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5-06-05                                                                                 민달팽이유니온 / 외부필진


[새사연_이슈진단]더많은사람들의 주거권보장을 위하여_민달팽이유니온(20150605).pdf



5월 14일~16일 서울시, 서울연구원, SH공사, 세종대학교, 오사카대학교가 공동으로 주최해 ‘동아시아 주거복지 컨퍼런스’가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함께 사는 사회-가난한 사람들의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라는 주제를 가지고 열린 이번 컨퍼런스에는 한국을 비롯한 대만, 홍콩, 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주거 관련 학자와 공무원, 민간단체 활동가들이 참석해 각 국의 주거문제를 발표하고, 모두가 직면하고 있는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도했던 다양한 노력과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였습니다. 민달팽이유니온은 주거권 보장을 위한 다양한 대안 중 청년과 사회주택을 키워드로 본 컨퍼런스의 주요 내용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슈진단은 총 2회 연재됩니다.

민달팽이유니온은 청년 주거권 보장과 한국사회의 주거불평등 완화를 위해서 활동하는 청년 단체입니다. 제도 개선을 위해 교육, 연구, 캠페인 등 활동을 하고 있으며 청년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달팽이집을 공급해 새로운 사회주택을 공급하고자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필자 주)

 

눈에 보이는 변화를 위한 지혜를 모으는 장, 동아시아 주거복지 컨퍼런스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각 도시에 현실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주거 복지 대안을 찾을 수 있길 기대한다

<동아시아 주거복지 컨퍼런스> 의 첫 날 주최를 맡은 서울연구원의 김수현 원장의 축사 중 일부이다. 이번 주거복지 컨퍼런스는 서울·일본·대만·홍콩 등의 전문가 및 활동가들이 모여 동아시아 국가들의 주거 빈곤층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와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청사진을 함께 그리는 것과 동시에 각자의 현장에서 발견되고 있는 주요한 사례들이 지속가능한 모델로서, 복제 가능한 정책이 될 수 있도록 심도 있는 토론을 진행했다.

 

그림1. 동아시아 주거복지 컨퍼런스 웹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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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서울특별시

 

컨퍼런스에 참여한 4개 국가 및 도시들이 겪는 주거문제의 양상과 현안은 각기 달랐지만, 그간 유사한 역사와 문화를 공유해온 만큼 이들의 고민과 함께 모색하고자 하는 대안에는 비슷한 점이 많았다. 또한 주목할 만한 점은 공공의 역할이 부재하거나 상당 부분 축소된 상황에서 민간의 자원과 활력이 공공과 만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주거모델이 이번 컨퍼런스의 주된 화두였다는 사실이다.

 

화려한 경제 성장 뒤에 있는 슬픈 그늘

동아시아 국가들은 서구적 관점에서 볼 때, 자본주의 체제에 후발주자로 진입한 국가들이었다. 세계 2차 대전 이후, 서구화와 자본주의를 보편적 가치로 지향하는 근대화 패러다임이 우위를 점했고, 대부분의 동아시아 국가들은 선진국 반열에 오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채택했던 것이 바로 발전국가 모델이다. 즉, 강한 국가를 중심으로 시장을 조정하며 경제 성장을 이끌어 온 것이다. 그 결과 아시아의 네 마리 용(한국, 중국, 싱가폴, 대만) 또는 동아시아의 기적이라는 말을 탄생시키며 단시간에 경제 성장을 이룩했다. 한국의 경우 1970년대 평균 경제성장률이 10.5%였고 외환위기를 겪었음에도 2000년대 전까지 평균 5% 이상의 성장률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그러나 화려한 경제 성장 뒤에는 그늘이 있었다. 인간의 기본적인 삶의 권리가 경제성장이라는 이유로 아주 쉽게 무시되었던 것이다. 특히 전후 한국은 심각한 주택 부족 문제에 시달렸고 국가가 주택을 본격적으로 공급하기 이전 달동네는 사실상 국가가 용인한 무허가 주택이었다.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집이었지만 사람들이 저렴한 값에 살 수 있는 유일한 거처였던 것이다. 시간이 지난 후, 이러한 달동네들은 낙후 지역이라는 이유로 주택개량사업, 주거환경정비사업 등의 이름으로 포장된 대규모 개발 사업에 의해 강제철거를 당하게 된다. 도심 주변의 일거리를 찾아 모여드는 사람들에 의해 도시 빈민들은 밖으로 밀려나게 되었고, 강남 개발이 시작되고 나서는 점점 더 멀리 떠나게 되었다. 서울 중심의 많은 달동네는 없어졌고 대신 고층 빌딩과 대형 아파트가 들어섰다. 이 아파트들은 대부분 중산층을 위한 고층 아파트였기에 그동안 거주했던 사람들, 즉 저소득층은 저렴한 주택을 찾아 계속해서 이주할 수밖에 없었다. 서울의 미관은 좋아졌을지언정 수많은 사람들의 주거권은 박탈되었다. 1971년 일어난 광주 대단지 사건은 이러한 국가의 폭력적인 개발 사업이 낳은 아픔이자 잃어버린 주거권의 현장이었다.

 

다양한 양상의 주거 문제, 더욱 더 심화된 주거불평등

경제성장 시기에는 국가의 개발 사업으로 인해 주거권이 박탈된 사람들의 문제, 즉 철거가 주된 주거 문제였다면 최근 들어서는 좀 더 다양한 양상의 주거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자가소유를 촉진하는 정책을 주로 써왔다. 물론 잔여적으로 극빈층에게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하기도 해왔다. 하지만 임대시장에 대한 규제 또는 조정의 역할은 등한시되었고 은행과 함께 주택 대출 상품, 분양을 중심으로 하는 주택 정책이 대부분이었다. 그 결과 서울의 경우 자가율은 한 때 71%까지 치솟았지만 시간이 지남에따라 점차 떨어져 현재는 41%에 그치고 있다. 100%가 넘는 한국의 주택보급율에 비해 현저히 낮은 자가율은 그만큼 주거비 부담이 과도하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한국은 1989년이 되어서야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시작했는데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소량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다보니 공공임대주택 입주는 하늘의 별따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편견으로 인해 주민 반대가 일어서자 공공임대주택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정부는 다양한 수요에 맞춘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시도했다. 이에 1990년대 후반부터는 소득 8분위까지의 중산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도 공급되고는 있지만 그 절대량이 적어 많은 사람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고 있다. 또한 마찬가지로 이미 높게 형성된 임대료와 불평등한 임대차 관계를 규제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역시 미약한 수준이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상승한 한국의 주택 가격은 빚을 내지 않고서는 살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중간 소득 분위에 해당하는 사람이 서울의 중간 수준의 주택을 저축으로 구입하기 위해서는 75.8년이 걸린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그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출을 받아 집을 구매하게 되었고 무리한 대출과 주택 가격 하락, 그리고 오르지 않는 소득은 많은 사람들을 ‘하우스 푸어’ 상태로 몰아넣었다. 또한 집을 구입조차 하지 못한 많은 사람들 역시 과도한 주거비 부담을 겪는 ‘렌트 푸어’가 되고 말았다.

 

그림2. 서울 중위분위 주택가격과 구입 가능 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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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2012 / 국민은행, 주택 가격동향조사, 2012 (민달팽이유니온 재가공)

 

과거 개발 사업으로 인해 쫓겨난 사람들의 주거 문제, 금융 상품과 결합해 집을 투기의 수단으로 몰고 갈 때 아무런 규제도 하지 않아 생긴 다양한 하우스 푸어와 렌트 푸어의 문제 등은 결국 국가의 정책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 실패에 대한 해결책이 시장에만 존재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경우, ‘강한 국가’를 기반으로 발전해왔기에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주체 역시 국가였다. 민간의 다양한 주체들이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 또는 성장 경로가 존재하지 않은 상태였기에 문제가 생기면 국가와 시장이라는 양 극단에서 해결해야만 했고, 결국 시장에서의 주요 주체는 이미 형성된 대기업일 수밖에 없었다.

신자유주의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국가는 공공임대주택 확충에 대한 요구를 재정 부족과 재정 위기라는 이유로 포장했고, 민간 임대 시장에서 주택을 공급하면 자연스럽게 수요와 균형이 맞춰져 주택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 주장했다. 그리하여 주택 공급을 위한 세제 혜택, 용적률 완화 등 민간 건설사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갔지만 이들이 공급한 주택은 대부분 분양 주택이었고 이는 곧 투기의 수단으로 아주 쉽게 전환되었다.

정부의 정책 실패에 대한 해결책이 시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듯, 정부의 정책 실패가 곧바로 정부의 존재 의미를 감소시키는 것 역시 아니다. 정책 실패의 원인을 찾고 여전히 정부가 주도적으로 해야 하는 일들은 정부가 개선해나가면서 추진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노동과 주거와 같은 인간의 삶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일 경우, 정부는 적절한 시장개입과 함께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민간 주체들을 발굴해냄으로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다시 말해, 국가와 시장이라는 줄다리기 속에서 새로운 민간 주체들을 발굴하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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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사연은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청년 단체인 민달팽이 유니온과 한국 사회의 새로운 주거 관념 확산, 주거권 개념 도입을 위해 포럼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본 포럼은 2013년 매 달 1회 열릴 예정이며 현재 제3회를 기획 중에 있습니다.


제1회 : 비영리주택사업의 모색, 장경석 (국회입법조사처)

제2회 : 청년주거운동의 의의와 과제, 장시원 / 권지웅 공동발제 (민달팽이유니온) 

[후기] 보러가기 

제3회 : 비영리 주거운동의 현황과 과제, 이주원 (두꺼비하우징) - 현재 참가신청 접수 중


매 회를 거듭할수록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고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주거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는 자리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제3회 청년 비영리 주거 포럼 

"비영리 주거운동의 현황과 과제" - 두꺼비 하우징의 경험을 중심으로

이주원 (두꺼비 하우징 대표)


8월 13일 화요일 7시 백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 5층 소그룹실 

(합정역 7번출구 근처)


오후 

07:00 ~ 07:30    인사나누기

07:30 ~ 08:30    강연

08:30 ~ 08:45    휴식

08:45 ~ 09:45    토론

09:45 ~ 10:00    마무리

10:00 ~             못다한 이야기 

(생각과 마음을 나누는 포럼이 될 수 있도록 전 일정 참석 바랍니다.)


참가 신청 : saesayonmedia@gmail.com 으로 

이름 / 연락처 / 소속을 적어 보내주시면 발제문과 참고자료를 드립니다. 

발제문은 사전에 꼭 읽어오시길 바랍니다.



문의 : saesayon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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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 07 / 31 장시원/외부필진



 

[목 차]

1. 청년의 주거문제를 다루는 이유

2. 청년기 주거문제의 일반적인 특성

3. 서울 청년 1인 임차가구의 주거문제

4. 청년 주거권 개념 도입의 선결과제

5. 청년 주거권 개념의 실현 방향

 

 

 

[요약문]

오늘날 한국의 청년 세대는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다. 주거의 영역도 예외가 아니어서, 청년들의 주거환경은 대체로 불안정하다. 적절한 주거환경은 모든 인간이 존엄성을 유지하는 데에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특히 청년 세대가 삶의 안정적인 기반 위에서 여러 주체적인 경험을 통해 온전히 성장해나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

 

청년들이 주거문제 때문에 온전히 성장하지 못하면 사회 전체의 동력이 악화될 수 있다. 또한 청년기의 주거비 지출로 인해 개인의 생애주기 전반에서 경제적 취약성이 증가하며, 부모 세대의 노후보장까지 위협함으로써 장기적으로 국가의 사회보장비용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다. 나아가 청년기의 주거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생애주기적으로 차후에 발생할 수 있는 주거문제는 예방하는 투자적 복지지출이 될 수 있기도 하다. 따라서 청년의 주거문제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적절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최근 들어 ‘청년 주거권’ 개념이 대두되고, 청년들의 주거 문제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긴 하나, 이에 대한 학술적인 논의나 정당화 과정은 없었다. 본 연구에서는 청년 주거 관련 논의의 시작을 위해 서울 청년 1인 임차가구의 주거문제를 분석하였고, 심각한 주거문제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청년 주거문제를 해결하려면 주거복지, 청년 노동, 가구 특성 변화, 다른 집단의 권리 등 다양한 영역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 이번 연구를 시작으로, 청년의 주거문제와 권리에 대한 풍부한 논의와 활동이 이어지기를 희망한다.

 

 

 

※ 본 보고서는 연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학부 4학년인 필자가 연세대학교의 2013학년도 1학기 ‘사회과학자 양성세미나’ 수업(개인 지도교수: 연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혜경, 총괄 책임교수: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염유식)을 통해 작성한 논문 ‘청년 주거권 개념 도입을 위한 시론’에서 선행연구 분석을 대폭 생략하고 일부 내용을 수정한 것이다.

 




* 보고서 전문을 보시려면 PDF 아이콘을 눌러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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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31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신자유주의는 사적 재산권에 대한 모든 규제를 철폐해 극단적인 재산권을 추구하는 자본주의다. 기업의 소유자를 주주로 한정하고 기업의 모든 경영활동은 기업 지분의 소유자인 주주의 이익에 맞추고자 했다. 통상 이를 ‘주주 이익의 극대화’라고 불렀다. 주주들의 재산은 주가로 표현됐다. 기업이 무엇을 생산하고 장기적으로 어떤 전망을 가져야 하는지에 앞서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오르고 있는가를 기준으로 기업이 평가될 정도였다.

‘잔여 청구권’이라고 하는 그럴듯한 이론적 명분을 업고, 기업은 오직 지분을 소유한 주주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므로 당연히 기업 안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기업이라는 존재 안에 파묻히게 된다. 주주의 수익 극대화를 위해 기업의 비용은 최소화돼야 했다. 그리고 노동자는 최소화시켜야 할 비용의 하나에 불과했다. 이를 위해 ‘노동시장 유연화’라는 이름 아래 비용 최소화에 저항하려는 노동자의 모든 권리는 철폐됐다. 노동자에게 신자유주의 규제철폐는 노동권 자체의 철폐였던 것이다.

이처럼 노동권을 철폐하고 최상의 지위를 누리게 된 신자유주의 소유권과 재산권은 국민이 국가로부터 보장받아야 할 또 다른 권리인 주거권 역시 희생시키게 된다. 기업이 생산하는 상품의 가치보다는 기업의 재산청구권이라고 할 수 있는 주식가치를 더 중시하는 것처럼, 신자유주의는 주택에 대해서도 ‘주거’라고 하는 본래의 사용가치를 종종 무시하고 ‘자산가치’만을 중시하게 된다. 살기(Living) 위해서가 아니라 자산을 불리기 위해 사는(buying) 것이 주택이 됐다.

주가가 끝없이 올라 줘야 하는 것처럼 주택가격도 끝없이 올라야 했다. 주택이 끊임없이 스스로 가치가 불어나는 자산이 되면서 한 번도 살지 않은 주택을 구매하고 소유하는 일이 비일비재해졌다. 전체 가구의 8%에 달하는 140만 다주택 가구들은 그렇게 형성됐다. 심지어는 부동산 펀드를 통해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집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매입했다가 또 매도하는 일까지 흔하게 벌어졌다. 이런 주택거래를 방해하는 모든 규제들은 역시 철폐돼야 했다. 세금도 낮아져야 했고 거래제한도 완화돼야 했다.

사람이 거주하는 공간이어야 할 주택을 가지고 이처럼 거대한 자산시장이 형성되고 자산증식을 위한 매매거래가 복잡하게 진행된 결과는 무엇이었을까. 더욱이 이러한 시장의 규모를 끝없이 키우기 위해 금융시장의 막대한 자금까지 동원한 결과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다름 아닌 주택가격의 급등과 거품이었다. 외환위기 이후 99년부터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하기까지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은 평균 2.5배 이상 폭등했다. 그리고 주지하는 것처럼 미국에서, 스페인과 아일랜드에서 거품이 붕괴하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다.

한국은 급격한 거품붕괴 수준은 아니지만 2008년 이후 수도권 주택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투자한 자산이 하릴없이 줄어드는 것을 목도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자 재산권을 가진 주택 소유자들은 자신들의 자산가치를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정부를 압박해 세금·금융·건축 등에 남아 있는 규제를 풀어 왔고, 지금도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와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오직 재산권을 지키기 위해! 물론 국민에게는 실수요자의 거래 활성화나 경기회복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걸었지만….

그런데 그걸로 끝이었을까. 지난 10여년 동안 주택가격이 두 배 이상 오르면서, 서울시민들은 8~10년 정도의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집을 살 수 있을 정도로 소득 대비 집값 격차가 커졌다. 극심한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는 주택이라는 자산구입은 진작에 포기한 꿈이 됐다. 턱없는 소득에도 불구하고 루저가 되지 않기 위해 무리한 대출을 받아 주택소유자가 된 서민과 중산층 일부 가정들은 지금 ‘하우스푸어’라는 불명예를 얻게 됐다.

자산가치 증식을 위한 주택 소유자들의 무모한 질주로 인해 집 없는 45% 국민의 주거권은 철저히 외면당했다. 무리하게 빚을 얻어 집을 소유한 10% 정도의 하우스푸어에게도 주거권은 은행에 빼앗길 처지 직전에 와 있게 됐다. 지금이라도 이들에게 주거권이 보장되려면 주택가격이 소득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더 내려야 하건만, 주택소유자들의 가격상승 요구에 아직도 밀리고 있는 중이다. 주거권이 보장되려면 정부는 부동산 경기부양 이전에 공공임대주택 등의 정책에 집중해야 하지만, 아직 5% 남짓에 그치고 있는 공공임대주택 확대 속도는 느리기만 하다. 무제한으로 풀린 재산권이 노동권뿐만 아니라 주거권까지 국민에게서 빼앗아 간 것이다.  

*이 글은 매일노동뉴스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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