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25김수현/새사연 연구원

 

2013년 최저임금이 결정되었습니다. 지난 7월 2일 최저임금위원회는 2013년도에 적용될 최저임금으로 시간당 4,860원을 의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2012년 올해 최저임금인 시간당 4,580원에 비해 280원, 6.1%가 인상된 것으로, 월단위로 환산하면 주 40시간(월 209시간)을 일할 경우 101만 5,740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되풀이 되는 결정과정에서의 파행

올해도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최저임금 결정과정은 원활하지 못했습니다. 시작부터 경영계는 시급 4,580원으로 동결을, 노동계는 시급 5780원으로 26.2% 인상을 주장하면서 큰 의 견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 후 계속되는 협의 속에서도 노사는 서로의 차이만을 확인하며 대립하다, 결국 노사 위원들이 모두 불참한 가운데 공익위원이 제시한 최종안 시급 4,860원이 표결을 통해 2013년 최저임금안으로 결정되었습니다. 경영계와 노동계의 합의 속에서 결정되어야 할 최저임금이 언제부터인가 정부가 정한 공익위원에 의해 결정되는 파행이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파행 속에서 노동계의 목소리는 최저임금안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수준은 최저생계비에도 모자라는 수준으로 현실화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하며, OECD가 권고하고 있는 평균임금의 50% 수준에 해당하는 최저임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면, 경영계는 최근 몇 년째 경제위기와 경제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해 왔습니다. 지나친 최저임금 인상은 (특히, 중소기업의) 기업활동을 위축시키고 고용을 줄일 수 있다며, 최근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성장률 이상으로 최저임금이 인상되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위축과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실업 위험을 걱정하는 경영계의 주장을 현실에서 찾아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실제 영국의 경우 1997년 노동당이 심화되는 불평등, 양극화, 빈곤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최저임금제를 부활시켰지만 보수당과 보수적인 학자들이 우려했던 대량해고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실제 우리나라의 경우도 높은 최저임금 인상이 직접적으로 대량해고의 원인이 된 해는 없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불평등, 양극화 문제 해결과 내수확대를 꾀해야

최저임금제는 노동자들로 하여금 일정 수준 이상의 삶을 영위하도록 하고, 빈곤과 소득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로, 1894년 뉴질랜드에서 최초로 도입된 이후 전세계로 확대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88년부터 시작되어 현재 1인 이상 전산업을 적용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최저임금은 낮은 수준으로 인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들이 많습니다. 실제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은 구매력 기준으로 했을 때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선진국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또한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는 안정적인 주거지조차 마련하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2013년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서울에서 60미터제곱, 약 18평 소형아파트 전세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12년 2개월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저금해야 된다고 합니다.

최저임금 인상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불평등, 양극화, 빈곤문제를 해결하고, 저소득 가구의 삶을 개선하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상승률은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이명박 정부 기간인 2008년~2011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연평균 5.0%로 노무현 정부의 10.6%의 절반에도 못 미치며, 최저임금제도가 도입된 1988년 이후 역대 정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인상률에서도 이는 마찬가지입니다. 최저임금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동안 불평등과 양극화는 확대되고 빈곤문제는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이제라도 최저임금인상을 통해 이런 문제의 해결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최저임금의 인상은 최근 강조하고 있는 내수중심 경제에도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가계소비의 소득탄력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상대적으로 저소득 가구의 소득증대가 소비활성화와 내수확대에 더욱 긍정적이라는 것을 가리킵니다. 즉, 저소득 가구의 소득을 개선시키는 최저임금의 인상은 불평등, 양극화, 빈곤문제와 같은 사회문제를 해결방안 중 하나임과 동시에 외부로부터의 경제충격에 안정적인 내수중심의 경제구조 형성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제 역할을 다 하는 최저임금제도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OECD는 평균임금의 50% 수준을 최저임금으로 할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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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06 / 21 최정은/새사연 연구원

 

불평등, 생애 초에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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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 빈부 ‘격차’에 주목해야
2. 선진국이 영유아 투자에 집중한 이유
3. 불평등 사회일수록 아동 불평등 높아
4. 영유아기 투자, 인생의 출발 달라져


 

[본 문]

1. 빈부 ‘격차’에 주목해야

부의 쏠림현상이 빨라지면서 우리 사회 전반에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다. 소득불평등을 보여주는 지니계수는 2011년 현재, 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수준을 넘어 위험 수위인 0.4에 가까워지고 있다. 소득이 전 계층에 골고루 분배되지 못하고 상위층으로 쏠리면서, 상대빈곤율도 심각하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절대빈곤층이 여전히 8.0%를 넘나들고 있으며, 중위소득의 절반에 못 미치는 가구 비율(상대빈곤율)도 가파르게 늘었다. 지난 20년 사이에 상대빈곤율은 두 배로 뛰었다. OECD 국가들의 평균 상대빈곤율이 10% 내외임을 감안할 때, 우리는 빈부 차는 결코 적지 않다. 
 
우리 사회에 빈곤을 넘나드는 가구가 예상외로 많아지면서, 빈곤의 사각지대도 생겨나고 있다. 2005~2009년까지 지난 5년간 한번이라도 절대빈곤을 경험한 가구는 26.7%이며, 상대빈곤을 경험한 가구도 35.6%에 달한다. 최저생계비 이하 수준으로 진입하는 가구 비율도 2009년 4.5%이며, 절대빈곤을 벗어나는 비율은 절반 정도다. 많은 가구가 빈곤에 노출되어 있고, 빈곤상황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강신욱 외, 2011). 
 
생계조차 어려운 가구라면 아동의 처지는 더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 가구의 경제력이 부족할 경우 아동의 성장 토대는 튼튼할 수 없다. 아동기에 건강하지 못하고,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할 경우 성인 이후에도 안정된 생활을 이어가기 어렵다. 최근 이를 뒷받침하는 실증 연구들은 많다. 태어나서 15세까지 빈곤을 경험한 아동이 30세에서 늦은 37세 성인이 된 후의 성취, 건강, 생활양식을 살펴보니, 아동기 빈곤 경험이 성인의 삶을 상당 정도 결정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Greg J. Duncan, 2010).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들로, 자녀의 빈곤 경험이 성인기 빈곤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아동이 있는 가구의 소득이 부족해지면서 생길 수 있는 사회적 불이익도 큰 편이다. 최근에는 부모 소득과 영어성적과의 관계, 임금 프리미엄까지 다룬 연구가 나왔다(김희삼, 2011). 소득이 높을수록 영어 학습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영어성적도 높아질 것이라는 상식이 우리 사회에 통하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연 평균 가구 소득이 100만원 차이가 나면 수능 수험생의 영어 성적은 평균 2.9% 벌어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더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다. 영어 능력자들이 성인기에 받는 임금 프리미엄이 실제 영어 능력 자체와 무관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학령기 영어 학습이나 사교육을 받을 수 있었던 사회적 배경이 고임금에 큰 영향을 줬으리란 분석이다. 

빈곤은 단순히 소득이 남보다 적은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빈곤층이 누릴 수 있는 사회 자원이 태어나 자라면서 제한되고, 개개인은 상대적 박탈감마저 느낀다. 최근에 이뤄지는 빈곤 연구에도 이런 흐름이 녹아있다. 빈곤의 이유를 물질적 결핍에서만 찾지 않는다. 심리적 고립감, 사회문화적 소외, 정치적 배제, 공간적 격리 등 다양한 요인들이 빈곤의 덫이 될 수 있다.

‘빈익빈, 부익부’가 뚜렷해지면서 더욱 커가는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관점을 바꾸어야 한다. 최저생계비 이하로 못 박은 ‘빈곤’의 범주를 빈부 ‘격차’의 문제로 확장시켜 생각해보자. 소득뿐만 아니라 사회 자원마저 한쪽으로 쏠릴 경우 빈곤의 고리는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정부가 빈곤층에 금전적인 지원만 해서 빈곤율이 떨어지지 않는 것도 이런 맥락 위에 있다. 더욱이 아동빈곤은 격차를 해소하는 접근방식이 중요하다. 18세 미만의 아동 중에서도 특히 영유아기는 불평등의 시작점이 된다. 정부가 영유아기에 얼마나 관심을 쏟고 투자하느냐에 따라 개인의 출발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최근 OECD 국가들이 왜 영유아 투자를 늘리고, 어떤 효과를 얻고 있는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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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해설

빈곤동태란?

빈곤의 이력, 즉 빈곤의 경험여부와 경험 횟수, 지속기간 등에 관한 사항을 말한다. 빈곤을 경험한 가구가 얼마나 빠르게 빈곤에서 벗어나는지, 얼마나 자주 빈곤선 이하로 떨어지는 지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이다.

본 자료의 상대빈곤은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중위소득 50%이하,
절대빈곤은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최저생계비 기준 이하를 말한다.

▶문제현상

2006~09년 5년동안 상대빈곤을 한 번 이상 경험한 가구는 35.1%, 절대 빈곤을 한번이상 경험한 가구의 수는 26.7%에 달했다. 또한 2008년 빈곤층이 2009년에 빈곤을 탈출할 확률은 20.9%, 비빈곤층이 빈곤층으로 진입할 확률은 5.8%로 2006년→2007년에 비해 탈출률은 낮아지고(31.8%→20.9%) 진입률은 높아졌다.(4.5%→5.8%)

*자료 : OECD, OECD 17개국의 빈곤 탈출 및 진입률

우리나라와 OECD 주요국과의 빈곤율을 비교한 결과를 살펴보면, 2006~2007년간 우리나라의 평균 빈곤탈출률은 OECD 17개국 평균 39.2%보다 낮고 빈곤진입률은 OECD17개국 평균 4.5%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격차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문제 진단과 해법

빈곤의 문제가 더 이상 소수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가구의 25-35%는 빈곤 경계선에 있으며 실업, 질병 등이 발생할 경우 쉽게 빈곤의 나락으로 빠질 수 있다. 더욱 큰 문제는 빈곤을 경험하는 비율은 크게 증가하는 반면, 빈곤을 벗어나는 비율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한번 빈곤을 경험한 계층의 빈곤탈출경로가 매우 취약하다.

이는 두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일단 질좋은 일자리의 확보를 통해 근로빈곤층을 줄여야 한다.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질좋은 일자리가 충분하지 못해 빈곤의 덫에 빠지는 일을 방지해야 한다.

다음으로 빈곤층에 대한 적극적 정책이 필요하다. 절대빈곤층에서 탈출한 비중은 09년 54%에 불과하며 기초생활대상자는 전체 인구의 4%에 불과하다. 기초생활수급자의 비중을 늘리고 기본적 소득보장을 확대해야 한다. 또한 빈곤층에서 탈출할 수 있는 경로를 충분하게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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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이슈 2011.06.24 15:42
2011 / 06 / 24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최저임금은 90만 원, 실제 생계비는 13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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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은 노동자의 생계비이자 노동생산성에 대한 대가로서 의미를 가진다. 현재 최저임금 수준과 인상 논의가 이러한 의미에 부합하는지 살펴보았다.

□ 미혼 단신 근로자 생계비 131만 원, 현재 최저임금은 90만 원

- 2012년 최저임금을 두고 경영계는 현재 최저임금인 시간 당 4320원으로 동결할 것을 주장한다. 이를 한 달 노동시간 209시간으로 계산할 경우 월 90만 2880원이 된다. 노동계는 시간당 5410원으로 인상할 것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 경우 앞서와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월 113만 690원이 된다.
- 최저임금위원회 사무국이 조사 발표한 미혼 단신 근로자의 월평균 생계비는 2010년을 기준으로 131만 2755원이다. 세부적으로는 소비지출이 110만 2602원이며, 비소비지출이 21만 153원이다.
- 연령에 따른 미혼 단신근로자의 소비지출은 29세 이하가 170만 2576원, 34세 이하가 163만 9140원, 35세 이상이 111만 1550원으로 젊은 단신 근로자일수록 생계비가 많이 드는 것을 알 수 있다.
-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00년 기준 1인가구의 평균 소득은 112만 4천 원이며, 지출은 98만 7천원이었다. 한 편 2011년 1사분기 전체 가구의 평균 소득은 346만 1천 원, 지출은 284만 4천 원이다.

□ 10년 간 노동생산성 증가율 10.0%, 최저임금 인상률 9.3%

- 2000년부터 2010년까지 매년 최저임금의 인상률과 물적노동생산성의 증가율은 표1과 같다. 물적노동생산성은 생산성본부에서 발표하며 노동투입량(근로자수×근로시간) 대비 산업생산지수를 측정한 것으로 노동으로 인해 창출된 생산성을 측정한다.
-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최저임금의 평균 인상률은 9.3%이다. 물적노동생산성의 평균 증가율은 6.9%이며, 여기에 소비자물가의 평균 상승률인 3.1%를 더하면 10.0%이다. 노동생산성 증가에 비해 최저임금 상승이 조금 낮기는 하지만 비슷한 수준에서 상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중소기업 제조원가 중 임금 비중은 11%에 불과

-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09년 기준 중소제조업의 제조원가는 총 355조 원 가량이며 이 중 재료비가 63%, 경비가 26%, 노무비가 11%이다. 노무비 전체를 노동자에게 지급되는 임금으로 보았을 때 제조원가 중 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1% 정도인 셈이다. 즉, 만약 임금이 10% 상승할 때 제조원가의 상승은 1% 정도에 불과하다.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기업의 비용 부담 역시 이 정도 수준으로 짐작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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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이슈 2010.07.19 11:17
워킹 푸어(Working Poor), 일을 해도 가난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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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문]

한국의 빈곤 양상이 변하고 있다. 지금까지 사회와 정부는 빈곤 문제를 장애인이나 노인, 아동, 여성가장 등 전통적인 빈곤층 중심으로 다루어 왔다. 하지만 최근 전통적인 빈곤 계층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여전히 미흡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한편, 새로운 빈곤계층이 확산되고 있다. 열심히 일을 해도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 워킹 푸어(working poor)가 바로 그들이다.

워킹 푸어의 문제점은 취업 상태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빈곤한 사실 그 자체이다. 고령이나 질병 등의 이유로 일자리를 가지지 못해서 빈곤한 것이 아니라, 열심히 일해도 빈곤을 벗어나지 못 하는 것이 워킹 푸어의 현실이다. 비정규직과 영세·독립자영업자 등과 같은 워킹 푸어에게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이들은 실업과 고용불안, 높은 가계부채와 소비에 있어서의 상대적 박탈감을 겪고 있으며, 내일에 대한 희망마저 가지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 워킹 푸어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제도적 지원은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사회보험이나 복지서비스에서 배제되어 있으며, 고용지원서비스의 도움도 실질적으로 받기 힘들다. 주거지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미미하며, 자녀 교육에 대한 지원 역시 충분하지 않다. 경제는 회복되고 있지만 일을 해도 빈곤은 계속되는, 하지만 정부의 제도적 지원은 없는 워킹 푸어 문제에 대한 조속한 해결책이 모색되어야 한다.

이 글은 한국의 워킹 푸어, 근로빈곤의 현실태에 대해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원인과 해결책을 분석하는데 앞서, 워킹 푸어의 정의 및 개념에 대해 알아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2010년 현재 우리나라의 워킹 푸어 규모와 특성, 현실태에 대해 고찰한다. 이와 함께 워킹 푸어 관련 제도적·정책적 방안을 도출하는데 중요하게 활용될 수 있는 워킹 푸어의 가능성이 높은 일자리에 대해서 역시 규모, 특성, 현실태를 살펴본다. 분석에는 통계청의 2010년 1분기 가구동향조사 원자료와 2010년 3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원자료를 이용한다.

워킹 푸어의 사전적 의미는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생활보호 수준의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하지만 실제 우리나라의 워킹 푸어, 근로빈곤의 규모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좀더 명확한 개념 정의가 필요한데, 이 글에서는 OECD가 국제비교에서 흔히 사용하는 방법을 따른다. 가구원 수를 고려한 균등화 가구소득에서 중위소득의 50% 미만을 빈곤가구로 보는 상대빈곤 개념을 사용하여 빈곤가구를 정의하고, 빈곤가구 중 15세 이상 64세 이하인 취업상태에 있는 가구원이 있을 경우 그 가구와 그 가구에 속한 가구원을 워킹 푸어로 규정한다.

이 개념을 바탕으로 통계청의 2010년 1분기 가구동향조사 자료를 이용해 한국의 워킹 푸어 규모를 직접 구해보면, 2010년 1분기 현재 전체 가구의 29.44%가 빈곤 상태에 있으며, 12.55%가 워킹 푸어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빈곤가구 중에서는 42.63%가 워킹 푸어인 것이다. 워킹 푸어 가구의 구성원을 워킹 푸어로 보고 인구기준으로 보면, 2010년 1분기 현재 4,547만명의 인구 중 452만명, 전체 인구의 9.93%가 워킹 푸어인 것으로 나타났다.

카도쿠라 다카시와 현대경제연구원은 워킹 푸어를 열심히 일해도 빈곤을 벗어날 수 없는 노동자의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는데, 이는 워킹 푸어의 정확한 개념을 만족하지 않지만 열심히 일해도 빈곤할 수 있는(poorable) 일자리를 나타낸다는 측면에서 의미를 가진다. 이러한 방식을 이용해, 통계청의 2010년 3월 경제활동조사 원자료를 이용해 현재 3인 가구 최저생계비 1,110,919원 미만의 월급을 받는 임금근로자의 규모를 살펴보면, 전체 임금근로자 중 29.4%의 노동자가 빈곤상태에 있을 경우 열심히 일을 하더라도 빈곤상태를 벗어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워킹 푸어 가구의 특성 및 현실태에 대해 분석한 것은 다음과 같다. 워킹 푸어 가구의 평균 가구원 수는 2.26명이고 가구주가 여성인 경우가 많았으며, 맞벌이 가구의 경우는 워킹 푸어일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워킹 푸어 가구의 평균 소득 및 가처분 소득은 워킹 푸어가 아닌 가구의 절반에도 훨씬 못미치며, 이와 같이 소득이 낮은 워킹 푸어 가구의 경우 소비지출이 가처분 소득을 훨씬 초과하고 있었다. 그리고 소비지출에 있어 교육비와 보건비 지출 수준이 상대적으로 상당히 적었다. 또한 워킹 푸어 가구의 입주형태는 자기집의 비중이 작았고, 보증부 월세의 비중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워킹 푸어 가구의 주거 환경이 열악하고 주거비 상승에 가계지출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가리킨다.

이와 함께 3인가구 최저생계비 미만의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 즉 워킹 푸어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은 노동자들에 대해 살펴본 결과, 이들은 전체 임금근로자의 구성과 비교했을 때 임시일용직과 비정규직의 비중이 높았다. 그리고 여성의 비중이 더 컸고, 상대적으로 학력수준이 낮았으며, 연령대를 구분해 각 연령대의 노동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았을 때 전체 임금근로자에 비해 청년층이나 고령자층의 비중이 더 컸다. 또한 이와 같이 낮은 임금을 받음에도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을 직장으로부터 제공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러한 워킹 푸어 발생과 증가의 원인 및 배경으로는 (1) 비정규직의 증가와 비정규직 임금저하, (2) 실직의 증가, (3) 소득의 양극화, (4) 노동시장에서 존재하는 차별, (5) 해외 투자 증대 등이 주로 이야기 되고 있다.

“일자리의 제공이 최선의 복지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노동의 대가인 임금으로 빈곤을 벗어날 수 있고, 어느 수준 이상의 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한다. 하지만 워킹 푸어는 일을 해도 빈곤을 벗어날 수 없고, 최저 수준의 생활을 하고 있다. 이들은 어떤 미래를 생각할 수 있을까? 카도쿠라 다카시는 “현재 당신이 워킹 푸어에 해당되는가 그렇지 않은가는 중요치 않다. 지금 생각해야 할 것은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찾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일을 통해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고, 꿈꿀 수 있는 건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워킹 푸어 문제 해결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이 경주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앞으로 현실에 대한 분석인 이 글과 같은 연구들을 기반으로 워킹 푸어의 원인과 해결책에 대한 더욱 심층적인고, 다양한 층위에서의 분석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이를 통해 문제해결을 위한 정책적·제도적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김수현 sida7@saesay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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