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은/ 새사연 연구원


새사연은 2008년부터 매 년 진보 정책 연구소 최초로 <전망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경제주거노동복지 분야를 중심으로 세계의 흐름 속에서 한국 사회를 진단하여 사회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새로운 사회로의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2017년의 시작은 여느 해와 분명히 달랐다. 새해를 맞아야 할 대한민국의 시계는 매일같이 새롭게 밝혀지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과거 시간대로 되돌아가기를 반복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지난 4년간 국정운영은 ‘불통’으로 일관되었다. 그러나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했다는 사실이 숨겨져 있으리라곤 감히 상상하지 못했다.


그 ‘불통’의 시간 안에서 2014년 세월호 참사로 무고한 학생들과 탑승객들이 희생당하였고, 2015년 메르스 사태 때에는 시민들이 전염병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대형 사고가 벌어졌다. 반복적으로 찾아오는 긴급 재난 상황에서 대한민국 최고 통치권자는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제대로 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역할을 못 했는지 이제야 그 퍼즐이 맞춰지고 있다. 세월호 아이들이 생사를 오가던 ‘7시간’동안 청와대는 왜 손 놓고 있었는지, 세월호 사건의 진실을 밝히라는데 동조한 문화계 인사들이 블랙리스트에 올랐는지 그 진실에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지난 석 달간 대한민국에서는 박근혜 게이트의 민낯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박근혜 정부의 지난 4년은 각계각층의 인사 청탁과 비리로 물들어져 있었고, 소수 권력층의 잇속을 채우기에 바빴다. 정부와 기업, 문화, 교육, 경찰 등에 만연된 인사 비리에서 대학입시 부정까지 권력이 개입되지 않은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정권의 입맛을 맞추지 않으려는 사람은 스스로 직을 내려놓아야만 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거나 대학입시에 여념이 없던 수험생들, 경쟁사회에 내몰린 청년세대에게 이 부정한 현실은 너무 큰 좌절감을 안겨주었다. 어디 그 뿐인가. 인양은커녕 어느 것 하나 시원하게 해결되지 않은 채로 세월호 참사는 1000일을 맞았다.


부가 부를 불리고, 상위 1%의 권력이 대한민국을 움직였다는 사실에 국민 대다수가 분노하고 있다. 영하의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토요일마다 광화문 광장에는 수십만 개의 촛불이 타오르고 있다. 국회에서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가 열려 관계자 청문회가 잇따르고 있고, 특검팀은 국정농단에 공범한 관계자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수사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에서는 대통령의 탄핵심판 결정을 서두르고 있다.


저성장 시대에 불안한 노동시장, 협소해진 사회안전망에 최근 정재계 게이트까지 겹치면서 사회 불안은 더 커져만 간다. 자살률 세계 최고, 노인빈곤율 세계 최고, 저출산율 세계 최고에 사회 불신까지 더해지면서 우리 사회의 위험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하지만 우리 사회 안전핀 역할을 해온 사회복지망은 최순실 국정농단에 직격탄을 맞으며 후퇴한 사실이 낱낱이 밝혀지고 있다.


‘증세 없는 복지’는 ‘갈등’의 복지로 전락


박근혜 정부는 ‘아버지의 꿈이 복지국가’라며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 기조를 전면에 내걸었으나, 이는 결국 ‘갈등의 복지’로 한계를 드러내었다. 현 정부의 정책은 이름 그대로 개인이 맞닥뜨린 생애에 필요한 복지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협소한 복지 예산에 복지공약은 줄줄이 뒷걸음치고, 국가가 책임져야 할 부담이 지자체나 개인에게 전가되면서 매해 복지 책임을 둘러싸고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현 정부는 ‘증세 없는 복지’를 줄곧 강조했다. 국정 5년간 세출을 줄여 81.5조원, 세입을 늘려 53조 원을 더한 134.5조 원(연평균 27조 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해왔다. 2013년 집권 초기에는 ‘박근혜 정부 공약 가계부’까지 발표하며, 세입과 세출 관리만으로 복지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해 공약을 이행하겠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약속한 기초노령연금, 무상보육, 초등 온종일돌봄, 4대중증질환 비급여 부담, 반값등록금 등 대부분이 애초 시행하기로 했던 수준보다 후퇴 하였다. 심지어 고교 무상 교육처럼 아예 시작도 못한 공약도 있다.


이제는 ‘증세 없는 복지’가 사실상 불가능했음을 인정하는 것만 남아있다. 재정 수입과 지출은 현 정부의 임기 초기부터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임기 막바지에 들어서 부처마다 세출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사업을 축소하기에 바빴다. 지난 4년간 세입 측면에서 기업의 책임은 축소 된 반면, 경기불황에 소득마저 정체된 근로자부담은 더욱 무거워졌다. 정부 세입 중 근로소득세는 2015년에 28조원을 기록하여 2011년 대비 49.5%나 급증했다. 이에 반해 세입 중 법인세는 2015년 45조원으로 2011년 대비 0.3% 늘어난데 그쳤고, 총세수 대비 법인세율은 2011년 25%에서 2015년 현재 22%로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정부가 재정건전화법 제정안을 입법화하면서 ‘건전재정’이나 ‘균형재정’을 내세워 세출마저 조이고 있다. 이는 경제 악화로 세수마저 줄어들 전망에 따라 향후 재정 악화를 고려해 만든 대비책으로, 국가채무비중을 GDP 대비 45% 이하로 관리하겠다는 안을 담고 있다.


‘증세 없는 복지’ 기조에 세출마저 조이면서 위험사회에 대한 대응력은 떨어지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사회 속도가 빨라지면서 자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의무지출 비중은 가속화되고 있지만, 새로운 위험에 써야할 재정 여력은 오히려 축소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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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06                                                                                                               최정은 / 새사연 연구원



여러 고비를 넘기며 20대 국회의원총선거가 재외국민투표를 시작으로 드디어 막을 올렸다. 국민의 한 표 한 표로 300명의 국회의원들이 뽑히고 나면, 새로운 국회는 오는 5월 30일부터 향후 4년간 의정활동을 바쁘게 이어나갈 계획이다. 유권자들은 투표 직전까지도 과연 어떤 선택이 옳은 지에 대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할 것이다. 앞으로 국민의 대표로 활동하게 될 20대 국회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으나, 기대만큼 아쉬움이 큰 것도 사실이다.

 

19대 국회 평가, ‘절반의 성공

19대 국회 임기가 아직 두 달여 남아있지만, 현 국회는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매니페스토본부가 지역구 국회의원 239명의 8481개 공약을 지난 2월초까지 검토해본 바에 따르면(매니페스토실천본부, “19대 총선공약 완료율 51.24%로 분석”, 2016.2), 예산까지 확보해 시행을 앞둔 공약은 4366개(51.24%)뿐이다. 전체 공약 중 3525개(41.56%)는 추진 중이며, 보류 혹은 폐기 되거나 기타 이유로 추진되지 못한 공약이 610개(13.9%)에 이른다. 19대 국회의 입법발의 건수는 1만5000여건이 넘는다고 한다. 이 중에서 지난 1월 중순까지 본회의에서 의결된 법안은 4843개(31.54%)에 그쳤다. 임기 종료까지 남아있는 물리적인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남은 공약들을 현실화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관행처럼 굳어진 ‘쪽지예산’과 정확한 재정 추계가 뒷받침되지 않은 ‘묻지마’ 입법 활동이 대표자들의 공약이행을 낮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게다가 중앙당과 해당 정당의 지역 후보의 정책이 맞지 않는 문제도 드러났다.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경제민주화, 복지, 일자리 등을 전면에 내걸었다. 그러나 지역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은 재개발, 재건축, 산업단지 조성 및 유치, 도로 등에 관련된 것들이 다수였다. 정작 표심을 움직였던 복지나 일자리, 서민경제 관련한 정당의 공약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지역 정치의 한계와 현실이 소홀히 다뤄진 탓이다.

 

20대 국회 진정성에 투표

그렇다면 공약으로 본 20대 국회는 이전과 얼마나 다를까. 경실련 20대 총선 유권자운동본부가 주요 4개 정당의 공약을 재벌, 농업, 노동, 서민주거, 복지, 정치, 재원 조달방안 및 배분 계획에 따라 평가한 결과를 내놓았다(경실련, “20대 총선 정당 공약평가”, 2016.4). 각 정당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이전에 강조된 경제민주화와 복지공약은 실종되거나 후순위로 밀려나고, 시장경제활성화 비중이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일자리 정책에서 새누리당은 내수산업 활성화 위주로 일자리를 ‘양적’으로 늘리는데 집중하고, 더불어민주당은 청년실업 해소에, 국민의당은 신성장산업 육성에, 정의당은 일자리 나눔에 보다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재원마련 방안과 규모에서도 정당별로 차이가 크다. 새누리당은 공약이행에 연간 1조1000억원을 세입구조 조정으로 이뤄갈 방안인데, 이는 19대보다 1/10 규모로 축소된 것에 해당한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약에 연 29.7조원을 쓰고, 국민연금을 주요하게 활용해 31조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당은 건강보험 재정 등을 활용해 연 9조2500억원을 공약에 활용하고, 정의당은 법인세, 소득세 등 과세를 높여 49조원을 마련해 공약이행에 38.3조원 쓸 계획이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 재정 등을 활용해 예산을 마련하는 방안들이 공약에 등장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각 정당마다 재원 마련을 위한 단계별 전략이 빠져 구체성이 떨어지고, 예산 밖의 공약도 많다는 비판을 맞고 있다.

국회의원의 활동은 입법과 예결산심의 등을 통해 평가받는다. 지난 국회에서 겪은 무수한 갈등의 중심에는 ‘예산’이 있었다. ‘증세 없는 복지’의 한계를 절감해온 과정이기도 했다. 정당 공약집만으로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이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예산이 있고 없고의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의지’의 문제다. 자신이 뽑은 정당과 대표자가 약속을 실천할 의지가 있다면 얼마든지 제2, 3의 대안 마련이 열려있기 때문이다. 표심을 움직일 나머지 절반의 정보는 사실상 각 정당과 후보들이 이전까지 얼마나 신뢰를 주며 실천해왔는지를 반영한 ‘진정성’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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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7                                                                                  이상동 / 새사연 부원장

[새사연_이슈진단]법인세의모든것(2)_이상동(20150507).pdf




지난 글에서 우리는 법인세를 증세해야 하는 이유를 세 가지로 정리한 바 있다. 첫째로 기업이 이전보다 훨씬 많은 부를 가져간다는 점, 둘째로 법인세율이 오랜 기간 동안 가파르게 하락해 왔고 그 혜택이 대기업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법인세 하락에도 불구하고 임금과 사회보험료 등 1,2차 소득분배에는 기업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다양한 해법들이 제기되고 있다. 막대한 기업유보금에 세금을 물리는 방법, 실효세율을 높이는 방법(최고세율과 최저한세율의 인상 등) 그리고 사회목적세를 신설하는 방법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각자 나름의 합리성을 가지고 제기되는 방법들이고 무엇보다 복지국가로 가기 위한 첫걸음으로써 기업들의 동참을 끌어낸다는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막대한 복지 재원을 충당하는 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예컨대, 현재 대기업들에 대한 조세감면 혜택을 전면 취소한다고 하더라도 최대 4조원 수준의 세수를 늘리는 데 지나지 않는다.

일반정부 예산 중 사회보호 분야의 지출액 비중을 OECD 평균과 비교했을 때, 20%p이상의 격차가 발생한다. 북유럽의 복지선진국 수준은 차치하고 OECD 평균 수준까지만 맞춘다 해도 어림잡아 최소 약 80~100조원의 복지지출을 늘려야 한다. 복지 재정에 있어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여기서 정밀한 전략이라 함은 먼저, 1차 분배의 핵심인 임금 몫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것을 시작으로 한다. 더불어 기본 3대 세제-법인세, 개인소득세, 부가가치세-의 연쇄적인 관계를 고려한 배열과 증세 일정을 잡는 것이라 하겠다. 이를 골간으로 새로운 경제성장 패러다임에 입각하여 환경세제와 사회임금의 축을 강화하는 새로운 조세체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또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세상의 일이란 ‘좋은 그림’만으로 실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밀한 전략을 구축한다 하더라도 좋은 전략과 조응하는 ‘사회적 관계’를 창출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법인세의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된다. 낮은 법인세, 낮은 기업부담의 이면에는 초부유층의 막대한 ‘합법적 조세회피’가 숨어 있다. 합법적 조세회피는 분배의 민주주의를 훼손시키고 국가의 조세 기반을 허물어뜨린다. 대기업-초부유층을 정점으로 하는 사회적 관계, 구체적으로는 국가재정의 형태를 구성하는 사회적 관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면 법인세의 1% 증세는 그 몇 배의 효과로 돌아올 것이다.

본 글에서는 법인세와 관련하여 다국적 대기업들이 어떻게 해외 조세피난처를 이용하는지를 설명할 예정이다. 아래의 글을 읽기에 앞서‘만약 내가 초부유층이라면’을 가정해 보기 바란다. 실로 엄청난 탈세 규모가 보다 피부에 와 닿게 될 것이다.


법인세 탈세 방법 1. 수익 전취, 비용 전가

대기업들은 지방세를 포함한 법인세율 24.2%를 절세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지난 글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과세 표준 5000억원 이상의 대기업들의 실효세율은 17.1%이다. 대기업들의 최저한세율이 17%이므로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은 가능한 최고치까지 절세를 성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기업들의 절세 방법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해외 조세피난처에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법이다. 버진 아일랜드, 케이만 군도, 바하마, 바누아투, 뉴 칼레도니아, 나우루, 버뮤다 등 어디 있는지도 생소한, 그러나 조세피난처로 잘 알려져 있는 곳들을 비롯해서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스위스 등 선진자본주의 국가까지 포함해서 전 세계의 조세피난처는 60곳 이상이나 된다.

대기업들은 이들 조세피난처에 자회사를 설립한다. 이 때 자회사의 실소유주가 주로 재벌의 후계자라는 사실도 기억해 두자. 예컨대, 대기업 A가 원가 100억 짜리 물건을 국내에 있는 기업 B에 110억원에 팔아 10억원의 수익을 올린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24.2%, 즉 2억 4200만원을 법인세로 납부해야 한다. 그런데 대기업 A가 법인세 0%의 조세피난처 버뮤다에 설립한 자회사 C에 팔고 C가 다시 국내 기업 B에 판다면? 물론 이 때 물건이 버뮤다까지 갔다 오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 그냥 전달하면 되니까. 대기업 A는 버뮤다 자회사 C에 원가인 100억원에 팔아 이익을 남기지 않고 C는 B에 110억원에 판다. 수익은 고스란히 버뮤다 자회사 C에 귀속되므로 법인세는 온데간데없이 날아간다. 조세피난처의 자회사는 본사의 수익을 가져갈 뿐만 아니라 비용을 전가하는 방식으로도 세수 기반을 허물어뜨린다.

이런 식의 거래는 국세청의 과세표준 소득에 전혀 포착되지 않으므로 그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국세청은 해외 조세피난처의 역외 탈세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2013년 귀속분의 추징액을 1조 789억원으로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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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12 / 10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이제 막 대선을 치룬 미국과 오바마 대통령 앞에 절벽이 나타났다. 바로 재정절벽(Fiscal Cliff)이다. 미국의 절벽은 세계의 절벽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재정절벽이란 정부의 재정지출이 갑작스럽게 줄거나 중단되어서 경제에 충격을 주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의 재정절벽이 도래하는 시기는 내년 1월 1일이다. 부시 정부 시절부터 적용되었던 낮은 세율과, 작년과 올해에 적용되었던 소득세 2%P 인하 조치 등 경기침체를 맞아 잠시 낮아졌던 세율이 다시 인상된다. 또한 경기부양을 위해 늘어났던 정부지출도 축소되면서 재정적자 감축에 나서게 된다. 아직 경기가 회복되지 못한 상태에서 이같은 정부의 역할 축소는 경제에 큰 타격을 미칠 수 있다. 사실 현재 경제상황에서 고용을 창출하고, 투자를 선도할 수 있는 주체는 정부뿐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재정절벽이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미국연방예산위원회(CBO)는 미국 GDP에서 3.9%p 축소를, IMF는 4.3%p 축소를 전망했다. 민간 투자기관인 모건스탠리는 최대 5%p, 골드만삭스는 4%p, 제이피모건은 3.5%p 축소를 전망했다. 미국의 잠재성장률이 1%정도이니 재정절벽이 실현된다면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3%대로 떨어진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되는 것이다.


재정절벽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재정적자에 대한 제한을 늘려서 정부지출 감소를 막아야 한다. 그리고 모자란 세수를 늘려야 한다. 모자란 세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어딘가에서 세금을 늘려야 한다. 이에 대해 어떤 이는 사회보장지출의 증가 속도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세제를 개혁하여 고소득층에 대한 세금을 늘림으로써 재정적자도 막고 소득 불평등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은 고소득층에 대한 세율 인상을 통해 이를 해결하고자 한다. 하지만 과연 공화당이 이에 합의할지 의문이다. 민주당과 공화당 양쪽은 서로 여론전을 펼치며 재정절벽의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절벽은 코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드롱(DeLong) 교수는 미국이 재정절벽을 해결하지 못하여 내년에도 심각한 경제침체에 빠진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정치적 문제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양 당이 서로 합의할 줄 모르고 극단적으로 치닫고 있는 모습을 비판했다. 특히 공화당의 경우 민주당이 하는 것, 민주당 대통령이 하는 것은 무조건 반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 중에는 공화당 출신의 부시, 맥케인, 롬니가 주장했던 지출 정책, 기후변화 정책, 의료보험 정책이 포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리고 아마도 내년 1월 1일 재정절벽이 시행될 때까지 두 당의 협상은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대선을 끝낸 후에도 여전히 앞을 향해 나아가지 못한 채 말싸움만 하고 있는 미국 정치의 모습. 어쩌면 몇 달 후 우리에게도 벌어질지 모른다. 특히 소통이 부재하다고 여겨지는 이가 대통령이 되면 더욱 그러하지 않을까?

 

 

미국의 정치적 침체

(America's Political Recession)

2012년 11월 29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브래드포드 드롱(Bradford DeLong)

 

내년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 확률이 36%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전적으로 정치 때문이다. 극단화된 정당정치는 미국경제를 "재정절벽"으로 밀어버리겠다고 위협하며 이전까지 보지 못했던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재정절벽이란 민주당과 공화당이 합의하지 못하면 2013년부터 자동적으로 증세와 정부지출 감소가 발생하는 것을 뜻한다.


첫번째 황금기였던 100여년 전에도 미국 정치는 매우 극단화되어 있었다. 1896년 미래의 대통령 루스벨트(Roosevelt)는 공화당의 싸움개였다. 그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자 브라이언(William Jennings Bryan)을 향해 일리노이주의 악덕 주지사 올트겔드(John Peter Altgeld)의 한 마리 강아지라고 비난했다.


루스벨트는 브라이언은 "옹기장이 손에 쥐어진 진흙처럼, 비열하고 야심넘치는 일리노이주 공산당의 철저한 조정을 받고 있다.", "자유로운 은화제조"는 "그의 정치적 신념의 근본인 사회주의를 향해 나아가는 걸음이다." 브라이언과 올트겔드는 "정부를 통제하는 핵심 정책들을 뒤엎고 싶어한다."


이런 식의 비난은 오늘날 우리가 듣기에는 매우 극단적이며, 잠시였지만 부통령을 했던 사람이 한 말이라기에도 극단적이다. (부통령이었던 루스벨트는 맥킨리(Mckinley)의 암살 후 대통령이 되었다.) 우리는 텍사스 주지사 페리(Rick Perry)가 비열하게도 그의 동료 공화당원이며 연방준비위원회(연준)의 의장 버냉키(Ben Bernanke)에게 협박성 발언을 하는 것을 들었다. (2011년 9월 페리 주지사는 2012년 대통령 선거 전까지 연준이 확장적 금융정책을 실시하면 무시무시한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버냉키를 위협했다.-역자주) 캔사스의 국무장관 코박(Kris Kobach)은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캔사스주에서는 투표권이 없다고 주장했다. 왜냐하면 오바마는 "출생에 의한 시민(natural born citizen)"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 헌법 1조 2항에는 미대통령 피선거권자는 "출생에 의한 시민(natural born citizen)"이어야 한다고 되어 있다. 부모의 미국시민 여부와는 상관없이 미국 사법권 관할 안에서 출생하면 출생에 의한 시민이 된다. 오바마는 하와이주 호놀룰루에서 태어났으나 2008년 그가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한 후 그의 호놀룰루 출생증명서가 가짜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었다.-역자주)

그러나 페리나 코박은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 루스벨트는 극단적인 정파주의자였던 반면에 민주당원과 협상하는 것을 좋아했다. 자신을 공화당의 대표로서만이 아니라  양당의 진보주의 연합의 대표로서 자리매김하며, 입법적,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양 당 사이에서 끝없는 논쟁을 하기도 하고 양쪽을 함께 끌어당기기 위해 노력했다.


오바마는 레이건(Ronald Reagan)이 두번째 임기 때 펼쳤던 국방정책과 부시(George H.W. Bush)의 지출 정책, 클린턴(Bill Clinton)의 세금 정책, 스퀘암 레이크 그룹의(Squam Lake Group, 2008년 발생한 금융위기의 원인과 대책을 분석하기 위해 미국의 유명한 경제학자들이 모인 그룹으로 이들의 보고서가 2010년 스? 레이크 보고서(Sqam Lake Report)라는 이름으로 출판되었다. - 역자주) 금융 규제, 페리의

이민 정책, 맥케인(McCain)의 기후변화 정책, 롬니(Romney)가 매사츄세츠의 주지사일 때 펼쳤던 의료보험 정책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공화당의 정책을 지지함에도 공화당원들과 나란히 서지 못한다.


오바마는 콜린스(Susan collins)로 하여금 자신의 금융 정책에 투표하거나, 맥케인 처럼 자신의 기후변화 정책을 위해 투표하거나 롬니처럼 자신의 의료보험 계획을 지지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그는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 라이언(Paul Ryan)이 그 자신의 메디케어 비용 조절 제안을 받아들이도록 할 수 없었다.


그럴 수 없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후원자들을 포함하여 공화당에 기반한 사람들은 민주당 대통령이라면 어떤 누구라도 미국의 불법적 적이라고 생각하며 그래서 현직 대통령의 제안은 분명 잘못되었고, 반드시 막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화당 간부들은 클린턴보다 오바마를 이렇게 생각한다.

이런 시각은 공화당원들에게 영향을 준다. 게다가 1992년 클린턴의 선거 이후 공화당의 당수는 민주당이 백악관에 있을 때마다 정부가 마비되었으며, 정부의 무능력을 증명하는 것이 선거 승리를 위한 가장 좋은 길이라고 믿고 있다.

2011년에서 2012년까지 공화당의 계산은 이런 식이었다. 그리고 11월의 선거는 미국 정부의 어디에서든 힘의 균형을 바꾸지 못했다. 오바마는 대통령으로 남아있고, 공화당은 하원의 통제자로 남아있다. 민주당은 상원을 통제한다.

이제 공화당 의원들은 정부를 마비시키는 것이 아니라 정부를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공화당의 지도부에 반발할지도 모른다. 하원의 베이너(John Boehner)와 캐내이터(Eric Canator)와 상원 맥코넬(McConnell)과 같은 공화당의 지도자들은 발목을 잡는 식의 정치가 실패했다는 결론을 낼 것이다. 비록 경제는 금융위기 이후 심각한 문제와 침체 속 에 남아있지만, 오바마의 정책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 지금까지는 대부분 성공적이다. 그는 좋은 대통령이며 지지할 만한 가치가 있다.

하지만 너무 기대하지는 마라. 지금 당장 미국의 모든 상원들은 호의를 언론을 통해 자신들이 협조할 것이며, 재정절벽에 대한 합의가 12월 말 이전에 타결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하지만 이는 비관적 전망이 나중에 비난받을 정치 마비 상태를 가져오는 원인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보기에 1월 1일 (재정절벽이 시작되어 - 역자주) 세율이 오를 때까지 실제 협상은 시작되지 않을 것이다. 그럴 확률이 약 60%이다. 또한 2013년에도 협상마비가 계속된다면 미국이 다시 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은 60%에 달한다. 침체가 되도록 짧고 깊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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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사연의 [잇:북]2012.11.06 11:19

2012 / 11 / 06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테마북]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2012 미국 대선 편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누르시면 됩니다.

 

[여는 글]

* 새사연은 올해 1월부터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번역하고 요약하여 소개하는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을 연재하고 있다. 그 중에서 오늘(2012. 11. 6) 치뤄지는 미국 대선에 대해 다룬 7편의 글을 모아 테마북으로 엮었다.

2012년은 선거의 해이다. 대만, 러시아, 프랑스, 멕시코에서 총통 혹은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그리고 11월에는 중국 공산당의 정권 교체가 있으며, 12월에는 우리 삶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줄 대한민국의 18대 대통령 선거가 곧 다가온다.

그리고 오늘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미국 대통령 선거일이다. 오바마와 롬니의 대결 결과가 궁금해지는 가운데, 그간 새사연이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을 통해서 소개했던 미국 대선과 관련된 글 7편을 모아 테마북으로 엮었다.

미국 대선은 이미 올해 초부터 후보 간의 분명한 정책적 차이를 드러내며 쟁점을 형성했다. 침체에 빠진 미국 경제를 어떻게 살릴 것인지, 구체적으로는 어떻게 일자리를 확충할 것인지를 두고 오바마와 롬니가 제시하는 대안은 극명히 달랐다. 오바마는 증세와 재정지출 증가를 통해 경기를 부양할 것으로 주장한 반면, 롬니는 감세와 긴축재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클린턴 정부에 있었던 라이시와 타이슨, 그리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며 불평등에 대한 각성을 촉구해 온 스티글리츠는 롬니의 정책이 불평등을 강화하며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것이라며 분명하게 반대하고 있다. 특히 롬니가 자신이 설립한 사모펀드를 통해 탈세를 한 사실을 두고 공공성과 신뢰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잘못이라고 지적한다.

워싱턴 포스트의 경우 경제정책 뿐 아니라 사회정책에 있어서도 의료보험을 강화하고 동성애를 인정한 오바마가 롬니보다 나으며, 외교정책에 있어서는 경험없는 롬니의 즉흥성을 우려했다.

라잔과 에리언은 어느 후보를 지지한다고 표명하는 대신, 자유기업에 의해 위협당하고 있는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 중산층을 강화하는 길이라고 주장하거나 재분배 정책을 중심에 놓고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을 통합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함으로써 유권자들에게 선택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 역시 세계 경제 침체 속에서 심각한 불평등에 직면해 있다는 점에서, 미국 대선을 바라보는 선택의 기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여진다. 오늘 미국 국민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를 지켜보며, 우리 또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기를 바란다.


2012년 11월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이수연

 

[목 차]

◆ 여는 글       --------------------------------------------- 2

◆ 이번 선거에서 당신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 5
    세기의 우화 / 로버트 라이시

◆ 미국 대선의 쟁점은 사회적 책임감이다  ---------------------- 9
    미국의 제한된 선택 / 모하메드 엘 에리언

◆ 민주주의와 자유기업의 조화    ----------------------------- 13
    미국 대선의 핵심 / 라구람 라잔

◆ 오바마와 롬니, 누가 미국인에게 일자리를 줄 것인가 ----------- 18
    오바마와 롬니의 고용정책 비교 / 로라 타이슨 

◆ 대선 후보의 탈세가 문제인 이유    -------------------------- 24
    롬니가 내야 할 공정한 몫 / 조지프 스티글리츠

◆ 왜 워싱턴 포스트는 오바마를 공개지지할까?  ----------------- 28
    워싱턴 포스트의 공개지지: 오바마 대통령에게 4년 더 / 워싱턴 포스트 편집국

 ◆ 오바마의 재선이 전세계에 이롭다    ------------------------- 34
    전세계적인 미국의 선거 / 조지프 스티글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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