새사연 부원장

[새사연_이슈진단]법인세의모든것(2)_이상동(20150507).pdf




지난 글에서 우리는 법인세를 증세해야 하는 이유를 세 가지로 정리한 바 있다. 첫째로 기업이 이전보다 훨씬 많은 부를 가져간다는 점, 둘째로 법인세율이 오랜 기간 동안 가파르게 하락해 왔고 그 혜택이 대기업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법인세 하락에도 불구하고 임금과 사회보험료 등 1,2차 소득분배에는 기업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다양한 해법들이 제기되고 있다. 막대한 기업유보금에 세금을 물리는 방법, 실효세율을 높이는 방법(최고세율과 최저한세율의 인상 등) 그리고 사회목적세를 신설하는 방법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각자 나름의 합리성을 가지고 제기되는 방법들이고 무엇보다 복지국가로 가기 위한 첫걸음으로써 기업들의 동참을 끌어낸다는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막대한 복지 재원을 충당하는 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예컨대, 현재 대기업들에 대한 조세감면 혜택을 전면 취소한다고 하더라도 최대 4조원 수준의 세수를 늘리는 데 지나지 않는다.

일반정부 예산 중 사회보호 분야의 지출액 비중을 OECD 평균과 비교했을 때, 20%p이상의 격차가 발생한다. 북유럽의 복지선진국 수준은 차치하고 OECD 평균 수준까지만 맞춘다 해도 어림잡아 최소 약 80~100조원의 복지지출을 늘려야 한다. 복지 재정에 있어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여기서 정밀한 전략이라 함은 먼저, 1차 분배의 핵심인 임금 몫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것을 시작으로 한다. 더불어 기본 3대 세제-법인세, 개인소득세, 부가가치세-의 연쇄적인 관계를 고려한 배열과 증세 일정을 잡는 것이라 하겠다. 이를 골간으로 새로운 경제성장 패러다임에 입각하여 환경세제와 사회임금의 축을 강화하는 새로운 조세체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또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세상의 일이란 ‘좋은 그림’만으로 실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밀한 전략을 구축한다 하더라도 좋은 전략과 조응하는 ‘사회적 관계’를 창출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법인세의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된다. 낮은 법인세, 낮은 기업부담의 이면에는 초부유층의 막대한 ‘합법적 조세회피’가 숨어 있다. 합법적 조세회피는 분배의 민주주의를 훼손시키고 국가의 조세 기반을 허물어뜨린다. 대기업-초부유층을 정점으로 하는 사회적 관계, 구체적으로는 국가재정의 형태를 구성하는 사회적 관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면 법인세의 1% 증세는 그 몇 배의 효과로 돌아올 것이다.

본 글에서는 법인세와 관련하여 다국적 대기업들이 어떻게 해외 조세피난처를 이용하는지를 설명할 예정이다. 아래의 글을 읽기에 앞서‘만약 내가 초부유층이라면’을 가정해 보기 바란다. 실로 엄청난 탈세 규모가 보다 피부에 와 닿게 될 것이다.


법인세 탈세 방법 1. 수익 전취, 비용 전가

대기업들은 지방세를 포함한 법인세율 24.2%를 절세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지난 글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과세 표준 5000억원 이상의 대기업들의 실효세율은 17.1%이다. 대기업들의 최저한세율이 17%이므로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은 가능한 최고치까지 절세를 성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기업들의 절세 방법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해외 조세피난처에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법이다. 버진 아일랜드, 케이만 군도, 바하마, 바누아투, 뉴 칼레도니아, 나우루, 버뮤다 등 어디 있는지도 생소한, 그러나 조세피난처로 잘 알려져 있는 곳들을 비롯해서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스위스 등 선진자본주의 국가까지 포함해서 전 세계의 조세피난처는 60곳 이상이나 된다.

대기업들은 이들 조세피난처에 자회사를 설립한다. 이 때 자회사의 실소유주가 주로 재벌의 후계자라는 사실도 기억해 두자. 예컨대, 대기업 A가 원가 100억 짜리 물건을 국내에 있는 기업 B에 110억원에 팔아 10억원의 수익을 올린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24.2%, 즉 2억 4200만원을 법인세로 납부해야 한다. 그런데 대기업 A가 법인세 0%의 조세피난처 버뮤다에 설립한 자회사 C에 팔고 C가 다시 국내 기업 B에 판다면? 물론 이 때 물건이 버뮤다까지 갔다 오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 그냥 전달하면 되니까. 대기업 A는 버뮤다 자회사 C에 원가인 100억원에 팔아 이익을 남기지 않고 C는 B에 110억원에 판다. 수익은 고스란히 버뮤다 자회사 C에 귀속되므로 법인세는 온데간데없이 날아간다. 조세피난처의 자회사는 본사의 수익을 가져갈 뿐만 아니라 비용을 전가하는 방식으로도 세수 기반을 허물어뜨린다.

이런 식의 거래는 국세청의 과세표준 소득에 전혀 포착되지 않으므로 그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국세청은 해외 조세피난처의 역외 탈세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2013년 귀속분의 추징액을 1조 789억원으로 발표한 바 있다…….

 hwbanner_610x114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 / 09 / 04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미국에서는 11월 열릴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대선 후보 미트 롬니(Mitt Romney)의 탈세 혐의가 집중 부각되고 있다. 롬니와 그가 만든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은 케이먼 군도와 같은 조세피난처에 가짜회사를 만드는 방법 등을 통해 세금을 회피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펀드회사가 고객으로부터 받는 수입은 35%의 소득세율이 적용되어야 하지만, 이를 다시 투자 펀드에 넣어서 15%의 자본이득세율을 적용받도록 한 것이다.

이를 두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스티글리츠가 또 한 번 롬니 후보를 비판하고 나섰다. 그간 스티글리츠는 롬니 후보가 불평등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며, 롬니의 긴축정책은 경기를 둔화시키고 일자리 부족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해왔다.

스티글리츠의 글을 요약하자면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롬니의 탈세를 비판하고 있다. 우선 현대 경제를 유지하는데 교육이나 기술과 같은 공공재가 필수적인데, 공공재의 생산을 위해서는 모든 사회구성원이 공정한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유지에 필요한 신뢰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제도가 모두에게 공평하다는 믿음을 주어야 하는데, 탈세는 그러한 믿음을 훼손시킨다는 것이다.

셋째, 불평등이 악순환한다는 것이다. 고소득자의 탈세를 통해 경제적 불평등은 악화되고, 이는 금권정치를 통해 정치적 불평등으로 이어진다. 다시 정치적 불평등은 특권층에게 유리한 사회경제적 제도를 만들어냄으로써 경제적 불평등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롬니의 탈세 혐의에 대한 스티글리츠의 비난은 결국 공정하지 못한 사회가 어떤 문제를 초래하는지를 보여준다. 이는 단지 세금 문제 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경제 문제에 적용될 수 있으며, 미국 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도 적용될 수 있다.

 

롬니가 내야 할 공정한 몫

(Mitt Romney's Fair Share)

 

2012년 9월 3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조지프 스티글리츠(Joseph E. Stiglitz)

미트 롬니의 소득세가 미국 대선에서 중요한 쟁점이 되고 있다. 단순한 정치적 공세일까? 아니면 진짜 중요한 문제일까? 답하자면 이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며, 미국에 국한된 문제만은 아니다.

미국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토론의 밑바닥에 깔린 주된 주제는 국가의 역할과 공동체 행동의 필요성이다. 현대 경제의 핵심이라 할 민간부문조차 혼자서는 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다. 예를 들어 2008년 금융위기는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마련해주는 것을 포함한 효과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현대 경제는 기술적 혁신 위에 세워져있다. 기술적 혁신은 정부에 의한 기본연구기금 덕분에 가능했다. 이는 생산될 경우 모두가 이익을 얻지만, 민간부문에만 맡겨놓을 경우 적게 공급되거나 아예 공급되지 않을 수 있는 공공재 중 하나이다.

미국의 보수당은 공적으로 제공되는 교육, 기술, 기반시설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정부가 공공재를 제공하는 경제는 그렇지 않은 경제보다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낸다.

하지만 공공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필요하다. 모든 사람들이 공정한 몫을 지불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두가 동의하지는 않겠지만, 신고된 소득(케이먼 군도나 다른 조세피난처에 숨겨진 자산은 미국 정부에 신고되지 않는다)의 15%만을 세금으로 지불하는 고소득자들은 분명 공정한 몫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

물고기는 머리부터 썩는다는 오래된 속담이 있다. 대통령과 그 주변인들이 공정한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다른 이들이 그러기를 바랄 수 있겠는가? 모두가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우리에게 필요한 공공재를 마련할 수 있을까?

민주주의는 세금 납부를 통해 이루어지는 신뢰와 협동의 정신에 기반하고 있다. 부자들이 그러듯이 모든 사회구성원이 조세 회피에 에너지와 자원을 낭비한다면, 조세 제도는 무너져버리거나 훨씬 더 강압적이고 강제적인 구조로 바뀔 것이다. 두 경우 모두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

만약 모든 약속이나 계약이 법을 통해 강제되어야 지켜질 수 있다면, 결국 시장 경제는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단지 제도가 공정하다는 믿음만 존재한다면, 신뢰와 협동은 유지될 수 있다. 최근 한 연구결과는 경제제도가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협동과 노력을 갉아먹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많은 미국인들은 미국의 경제제도가 불공평하며, 조세 제도는 불공정의 상징과도 같다고 생각한다.

억만장자 투자가인 워렌 버핏(Warren Buffett)은 그가 내야 하는 세금을 모두 납부하고 있지만 그의 비서보다 그의 소득 세율이 더 낮으며, 이는 제도 자체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뜻이라고 주장한다. 그가 옳다. 세금을 면제 받은 롬니도 워렌 버핏과 유사한 지위에 있다. 실제로 닉슨이 중국에 방문했던 것과 같은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부자에게 더 높은 세금을 부과할 것을 주장했던 최고 권력의 위치에 선 부유한 정치인이 역사의 진로를 바꿀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롬니는 그런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낮은 세율로 인한 세금 투기가 결국은 경제를 망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상위층의 세금 투기는 경제학자들이 ‘지대(rent)'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는 경제의 파이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파이의 큰 조각을 집어 가는 것일 뿐이다.

소득 상위층에는 경쟁을 저해하고 생산을 제한하는 방식을 통해서 자신들의 소득을 늘리려는 많은 독점가들이 존재하고 있다. 협동으로 얻은 수익 중 자신이 더 많은 부분을 얻기 위해서 노동자를 위한 몫은 거의 남겨두지 않은 채 회사법의 허점을 이용하는 CEO들, 중산층과 저소득층 가정을 대상으로 약탈적 대출을 자행하고 신용카드 남용을 부추긴 은행들이 그들이다. 이들의 지대추구행위와 불평등은 소득 상위층의 세율이 낮아지면서 늘어나기 시작했다. 규제는 사라져버렸고, 그나마 존재하는 규제는 약화되었다. 지대추구행위를 할 수 있는 기회는 늘어났고,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부당한 이득도 매우 커졌다.

오늘날 총수요의 부족은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괴로운 문제이다. 높은 실업률과 낮은 임금, 엄청난 불평등을 가져왔으며, 악순환은 이어져서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다. 불평등과 경제적 불안정과 취약성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인식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여기 또 다른 악순환이 있다. 경제적 불평등은 정치적 불평등으로 이어지며, 다시 정치적 불평등은 롬니와 같은 사람들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제도를 만들어 내면서 경제적 불평등을 강요한다. (롬니는 지난 10년 간 최소 13%의 세율로 세금을 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장에 의한 정치가 가져온 경제적 불평등은 오늘날 전세계 경제를 약화시키는 중요 원인 중 하나이다.

롬니는 조세 회피를 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결과는 국세청의 조사를 통해서만 알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최고 한계 소득세율이 35%라는 점을 고려할 때, 그는 상당 규모의 조세 를 회피한 것이 분명한다. 물론 문제는 단지 롬니만이 아니다. 이같은 수준의 조세회피는 공공재의 생산과 분배를 어렵게 한다, 공공재 없이 현대 경제는 번영할 수 없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롬니와 같은 규모의 조세 회피는 제도의 근본적 공정성에 대한 믿음을 훼손한다는 것, 그리하여 사회를 함께 살아가는 곳으로 만들어 주는 연대의식을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 원문 보러가기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 / 08 / 02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차라리 홍준표가 안철수를 비판했다면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눌러주시면 됩니다.

[목 차]

1. 박근혜 후보가 안철수 원장에게 경제 민주화를 훈계하다.

2. “박근혜 후보에게 재벌개혁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됨”

3. 박근혜는 본인부터 철저히 친 재벌 정책을 반성하라.

 

[본 문]

 

박근혜 후보가 안철수 원장에게 경제 민주화를 훈계하다

최근 안철수 원장의 재벌개혁 의지에 대한 검증이 관심을 받고 있다. 9년 전인 2003년, 안 원장이 당시 벤처기업가와 대기업 최고경영자로 구성된 브이소사이어티의 같은 멤버로서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되었던 최태원 SK그룹 회장 석방 탄원서에 서명한 것이 재벌 감싸기라고 지적된 것이다. 이어 11년 전인 2001년, 결국 좌절되고 말았던 인터넷 은행 설립 시도 과정에 브이소사이어티 멤버로서 참여했던 것을 두고 금산분리를 훼손했다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사회에 살면서 친구가 법정에 갔는데 탄원서 써달라고 하면 나도 안 써줄 수 있을까” 생각해봤다는 정운찬 전 총리의 언급처럼 기업 경영자들이 일반적으로 겪을 수 있는 사건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안 원장이 기업가가 아니라 책임이 가장 무거운 대선 후보로 거명되는 만큼 이 문제는 확인하고 검증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유력한 대선 후보이자 안철수 원장과 지지율 경합을 벌이고 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거들고 나섰다. 안철수 원장이 재벌 총수의 범죄행위를 감싸는 탄원서에 서명한 사실을 비판하면서, “그런 것을 우리가 고치려고 하는 것 아니겠어요?” 라고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드디어 박근혜가 안철수 원장에 대해 경제 민주화의 원칙을 들이대며 직접 반격했다고 언론들도 일제히 다투어 보도했다. 벤처기업가 출신 교수 안철수 원장에게 박근혜 후보가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에 대해 훈계를 두게 될 줄이야.


“박근혜 후보에게 재벌개혁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됨”

“재벌개혁과 관련하여 참여정부에서 재벌개혁 정책이 대폭 후퇴한 것에 대한 평가도 없이 출자총액제한제도의 전면적 폐지, 금산분리의 점진적 완화를 주장하고 있어 이명박 후보와 마찬가지로 재벌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음. 재벌개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됨.”

위의 인용문은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07년 여름. 경향신문 2007년 7월 3일자에 실렸다.,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당내 경선에 나와서 발표한 경제 공약에 대해 경제정의실천연합에서 총괄 평가한 내용이다

당시 박근혜 후보는 한나라당 경선 후보들 가운데 경제 공약 면에서는 이명박 후보와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의 친 재벌 시장 지상주의 경향을 보였다. 특히 출자총액 제한제도에 대해 이명박, 박근혜 후보가 유독 즉각 폐지를 주장, 금산분리에 대해서서도 이명박, 박근혜 후보만이 금산분리 완화를 주장, 법인세에 대해서는 이명박과 박근혜가 즉시 인하를 주장하여 두 후보의 경제 공약에 차이가 없었다고 당시 언론들이 공통적으로 보도했다.

“우리 경제, 어떻게 살릴 것인가? 우리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살 수 있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권부터 바꿔야 한다. 크기만 하고 무능한 정부, 불법파업과 집단이기주의, 기업은 규제로 묶이고 국민의 마음은 갈라져 있는 것이 우리 경제의 큰 병이다. 이 병을 고치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 ...  ‘줄.푸.세 정책’으로 우리 경제를 확실히 살려 놓겠다. 세금과 정부 규모는 줄이고 불합리한 규제는 과감히 풀고 법질서와 원칙은 바로 세우겠다.”

위 인용문은 당시 한나라당이 2007년 5월 29일 광주에서 대선 후보 경제 정책 토론회를 했는데, 그 자리에서 박근혜 후보가 한 발언의 일부이다. 동아일보 2007년 5월 30일자에 실렸다. 바로 ‘줄.푸.세 정책’을 정점으로 한 경제 자유화와 친 재벌 정책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5년 전 박근혜 후보의 경제 공약 어디에도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는 들어갈 틈 자체가 없었다. 박근혜에게 경제 민주화라니, 어림도 없는 소리였다.


박근혜는 본인부터 철저히 친 재벌 정책을 반성하라

“국민 여러분에게 서민경제론을 주창한다. 성장 동력 회복을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재벌의 지배구조 개선이다. 재벌 경영의 투명성이 확보될 때까지 ‘출자총액제한제’와 금산법은 유지되어야 하고, 재벌의 상속세 탈세를 막아 불법적인 부의 대물림을 없애겠다.”

위 인용문은 당시 박근혜 후보와 함께 경선에 나선 홍준표 전 의원이 자신의 경제 공약을 설명한 내용이다. 한나라당에서 다소라도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 의지를 가진 후보가 있었다면 홍준표 전 의원이다. 그런데 이에 대해 박근혜 후보가 “홍준표 후보는 출자총액제한제를 유지한다고 했다. 경제가 살기 위해서는 투자가 살아나야 하는데, (재벌에 대한) 역차별 아닌가.” 하면서 홍준표 후보의 재벌개혁을 비판하고 재벌 옹호를 했다.

오죽하면 또 다른 대선후보였던 원희룡 의원이 “(박근혜의) 줄.푸.세가 혹시 복지는 줄이고 재벌규제와 난개발, 투기를 풀어서 생기는 시장의 실패, 약자의 저항을 공권력으로 군기 세우는 것 아닌가” 하고 비판을 할 정도였다. 원희룡 의원의 줄.푸.세 해석이 정확했음은 이 정책을 현실화시킨 이명박 정부 5년이 증명해주었다.

바로 5년 전에 자기 당 동료의 최저 수준의 재벌개혁 방안조차 비판했던 박근혜 후보가 이제 ‘경제 민주화의 전도사’로 나서서 누군가를 비판하는 엄청난 비약이 일어난 것이다. 비약에 대한 아무런 설명도 없이 말이다.

어쨌든 안철수 원장은 9년 전 기업가 커뮤니티 회원의 일원으로 최태원 SK 회장 구명 탄원서에 서명했던 점에 대해 공개적으로 잘못된 것임을 인정했다. 그렇다면 박근혜 후보는 5년 전 대선 후보로 나서면서 수없이 반복한 친재벌 정책 공약에 대해 국민 앞에 무릎 꿇고 반성을 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야 할 것이다. 그런 다음에야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다른 사람을 훈계할 처지가 절대 아니다.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