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05정태인/새사연 원장

누구나 잘못을 범한다. 때론 치명적인 실수도 한다. 해서 손무제는 패전이 병가지상사라 하지 않았는가. 실제로 운명은 그 잘못을 인정하느냐에 의해 갈린다. 인정한 자는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것이요, 인정하지 않은 자는 또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나라 또한 그러하다.

작년 초, 전 세계의 침체 속에서 ‘대한민국호’는 서서히 가라앉았고 당연히 이명박 대통령의 인기가 곤두박질쳤는데도 ‘대세’는 박근혜였다. 이런 초겨울의 회색 분위기를 대역전시킨 것은 안철수 전 후보와 박원순 서울시장이었다. 민주당은 조역, 아니 배경이었다. 

그러나 누구나 낙승을 예상했던 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과 야권은 패배했다. 박근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명을 바꾸고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참칭하는 동안 민주통합당은 ‘가짜’만을 외쳤다. ‘노무현의 FTA와 이명박의 FTA는 다르다’는 식으로 과거를 호도했다.

또 다시 수렁에 빠진 희망을 건져 올린 이는 또 한번 안철수 전 후보였다. 그는 전 세계 정치사에 전무했고 후무할 가장 놀라운 제3후보이다.

 그가 ‘정권교체’를 위해 후보 사퇴의 눈물을 뿌렸는데도 민주통합당은 여전히 주역이 아니다. 민주통합당은 아직도 마지못해, 또는 “또 무슨 일이 벌어지겠지”라는 관성으로 대선을 치르고 있다. 놀랍게도 지난 몇 년간 민주통합당은 한 번도 변화의 주역인 적이 없었다. 시민 스스로 들고 일어났을 때, 또는 그 불만을 대변한 몇몇 사람의 후광으로 간간히 어부지리를 챙겼을 뿐이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이 미적거릴 시간은 더 이상 없다. 

내 기준으로 볼 때 문재인 후보는 박근혜 후보보다 훨씬 훌륭하다. 개인의 자질도 그렇지만 새 시대를 대변한다는 점에선 극과 극이다. 실로 박근혜 후보가 1979년 청와대를 나온 후 30여년 간 한 일이라곤 선거 때 당내 라이벌을 가차 없이 처단한 것 밖에는 없다. 그것이 그녀의 개혁이요, 아버지의 유산이다. 본디 신뢰란 반복되는 행위와 소통 속에서 쌓이는데, 에스프레소 한잔을 채울까 말까, 아무 말도 하지 않은 박 후보가 ‘신뢰의 정치인’이라면 그건 오직 민주당이 아메리카노처럼 멀건 존재이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은 의원직을 내 놓겠다든가, 참여정부 출신이라면 승리해도 청와대나 정부에 들어가지 않겠다든가, 다선 정치인이라면 은퇴하겠다든가 등등 독한 승부수를 경쟁적으로 내 놓아야 한다. 그마저 할 수 없다면 프레임이라도 제대로 짜야 한다. 그래야 반반의 승부나마 노릴 수 있다.

참여정부의 시대적 한계와 몇가지 치명적 오류에 대해 이제는 두부 모 자르듯 깨끗하게 인정해야 한다. 한미 FTA와 부동산가격 급등, 비정규직 증가가 바로 그것이다. 바로 이 진실을 인정해야 민주당이 살 수 있다. 아니 민주당은 죽더라도 국민이 살아야 할 것 아닌가? 더 이상 구질구질한 변명을 늘어 놓아선 안된다. 그래야만 박근혜 후보의 진정한 문제를 공격할 수 있다.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우자)와 경제민주화는 다르지 않다”는 박 후보의 주장이 바로 그것이다.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의 진면목은 이 한 문장에 다 들어 있다. 이명박 정부의 감세와 4대강은 ‘줄푸세’의 실천이다. ‘줄푸세’야말로 서민의 삶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양극화의 주범이다. ‘줄푸세’와 ‘경제민주화’는 각각 시장만능, 재벌만능주의와 서민 주역의 참여경제를 대표하는 이념이다.

이미 오류가 판명났음에도 박 후보가 ‘줄푸세’를 설파하는 것이야말로 ‘이념투쟁’이다. ‘줄푸세’는 현실에서 이미 서민의 지옥으로 증명됐다. 박근혜 후보는 진심으로 자신의 과거 주장이 틀린 적이 없고 이명박 정부의 정책은 ‘줄푸세’가 아니라고 믿고 있다. 바로 여기에 답이 있다.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 자는 물론 그 잘못을 또 저지를 것이다. 몇 년 후 경제가 위기에 빠졌을 때 박근혜 후보가 할 수 있는 말은 두 마디 밖에 없을 것이다. “경제는요?” “참 나쁜 경제”라고... 그녀의 진정한 동맹인 재벌과 조중동 역시 아무 말 하지 못할 것이다. 그들의 주장이 바로 ‘줄푸세’이기 때문이다. ‘재벌의 대통령’을 뽑을 것인가, 아니면 ‘서민의 대통령’을 뽑을 것인가. 그 답은 ‘줄푸세’에 있다.

* 이 글은 PD저널에 기고 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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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10 / 02 진남영/ 새사연 연구원

2012 대선 주요 후보별 부동산, 주거정책 비교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눌러주시면 됩니다.

 

편집자 주> 새사연은 이번 대선이 수개월 전인 4.11 총선처럼 상호 비난과 폭로전을 반복하지 않고 보다 생산적인 정책대결이 되길 기대한다. 특히 나라의 운명과 방향을 결정할 대선 국면인 만큼 폭넓은 시야와 방향에서 우리 국민이 살아갈 비전이 다양한 관점과 각도에서 제시되길 바란다. 아직은 정책과 공약이 추상적이고 다듬어지지 못한 단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 후보의 저서와 발언을 중심으로 정책 맥락을 짚어보고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정책선거를 유도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요 약]

지난 19대 총선과 이번 18대 대선은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2010년 지방선거부터 불기 시작한 강력한 복지열풍이 올해 총선과 12월 대선까지도 영향권 안에 넣으면서 부동산 문제를 주거복지 문제로 전환시켜 내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 가치 상승’이나 ‘경기 부양’의 시각에서가 아니라 ‘주거 복지’의 시각으로 선거 출마자들이 부동산 정책을 볼 수밖에 없도록 강제한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더욱 강화시킨 것이 바로, 정치권도 어찌할 도리가 없이 인정하고 있는 ‘부동산 시장 대세 하락’추세다. 지금은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등 모든 유력 대선 후보들이 공식적으로 차기 정부 집권기간 동안 부동산 가격 하락을 예상하고 있고, 이를 전제로 하여 정책을 제시하고 있는 중이다.

그 와중에 박근혜 후보는 패러다임 전환기에 있는 주거정책의 원칙과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지 않은 채, 대단히 급조된 것으로 보이는 졸속적인 세부 주거정책을 내놓았다. 어쨌든 덕분에 부동산 정책은 이제 세부정책 경쟁 단계로 접어들었다. 비교적 원칙과 방향이 잘 세워진 문재인 후보, 안철수 후보도 세부정책을 가지고 박근혜 후보와 차별화할 시점이다.

 

[본 문 ]

부동산, 2007년과 2012년 사이

부동산 정책은 역대로 가장 민감하고 복잡한 선거정책 이슈였다. 국민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70% 이상이 부동산이기에 자산 가치 변동에 곧바로 영향을 준다. 비용이 가장 많이 드는 국민의 주거 정책 문제이기도 하다. 특히 부동산 정책은 건설경기와 직결되어 있고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과도 관련되어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부동산 정책이 가계부채와 밀접히 연동되어 있어서 가계부채 대책과 한 묶음으로 취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복잡한 문제이지만 5년 전인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까지는 선거 국면에서 부동산 정책이 한결 같았다고 해도 무방하다. 토지와 주택, 전월세 등을 모두 시장거래 상품으로 보고 ‘시장원리’에 따라 거의 경쟁적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공약하는 것이다. 그것이 주택 보유자에게 자산 가치를 올려주고, 무주택자에게 내 집 마련 기회를 넓혀주며, 건설경기를 띄워준다고 믿게 했다. 특히 2008년 총선에서 경쟁적 뉴타운 공약이 정점이었다. 그리고 대체로 이 경쟁은 보수 쪽에 유리했다. 부동산 경기에 의존한 경기부양과 자산 가격 상승은 분명 한국사회에서 보수가 유지되어 온 강력한 뿌리의 하나였다.

그러나 지난 19대 총선과 이번 18대 대선은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2010년 지방선거부터 불기 시작한 강력한 복지열풍이 올해 총선과 12월 대선까지도 영향권 안에 넣으면서 부동산 문제를 주거복지 문제로 전환시켜 내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 가치 상승’이나 ‘경기 부양’의 시각에서가 아니라 ‘주거 복지’의 시각으로 선거 출마자들이 부동산 정책을 볼 수밖에 없도록 강제한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더욱 강화시킨 것이 바로, 정치권도 어찌할 도리가 없이 인정하고 있는 ‘부동산 시장 대세 하락’추세다. 지금은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등 모든 유력 대선 후보들이 공식적으로 차기 정부 집권기간 동안 부동산 가격 하락을 예상하고 있고, 이를 전제로 하여 정책을 제시하고 있는 중이다. 박근혜 후보가 “과거와 같이 부동산 가격이 뛸 일은 없는 것 같다”고 하고, 문재인 후보가 “장기적으로 보면 부동산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했던 사례들이 그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2011년까지는 전월세 보증금이 급상승하면서 ‘전월세 상한제’ 정책이 보편화되었다. 전세가격 상승이 둔화될 정도로 주택경기가 더욱 침체하기 시작한 올해에는 하우스푸어 문제가 정치권의 가장 중대한 이슈가 되고 있는 중이다. 이미 일부에서는 급격한 주택가격 하락과 연체, 그리고 경매사태 시나리오까지 감안하여 위기관리 대책 수준에서 나올 수 있는 ‘세일 앤 리스백(sale and lease back)’방안까지 나올 정도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후보들 사이에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을까?

   

문재인, 참여정부의 ‘뼈아픈 실책’을 넘어 종합적 정책 기대

모든 정책 분야에서 문재인 후보는 태생적으로 참여정부와의 연속성과 차별성에 대한 대답을 먼저 하고 넘어가야 한다. 특히 부동산 정책은 참여정부 정책 가운데 가장 논란이 많았으며, 2005~2006년 부동산 가격 폭등의 후과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문재인 후보는 그의 저서 『사람이 먼저다』에서 참여정부를 이렇게 평가하고 있다.

“참여정부 경제 정책 가운데 가장 뼈아픈 실책 중의 하나가, 임기 중반에 부동산 폭등을 제대로 잡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이런 금융정책을 좀 더 일찍 추진했더라면 집값 폭등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듭니다.” “한마디로 금융시스템이 스스로 거품을 만들어내는 새로운 현상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랬기에 우리 역시 부동산 정책에 대해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189쪽)

일단 부동산 관련 금융규제 정책 시행 시점이 늦은 부분을 주로 실책으로 보고 있다. 전부는 아니더라도 중요한 대목중의 하나다. 이어 그는 하우스푸어 대책에 상당한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우선 문재인 후보의 하우스푸어에 대한 두 가지 인식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 첫째는 “하우스푸어 문제는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기에는 너무나 심각한 국가적인 문제”라는 점이다. 둘째는, 은행의 책임을 지목한 지점이다.

“하우스푸어의 주요한 원인은 약탈적 대출입니다. 금융기관이 무책임한 대출로 채무불이행의 위험을 모두 가계에 떠넘긴다고 해서 약탈적 대출이라고 부르고 미국에서는 법률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낮은 이자 상품으로 옮기도록 지원하거나 상환기간을 연장”것을 넘어서 아직 더 종합적인 대책을 제시하지는 않고 있다. 특히 은행의 책임을 지목했다면 ‘주택담보과잉대출 규제법(공정 대출법)’이나 일정 수준의 채무조정 분담과 같은 정책으로 은행의 책임을 구체화해야 하는데 아직은 진전된 해법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하우스푸어 외에 이른바 렌트푸어라고 불리는 670만 무주택 가구의 주거안정 대책도 반드시 병행되어야 하는데, 문재인 캠프에서 아직 특별히 추가적으로 나온 대책은 없다. 다만 19대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의 공약에 비추어 보건데, 전월세 상한제와 민간임대 등록제 도입, 공공임대주택 매년 12만 호 공급과 주택 바우처 연간 14만 가구실시 등이 문재인 후보 측의 공약으로 포함될 것이다. 민주통합당과 문재인 후보가 부동산 문제를 ‘주거 복지’의 관점으로 철저히 접근하고자 한다면, 이미 상당한 공감대가 있는 전월세 상한제 등 세입자의 주거권 보호를 위한 적극적 정책제시와 입법 작업에 더 무게를 실어야 할 것이다. 지금은 지나치게 하우스푸어 정책에 관심이 경도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양극화 시대의 모든 정책이 그렇듯이 양극화의 피해자에 대한 지원과 보호 정책이 있다면 당연히 양극화의 수혜자에 대한 일정한 규제와 고통 분담 요구가 병행되어야 한다. 아무도 손실을 입지 않고 모든 이들에게 혜택만 주는 그런 정책은 양극화 시대에는 가짜다. 부동산 정책도 마찬가지다. 부동산 자산계층이나 다주택자, 일정 규모 이상의 임대 사업자 등에 대해서 이명박 정부에서 규제완화와 세제 완화 정책으로 일관했던 부분을 되돌리는 정책이 적극 검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특히 문재인 후보가 해야 할 몫이 있을 것이다.

 

안철수, 교과서적인 주거복지 정책을 일관성 있게

안철수 후보의 부동산 정책은 그의 책 『안철수의 생각』에서 비교적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경기부양정책의 일환이 아니라 주거복지정책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 은행의 책임을 지목하고 있다는 점, 소득연계 임대료 정책이나 전월세 상한제, 임대차 보호기간 연장 등 세입자 주거 안정정책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교과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저는 무엇보다도 부동산 정책이 경기부양이 아니라 서민의 내 집 마련 등 주거 안정에 목표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서민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을 많이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106쪽)

“정부는 주택가격 대비 대출 비율이 낮아서 거시 감독은 문제가 없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 이야기는 담보를 충분히 잡고 있는 은행권은 안전하고 오히려 연체이자까지 수익으로 챙길 수 있다는 거예요. 집을 담보로 대출받은 국민들은 살던 집이 날아가고 파산에 이르게 되는데도 말이죠. 경제의 활력보다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는 일이나 금융권의 수익을 우선시하는 행태가 이런 문제의 배경인데요.” (183쪽)

“공공 임대주택 입주권을 줘도 보증금이나 월세를 감당하기 어려운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소득과 연계해서 임대료를 책정하도록 제도가 여러 면에서 현실화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전월세 등 세입자 보호도 필요한데요. 우리나라의 학교나 직장의 주기를 생각해서 현재 2년인 임대차 보호기간을 3년 정도로 연장하도록 하는 게 어떨까 생각합니다. 전세 보증금을 마음대로 올릴 수 없도록 합리적인 선에서 상한제를 실시하는 것도 필요하도고 보고요” (107쪽)

그리고 언론에서 보도한 대로 공공임대주택 재원으로 국민연금을 고려하자는 언급도 있다. “국민연금이 많은 재원을 갖고 있는데 국민의 소중한 자산을 가지고 미래가 불안정한 오피스 빌딩을 매입하기보다 국가 보증 하에서 안정적이고 공공성이 높은 공공임대주택 건설에 투자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지 않을까요?” 국민연금의 채권과 주식투자가 한계에 이른 상황에서 상당히 안전한 장기투자라고 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 투자를 국민연금이 하는 것을 특별히 무책임하게 볼 일은 아니다. 어쩌면 가장 합리적인 정책조합이 될 수도 있다.

하우스푸어 대책에 대해서도 가장 일반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대출을 해준 은행 등 금융회사가 만기를 연장해주고 변동 금리를 장기 고정금리로 전환해주는 등 부채구조조정에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소득 범위에서 갚아나갈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것이죠. 근본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주택 대출도 선진국처럼 20~30년 만기의 장기대출 형태로 갈 필요가 있습니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주택가격 하락이 더욱 현실화되면서 가계부채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주택소유가구와 무주택 세입자, 건설업계와 금융업계 등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정책적 선택과 구체화의 과제를 남겨놓고 있는 것이다. 주거복지의 관점에서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자산계층의 저항을 돌파하는 한편, 순발력 있는 위기관리대책을 마련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박근혜, 중산층 흡수의 키워드로 부동산 정책을 선택했나?

개발공약에서 복지공약으로 전환되면서 부동산 정책이 보수 세력에게 더 이상 공격적인 정책 이슈가 아니게 되었다. 그를 반영하듯 19대 총선 시점까지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제한적이지만 전월세 상한제 실시 등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는 개혁적인 정책에 일부 편승한 것 외에 능동적으로 부동산 정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더욱이 아주 최근까지 이명박 정부가 부동산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마지노선이었던 DTI규제 완화까지 손을 댄 마당이어서 입장이 더욱 애매하게 된 상황이다.

그런데 9월 들어 하우스푸어 대책이 관심사로 부상하면서 박근혜 캠프는 공격적으로 대책을 쏟아낸다. 특히 지난 9월 23일 하우스푸어와 렌트푸어, 20~40대 무주택자를 위한 집 걱정 덜기 종합대책이 정점이었다. 우선 하우스푸어대책으로 ‘지분매각제도’를 내놓았는데, 기본 개념은 ‘세일 앤 리스 백’과 같지만 집 전체를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부채에 해당하는 지분만큼을 공적 금융기관에 매각한다는 것이 다르다. 매각한 지분의 6%를 임대료로 내면서 자신이 살던 집에 계속 거주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세일 앤 리스백 정책에 대해서는, 채권은행이 손실을 회피하는데 유리할 뿐 채무자인 주택 소유자에게 유리한 제도가 아니라는 점, 주택 매각 가격을 어떻게 책정할지가 불분명 하다는 점, 주택 소유자가 5년 후 되살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는 점, 실제 이런 식으로 매각하려는 주택 소유자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점 등 부정적 비판이 이미 상당히 나와 있다. 지분매각 방식은 재원이 덜 들어갈 것이라는 가정 말고는 똑같은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더욱이 현실성은 세일 앤 리스백보다 더 떨어진다.

둘째로, 하우스푸어 대책보다 더 비판 여론이 높은 대책이 바로 렌트푸어 대책이라고 내놓은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다. 한마디로 집 주인이 집을 새로 임대하거나 기존 전세금을 올릴 때 전세 보증금을 집 주인이(세입자가 아니다!!) 금융기관에서 저금리로 대출해 조달하고, 그 이자를 세입자가 금융기관에 납부토록 하는 방안이란다.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세입자가 전세를 사는데 집 주인이 은행에서 돈을 빌린다는 것이다. 전세인데 매달 이자라는 이름의 사실상 임대료를 낸다는 것이다. 현실에서 세입자에게는 오직 전세와 월세가 있을 뿐이다. 세입자가 목돈을 지불하고 일정기간 추가비용 없이 주거공간을 사용하면 전세이고 목돈이 없을 때 매달 현금을 지불하면 월세다. 결국 세상에 목돈 안 드는 전세란 존재하지 않는다. 세입자 입장에서 보면 목돈 안 드는 전세란 이름만 전세일 뿐이지 매월 이자를 대납하는 ‘월세’ 형식임에 분명하다. 그런데 세입자가 이렇게 복잡한 월세를 굳이 들어갈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또 집 주인 역시 전세를 피하는 것이 대세인데 굳이 은행 대출을 받는 형식의 전세를 해야 할 이유가 어디 있을까?

올해 나온 선거 공약 중에 가장 황당한 선거 공약 1순위에 올라야 할 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공약이 실현되면 확실하게 이익을 보는 집단이 있다. 바로 은행이다. 대출이 늘어나게 생겼다. 떼어먹힐 가능성도 없다. 공적 금융기관이 이자 지급보증을 해준다니 완벽하다. 정확히 금융권에서 설계를 해주었을 법한 발상이다. 또한 이 제도는 틀림없이 전세가격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고 그 만큼 은행의 대출 규모는 늘어나게 될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이상 부담이 어려울 만큼 치솟는 전월세 가격을 안정화시키는 것이다. 여기의 정답은 황당한 전세제도가 아니라 전월세 상한제일 것이다.

셋째, 20~40대 무주택자를 위한 ‘행복주택 프로젝트’라는 것도 내놓았다. 일본 등지에서 벤치마킹했다고 하면서 국가 소유인 철도부지 위에 인공 부지를 조성해 고층건물을 지은 뒤 아파트, 기숙사, 복지시설, 상업시절을 지어서 주변 시세보다 훨씬 싼 영구임대주택을 약 2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기차 길 위에 지어진 20만 채의 영구임대주택이 어떤 주거환경일지 상상하는 것은 미뤄두자. 이미 새누리당은 2018년까지 공공임대주택을 120만호 건설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가 있다. 기차 길 위 20만 임대주택도 여기에 포함되는가? 나머지 지을 100만 호는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 20~40대 무주택자와 서울ㆍ수도권의 대학생’에 부담스러운 가격이어서 별도로 이들을 위해 기차 길 위 20만 임대주택을 짓겠다는 것인가?

결국 박근혜 후보는 패러다임 전환기에 있는 주거정책의 원칙과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지 않은 채, 대단히 급조된 것으로 보이는 졸속적인 세부 주거정책을 내놓았다고 할 수 있다. 어쨌든 덕분에 부동산 정책은 이제 세부정책 경쟁 단계로 접어들었다. 비교적 원칙과 방향이 잘 세워진 문재인 후보, 안철수 후보도 세부정책을 가지고 박근혜 후보와 차별화할 시점이다. 시민사회에서 제시해온 주택담보 대출까지를 포함하는 통합 도산법 제정으로 하우스푸어 채무조정, ‘주택을 담보로 하는 과잉 대출 규제법(공정 대출법)’으로 약탈적 대출 재발 방지, 전월세 상한제의 조속한 입법화와 임대차 보호제도 강화, 공공임대주택 확대 등 다양한 정책 대안을 적극적으로 수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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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09 / 21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2012 대선 주요 대선후보 경제민주화 정책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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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 새사연은 이번 대선이 수개월 전인 4.11 총선처럼 상호 비난과 폭로전을 반복하지 않고 보다 생산적인 정책대결이 되길 기대한다. 특히 나라의 운명과 방향을 결정할 대선 국면인 만큼 폭넓은 시야와 방향에서 우리 국민이 살아갈 비전이 다양한 관점과 각도에서 제시되길 바란다. 아직은 정책과 공약이 추상적이고 다듬어지지 못한 단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 후보의 저서와 발언을 중심으로 정책 맥락을 짚어보고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정책선거를 유도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요 약]
모든 대선후보가 경제민주화를 외친다. 분명 한국사회의 발전방향에 대해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후보들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래서 정체불명의 개념이라는 소리를 듣는지도 모른다. 우선 지금 상황에서 경제민주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은 국회에서의 실질적인 법안 통과를 실현시키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대선후보로서 경제민주화의 의지를 가장 확실히 보여주는 방법이다.

세부정책에 대한 찬반 입장보다 중요한 것은 경제민주화에 대한 철학과 비전이다. 줄푸세와 경제민주화가 같은 맥락이라고 말한 박근혜 후보는 낙제점이다. 참여정부의 신자유주의 편승을 반성했다는 점에서 문재인 후보는 의미가 있으며, 시장지상주의를 비판한다는 점에서 안철수 후보도 의미가 있으나 둘 다 약하다. 그 밖에 앞으로 경제민주화를 한국 경제의 체제를 전환하는 계기로 삼기 위해 후보들이 보완해야 할 내용은 무엇이 있는지도 담았다.


 

[본 문]

쟁점이 사라진 한국 대선

올해 3월 러시아 대선, 5월 프랑스 대선과 그리스 총선이 있었고, 앞으로 10월 베네수엘라 대선, 11월 미국 대선, 그리고 12월 19일 우리의 대선이 기다리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는 증세와 감세를 둘러싼 치열한 쟁점이 형성되고 있고, 유럽의 경우에는 긴축과 긴축 반대를 둘러싼 대립이 날카로웠다. 그런데 다른 나라의 선거에 비해서 우리의 대선은 쟁점이 대립되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출마선언문에서 ‘경제민주화 실현’, ‘일자리 창출’, 그리고 ‘한국형 복지의 확립’을 국민행복을 위한 3대 핵심과제로 내놓으면서 쟁점은 사라진 셈이다. 이 3대 과제는 주로 민주통합당 후보들이 일관되게 제안하던 것들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후보도 자신의 책에서 복지, 정의, 평화를 3대 시대적 과제로 제시했다.

이렇게 각 대선후보들이 같은 얘기를 서로 반복해서 주고받다 보니 ‘가짜와 진짜 논쟁’이나 ‘진정성 논쟁’ 따위로 흘러가고 있다. 특히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 부분에서 그런 경향이 심하다.

 

모두가 공감하는 경제민주화, 차이는 실천력

문제는 이렇게 너도 나도 경제민주화의 말을 쏟아놓고 있지만 실제 이루어진 것은 단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다. 이 와중에 대형 마트 일요 휴무제가 버젓이 무력화되고 있고 서울 마포 합정동 대형마트 신규 입점이 코앞이다. SJM과 만도기계 산업현장에서 불법적인 용역의 폭력으로 민주주의가 유린되는 한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경제민주화에 대한 진정성이 있다면, 지금 열려 있는 정기국회에서 재벌개혁 법안을 의결하여 통과시키야 한다.

새누리당은 경제 민주화 실천모임 주도로 재벌의 경제범죄 형량 강화, 일감몰아주기 금지와 처벌강화,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 및 기존 순환출자에 대한 의결권 제한, 금산분리 강화 법안을 차례로 경제 민주화 1호, 2호, 3호, 그리고 4호 법안으로 발의했거나 준비 중에 있다. 이 법안은 언론을 통해 새누리당의 당론인 것처럼 얘기되지만, 고작 새누리당 의원 20여 명만 참여하고 있으며, 막상 박근혜 후보는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박근혜 후보가 진정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자기 당에서 발의된 법안들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야당인 민주통합당도 답답하다. 지난 7월 초로 12개 재벌개혁 법안을 발의했고, 최근 당내 경제민주화 추진 모임 주도로  ‘0.01% 슈퍼부자 기업’ 조세특례철폐 법안을 발의했다. 그리고 당 차원에서 새누리당에게 경제 민주화 관련 공동 입법 발의하여 조속히 통과시키자고 제안했지만 이렇다 할 상황 주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무력한 상황에 있다. 이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확정되었으니, 문재인 후보가 직접 경제 민주화 법안을 진두지휘해서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의 추진 의지에서 실천적 차별화를 기해야 할 것이다.

특히 여야를 막론하고 세부 법안내용까지 상당히 근접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재벌 총수들의 불법행위에 대한 무거운 징계와 엄격한 법집행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확대나 총수 경제범죄에 대한 형량 강화, 그리고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 불법행위에 대한 무거운 과세 등이 그것이다. 여야 합의만 하면 금방 통과될 수 있는 부분이다.

국회 문은 열려 있고 너무 많은 경제 민주화 법안들이 이미 문서로 잘 작성되어 발의되었고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국민들의 여론도 이미 모아져 있는 상태다. 통과를 위한 모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말이다. 그러면 누가 법안 심의 의결에서 발을 빼고 있는 것인가. 일단 국정을 책임진 집권 여당 후보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실행 의지 측면에서 낙제다.

 

진짜 쟁점은 경제 개혁의 철학과 비전

경제민주화의 내용 중에서도 후보들 사이에 의견 대립이 존재하는 부분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명박 정부가 2009년에 폐지한 출자총액제한제의 부활 여부다. 박근혜 후보는 반대, 문재인 후보는 찬성, 안철수 후보는 유보로 구분된다. 순환출자 금지도 비슷하다. 박근혜 후보는 신규 순환출자만 금지, 문재인 후보들과 안철수 후보는 기존 순환출자까지 금지로 구분된다.

그러나 2012년 현재 대선 국면에서 경제민주화를 논하면서 제기되어야 할 주요 쟁점이 출자 규제에 관한 수준에 그쳐서는 안된다. 그보다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철학과 비전이 다루어져야 한다.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는 기본적으로 신자유주의에 대한 한국식 비판이자 대안이다. 특히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우리 사회를 지배했던 신자유주의에 대한 전반적 비판과 새로운 대안의 모색을 담고 있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경제 민주화가 ‘시대의 화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불공정거래 엄단의 차원이 아니라 ‘규제완화, 감세, 민영화, 작은 정부’라고 하는 신자유주의 정책 수단을 폐기하고, 새로운 경제모델을 수립하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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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09.06정태인/새사연 원장

 

무슨 대단한 지식이나 신통력이 있어서가 아니다. 약간의 경제학 지식과 현실 경제 흐름에 대한 ‘감’, 그리고 시계열 통계만 볼 줄 알아도 금년 성장률이 3% 미만에 머물 것이라는 건 누구나 알 수 있었다. 새사연은 작년 말에 EU가 그럭저럭 위기를 헤쳐나갈 경우 한국 경제는 금년 2% 중반대 성장을 이룰 것이고, 더 나쁘면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았다. 당시 한국은행과 정부, 그리고 재벌 연구소들 모두 3% 후반대의 성장을 장담했다. 6개월이 지나자 EU 상황을 핑계로 3% 정도로 성장률을 끌어내리더니 최근엔 재벌 연구소들이 2%도 어렵다고 징징댄다. 문제는 이어지는 얘기다. 그러므로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을 분리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상식이다) 등 경제개혁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즉 박근혜 후보도 숟가락을 내민 ‘경제민주화’를 하면 경제가 더 위험해질 거라는 주장이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왔다’고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다. 무분별한 자본시장 개방(김영삼의 ‘세계화’)으로 외환위기를 맞자 이들은 오히려 더 많은 개방과 경제자유화를 주장했다. 당시에는 ‘왕초 각설이’ IMF의 요구사항이 그랬으니 따를 수밖에 없었다 치자.
 
참여정부 초기 경제성장률이 5%에 머무르자 재벌과 조중동은 ‘단군 이래 최대의 위기’라며 규제완화를 해야 투자를 늘릴 거라고 압박했다. 노 대통령이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갔다”고 고백한 때였다.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고 전 세계가 그랬고 지금도 각설이 타령은 여전하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일으킨 월스트리트는 여전히 흥청망청이고 오바마는 고전 중이다.
 
굳이 김빠진 옛 드라마의 ‘다시 보기’를 누른 건 앞으로 6개월 동안 일어날 일이 그 안에 다 들어 있기 때문이다. 민주정부건 이명박 정부건 15년 넘게 양극화가 심해지자 ‘성공신화’에 취했던 국민들이 깨어나 보편복지와 경제민주화를 외쳤고, 민주당이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박근혜 후보는 끼어들기에 성공했다. 이제 남은 이슈는 경제위기의 해법인데 여론조사에 따르면 경제위기에 가장 잘 대처할 후보로 박근혜 후보를 꼽았다.
 
아마도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한 최근의 성과에, 어쩌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미지가 겹쳐졌을 것이다. 그러나 경제는 선거가 아니고 지금은 60∼70년대가 아니다. 단언한다. 박근혜씨가 대통령이 되면 위의 재벌 연구소의 주장을 따를 것이다. 위기 때문에 보편복지와 경제민주화를 미룰 수밖에 없다고, 나아가 그런 정책은 위기를 심화시킨다고 주장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재벌과 조중동에겐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날 기회이며, 보수적 지도자는 자신의 정치적 동맹세력을 결코 배반하지 않는다.
 
지금 코 앞에 닥친 위기는 구체제의 방식으론 결코 극복할 수 없다. 오히려 상황만 악화시킬 뿐이다. 현재 국민이 요구하는 보편복지와 경제민주화, 그리고 협동조합(사회경제)이야말로 위기 탈출의 묘책이다. 지금 세 정책을 실현하려는 시민 세력이 뭉치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의 희망이 살아 있다는 증거다.
 
민주당의 미적거림에 탄식하고 안철수의 모호함에 불안에 떨고 있을 때가 아니다. 그동안 시민운동은 낙선운동, 투표 격려, 그리고 야당과의 야권 단일화를 해 왔다. 이제 사회경제정책 기조에 대한 뚜렷한 요구가 있는 만큼 더 정확한 정책 목록, 정책을 실현한 내각의 구성 원칙, 그 내각과 시민의 통합 가버넌스를 내세워야 한다.
 
2008년에는 정권을 내주고 나서야 석 달 넘게 광장으로 나왔지만 지금 정권을 만들기 위해 나서면 훨씬 우리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이글은 주간경향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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