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19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창조경제가 창조한 것은 ‘창조경제'라는 용어뿐.

 

새 정부가 출범한지 100일이 지나 오랜 준비 끝에(?) 지난 6월 5일, 드디어 정부가 ‘창조경제 청사진'을 공식적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10여 년 전 김대중 정부가 추진한 벤처 활성화 정책과 다를 것이 없을 정도로 전혀 창조적이지 않다는 비판만 되돌아왔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중소 벤처 육성은 김대중 전 대통령 때 추진한 신지식인 운동과 문구, 단어까지 비슷하다는 지적이 있다”고 비판했다. 심지어 새누리당 정희수 의원도, “지난 10년 전 정부와 현 창조경제의 차이점을 전혀 이해할 수가 없다”고 개탄했다.

 

그렇다. 오랜 공을 들여 정부가 정식화시킨 창조경제의 3대 목표-6대전략-24개 추진과제를 들여다 보면, IT중심의 벤처창업정책 말고는 기존에 있는 여러 가지 산업정책과 기술지원 정책을 짜깁기 한 것일 뿐이다. 과거의 추격형 전략에서 선도형 성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반복하고 있지만, 이는 대기업 단위에서 이미 오래전에 실행하고 있는 구호를 뒤늦게 정부가 반복하고 있는 것일 뿐 큰 의미도 없다.

 

좋은 개념이니 내용을 채워 주자고? 버리는 편이 낫다.

 

일부에서는 창조경제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만든 존 홉킨스 교수의 2001년 저작『The Creative Economy』에서 근거를 찾으려고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는 이와 별로 관련이 없어 보인다. 또 일부는 구체적 실체를 찾기 위해 이스라엘의 ‘창업국가' 모델이나, 최근 핀란드에서 노키아 쇠퇴를 대체하는 벤처붐을 들여다보지만, 정부가 뚜렷이 이들 국가를 롤 모델로 했다는 얘기도 들리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이론적 근거도 구체적 사례도 없는 추상적 개념들만 계속 동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민간에서 ‘창조경제 연구회'까지 만들고 있지만, 이 역시 비현실적인 끼워 맞추기식 해석을 할 개연성이 높다. 결국 잘 평가해 본들, 창조경제 정책은 ‘창조경제'라는 용어만 창조한 채 사라질 운명이다.

 

그런데 개인들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창의성을 살리자는 취지에서 좋은 개념이니, 개념은 살리고 내용을 전진적으로 채워주자는 ‘선의(?)'의 주장도 있다. 그러다 보니 ‘창조 경제는 이런 것'이라는 개념정의가 말하는 사람들만큼 많아지게 되고, 결국 창조경제라는 개념으로는 전혀 국민들 사이에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는다. 그렇지 않아도 경제가 어렵고 살기가 팍팍한 상황에서, 국민 전체의 지혜를 모아도 모자랄 판에 ‘창조경제'가 국민의 의사소통과 지혜의 수렴을 가로막고 있는 애물단지가 되고 있지 않나? 이론적 근거도 없고, 설득력 있는 유사 사례도 없으며, 지금 경제 환경에도 맞지 않는 국적 불명의 창조경제는 폐기하는 것이 맞다.

 

‘세계 경쟁력'에 집착하기보다 ‘협동경제'로 내부를 다져야.

 

지금 우리 앞의 경제 환경은 글로벌 기술 경쟁력이 뒤처지면서 발생한 것이 아니다. 하드웨어적 스마트폰 경쟁력은 세계최고이며, 가격대비 자동차 경쟁력도 결코 낮지 않다. 그런데도 경제성장률은 2% 밑을 기고 있지 않나? 우리뿐이 아니다. 미국의 경제 역시 IT분야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세계 최고의 경쟁력과 시장 점유율을 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7% 중반대의 실업률을 떨어뜨리지 못하고 있다. 문제가 다른데 있다는 것이다. 고장난 신자유주의 금융시스템, 극단적으로 악화된 불평등 구조 등이 쉽게 치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나친 수출의존도를 줄이면서 국내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여 내수기반을 키워야 한다. 승자 독식의 경쟁시스템을 완충할 수 있도록 사회 안전망을 확장하는 한편, 공공부문의 역할을 회복하고, 특히 협동조합과 같은 사회적 경제 부분을 키워 신뢰하고 협동하는 사회적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에너지 위기를 맞아 에너지 집중형 산업에서 에너지 저소비형으로의 산업 전환도 시작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위한 투자가 필요하고 일자리도 필요하다. 특히 경제위기에서 함께 어려움을 나누고 사회가 함께 살기위해 필요하다. 이런 것을 굳이 이름 붙이자면 협동 경제라고 할 것이다. 필요한 것은 창조경제가 아니라 협동경제라는 말이다.

 

기술혁신과 함께 사회혁신이 절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조와 혁신이 긴요한 것 아닌가? 긴요하다. 물론 IT분야에서 필요하고 이미 민간에서 기업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정부가 정작 관심을 가져야 할 대목은 ‘사회혁신'이다. 가난한 서민에게 과감하게 신용대출을 해주었던 그라민 은행과 같은 발상의 혁신, 느리더라도 시민들이 지자체 예산 결정에 참여하는 참여 예산제의 실험, 그리고 무한 경쟁교육에서 협동하는 교육으로의 전범을 이룬 혁신학교 등이 그런 사례다. 아직도 신자유주의가 우리 사회에 고착시킨 정글 자본주의의 폐해를 하나씩 전복해야 한다. 엄청난 창의적 상상력과 국민적 에너지가 필요하다. 경쟁을 위한 창의적 상상력이 아니라 협동을 위한 창의력, 상상력, 의지가 필요한 것이다. 정부가 북돋워야 할 대목도 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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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10김병권/새사연 부원장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내걸면서 해외모델로 꼽은 나라가 이스라엘과 핀란드였다고 한다. 물론 이것도 추정일 뿐이다. 이번 정부는 정책이든 인사든 출처가 불분명한 것이 특징이다.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원래 근거가 애매한 것인지도 알 길이 없다. 오직 대통령의 수첩 속에 인사와 정책의 근거가 숨어 있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다.

 

여하튼 이전에는 금융허브를 일군다면서 아일랜드를 모델로 내세우기도 했고 사막 위의 기적이라고 하던 두바이가 롤모델이 되기도 했다. 한국이 롤모델로 치켜세웠던 두 나라 모두 경제위기로 치명적인 타격을 받고 주저앉은 것도 아이러니다.

 

인구 500만명의 북유럽 복지국가 핀란드와 인구 750만명의 중동 전쟁국가 이스라엘을 꼽은 것은 IT기술 중심의 벤처창업 활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바일 게임 앵그리버드를 만든 벤처기업 로비오(Rovio)가 있는 나라가 핀란드다.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간편하고 안정적인 연료 충전과 값싼 전기자동차 공급"이라는 모토로 세계 1위 전기자동차 네크워크 제공업체가 된 베터 플레이스(Better Place)는 이스라엘 벤처기업이다. 특히 두 나라 모두 경제위기 와중에서도 IT 벤처의 성공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 두 나라는 우리와 또 다른 측면에서 유사하다. 재벌 또는 거대 기업의 경제력 집중도가 매우 높다는 사실이다. 우리의 경우 참여정부 말까지만 해도 국내총생산 대비 국내 5대 그룹 매출액 비중이 43%였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재벌의 성장은 경제성장 속도를 훨씬 추월해 지금은 매출액 비중이 63%까지 팽창했다. 그 절반은 삼성과 현대차그룹이 가져간다.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는 괜히 나온 주제가 아니다.

 

그런데 재벌의 독식이라면 이스라엘도 우리나라 못지않다. 최대 통신재벌인 IDB그룹과 에너지재벌인 델렉(Delek)그룹을 주축으로 상위 6대 재벌그룹의 매출액이 2010년 기준 이스라엘 전체 GDP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의 재벌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상당한 경제력 집중이다. 때문에 아랍의 봄이 휘몰아쳤던 2011년 여름, 이스라엘 역사상 최초로 수십만 명이 시위에 나서면서 재벌개혁을 요구했고 결국 지난해 이스라엘 정부는 강도 높은 재벌개혁안을 확정했다. 말만 요란하고 집권 후 경제민주화를 슬그머니 후퇴시키려는 박근혜 정부가 배워야 할 대목이다.

 

더구나 이스라엘 재벌은 중소 IT 벤처사업 영역에 뛰어들어 벤처시장을 교란시키는 역할은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미국 IT시장, 이스라엘 국방산업, 이스라엘 7개 대학 등과 연계해 별도의 생태계를 형성하면서 IT 벤처창업과 기술판매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작은 미국’ 이스라엘은 인텔과 구글 등 미국 IT산업과 매우 밀접하게 결합돼 있고 미국 자본시장과도 연계 정도가 높다. 이는 한국은 물론 다른 나라들이 참조하기 어려운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의 특수성에 기인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막론하고 IT 관련 시장은 주요 재벌기업들에 의해 장악돼 있고, 이와 분리된 벤처시장을 만드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실정이다.

 

핀란드는 어떨까. 한때 전체 법인세의 20%를 감당하며 핀란드 경제의 절대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던 기업이 세계적 통신기업 노키아다. 그런 노키아가 세계 스마트폰 시장 경쟁에서 패배하면서 몰락의 길을 걷자 세계는 "노키아의 고통이 핀란드의 고통"이라며 우려했고 핀란드 경제의 추락을 예상했다. 그러나 핀란드 경제는 지금도 건재하다. 어떤 일들이 일어났기 때문일까. 우선 노키아는 매출 하락이 현실화되고 대량해고가 불가피해져 가는 2011년 봄부터 브리지 프로그램(bridge program)이라는 것을 가동한다. 일종의 퇴직자 창업지원 프로그램이다. 퇴직자 1인당 3천만원 정도의 별도 창업지원을 하는 등 노키아에서 습득한 기술을 가지고 벤처 생태계를 만들 수 있도록 노키아 자신이 도와주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핀란드 기술혁신투자청(TEKES)도 퇴직직원의 창업을 전문적으로 돕는 '이노베이션 밀'이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한다. 인위적인 경제력 분산을 할 필요 없이, 시장에서 노키아가 몰락하는 위기를 중소 벤처 생태계 육성기회로 반전시켰다고 볼 수 있다. 이제는 "노키아의 고통이 핀란드의 이익"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물론 이제 1~2년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 결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그런데 핀란드의 이 같은 모습은 우리에게 너무 낯설다. 쌍용자동차 대량해고 뒤에 내팽개쳐진 2천명 이상의 쌍용차 해고자들의 죽음의 행렬을 지금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재벌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벤처 영역을 잠식해 생태계를 질식시키고, 대기업이 위기에 닥치면 무책임하게 정리해고를 일삼으면서 퇴직 직원에 대해 나 몰라라 하는 기업행태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이스라엘 모델이든, 핀란드 모델이든 가능할 것 같지가 않다. 경제민주화를 해야 창조경제 여건도 만들어지고 창업국가도 흉내를 내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글은 매일노동뉴스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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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08정태인/새사연 연구원

이제 곧 서울에서도 창밖에 벚꽃이 분분히 날릴 텐데 각 부처 공무원들은 휴일의 책상머리 앞에서 땀을 흘리고 있을 것이다. 우리 부처의 창조경제, 예컨대 농림축산부의 창조경제는 뭐라고 할까? 십중팔구 과거에 해왔던 부처의 역점 사업을 창조경제라는 낱말로 새롭게 분칠하는 데 그칠 것이다.

 

진심으로 얘기하건대 그리 나쁜 일은 아니다. 공무원들의 이런 행동은 정권을 넘어선 장기 정책이 실행되는 길이기도 하다. 특히 나는 환경부 공무원들이 전 정권의 ‘녹색성장’을 ‘창조경제’로 포장하기 바란다.


최근까지도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은 세계적인 저널에 성공사례로 오르내린다. 단언컨대 이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은 4대강 사업과 핵발전 확대로 사실상 “녹색 반혁명”이었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세계에 내민 보고서는 녹색성장을 “사회경제적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정의했으며, 이는 단순히 생태적 목표와 경제적 목표를 양립시키는 것을 넘어서 생태적 목표의 달성을 통해 사회변혁을 이루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었다.

 

그렇다면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의 커다란 한 축은 이미 해결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4대강 사업과 핵발전을 뺀 나머지 녹색성장을 실천하면 된다. 예컨대 재생가능 분산형 발전과 스마트 그리드 사업은 에너지 패러다임의 대전환이며, 그 첫 발걸음으로 당장 탄소세(탄소배출량에 따라 부과하는 세금)를 부과할 수 있다. 물론 에너지 집중형 산업과 핵산업 등 기득권 세력의 반발이 크겠지만 창조적 미래를 위해 이들을 제압하는 것이야말로 아버지 박 대통령에게 배울 일이 아닌가? 아버지는 군화에 의존했지만 이제 딸은 시민을 믿어야 한다.

 

도대체 창조경제란 무엇인가? 각 부처 장관이나 비서관들의 설명이 가히 백화제방인데 이 또한 그리 비판받을 일은 아니다. 정보기술과 기존 산업의 융합이든, 제2의 벤처 붐이든, 아니면 문화든 더 많은 아이디어가 나와야 한다. 아니 국민들의 반짝거리는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아 국회 합의까지 이끌어내야 한다. 무릇 패러다임의 변화, 시스템 차원의 변화는 그 목표가 미리 결정되어 있을 수 없다. 사회 구성원들의 행동에 따라 진화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그래야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은 상상력과 창의력이 곧 경쟁력이 되는 시대”라고 강조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모름지기 상상력과 창의력은 빈 공간(니치)에서 나온다. 질식할 것처럼 꽉 짜인 구조, 특히 승패가 이미 결정된 뻔한 경쟁 속에서 새로운 것을 기대하는 건 나무에서 물고기를 잡으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예컨대 현재의 재벌경제시스템 안에서는 벤처가 성공하기 어렵다. 20년 전쯤 삼성이 야심차게 실리콘 밸리처럼 일하는 젊은 부서를 만든 적이 있었지만 1년을 못 넘기고 문을 닫았다. 국민의 정부 시절 벤처 붐이 재벌개혁의 틈바구니에서 일어났다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대통령이 약속한 경제민주화가 곧 창조경제의 전제조건이라는 얘기다.

 

더 나아가서 현재의 교육시스템 속에서는 상상력과 창의력이 결코 나올 수 없다. 입시경쟁은 아이들이 원래 가지고 있는 능력마저 체계적으로 말살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거의 암기력만으로 70만명의 등수를 매겨서 아이들이 갈 대학, 훗날 선택할 직업까지 결정하고 있다. “등수 없는 교육”을 교육부가 제시하지 못한다면 미래창조과학부에 맡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일이라도 대통령 명령으로 중·고교의 일제고사를 없앤다면 우리는 교육분야에서도 창조경제의 첫 발걸음을 떼는 것이다.

 

요컨대 진정 창조경제를 원한다면 정부는 기존의 모든 시스템에 빈 공간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리고 정부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아낌없이 제공해서 시민과 기업들이 그 공간에서 할 일을 창조적으로 찾도록 해야 한다. 오직 대통령만 할 수 있는 일도 있다. ‘수첩 속의 대한민국’은 결코 창조경제를 이룰 수 없다. 대통령이 수첩만 버려도 시민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은 용솟음칠 것이다.

 

* 이 글은 경향신문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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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 04 / 11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새사연 이슈진단(12) 한국 경제와 이스라엘 경제의 유사점과 차이점파일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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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국가(startup nation) 이스라엘

 

중동의 병영국가이며 유대교의 나라 정도로 알려진 이스라엘의 경제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은 많지 않다. 대부분의 땅이 사막으로 덮여있는 영토에서 인공수로를 연결하여 농장을 운영하는데 성공한 <집단농장 키부츠>의 기억이 있을지 모르겠다. 또는 60년대 이미 핵무기를 개발하여 100여기의 핵무기를 실전 배치할 정도로 군수산업이 고도로 발전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정도가 전부가 아닐까?

 

그런데 최근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이스라엘의 군사나 종교가 아니라 경제가 우리의 관심을 끌었다. 첫째는 지난 2011~2012년 사이에 이스라엘 재벌개혁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시위와 이어진 정부의 재벌개혁 조치가 잠깐 국내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그리고 둘째로,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가 모델 국가가 이스라엘이라는 진단들이 제기되면서 이스라엘의 IT벤처 산업이 새삼스럽게 주목을 받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막상 이스라엘 경제의 전체 면모와 구조에 대한 정보는 지극히 제한되어 있으며, 종합적인 차원에서 이스라엘 경제에 대해 알려주는 자료는 거의 없다. 더욱이 이스라엘이 IT산업 중심으로 ‘창업국가’라고 불릴 정도로 지금도 벤처 창업이 활발하고 이것이 경제 성장 동력이 된다는 진단이 쏟아지고 있지만, 실제로 이스라엘 국민 경제 전체에서 어떻게 IT벤처들이 형성되고 그 규모가 얼마인지를 제대로 분석한 글은 찾기 어렵다. 이토록 낯설기만 한 이스라엘 경제를 그나마 개략적으로 설명해주는 글이 2010년 출간되어 비교적 알려진 번역서인 『창업국가(startup nation)』, 그리고 KOTRA무역관으로 최근까지 이스라엘에서 근무했던 이영선이 2012년 말에 출간한 『경제기적의 비밀』정도가 있을 뿐이다. 그 중 이영선의 책이 좀 더 전체적인 개요를 잘 보여주고 있다.

 

어쨌든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중요 모토로 내걸고 있는 만큼, 그 모델이 되고 있는 이스라엘 경제는 당분간 우리의 관심영역 안에 있게 될 것이다. 따라서 기본적인 이스라엘 경제의 이해를 돕고자 OECD가 공개하고 있는 몇 가지 통계지표와 이영선의 『경제기적의 비밀』을 주로 참조하여 이스라엘 경제의 큰 그림을 확인해보도록 하겠다.


창업국가(startup nation) 이스라엘 경제 살펴보기

 

이스라엘의 영토는 대한민국의 1/4이고, 인구는 2010년 현재 760만 명으로 우리의 1/7밖에 되지 않는다. 다만 한 가지 주의할 것은 이스라엘 인구를 단선적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일단 이스라엘 땅에 있는 인구 750만 중에서 유대인은 600만 명이고 팔레스타인 아랍인 160만 명이 이스라엘 영토에 이스라엘 시민으로서 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그리고 1990년대 이후 러시아에서 100만 명의 유대인이 이주해온 것을 포함하여 이스라엘 땅에 살고 있는 600만 유대인도 유럽과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 등 곳곳에서 이주해왔다는 점이다. 760만 명의 적은 인구지만 마치 미국처럼 다양한 문화적 특성을 갖는 이질성과 다양성을 내포하고 있다.

 

또한 이스라엘 영토 안에 살고 있는 유대인만 고려해서도 안 된다. 미국에 600만 명을 포함하여 전 세계에 살고 있는 유대인 인구가 1300만 명이라고 한다. 이들 중 특히 미국의 유대인들은 이스라엘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이스라엘과 미국의 ‘특별한’관계를 만들어주는 힘의 원천이기도 하다. 따라서 미국 포함 해외 유대인을 감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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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 04 / 03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새사연 이슈진단(11) 부동산으로는 경기를 살릴 수 없다파일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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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의 실체가 부동산 시장 부양이었던가?

 

‘창조경제’를 키워드로 2013년 경제정책 방향을 내놓은 이후 박근혜 정부가 첫 세부정책으로 선택한 분야가 부동산이라는 사실은 별로 창조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4월 1일 발표한 부동산 정책의 공식 명칭은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이다. 제목에서 드러난 것처럼 주거복지정책이 아니라 주택의 공급과 수요 조절을 통한 시장 부양(정부 표현은 시장 정상화)정책이다. 발표 세부내용 뒷부분에 하우스푸어와 렌트푸어 대책, 그리고 공공임대주택 대책이 있지만 이는 대선 공약내용을 반복한 것에 불과하다. 또한 제목에서는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대책이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레토릭에 불과할 뿐, 진짜 목적이 ‘부동산 시장 부양을 통한 경기회복 도모’인 것도 명확하다. 3월 28일자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박근혜정부 2013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내수, 수출 쌍끌이 경제 여건 조성”을 위해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겠다는 문제의식을 이미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4.1 부동산시장 부양대책은 그런 차원에서 보면 집권 첫해 침체된 경제에서 탈출하기 위한 가장 일차적인 지렛대로써 부동산 경기 부양을 선택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과연 부동산 경기 부양으로 경기가 정말 회복될 수 있는가? 그로 인해 치러야 할 비용과 댓가는 무엇인가?

 

 

부채기반 주택수요 붕괴가 부동산 경기침체의 원인

 

4.1 대책의 핵심은 공급 측면에서 공공주택 분양을 다소 조절하면서, 수요 측면에서 과감한 세금 감면과 금융규제 완화를 통해 주택 매매 수요를 다시 일으키겠다는 것이다. 대체로 올해에 한해서 한시적으로 하겠다는 단서가 있지만. 그리고 추가적으로 매매시장을 넘어 (공공임대가 아닌) 민간 임대시장 키우겠다는 것이며 분양가 상한제 폐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개발 부담금 감면, 수직 증축 리모델링 허용 등 건설업자를 위한 규제 완화를 포함하고 있다.

 

그러면 이 시점에서 현재 부동산 시장이 정체된 원인과 상태를 확인해보자. 진단이 제대로 되어야 정책 처방이 맞게 제시되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수요 측면을 보자. 우리나라의 주택가격은 수도권 기준으로 소득대비 8배가 넘을 정도로 여전히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거래가 가능했던 것은 대규모로 공급된 주택담보대출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소득이 아니라 부채를 통해서 주택 수요로 지탱되어 온 것이다. 

이러한 부채기반 주택수요는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를 통해 총체적으로 붕괴했다. 때문에 위기 이후 미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상당 기간 가계의 채무조정을 겪게 되고  이에 따라 주택가격도 하락하게 되었다. 그리고 가계부채 축소 조정과 주택가격 하락이 어느 정도 진행된 시점에서 주택시장이 다시 작동하기 시작하게 되었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부터 조금씩 주택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사례가 그에 해당한다. 물론 그것이 이전 상황으로의 복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경제위기 가운데에서도 전혀 조정되지 않고 계속 커져왔다. 이명박 정부 시절 계속된 부동산 경기의 인위적 부양 조치들과 안이한 가계부채 대책 때문이었다. 그 결과 GDP대비 개인 금융부채는 2007년 81.6%에서 지난해 91.1%까지 늘어났고 가처분 소득대비로도 160%를 넘어섰다. 당분간 가계부채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원리금 상환 압력을 완화시키는 것이 급선무인 상황이 된 것이다. ([그림 1] 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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