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17                                                                                         최정은/새사연 연구원



무상급식 중단을 선언해 논란의 중심에 섰던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이번에는 저출산 관련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최근 홍 지사는 한 종합채널방송에 출연해 우리 출산율이 낮은 이유가 여성의 지위가 높기 때문이라 말했다. 그의 말을 더 이어가면, 여성들이 경제적으로 독립하게 되면서 결혼을 안 해도 되는 사회분위기와 자녀 없이 살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 때문으로 사안을 바라보고 있다.

홍 지사는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회 자문위원 직함도 가지고 있는 여당의 차기 대권후보선상에 있는 핵심이다. 그러나 그의 최근 논란은 저출산의 문제를 여성 개인 탓으로 돌리는 기존의 가부장적 틀에서 벗어나 있지 않아 여성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게다가 박근혜 정부가 꺼냈다 대중의 뭇매를 맞은 싱글세등의 파장도 컸다. 일련의 논란들을 겪으며 여당과 정부의 인식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새삼 드러나고 있다. 결혼 안하고 아이도 안 낳는 이들에게 세금을 더 매기고, 여성을 가정에 머물도록 묶어두면 저출산 문제는 해결될 거라 전망하고 있는 것이다. 믿기 어려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정부, 의지도 책임도 뒷전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이 마련된 게 2005년이다. 저출산에 대한 위기의식이 사회적으로 높아진 때 대통령 직속으로 이 위원회가 세워졌고, 5개년 계획을 마련해왔다. 내년인 2015년까지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이 짜여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역할을 해오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위상은 이명박 정부와 현 박근혜 정부를 이어오면서 계속 추락하고 있다. 올해에는 대통령이 회의에 참여한 적이 없으며, 사업본부 수장이 공석이 된지 오래라는 소리도 들려온다. 정부 일각에서는 싱글인 대통령 때문에 대놓고 홍보도 못해 그렇다는 안이한 평가도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10월에 마련된 제2차 저출산기본계획을 보면, 일가정 양립은 물론, 결혼과 출산, 양육지원, 아동의 건전한 성장환경 조성 등에 100여개 이상의 사업이 나열되어 있긴 하다. 그러나 집행되는 예산의 80%이상이 보육료 등 양육비지원이나 휴직제 개선 등의 현금지원에 쏠려 있고, 가족친화 사회 환경 조성이나 가족을 이룰 여건 조성, 아동 교육비 부담 등과 관련한 사교육비 문제나 교육개혁의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못해 그 한계가 뚜렷하다. 상당수의 사업들이 과제별로 쪼개져있는 상황에서 위원회의 역할도 미미한 지금, 이 문제를 여성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게 우리 정부의 현주소다.

가까운 일본도 저출산 문제로 골머리를 앓으며 저출산 위기 탈출을 목표로 대기아동 제로정책을 선보이며 호응을 얻고 있다. 싱가포르는 신혼부부에게 임대주택을 줘 주거안정을 보장에 적극적이며, 스웨덴은 양성평등의 관점에서 저출산에 대응하고 있다.

 

일과 가정 양립? 이제는 포기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저출산과 관련해 한국 상황이 모순적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2003년 기준 1.17명이었던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지난 몇 년 간 소폭 상승했으나, 2013년에는 1.19명으로 떨어져 10년 전 수준으로 퇴보했다. 이는 OECD 국가 평균 1.7명과 비교해도 한참 밑도는 수치이다. 여성 고용률 역시 OECD 평균 60%를 하회하는 53.5% 수준으로 제자리걸음인데, 최경환의 발언은 이와 같은 상황에 따른 해석일 터다.

그러나 이 현상은 지극히 현실에 기반해 있다. ‘결혼-연애-출산을 포기하는 청년세대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가계소득은 오르지 않고, 전세가는 고공행진을 하는 마당에 결혼과 자녀계획은 언감생심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전까지만 해도 일과 가정의 양립은 적어도 선택의 영역에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그 수준을 넘어 포기의 상태에 이른 듯하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의 위기 대응력은 그야말로 제로상태다.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주제별 이슈 2009.08.25 14:56
외국 저출산 대책의 시사점과 한국 저출산의 특징
도표가 포함된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http://saesayon.org에서 PDF파일 다운로드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3년 만에 다시 하락하면서 ‘출산율 제로(0)’ 시대라는 끔찍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부산은 0.98명을 기록해 지난 2006년 이후 다시 ‘소수점’ 단위로 내려앉았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이렇듯 사회경제적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이 심각하게 제기되는 데는 한국사회의 특수성이 존재한다. 이를 분석하기 위해 다른 나라들의 저출산 현상과 대책의 시사점을 살펴보고 한국사회의 특수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외국의 저출산 관련 현황

서구 선진국의 경우 고령화 추세는 비슷하나 출산율에서 많은 차이가 나타난다. 선진국의 출산율은 대공황 이후 감소하다가 전후 베이비붐을 맞아 급증하였으나 1960년대 후반부터 또다시 감소하였다. 전후 고도성장과 함께 감소하였고, 1970년대 후반부터 인구대체 수준을 밑도는 국가가 나타나게 되면서 각 국에서 저출산 및 고령화로 인한 사회문제 해결에 주목하게 된다. 그 후 1980~90년대에 이르러 출산율이 지역별로 달라지는 이른바 다양화(diversification) 현상이 나타났다. 2000년 현재 구미 선진국의 합계 출산율을 보면, 북유럽 국가인 스웨덴, 노르웨이 등과 영국, 프랑스 등의 서유럽국가의 경우, 1.7~1.9명 수준의 상대적으로 높은 출산율을 보이고 있다. 합계출산율이 1.3~1.6명의 비교적 낮은 수준에서 정체된 나라들로는 게르만 문화권의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이 있다.

한편, 1990년대 초 사회주의 세계체제 붕괴 이후, 시장경제로 전환하고 있는 현재의 러시아와 구성 공화국 그리고 동구권의 많은 국가들도 합계출산율이 1.1~1.3명에 이르는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그 이후, 경제적 빈곤과 문화적 특성이 결혼과 출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비롯해 저출산 및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학문적, 정책적 시도가 시작하게 되었다.

서구에서 인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취한 정책을 포괄적으로 가족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서구는 전통적으로 직접적인 출산장려 정책보다는 출산과 양육을 저해하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포괄적 가정정책을 추진해 왔다. 가족정책의 구성 프로그램은 국가별, 시기별로 다양한 목표를 가지고 있으나 그 목표에는 출산율의 회복, 조세의 형평성 획득, 자녀 양육비용의 사회화, 생애주기별 소득의 재분배, 저임금층의 소득보전, 임금인상 압력의 축소, 실업/빈곤 악순환의 경감, 아동빈곤의 해소 등이 공통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2. 서구 선진국들의 저출산 고령화 대책

1) 이민정책 저출산
초기에 적극적으로 이민을 수용했던 유럽 등에서 최근 이민정책방향을 사회적 통합 강화를 위한 신이민제한정책으로 전환하면서 인구정책과 직접적 연계성은 줄어들고 있다. 출산력제고방안으로 실시한 대체이민정책은 인구성장, 생산가능 인구증가 및 부양비 변화 등의 효과는 있으나 제한적 효과(UN, 2000)를 나타낸다는 보고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젊은층 이민을 통해 인구구조의 단기적 고령화를 완화하는 효과는 가능하나, 이민자 자체의 고령화 및 이민자의 출산력 기여도 한계 등으로 인해 이민정책 효과의 제한성이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그 결과 이민정책을 적극 추진했던 나라들도 최근에는 사회적 통합을 고려해 대규모 이민보다는 자국민의 부분적 출산력 회복정책 추구로 정책적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즉 여전히 이민이 노동력 감소에 의미있는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사회/정치적 환경의 특수성에 따라 이민이 특수하게 작용하는 특징이 있고 실제 고령화를 억제하고 있느냐는 부분에 대한 평가도 존재한다. 미국의 경우 적극적 숙련노동자 이민정책은 생산성 및 경제성장률 향상에 기여하는 등 경제활성화 및 국가경쟁력 강화의 측면에서 대체이민의 가능성은 존재한다.

2) 가족지원정책
■ 가족수당(family allowance)
- 19C 후반부터 근로자 임금에 가족책임 연계방안의 일환으로 실시된 가족수당은 현재 88개국에서 실시하고 있으며 가구소득수준과 무관하게 지급된다. 유럽국가들은 GNP의 평균 약2~3퍼센트를 가족수당으로 지급하고 있으며 첫째아 보다는 셋째아 이상 출산에 대한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 아동 및 가족 세제 혜택(Child and Family Tax Benefits)
- 세제 수당(세제 감면): 세금부과 전 과세소득에서 감면되는 세금
- 세금 크레딧(tax credit): 세금 평가 후 감세하는 것으로 가족규모 또는 혼인상태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 한부모가정에 대한 특별 지원

■ 주택 혜택
- 높은 주택가격의 결혼 및 출산결정 시기효과(timing effect)에 의해 적극적 주택 혜택이 출산율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3) 가족-친화적 고용정책

■ 모/부성휴가 및 육아휴직
- 19C말 실시된 모성휴가와 달리 부성휴가/육아휴직은 최근에 도입되었으나, 여성의 경제활동참여 증가로 인해 가족지원의 주요정책으로 평가되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 육아지원시설
- 기혼여성의 육아지원시설 이용률은 접근성, 용이성, 시설의 질 및 비용에 따라 다르다. 여성의 가정과 일의 양립 보장을 위한 주요 정책으로 추진되고 있다. 유아보다는 영아에 대한 보육지원이 출산율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여성의 다양한 육아지원시설 지원은 여성의 노동시장참여율보다 적지만 출산율 증가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노동시장정책
- 모/부성휴가, 육아휴직 및 시설지원외 가정/일 양립 정책(McIntosh, 1981)
  - 영유아를 가진 기혼여성에 대한 짧고 유연한 근로시간 보장과 출산휴가 후 승진 및 사회보장 등의 불이익을 받지 않는 전제하에 동(유사)직업의 재고용보장등이 핵심적 내용이다.

4) 사회보장개혁
■ 인구감소/인구고령화의 원인 해결을 위한 정책이라기보다는 사회적 비용증가 등의 부정적 결과를 최소화하고 대응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 인구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비용 및 의료비 등 부양비 증가에 대응을 위한 사회보장개혁 방안이 그 핵심내용이다.
- 노동시장의 은퇴연령을 높여 부양대상자수를 감소키는 것을 목적으로 함
- 은퇴연령 상향 조정 및 고령자의 강제퇴직 금지
- 연금개혁을 통한 급여수준 인하로 고령자증가의 부담 경감
- 연금재정의존율은 낮추고 사적연금 활성화 추진

5) 노동력정책
경제활동인구의 감소 및 부양인구 증가의 대안으로 더 많은 사람이 고용되고, 더 높은 생산력을 낼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 평생학습체계 구축을 통한 노동력의 생산성 증진 및 중/고령자 고용확대
■ 조기퇴직자 혜택감소정책과 중고령자의 근로지속성 증대를 위한 노동시간단축, 고령자고용 인센티브 등 중고령자 노동력 정책을 병행 추진
■ 인구고령화에 따른 부양비 상승 및 생산가능인구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여성고용증진 및 청년실업 정책

6) 보건의료정책
인구고령화에 따른 고령자의료비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보건의료체계 개편을 통한 비용 감소를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 보건의료 프로그램 개선을 통한 의료 의존도 감소 및 예비고령 세대에 대한 건강증진프로그램을 통한 고령화대비/의료비증가 억제

7) 그 외의 간접 정책으로 경제, 젠더, 교육정책 등이 있다.
고용 및 임금 등 경제적 요인들은 결혼, 이혼, 출산 및 이민 등 출산률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요인이다. 또한 이에 영향을 미치는 정부의 경제정책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 외의 간접적 정책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남성지배적 가족내 성불평등현상의 개선을 통한 출산력 제고
- 선진국의 출산율차이의 원인을 개인 지향적 사회제도에 존재하는 높은 성평등과 가족 지향적 사회에 존재하는 지속적 성불평등에서 찾는 분석이 많다.
- 남성지배적 출산결정권 등 가족형성과정에서 남녀간의 불평등현상을 개선함으로써 가족내 여성의 지위 향상이 가능하다고 본다.
- 가족내 성평등은 가족안정화의 필요조건이며, 노동시장 등 성평등적 가족 외적 환경개선을 통해 가족 구성원 모두의 책임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3. 외국의 저출산 대책 및 성과에 따른 유형화

일반적으로 OECD 선진국을 유형화하면 영미형 국가, 대륙유럽형 국가 그리고 북유럽형 국가로 나뉜다. 그런데 대륙유럽형 국가에 속하는 독일, 프랑스 등은 상대적으로 여성고용률이 낮은 편이다. OECD 선진국 중에서 여성고용률이 높은 것은 영미형 국가와 북유럽형 국가 등으로 분류된다.

독일(영국)은 전통적인 가족의 소득보장에 대한 지출이 높고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는 중요한 정책대상이 아니며, 어린 영아에 대해서는 가족내 돌봄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는 반면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는 매우 발달되어 있다.

반면에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이 높은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은 가족을 단위로 하는 소득보장에 대한 헌신과 함께 일가족 양립에 대한 지원 및 성과도 높게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어린 영아에서 유아까지 돌봄 서비스가 잘 발달해있어 가장 균형 있는 가족정책을 보이고 있다.

한편 미국(영국)은 가족에 대한 소득보장정책은 있으나 일가족 양립을 위한 육아휴직에 대한 지출은 전혀 없으며 영아에 대해서는 시장 서비스의 구매에 의존하는 반면 유아를 위한 인적자원투자에 대한 헌신은 높게 나타나고 있다.

4. 고찰 및 정책적 시사점

직장과 가정생활의 조화는 개인과 사회 양자에 핵심적인 두 가지 목적과 직접적으로 관련된다. 하나는 노동시장에 전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함으로써 소득뿐만 아니라 현대인의 생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사회적 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자녀들에게 필요한 최상의 돌봄과 양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요구는 상호 연관된다.

고령화 수준이 높은 국가간 출산율 수준의 차이를 살펴본 결과 고령화 과정에서의 출산율 회복정책의 강도 및 성과 차이에 기인함을 알 수 있다. 인구고령화 전개과정에서 저출산과 고령사회 대응정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하는 국가들은 출산율이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회복하고, 동시에 인구고령화 속도가 완화 또는 감소하고 있다(북유럽국가, 불어권국가 등).

이들 국가들은 출산율 회복을 위해 ①가족의 육아 부담을 경감하고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가족정책, ②양성평등적 기업 및 가족문화 조성 등 여성의 적극적인 노동시장 참여를 지원하여 출산율 제고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동시에 제고하는 일가정양립 정책, ③출산/양육의 사회책임에 대한 의식과 양성평등적 가족/사회문화를 바탕으로, 공공보육서비스 확충, 육아휴직 활성화 등을 통해 출산/양육에 유리한 환경 조성을 위한 정책 등 종합적이고 지속적인 정책추진을 하고 있다. 또한 여성인력 및 고령인력 활용을 위한 노동시장정책, 공적연금의 지속성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 등 고령사회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 추진고령화정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고령화 속도를 늦추어가면서 고령사회에 안정적으로 적응하고 있다.

반면, 저출산대책에 소극적이거나 성과가 크지 않은 국가들의 경우, 초저출산현상과 인구고령화속도의 빠른 증가로 초고령사회에 근접 또는 진입하고 있다(독일,일본 등).

이들 국가들은 전통적으로 출산/양육을 개인과 가족의 책임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며, 가족/사회적으로 성분업적 가치관이 유지되는 경향이 있는 나라들로 이러한 사회문화적 특징으로 제고정책의 효과가 반감되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고령화 정책에 보다 많은 예산을 투입하게 되고 고령자에 대한 사회부담이 가중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특히 동아시아국가들의 경우, 사회문화 환경의 변화에 적절한 대응부족으로 초저출산현상 지속 및 그로 인한 인구고령화 가속화가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현실이다.

5. 우리나라 출산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특수성

1) 저출산 고령화의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
초저출산의 도래와 고령화속도가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다. 서구 사회의 경우 고령화 사회로의 변화에 약 150~200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었으나 우리나라는 약 25년 동안에 도달하였다. 전체 인구 중65세 이상 노년인구의 비율이 7퍼센트인 고령화 사회에서 14퍼센트의 고령사회로 진입하는데 소요되는 기간이 프랑스는 115년, 스웨덴은 85년이 걸려 충분한 준비기간이 있었던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25년에 불과한 기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 사회 경제적 환경에 곧바로 영향을 받는다.
IMF시기에 출산율이 급락한 경험이 있고 이번의 경제위기로 출산율이 1명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다. 표를 보면 외환위기 후 출산율이 낮아졌다가 밀레니엄베이비 붐으로 약간 회복되다가 카드대란 등 경제위기로 2005년에 1.078명이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나타냈다. 그 이후 회복되던 출산율이 계속 저하되어 2008년에는 1.19명, 경제위기가 본격화되는 올 2009년에는 1명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온 상태다.

또한 우리나라 여성들은 일반적으로 2명 정도의 아이를 낳고 싶어도 경제적, 사회적인 이유로 출산을 포기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아이를 거부하는 가치관의 변화 등의 요인보다는 소득감소, 아이 양육 및 교육부담 등 사회경제적 요인에 더욱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는 우리사회의 환경이 사회경제적 위기가 개인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구조를 반영한 결과다. 사회경제적 위기상황이 오면 개인적으로 극복해야 하고 사회정책 및 복지영역에서 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완충장치가 없는 구조이다. 그 결과 사회경제적 위기상황이 출산율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 결과 집값과 생활비가 높은 대도시일수록 출산율이 더욱 낮아지고 있다. 표를 보면 2008년 출산율의 경우 부산의 0.98명, 서울은 1.01명으로 나타났다.

3) 문화적 특징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
이는 동아시아 사회의 전반적 특징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그 심각성이 더욱 크다. 대표적인 고령화 사회인 일본이 오랜 정책 실패 끝에 내린 결론은 육아 책임을 여성에게만 돌리는 보수적 가치관이 저출산 현상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는 것이다.

■ 가부장적 성문화
여성이 결혼 및 출산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가 출산 육아 가정일에 대한 여성 개인의 책임이 너무 막중하다는데 있다. 여성의 사회진출은 강제되는 사회에서 가정에 대한 책임이 온전히 여성의 몫으로 남아있는 한국 사회의 현실이 결혼 및 출산의 포기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 미혼가정 등 비전통적 가족에 대한 사회적 용인이 극히 부족하다.
우리나라의 혼외출산율은 1.5퍼센트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이러한 혼외출생아 비율은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아주 낮은 수준이다. 외국의 혼외출생아 비율(non-marital birth rate)을 살펴보면 아이슬랜드는 60퍼센트, 스웨덴, 노르웨이의 북유럽 국가들은 50퍼센트를 상회한다. 미국은 30퍼센트대이고, 영국은 40퍼센트 초반, 프랑스는 50퍼센트에 접근하고 있다.

그 결과 2005년 기준 출산건수가 42만 건인데 반해 임신중절건수가 35만 건에 이르는 기형적인 출산 및 성문화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 남아선호사상
우리나라는 남아의 성비가 더 높게 나타나고 지역적으로는 더욱 큰 차이를 보인다. 또한 남아가 있는지의 여부가 둘째아의 출산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우리나라의 높은 낙태율의 설명근거가 된다. 셋째아 이상 출생아의 출생성비(출생여아 100에 대한 출생남아수)가 2002년 141, 2003년 137, 2004년 133명으로 정상적인 출생성비가 105 수준임을 감안할 때, 이 수치를 초과하는 수만큼 여아(태아)의 인공임신중절 시술이 시행되고 있다.

이상과 같이 문화적 특수성이 저출산 현상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문화적 측면의 분석을 한 연구결과를 놓고 다양한 해법들이 있다. 여성의 임금이 높아지면 출산을 꺼린다든지, 학력이 높아지면서 여성의 이기적 선택이 증가한다던지 하는 분석이 그것이다. 하지만 문화적 측면이 여성들의 사회활동 증가에 따른 가치관의 문제나 이기적 선택으로 치부되는 결론을 도출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가부장적 문화에 대한 대안역시 사회적으로 풀어야 한다. 미혼가정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에 대한 적극적 지원책이나 다양한 보육시설의 확충 등을 통한 여성의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적 접근, 여성이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통한 남아선호사상의 극복 등이 필요하다.

이렇듯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는 속도와 수준, 문제의 원인 등에서 다른 나라와 비교되는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사회경제적 측면에서도 아주 낮은 수준의 출산지원환경을 갖고 있고 문화적 측면에서도 복잡한 문제들을 내포하고 있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의 사례와 우리나라의 특수성을 보다 심도 있게 고민해보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음 글에서는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의 해결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보도록 하자.

이은경/새사연 비상임연구원, 청년한의사회 정책국장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TAG 출산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