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이슈 2011.06.08 15:51
2011 / 06 / 03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통계청이 지난 1일 '2011년 5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했다.


□ 물가상승 4.1%, 올해 들어 꾸준히 4%대

- 소비자물가지수는 120.4로 전년동월대비 4.1%의 증가를 보였다. 올해 1월 4.1% 상승을 기록한 후 계속해서 4%대 물가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489개 품목을 대상으로 산출한다.
- 근원물가지수는 118.2로 전년동월대비 3.5%의 증가를 보였다. 근원물가지수는 물가의 향방을 정확히 알기 위해 계절적 요인이나 외부 환경에 의해서 영향을 많이 받는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가격지수이다.

 


□ 품목별로는 석유류와 축산물, 수산물에서 많은 상승

- 석유류가 12.6%, 축산물이 10.0%, 수산물이 9.3% 상승으로 전체 물가상승을 이끌고 있다.
- 눈에 띄는 것은 개인서비스 품목 중 일부인 학교급식비의 경우 21.3% 하락하여 무상급식의 영향으로 보인다.


□ 생활물가 4.5%, 52개 주요 생필품 가격 대부분 상승

- 생활물가지수는 122.3으로 전년동월대비 4.5%의 증가를 보였다. 생활물가지수란 소비자들이 가격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152개 품목을 선정하여 체감물가의 증감을 측정하는 수치이다.
- 지난 2008년 소위 'MB물가지수'로 선정되었던 52개 주요 생필품 중에서는 배추, 양파, 파 등의 농산물 등의 10개 품목을 제외한 나머지 품목에서 모두 물가 상승이 있었다.

□ 물가 상승 감당할 수 있는 소득 보전

- 최근의 꾸준한 물가 상승이 주로 생필품에서 일어나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물가 상승은 클 것이며, 저소득층의 경우 부담이 더 클 것이다.
- 물가 상승 뿐 아니라 가계대출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고려했을 때 가계가 이를 감당할 수 있도록 하는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실질소득을 보전하고 개선하는 것이다.

 


* 현재 물가지수는 2005년을 기준시점으로 하여 2005년의 물가를 100으로 놓고 측정한다. 즉, 2011년 5월의 소비자물가지수가 120.4라는 뜻은 2005년에 100원 하던 물건의 가격이 120.4원으로 올랐다는 뜻이다.
  실제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는 통계청이 발표하는 물가 상승보다 높은 편인데 그 이유는 물가지수에 포함되는 489개의 품목에는 각각 천분율의 가중치가 매겨져서 계산되는데, 소비자들이 자주 소비하는 품목에 따라 실제 가중치가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소비자들이 가장 자주 구매하는 먹거리에 해당하는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은 총 141개 품목이 포함되는데, 그 가중치는 149.6이다. 즉 물가지수에 미치는 영향력이 14.96% 밖에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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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가 집권 여당의 참패로 끝나면서 정국지형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일단 야당과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인 주요 국책사업이 정부 의도대로 추진되기 어렵게 됐다. 지난해 9월 정운찬 국무총리 취임 이후 정국의 핵심 쟁점이었던 세종시 원안 수정도 힘들어졌다. 지난 14일 이명박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사실상 원안 수정안을 포기할 뜻을 비친 바 있다.

이명박 정부 집권 이후 2년 동안 사회 갈등의 핵심이자 정부 경제정책의 중심이었던 4대강 사업 역시 정부의 강력한 시행의지를 밝혔지만 앞날이 밝지 않다. 이런 정황을 반영해 여권 내부에서는 각종 쇄신안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야당들도 국정 전환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주요 국책사업에 대한 궤도 수정과 정치지형의 변화가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민생과 연관된 주요 경제개혁에 대한 재검토는 아직 뚜렷한 것이 없다. 경제 운용기조에 대한 변화 조짐은 물론이고 정부가 발표하겠다던 중·장기 국가 고용전략 계획도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경제위기의 원인이 됐던 금융시장과 외환시장 개혁도 국제적인 금융규제 논의를 뒤쫓아 가면서 은행세 도입과 같은 몇 가지 방안이 검토되고는 있지만 체계적인 금융개혁 청사진은 여전히 찾아볼 수 없다.

이는 아마도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8.2%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 데 이어 지난달 취업자수 증가가 50만명을 넘는 등 최근 한국경제 지표경기 실적이 호전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화려한 지표경기 실적으로 인해 중대 경제개혁 과제들이 묻혀 버리고 있는 것이다.

상반기까지 이어 온 우호적인 수출 여건과 6·2 지방선거를 위해 상반기에 집중 투입된 재정효과 덕택으로 지표경기가 눈부시게 회복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면에 가려진 ‘체감경기’는 여전히 지표경기 실적과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고 이로 인해 국민들의 생활 회복속도는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이 집권 여당에 패배를 안겨 준 이면에는 체감경기가 좋아지지 않고 있는 한국경제의 저변이 반영돼 있다.

예를 들어 보자. 2010년 5월 기준으로 협약 임금인상률이 4.4%인데 이는 물가상승률 2.7%를 빼면 실질적으로 2%도 안 되는 임금인상에 불과하다. 노동자 가구의 실질소득도 올해 1분기 기준으로 2.8%밖에 오르지 않았다. 지난해 1분기에 노동자들의 소득이 -2.9%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명박 정부 집권 기간 동안 노동자 가정의 소득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경제성장률 8.2%와는 얼마나 격차가 큰 것인가.

물론 늘어난 것도 있다. 바로 가계부채다. 가계신용(대출과 신용카드 사용)을 기준으로 지난 1년 동안 우리 가정의 가계 빚은 무려 55조원이 더 늘어났다. 이명박 정부 집권 2년을 합치면 약 100조원 가까운 가계부채가 늘어난 것이다. 소득이 정체돼 있는 것과 확연히 비교된다.

어떻게 할 것인가. 지방선거도 끝나고 민생의 어려움이 배경이 돼 집권 여당이 참패한 만큼, 이제라도 정부는 외형적인 실적쌓기 위주의 경제운용 방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집권 후반기를 시작하는 상황에서 경제운용의 핵심 과제를 지표경기와 체감경기 격차 해소에 두고 체감경기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한 후 정부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물 론 체감경기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세계경제가 최악의 위기를 벗어났다고는 하지만 아직 위기의 그늘에서 완전히 탈출한 것은 아니다. 회복세가 안정돼 출구전략 논의가 한창이던 상반기에 유럽 재정위기가 터지면서 세계경제가 다시금 불안해지고 있는 것이 그 단적인 사례다.

이런 상황일수록 정부는 청와대나 행정부의 독선적이고 폐쇄적인 정책운용을 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지혜를 모으고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을 끌어안으면서 함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지금 전 세계가 경제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행정부는 물론이고 의회와 시민사회를 파트너로 공론의 장을 모색하는 마당에 우리나라만 유독 행정부가 밀실에서 독단적으로 중차대한 경제개혁 과제를 처리함으로써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대기업이나 부유층 위주의 개혁 정책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심이 집권여당에게서 등을 돌린 하나의 이유가 대통령의 독선과 오만 아니었나.

하 나의 가능한 방법이 체감경기 회복과 경제체질 개혁 논의 과정을 청와대나 행정부가 아니라 국회 공론장으로 옮겨 보는 것이다. △체감 경기 회복을 위한 대책 △국가 고용전략 수립을 위한 대책 △외환시장 건전성 확보를 위한 대책 등 민생과 경제 구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경제개혁 과제를 국회라는 장에서 주도적으로 논의하고 해법을 모색하자는 것이다. 여야를 포괄하는 3대 경제개혁 특별위원회를 국회에 설치해 국회가 이해관계자와 민의를 공론화하고, 여론을 수렴해 개혁방향을 제시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김병권 bkkim21kr@saesayon.org

* 매일노동뉴스 2010년 6월17일자 칼럼으로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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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이슈 2010.02.11 12:04

지표경기 5퍼센트 성장, 그러나 체감경기는 0퍼센트

2010년 들어서 지표경기는 올라가고 있지만 체감경기는 꼼짝을 하지 않고 있다. 경제 성장률이 5퍼센트가 될 것이라는 정부의 전망에 국민들이 기대하는 것은 단 한가지다. 국민들의 가계 경제도 5퍼센트가 성장하길 바라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경제 5퍼센트 성장이 주가 5퍼센트 성장이나 대기업과 은행 수익률 5퍼센트 성장, 그리고 일부 고소득층의 소득 5퍼센트를 보장해 줄지는 모르겠으나 대다수 국민의 소득 5퍼센트 성장을 약속해주지 않고 있는 것이 오늘날 경제현실이고 점점 더 커져가는 양극화의 실상이다. 체감경기는 여전히 마이너스 내지는 0퍼센트 성장률에 맴돌고 있다고 봐야 한다.  어떻게 국민경제 5퍼센트 성장을 다수 국민 생활의 5퍼센트 성장으로 연결시킬 것인가.

우리는 외환위기 이후 정책 결정자들 사이에 ‘고통 분담론’이 유행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다수 국민들에게 정리해고나 임금삭감 등을 감수하라고 요구하면서 국가적 부도사태와 국민경제의 붕괴를 맞아 전 사회가 조금씩 고통을 나누어지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실제로 귀결된 것은 대기업과 은행, 부유층 등이 정부의 공적 자금 투입 등으로 구제를 받고 있는 사이 국민들은 실업과 소득감소의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그리고 대기업과 은행이 구제 금융 덕분에 회생하는 동안에도 국민들의 고용안정과 소득증대는 회복되지 않은 채 어느새 사회 양극화가 구조화되면서 고통 자체도 구조화되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국경제를 엄습했을 때에도 정책 결정자들은 국민들에게 임금삭감 등을 요구하며 똑같은 고통분담을 말했고 그 사이 위기에 빠진 은행들과 기업들은 구제금융이나 세제 혜택으로 수익률을 회복했지만 국민들의 체감경기는 역시 회복되지 않았다. 나쁜 사례가 역사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세상에 누구의 이익도 손상시키지 않고서 모두가 이익을 얻는 경우는 흔치 않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대기업과 은행, 부유층 들이 누리고 있는 경기회복의 이익들을 조금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서민과 다수 국민들의 체감경기를 끌어올릴 방법은 없다. 있다면 그것은 국가가 단기적으로 재원을 풀어 해결하는 것이지만, 이는 결국 차후에 국민들의 조세 부담으로 되돌아 올 것이다.

지금은 외환위기 당시와는 정 반대로 있는 사람들, 힘 있는 경제주체가 고통을 나누면서 국민들의 체감경기를 최소한 경제 성장률 5퍼센트의 절반이라도 회복할 수 있는 길을 터야 한다. 이것이 2010년 방식의 의미 있는 고통분담 방법론이고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적어도 우리 사회의 핵심적인 경제 주체인 대기업과 은행, 고소득층이 해야 할 각각의 역할이 있을 것이다.


첫째, 대기업은 수익의 5퍼센트를 고용기여세로 책임 분담하자.


경제위기 와중에 대부분의 경제주체들이나 중소기업들은 자금난, 판매난 등으로 고전을 해야 했고 수익률 하락을 피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유력 대기업들은 초기 어려움을 딛고 오히려 2008년보다도 훨씬 개선된 수익률을 올리며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중이다. 매출 130조 원, 순익 10조 원을 돌파한 삼성전자가 그러하고 현대자동차를 필두로 한 유력 대기업들이 또한 그렇다.

이들의 성공적인 경영전략이나 기술혁신 등의 성과를 폄하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이들 대기업들이 순전히 자신의 힘만으로 오늘날의 글로벌 대기업이 되었다고 생각할 수 없으며, 더구나 지난해 각종 세제혜택 지원이나 정부와 재계가 합작해서 노동자들에게 강요한 임금삭감, 납품단가 인하 등을 통한 효과 등도 결코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특히 대기업들의 고용 기여도가 외환위기 이후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는 점은 국민경제에서 내수의 위축은 물론이고 국민들의 소득감소에 대단히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익률이 개선되고 있는 대기업들이 당장은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고용확대나 외주의 직접 고용, 납품 단가 정상화와 중소기업과의 이익 공유를 통해 중소기업의 고용여력을 확대하도록 해야 하지만 아직 그런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지난해 금융위기를 분기점으로 인턴채용을 늘리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고 추가 고용보다는 초과근무 확대로 생산 확대에 대응하는 움직임이 포착될 뿐이다.

만약 수익률을 회복한 대기업들이 여전히 갖가지 이유로 직접 고용을 확대하지 않겠다면, 대신에 국가와 중소기업이 고용을 늘릴 수 있는 재정적 여력을 확충하는데 기여해야 한다. 수익률의 일부를 ‘고용 기여세’로 분담하여 고용재정 확충에 기여해야 한다는 말이다.  

대기업들이 그럴 여력이 있고, 가능한 얘기인가. 여력도 있고 가능하기도 하다. 아직 2009년 실적이 최종적으로 수집되지 않았으므로 2008년 실적을 기준으로 가늠해보자. 12월 결산 법인 가운데 현금 배당을 실시한 기업들의 당기 순이익은 43조 원을 넘고 있다. 이 중 상위 20개 대기업들의 순이익은 1조 이상 기업 9개를 포함하여 30조 원을 넘고 있다. 순이익 가운데 5퍼센트만 고용기여세로 하더라도 약 1조 5천억 원에 달한다. 노동부 일반 예산보다도 많은 금액이며 2009년 희망근로 6개월 25만개 창출에 사용된 행정안전부 예산 1조 3천억 원보다도 많은 금액이다(한국거래소, 12월 결산법인 실적 공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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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기여세 5퍼센트면 당장 경영에 영향을 끼칠 만큼 부담스러울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우선 이들 기업이 3월에 실시하는 배당금액을 약간(?)만 줄여도 상당한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 주요 상장사들의 배당성향(배당금액/당기순이익*100)은 2008년 기준 20.3퍼센트였다. 금액 기준으로 약 8조 7천억 원이었고 이 가운데 외국인에게 2조 6천억 원이 돌아갔다. 이들이 실제 세금으로 납부하는 금액이 당초 명목세율 22퍼센트보다 훨씬 낮은 것을 감안하면 세금 내는 것 보다 이익 나눠가지는 규모가 크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 가운데 투자도 하지 않고 내부에 쌓아놓은 이익 잉여금이 2008년 말 기준으로 한 해 동안 20조 원 이상 늘어서 총 391조 원이 넘었다. 그 결과 유보율(잉여금/자본금*100)이 평균 700퍼센트 가까이 되었고 10대 그룹은 900퍼센트에 가깝다.

현금 배당 20퍼센트 가운데 약간, 그리고 추가적인 내부 유보금액 20조 이상 가운데 약간만 조정해도 1조 5천억 원은 쉽게 만들어진다. 결론은 이들 대기업들이 추가적으로 쌓을 내부 유보금액을 다소 줄이고 배당률을 다소 낮추면 고용기여세 5퍼센트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라는 것이다. 이들 금액을 공공부문과 중소기업의 고용지원에 투입하면 국민들의 소득이 늘어나고 구매력이 향상되어 내수 성장에 기여할 수 있고 사회적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는 대기업 입장에서 보아도 손실이 아니다.  

둘째, 은행 가산금리 0.5퍼센트 인하로 가계 이자부담을 줄이자.

현재 우리 국민들의 체감경기가 나쁜 것은 고용불안으로 인한 소득감소 탓도 있지만, 늘어나는 가계 부채와 그로 인한 이자비용의 급증도 상당히 크게 작용하고 있다. 가뜩이나 소득은 줄어들고 있는 마당에 이자부담은 2009년 경우 전년대비 10퍼센트를 훨씬 상회하는 크기로 증가하고 있으니 국민들의 실제 구매력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

정부의 부동산 시장 부양이 부동산 가격을 높이면서 부동산 담보 대출 규모를 키우는데 일조 했고 이것이 가계 부채 부담을 더 얹었음은 물론이다. 그런데 특히 지금 시점에서 문제는 정부의 외환 유동성 지원과 자금 확충을 위한 원화 유동성 지원으로 살아난 은행들이 수익성 회복을 위해 가산 금리를 높게 가져가고 있고 이것이 가계 이자 부담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8년만 하더라도 1.5퍼센트 수준의 가산금리가 2009년에 들어와서는 2.5퍼센트 이상 커졌던 것인데, 결국 은행은 기준금리 2퍼센트라는 정부의 초 저금리로 인해 자금 조달 비용을 현격히 낮추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계에 대해 높은 가산 금리를 매김으로써 가계 이자 비용 부담을 담보로 이자 수익을 올렸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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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2010년 우리 경제의 최대 복병이 가계 부채 부담이 되어 버린 것이고 매달 2조 원 이상의 이자부담이 한국의 가계를 짓누르면서 소비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앞으로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순차적으로 인상할 경우 가계의 이자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예견되어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당장 고려해야 할 대목은 시중 은행들이 가산 금리를 내리는 것이다. 시중은행들의 각종 가계 대출에 대한 평균적인 가산 금리를 현재의 2~2.5퍼센트에서 1.5~2퍼센트 수준으로 0.5퍼센트 정도를 내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2009년 기준으로 예금 은행의 총 가계 대출 400조 원 규모에서 평균 이자비용이 연간 기준으로 약 2조 원 이상 경감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 은행이 가산 금리를 내릴 여력이 있는가. 우선 여력 이전에 이들의 가산 금리가 (아무리 최근 대출 위험이 높아졌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터무니없이 높아졌기 때문에 당연히 내려야 할 것이다. 또한 지방은행을 포함한 시중은행들이 2009년 거둔 당기 순이익은 5조 원 대에 이르고 있고, 이자 이익도 2009년 하반기부터 대출 금리 인상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여력도 충분히 있다고 판단된다(금융감독원, 국내 은행 2009년 잠정 실적 발표).

이는 우리 경제의 위험한 뇌관이 되고 있는 가계 부채의 부실가능성을 줄여줌으로써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가계대출 채권의 부실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의 입장에서도 장기적으로 손실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더욱이 미국의 경우 상위 50대 대형 은행에 대해 매년 100억 달러(약 10조 원)씩 10년에 걸쳐 1000억 달러의 ‘금융위기 책임세’를 부과하겠다고 하는 마당에 정당한 대출금리 인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은 전혀 부당한 것이 아니다.

셋째, 고소득층 소득세 5퍼센트를 늘리자.

외환위기 이후 우리 사회가 소득 양극화와 자산 양극화로 인한 사회적 양극화의 문제점을 누적시켜왔다는 사실은 새삼스런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이번 금융위기로 인해 특히 취약계층들이 집중적인 고통을 받았다고 하는 것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런 이유로 영국이나 미국을 포함한 다수 선진국들이 금융위기로 늘어난 재정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고소득자에 대한 증세를 기획하고 있다. 당장 미국 정부는 2011년 예산안에서 20만 달러(2조 원 이상) 소득이 있는 독신 가정과 25만 달러 이상의 공동 신고자들에게 39.6퍼센트의 소득세율을 적용하는 증세안을 계획하고 있다.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이번 금융위기로 인해 고용피해나 소득감소 피해가 주로 비정규직, 청년, 여성 등 취약계층에게 집중되었으며 이로 인한 소득감소가 가계 경제를 어려움에 빠뜨렸다. 반면 취약한 사회 안전망으로 인해 이들에 대한 기초적인 생계 자체가 문제로 되고 있다. 이들에 대한 고용지원이나 사회 안전망 확충이 점점 더 절실해지고 있다.

당연히 한국의 고소득자들도 사회적 책임 분담이라는 큰 틀에서의 의무를 함께 나눌 필요가 있고 그것이 늘 본인들이 주장했던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근로소득세의 과세 표준은 8천만 원을 초과하는 소득자는 최대 35퍼센트의 소득세를 내도록 되어 있다. 2008년 기준으로 볼 때 근로 소득세 원천징수 대상 약 800만 명 가운데 8천만 원 초과 소득자는 10만 명이 조금 모자라는 약 1퍼센트 규모다(국세청, 2008년 국세청 연감자료).

8천만 원 이상의 고소득자가 5퍼센트 정도의 추가 세금을 낼 경우 대략 8천억 원 정도의 추가 소득세 수입이 확보될 수 있다. 이를 취약 계층의 사회 안전망 구축에 돌릴 수 있다면 이 또한 체감경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다.

대기업이 고용 기여세 5퍼센트를 분담하고, 은행이 이자율을 0.5퍼센트 내리고 고소득층이 세금을 5퍼센트 더 분담한다면, 부족하지만 지금보다 훨씬 더 재정적자 위험을 경감시키면서 국민들의 고용안정과 부채 부담 완화를 기할 수 있을 것이며, 그 만큼 국민경제에 내재한 위험성도 줄어들 것이며 체감경기와 지표경기의 차이도 줄어들 것이다.

김병권/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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