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25                                                                                                                    최정은 / 새사연 연구원


정부나 시의 힘을 빌리지 않고 지역 안에서 활동하는 단체와 주민들이 스스로의 고민거리를 하나씩 들고 이야기하는 판이 벌어져 눈길을 끈다. 최근에 마포 지역의 활동과 지역 현안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2015년 마포 로컬리스트 컨퍼런스’가 열렸다.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마포구에서 활동하는 54개 단체와 단체 안팎에서 활동하는 95명이 마음과 돈과 시간과 장소를 내어 전체 27개의 주제로, 진지한 동네잔치가 여기저기에서 벌어졌다. 이야깃거리도 생활기술, 문화예술지원, 지역공유지, 민관협력, 경의선숲길, 망원시장, 마을교육플랫폼, 석유비축기지, 마을공화국, 소통과 갈등, 공동체경제, 돌봄, 베이비부머 세대, 빈곤, 동 주민센터, 에너지자립마을 등 어디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이 시대 화두들이다.

마포 지역의 활동과 이에 대한 평가도 주민들의 경험에 의존하다 보니 한계가 있을 법도 하다. 그럼에도 마을 안에서는 개인들의 ‘주관적’인 평가나 역사도 소중한 자원으로 인정받고 있었다. 정부가 밀어붙이는 국정화 교과서의 논리가 좌파들이 쓴 ‘주관적’ 역사라고 꼬집는 문제와 겹쳐지면서, 마을의 지혜가 눈에 띄었다.


지역 자원들과 어떻게 연대할까?

“지역사회와 로컬리티-우리는 마포에서 무엇을 하려 하는가” 심포지움으로 마포 컨퍼런스의 첫 포문을 열었다. 마포지역 활동에 대해서 스스로가 주는 점수는 다소 박했다. 마포구에 많은 단체와 사람들이 활동하지만 정작 이들을 엮는 네트워크나 사업이 지지부진한데 따른 답답함을 호소했다.

사실 외부자의 시선으로 보면, 마포구는 성미산마을을 위시한 마을공동체의 으뜸 사례로 손 꼽히는 곳 중 하나다. 2000년대 초부터 성미산마을을 중심으로 공동육아가 시작되고, 동네 주민들이 나서서 성미산 지키기 운동을 벌이는가 하면, 자발적인 정치참여의 통로로 마포연대를 결성하기도 했다. 진보정당이 분열된 직후에도 마포구에 공동선거운동본부를 꾸려 당파를 떠나 공동후보를 내는 정치 실험도 이어갔다. 그리고 마포연대가 해산된 후 그 공백을 민중의집이 채워가면서, 이전과 다른 방식의 문화연대와 지역 현안에도 공동대응하며, 생협 등 거점 공간을 활용한 생활형 커뮤니티도 확대되었다(“2015년 마포 로컬리스트 컨퍼런스” 자료집, 2015). 그야말로 주민 주도형 자치가 15년의 역사 안에서 실험되고 만들어진 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결코 짧지 않은 풀뿌리 역사 안에서 마포 지역은 큰 현안들로 여러 차례 주목을 받기도 했다. 2001년 성미산 지키기운동-2009년 홍대 두리반 철거 반대 문화예술인 결집-2010년 마포지역 선거 공동대응-2013년 마을공동체와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2015년 젠트리피케이션 공동대응 등의 지역 현안에 머리를 맞대며 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 과정에서 마포구 풀뿌리 활동의 저력은 켜켜이 쌓이고 있다.


로컬리티(locality)’의 힘

지역 활동으로 관계 맺은 사람들을 아우를 말이 없을까 고심하다 ‘로컬리스트’란 용어를 차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현실에서는 기존의 풀뿌리운동이나 공동체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지역 활동과 사람들이 생겨나 고민하던 중 미국의 ‘Be a localist!(로컬리스트가 되자)’ 캠페인을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컨퍼런스에 내건 로컬리티, 로컬리스트 등의 외래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로컬리티를 주제로 인문학 연구를 10여년 지속한 차철욱 교수도 ‘로컬리티’ 개념에 대한 합의를 이뤄내지 못했다고 한다. 연구자의 머리카락이 빠질 정도로 다양했다고 하니, 어쩌면 지역의 대표 개념으로 합의하기 어려울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차 교수는 ‘로컬리티’의 유용성을 거든다. 그는 중앙과 지방 혹은 지역이라는 수직적 위계 구도와 다르게 ‘로컬리티’는 과거와 현재로 이어지는 삶터로써 지역과 그 안의 사람들의 경험과 기억, 가치를 찾아주는 데 유용하다고 밝혔다.

마포 지역 내 활동가들의 이러저러한 고민도 ‘지역’에 천착해 있기는 마찬가지다. 지역은 각자의 활동무대이자, 발 딛고 사는 삶터이자, 관계망의 공간이기도 하다. 그 안에서 스스로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할 재주는 있는지, 먹고 살 수는 있을지를 고민하며 지속가능한 사회의 크고 작은 실험들을 펼쳐야 한다는 무게감마저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

높은 임대료와 치솟는 전세가로 떠돌아다녀야 하는 사람들에게 ‘지역’이라는 공간의 의미는 점점 흐릿해져가고 있다. 그러나 크지도 않은 구 단위 지역에서 주민들이 주도한 이번 공론장은 나와 우리의 요구를 말하고 해결할 수 있는 ‘장’으로서, 지역의 필요성에 다시금 눈뜨게 하는 중요한 시도였음은 확실하다.

 

hwbanner_610x114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5-10-30                                                                                       배지영 / 새사연 회원


[새사연_이슈진단]독일 하노버시 마더센터 탐방_배지영(20151030).pdf




* 본 연구는 <2015 마을살이 작은연구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한국형 ‘마더센터’의 성장 가능성 탐색”이라는 주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필자 주)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회원이자 독일 오스나브뤼크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배지영 연구자의 도움으로 현지 마더센터 탐방 및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원래 오스나브뤼크(Osnabrueck) 마더센터를 방문하려고 했으나, 일정이 여의치 않아 다른 센터를 물색했다. 마침 독일의 대도시 중 하나인 하노버(Hannover)시에 30년 역사를 지닌 마더센터와 연락이 닿아 센터 대표와 인터뷰가 성사되었다. 지금도 운영되고 있는 독일 마더센터의 모습을 보고 듣게 된 점은 본 연구와 마더센터를 만들려는 지역 주민들에게 큰 선물이 아닐 수 없다.

 

30년 역사, 하노버시 마더센터 방문

인터뷰를 위해 마더센터를 방문한 날은 독일 날씨가 으레 그렇듯 비가 내리는 싸늘한 날씨였다. 초행길에 늦지 않으려고 서둘러 집을 나섰고, 생각보다 30분 일찍 마더센터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약속시간을 정확히 지키는 걸 중시하는 독일 문화라, 잠시 밖에서 원고에 필요한 사진을 찍으며 기다릴 생각이었다. 주거지에 자리한 마더센터는 건물 입구로 들어가면 사각형 모양의 집들이 모여 있고, 건물들이 마주한 내부에 작은 정원이 있다.

약속시간보다 좀 이른 시간이라 추운 날씨에도 정원이 있는 건물 안을 서성이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한 여성이 손을 흔들며 들어오라고 손짓을 하였다. 너무 기쁜 마음에 마더센터 사무실 입구로 걸어갔더니, 그녀는 ‘이런 추운날 밖에서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며 반갑게 맞아 주었다. 그녀가 바로 마더센터 대표인 하이케 아이켈베르그-보테(Heike Eickelberg-Bothe)였다. 마더센터에서 27년간 활동한 하이케 대표는 어려운 시기를 함께 해온 당사자로, 마음도 따뜻하고 열정도 가득했다.

센터 문을 열고 들어선 공간은 마치 공동 거실 같았다. 넓은 공간에 넓은 책상(식탁 용도로도 사용),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의자들이 놓여 있었다. 늦은 아침식사를 나누는 두 명의 여성과 함께 사무실에서 한 시간 반 동안 하노버시 마더센터의 지난 30여 년의 역사를 여행할 수 있었다.

 

111

 

첫 출발

하노버시 마더센터는 1985년에 설립되었다. 처음에는 추운 겨울 아이들과 함께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 이상 만날 공간을 찾을 요량이었다. 그때 마침 마더센터 설립에 관한 뉴스를 접하고 타 도시에 세워진 센터의 설립 과정을 조사하게 되었다. 하노버시에도 마더센터를 만들 수 있겠다는 신념으로 우선은 사비를 모아 센터로 사용할 집을 임대했다. 설립자들은 어디에서 운영 지원을 받을지도 같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각자 출연금을 내고, 참여자들이 낸 돈과 후원금으로 운영했다. 다행히 이후에 하노버시 및 니더작센(Niedersachsen) 주에서도 운영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집세와 전기세 및 각종 세금만 충당할 수 있는 지원금 정도였다.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주된 활동은 요리다. 아침과 점심식사를 함께 할 수 있도록 준비했고, 오후에는 커피시간도 가졌다. 설립 초기에는 대부분의 여성들이 가정에서 육아만 하고 있던 터라 센터에서 자주 만날 수 있었고, 각자 준비한 음식을 가져오기도 했다. 센터에서 아이돌봄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여성들을 위한 다양한 강좌도 열었다. 여성들이 뭔가를 하기 위해 남편이 집에 오기만을 더 이상 기다리지 않을 수 있었다. 잦은 모임을 계기로 서로의 삶을 나누면서, 많은 남성들이 여성이 집밖에서 활동하는 걸 원치 않고, 이를 방해하기도 한다는 사실도 공유하게 되었다.

여성들이 마더센터에 모이면서 많은 변화가 일었다. 여성들 스스로가 남편에 의존하지 않는 독립된 존재임을 알리는 등 기존 통념도 바꿔놓았다. 1980년대 독일에서는 여성 권익 신장을 위한 운동이 시작되었다. 이 활동으로 마더센터는 여성들의 관심사에 맞춰 강좌를 열고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다.

 

재정 자립까지 발로 뛴 4년

재정 문제를 해결하려고 설립자들은 정치인들을 찾아다니는 일을 먼저 했다.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무작정 정치인을 찾아가 마더센터의 설립 목적과 활동 등을 소개하면서 한명씩 설득해갔다. 그렇게 발로 뛰며 노력해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까지 4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이 결과 하노버시가 센터에 매해 정기적으로 재정지원을 시작했고, 여성들과 아이들을 위해 센터가 필요하다는 인식도 높여갔다.

 

물론 처음에 개인들이 낸 돈으로 운영하던 것보다는 큰 발전이었죠. 1990년 당시 시로부터 받은 1년 예산은 5000~6000마르크(유로화 이전의 독일 화폐)였어요차츰 예산 지원이 확대되어 7000마르크까지 되긴 했죠그럼에도 이 지원은 공간 운영을 위한 비용 정도밖에 되지 못했어요여전히 다른 활동을 위한 운영비는 자체적으로 모아야 했죠.”

 

그러다가 마더센터는 정부와 EU의 협력으로 진행하는 ‘여러 세대의 집 (Mehrgenerationshaus)’ 사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EU의 협력은 2013년까지 이루어졌고, 이후에는 독일 가족부의 프로젝트 사업으로 진행되었다. 이 사업 지원을 통해서 1년에 약 4만유로(한화 약5천만 원) 정도의 운영비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 운영비의 절반은 인건비로, 마더센터 대표자가 시간제로 일하면서 받는 급여다. 나머지 절반은 운영비로 사용한다. 이렇게 마더센터의 재정은 차츰 해결되어 가고, 동시에 사회적 위상도 확대되었다.

 

마더센터가 여러 세대의 집’ 사업에 참여하는 이유는 현실적으로 재정적 자립을 위해서였어요그렇다고 이 사업이 완전히 새로운 활동은 아니었죠. 1989년 센터 차원에서 해오던 여러 세대를 아우르는 활동이 정부가 주체하는 사업으로 확장되면서 더불어 센터의 재정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되었어요.”

 

222

 

마더센터를 운영하는데 정부 지원 운영비 이외의 모든 것들은 자발적인 참여로 해결한다.

 

대표자인 저만 시간제로 일하며 임금을 받아요앞서 말한 대로 4만유로의 절반인 2만유로가 운영비로 확보되어 있어요정부 지원금으로 해결하는 집세 및 각종 세금을 제외하고는 활동가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기댈 수밖에 없고그 외 비용은 자급자족하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마더센터를 이용하고 있지만, 회비는 받지 않는다. 센터에 오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득이 낮은 취약 계층인데다 센터의 존립 목적이 그들을 돕는데 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이 센터를 방문한다. 성별이나 연령, 자녀의 유무와 상관없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온다. 예를 들면, 이력서를 쓰는데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도 센터를 방문해 자원 활동가의 도움으로 이력서를 쓰기도 한다. 집을 구하기 어려운 이들도 오면 돕는다. 부부 문제가 있거나,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 등 다양한 사람들이 센터를 들른다. 마더센터에서는 각자의 어려움을 꺼낼 수 있고, 같이 고민하면서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아침엔 타인, 점심엔 친구, 저녁엔 가족’이 되는 활동

하노버시 마더센터는 ‘아침엔 타인, 점심엔 친구 그리고 저녁엔 가족’이 되는 센터(Morgens Fremde, mittags Freunde, abends ein Zweck der Familie)라는 기치로 시작되었다. 주요 활동은 2007년부터 독일정부의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 산하의 ‘여러 세대의 집(Mehrgenerationenhaus)’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면서, 하노버시의 많은 사람들(나이가 다른 여러 세대 및 다양한 사회 계층)을 지원하게 되었다. 주로 세대의 통합(아동, 청소년, 성인 그리고 노년층, 특히 젊은 노년층과 도움이 필요한 노년층), 세대를 통합하는 프로그램, 아동돌봄 서비스, 자원봉사 활동을 통한 사회적 유대 형성, 지역사회에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 지역사회 경제와 연대 활동, 카페나 간이식당을 통한 만남의 장소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다.

센터가 지속하는 일 중의 하나가 아침식사 서비스다. 또 매 해 정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기 위해서 사업 신청서를 가족부에 제출하는 일도 한다. 만일 센터가 정부 사업 지원을 받지 않으면 운영을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주된 사업은 ‘여러 세대의 집’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 밖의 활동은 현재 어려운 상황이에요어떤 활동과 사업을 계획하면 많은 일들을 다른 활동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 직접 해야 되거든요저는 이미 여러 세대의 집’ 사업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고 있어서 현실적으로 다른 활동에 집중할 여유가 없긴 해요.”

 

시기마다 새로운 관심사가 생기면 참여와 조직화가 자발적으로 이뤄진다. 현재 주된 관심사 중의 하나는 난민이다. 센터도 난민들이 지역사회에 안정된 생활을 찾도록 다양한 가능성을 살피고 준비하고 있다. 다른 단체와 연대한 지원 체계도 고민하고 있다. 그 첫 걸음으로 난민들이 머물 집이나 공간을 마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공간이 마련된다면 난민들을 위한 독일어 수업, 아이들의 놀 공간, 지역사회와의 교류 등을 마련해 도우려고 한다. 센터가 할 수 없는 일들은 타 단체와 협력해 연결해준다.

아동돌봄서비스는 여전히 제공하고 있으나, 지금은 많이 줄었다. 예전에 센터에서 15명의 아이들을 돌보려고 했으나, 센터 공간이 법적으로 10명의 아이들만을 수용할 수 있었다. 그래서 지역 유치원과 연대해서 15명의 아이들을 그곳에 보냈고, 지금도 아이들이 이용한다. 현재 센터가 직접 제공하는 서비스는 없지만, 많은 여성들이 아동돌봄서비스를 필요로 하면 다시 제공하고 싶다. 그러나 요즘 들어 아동돌봄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그리 높지는 않은 편이다.

 

* 표와 그림을 포함한 보고서 전문을 보시려면 위의 ‘연구보고서 다운 받기’ 배너를 클릭해주세요.hwbanner_610x114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12.10고병수/새사연 이사

 

대통령 선거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각 후보들이 내놓는 여러 공약 중에 내가 제일 관심 가지고 보는 것은 보건의료 공약이고, 그 중에서도 의료전달체계와 일차의료에 관한 것이다. 동네의원에서 진료를 하는 사람으로서 관심이 크게 가는 분야이고, 또한 우리나라 의료의 근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동네의원 수입 늘어나는 게 일차의료 활성화?

3년마다 돌아오는 의사협회장 선거 때 보면 일차의료 강화니, 일차의료 활성화니 얘기가 꼭 나온다. 그만큼 동네의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많은 의사들이 사용하는 말에서나 의사협회 회장, 혹은 임원들 중에서도 일차의료란 의미를 잘못 사용하고 있어서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많다. 흔히 일차의료 활성화를 얘기할 때는 동네의원의 수입을 적절히 보상하도록 하는 것과 소신 진료를 하게끔 하는 것을 말하는 것 같은데, 그것은 사실 일차의료란 개념과는 거리가 먼 내용이다.

미국이나 유럽 쪽, 그리고 우리나라 관련 학자들이 내린 개념은 “지역사회에서 친밀한 관계에 있는 의사가 질병의 치료뿐만 아니라 예방 및 건강증진을 위해 건강상의 대부분의 문제를 포괄적이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핵심 말들은 ‘지역사회’, ‘친밀성’, ‘건강상의 대부분의 문제’, ‘포괄적’, ‘지속적’이라는 것들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일차의료를 말할 때 이러한 중요 내용들에 대한 개선책이나 정책 방향들을 말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수가 정상화가 중요하다거나 진료에 간섭받는 것을 무엇보다도 싫어하는 의사들의 속성이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의료 문제 중 심각한 것이 수가 문제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해결된다고 의료 환경이 나아질까? 불어나는 의료재정에 대한 압박과 경쟁의 심화 속에서 계속 질곡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게 지금의 우리나라 의사들의 모습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 수가가 많이 오른다고 해도 한계가 있고, 동네의원들은 끝없는 경쟁으로 살벌해질 것이 뻔하다. 재정 문제의 해결 방법과 효율적인 의료 환경, 진료에 매진할 수 있는 의료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가 문제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된 일차의료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고 본다.


의원, 동네의원, 일차의료기관? 

일차의료를 생각하면서 또 하나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은 동네의원들이 모두 일차의료인 것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올바른 정의로 볼 때 일차의료기관이라고 하면 동네의원 중에서도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그리고 질병의 구분 없이 진료를 하면서 지속적인 관계를 가지는 곳을 말한다. 그러자면 내과 일부, 소아과 일부, 가정의학과 정도밖에 없게 된다. 동네에 있는 안과나 피부과, 성형외과는 일차의료기관이 아니다. 동네에 있는 정형외과나 이비인후과도 일차의료기관이 아니다. (사실 제대로라면 그들은 전문의로서 개원하는 것이 아니라 종합병원에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최근 면허 의사 수는 10만 명이 넘어가지만 실제 활동의사는 8만여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엄밀한 의미의 일차의료 종사 의사는 2만 명도 안 될 것이고, 동네의원에서 일하는 수는 더 적어서 1만 명 안팎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외국은 일차의료 전담의가 있어서 나라별로 GP(General physician)나 Family doctor로 불리고 있고, 수도 많으면서 그들의 역할과 활동이 정형화되어 있다. 우리에게는 일차의료에 맞는 표준이 없기 때문에 그 수를 헤아리는 방법도 제대로 잡혀 있지 않아 추정할 수박에 없다.

 
의료기관 구분에서 의원이란 소규모 의료기관을 말하며, 동네의원은 그러한 의료기관의 통칭이지만, 그들이 곧 일차의료기관은 아니다. 그래서 긴 안목이 의료정책을 수립할 때도 분명히 일차의료기관과 그 외 전문의료기관을 구분하면서 만들어야 한다.


대선 후보들의 일차의료 공약에 바람

위에서 말한 것처럼 많은 이들이 일차의료에 대한 몰이해로 인력 부분이나 의료서비스 부분에 대한 정책 수립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후보나 문재인 후보의 정책을 보면 단순히 동네의원의 진료 환경 개선과 소신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있지만, 정작 올바른 일차의료를 수립하겠다는 말은 없다. 그것은 또한 수가를 조금 올려주겠다는 당근만 제시하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장기적으로 일차의료 전담 의사를 늘려나가고, 그들이 지역에서 안정되게 지역사회 보건의료의 핵심이 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는 없는 것이다. 그만큼 각 캠프에서 의료정책을 만드는 전문가들도  거기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대선 공약이라는 것이 국민들이 보기 쉽게 만들어서 내놔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누가 당선 되더라도 정책 수립 단계에서는 이러한 점들을 잘 살펴서 긴 호흡을 가지고 점차적으로 일차의료의 구조를 정착시켜주기 바란다.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전문 진료 영역도 있지만 그것들에 앞서 흔히 가지고 있는 질환들에 대해 동네의원에서 설명 잘해주고,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함께 살펴 주면서 가족들의 건강까지 책임져 주는 의사를 원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몇 가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러한 의료서비스들이 잘 수행되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의료 재정의 급속한 상승을 막으면서도 국민들의 효율적인 건강관리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이다.

의료기관 구분에서 의원이란 소규모 의료기관을 말하며, 동네의원은 그러한 의료기관의 통칭이지만, 그들이 곧 일차의료기관은 아니다. 그래서 긴 안목이 의료정책을 수립할 때도 분명히 일차의료기관과 그 외 전문의료기관을 구분하면서 만들어야 한다.


대선 후보들의 일차의료 공약에 바람

위에서 말한 것처럼 많은 이들이 일차의료에 대한 몰이해로 인력 부분이나 의료서비스 부분에 대한 정책 수립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후보나 문재인 후보의 정책을 보면 단순히 동네의원의 진료 환경 개선과 소신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있지만, 정작 올바른 일차의료를 수립하겠다는 말은 없다. 그것은 또한 수가를 조금 올려주겠다는 당근만 제시하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장기적으로 일차의료 전담 의사를 늘려나가고, 그들이 지역에서 안정되게 지역사회 보건의료의 핵심이 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는 없는 것이다. 그만큼 각 캠프에서 의료정책을 만드는 전문가들도  거기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대선 공약이라는 것이 국민들이 보기 쉽게 만들어서 내놔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누가 당선 되더라도 정책 수립 단계에서는 이러한 점들을 잘 살펴서 긴 호흡을 가지고 점차적으로 일차의료의 구조를 정착시켜주기 바란다.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전문 진료 영역도 있지만 그것들에 앞서 흔히 가지고 있는 질환들에 대해 동네의원에서 설명 잘해주고,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함께 살펴 주면서 가족들의 건강까지 책임져 주는 의사를 원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몇 가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러한 의료서비스들이 잘 수행되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의료 재정의 급속한 상승을 막으면서도 국민들의 효율적인 건강관리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이다.

의료기관 구분에서 의원이란 소규모 의료기관을 말하며, 동네의원은 그러한 의료기관의 통칭이지만, 그들이 곧 일차의료기관은 아니다. 그래서 긴 안목이 의료정책을 수립할 때도 분명히 일차의료기관과 그 외 전문의료기관을 구분하면서 만들어야 한다.


대선 후보들의 일차의료 공약에 바람

위에서 말한 것처럼 많은 이들이 일차의료에 대한 몰이해로 인력 부분이나 의료서비스 부분에 대한 정책 수립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후보나 문재인 후보의 정책을 보면 단순히 동네의원의 진료 환경 개선과 소신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있지만, 정작 올바른 일차의료를 수립하겠다는 말은 없다. 그것은 또한 수가를 조금 올려주겠다는 당근만 제시하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장기적으로 일차의료 전담 의사를 늘려나가고, 그들이 지역에서 안정되게 지역사회 보건의료의 핵심이 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는 없는 것이다. 그만큼 각 캠프에서 의료정책을 만드는 전문가들도  거기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대선 공약이라는 것이 국민들이 보기 쉽게 만들어서 내놔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누가 당선 되더라도 정책 수립 단계에서는 이러한 점들을 잘 살펴서 긴 호흡을 가지고 점차적으로 일차의료의 구조를 정착시켜주기 바란다.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전문 진료 영역도 있지만 그것들에 앞서 흔히 가지고 있는 질환들에 대해 동네의원에서 설명 잘해주고,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함께 살펴 주면서 가족들의 건강까지 책임져 주는 의사를 원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몇 가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러한 의료서비스들이 잘 수행되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의료 재정의 급속한 상승을 막으면서도 국민들의 효율적인 건강관리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이다.

바람 ① 일차의료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함

바람 ② 일차의료는 전문 의료와 독립적으로 수행되어야 함

바람 ③ 지역사회의 중심이 일차의료가 되게끔 유도함

바람 ④ 일차의료 전담 의사를 점차적으로 늘려야 함

바람 ⑤ 일차의료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인원뿐만 아니라 재정 지원도 확보해야 함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 / 05 / 13 새사연

부상하는 사회적경제, 협동조합의 재발견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 제목을 눌러 주시면 됩니다.

 

[목 차]

1. 협동조합의 발전은 네트워크에 달렸다.

2. 지역 공동체를 강화해주는 협동조합

3. 복지국가의 전달체계로서 사회경제

4. 두 개의 네트워크와 숙의 민주주의

[본 문]

편집자 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장기침체 국면으로 이어지면서 30년 동안 세계를 지배했던 신자유주의의 퇴조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경제위기의 여파로 사회 양극화와 불평등이 악화되자 한국사회에서는 전례 없는 보편 복지 요구가 확대되고 있고 경제 민주화의 요구로 발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12년 양대 선거를 맞아 정권교체 요구가 거센 가운데 다양한 사회개혁 의제가 정책 공약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사회가 정말 2013년 체제라고 불릴만한 사회 대개혁을 제대로 추진하자면, 강력한 경제개혁 전망을 갖고 복지국가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새사연의 문제의식이다.


이 에 새사연은 우리사회에 필요한 시대적 가치와 비전, 새로운 경제모델과 성장모델, 총체적 경제개혁, 보편복지를 망라하는 정책을 모아 <<리셋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단행본을 출간했다. 그 원래 원고들을 가지고 회원들과 공유하고자 [새로운 사회 2013]이라는 기획을 마련했다. 회원과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을 기대한다.

2007년 사회적 기업법 제정, 그리고 2011년 협동조합 기본법 제정으로 한국에서도 사회경제에 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사회경제는 세계적으로도 1990년대 이래 각광을 받고 있다. 사회경제란 인간의 상호성(reciprocity)에 기초해서 공동체 구성원의 연대라는 가치를 달성하려는 경제다. 따라서 집단소유와 민주적 결정, 국가와 시장으로부터의 자율, 개방 등이 사회경제의 특징이다. 협동조합은 대표적인 사회적 경제의 형태이다. 이름 자체에 들어 있듯이 사회경제의 효율성은 협동에서 비롯된다. 특히 인간의 이기성에 기초해서 효율성이라는 가치를 달성하는 시장경제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 즉 사회적 딜레마를 해결하는데 사회경제의 역할이 크다.

사회적 딜레마란 사회의 이익과 개인의 이익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를 뜻한다. 이런 문제는 모두가 이기적으로 행동할 경우 결코 해결하지 못한다. 전 인류의 생명이 걸려 있는 기후변화문제는 지금 맞닥뜨린 가장 큰 규모의 사회적 딜레마이다. 사회적 딜레마를 해결하는 방법은 협동이다. 협동은 심리학이나 사회학, 그리고 근년에는 경제학자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많은 학자들의 연구 결과,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노박의 ‘협력 진화의 5가지 규칙’을 대표로 하여 협력이 일어나는 조건이 밝혀지고 있다.

협력의 조건이 잘 갖추어진 사회에서는 협동이 사회규범(social norm)이 되고 협동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집단 정체성를 갖게 된다. 협동하는 사회에서는 상호적 행동이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협동하는 사람에게는 협동하고 사회규범을 어기는 사람에 대해서는 스스로 손해를 보더라도 응징하거나 아예 상종을 하지 않는 것이 상호성이다. 따라서 상대방이 협동할 것이라고 믿는다면 모두가 서로 협동하게 된다. 즉, 협동의 전제는 신뢰이다. 그런데 신뢰라는 사회자본은 쌓아 올리는 데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 될 수 있다. 다른 사람이 배반할 것이라고 믿는 순간 신뢰는 깨지고 협동은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협동조합을 포함한 사회경제에서는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의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사회경제가 실현되는 서로 신뢰하고 협동하는 집단이 형성된다는 것은 그에 따르는 위험도 수반한다. 강력한 집단 정체성은 흔히 외부에 대한 폐쇄성과 공격성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협동의 공동체라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이탈리아 출신 사회학자 감베타(Diego Gambetta)는 마피아나 거리의 갱단도 협동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협동하는 집단은 외부에 대한 개방성, 그리고 내부의 다양성을 갖춰야 한다. 기술적으로, 또 문화적으로 잠금현상이 발생하면 그 집단은 정체하거나 심지어 반사회적일 수 있다. 즉 민주주의의 원리가 없는 집단, 특정 가치에 대한 지나친 집착을 가진 집단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 협동조합 역시 이를 조심해야 한다.

협동조합의 7원칙

1. 자발적이고 개방적인 조합원 제도

협동조합은 자발적인 조직으로서, 협동조합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조합원으로서 책임을 다할 의지가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성적, 사회적, 인종적, 정치적, 종교적 차별 없이 열려 있다.

2. 조합원에 의한 민주적 관리

협동조합은 조합원에 의해 관리되는 민주적인 조직으로서, 조합원들은 정책 수립과 의사 결정에 활발하게 참여한다. 선출된 임원들은 조합원에게 책임을 갖고 봉사해야 한다.

단위 조합에서는 조합원마다 동등한 투표권(1인 1표)을 가지며, 연합 단계의 협동조합도 민주적인 방식으로 조직하고 운영한다.

3. 조합원의 경제적 참여

조합원은 협동조합에 필요한 자본을 조성하는데 공정하게 참여하며 조성된 자본을 민주적으로 통제한다. 일반적으로 자본금의 일부분은 조합의 공동재산이다. 출자 배당이 있는 경우에 조합원은 출자액에 따라 제한된 배당금을 받는다.

조합원은 다음과 같은 목적에 따라 잉여금을 배분한다.

(1) 협동조합의 발전을 위해 잉여금의 일부는 배당하지 않고 유보금으로 적립

(2) 조합원의 사업 이용 실적에 비례한 편익 제공

(3) 조합원의 동의를 얻은 여타의 활동을 위한 지원

4. 자율과 독립

협동조합은 조합원들에 의해 관리되는 자율적인 자조 조직이다.

협동조합이 정부 등 다른 조직과 약정을 맺거나 외부에서 자본을 조달하고자 할 때는 조합원에 의한 민주적 관리가 보장되고, 협동조합의 자율성이 유지되어야 한다.

5. 교육, 훈련 및 정보 제공

협동조합은 조합원, 선출된 임원, 경영자, 직원들이 협동조합의 발전에 효과적으로 기여하도록 교육과 훈련을 제공한다.

협동조합은 일반 대중, 특히 젊은 세대와 여론 지도층에게 협동의 본질과 장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6. 협동조합 간의 협동

협동조합은 지방, 전국, 지역 및 국제적으로 함께 협력 사업을 전개함으로써 협동조합 운동의 힘을 강화시키고 조합원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봉사한다.

7. 지역 사회에 대한 기여

협동조합은 조합원의 동의를 얻은 정책을 통해 조합이 속한 지역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 제목을 눌러주시면 됩니다.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