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 01 / 27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새사은 2012년 1월부터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에 관해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요약 정리하여 소개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2013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외에 사회 분야까지  확장하여 해외의 좋은 주장과 의견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 주)

 

2013년 경제는 어떻게 될까. 모든 국민들의 근심사항이다. 작년에 우리 경제는 2%밖에 성장을 못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던 시기와 비슷하다. 작년에는 특별한 경제적 사건이나 충격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가계부채 증가나 부동산 경기 부진은 이전부터 계속되던 추세가 이어진 것일 뿐 대규모 폭락사태 같은 것은 없었다.  

대외적 환경도 마찬가지다. 2010년부터 수면위로 올라온 유럽위기는 작년에도 계속되었고 미국의 경기 부진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성장세가 다소 꺾여 7%까지 떨어진 것도 예상 못한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정부를 포함한 모든 기관들이 당초에 지난해 성장률이 3.7%쯤 된다고 보았다.(새사연은 2%중반대로 예상했다.) 그런데 거의 예상치의 절반밖에 안 되는 2%의 성장이었다.

올해는 작년보다 미세하게 개선된 2% 후반 수준의 성장을 한다고 예상들을 하고 있다. 세계경제 성장도 비슷하게 3% 초반 수준을 전망하고 있다.(우리나라는 얼마 전까지 세계 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작년부터 세계성장률 이하로 내려가고 있는 중이다.) 도대체 왜 경기가 이토록 오랫동안 호전되지 않는 것일까? 정말 올해는 그나마 작년보다 더 악화되지 않고 조금이라도 개선될 수는 있는 것일까?

작년보다 올해 경제가 개선되지 않을 수 있는 위험요인도 상당하다는 주장이 있다. 지금 소개하는 루비니 교수의 경제 전망이 대표적이다. 이제는 우리에게 너무 잘 알려진 뉴욕대학 경제학 교수 누리엘 루비니 교수가 올해 세계경제의 다섯 가지 위험요인을 지목했다. 1) 올해 연초 미국 재정절벽 합의는 임시적이고 제한된 합의여서 위험이 아직 남아있고, 최근의 주식시장 회복도 중앙은행의 비정상적인 양적완화 탓이지 실물기초의 건강한 회복을 말해주는 것이 아니다. 2) 유럽은 지난해 최악의 위험을 피하기는 했지만, 통화 동맹의 근본문제는 여전하여 하반기 이후 문제가 다시 불거질 것이다.  

3) 수출과 정부투자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중국경제도 민간소비 비중의 확대 속도가 만족스럽지 않아 올해 말경 경착륙 위험이 있다.(대부분의 학자들이나 기관들이 중국의 경착륙 위험을 낮게 보는데 비해 루비니 교수는 시종일관 중국경제의 경착륙을 경고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4) 신흥국들의 성장속도가 줄어들고 있다. 5)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을 비롯해 중동 전체의 지정학적 불안 요인이 석유가격 상승을 촉발시킬 가능성이 여전하다.

물론 루비니 교수는 이들 다섯 가지 위험이 모두 폭발하는 이른바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 가능성은 과거에 비해 낮게 보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어쨌거나 루비니 교수의 전망이나 위험요인 진단에 동의를 하든 하지 않든, 적어도 그가 지목하는 다섯 가지 위험 요소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분석해보고 이후 과정을 주의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2013년 경제의 기초

(The Economic Fundamentals of 2013)


2013년 1월 21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누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i)

올해의 글로벌 경제는 2012년을 지배했던 상황들과 몇 가지 유사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놀랄 것도 없지만, 세계경제는 1년 더 평균 3%정도의 성장을 할 것인데, 선진국은 연평균 1%대의 평균 이하의 성장을 할 것이고, 신흥시장은 5%대의 성장을 하는 등 회복속도는 다를 것이다. 1년 전과 비교해서 몇 가지 중요한 차이점도 또한 있을 것이다.  

부채를 축소시키기 위해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고통스런 디레버리지(deleverage) 과정은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올해도 계속될 것인데, 이는 선진국 경제성장이 느리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러나 재정 긴축은 유로존 주변국과 영국을 넘어서 올해 대부분 선진국 경제를 압박하게 될 것이다. 정말로 긴축은 (일본을 제외하면) 유로 존 핵심 국가들, 미국, 그리고 나머지 선진국들로 확대되고 있다. 대부분 선진국 경제가 동시적인 재정긴축에 들어가면서 1년 더 성장세가 좋지 않게 될 것이며 일부 국가들에서는 본격적인 경기위축에 몰리게 될 수도 있다.  

선진국의 허약한 성장 동력을 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위험자산의 랠리는 경제 기초의 개선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새롭게 시작된 비정상적인 통화 정책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유럽중앙은행, 미국 연준, 영란은행, 스위스 국가은행 등 대부분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일련의 양적완화에 개입했고, 새로 출범한 일본이 아베 내각이 더욱 관례적이지 않은 정책 방향으로 밀고 나감에 따라 일본 중앙은행이 가세하게 되었다.  

나아가 몇 가지 위험 요인들이 앞에 놓여있다. 첫째, 연초 미국의 세제합의(mini deal on taxes)는 재정절벽을 완전히 해결한 것이 아니었다. 조만간 채무한도와 의회의 지출 결의안 등을 가지고 추한 싸움이 일어날 것이다. 시장은 또 다른 재정절벽 때문에 두려워하게 될 것이다. 사실 연초의 세제 합의조차 GDP의 1.4%에 해당하는 상당한 양의 재정축소였다.

둘째로, 유럽중앙은행의 행동(2012년 9월 3년 만기 국채의 무제한 매입을 포함한 양적 완화 - 역자)은 그리스가 유로에서 탈퇴하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금융시장 접근을 차단당하는 것과 같은 테일 리스크(tail risk; 발생 가능성이 희박하고 예측하기 어렵지만 투자 포트폴리오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위험 - 역자)를 줄이긴 했지만 통화동맹의 근본 문제를 해소한 것은 아니다. 정치적인 불확실성과 함께, 유로존의 위험은 하반기 경에 다시 강력하게 등장할 것이다.  

결국, 과도한 긴축과 강한 유로화, 계속되는 신용위축으로 인해 악화된 불경기(stagnation)와 현저한 침체는 유럽의 어려움을 지속시킬 것이다. 그 결과, 지속 불가능한 거대한 사적, 공적 부채는 계속 남아있게 될 것이다. 더욱이, 인구 고령화와 낮은 생산성 환경 아래에서 경쟁력을 고양시키기 위한 공격적인 구조개혁이 부재하기 때문에 잠재적 생산능력이 훼손될 것이다.  

셋째로, 중국은 과도한 수출과 고정투자, 높은 저축, 그리고 낮은 민간소비에 기초한 불균형적이고 지속 불가능한 성장모델을 떠받치기 위해 새로운 통화, 재정, 신용자극 정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올해 하반기 경 과도한 투자는 부동산과 사회간접시설에서 문제를 일으킬 것이고 산업생산 능력은 과잉될 것이다. 보수적이고 점진적이며 합의를 중시하는 중국의 새 지도부는 가계의 소득을 늘리고 예비적 저축을 줄이는데 필요한 개혁을 가속화할 것처럼 보이지 않으므로, GDP에서 차지하는 민간소비가 빠르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경착륙 위험은 올해 말쯤에 커질 수 있다.  

네째로, BRICs를 포함하여 수많은 신흥시장들은 지금 성장 속도가 줄어드는 경험을 하고 있다. 그들의 ‘국가 자본주의(state capitalism) - 거대 국유기업, 거대 국유은행, 자원 민족주의, 수입대체 산업화, 금융 보호주의, 그리고 외국인 투자에 대한 통제 -는 중심적인 문제다. 경제 성장에서 민간 부문의 역할을 고양시키기 위한 개혁을 그들이 해낼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심각한 지정학적 위험도 여전히 크다. 북 아프리카에서 아프카니스탄과 파키스탄에 이르기까지 중동 전체가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으로 불안정하다. 정말로 아랍의 봄(2011년 이후 아랍에서 일어나기 시작한 시위 - 역자)이 아랍의 겨울로 바뀌고 있는 중이다. 이스라엘과 미국을 한 편으로 하고 이란을 다른 편으로 하는 심각한 군사적 충돌가능성은 여전히 낮지만, 지금까지와 같은 협상과 제제가 이란 지도자들로 하여금 핵개발 노력을 포기하도록 유도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란의 핵무장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스라엘의 인내심은 점점 더 한계에 이르고 있고 실제적 전쟁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석유시장에서 공포가 확산되면 석유가격은 20%정도까지 올라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과 유럽, 일본과 중국, 인도, 그리고 다른 모든 선진국들과 석유 순수입 신흥국가들의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이 모든 위험들이 최악의 형태로 현실화되는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 가능성은 낮지만, 그들 위험 하나 하나만으로도 글로벌 경제를 멈춰 세우기에 충분하고 침체로 몰아넣을 수 있다. 그리고 그들 위험들이 모두 극단적인 형태로 현실화되지 않을지는 모르겠으나, 각각은 일정한 형태로 이미 발생하고 있거나 발생하게 될 것이다. 2013년이 시작되면서 글로벌 경제의 하방 리스크는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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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19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최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제는 위기가 장기화되고 있고 이를 거시경제의 상수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정부의 말대로라면 위기의 장기화·상시화 시대가 된 것이다. 실제로도 이런 경향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대외적으로 금융 측면과 실물 측면에서 모두 여건이 호전될 가능성보다는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유럽 채무위기가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현재 매우 불안정한 상태다. 이로 인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그리고 차입시장에서 자본 유출입 변동성이 심해지고 있다. 주가는 1년 전에 비해 약 400포인트 가깝게 빠진 상태다.

실물 측면에서 대외여건은 더욱 어둡다. 선진국 경제권의 침체로 인해 올해 상반기 수출이 고작 0.7%밖에 늘어나지 않았던 걸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그마저도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기 때문이다. 자동차부문의 경기가 나빠지면 곧바로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 특히 홍콩을 포함해 수출 비중 3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경제의 성장률 하락이 빠르다. 9%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던 중국경제의 2분기 성장률이 7.6%로 낮아진 것이다.

물론 “중국경제는 이미 9~10%의 성장이 어렵고 7~8% 성장에 적응됐으며, 하반기에는 더 하락할 가능성은 희박하고 8% 내외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하는 우 사오치 인민대 금융증권연구소장의 언급처럼 중국경제의 성장률 기대치를 이제부터는 한 단계 내려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곧 우리의 수출 기대치 역시 낮춰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실물과 금융 측면에서의 대외적 여건만 악화된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국내적 여건도 호전되기보다는 악화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특히 최근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 가격하락 국면이 지속되면서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특히 부동산 가격하락과 직접 연계된 가계대출 상환 연체사태로 표현되는 주택 집단대출 문제는 가벼이 넘길 일이 아니다. 그동안 우려해 왔던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 가격하락이 맞물리면서 문제가 불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부진한 민간소비가 가계부채라는 덫에 걸려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2010년 2분기부터 수출규모가 국내 민간소비 규모를 처음으로 넘어서기 시작해 2년째 계속 수출규모가 민간소비를 앞지르고 있는 중이다. 2000년에만 해도 수출규모는 민간소비의 65% 정도였다. 수출에 비해 민간소비가 얼마나 정체돼 있었는지 알 수 있다. 정부가 상반기에 예산의 60%를 집중 투입해 민간소비 부진을 그나마 보완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외우내환이다.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기에 더 고민은 깊어진다. 사실 답은 나와 있다. 누구나 주장하고 있는 해법은 내수기반을 다시 강화하자는 것이다. 맞는 얘기다. 중국경제만 내수중심 경제로 전환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무역의존도로 보자면 중국은 50% 내외인 데 반해 한국의 무역의존도는 90%를 오가고 있는 만큼 내수기반 강화는 우리가 더 절박한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하는 것이 내수기반을 다지는 것인지에 있다. 정부소비도 늘려야 하고 기업투자도 확대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민간소비를 확대해야 한다. 우리 국민들이 더 강한 구매력을 갖고 소비여력을 키워야 한다. 위기가 장기화하고 상시화하는 원인은 공급이 아니라 수요의 부족에 있다는 진단이 많기 때문이다. 어떻게 국민들의 소비여력을 확충할 것인가. 과거처럼 대출을 늘려 빚으로 소비하는 시대는 끝났다. 오히려 빚을 갚아야 하는 시대가 왔기 때문에 부채상환이 소비여력을 갉아먹는 시대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국민들의 호주머니를 채워 줘야 한다. 소득, 특히 근로소득을 증가시켜야 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현재의 경제위기는 수요의 위기이지 기업의 비용이나 이윤의 위기가 아니다. 우리 재벌들에서 보듯이 주요 대기업의 이윤은 거의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했다. 임금을 올리기에는 기업의 여력이 없다는 변명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아직도 임금을 쥐어짜서 이익을 증대시키려는 경영관행에 집착해서도 안 된다. 내수의 원천으로서 임금문제에 다시 천착해야 한다.

이 글은 매일노동뉴스에 기고한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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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07 / 06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저성장의 덫에 빠진 선진국경제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눌러 주시면 됩니다.

 

지난 5월 그리스, 스페인을 중심으로 한 유럽위기의 심화와 미국경제의 재 둔화, 중국경제의 하락 등 세계 3대 경제권이 모두 흔들리면서 세계경제와 한국경제에 대한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특히 한국경제는 유일한 버팀목 수출이 마이너스로 빠지고 가계부채와 부동산이 덫에 갖힌 민간소비 부진으로 인해 1사분기 성장률은 2.8%에 그치는 등 올해 경제가 3%를 넘기기도 쉽지 않다. 일찍이 우리 연구원이 올해 초에 한국경제가 3%미만으로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던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도 이를 인정하고 8조원에 이르는 추가적 재정투자(사실상 추경 예산)로 0.3%쯤 성장률을 끌어올려 3.3%까지 달성해보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경제가 다시 침체국면으로 접어들고 글로벌 금융불안이 장기화되면서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받던 가계부채위기가 급격히 증폭되고 있는 중이다. 1000원 가계부채는 정말 부동산 붕괴와 맞물려 급작스럽게 붕괴하면서 2003년 카드대란에 버금하는 신용 파산자가 발생할 것인지에 대한 제대로 된 진단도 필요하다. 우리 연구원은 2012년 1월 경기전망 발표를 토대로 하반기에 수정되거나 재확인 되어야 할 이슈들을 간단히 짚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세계경제 전망 → 한국경제 전망 → 고용전망 → 가계부채와 부동산 의 순서로 4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이다.  -편집자 주


[목 차]

1. 세계경제 동반침체 우려

2. 저성장의 덫: 네 가지 경제적 요인

3. 하반기 세계경제 전망 및 시사점

 

[본 문]

1. 세계경제 동반 침체 우려

1) 성장 동력을 상실한 세계경제

[그림1] 주요 국가의 경기선행지수

- OECD 국가들의 경기선행지수는 2011년 2월 정점(101.06)을 찍고 지속적으로 하락하다, 작년 10월부터 저점을 딛고 반등하기 시작함. 이는 세계경제의 40%를 차지하는 미국과 일본의 선행지수 반등에서 비롯되지만 최근 4개월 지수 반등 폭은 점차 감소하고 있음. OECD 경기선행지수는 경제 활동의 전환점(turning point)을 확인하는 지표로 유용함. 통상 이 지수가 100이면 현재의 경제 상태는 장기 추세(잠재GDP)를 반영한다고 해석함.

- 반면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비롯한 남유럽 국가의 영향으로 유로지역 전체의 선행지수는 작년 2월 이후 14개월 연속 하락함.
- 특히 상반기 중국과 인도의 선행지수가 지속적으로 장기추세선 아래로 하락하고 있음. 세계경제는 미국과 일본 경제의 선행지수 개선, 유로와 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악화로 지역에 따라 경제활동 개선과 침체가 양분되는 특징을 보임.
- 통상 경기선행지수는 실물경제에 비해 6개월 정도 선행한다고 해석함. 따라서 작년 3사분기부터 유로와 중국 경제는 위축 국면에 진입했으며, 하반기 내에 전환점을 기록할 가능성이 많지 않음.
- 한국경제는 작년 12월 이후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최근 미국, 일본 경제와 마찬가지로 유로위기의 영향으로 지수 상승 폭이 점차 축소되고 있음. 선행지수 전환점 기록 여부는 향후 몇 개월 동 지표를 더 주시해야 함.

[1] 세계 주요 국가의 6PMI 지표

유로

미국

중국

한국

세계

그리스

스페인

이태리

프랑스

독일

유로

4

40.7

43.5

43.8

46.9

46.2

45.9

54.8

49.3

51.7

-

5

43.1

42.0

44.8

44.7

45.2

45.1

53.5

48.4

51

50.6

6

40.1

41.1

44.6

45.2

45

45.1

49.7

48.2

49.4

48.9

비고

09.2분기 이후 최저치

09.7월 이후 최저

09.1분기 이후 최저

경기수축 전환

경기수축 전환

*유로 Markit, 미국 ISM, 중국·한국 HSBC에서 발표하는 PMI, 세계는 JP Morgan


- 최근 생산동향을 반영하는 제조업 PMI(구매력지수)는 세계 3대 경제권이 4월 이후 일제히 하락하여 세계경제의 동반침체 우려가 부각됨.
- 6월 세계경제의 제조업 PMI는 48.9로 작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50 이하로 떨어짐. 유로지역은 독일과 프랑스의 PMI가 2009년 2사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으며, 중국 또한 8개월 연속 동 지표가 하락하여 2009년 1사분기 이후 최저치 기록.
- 미국경제의 제조업 PMI는 5월 53.5에서 6월 49.7로 2009년 7월 이후 처음으로 경기수축 국면으로 전환됨. 한국경제의 제조업 PMI는 4월 14개월 최고치인 51.7에서 5월에는 51로 하락함. 6월에는 5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치인 50 이하인 49.4로 하락하여 경기 수축으로 전환됨.
- 한편 세계경제 침체와 불확실성에 따라 수출과 수입을 포함한 세계 무역량은 2010년 5월을 고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함. 세계 무역량은 3월에 전월대비 0.2% 감소하였고, 4월에는 0.8%로 감소폭이 확대됨.
- 전년동월대비와 비교하면, 수출과 수입은 각각 3.3%, 2.2% 증가하는데 그침. 특히 유로위기의 영향으로 유로지역 수출과 수입은 각각 -5.2%, -5.1% 하락하여 심각한 경기침체를 반영함.
- 따라서 작년 하반기부터 악화되기 시작한 세계경제는 유로위기의 여파로 더욱 강화된 전반적 ‘긴축’ 기조가 전환되지 않으면 하반기 경기침체 지속은 피할 수 없음.
- IMF는 4월 세계경제전망에서 작년 9월보다 0.5%p 하락한 3.5%를, UN은 6월 전망에서 1월보다 0.1%p 하락한 2.5%로 수정함.
- 두 기관 모두 미국경제는 소폭 상향 조정했으며, 유로 지역과 중국경제는 하향 조정함. 유로 지역은 -0.3%, 중국경제는 8% 대 초반의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함.

... 전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눌러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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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06김병권/새사연 부원장

모든 지표가 아래를 향해 달리고 있다.

경제 형편이 나빠지고 있는 징후가 이제 상당히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우선 대외 여건이 예상보다 더 악화되고 있는 중이다. 스페인까지 구제 금융 반경 안으로 들어오면서 경기침체가 가속화 되고 있는 유럽은 유로 존 시스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의외의 회복을 기대했던 미국경제도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그래도 기본은 할 줄 알았던 중국경제의 성장 동력마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외부 여건이 이런데 한국경제가 무사할 리 없다. 2000을 탈환했던 주가는 다시 1800 밑으로 떨어졌다.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을 포함해서 자본시장 전체가 다시 불안정하다. 실물 측면의 수출 둔화도 뚜렷하다. 연속 3개월 수출이 작년보다 줄었다. 사실 2월만 빼면 올해는 계속 마이너스인 셈이다. 지금까지 한국경제는 매년 적어도 두 자리 수 수출 신장이 되어야 경제가 어느 정도 활력을 가질 수 있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타격으로 2009년 수출이 크게 감소했던 다음으로 상황이 나쁘다.


 

2009년 이후 경제상황 가장 안 좋다.

내수로 들어가 보자. 국내 민간소비는 1% 수준의 낮은 성장률만을 보이고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엄청난 부채 부담을 안고 추가로 주택구입을 할 리가 만무하다. 정부가 5.10 대책 등 각종 부동산 부양대책을 세워도 안 되는 이유다. 심지어 올해 1분기에는 가계 부채 규모가 약간 줄어들기도 했다. 이 역시 금융위기 정점이던 2009년 1분기 이래 처음이다. 부채가 줄어들어 반갑지만, 그 만큼 경기위축이 상당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9년 이후 3년 만에 가장 안 좋은 경제 여건에 직면해 있음이 확실하다.

급격히 악화되는 경제상황 속에서 대선을 맞이하고 있다. 지금쯤 이면 유력한 대선 후보들이 경제 개혁 플랜을 경쟁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당장 침체를 막을 대책과 함께, 향후 긴 안목에서 경제에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개혁 방안과 비전이 제시되어야 한다. 그런데 긴축과 성장 논쟁, 감세와 증세 논쟁, 에너지 자원 대책 등 분야에서 치열하게 논쟁이 붙고 있는 해외와 달리 우리는 조용하기만 하다.

시장국가를 넘어서는 대안 모색을 해야

며칠 전 마이클 샌델이 방한하여 ‘시장 사회’를 비판했다. 우리 새사연은 시장국가를 벗어나 지속가능한 사회국가를 비전으로 국민들의 소득을 늘려 성장을 촉진하는 발전 모델을 제안했다. 자본통제, 재벌개혁, 자산거품 규제 등 3대 규제를 하면서 동시에 적극적 소득정책과 노동권 보호 정책, 사회적 경제의 지속적 확대, 그리고 새로운 중소기업 네트워크라고 하는 3대 정책을 통해 내적인 발전 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선을 코 앞에 두고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책임 있는 정치 지도자들이라면 이런 유형의 의제들을 짚어내야 할 시점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도 교훈을 얻지 못했다면, 이제라도 재차 찾아오는 위기 앞에 정신을 차려야 할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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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이슈 2009.05.13 10:24
중국의 파워와 ‘특별인출권' 확대 제안(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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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SDR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작동하는가?

2차 세계대전 이후 구축된 국제통화체제는 달러와 금의 태환에 기초한 고정환율제였다. 세계대전을 치른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막대한 부채를 짊어지고 있었고, 미국은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 세계 금 총량의 60퍼센트 가량이 미국으로 집중되었다. 또한 최대 승전국인 미국은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여 ‘세계통화(방코르)’를 주창하는 영국의 제안을 물리치고 달러에 기초한 고정환율제에 합의하였다. 대신 미국은 금 1온스 당 35달러의 교환비율로 금을 달러로 교환해 줄 의무를 지니게 되었다.

그러나 금이 증가할 수 있는 물리적 양은 한정되어 있었던데 비해 국제 무역과 금융 거래를 담당하던 달러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여 달러가치의 안정적 유지는 태생적으로 곤란하였다. 더군다나 50년대에 미국은 자본주의를 지키기 위하여 동맹국에 대한 원조, 대출 등으로 국제수지 적자국가로 전환된다. 결국 런던 금시장에서 거래되는 금의 시장가격이 급등하여 금-달러 체제의 유지 자체마저 점차 어렵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은 금의 유출을 억제할 목적으로 석유를 비롯한 일부 상품의 수입 쿼터제를 실시하는 등 여러 조치를 취하였다. 동시에 IMF는 1967년 외환준비금으로서 금이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SDR(특별인출권)을 도입할 것을 합의하였다. 초기 1.5퍼센트의 이자를 지불했던 SDR을 도입함으로써 공식가격으로 금을 구입해 시장가격으로 금을 매각하는 차익매매의 투기적 유인을 줄이고, 외환준비금으로서 달러를 비축하는 유인을 높이고자 하였다.

그러나 베트남 전쟁을 치르기 위해 미국이 달러를 마구 찍어내자 막대한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였다. 간단히 말해 금에 비해 달러의 가치가 체계적으로 과대평가 되어 있었다. 그 결과 1970년에 이르러 금 비축량은 22퍼센트로 줄어들었고 급기야 1971년 8월 닉슨은 더 이상 달러와 금을 바꾸어 줄 수 없다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이로써 역사적인 브레튼우즈 체제는 붕괴되고 현재의 달러체제가 시작되었다.

초기에 SDR의 가치는 1달러(=금 0.88671g)에 상응하는 가치로 고정되었지만 고정환율제가 붕괴된 후 1974년부터 SDR 또한 주요 통화의 바스켓으로 가치가 결정되었다. 초기에는 16개국 통화의 바스켓으로 결정되었지만 1981년부터 주요 5개국의 통화로 결정되고 있다. 5년마다 바스켓을 구성하는 통화와 가중치를 IMF 이사회에서 결정하고 있다. 1999년 유로화가 도입된 이후 주요 4개국의 통화로 바스켓을 구성하고 있는데 가중치와 가치 결정은 아래 표와 같다. 또한 주요 통화국의 금리에 따라 SDR 금리가 결정(현재 0.42퍼센트)되고, SDR을 쿼터보다 많이 지니고 있는 국가는 해당 금리를 받고 있다.

현재 1 SDR은 대략 1.5달러에 상응하는 가치를 보이고 있는데, 최근 미 달러의 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SDR의 상대적 가치는 상승하는 추세다. 원화를 보면 IMF 외환위기 당시 1 SDR=2,663원까지 치솟은 적이 있었다. 그 후 2006~07년 원화가 절상되던 시기 1,300~1,400원대를 유지하다 지난 3월 4일 2,289원까지 상승하기도 했으나 최근 다시 1,900원 이하로 떨어졌다.

SDR은 앞서 본 것처럼, 고정환율제에서 금의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브레튼우즈 체제가 붕괴되고 주요 선진국들이 변동환율제로 전환함에 따라 그 기능을 거의 상실하였다. 특히 SDR의 확대는 곧 달러 지위의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에 미국은 자국 의회의 승인을 핑계로 SDR이 확대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이러한 연유로 SDR의 기능과 배분은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는 IMF의 회계단위로서만 기능하거나 환율 바스켓 제도를 실시하는 일부 국가에서 환율 결정에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물론 쿼터별로 배분된 SDR은 각국 중앙은행의 ‘자산’으로 처리되어 외환준비금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또한 IMF 지분에 따라 배분된 SDR에 대해서 5년 평균 배분 가치의 30퍼센트 이상만 유지하면 되므로 기축통화가 필요한 국가는 SDR을 교환하여 국제 거래에 활용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초기 SDR 배분과 달리 SDR은 지속적으로 달러와 교환되는 경향이 있는데, 현재 23퍼센트를 배분받은 미국은 지속적으로 SDR 비중을 확대하여 현재 43퍼센트를 보유하고 있다.

5. SDR은 어떻게 배분되는가?

SDR은 일반배분과 특별배분 두 가지 방식으로 배분되고 있다. 최초의 배분은 1970~72년 사이에 이루어 졌는데 IMF 지분에 따라 93억 SDR이 국가별로 배분되었다. 1979~81년 또 한 차례 121억 SDR가 역시 IMF 지분별로 배분되어 현재 누적으로 214억 SDR(320억 달러)가 배분되었으며, 한국은행은 현재 0.8억 달러에 상응하는 SDR을 보유하고 있다.

SDR이 정상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세계 무역량, 금융거래, 그리고 외환준비금이 증가하는 비율에 상응하게 배분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야 한다. 그러나 1981년 이후 한 번도 추가로 배분되지 않았기 때문에 전체 외환준비금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아래 그래프에서 보는 것처럼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전 세계 외환준비금 총액이 7조 달러를 초과하므로 1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하는 비중으로 거의 실효성을 상실하고 있다.

이러한 일반 배분과 함께 일시적인 특별 배분 형태로 쿼터를 늘리는 제도가 있다. IMF 이사회는 이미 1997년에 기존의 SDR 배분을 두 배로 늘리기로 합의하였다. 왜냐하면 1981년 이후 IMF에 가입한 회원국들(전체의 20퍼센트)은 한 번도 SDR을 배분받지 못했고, 세계경제 규모가 증가하는 속도에 비해 기존의 SDR 배분이 너무 작아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합의가 효력을 발휘하려면 전체 185개 회원국 중 3/5에 해당하는 111개 국, 총 의결권의 85퍼센트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현재 131개 회원국, 78퍼센트의 의결권이 동의하고 있지만, 16.77퍼센트의 의결권을 지닌 미국이 동의하지 않아 효력이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만들어 놓은 규칙이나 하는 일이란 꼭 ‘요모냥 요꼴’이다.

6. SDR 확대의 필요조건 : IMF 지배구조 개혁

중국이 주장하는 것처럼 특정 국가의 통화가 국제 무역이나 환율 결정의 기준으로 더 이상 사용되지 않고 국제금융기구가 기축통화를 관리하면 경제적 불균형과 불공평을 조정하는 데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물론 선진국과 달리 본질적으로 통화의 태환성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의 경우 항시적인 외환위기에 시달릴 필요도 없을 것이다.

SDR의 기능 확대는 최근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중국이 포함된 BRICs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주창하는 내용이다. 또한 개발도상국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진보적 경제학자, UN 산하 금융개혁위원회를 지휘하고 있는 스티글리츠, 심지어 조지 소로스도 이러한 의견에 지속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예를 들어 UN 산하 금융개혁위원회는 지난 3월 중순 G20 회의가 열리기 직전 ‘국제 통화 및 금융 체제 개혁’에 관한 보고서에서 SDR 배분을 확대하여 세계경제의 구조적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처럼 SDR을 강조하는 입장은 1997년 IMF 외환위기가 발생한 이후부터 대두되기 시작했는데 현재 두 가지 입장이 공존하고 있다. 하나는 금융위기가 발생할 경우 SDR을 발행하여 유동성 문제를 해소하고 위기가 극복되면 소멸시키는 방안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안은 금융위기가 발생할 경우 일시적인 유동성 해결 방안은 될 수 있을지언정 구조적 불균형이나 기축통화 국가에만 존재하는 여러 불평등한 ‘특권’의 문제는 결코 해결할 수가 없다. 오히려 SDR 배분을 규칙에 근거하여 영구적으로 늘려 실질적으로 외환준비금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다른 하나의 입장이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세계통화’를 창설하여, 외환준비금의 기능뿐만 아니라 무역과 금융 거래에도 활용할 수 있는 단계적인 청사진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선, 현재 각국 중앙은행과 IMF 사이의 회계단위로만 기능하는 SDR이 국제 거래의 지불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SDR과 각국 통화와의 지불청산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지불청산 체계가 구축되면, 국제 무역, 상품 가격, 기업의 회계 단위 등에도 SDR이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달러가치의 변동에 따른 유가, 주식, 부동산 등 자산가격의 등락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중국이 제안한 것처럼 SDR을 보유하려는 유인을 증가시키기 위해 SDR로 표시한 채권과 같은 금융자산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 IMF에서 SDR 표시 채권에 관한 연구가 검토되고 있는데 현재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이 자국통화로 표시한 채권을 발행할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외환준비금으로 보유하고 있는 SDR의 일정 비율 한도 내에서 개별 국가로 하여금 SDR 표시 채권을 발행하게 하면 SDR 가치의 안정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아울러 현재 SDR 바스켓은 달러, 유로, 엔, 파운드 4개국의 통화로 구성되어 있는데 모든 주요 경제국의 통화가 포함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현재의 가중치 또한 GDP나 무역 규모 등을 고려하여 조정되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주요 상품들의 바스켓으로 가치가 결정되는 것이 안정적 가치의 유지를 위해서 바람직하다.

이러한 건설적인 방안도 SDR을 관리하는 국제기구가 합리적으로 운영되고 민주적인 지배구조를 갖출 때만이 실현가능할 것이다. 현재 IMF가 하는 일이란 선진국의 자금을 ‘긴급 자금’ 형태로 개발도상국에 빌려주고 이를 관리하는 것이 사실상 전부다. 거기에다 악명 높은 ‘개혁 조건’을 내걸고 신자유주의 ‘전도사’의 역할을 드러내놓고 하고 있다.

그러나 IMF 본연의 기능이란 일국의 중앙은행이 금융기관을 관리, 감독하는 역할을 세계적 차원으로 확대한 것이다. 따라서 특정 국가의 통화가 아닌 ‘세계통화’를 만들어 유동성을 관리하고 금융안정을 위해 감독과 규제를 실시해야 한다. 즉 세계적으로 ‘최종대부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IMF 의결권의 85퍼센트가 동의해야만 SDR을 발행할 수 있는 현재의 지배구조 하에서는 SDR 배분과 기능의 확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IMF 의결권의 거의 17퍼센트를 미국이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선진 4개국(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이 21.6퍼센트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난 4월 초 G20 회의에서 통과된 것처럼 2,500억 달러에 상응하는 신규 SDR을 발행하면 기존 IMF 쿼터에 따라 선진국이 60퍼센트인 1,700억 달러를 차지하게 된다. 1981년 이후 가입하여 IMF 지분이 없는 국가들은 해당 사항이 없을 뿐만 아니라 SDR 발행을 통해 개발도상국의 유동성 위기를 지원하려는 애초의 목적에도 전혀 부합할 수 없게 된다. 아울러 국제금융질서를 보다 공평하게 운영하고 민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서는 1원1표의 IMF 체제에서 벗어나 1인1표의 UN으로 권한과 논의의 중심축을 재편해야 할 것이다.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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