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이슈 2009.10.07 10:19

코스피지수 1600선이 기어이 무너졌다. 경제성장률의 반등과 함께 경제 회복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코스피지수가 휘청거리고 있는 것이다. 4분기의 시작과 함께 나타나고 있는 이러한 현상이 혹시 한국 경제의 새로운 국면을 예고하는 징후는 아닐까. 2009년 4분기 한국 경제를 전망해보기로 하자.

자본시장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이상기류

추석연휴가 끝난 지난 5일 코스피지수는 1700선을 돌파한 지 십여 일만에 다시 1600선 바닥까지 내려앉았다. 그리고 바로 어제(6일) 결국 1600선이 무너졌다. 지난달 말부터 외국인들이 매도세로 돌아선 뒤 8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선 탓이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3,673억 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이는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로 돌아오기 시작한 올 3월 이후 가장 많은 금액이다.

최근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LG전자, 현대모비스, 하이닉스 등 지난달까지 지수를 끌어올렸던 IT와 자동차 관련 주들을 집중적으로 팔고 있다. 이들이 단기차익 실현에 나섰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통상 외국인의 순매도 국면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것과 달리 현재는 환율도 계속 하락하고 있어 이들 외국인들이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자금을 비축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실물경제의 회복 없이 이루어진 최근의 금융시장 부흥이 한계에 부딪혔을 가능성 또한 짚어둬야 한다. 프랑스 해운회사의 부도설이야 말로 현재 세계 경제 곳곳에 여전히 매우 불안정한 위험 요소들이 숨어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증시와 같은 금융시장을 뒷받침해야 할 실물경제에 과연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지를 검토해보자.

사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식시장의 고속 회복과는 다르게 실물경제의 회복 속도는 매우 더딜 것이며 아직 고용상황 등은 바닥에 도달하지도 않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더욱이 최근의 회복조짐은 각국 정부가 대규모 경기부양책들을 쏟아부은 결과이지 정상적 경제회복 메커니즘의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 이는 한국경제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2009 한국 경제, 정말 '풍년'을 기대해도 좋을까, 새사연).

최근의 몇 가지 경제지표를 확인해보면, 우선 산업생산 측면에서 8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달에 비해 오히려 떨어졌다(77.6퍼센트)다.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조금 증가했으나 여전히 지난해 대비 -16.6퍼센트를 기록해 회복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건설기성액 실적도 정부 토목공사의 증가에도 7월에 비해 4.4퍼센트가 줄었다. 내수에 큰 영향을 주는 서비스업의 경우 자산시장인 금융과 부동산의 성장이 크게 늘었지만 전체적으로는 7월보다 0.6퍼센트 줄어드는 추세다(통계청, “2009년 8월 산업활동 동향”, 2009.9.30). 실물경제 회복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 하겠다.

민간 부문에서 경제 회복을 주도하던 자동차산업을 살펴보자. 지난 8월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완성차 5개사의 판매대수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시장에서 사상 최초로 월간 판매대수 10만대를 기록하는 등 대박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달새 절반 수준인 5만 3000대로 떨어졌다. 미국 정부가 7~8월 두 달 동안 한시적으로 시행한 ‘중고차 현금보상 프로그램’이 종료되었기 때문이다. 세계 소비시장의 회복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고용지표를 확인해보자. 9월 고용상황은 아직 알 수 없지만 실업급여 상태를 보면 상황이 그리 낙관적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지난달에 실업급여를 신규 신청자는 7만 7000명으로 전달에 비해 늘었으며 지급액도 3500억 원으로 전달보다 늘었다. 해고 방지를 위해 지원하는 9월 고용유지 지원금 239억 원도 8월보다 늘었다(노동부 보도자료, 2009.10.1). 한국 고용시장에서도 역시 아직 회복 조짐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예상했던 일이었지만, 이처럼 산업생산과 소비, 고용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거나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자산시장이 홀로 날아오르는 것은, 그것도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시기에서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설사 그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해도 그것은 경제 회복의 징후라기보다는 어쩌면 더 위험한 거품의 전조일지 모른다.

외국인이 계속 증시를 받쳐줄 수 있을까

간단하게 살펴보았듯이 현재 우리나라의 실물경제 회복 속도는 증시의 상승속도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기대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 독자들을 위해 이번에는 한국 증시 상승의 막강한 동력인 외국투자자들의 동향을 짚어보기로 하자.

2009년 3월 이후 한국 주식시장의 급격한 상승에 대해 새사연은, “최근 보이는 한국 주식시장 폭등의 배경에는 정부의 저금리 기조와 회복세를 보이는 거시경제지표를 기반으로 국내 초 대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며 실적을 올려가자 불황 속에서 수익처를 찾던 월가의 금융자본이 이들 대기업들에 집중적으로 자금을 투자하면서 만들어진 일종의 3자 합작품 성격”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시가총액 1000조 눈앞... 한국 '주식시장의 봄'은 왔는가, 새사연).

물론 그밖에도 신흥국 주식과 같은 일종의 위험자산으로의 자본 이동 경향, 또 이와 연동된 달러 약세로 인한 ‘달러 캐리 트레이드’ 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한국 증시가 선진국 지수(FTSE)에 편입된 것도 한 몫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볼 때 외국 자본이 한국 주식시장을 장기 투자처로 인식하고 있지 않음은 분명하다.

특히 올해 3월부터 9월 23일까지 이어진 외국인의 공격적인 한국주식 매수세는 지난해의 급격한 이탈을 감안하더라도 정상적인 매수행위를 넘어서는 사재기 수준이었다. 외국인들은 올해들어 지난달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6조 8000억 원 그리고 채권시장에서는 34조 원을 순매수했고, 그 결과 28퍼센트까지 떨어졌던 외국인 비중은 9월 말 현재 다시 32퍼센트까지 늘어났다. 이는 경제위기가 본격화되기 전인 2007년 말의 32.4퍼센트에 달하는 높은 수준이다.

이미 2007년 말 수준까지 주식을 사들인 상황이고 보면, 머지않아 한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둔화되기 시작할 때 이들이 어떤 행보를 취할지는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증시의 경우는 이미 버블이 우려된다는 인식이 퍼져 있는 상황인 데다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더 이상 재정 여력이 남아있지 않다는 불안감도 서서히 현실화되고 있다. 여기에 금리상승으로 인한 가계부실 위험마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들을 감안하면 외국자금이 앞으로도 계속 유입될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여러모로 합리적이지 않다.

가계부실이라는 새로운 뇌관을 놓쳐서는 안 된다

이번 금융위기를 통해 드러났듯이 저축보다 금융과 자산 투자에 의존하는 가계경제의 패턴은 경기 변동에 지극히 민감해지는 결과를 낳는다. 즉, 경기가 상승하면 주가와 부동산 가치 상승에 편승해 소비를 확대함으로써 경기 과열을 부추기고, 반대의 경우는 극도의 소비위축으로 돌아서 오히려 경기 침체를 심화시킨다는 것이다. 이는 가계경제 자체의 안정성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을 뿐 아니라 가계경제가 국민경제의 심각한 불안요소로 자리잡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행히 현재 세계 각국의 가계경제는 금융 투자나 과소비보다는 부채를 상환하고 저축을 늘리는 가계 디레버리지(de-leverage) 과정을 밟고 있다. 저축률이 제로에 이를 만큼 소비와 금융투자에만 전념했던 미국의 가계들조차 이번 금융위기를 계기로 지출방식을 바꾸고 있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금 가계경제를 금융시장에 얽어매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

2009년 4분기가 시작되었다. 혹시라도 이명박정부는 자신의 국정지지도가 코스피지수와 강하게 연동돼있다고 여겨 주식과 부동산시장으로 더 많은 투자가 몰리기를 기대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현실은 그런 바람대로 움직여줄 것 같지 않다.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가계대출을 더 끌어내 불안한 거품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치솟은 지지율에 거품이 끼어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는 일일지 모른다. 높은 지지율과 경제지표가 곧 모든 현실을 보여주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때다.

-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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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주제별 이슈 2007.11.20 19:58
 

종합주가지수가 사상 최초로 1600포인트대에 올랐다. 1980년 1월 4일의 주가지수가 100포인트였으니 26년 만에 1600포인트 고지에 오른 것이다. 주가 상승에 대한 보도와 펀드 관련 기사, 주말 황금시간대에 펀드와 금융상품을 소개하는 TV 프로그램까지 도처에 주식시장의 활황 이야기로 가득하다. 그런데 일하는 국민의 입장에서 주가지수 1600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증시 호황을 이끄는 것은 산업 자본과 괴리된 투기 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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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상승이 반가울 수 없는 이유는 최근의 활황이 주주자본주의적인 머니게임에 기인한다는 점이다. IMF 이후 한국에 정착된 주주자본주의는 노동시장 유연화와 기업을 사고파는 M&A 등을 통해 주주들의 단기 이익 추구 성향을 노골화했다. 주주에 대한 배당과 주가 시세차익의 극대화가 경제활동의 지상 목표로 설정되었고, 국민경제 전반의 안정성과 선순환구조는 뒷전으로 밀렸다.

경영권 방어에 급급한 기업의 투자 부족으로 성장 동력이 소실되는 가운데 이루어지는 주가 상승은 절대로 국민경제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 치솟는 지수는 비정규직 남발을 비롯한 노동 조건의 위기와 소득 5분위 배율의 증가로 표현되는 양극화를 배경으로 가능했던 것이다. 주주 중시 풍토에서 시중 자금은 산업 자본으로 유입되지 못하고 부동산과 주식 투기로 몰려든다. 주식시장은 돈이 넘쳐나고 물량 공백으로 주가가 상승하지만 자금이 돌지 않는 중소기업과 서민경제는 더욱 더 피폐해질 뿐이다.


과연 개미들에게도 혜택이 고루 돌아갈까


그렇다면 주식에 투자한 서민들이라도 돈을 벌고 있는 것일까?

2005년 기준으로 개인투자자 수는 약 350만 명으로 전체인구의 10% 미만이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전체 증시의 60% 이상을 소유하고 있으며, 그 나머지의 대부분도 대주주들이 장악하고 있다. 결국 이 모든 지분을 제외하면 개인투자자의 비중은 미미한 셈이다. 자본 규모와 투자 전문성이 떨어지는 일반 개인투자자들의 실패율이 대단히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국 주가 상승 혜택을 맛볼 수 있는 국민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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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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