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 03 / 30 김병권/ 새사연 부원장

4.11 총선, 뉴타운 공약이 침몰한 곳에 떠오를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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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부동산 문제가 반환점을 돌다.

2. 부동산 매매시장과 임대시장의 뚜렷한 변화

3. 투자 수익 아닌 주거비용을 접근하자

4. 주거비용과 주거 양극화 해소 방법은?

5. 주거 복지로 가는 길.

 

[본 문]

1. 부동산 문제가 반환점을 돌다

2012년 4.11 총선 선거운동이 본격화되었다. 접전이 많아 경쟁이 치열하다. 이럴 때면 의례히 각 지역마다 무수한 개발 공약이 쏟아져 나왔다. 그런데 올해는 다르다. 물론 영남권 공항건설 공약 등 일부에서는 여전히 개발 공약이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2008년 서울에서 뉴타운 공약 광풍이 불었던 것을 감안하면 4년 만에 분위는 완전히 뒤바뀌고 있다. 부동산 시장과 주택 문제에 대해 세상이 변하고 국민의 생각이 달라지고 있음을 암시해준다.

부동산 시장과 금융시장, 그리고 사교육 시장은 2000년대 내내 가장 위험하고 변동성이 심한 세 가지 시장이다. 원래 모두 공적인 사회 서비스 성격이 있는 영역이지만 신자유주의 시장화 논리에 편입되었다. 그리고 부동산과 금융, 사교육이 모두 만났던 공간이 바로 강남이었다. 강남의 사교육 신화와 부동산 불패 신화는 그렇게 만들어졌으며 최근까지 강남은 사교육 경쟁 선도 지역, 부동산 투기 진원지가 되었다. 그런데 최근 강남의 집값이 떨어질 뿐 아니라 교육열풍도 수그러들고 있다는 소식까지 들린다. 이 또한 과거와 확연히 달라지고 있는 점이다.

개발독재의 시대의 고도성장 신화가 더 이상 통할 수 없듯이, 부동산 불패 신화도 영원할 수는 없다. 부동산이 발화점이 되어 터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과 세계의 부동산 시장은 더 이상 과거의 모습을 유지시킬 수 없는 새로운 환경 변화를 맞게 되었다. 그 결과 부동산시장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압박하는 요인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가 지금 달라진 총선 분위기다. 그러면 어떤 변화 요인들이 생겨나고 있는가.

① 우선 세계적인 주택 거품 붕괴로 인한 교훈과 그 여파는 상당 기간 동안 세계 부동산 시장에서 투기적인 붐을 만들기 어렵게 할 것이다. 거품을 주도했던 미국 주택시장은 2012년까지도 바닥을 지났다는 확신이 없는 상황이며 영국, 아일랜드, 스페인을 필두로 한 유럽도 유사하다. 중국과 동아시아가 일정한 성장 동력을 배경으로 물가도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되고 부동산 가격도 상승추세를 타고 있지만 이를 억제하기 위한 정책당국의 긴장이 상당한 만큼 거품이 만들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특히 부동산 시장의 활황에 연료를 공급해왔던 금융 시스템이 붕괴된 상황에서 또 다시 첨단 금융기법과 부동산 대출을 엮어서 금융을 팽창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다.

② 인구와 가구 구조의 대변화가 시작되었고 이것이 과거처럼 주택을 대규모로 장기공급해온 구조를 더 이상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 이미 주택 보급률이 100%를 넘어간 상황에서 2010년부터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었다. 2015년부터는 주택 주요 수요층인 40~50대 인구 비중도 감소할 전망이어서 더 이상 구매능력을 가진 대량의 수요층이 매년 확대되기는 어렵다. 2010년부터 강력하게 확산된 부동산시장 대세 하락 전망의 배경이기도 하다. 더욱이 경제력이 취약한 30대 이하나 70대 이상의 1,2인 가구가 가구 수 증가를 주도하면서 과거 같이 중형 아파트와 같은 고가 아파트 수요가 더 이상 만들어질 수 없는 환경이 되었다. 양적인 주택수요 증가 추이도 질적인 주택수요 양상도 과거와는 상당히 다를 것이 확실해지고 있는 것이다.

③ 2008년부터 사실상 지속되고 있는 장기침체와 소득 불평구조가 주택 구매력을 장기적으로 제약하고 있다. 현재 세계경제는 북미와 유럽이라고 하는 주요 선진 경제권이 장기침체와 저성장에서 쉽게 탈출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거의 유일하게 성장 동력이 다소 유지되는 중국과 동아시아도 과거의 고성장을 기대할 수는 없다. 가계의 소득 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매우 희박한 상황에서 주택시장이 이전처럼 회복될 수는 없는 것이다.

④ 특히 우리나라는 천조 원에 이른 가계부채가 부동산 시장을 근원적으로 제약하고 있다. 2000년대 부동산 거품이 가계부채를 연료로 가열되었던 것을 상기하면 가계부채 억제는 곧 부동산 시장의 엔진이 식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부동산 시장을 살리는 것보다 가계부채의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상당히 크게 퍼져 있는 상황이다. LTV나 DTI 같은 금융을 풀어서 부동산을 살리는 해법은 선택 가능한 옵션이 아니게 된 것이다.

⑤ 2010년 무상급식과 무상 교육, 무상 보육 등에서 발화된 보편 복지 요구가 국민의 요구이자 시대의 요구가 되고 주거복지로까지 확산되면서, 주택 문제가 부동산 시장 살리기 문제가 아니라 주거 복지실현 문제로 전환된 점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주택이 팔리는 상품이나 가치가 불어나는 자산이기 이전에 살아가는 공간”이고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살아갈 공간”이라는 공감대가 국민들에게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실로 획기적인 인식변화가 될 것이다. 주택이 상품과 자산 이전에 주거 공간이라고 국민들이 생각하면 할수록 ‘시장’을 살릴 것인가 아닌가는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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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03.28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2010년부터 무상급식과 무상교육·무상보육 등에서 발화된 보편복지 요구가 주거복지로까지 확산되면서, 이제는 주택 문제가 부동산 시장 살리기 문제가 아니라 국민에게 적정 비용으로 안정된 주거공간을 제공하는 문제로 대전환을 시작하고 있다. ‘주택은 팔리는 상품이나 가치가 불어나는 자산이기 이전에 살아가는 공간’이고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살아갈 공간’이라는 공감대가 국민들에게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실로 획기적인 인식변화가 아닐 수 없다.

이런 변화는 민심에 민감한 선거공약에 그대로 반영된다. 처음부터 주거문제를 복지로 접근했던 통합진보당은 물론이고 민주통합당과 새누리당까지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주택 바우처 제도를 도입해 전세자금을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전월세 상한제도 원칙적으로 모두 찬성한다. 그러자 ‘복지 포퓰리즘’이라면서 시장의 불만이 거세다. 특히 전월세 상한제에 불만이 집중되고 있는데,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을 인위적으로 통제하려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시장의 불만은 정확히 표현하면 모든 시장 참여자가 아니다. 전월세 임대 공급자와 건설업체·금융회사, 그리고 이들에 동조하고 있는 보수언론을 지칭한다. 시장에서 전월세를 구해야 하는 세입자가 반대할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그러나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이 늘 정상적인 것이 아니다. 투기적 성향이 강했던 부동산 시장에서 시장가격이 합리적으로 결정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는 어렵다. 물론 시장이 국민 주거생활 향상에 미친 긍정적 효과도 많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인구당 주택수나 주거면적, 상하수도 환경 등을 기준으로 보면 주거수준이 획기적으로 향상됐다고 한다. 최저주거 기준 미달 가구 비중도 2010년 기준 8%를 넘지 않을 만큼 개선됐다. 상당부분 시장 메커니즘을 통해 개선된 것이다.

또한 질적인 개선은 앞으로도 계속돼야겠지만 양적으로는 주택 보급률이 100%를 넘어섰다. 주택 소유를 기준으로 봐도 주택이 없는 가구가 38.7%, 주택 소유 가구는 다주택 보유자를 포함해 61.3%로 올라갔다. 1천조원의 가계부채를 대가로 한 것이지만 선진국 사례에 비춰 볼 때 자가소유 비율이 대체로 올라갈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역시 시장기제로 만들어진 결과다.

하지만 시장이 가장 잘못한 것도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다름 아닌 주택가격이다. 교육과 보건·보육 등 대부분 복지를 시장으로 해결하면 늘 고비용 문제를 일으켜왔지만, 주택문제는 그 정도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다. 한마디로 시장이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지금도 서울지역 아파트 기준으로 가격이 평균 1년 소득의 10배가 넘는다. 만약 자기소득으로 아파트를 샀다면 금리를 5%로 계산해도 매년 소득의 절반을 주거를 위해 지불하는 것과 다름없다. 아파트 가격의 절반을 대출받았다면 계산상으로가 아니라 실제로 매년 소득의 4분의 1 이상을 은행에 이자로 지불해야 하며, 나아가 연소득의 5배가 되는 원금까지 상환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일반적인 개인이 “살아갈 공간을 위해서” 사적으로 감당하기에는 실로 어마어마한 비용이 아닌가.

주택을 소유하지 않고 전세나 월세로 임대해서 살고 있어도 마찬가지다. 서울 기준으로 전세가격이 주택가격의 50%를 넘어서기 시작했으니 전세자금이 연간소득의 5배가 넘게 된다. 이 자금은 말만 금융자산이지 단 한 푼의 이자도 창출하지 않고 유동성도 전혀 없다. 그만큼이 모두 비용이다. 월세도 마찬가지다. 매년 소득의 절반을 주거를 위해 임대료로 지불해야 한다.

어쩌다가 주택가격이 소득의 10배를 넘어가게 됐고 또한 임대비용이 커지게 됐을까. 결과적으로는 모두 시장이 스스로 조정해 도달한 가격이다. 이제는 정부가 임의로 왜곡한 것도 없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 재건축 규제완화, 세제 완화, 투기지역 규제완화, 그리고 다주택자 중과세 규제완화 등 거의 모든 규제를 풀어서 오직 ‘시장의 자율적 가격 조정기능’만 남게 되지 않았는가. 그런데도 주거비용은 아직 국민이 기대하는 합리적인 선으로 오지 않았다. 반대로 2년 연속 소비자 물가 상승률의 4~6배로 전세가격이 폭등하기까지 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당연히 주거비용에 관한한 시장이 가격조정 기능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다. 주택가격을 포함해 전체적인 주거비용을 완화시키기 위한 포괄적인 대책이 필요하겠으나 당장 전월세 상한제를 통해서 ‘시장에 의해 왜곡된’ 주거비용을 바로잡는 것은 주거복지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

이 글은 매일노동뉴스에 기고한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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