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 06 / 26 최정은/새사연 연구원

 

 

용어 해설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

18세 이하의 어린이-청소년이 어느 정도 행복한지 나타내는 지표이다. 최근 유니세프(UNICEF 국제연합아동기금)가 그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를 물질적 행복, 보건과 안전, 교육, 가족과 친구관계, 주관적 행복, 건강관련 행위의 6가지 영역으로 나눠 행복 정도를 측정하고 있다.

 

▶ 문제 현상

한국, 교육 수준은 세계 최고

한국 어린이-청소년들의 행복지수는 교육 영역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있다. 유니세프는 교육 영역을 학업성취, 교육참여, 고용으로의 전환으로 구분해 행복지수를 구하고 있다. 우리는 이 세 요소 모두 OECD 평균보다 높다. 전체평균을 100으로 했을 때, 한국의 교육 수준은 123.4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1위다.

주관적 행복은 세계 꼴찌

대다수 선진국에서는 교육과 주관적 행복 수준이 다르지 않은데 비해 우리나라는 이례적이다. 한국의 어린이-청소년들의 주관적 행복은 교육 영역과는 정반대로 세계 최하위이다. 자신이 별로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27.3%, 학교생활을 좋아한다고 답한 비율이 29.5%, 자신의 삶에 대한 만족도(소속감, 어울림, 외로움)는 55.5% 정도다. 전체 평균을 100으로 환산했을 때 우리 아이들의 주관적 행복은 64.3점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다.

 

▶ 문제 진단 및 해법

왜 우리 아이들은 행복하지 못한 것일까? 아이들이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들여다보면 짐작이 간다. 최근에 이뤄진 청소년의 생활시간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 아이들의 학습시간은 세계적으로도 길다. 우리와 유사한 학업성취도를 보이는 핀란드보다 2배 이상의 시간을 학업에 쏟고 있다. 대신 아이들은 일상에서 여유를 찾거나 친구들과 소소한 정을 나눌 시간은 부족하다. 더불어 수면이나 운동시간은 세계적으로 가장 짧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이런 경향은 커지고 있다.

이제는 진부한 이야기 같지만 누군가를 밟고 올라서야 한다는 경쟁심리가 아이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이다. 오늘(26일) 전국에서 치러진 일제고사에 138명이 불참했다는 이야기가 위의 수치를 반증해 준다. 연일 들려오는 청소년들의 자살 소식에 언제까지 혀만 끌끌차고 앉아 있을 것인가. 누가 그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이다.

※참고 자료:「한국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 연구와 국제비교」, 한국회학 제44집 2호,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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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 해설

자살률이란?

인구 10만 명 당 자살하는 사람의 비율이다. 자살은 고해성 자해(intentional self harm)으로 정의된다. 2009년 한국의 자살률은 31.0인데 총 자살 사망 인구는 15413명에 이른다.

▶ 문제 현상

한국 자살률 31.0, OECD 최고기록

OECD의 조사에 의하면 2009년 한국 자살률은 31.0로 하루 평균 42.2명이 자살하고 있다. 이는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비율로, OECD 평균 13.0의 2배 이상이다.

전통적으로 자살률이 높은 국가로 분류되어 온 북유럽의 헝가리가 19.8로, 한국 다음으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미국은 10.5(2007년 기준), 영국은 6.2를 보였으며, 그리스가 2.8로 OECD 국가 중 가장 낮았다.

자살률 증가하는 유일한 국가

더 큰 문제는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증가하는 유일한 국가가 바로 한국이라는 점이다. 한때 40 이상의 자살률을 보이던 헝가리는 빠른 속도로 감소하여 한국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 외 국가들도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감소하고 있다.

▶ 문제 진단과 해법

월등히 높은 노인과 청소년 자살률

한국의 높은 자살률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연령별로 자살률을 살펴보면 노인과 청소년의 자살이 눈에 띈다. 먼저 노인 자살률 역시 2010년 기준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했다. 74세 이하 노인 자살률은 81.8로 일본 17.9명, 미국 14.5명에 비해 5~6배 이상 많았다. 자살을 행한 노인의 최대 60%가 홀로 생활하며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청소년의 경우 2009년 기준 자살률이 15.3이었으며, 청소년 사망 원이 1순위가 자살이었다. 또한 청소년의 40%가 한번쯤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고 9%가 한 번 이상 자살 시도를 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을 생각한 이유로는 '성적, 진학문제'가 53.4%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자살 부추기는 사회구조적 요인 해결해야

서구에서는 자살이 주로 불안과 우울 등에 의한 정신병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인식되지만, 한국의 경우는 사회구조적 요인으로 인한 자살이 늘어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급격한 자살률 증가를 설명하는 타당한 이유가 될 것이다. 노인의 경우 높은 노인빈곤률을 해소할 수 있도록 기초노령임금을 높이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해야 하며, 청소년의 경우 입시경쟁 위주의 교육이 바뀌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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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 04 / 05      정태인/새사연 원장

가끔 지하철에서 만나는 열혈 기독교인의 얘기가 아니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은 이미 ‘불신지옥’이다. 지난 3월 27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국제교육협의회의 2009년 조사(‘국제시민의식 교육연구’)를 바탕으로 36개국 청소년의 ‘사회적 상호역량’ 지표를 계산한 결과 한국은 36개국 중 35위를 차지했다. 특히 ‘관계지향성’과 ‘사회적 협력’ 부문의 점수가 최하위라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정부에 대한 신뢰는 참여국 평균의 3분의 1 수준인 20%에 머물렀고 학교를 신뢰하는 아이들도 45%(평균 75%)에 불과했다.

 

전 세계 중학교 2학년 학생 14만 600명의 설문 조사 결과인데 열다섯살 가량의 이 아이들은 ‘국제학업성취도 조사’(PISA)의 대상이기도 하다. 주지하다시피 한국은 3년마다 하는 이 조사에서 매우 뛰어난 성적(세 번에 걸쳐 평균 2위)을 차지했다. 지식은 많이 쌓았지만 협력에는 ‘젬병’이라는 얘기다.

 

아이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1980년부터 5년마다 시행하는 ‘세계가치조사’(World Value Survey)에서 한국은 일반적 신뢰(“남을 얼마나 믿느냐”)로 보면 조사국 평균 이상이었다. 그러나 1980년부터 2000년까지의 변화를 보면 10% 이상 신뢰가 떨어져서 영국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불신이 쌓이는 나라로 나타났다. 이번 아이들 조사까지 합쳐 보면 앞으로 우리는 더 끔찍한 불신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지난 20년 동안 수많은 학자들이 신뢰(trust), 그리고 그 결정체인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 좋은 민주주의(퍼트넘, 뉴튼, 울쿡), 개인적 행복(헬리웰), 낙관과 관용(우슬레이너), 경제성장(낵과 키퍼), 민주주의의 안정성(잉겔하트)에 필수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 놓았다. 경제성장율이 떨어지고 사회는 갈등으로 가득차고, 갈수록 살기 팍팍해져서 급기야 청소년 자살율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른 것 모두 다 남들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신뢰가 협력을 낳고 협력은 사회적 딜레마 해결의 필수 요소다. 모든 사회적 딜레마 게임(죄수의 딜레마, 사슴사냥게임, 치킨게임)에서 협력은 경쟁보다 우월한 결과를 낳는다. 신뢰란 무임승차, 즉 기회주의가 없는 상태를 말한다. 거의 100% 상대방이 무임승차(배반)할 것이라고 예측한다면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나 역시 무임승차를 할 수 밖에 없다.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는 착한 사람을 바보로 취급하게 되었다. 세상은 이기와 경쟁으로 가득차고 사회 전체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도대체 왜 이렇게 되었을까? 아이들부터 보자면 무엇보다도 경쟁 교육을 들 수 있다. 매년 6-70만명의 아이들 이마에 등수를 불로 새기는 교육에 신뢰와 협력이 끼어들 틈은 전혀 없다. 남들이 과외시키니까 나도 시켜야 하고 남들이 안 해도 내 아이의 등수를 올리기 위해 과외를 시키는 현실은 정확히 우리가 죄수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죄수의 딜레마에서 인간은 모두 배반을 택할 수 밖에 없다. 무려 12년에 걸쳐 우리는 있는 돈, 없는 돈 다 들여 아이들 몸에 기회주의를 새기고 있는 것이다.

 

“부자 되세요”라는 낯부끄러운 말이 TV를 타고 재벌회사가 “아무도 2등은 기억하지 않는다”며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 고위 공직자 청문회마다 부동산투기와 탈세, 병역 기피가 문제되는 사회에서 어떻게 신뢰와 협력이 뿌리를 내리겠는가.

 

아이들 등수부터 없애야 한다. 등수 없는 평등교육, 토론 위주 협력교육을 하는 핀란드가 피사에서 매번 1등을 할 뿐 아니라 대학경쟁력 1위와 첨단 클러스터를 자랑하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잭과 낵(Zak & Knack)은 교육과 함께 소득재분배, 그리고 결사의 자유가 신뢰를 쌓는 첩경이며 결국 사회의 발전을 낳는다는 것을 실증했다. 현 정부 정책의 정반대로 가야 우리 모두 행복질 수 있다. 신뢰를 증가시키는 옥시토신을 밥처럼 먹을 수야 없지 않은가. (관련 자료는 http://mojiry.khan.kr/)

 

이 글은  PD저널에도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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