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07                                                                                  이상동 / 새사연 부원장

[새사연_이슈진단]법인세의모든것(2)_이상동(20150507).pdf




지난 글에서 우리는 법인세를 증세해야 하는 이유를 세 가지로 정리한 바 있다. 첫째로 기업이 이전보다 훨씬 많은 부를 가져간다는 점, 둘째로 법인세율이 오랜 기간 동안 가파르게 하락해 왔고 그 혜택이 대기업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법인세 하락에도 불구하고 임금과 사회보험료 등 1,2차 소득분배에는 기업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다양한 해법들이 제기되고 있다. 막대한 기업유보금에 세금을 물리는 방법, 실효세율을 높이는 방법(최고세율과 최저한세율의 인상 등) 그리고 사회목적세를 신설하는 방법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각자 나름의 합리성을 가지고 제기되는 방법들이고 무엇보다 복지국가로 가기 위한 첫걸음으로써 기업들의 동참을 끌어낸다는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막대한 복지 재원을 충당하는 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예컨대, 현재 대기업들에 대한 조세감면 혜택을 전면 취소한다고 하더라도 최대 4조원 수준의 세수를 늘리는 데 지나지 않는다.

일반정부 예산 중 사회보호 분야의 지출액 비중을 OECD 평균과 비교했을 때, 20%p이상의 격차가 발생한다. 북유럽의 복지선진국 수준은 차치하고 OECD 평균 수준까지만 맞춘다 해도 어림잡아 최소 약 80~100조원의 복지지출을 늘려야 한다. 복지 재정에 있어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여기서 정밀한 전략이라 함은 먼저, 1차 분배의 핵심인 임금 몫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것을 시작으로 한다. 더불어 기본 3대 세제-법인세, 개인소득세, 부가가치세-의 연쇄적인 관계를 고려한 배열과 증세 일정을 잡는 것이라 하겠다. 이를 골간으로 새로운 경제성장 패러다임에 입각하여 환경세제와 사회임금의 축을 강화하는 새로운 조세체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또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세상의 일이란 ‘좋은 그림’만으로 실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밀한 전략을 구축한다 하더라도 좋은 전략과 조응하는 ‘사회적 관계’를 창출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법인세의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된다. 낮은 법인세, 낮은 기업부담의 이면에는 초부유층의 막대한 ‘합법적 조세회피’가 숨어 있다. 합법적 조세회피는 분배의 민주주의를 훼손시키고 국가의 조세 기반을 허물어뜨린다. 대기업-초부유층을 정점으로 하는 사회적 관계, 구체적으로는 국가재정의 형태를 구성하는 사회적 관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면 법인세의 1% 증세는 그 몇 배의 효과로 돌아올 것이다.

본 글에서는 법인세와 관련하여 다국적 대기업들이 어떻게 해외 조세피난처를 이용하는지를 설명할 예정이다. 아래의 글을 읽기에 앞서‘만약 내가 초부유층이라면’을 가정해 보기 바란다. 실로 엄청난 탈세 규모가 보다 피부에 와 닿게 될 것이다.


법인세 탈세 방법 1. 수익 전취, 비용 전가

대기업들은 지방세를 포함한 법인세율 24.2%를 절세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지난 글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과세 표준 5000억원 이상의 대기업들의 실효세율은 17.1%이다. 대기업들의 최저한세율이 17%이므로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은 가능한 최고치까지 절세를 성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기업들의 절세 방법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해외 조세피난처에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법이다. 버진 아일랜드, 케이만 군도, 바하마, 바누아투, 뉴 칼레도니아, 나우루, 버뮤다 등 어디 있는지도 생소한, 그러나 조세피난처로 잘 알려져 있는 곳들을 비롯해서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스위스 등 선진자본주의 국가까지 포함해서 전 세계의 조세피난처는 60곳 이상이나 된다.

대기업들은 이들 조세피난처에 자회사를 설립한다. 이 때 자회사의 실소유주가 주로 재벌의 후계자라는 사실도 기억해 두자. 예컨대, 대기업 A가 원가 100억 짜리 물건을 국내에 있는 기업 B에 110억원에 팔아 10억원의 수익을 올린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24.2%, 즉 2억 4200만원을 법인세로 납부해야 한다. 그런데 대기업 A가 법인세 0%의 조세피난처 버뮤다에 설립한 자회사 C에 팔고 C가 다시 국내 기업 B에 판다면? 물론 이 때 물건이 버뮤다까지 갔다 오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 그냥 전달하면 되니까. 대기업 A는 버뮤다 자회사 C에 원가인 100억원에 팔아 이익을 남기지 않고 C는 B에 110억원에 판다. 수익은 고스란히 버뮤다 자회사 C에 귀속되므로 법인세는 온데간데없이 날아간다. 조세피난처의 자회사는 본사의 수익을 가져갈 뿐만 아니라 비용을 전가하는 방식으로도 세수 기반을 허물어뜨린다.

이런 식의 거래는 국세청의 과세표준 소득에 전혀 포착되지 않으므로 그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국세청은 해외 조세피난처의 역외 탈세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2013년 귀속분의 추징액을 1조 789억원으로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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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3.06.20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조세도피처에 세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저질렀을 것으로 추정되는 역외탈세 행위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인터넷 언론사 뉴스타파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함께 7차례에 걸쳐 대표적 조세도피처인 버진아일랜드의 한국인 소유 페이퍼컴퍼니를 폭로했다. 

그런데 여기에는 일부 중견 재벌가 인사가 포함되기는 했지만 국내 최대 재벌그룹인 삼성이나 현대자동차·SK·엘지 등은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정말 우리나라 핵심 재벌들은 역외탈세 같은 것은 하지 않는 준법정신을 갖고 있기 때문일까.

바다 건너 미국에서는 다른 소식이 들린다. ‘사악하지 말라’는 사훈으로 유명할 정도로 깨끗한 이미지를 가진 구글이나 애플·아마존 같은 IT회사들이 최근 역외탈세 등의 혐의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예를 들어 구글은 영국에서 32억파운드의 돈을 벌었으나 법인세는 600만파운드만 냈다는 사실이 최근에 밝혀졌다. 애플 역시 2012년 아일랜드 자회사를 이용해 90억달러의 세금을 덜 낸 것으로 알려져 미국 의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해 영국에서 43억파운드의 매출을 올렸는데 법인세는 매출의 0.1%만 낸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그럼 뭔가. 우리의 핵심 재벌기업들은 미국의 최고 IT회사들보다 높은 도덕성을 가지고 있단 말인가.

하나 유의할 것이 있다. 지금 뉴스타파가 폭로하고 있는 조세도피 행위는 대표적인 노골적 조세도피처 중 하나인 버진아일랜드에 있는 페이퍼컴퍼니 소유주가 누구인지에 국한돼 있다. 이런 식으로는 대부분 개인적 수준의 조잡한(?) 역외탈세 행각들이 폭로되는 정도로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대규모 역외탈세 주인공들은 따로 있다. 글로벌 금융기업과 다국적 기업들이 바로 그들이다. 글로벌 다국적 기업들은 조세도피처를 포함해 전 세계에 공식적으로 수백 개의 자회사를 두고 다양하고 복잡하게 내부거래를 한다. 2008년 미국 연방 회계감사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 100대 기업 중 약 80%가 조세도피처에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국경을 넘나드는 세계 교역의 3분의 2는 다국적 기업 내부에서 발생한다. 음성적으로 조세도피처에 자산을 숨겨 두거나 불법적인 거래를 하는 일부 부유층은 몸통이 아닌 것이다.

특히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확산되면서 다국적 기업들은 낮은 세금과 적은 규제, 비밀주의를 기업에게 보장하는 나라를 찾아 경쟁적으로 자회사를 세우기 시작했다. 각 국가에 세금을 내리고 규제를 풀지 않으면 다른 나라로 가겠다고 협박도 한다. 세계화되는 글로벌 다국적 기업들의 공세 앞에 국경에 갇힌 국민국가들은 무력했고, 결국 신자유주의 분위기에 휩쓸려 조세인하·규제완화·임금인하 경쟁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다국적 기업들이 사용하는 전형적인 역외탈세 수법은 바로 합법과 불법 기준이 모호한 ‘이전가격 시스템(transfer price system)'이다. 예를 들어 한국에 본사를 둔 자동차 회사가 프랑스에 법인을 세우고 자동차를 판매했다고 하자. 프랑스 법인이 직접 소매 판매하는 대신 세금이 낮은 아일랜드 법인에 원가보다 조금 높게 넘기고, 아일랜드 법인에서 이익을 크게 붙여 판매했다면 프랑스 법인은 이익이 거의 없을 것이므로 세금도 거의 안 낼 것이다. 한술 더 떠서 세금이 낮은 이웃 룩셈부르크에 금융법인 계열사를 설립한 뒤 프랑스 법인이 여기서 금융대출을 받게 하고 그나마 이익도 이자비용으로 룩셈부르크 금융법인에 돌려줬다면, 프랑스 법인은 매출이 아무리 많아도 세금을 한 푼도 안 낼 수 있다. 이익은 없고 비용만 잔뜩 늘어났으므로. 

이런 식으로 소득은 저세율 국가로, 비용은 고세율 국가로 이전시키는 방법을 통해 역외탈세를 하는 것이다. 이런 행태는 수많은 계열사와 자회사의 중개망을 통해 이뤄진다. 앞서 언급한 구글·애플·아마존이 했던 수법도 이렇게 이전가격 시스템을 통했을 개연성이 높다. 

우리나라로 돌아와 보자. 알다시피 우리나라 재벌은 엄청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총수가 있는 43개 재벌이 거느린 계열사는 1천500곳이 넘는다. 삼성도 76곳이나 된다. 하지만 여기에는 해외 계열사가 빠져 있다. 재벌들의 해외 계열사는 국내 규모의 두 배 가까이 되는 2천693곳이다. 삼성그룹은 440곳이 넘고, 현대차와 엘지·SK·롯데도 200여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재벌들도 2000년대 이후 글로벌 기업으로 진화함에 따라 전 세계 국가에 수백 개의 계열사와 자회사를 거느리면서 각 국가별 세율 차이와 제도 차이를 악용해 역외탈세를 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것이다. 국내에서 일감 몰아주기를 서슴지 않고 자행하는 것을 감안해 볼 때 결코 무리한 예측이 아니다.

만약 우리 정부가 정말 제대로 조세정의를 세우고 싶다면, 막대한 해외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재벌들의 ‘해외 계열사를 포함한 내부거래’를 주기적으로 조사해야 한다. 우선 조세도피처에 있는 핵심 재벌들의 해외 계열사가 얼마나 되는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해외계열사 사이의 편법적인 내부거래를 통한 이전가격 조작으로 납세의 의무뿐 아니라 금융규제·형법 준수의무와 상속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는지 감독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자본규모·매출·고용 등을 감안해 이익이 지나치게 많거나 적은 해외 계열사는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 이 글은 매일노동뉴스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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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3 / 05 / 24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최근 조세피난처로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한국 대기업들이 적발되고 있어 경제민주화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과연 외국의 대기업들은 어떨까. 신자유주의 탐욕의 끝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새사연은 2012년 1월부터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에 관해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요약 정리하여 소개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2013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외에 사회 분야까지  확장하여 해외의 좋은 주장과 의견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 주)

 

 국제적인 조세 피난처 버진 아일랜드에 재산을 숨겨둔 부자들의 명단이 공개되면서 사회적 여론이 뜨겁다.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렵고 갈수록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 재정마저 빡빡하여 긴축이 세계적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우리도 뒤늦게 사회 안전망을 늘리기 위한 복지지출 규모가 만만치 않다. 그런데 부자들이 마땅히 내야 할 세금을 안내면서 조세 피난처에 재산을 은닉해두고 있으니 국민적 분노가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런 상황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규제완화가 확대된 이래 더 심화되었다. 특히 ‘사악하지 말라’는 사훈으로 유명한 세계적 IT기업 구글, 그리고 애플과 아마존 등도 여기서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충격을 주고 있는 중이다.

 

예를 들어 구글은 이미 2011년 세전 수익의 80%에 해당하는 98억 달러를 법인세가 전혀 없는 버뮤다로 옮겨 세율을 절반 가까이 줄였다는 것이 밝혀져 세계적인 논란거리가 되었다. 또한 영국에서 32억 파운드(2011년)의 돈을 벌었으나 법인세는 600만 파운드만 냈다는 사실이 최근에 밝혀지기도 했다.

 

또한 아이폰 제조사 애플 역시 2012년 아일랜드 자회사를 이용하여 미국에서 얻은 수익에 대한 세금납부를 지난해 90억 달러 정도 덜 냈다고 알려져 미국 의회 조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2012년 현재 미국계 다국적 기업의 해외 자회사들이 해외 취득 소득을 본국에 돌려보내지 않아 1조 7천억 달러의 현금이 해외에서 보관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때마침 미국 진보 경제학자 로버트 라이시(Robert Reich)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주요 글로벌 기업들의 조세회피와 법인세 감세 주장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어 소개한다. 그는 일관되게 미국 공화당의 긴축 주장에 반대하면서 부자 증세를 적극 주장해온 학자다. 라이시는 글로벌 대기업들의 조세 회피와 감세가 결국 평범한 국민들의 세금으로 매워질 것이라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아울러 그는 글로벌 대 자본의 조세 회피를 막기 위해 주요 선진국들이 서로 협조해야 할 중요한 시기에, 오히려 반대로 극우 국수주의 경향까지 나타나고 있는 최근 경향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세계화가 글로벌 자본에게만 특히 어떤 이익을 주고 있는지, 이들이 ‘국가 경쟁력’ 운운하며 애국적인 발언을 하고 있지만, 실은 어떻게 세계적으로 임금을 깎는 경쟁을 부추기고 세금을 회피하여 이익을 확장하는지에 대해 로버트 라이시 교수는 짧은 블로그 글에 압축적으로 담아놓고 있다. 결국 애플과 구글, 아마존처럼 선할 것만 같은 글로벌 첨단 기업도 제대로 규제를 하지 않으면 절대 선한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글로벌 자본과 국민국가(Global Capital and the Nation State)

 

2013년 5월 20일

로버트 라이시(Robert Reich)

로버트 라이시 블로그(http://robertreich.org/)

 

 

글로벌 자본이 그 어느 시기보다도 막강해짐에 따라, 거대 기업들은 국가 ‘경쟁력’을 올려야 한다면서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타내고 세금을 깎아서 몸집을 유지하려고 정부와 시민들을 협박하고 있다. 동시에 찾아낼 수 있는 가장 낮은 조세 피난처에 이윤을 숨겨두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과 시민들은 이제 이들 글로벌 기업들이 세금을 회피하지 못하도록 포괄적인 조세 협약을 맺을 필요가 있다.

 

구글, 아마존, 스타벅스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 그리고 모든 월가의 거대은행들은 가능한 많은 이익을 해외에 숨겨두고 있다. 그러면서 미국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낮은 법인세가 필요하다고 워싱턴을 압박한다.

 

물론 헛소리다. 사실은, 글로벌 기업들은 (자신의 국가의 국가 경쟁력 운운하면서 자국에 대한 애국적인 표현을 쓰지만 - 역자) 어떤 나라에 대해서도 아무런 충성심도 갖지 않는다. 그들의 목적은 오직 가능한 돈을 많이 버는 것이며 세금을 낮추고 보조금을 늘리기 위해 국가 사이의 경쟁을 조장하는데 불과하다. 그리고 결국은 자신들이 내야 할 세금을 평범한 국민들에게 떠넘기려 하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낮은 임금을 찾아 해외공장을 이전하는 등 각 국가의 노동자들에게 저임금 경쟁을 조장한 탓에 그 평범한 국민들은 이미 월급이 쪼그라들어 있는 상황인데도 말이다.

 

며칠 런던에 있었는데, 영국에서는 골드만삭스가 영국정부와 세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담합을 하는지에 관한 얘기뿐이다. 구글은 세금이 낮은 아일랜드 자회사를 이용해서 영국에서 세금을 거의 내지 않기 위해 영국매출을 조작했다.(이 문제를 조사한 영국 의회 위원회 의장은 ‘사악하지 말라’는 사훈을 가진 구글에게 ‘기만적이고, 계산적이며, 비윤리적’이라고 비난했다.) 아마존은 세금이 낮은 룩셈부르크의 자회사로 영국 매출을 돌리는 방법을 찾아냈다. 때문에 영국에 내는 세금보다도 더 많은 보조금을 영국 정부로부터 받게 되었다. 스타벅스의 세금회피 전략은 너무 노골적이어서 영국 소비자들은 문제가 시정될 때까지 스타벅스 보이콧을 시작했다.


* 골드만삭스 영국 법인이 2013년 연초로 예정됐던 2010~2012년분의 보너스 지급 시기를 오는 4월 초로 연기하는 계획을 세웠던 적이 있다. 4월 6일부터 시작하는 2013회계연도부터 영국 소득세의 최고 세율이 45%로 기존보다 5%포인트 낮아지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이처럼 지급을 연기하면 골드만삭스 임직원들은 수천만 파운드의 세금을 덜 내게 된다. 머빈 킹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는 이날 하원 재무위원회에 출석해서 "이렇게 많이 버는 사람들이 지급 시기를 조정, 세율에서 이득을 취하는 데 골몰한다는 것은 우울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비판한 바가 있다.

 

* 아마존은 2012년 영국에서 43억 파운드 매출을 올렸는데 법인세는 매출의 0.1%만 낸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아마존은 지난해 영국에서 법인세로 240만 파운드를 냈지만 일자리 창출 명목으로 이보다 많은 250만 파운드의 보조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도덕성 논란에 휘말렸다. (연합뉴스 2013.5.22)

 

* 스타벅스는 영국에 진출한 1998년부터 총 30억 파운드의 매출을 올리고도 법인세는 860만 파운드만 낸 사실이 드러나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 홍역을 치렀다. 스타벅스는 결국 2013∼2014년 1천만 파운드의 세금을 더 내기로 했다. (연합뉴스 2013.5.22)

 

 그러는 사이, 각 국가들이 함께 뭉쳐서 글로벌 자본에 대항하여 협상력을 높이기를 기대할 시점에서, 정 반대의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데 외국인 혐오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유럽연합 탈퇴를 주장하는 영국독립당(UKIP)이 점점 더 강력해지면서 영국에서 세 번째로 대중적인 정당이 되어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영국 유권자 다섯 명 중 한 명은 다음 총선에서 독립당에 투표할 생각을 하고 있다. 유럽연합 탈퇴 논쟁에 대한 데이빗 캐머런 영국 총리의 수습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독립당 지지율은 4% 포인트가 상승하여 19%가 되었던 것이다.

 

우익 국수주의 정당들은 유럽의 다른 나라들에서도 세를 확장시키고 있다. 미국 보수주의자들도 이민 반대나 보호주의 뿐 아니라 기업들에게 낮은 세금 많은 보조금을 주도록 국가 간 경쟁을 부추기는 압박을 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이 같은 분열 양상은 글로벌 자본의 힘만 강화시켜줄 뿐이다


* 원문 게재 사이트:

http://www.social-europe.eu/2013/05/global-capital-and-the-nation-st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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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고서 전문을 보시려면 PDF 아이콘을 눌러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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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 / 09 / 04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미국에서는 11월 열릴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대선 후보 미트 롬니(Mitt Romney)의 탈세 혐의가 집중 부각되고 있다. 롬니와 그가 만든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은 케이먼 군도와 같은 조세피난처에 가짜회사를 만드는 방법 등을 통해 세금을 회피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펀드회사가 고객으로부터 받는 수입은 35%의 소득세율이 적용되어야 하지만, 이를 다시 투자 펀드에 넣어서 15%의 자본이득세율을 적용받도록 한 것이다.

이를 두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스티글리츠가 또 한 번 롬니 후보를 비판하고 나섰다. 그간 스티글리츠는 롬니 후보가 불평등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며, 롬니의 긴축정책은 경기를 둔화시키고 일자리 부족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해왔다.

스티글리츠의 글을 요약하자면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롬니의 탈세를 비판하고 있다. 우선 현대 경제를 유지하는데 교육이나 기술과 같은 공공재가 필수적인데, 공공재의 생산을 위해서는 모든 사회구성원이 공정한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유지에 필요한 신뢰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제도가 모두에게 공평하다는 믿음을 주어야 하는데, 탈세는 그러한 믿음을 훼손시킨다는 것이다.

셋째, 불평등이 악순환한다는 것이다. 고소득자의 탈세를 통해 경제적 불평등은 악화되고, 이는 금권정치를 통해 정치적 불평등으로 이어진다. 다시 정치적 불평등은 특권층에게 유리한 사회경제적 제도를 만들어냄으로써 경제적 불평등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롬니의 탈세 혐의에 대한 스티글리츠의 비난은 결국 공정하지 못한 사회가 어떤 문제를 초래하는지를 보여준다. 이는 단지 세금 문제 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경제 문제에 적용될 수 있으며, 미국 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도 적용될 수 있다.

 

롬니가 내야 할 공정한 몫

(Mitt Romney's Fair Share)

 

2012년 9월 3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조지프 스티글리츠(Joseph E. Stiglitz)

미트 롬니의 소득세가 미국 대선에서 중요한 쟁점이 되고 있다. 단순한 정치적 공세일까? 아니면 진짜 중요한 문제일까? 답하자면 이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며, 미국에 국한된 문제만은 아니다.

미국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토론의 밑바닥에 깔린 주된 주제는 국가의 역할과 공동체 행동의 필요성이다. 현대 경제의 핵심이라 할 민간부문조차 혼자서는 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다. 예를 들어 2008년 금융위기는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마련해주는 것을 포함한 효과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현대 경제는 기술적 혁신 위에 세워져있다. 기술적 혁신은 정부에 의한 기본연구기금 덕분에 가능했다. 이는 생산될 경우 모두가 이익을 얻지만, 민간부문에만 맡겨놓을 경우 적게 공급되거나 아예 공급되지 않을 수 있는 공공재 중 하나이다.

미국의 보수당은 공적으로 제공되는 교육, 기술, 기반시설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정부가 공공재를 제공하는 경제는 그렇지 않은 경제보다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낸다.

하지만 공공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필요하다. 모든 사람들이 공정한 몫을 지불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두가 동의하지는 않겠지만, 신고된 소득(케이먼 군도나 다른 조세피난처에 숨겨진 자산은 미국 정부에 신고되지 않는다)의 15%만을 세금으로 지불하는 고소득자들은 분명 공정한 몫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

물고기는 머리부터 썩는다는 오래된 속담이 있다. 대통령과 그 주변인들이 공정한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다른 이들이 그러기를 바랄 수 있겠는가? 모두가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우리에게 필요한 공공재를 마련할 수 있을까?

민주주의는 세금 납부를 통해 이루어지는 신뢰와 협동의 정신에 기반하고 있다. 부자들이 그러듯이 모든 사회구성원이 조세 회피에 에너지와 자원을 낭비한다면, 조세 제도는 무너져버리거나 훨씬 더 강압적이고 강제적인 구조로 바뀔 것이다. 두 경우 모두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

만약 모든 약속이나 계약이 법을 통해 강제되어야 지켜질 수 있다면, 결국 시장 경제는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단지 제도가 공정하다는 믿음만 존재한다면, 신뢰와 협동은 유지될 수 있다. 최근 한 연구결과는 경제제도가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협동과 노력을 갉아먹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많은 미국인들은 미국의 경제제도가 불공평하며, 조세 제도는 불공정의 상징과도 같다고 생각한다.

억만장자 투자가인 워렌 버핏(Warren Buffett)은 그가 내야 하는 세금을 모두 납부하고 있지만 그의 비서보다 그의 소득 세율이 더 낮으며, 이는 제도 자체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뜻이라고 주장한다. 그가 옳다. 세금을 면제 받은 롬니도 워렌 버핏과 유사한 지위에 있다. 실제로 닉슨이 중국에 방문했던 것과 같은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부자에게 더 높은 세금을 부과할 것을 주장했던 최고 권력의 위치에 선 부유한 정치인이 역사의 진로를 바꿀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롬니는 그런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낮은 세율로 인한 세금 투기가 결국은 경제를 망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상위층의 세금 투기는 경제학자들이 ‘지대(rent)'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는 경제의 파이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파이의 큰 조각을 집어 가는 것일 뿐이다.

소득 상위층에는 경쟁을 저해하고 생산을 제한하는 방식을 통해서 자신들의 소득을 늘리려는 많은 독점가들이 존재하고 있다. 협동으로 얻은 수익 중 자신이 더 많은 부분을 얻기 위해서 노동자를 위한 몫은 거의 남겨두지 않은 채 회사법의 허점을 이용하는 CEO들, 중산층과 저소득층 가정을 대상으로 약탈적 대출을 자행하고 신용카드 남용을 부추긴 은행들이 그들이다. 이들의 지대추구행위와 불평등은 소득 상위층의 세율이 낮아지면서 늘어나기 시작했다. 규제는 사라져버렸고, 그나마 존재하는 규제는 약화되었다. 지대추구행위를 할 수 있는 기회는 늘어났고,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부당한 이득도 매우 커졌다.

오늘날 총수요의 부족은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괴로운 문제이다. 높은 실업률과 낮은 임금, 엄청난 불평등을 가져왔으며, 악순환은 이어져서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다. 불평등과 경제적 불안정과 취약성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인식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여기 또 다른 악순환이 있다. 경제적 불평등은 정치적 불평등으로 이어지며, 다시 정치적 불평등은 롬니와 같은 사람들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제도를 만들어 내면서 경제적 불평등을 강요한다. (롬니는 지난 10년 간 최소 13%의 세율로 세금을 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장에 의한 정치가 가져온 경제적 불평등은 오늘날 전세계 경제를 약화시키는 중요 원인 중 하나이다.

롬니는 조세 회피를 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결과는 국세청의 조사를 통해서만 알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최고 한계 소득세율이 35%라는 점을 고려할 때, 그는 상당 규모의 조세 를 회피한 것이 분명한다. 물론 문제는 단지 롬니만이 아니다. 이같은 수준의 조세회피는 공공재의 생산과 분배를 어렵게 한다, 공공재 없이 현대 경제는 번영할 수 없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롬니와 같은 규모의 조세 회피는 제도의 근본적 공정성에 대한 믿음을 훼손한다는 것, 그리하여 사회를 함께 살아가는 곳으로 만들어 주는 연대의식을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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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07.31여경훈/새사연 연구원

 

영국에서 조세정의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조세정의네트워크(Tax Justice Network)의 발표에 따르면, 2010년 말 기준 조세피난처(tax heavens)에 은닉된 슈퍼부자의 금융자산의 규모가 최소 21조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미국과 일본의 GDP 총액을 합한 것과 대략 동일한 규모다. 이 중 우리나라 재벌이나 슈퍼부자의 금융자산은 대략 7790억 달러로 추정하였다. 이는 2011년 기준 GDP(1조 1000억 달러)의 70%에 달하며, 대외부채 총액(3984억 달러)의 두 배에 달하는 천문학적 금액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에서 수석경제학자를 지낸 James Henry가 주도한 보고서의 주요 결과와 함의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세계 50대 글로벌 금융회사가 조세피난처의 자금 관리를 주도하였다. 50대 기업이 12조 1000억 달러의 천문학적 금액을 운용하고 있다. 2005년 5조 4000억 달러에서 연평균 16% 증가율로 자산운용의 규모를 늘리고 있다.

● 이 중 10대 은행이 전체의 51.2%인 6조 2000억 달러, 3대 은행이 전체의 30%인 3조 6000억 달러를 운용하고 있다. 3대 금융회사는 UBS, Credit Suiss, 그리고 골드만삭스로 밝혀졌다. 이 중 골드만삭스는 2009년 2205억 달러에서 2010년 8400억 달러로 1년 만에 거의 네 배 가량 증가하였다.

● 국제 조세피난처에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부자들은 대략 935만 명으로 추정되며, 이 중 91000여 명이 1인당 1조 8000억 달러, 전체 규모로는 9조 8000억 달러를 은닉하고 있다. 전 세계 60억 인구의 0.001%가 글로벌 금융자산의 30%, 해외 은닉자산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 21조 달러의 연 수익률을 3%로 가정하고, 30%의 소득세를 부과하면 대략 2000억 달러의 세금을 부과할 수 있다. 한국의 조세피난처 추정 규모인 7790억 달러를 위의 가정에 그대로 적용하면 대략 70억 달러의 소득세 수입을 늘릴 수 있다. 2010년 기준 소득세 37조 5000억 원의 20%에 달하는 금액이다.

● 해외 조세피난처 은닉 재산 규모를 고려하면, 소득과 재산에 대한 일반적인 불평등 추정치는 실제보다 심각하게 과소평가되어 있다. 1% 부자는 통상적인 설문조사에 포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재산 또한 해외에 은닉되고 과소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부의 분배]

재벌은 동네 구멍가게를 노리고, 은행은 해외 자산은닉에 힘쓰고...

자본주의가 유지되기 위한 기본적인 룰이 있다. 바로 기업가정신이다. 새로운 시장과 사업 영역의 개척, 낡은 것을 파괴하고 새로운 것의 창조, 조직과 구조의 부단한 혁신. 이른바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라고 알려진 기업가정신이 자본주의의 취약성과 근본 모순을 지탱하는 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 눈에 비친 세계는 내부로부터 허물어지고 있는 자본주의다. 동네 구멍가게와 재래시장의 생계까지 위협하는 재벌의 탐욕에 대한 국민의 분노에서 경제민주화 논의가 시작되었다. 여기에 최근 은행의 CD 금리 담합 문제까지 터져 재벌과 은행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치솟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서민의 푼돈을 긁어모은 자금을 세금마저 내기 아까워 조세피난처에 은닉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자본주의가 지켜야 할 기본 선을 넘어선 것이다. 부디 자본주의 본연의 기업가 모습을 회복하기 바란다. 경제민주화는 외딴 섬에 갇힌 재벌과 은행이 국민의 친구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구원하는 운동이다. 너무 늦지 않도록 스스로 개혁에 동참하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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