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25정태인/새사연 원장

 

착한 경제학의 독자들은 기후변화가 단 한 명도 예외 없이 걸린, 인류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공유지의 비극’이라는 사실을 안다. 그러므로 ‘집단행동의 논리’도 강력하게 작동한다. 나 홀로 아무리 애써봐도 아무 소용 없고 우리나라만 이산화탄소를 줄여봐야 중국이 지금처럼 석탄과 석유를 땐다면 비극을 막을 수 없다. 하여 최근 작고한 오스트롬은 자신의 지론인 다중심접근(polycentric approach)이 기후변화 문제에도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개인, 지역공동체, 국가, 국제적 협력이라는 각 차원의 중심이 동시에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생태문제의 해결에 필요한 개혁은 시스템 전체를 대상으로 대규모로 일어나야 하며, 1·2차 네트워크혁신(철도와 IT 네트워크)에 버금가는 에너지 네트워크의 혁신이 필요하니 개혁의 심도 역시 깊을 수밖에 없다.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 1차 에너지원의 이산화탄소 함유량에 따라 탄소세를 부과한다. 세율을 매기는 원칙은 우선 배기구혁신(부가혁신)이 아니라 엔진혁신(돌파혁신)이 일어날 정도로 높아야 하고, 동시에 제본스역설(기술혁신에 의해 가격이 낮아져서 오히려 소비가 늘어나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어야 한다. 또한 ‘녹색역설’(green paradox·미래의 가격 상승을 예상하여 현재의 에너지 공급을 늘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점진적 증가가 아니라 단번에 인상해야 한다.

정밀한 계산을 필요로 하는 것이긴 하지만 평균 석유 1ℓ당 70∼80원의 세금만 추가해도 8조원 정도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 탄소세 외에도 교통혼잡세, 매립세 등 생태계를 파괴하는 모든 요인에 매기는 세금을 생태세로 묶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핵과 화석연료에너지 공급을 줄인다. 현재 수명이 다한 핵발전소는 폐쇄하고 추가 원전 건설은 중지한다. 재생에너지 생산의 확대에 비례해서 핵발전의 비중도 줄이는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핵에너지가 청정에너지로 둔갑한 것은 지난 호에 얘기한 것처럼 미래의 위험을 가볍게 여긴 결과로, 다시 말해서 현재의 비용을 미래세대에게 넘긴 결과일 뿐이다.
 
이런 변화는 중앙집중식 에너지체제에서 분산형 에너지체제로의 전환을 요구한다. 발전차액지원제(FIT·재생가능에너지 생산비용이 현재의 전기요금을 상회할 경우 그 차액에 대해 보조금을 지원)와 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를 결합하여 재생가능에너지 비중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분산된 에너지원을 스마트그리드(똘똘한 전력망)로 연결해야 한다. 스마트그리드는 네트워크이므로 공공투자가 집중되어야 하며, 각 기업은 네트워크와의 접속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
 
셋째, 현재 대기업 중심의 혁신 보조금을 중소기업으로 돌린다. 앞으로 예상되는 장기침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민간투자의 확대가 필수적인데, 이미 충분히 현금을 지니고 있는 대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면 이런 투자가 상쇄되는 결과를 낳는다. 탄소세 등에 의한 비용 상승과 혁신에 의한 수요 증가는 그 자체로 충분한 투자유인이 된다. 녹색혁신은 그 자체로 불황타개책이다.
 
넷째, 중국이 대대적인 ‘에너지혁신’을 내건 것도 한국이 더 이상 녹색혁신을 미룰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다. 하지만 경쟁만 할 것이 아니라 중국과 일본(그리고 아세안)에 에너지/환경 협력을 제안해야 한다. 탄소배출 목표와 방법에 관한 합의, 사막화와 황사와 같은 현안 해결, 스마트그리드 표준에 관한 협력 등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정부와 개인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한편 탄소함유량이 낮은 제품(국가는 모든 상품에 탄소함유량을 표시하는 제도를 도입한다)을 선택함으로써 기업에 압력을 가할 수 있고 지역공동체는 예컨대 태양광협동조합에 의해 재생에너지 생산을 늘리는 식으로 다양한 에너지원을 개발할 수 있다.
 
생태문제는 거대한 사회적 딜레마이고 착한 경제학은 신뢰와 협동을 그 해법으로 내놓았다. 적절한 정책은 이런 협동을 촉진할 것이다. 대처의 용어를 원용하자면 ‘다른 길은 없다’. 이번 대선은 생태문제를 신뢰와 협동으로 풀 지도자가 누구인지 선택하는 일이다.

이 글은 주간경향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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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6김병권/부원장

 

 

* 경제 민주화 국민운동본부가 9월 25일 출범식을 하면서 발표한 3대 분야 13대 과제입니다.

 

1. 첫째, (시장에서의 경제민주화) 시장경제의 전체운영의 측면에서 재벌대기업이 독식하고 있는 시장에서 중소기업, 중소상인, 소비자를 보호해야 한다.

민주주의 기본원리는 견제와 균형이다. 국가권력을 입법/행정/사법으로 나누어 각 권력 사이의 견제와 균형을 통하여 국가권력 전체의 민주적 운영을 실현해 나가듯이, 시장권력도 재벌대기업의 독식에서 벗어나기 위하여는 시장경제의 각 이해당사자인 중소상인, 중소기업, 소비자 등 각계각층의 이해와 요구에 의하여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경제적 약자인 중소상인, 중소기업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담합행위로 인한 과도한 물가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는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러한 경제적약자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향상시켜 시장경제의 운영이 지나치게 재벌대기업의 이익을 보장하는 방향으로만 운영되지 않도록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소득분배, 고용창출, 소비자의 안정된 소비, 가계의 안정, 수출과 내수의 균형 등 시장경제 전체의 균형을 찾아 나가는 것이 경제민주화가 지향하는 목표일 것이다.

(1) 재벌대기업의 중소상인/중소기업 적합업종 진출규제를 위한 중소상인/중소기업 적합업종 보호 특별법 제정

(2)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제, 동네상권 진출규제를 위한 허가제 도입 등을 위한 유통산업발전법·상생법 개정

(3) 불공정한 납품단가 인하, 납품단가 원자재가격 연동제 도입 등을 위한 하도급법 개정과 중소기업 사업조합 단위의 공동행위 허용을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

(4) 재벌대기업의 담합행위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소비자집단소송법 제정

 

2. 둘째, (일자리에서의 경제민주화) 노동시간단축을 통한 일자리 늘리기, 비정규직 규제와 차별철폐로 일자리 안정화, 정리해고 남발규제 등으로 일자리 지키기 등으로 청년과 노동자 등의 생존권을 보호해야 한다.

재벌대기업의 노동의 유연화전략으로 고용없는 성장, 비정규직 등 불안정 일자리의 만연과 정규직의 임금, 근로조건에 비하여 지나친 차별, 수시로 벌어지는 대량해고로 인한 일자리의 불안 등으로 청년실업과 저임금근로자(Working Poor)가 양산, 상시적인 고용불안정은 사회?경제적 양극화의 핵심적 원인이 되고 있다. 재벌대기업의 세계적 경쟁력 강화라는 미명하에 진행된 과잉 노동유연화는 재벌대기업의 수입이 낙수효과에 의하여 근로자, 중소기업 등의 수입증대로 이어져 사회경제 전체의 소득과 소비가 견실해져 내수도 증대된다는 논리에 의해 뒷받침되었다. 그러나 재벌대기업 위주만의 성장은 고용없는 성장일 뿐이고 이에 따라 청년실업, 일을 해도 빈곤에서 못 벗어나는 근로빈곤층의 양산, 정규직도 상시적인 대량해고의 위험에 노출 등 일자리의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 이제 일자리 측면에서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비정규직 불완전 고용을 안정된 일자리로 전환하기 위한 비정규직 축소와 차별철폐, 정리해고 남용의 규제 등을 통한 일자리 지키기 등 일자리에서도 경제민주화가 실현되어야 한다.

(5)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동시간단축과 일자리창출 특별법” 제정

(6) 비정규직 및 여성노동자 차별철폐와 비정규직의 축소 및 여성노동권 확보를 통한 일자리 불안 해소

(7) 정리해고 남용으로부터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

(8) 청년실업과 근로빈곤층 해소를 위한 대기업·공기업의 청년고용할당제 도입과 최저임금제도 전면 개선

(9)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실시로 농민생존권 보장 ·식량주권을 실현 및 경제민주화의 토대 구축

 

3. 셋째, (‘경제력 집중’과 ‘조세정의’에서의 경제민주화) 재벌의 지배구조와 경제력 집중을 개선하고 공평과세와 조세정의를 실현해야 한다.

재벌 기업집단의 경제력 집중을 개선하기 위하여 재벌 기업집단의 출자총액을 제한하고 순환출자를 규제해야 한다. 재벌 기업집단의 지배구조에서 재벌총수 등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소수주주들을 보호하기 위한 이중대표소송 등 지배구조가 개선되어야 한다. 재벌 기업집단을 총수일가가 전횡적으로 운영하는 대표적인 사례인 일감몰아주기를 근절하기 위하여 사전적으로 공정거래 측면에서의 행위규제뿐만 아니라 사후적으로 일감몰아주기로 얻은 이익을 증여세와 소득세를 통하여 환수해야 한다. 재벌대기업에 대한 각종 특혜감면을 폐지하여 공평과세를 실현하고 법인세 상위구간의 신설등을 통하여 조세정의를 실현하여 한다.

(10) 재벌기업집단의 문어발식 진출규제를 위한 출자총액제한과 순환출자금지 도입을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

(11) 재벌기업집단 내부의 일감몰아주기 근절을 위한 공정거래법과 상속증여세법 및 소득세법 개정

(12) 노동자의 경영참가,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 이중대표소송 등 경영민주화와 지주회사의 지배요건,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지배요건 강화 등을 통한 재벌기업집단의 지배구조 개선

(13) 재벌대기업에 대한 각종 특혜감면의 폐지를 통한 공평과세의 실현과 법인세 상위구간 신설 등 누진적 과세를 통한 조세정의 실현을 위한 조세특례제한법과 법인세법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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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09 / 26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경제민주화 국민운동본부 출범 자료집

원문 자료집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누르시면 됩니다.

 

[경제 민주화 국민운동본부 출범 선언문]

 

1. 재벌개혁 경제 민주화는 시대적 과제다.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에 우리 국민이 다시 생존의 기로에 섰다. 일을 해도 가난해서 벗어나지 못하는 워킹 푸어가 늘고 있고 국민의 60% 이상이 가계부채를 짊어진 채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갈수록 올라가는 교육비, 의료비, 통신비, 그리고 주거비는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지만 소득은 올라가지 않고 있다. 정규직 임금의 절반밖에 되지 않고 사회보험 사각지에 놓여있는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는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는 해소될 기미가 없으며 최저임금은 여전히 현실화되고 있지 않다. 99%의 삶이 더 고단해지고 있는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다수 국민들은 소득이 오르지 않고 고용의 불안정성은 높아졌으며 사회의 불평등과 양극화는 심해졌다. 반면 친 기업적 이명박 정부가 집권하면서 규제완화, 감세, 고환율 유지의 뒷받침을 받은 재벌 대기업 집단은 경제위기 와중에서 ‘나 홀로 성장’을 누렸다. 대기업의 성장이 중소기업과 자영업, 노동자에게 전달된다던 적하효과는 작동되지 않았고, 99% 국민과 1%의 재벌 대기업 집단의 격차는 점점 벌어졌다. 결국 이명박 정부마저 ‘동반성장’과 ‘공정사회’로 방향을 틀었지만 변화된 것은 없다.

외환위기 이후 15년 만에 우리 국민들 속에서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게 된 것은 바로 이러한 상황에 기초해있다. 1%에 의해 경제적 부를 독식당한 99%가 경제적 권리와 정당한 몫을 되찾고자 나선 것이다. 나아가 극심한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를 초래한 경제구조를 개혁하여 공정하고 민주적인 경제 질서를 세워나가자는 것 바로 이것이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의 출발이다.

비단 이는 한국 국민만의 요구가 아니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도 카이로에서 월가에 이르기까지 청년들과 시민들이 신자유주의가 초래한 세계적인 불평등에 저항하고 있다.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가 일시적인 유행에 그칠 수 없고 우리 시대의 과제가 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2. 재벌 경제 권력 집중으로 국민 생존과 민주주의가 위기다.

민주주의에서는 소수에게 힘이 집중되면 그 힘은 남용될 수 있다. 정치권력이 소수에게 집중되면 독재가 나타난다. 1970년대 유신정권이 대표적이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시장에서 지배력이 커지면 독점이 나타나고 공정경쟁을 해치는 경제 권력으로 발전한다. 지금 한국이 재벌 대기업 집단이 그러하다. 이미 재벌의 경제력 집중은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으며 심지어 국내 중소기업과 골목상권의 중소상인 사업영역까지 침범해 들어오고 있는 중이다. 나아가 시장에서의 독점 권력을 넘어선 ‘선출되지 않은 사회권력’, 이것이 오늘 한국 재벌 대기업 집단의 현주소이다. 견제할 사회세력도 그 어떤 견제장치도 작동되지 않는 권력이 우리 사회 민주주의의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독재 권력이 종식되지 않고 정치적 민주화를 생각할 수 없듯이 시장권력화 된 재벌을 규제하지 않고서는 경제 민주화를 말할 수 없다. 유통 대기업을 규제하지 않고 상인들의 생존을 말하는 것은 무의미하며, 매출의 절반 가까이 대기업에게 납품하고 있는 중소기업에게 납품단가 현실화를 회피하고 상생을 말하는 것도 허구이며, 주요 필수재나 내구재가 모조리 대기업의 독과점 품목인 현실에서 이를 외면하고 소비자 보호를 말할 수는 없다. 이를 동반성장과 상생이라는 이름 아래 재벌이 자율적으로 해결해주기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은 이명박 정부의 동반성장 정책에서 이미 입증되었다. 경제 민주화를 위해 재벌개혁과 재벌규제는 필수적이다.

 

3. 조속한 입법으로 경제 민주화 의지를 실천해야 한다.

한계에 이른 사회 경제적 양극화와 불평등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던 각 정당들과 18대 대선 후보들이 모두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를 최우선 과제로 들고 나왔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경제 민주화에 대한 엄청난 말의 성찬이 쏟아졌지만 실제 이루어진 것은 단 하나도 없다. 오히려 이 와중에 대형 마트 일요 휴무제가 버젓이 무력화되고 있고 서울 마포 합정동 대형마트 신규 입점이 코앞이다. SJM과 만도기계 산업현장에서 불법적인 용역의 폭력으로 민주주의가 유린되는 한심한 상황이 방치되고 있다.

각 정당은 경제 민주화의 진정성을 논쟁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지금 정기국회에서 주요 재벌개혁 법안을 통과시켜 경제민주화를 진전시켜야 한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확대나 총수 경제범죄에 대한 형량 강화, 그리고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등 불법행위에 대한 무거운 과세 등 여야가 세부법안까지 상당히 근접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룰 이유가 없다. 경제민주화가 여의도 정치용어가 아닌 국민의 삶의 현장에 뿌리내리게 하는데 국회가 나서야 한다. 당장 국정을 책임진 집권 여당 후보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부터 경제민주화에 대한 입법 의지를 보여야 한다.

 

4. 시민의 힘으로 재벌개혁 경제 민주화를 이루자.

재벌이 이미 중소상인, 중소기업, 소비자, 노동자 등 각계각층 국민대중의 생존과 생활에 깊숙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서 신자유주의적 상생과 동반성장의 도그마에 갇혀 시장의 자율이나 재벌과의 사회적 타협만을 외쳐서는 국민대중의 심각한 생존과 생활의 위기는 해결될 수 없다. 국가경제의 발전이나 서민대중의 생존을 위하여 필요하면 법적 규제를 통해서도 중소기업?중소상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경제운영 전략의 대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법과 제도 이전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재벌 대기업 집단이 시장 독식으로 피해를 받는 노동자, 중소상인, 농민, 중소기업, 그리고 소비자 당사자들이 자신의 경제적 권리와 정당한 몫을 찾고 경제 민주화를 위해 힘을 모으는 것이다. 경제 민주화와 재벌개혁을 위한 국민운동본부는 각계의 시민의 힘과 의지를 모아 경제 권력이 된 재벌 대기업 집단을 견제하고 경제 민주화를 시민 사회운동으로 발전시키고자 출범하게 되었다. 이제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는 정치적 구호나 입법 영역을 넘어서 재벌의 과도한 경제력 집중으로 직접적으로 피해 받고 있는 노동자와 소비자, 자영업과 상인, 중소 기업인들을 포괄하는 민생운동이 된 것이다.

경제 민주화 국민운동 본부는 출범에 즈음하여 발표한 경제 민주화 ‘3대 분야 13대 과제’를 당면의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제기하고 시민과 함께 실현을 위해 나설 것이다. 특히 이번 18대 대통령선거에서 각 후보들이 제대로 경제 민주화 공약을 제시하고 실현할 의지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비판할 것이다. 경제 민주화도 결국은 정치적 의지 문제이기 때문이다. 나아가서 우리사회의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99%의 연대’로 발전시키기 위해 경제 민주화 국민운동 본부는 노력할 것이다.

 

2012년 9월 25일

경제 민주화와 재벌개혁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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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4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올해 선거는 좀 독특하다. 우선 정당들의 정책이 서로 맞서는 대결 양상을 보이지 않는다. 유럽처럼 긴축이냐 아니냐 하는 방식의 대결도 아니고 미국처럼 증세냐 감세냐 하는 모양도 아니다. 모두다 복지이고 모두 다 경제 민주화를 주장한다. 그러다 보니 진짜 경제 민주화냐 가짜 경제 민주화냐, 진정성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다소 맥없는 논쟁만이 난무하는 실정이다. 이를 보도하는 언론들도 난감하다. 국민들에게 각 정당과 후보들의 차별성을 비교해서 알려줘야 하는데, 차별성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진정성 여부를 글로 비교해 줄 수는 없지 않은가.

결국 언론은 국민에게 익숙하고 단답형 방식으로 단순화 할 수 있는 몇 가지를 뽑아 정책비교를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출자총액 제한제도 부활을 새누리당은 반대, 민주통합당은 찬성한다는 식으로 차별화한다. 순환출자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은 신규 순환출자만을 금지, 민주통합당은 기존 순환출자도 금지한다는 식으로 구분한다. 그러다 보니 지금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마치 출자총액 제한제도 부활여부가 되고 순환출자 금지가 되는 것처럼 느껴지게 된다. 정말 그런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전혀 아니다. 출자총액 제한, 상호 출자와 순환출자 금지, 지주회사 지분요건 강화, 금산 분리 등은 기업 집단형태로 존재하는 재벌들로 하여금 건전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무분별한 계열사 확대로 부실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재벌개혁 영역이다. 당연히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의 큰 맥락에서 볼 때 필요한 조치들이다. 재벌들이 대거 부실화됐던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특히 중요했던 개혁과제다. 그러나 경제 민주화 과제가 여기에만 국한되지는 않으며 어쩌면 2012년 버전의 경제 민주화에서 중심 영역이 아닐 수도 있다.

이 시점에서 왜 지금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가 시대의 요구로 부상했는지를 되짚어봐야 한다. 단순히 정치권에서 선거용 구호로 작위적으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외환위기 이후 15년 동안 깊어진 양극화와 불평등 때문이다. 5년 전 대선에서는 대기업 성장을 통한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로 양극화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이명박 후보가 당선됐고, 이명박 정부는 실제로 친 기업 정책을 폈지만 양극화와 불평등은 오히려 심화되었다. 그 때문에 이명박 정부 스스로가 2009년부터 공정사회와 동반성장을 정책과제로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재벌의 자발성에 기대는 동반성장은 처음부터 실패를 예정한 것이었고, 이는 동반성장위원장을 맡은 정운찬 전 총리가 위원장 자리를 1년 만에 사퇴한 데서 증명된다.

물론 양극화와 불평등을 복지정책 확대를 통해서 완화시키는 방법을 모색할 수도 있다. 2010년 무상급식을 매개로 급격히 확산된 국민의 보편적 복지 요구도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된다. 그러나 시장에서의 양극화와 불평등을 개혁하지 않은 채, 정부가 재정을 동원해 복지정책을 확대한다고 불평등이 제대로 해소될 수는 없고, 조만간 재원의 한계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결국 보편복지에서 경제 민주화로 국민들의 관심이 확장됐던 것이고 시장의 개혁을 요구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한국경제에서 시장의 지배자이자 독식자인 재벌에 대한 개혁 요구로 나타난 것이다.

이처럼 국민들이 경제활동을 하는 시장의 곳곳에서 재벌 대기업의 횡포와 독식, 힘의 논리가 작동하면서 경제적 약자들의 몫을 침해하고 있기 때문에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가 제기된 것이다. 시장의 ‘자율적 조정’으로는 이러한 횡포와 독식이 오히려 강화되고 고착되기 때문에 국가가 시장에 개입해 재벌을 규제하고 노동자와 중소상인, 소비자와 중소기업의 권리를 지켜주는 경제개혁을 실시하자는 것이 경제 민주화의 핵심이다. 국민들이 경제 민주화에 공감하고 지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데 최근 선거 공간에서 경제 민주화나 언론에서 보도되는 경제 민주화는 나의 생활과는 꽤 멀리 떨어진 문제처럼 느껴진다. 국민 생활 한 가운데로 경제 민주화 논의를 다시 보내야 한다.

이글은 미디어오늘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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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09 / 18 김수현/새사연 연구원

 

2012 대선 정당별 노동시장 정책 비교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눌러주시면 됩니다.

 

편집자 주 > 새사연은 이번 대선이 수개월 전인 4.11 총선처럼 상호 비난과 폭로전을 반복하지 않고 보다 생산적인 정책대결이 되길 기대한다. 특히 나라의 운명과 방향을 결정할 대선 국면인 만큼 폭넓은 시야와 방향에서 우리 국민이 살아갈 비전이 다양한 관점과 각도에서 제시되길 바란다. 아직은 정책과 공약이 추상적이고 다듬어지지 못한 단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 후보의 저서와 발언을 중심으로 정책 맥락을 짚어보고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정책선거를 유도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요 약]

5년 전에 비해 올해 대선에서 상당히 다른 특징을 보이는 정책 부분이 바로 노동시장 정책이다. 물론 5년 전에도 일자리 정책은 명목상 가장 중요했지만, 300만 개, 500만 개 식으로 의미 없는 일자리 개수 경쟁만 난무했고 성장을 통한 낙수효과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정책이 위주이다 보니 무게를 둘 수 없었다. 그러나 18대 대선에서는 노동시간 단축이나 청년과 여성을 위한 일자리 수요창출 정책 등을 통해 ‘좋은’ 일자리를 만들자는 제안들에 상당히 무게가 실리고 있다.

더 나아가 단순한 일자리 개수를 넘어 나쁜 일자리 개선을 포함하여 노동시장에서의 각종 차별과 격차를 없애거나 줄이기 위한 정책들도 공격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사내 하도급법처럼 일부 제안들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는 등 차별해소에 역행하거나 역부족인 경우도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새사연은 일자리 창출과 차별과 격차 해소, 그리고 저임 노동자 지원이라는 범주에서 주요 대선후보 정책을 비교 평가해 보았다.

 

[본 문]

둔화되는 고용률 상승세, 심화되는 불평등, 노동시장 정책 전환으로 이어지나?

대선후보들이 앞다투어 노동시장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들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최근 낮은 성장률과 고용률, 점점 심화되고 있는 불평등, 양극화, 빈곤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으며, 이러한 요인들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범죄의 원인으로까지 거론되는 상황 때문일 것이다.

노동시장 정책 전환과 관련된 최근 대선후보들의 공약들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 번째는 일자리 창출 정책이다. 이는 전체 일자리 수를 늘리는 정책과 함께, 청년, 여성, 중고령자 등 노동시장에 진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계층을 위한 정책들을 주요 공약으로 하고 있다.

두 번째는 노동시장 내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 및 노동시장 내 차별 해소를 위한 정책이다. 각 당의 대선후보들은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 해소,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저임금 노동자 지원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여기서는 대선후보들의 노동시장 문제 해결을 위한 공약에 대해 알아보고, 그 공약을 통해 실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또 성과를 거두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일자리 창출 정책 비교

일자리 창출 정책은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모든 대선후보들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정책 중 하나이다.

 

o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확대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확대는 현재 모든 대선후보들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내세우는 정책 중 하나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민주통합당의 손학규 후보로 “저녁이 있는 삶”을 통해 이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손학규 후보뿐만 아니라 다른 대선후보들 역시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확대를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난 총선 시기 모든 당들은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연평균 노동시간을 2,000시간 미만으로 줄여 장기적으로 고용률 70%를 달성하겠다는 공약을 이미 발표한 바 있다. 주 5일제 도입으로 노동시간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OECD 회원국 중 노동시간이 가장 긴 국가 중 하나인 우리나라 현실을 고려할 때 이는 장시간 노동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고용률 제고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정책이다.

각 당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여러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새누리당과 자유선진당의 경우 노동시간을 줄이는 중소기업이나 노동자 등에 혜택을 주는 방법을 강조하고 있다. 노동시간을 단축한 주체들에게 혜택을 주는 방법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기업 중심의 국내 노동시장 현실을 감안할 때 노동시간을 줄인 중소기업, 노동자에 대한 혜택만으로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소하청, 파견기업의 경우 노동시간은 대기업의 노동시간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

그러므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강조하고 있는 규제방안도 함께 시행되어야 한다. 노동시간 단축을 이루기 위해서는 혜택을 통해 민간부문의 참여를 독려하는 한편, 장시간 노동을 규제하는 구체적인 법적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노동시간 단축 정책의 실행에 있어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정규직 노동의 확산을 막는 방안이 함께 수립되어야 한다. 다른 당들이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 않은 가운데, 새누리당의 경우 시간제 정규직을 노동시간 단축의 방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시간제 정규직의 확대는 사실상 비정규직 노동자로 볼 수 있는 노동자를 증가시킬 것이다.

단시간 노동자를 증가시키고, 노동시장을 유연화하는 방식으로 노동시간 단축 정책이 시행될 경우 노동시장의 질적 수준 악화를 가져와 지금보다 더욱 심각한 노동시장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전체적인 정규노동시간을 단축하고, 장시간 노동을 규제하는 방안을 통해 안정된 정규직 노동자를 증가시키는 방향으로의 정책 수립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o 일자리 창출 중점 분야

모든 대선후보들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들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하지만 각자 강조하는 일자리 창출 방안과 분야에 있어서는 차이점이 발견된다.

우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경우 출마선언문에서 제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제고, 문화 소프트웨어 산업과 아이디어?벤처 창업 지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민주통합당의 후보들은 공공부문 및 사회서비스 분야의 일자리를 상대적으로 더 강조하고 있는데, 문재인 후보는 복지분야의 확대와 함께 사회서비스산업의 일자리 확대를 강조하고 있으며, 정세균 후보는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강조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 분야와 관련해 중요한 것은 실행가능성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표가 강조하고 있는 제조업 고부가가치화와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제고는 경제성장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지만, 지금껏 우리 경제가 목표로 삼아 실행해 온 전략이기도 하다. 또 문화 소프트웨어 산업과 아이디어 벤처 창업 지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은 이미 실행했으나 큰 효과는 보지 못한 정책이다. 이를 고려했을 때 지금의 선언적인 수준의 공약으로는 어떻게, 얼마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까 생각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공약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적어도 기업의 성장과 경쟁력 확보에 대한 지원이 고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함께 수립되어야 한다.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민주통합당이 제시한 것처럼 사회서비스 산업에 대한 정부정책이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서비스 산업의 취업자 수는 2009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상관없이 민간수요 증대에 힘입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여 왔다. 특히,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의 경우 2000년대 중반보다 2배 이상 취업자 수가 증가하였다. 이런 사회서비스 산업의 수요는 고령화, 복지의 확대와 함께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회서비스 산업에 대한 정부 투자를 통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서비스 산업의 일자리 창출 정책 속에는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을 줄이는 정책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최근 몇 년 사이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 양상을 살펴보면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의 증가가 고용증가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증가하는 민간수요가 안정적인 정규직 일자리가 아닌 비정규직 일자리 창출로 이어졌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양상이 계속될 경우 사회서비스 산업의 확대는 노동시장의 질적 수준 악화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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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