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 09 / 21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2012 대선 주요 대선후보 경제민주화 정책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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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 새사연은 이번 대선이 수개월 전인 4.11 총선처럼 상호 비난과 폭로전을 반복하지 않고 보다 생산적인 정책대결이 되길 기대한다. 특히 나라의 운명과 방향을 결정할 대선 국면인 만큼 폭넓은 시야와 방향에서 우리 국민이 살아갈 비전이 다양한 관점과 각도에서 제시되길 바란다. 아직은 정책과 공약이 추상적이고 다듬어지지 못한 단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 후보의 저서와 발언을 중심으로 정책 맥락을 짚어보고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정책선거를 유도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요 약]
모든 대선후보가 경제민주화를 외친다. 분명 한국사회의 발전방향에 대해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후보들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래서 정체불명의 개념이라는 소리를 듣는지도 모른다. 우선 지금 상황에서 경제민주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은 국회에서의 실질적인 법안 통과를 실현시키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대선후보로서 경제민주화의 의지를 가장 확실히 보여주는 방법이다.

세부정책에 대한 찬반 입장보다 중요한 것은 경제민주화에 대한 철학과 비전이다. 줄푸세와 경제민주화가 같은 맥락이라고 말한 박근혜 후보는 낙제점이다. 참여정부의 신자유주의 편승을 반성했다는 점에서 문재인 후보는 의미가 있으며, 시장지상주의를 비판한다는 점에서 안철수 후보도 의미가 있으나 둘 다 약하다. 그 밖에 앞으로 경제민주화를 한국 경제의 체제를 전환하는 계기로 삼기 위해 후보들이 보완해야 할 내용은 무엇이 있는지도 담았다.


 

[본 문]

쟁점이 사라진 한국 대선

올해 3월 러시아 대선, 5월 프랑스 대선과 그리스 총선이 있었고, 앞으로 10월 베네수엘라 대선, 11월 미국 대선, 그리고 12월 19일 우리의 대선이 기다리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는 증세와 감세를 둘러싼 치열한 쟁점이 형성되고 있고, 유럽의 경우에는 긴축과 긴축 반대를 둘러싼 대립이 날카로웠다. 그런데 다른 나라의 선거에 비해서 우리의 대선은 쟁점이 대립되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출마선언문에서 ‘경제민주화 실현’, ‘일자리 창출’, 그리고 ‘한국형 복지의 확립’을 국민행복을 위한 3대 핵심과제로 내놓으면서 쟁점은 사라진 셈이다. 이 3대 과제는 주로 민주통합당 후보들이 일관되게 제안하던 것들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후보도 자신의 책에서 복지, 정의, 평화를 3대 시대적 과제로 제시했다.

이렇게 각 대선후보들이 같은 얘기를 서로 반복해서 주고받다 보니 ‘가짜와 진짜 논쟁’이나 ‘진정성 논쟁’ 따위로 흘러가고 있다. 특히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 부분에서 그런 경향이 심하다.

 

모두가 공감하는 경제민주화, 차이는 실천력

문제는 이렇게 너도 나도 경제민주화의 말을 쏟아놓고 있지만 실제 이루어진 것은 단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다. 이 와중에 대형 마트 일요 휴무제가 버젓이 무력화되고 있고 서울 마포 합정동 대형마트 신규 입점이 코앞이다. SJM과 만도기계 산업현장에서 불법적인 용역의 폭력으로 민주주의가 유린되는 한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경제민주화에 대한 진정성이 있다면, 지금 열려 있는 정기국회에서 재벌개혁 법안을 의결하여 통과시키야 한다.

새누리당은 경제 민주화 실천모임 주도로 재벌의 경제범죄 형량 강화, 일감몰아주기 금지와 처벌강화,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 및 기존 순환출자에 대한 의결권 제한, 금산분리 강화 법안을 차례로 경제 민주화 1호, 2호, 3호, 그리고 4호 법안으로 발의했거나 준비 중에 있다. 이 법안은 언론을 통해 새누리당의 당론인 것처럼 얘기되지만, 고작 새누리당 의원 20여 명만 참여하고 있으며, 막상 박근혜 후보는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박근혜 후보가 진정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자기 당에서 발의된 법안들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야당인 민주통합당도 답답하다. 지난 7월 초로 12개 재벌개혁 법안을 발의했고, 최근 당내 경제민주화 추진 모임 주도로  ‘0.01% 슈퍼부자 기업’ 조세특례철폐 법안을 발의했다. 그리고 당 차원에서 새누리당에게 경제 민주화 관련 공동 입법 발의하여 조속히 통과시키자고 제안했지만 이렇다 할 상황 주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무력한 상황에 있다. 이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확정되었으니, 문재인 후보가 직접 경제 민주화 법안을 진두지휘해서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의 추진 의지에서 실천적 차별화를 기해야 할 것이다.

특히 여야를 막론하고 세부 법안내용까지 상당히 근접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재벌 총수들의 불법행위에 대한 무거운 징계와 엄격한 법집행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확대나 총수 경제범죄에 대한 형량 강화, 그리고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 불법행위에 대한 무거운 과세 등이 그것이다. 여야 합의만 하면 금방 통과될 수 있는 부분이다.

국회 문은 열려 있고 너무 많은 경제 민주화 법안들이 이미 문서로 잘 작성되어 발의되었고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국민들의 여론도 이미 모아져 있는 상태다. 통과를 위한 모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말이다. 그러면 누가 법안 심의 의결에서 발을 빼고 있는 것인가. 일단 국정을 책임진 집권 여당 후보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실행 의지 측면에서 낙제다.

 

진짜 쟁점은 경제 개혁의 철학과 비전

경제민주화의 내용 중에서도 후보들 사이에 의견 대립이 존재하는 부분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명박 정부가 2009년에 폐지한 출자총액제한제의 부활 여부다. 박근혜 후보는 반대, 문재인 후보는 찬성, 안철수 후보는 유보로 구분된다. 순환출자 금지도 비슷하다. 박근혜 후보는 신규 순환출자만 금지, 문재인 후보들과 안철수 후보는 기존 순환출자까지 금지로 구분된다.

그러나 2012년 현재 대선 국면에서 경제민주화를 논하면서 제기되어야 할 주요 쟁점이 출자 규제에 관한 수준에 그쳐서는 안된다. 그보다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철학과 비전이 다루어져야 한다.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는 기본적으로 신자유주의에 대한 한국식 비판이자 대안이다. 특히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우리 사회를 지배했던 신자유주의에 대한 전반적 비판과 새로운 대안의 모색을 담고 있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경제 민주화가 ‘시대의 화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불공정거래 엄단의 차원이 아니라 ‘규제완화, 감세, 민영화, 작은 정부’라고 하는 신자유주의 정책 수단을 폐기하고, 새로운 경제모델을 수립하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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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04.12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재벌 개편’ 법적 틀 제시
권한과 책임 명문화해야
독과점 규제 가능케 되고
주주·노동자 권리도 보장

막상 총선에서는 주요 쟁점이 되지 못하고 누그러졌지만 재벌개혁이 절박하다는 문제의식은 정치권이나 학계, 시민사회까지 그 어느 때보다도 넓은 공감대가 있다. 그러나 지금 어떤 개혁이 필요하고 어떤 개혁 수단이 동원되어야 하는지는 백인백색이다. 2009년에 폐지된 출자총액 제한제도를 부활하자는 의견에서부터 순환출자 금지 같은 새로운 사전규제 장치를 동원하자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재벌과 총수일가의 범법행위에 대한 엄격한 법집행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일감 몰아주기를 금지하고 편법 증여를 막는 것이 긴요하다는 주장과 원-하청 불공정 거래가 가장 시급하다는 의견까지 다양하다.

조금 호흡을 길게 하고 역사적 맥락에서 재벌개혁 논쟁을 파악해 보자. 1986년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구축되었던 출자총액제한제도와 큰 틀의 재벌규제 체제는 외환위기 이후 지난 15년 동안 점차 약화되고 대신 시장 자율이나 자본시장을 통한 견제에 맡겨지는 방향으로 변해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시장의 자율적 조정능력이나 자본시장에서의 소수 주주권 강화 방식만으로는 재벌 집단이 적절히 견제되지 못했다. 오히려 재벌의 경제력 집중 정도가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그 결과 지금은 재벌의 독점적 횡포와 경제력 집중을 억제할 마땅한 사회적·제도적 장치가 없는 규율의 공백상태에 있다. 여기에 이명박 정부마저 친기업정책을 내걸면서 지난 4년 동안 유통 재벌은 골목상권을 휩쓸고, 석유·통신재벌은 독과점 가격을 밀어붙였다. 전자와 자동차 재벌은 하청단가를 깎아 거대한 수익을 달성하는 등 국민경제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포식자로 커져버렸다. 외환위기 이후 15년 만에 재벌개혁이 새롭게 국민적 의제로 부상한 배경이다.

지금은 한두 가지 수단으로 재벌의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적어도 앞으로 10년 한국 경제를 내다보면서 규제 공백상태에 있는 재벌을 어떤 제도적 틀로 규율해나갈 것인지 고려해야 한다. 학계 등에서 그동안 간간이 나왔던 ‘기업집단법’ 제정 주장은 이미 한국 경제의 중심에 착근되어 버린 재벌체제를 공식적으로 수용하면서도, 성문법적 틀 안에서 규제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어 현재의 시점에서 적합한 대안일 수 있다.

기업집단법은 개별 기업 범위를 넘는 기업집단이 독립적으로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실체’라는 점을 상법 차원에서 인정하고, 그 존재와 구성 요건을 법률적으로 규정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즉 현실적 실체이면서도 법적 규정이 없었던 기업집단과 기업집단을 이루고 있는 계열 회사들 사이의 지분관계는 물론 통제 권한과 책임 범위, 구조조정본부 같은 기업집단 전체의 지휘통제 구조를 법적으로 명문화해야 한다. 나아가 전체 기업집단과 소속 기업 사이의 이해 상충 관계를 규율하며, 이른바 내부 거래 허용범위 등도 규정함으로써 사회적으로 합의한 재벌체제의 구조 개편 방향을 법적 틀로 제시하게 될 것이다.

물론 재벌과 관련해 제기돼온 여러 쟁점이 정리되어 기업집단법에 종합적으로 반영되어야 하므로 경제학계와 법학계의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고 현실 경제여건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더 이상 규제의 공백상태를 방치할 수 없을 만큼 상황의 시급성도 있다. 출총제를 부활시켜서라도 재벌을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재벌의 횡포가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공정거래법에, 기업집단법에 포함될 주요 맥락들이 있는 상황이고 추가적으로 어떤 규율이 필요한지도 알려져 있다. 의지만 있다면 19대 국회가 구성되면 곧바로 논의에 들어가고 법률 제정을 서두를 수 있는 것이다.

한 가지 확인해둘 것은 기업집단법이 어떤 측면에서는 재벌 인정법이지 반재벌법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재벌 규제법과 동시에 공정거래법의 전면 재개정이 같은 무게로 다뤄져야 한다. 독일은 주식회사법에 콘체른 규정을 삽입했던 1965년 이전(1958년)에 경쟁제한방지법(GWB)을 제정하여 독과점 규제를 하고 있다. 나아가 노동자의 경영참여를 보편화시킨 1976년의 공동결정법이 기업집단에 대한 노동자의 견제 수단으로 존재한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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