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 10 / 14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재벌개혁의 중요수단, ‘계열분리 명령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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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 새사연은 9월에 일차로 대선후보들의 주요 정책을 비교 분석해 보았다. 물론 이들 후보들의 정책 평가 기준은 대선후보 16대 정책과제를 실은 책 『리셋 코리아』에 있다. 주요 7대 정책 평가를 한 내용은 테마북으로 엮었으니 참조 바란다. (http://bit.ly/UXuL8X )

새사연이 준비한 두 번째 대선정책 시리즈는 <대선 후보들이 '말하지 않는' 중요 정책>이다. 박근혜 후보, 문재인, 안철수 후보 등 유력 대선 후보들이 10월에 접어들면서 정책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다. 올해 대선은 특히 중복되는 공약이 유독 많은 상황이어서 유사한 정책들이 반복적으로 되풀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국민에 입장에서 매우 중요하고 절실한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무슨 이유가 되었던지, 후보들이나 캠프에서 거의 다루지 않거나 비중있게 다루지 않는 정책들도 적지 않다. 새사연은 이런 '외면받는', 그러나 '중요한' 정책들을 발굴하여 다시 국민과 후보들에게 환기시킴으로써 해당 정책이 조명받도록 할 목적으로 두 번째 시리지를 기획하게 되었다. 새사연 회원들과 독자들의 성원을 바란다.

 

[ 본 문 ]

‘계열분리 명령제’, 늦었지만 안철수 후보가 ‘말하다.’

새사연은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 매우 중요한 대선 정책이 되어야 하지만, 막상 대선 후보들이 입을 닫고 있는 정책들을 발굴하여 국민들과 후보들에게 환기시키고 싶었다. 경제 민주화 관련해서 첫 번째로 제시하려고 한 정책이 ‘계열분리 명령제’였다. 그런데 이 브리핑이 준비되고 있는 10월 14일 안철수 후보 측에서 재벌개혁 정책 공약 안에 전격적으로 계열분리 명령제를 포함시켰다. 대선이 70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늦게나마 ‘후보들이 말하지 않은’ 공약이 아니라 ‘말한 공약’이 된 것이다. 어쨌든 환영한다.

표: 안철수 후보가 발표한 7대 재벌개혁과제(10.14일자 발표 

1) 재벌 총수의 편법 상속·증여, 일감 몰아주기, 골목상권 침해 등 각종 불법 행위를 철저히 방지.

2) 총수 및 임직원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히 법을 집행하여 법 앞의 평등을 실현.

3) 재벌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시스템 리스크를 관리하여 국민경제의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해 계열분리명령제 도입을 검토.

4) 재벌이 계열 금융기관을 이용하여 지배력을 행사하거나, 금융과 산업이 결합되어 경제의 위험요인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금산분리 규제를 강화.

5) 작은 돈으로 그룹 전체를 손쉽게 지배하는 대표적 수단인 순환출자를 금지.

6) 지주회사에 대한 부채비율을 축소하고 자회사에 대한 지분율을 상향조정.

7) 다중대표소송 제도 도입, 집중투표제 강화 및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를 통해 소수주주를 보호하고 재벌 총수의 전횡을 견제.

우선 안철수 후보가 공약한 ‘7대 재벌개혁 과제’를 좀 더 살펴보도록 하자. 한 가지 미리 확인할 것은, 이 공약이 경제 민주화 공약 전체가 아니라 ‘재벌개혁 공약’이라는 점이다. 즉, 안철수 후보 자신이 발표문에서 “재벌개혁이 강자의 횡포를 막는 경제 민주화의 출발점이라면, 이런 협동조합 운동은 약자의 힘을 키우는 경제 민주화의 결승점”이라고 정리했다. 이에 따르면 이번 7대 개혁안은 전체 경제 민주화 과제 중에서 ‘강자의 횡포’를 막는 규제 쪽만 발표한 것이다. 향후 ‘약자의 힘을 키우는’ 경제 민주화가 별도로 제시될 것임을 기대하게 된다.

‘강자의 횡포를 막는’ 규제 방안으로 제시된 7대 개혁안은 전반적으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개혁안이나 시민사회개혁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안철수의 생각』에서 언급된 ‘기업집단법’이 빠진 점이나, ‘연기금 주주권 행사’를 새로 추가한 점 등이 눈에 띄지만 일단 넘어가고 ‘계열분리 명령제’ 제안만 살펴보자.

안철수 후보는 재벌개혁 7대 과제 중에서 세 번째 과제로서 재벌이라는 거대 집단이 국민경제에 미칠 ‘시스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계열분리 명령제’를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안철수 캠프 경제 민주화 책임자인 전성인 교수가 “계열분리 명령제는 이미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미국에서 도입된 것”이라는 언급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아 상당히 높은 위상과 무게의 정책수단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한국경제 2012.10.14일자.)

다만 1단계 시급한 재벌개혁 조치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미흡할 때 동원하는 “2단계로 계열분리 명령제 등 보다 강력한 구조개혁 조치”로 ‘검토’되고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백업(back-up)’ 정책으로 보류해 놓고 있는 점이 아쉽다고 할 수 있다. 어쨌든 대선 후보들이 ‘말을 시작’했다는 점을 중시하면서 다른 후보들도 여기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적극 펴기를 기대한다.

 

이미 집중된 경제력을 되돌리는 최후의 수단, ‘계열분리 명령제’

그렇다면 당초에 새사연은 왜 계열분리 명령제가 중요한 재벌개혁 정책이라고 생각했는가? 새사연은 대선후보 16대 정책과제를 실은 책 『리셋 코리아』199~204쪽에 걸쳐 자세하게 계열분리 명령제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리고 3월 29일자 브리핑 “재벌개혁 최후수단, 계열분리 명령제를 도입하자”를 통해 구체적으로 그 취지와 방안을 제시한 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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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02.16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최근 국민연금이 다시 뉴스의 초점이 됐다. 지난 13일 하이닉스의 최대주주 국민연금이 하이닉스 주주총회에서 최태원 SK 회장의 이사 선임 건에 대해 소극적인 ‘중립’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공적자금 투입기업 하이닉스는 지난해 말 SK텔레콤이 약 3조4천억원으로 구주 6.4%와 신주 14.7%(모두 21.1%)를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SK그룹으로 편입됐다.

그러나 인수절차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최대주주는 9.15%의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이다. 여기서 배임 혐의로 재판에 걸려 있는 최태원 회장을 이사로 선임하는 것이 적정한가 하는 논쟁 속에서 국민연금이 중립의견을 낸 것이다. 그리고 2명의 의결권행사전문위원이 사퇴를 하는 국면까지 갔던 것이다. 반면 최태원 회장은 하이닉스의 이사를 거쳐 대표이사 회장까지 직행했다.

이처럼 국민연금의 하이닉스 주주총회 주주권 행사에 많은 관심이 집중된 것은 지난해부터 정부측에서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를 통해 재벌 대기업을 견제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면서부터다. 알려진 것처럼 현재 350조원 규모의 엄청난 자금을 가지고 있는 국민연금은 우리나라 3대 은행인 KB금융과 신한금융·하나금융의 최대주주일 뿐 아니라 삼성전자와 엘지전자·현대 글로비스 등 국내 재벌 핵심 기업에서도 1~2대 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150여개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볼 때 국민연금은 주주총회에서 약 95% 정도는 제기된 안건에 찬성했고, 기존 경영진이나 대주주가 제기한 안건에 반대한 것은 5% 남짓에 불과했다.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했다고 전혀 생각할 수가 없다. 올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통상적인 의결권 행사 외에 사외이사 후보 추천이나 주주대표소송 참여, 주주 제안권, 이사 해임 청구권, 임시주총 소집권, 장부 열람권 등의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발동하겠다는 의지도 계획도 여전히 없기 때문이다.

문제가 불거진 기회에 한 번쯤 국민연금과 자본시장의 관계에 대한 본원적인 질문을 던져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국민연금의 자금 규모는 엄청나고 그중 대략 20% 미만을 주식시장에 투입해도 주요 기업의 대주주가 될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투자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소극적인 포트폴리오 투자를 넘어 주주권 행사까지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는 단순 논리만으로는 부족한 대목이 있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금융시장, 특히 파생상품 영역으로까지 확장된 자본시장의 과잉 팽창으로 인한 위기였다. 자본시장의 규제완화와 세계화로 금융은 엄청나게 팽창하면서 고수익을 올렸고, 반대로 노동시장에서는 각종 규제완화로 온갖 변칙적인 비정규직 고용형태와 저임금 노동이 난무하면서 소득 불평등과 근로빈곤이 팽창했다. 이러한 불균형이 깨지면서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그런데 규제 풀린 노동시장에서 각종 어려운 근로여건을 감수하면서 겨우 벌어들인 소득 가운데 미래를 위해 떼어 놓은 저축을 모은 것이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이 자본시장으로 흘러들어가서 금융의 팽창과 금융거품 형성에 중요한 자금 공급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역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연금과 유사한 민간보험도 마찬가지다.

한 전문가는 이를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금융자본의 폭발적 증가에 가장 많이 기여한 기관들 중에 연기금과 보험회사들이 포함된다. 세계적으로 보면, 연기금들이 소유한 자산규모가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까지 전 세계 GDP의 40% 이상에 해당했다. 미국과 영국 두 나라만 봐도 민간 연기금들이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기관투자자 위치를 지키고 있다. 양국의 주식 30%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 달리 말하면 민간 연기금들이 빠진다면 투기경제가 지금과 똑 같을 수는 없다는 뜻이다.”

물론 순수하게 봐서 국민들이 미래를 위해 저축한 국민연금의 투자 수익률을 높여서 낸 돈 이상으로 혜택을 보게 하면 좋은 일이다. 그러나 “약간의 수익률이 더 얹어진 미래의 혜택”을 보기 위해 국민들 자신이 몸담고 있는 국민경제의 운영이 크게 바뀌는 경험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수익률을 더 높여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거의 유일한 명분 아래 국민연금은 주식시장에 참여해 주가 안정을 떠받치는 가장 확실한 플레이어 역할을 했다. 아마 국민연금이 없었다면 외국자본에 의해 휘둘리는 한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훨씬 컸을 것이다.

딱 거기까지다. 국민연금이 자본시장의 최대 플레이어로서 주가를 떠받치는 역할 외에,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고려해 주요 기업의 주요 주주로서 경영에 참여하고 주주권을 적극 행사하지 않는 이유는 불분명하다. 주가를 떠받치는 것은 자본의 이익에 부합하지만,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은 부합하지 않기 때문인가. 더 나아가 왜 국민연금이 자본시장의 안정화 장치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일까. 왜 금융시장의 자금 수혈자가 되려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더 불분명하다. 투자할 곳이 없어서? 투자할 자금이 없는 것이지 투자할 곳은 널려 있지 않을까.

이 글은 매일노동뉴스에 기고한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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