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이슈 2011.09.08 15:18
2011 / 09 / 08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저임금에 불안정한 노동에 시달리며, 안정된 미래를 꿈꾸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은 청년세대의 안타까운 현실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사회적인 방치와 착취의 굴레 갇힌 청년들의 문제에 대해 당사자들이 직접 마주 하고 해결해나기 위한 움직임들 일어나고 있고 이 가운데 ‘청년 유니온’의 활약이 단연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피자 30분 배달제’ 폐지에 이어 ‘커피전문점 주휴수당 미지급’의 문제 제기를 통해 청년의 노동, 아르바이트 등의 문제에 대해 현실적인 접근, 분석과 실천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다음 청년유니온의 보고서는 청년아르바이트의 실태와 개선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청년들의 노동권 보장의 발판이 마련되길 기대해 봅니다. <편집자 주>

<커피전문점 ‘주휴수당’ 미지급 실태 조사 보고서>

- 청년유니온

■ 기획의도

커피전문점은 2011년 현재 전국에 3,000여개가 넘게 있으며 매년 두 배 가까이 성장하고 있는 거대 산업이다. 외국계 브랜드에서부터 국내 브랜드까지 수많은 브랜드들이 화려한 인테리어와 쾌적하면서도 최첨단을 달리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젊은층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각광받으며 청년들이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재 커피전문점 산업은 기존의 소자본으로 창업하는 소규모의 테이크아웃 전문점이 아닌 주로 몇몇의 재벌대기업들이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고 주도하는 거대 프랜차이즈 산업이 되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한 테이크아웃점들은 대부분 압도적인 자본규모를 앞세운 대기업 프랜차이즈에 밀려 몰락의 길을 걷고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화려하게 성장하는 산업의 이면에는 사실상 노동권의 사각지대라는 어두운 면이 있으며 그 피해자들의 대부분도 청년노동자들이라는 문제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편의점, PC방 등 청년들이 많이 일하는 노동현장과는 다르게 최저임금 이상의 시급을 주고 노동조건이 더 나은 것처럼 알려져 있는 ‘커피전문점’들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청년유니온 조합원들의 경험에 의하면 대부분의 커피전문점들이 근로기준법에 근거하여 주당 15시간 이상 일하는 노동자에게 지급되어야 할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설명과 같이 ‘주휴수당’은 근로기준법의 의거하여 지급되어야 하는 ‘임금’이다. 주당 15시간 이상 일하는 노동자가 소정근로시간을 모두 채웠을 때 ‘반드시’ 지급해야 하는 임금의 일종이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주5일 근무를 상정하는 최저임금에서 주휴수당은 최저임금에 산입되어 계산되기도 한다. 매년 노동계와 경영계가 힘겨루기를 하는 최저임금을 월단위로 계산할 때 주휴수당이 포함된다.

주 5일 근무 시 한달 최저임금 계산

[{(주 40시간 + 8시간(일요일 유급 휴무)} * 52.14주 / 12월] * 4,320원
= 208.56시간 * 4,320원
= 209시간(사사오입) * 4,320원 = 902,880원 : 2011년도 월 최저임금

그러나 제조업이나 일반 사업장들과는 다르게 청년들이 일하는 노동현장에서는 대부분 주휴수당이 지급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 중에서 최근 급성장하면서 매년 수백억의 영업이익을 내는 대기업들의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에서 십여년간 주휴수당을 주지 않고 사실상 임금체불을 하고 있는 현실을 큰 문제가 있다 할 수 있다. 이에 청년유니온은 주요브랜드 7개, 전국 약 250여개의 커피전문점의 주휴수당 지급실태를 조사하였고 이를 분석하였다.

■커피전문점 산업 현황

- 현재 브랜드 커피숍 매장 전국에 약 3000개로 추정됨
- 매년 시장이 10%이상의 성장을 하고 있으며 최근 주목받고 있는 토종 커피전문점 브랜드 ‘카페베네’의 경우 2년여만에 4배의 초고속 성장을 이루었음
- 커피시장 규모는 커피전문점 1조원, 커피믹스 1조1000억원, 커피음료 7000억원, 이 외에 각종 커피기계와 원두커피를 합해 2000억원가량 총 3조원으로 추정된다
- 최근에 커피전문점은 소위 재벌대기업 3세들이 직접 운영하거나 런칭하는 주요 산업으로 알려져 있음. 스타벅스의 경우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런칭했으며 투섬플레이스의 경우 CJ이재현 사장, 최근 런칭된 ‘보나비’는 이부진 사장 등이 직접 런칭하고 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커피산업은 전체 3조원, 그 중에서 커피전문점 산업은 1조원 규모로 알려져 있으며 매년 급속한 성장을 하고 있음.

■ 주요 대기업 커피전문점 브랜드 현황


대형 브랜드 커피전문점 매장수는 카페베네가 570개(직영점: 12개, 가맹점: 558개)로 가장 많다. 이어 엔제리너스 415개(직영점:83개, 가맹점: 332개), 스타벅스 341개(전매장 직영), 할리스 334개(직영: 24개, 가맹:310개), 커피빈 219개(전매장 직영) 순이다.

* 자료 : 원문 참고

조사결과 및 분석

※‘스타벅스’의 경우 파트타이머 아르바이트생과 근로계약시 주당 15시간미만으로 계약하지만 실제 매장에서는 그 이상의 노동을 하게 하는 방법으로 주휴수당을 법적으로 회피하려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됨

주요 대기업 커피전문점 브랜드 7개를 전국적으로 조사한 결과 커피전문점 평균 시급은 4,448원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주는 곳은 ‘할리스'로 시급 4,518원을 주고 있었고 시급이 가장 낮은 곳은 ’스타벅스‘로 4,385원을 주고 있었다. 그러나 커피전문점 시급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 지역에 따라 큰 차이가 나므로 일괄적으로 특정 브랜드가 시급이 더 높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지점이 있다.

‘주휴수당’ 지급여부는 전체 조사대상의 11.5%만이 지급하고 있었고 81.2%는 주휴수당을 확실히 주지 않고 있었으며 7.2%는 무응답 또는 지급여부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였다. 브랜드별로는 전매장 직영운영을 하고 있는 ‘커피빈’의 경우 조사대상의 100%가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있었으며 최근 급속히 매장수를 늘리고 있는 ‘카페베네’의 경우도 91%가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있었다. 소비자 인지도가 가장 높은 ‘스타벅스’의 경우도 70%가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있었으며 ‘할리스’, ‘파스구찌’, ‘엔제리너스’ 등도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비율이 7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휴수당을 주지 않는 특별한 이유로 매장에서 답변한 경우는 ‘주 40시간 이상 일하는 노동자만 지급한다’라거나 ‘정규직만 지급한다’는 답변이 있었으며 특이한 경우로 ‘스타벅스’의 경우 법에 따라서 주휴수당을 주어야 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아르바이트생은 주당 ‘14.5시간’만 일하게 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런 경우 외에도 스타벅스처럼 실제 근로계약은 주당 15시간 미만으로 하지만 매장에서 실제 근로는 주당 15시간 이상을 하도록 하여 주휴수당 지급을 회피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주휴수당 미지급이 근로기준법상 임금체불 건에 해당하기 때문에 시효가 3년이 되는 큰 규모의 임금체불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각 브랜드별로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비율과 현재 매장수 그리고 매장을 운영하는데 최소한의 아르바이트생 수와 주휴수당 지급의 기준이 되는 최소 노동시간인 15시간으로 최소규모로 산정을 해보아도 7개 브랜드 총합 약 197억원의 임금체불이 현재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매장 수가 가장 많은 ‘카페베네’의 경우 3년치 총 59억5천만원의 임금체불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엔제리너스가 34억여원, 스타벅스와 커피빈, 팔리스 등이 26억여원, 파스구찌 12억, 탐앤탐스 16억원 등 엄청난 규모의 임금체불이 상존하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었다.

근로기준법상 임금체불에 해당하는 주휴수당의 경우 미지급시 사업주가 형사고발 대상이 되는 엄중한 법위반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청년노동자들이 노동법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고 주요 대기업 커피브랜드들이 이를 악용하여 마치 시급만 지급하면 모든 임금을 다 지급한 것처럼 부당한 임금체불을 관행으로 해온 것으로 분석된다. 위에 언급한 주요 커피브랜드들이 매장을 오픈한지 벌써 10여년이 되어가고 있으며 최근 주요 재벌대기업 커피전문점 브랜드들의 한해 영업이익이 100에서 2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지난 10여년간 커피전문점 산업은 매년 수백억원 이상의 청년노동자들의 임금체불을 기반으로 성장한 것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 문제점 및 과제

1. 고의적인 임금체불

주요 대기업 커피전문점 브랜드들의 주휴수당 미지급 문제는 다분히 고의적인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와 ‘커피빈’의 경우 전매장 직영운영을 하고 있으므로 주휴수당 미지급 문제는 본사의 운영방침이 아니고서는 일어날 수 없는 문제이다. 또한 카페베네의 경우도 특정가맹점 형태를 취하면서 사실상 해당 매장의 운영은 본사가 운영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이기 때문에 ‘주휴수당’미지급 문제를 가맹정 업주의 노동법 인지부족의 문제로 보기 어렵다. 역시 엔제리너스나 탐앤탐스와 같은 경우도 가맹점이 직영점보다 많다고 하더라도 애초에 주휴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을 몰랐을리 없고(이미 맥도널드 등 패스트푸드점이 2000년대 중반 노동부로부터 시정조치를 당한 바 있다) 해당 가맹점 업주에게 사전인지를 해야하는 최소한의 책임도지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2. 노동법에 대한 인식부족 또는 고의적인 회피

‘주휴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매장들이 상당 수 있었음에도 대부분이 근로기준법에 근거한 주휴수당 지급 기준을 어기고 있었다. 이는 해당 매장이 노동법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거나 청년노동자들에게 고의적으로 주휴수당 지급을 하지 않기 위해 변명거리를 만들어놓는 경우였다. 대표적인 경우 몇 가지를 소개한다.

매장측 답변

“주 40시간 이상 일하는 경우만 지급한다”
“아르바이트생은 지급하지 않는다”
“정규직만 지급한다”
“과거와 달리 법이 바뀌어서 지급하지 않는다”

근로기준법에 근거한 법적인 해석

- 주휴수당은 근기법에 의거하여 주당 15시간 이상 일하는 노동자에게 모두 지급되어야 한다
- 주휴수당은 정규직, 비정규직, 아르바이트등의 구분없이 지급되어야 하는 것이다
- 법이 바뀌지 않았으며 현행법에도 반드시 지급하도록 되어있다

3. 실제사례

사례1.
청년유니온 조합원 이모씨(29, 여)는 커피빈(전매장 직영)에서 5개월 가까이 주 40시간씩 매장일을 했었다. 그런데 그 기간동안 매번 일하는 시간에 최저임금 시급을 곱한 만큼만 임금을 받았었다. 나중에 본인이 직접 주휴수당 미지급 문제를 매장 관리자에게 제기했고 매장 관리자는 본사와 논의후 지급하는 것이 맞다며 주휴수당을 지급했다. 당시 이야기로는 해당 브랜드에서 처음 주휴수당을 지급하는 것이라고 하며 다른 아르바이트생에게 절대 말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사례2.
청년유니온 조합원 김모씨(21, 남)씨는 강남의 카페베네 직영매장에서 일하고 있다. 시급은 4,320원 2011년도 최저임금에 정확히 달한다. 하루 8시간씩 주5일을 일하고 있지만 주휴수당은 한번도 지급된적이 없다. 한달에 무려 15만원의 돈이 임금체불되고 있는 것이다. 해당 매장은 카페베네 직영매장으로 매시간 5명 이상의 아르바이트생들이 일하고 있지만 누구도 주휴수당을 받은 적이 없다.

4. 노동부의 행정관리감독 미흡의 문제점

최근 노동부는 OECD에 한국의 경우 ‘주휴수당’제도가 있기 때문에 법정 최저임금이 2011년 기준 4,320원이 아니라 주휴수당을 포함해서 약 5,200원으로 계산해야 한다며 OECD가입국가중 21위에 해당하는 한국의 최저임금 순위를 11위로 상향시켜야 한다고 제기하였고 이를 OECD에서 받아들인바 있다. 고용노동부의 주장에 따르면 주휴수당은 최저임금에 포함되는 임금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정작 노동자들의 생활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현행 최저임금 수준도 문제이지만 고용노동부의 주장대로 주휴수당을 최저임금에 포함시킨다고 한다면 실제 ‘주휴수당’이 일반적으로 최저임금 만큼 기본적으로 지급되고 있는지를 확인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번 청년유니온의 대기업 커피전문점 브랜드 주휴수당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노동현장에서 주휴수당이 지급되고 있지 않다. 따라서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의 국제순위를 편법으로 높이려 하기보다는 오히려 현행 법제도를 현장에서 제대로 지키도록 감시하고 행정지도 하는 것이 맞다. 고용노동부는 매년 각 사업장의 최저임금 실태를 조사한다면서 최저임금 위반 사업장 등을 찾아내고 있지만 정작 그 과정에서 주휴수당 미지급 문제는 한번도 제기한 적이 없다. 고용노동부 스스로 법제도를 무력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 대책 및 개선방향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용노동부가 최저임금 실태조사를 하는 것 이상으로 커피전문점 및 각 산업의 주휴수당 지급 실태조사를 진행하여야 한다. 이를 통해 주휴수당 미지급이 임금체불에 해당하며 최저임금 위반에도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을 인지시키고 직접 관리감독하여야 한다.

또한 지금까지 주휴수당을 지급받지 못해 수백억원 이상의 임금이 체불된 청년노동자들이 체불임금을 보전받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 ‘주휴수당 미지급 상담센터’ 등을 고용노동부에서 운영하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주로 프랜차이즈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는 커피전문점 산업의 특성을 고려하여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과 계약체결시 반드시 기초적인 노동법에 대한 교육을 이수하도록 제도적으로 강제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업자필증을 교부할 때 노동법 교육이수를 필수로 하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참고자료>

- 주휴수당이란?

1) 휴일의 의미

‘휴일’은 근로자가 근로계약상의 근로제공의무를 부담하지 않기로 미리 정해진 날을 말하는 것으로 소정의 근로일을 그대로 둔 채 임시로 근로자 전체 또는 일부를 취업시키지 않는 ‘휴업일’이나 소정의 근로일에 근로자가 법률이나 취업규칙 등에 따른 권리로서 근로제공의무에서 이탈할 수 있는 ‘휴가’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이러한 ‘휴일’에는 법으로 규정한 법정휴일과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사전에 약속된 약정휴일이 있습니다. 법정휴일에는 유급 주휴일과 근로자의 날(5월 1일)이 있습니다.

2) 1주 1회 이상의 유급휴일

우리나라 근로기준법에서는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1주에 평균 1회란 1주(일요일~토요일까지의 기간)마다 평균 1일 이상의 유급휴일을 의미합니다.


3) 주휴수당(휴일임금)의 보장

주휴일은 유급휴일로 보장되어야 하는데, 유급휴일이란 임금 지급이 보장되는 휴일, 즉 근로자가 휴식을 취하더라도 통상적인 근로를 한 것처럼 임금이 보장되는 날을 말합니다. 이렇게 보장되는 임금을 일반적으로 주휴수당이라고 말합니다.


4) 주휴일 부여의 요건

주휴일은 1주 동안의 소정근로일을 개근한 자에게 주어야 합니다. 소정근로일을 개근하지 않는 근로자에게는 무급휴일로 처리됩니다.

여기서 ‘소정근로일’이란 해당 주휴일 직전 1주 동안에 법률이 허용한 범위에서 정한 근로일을 말하고, 1주 중 1일은 주휴일로 지정해야 하므로 1주의 소정근로일은 6일을 초과할 수 없습니다. 또한 ‘개근’이란 결근이 없는 것을 말하고 조퇴?지각 등이 있더라도 무방합니다.


5) 주휴일의 근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주휴일에 근로시키는 경우에는 가산임금을 주어야 합니다.


2. 풀타임 근무(40시간)을 하지 않거나, 주 5일 일하지 않아도 지급하나요?

주휴수당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근로자는 4주 동안을 평균하여 1주 동안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 뿐 입니다. 이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든 근로자에게 유급 주휴일(주휴수당)이 부여 되어야 합니다. 통상적인 주 5일, 40시간의 풀타임 근로자가 아니라 할 지라도 1주 동안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일 경우 유급 주휴일의 적용 대상입니다.


3. 본점이 아닌 가맹점에서 주휴수당을 주어야 하나요?

유급주휴일(근로기준법)은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장에서 적용되어야 합니다. 본점이 아닌 가맹점이라는 이유로 유급주휴일을 부여하지 않는 것은 근로기준법 위반입니다. 따라서 본점이 아닌 가맹점에서 근무하는 근로자에게도 1주 소정근로일을 개근하는 경우에는 주휴수당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4. 아르바이트나 파트타임 근무에도 주휴수당은 적용되나요?

1주 소정근로일을 개근하는 경우 보장되는 유급 주휴일은 통상적인 근로자 뿐만 아니라 단시간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장에서 적용됩니다. 따라서 단시간 근로자(아르바이트나 파트타임으로 명명)에게도 1주 소정근로일을 개근하는 경우 1주 1일의 유급주휴일(주휴수당)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다만, 4주 동안(4주 미만으로 근로한 경우에는 그 기간)을 평균하여 1주 동안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상 주휴일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5. 주휴수당을 적용해야 하는 1주 근무시간은 어떻게 되나요?

1주 소정근로일을 개근하는 근로자에게 부여해야 하는 유급주휴일이 적용되지 않는 단시간 근로자는 4주 동안을 평균하여 1주 동안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입니다. 이 경우를 제외하고는 근로자 1인 이상을 사용하는 모든 사업장에서 단시간 근로자에게도 유급 주휴일(주휴수당)은 보장되어야 합니다.

- 작성자 : 공인노무법인 ‘율현’

※ PDF파일 원문에서는 그래프를 포함한 본문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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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앱(App)의 등장과 스마트폰 정치의 출현

애플의 앱스토어에서는 지금 ‘오바마 앱(App)’이 큰 화제다. 지난 6월에 등장한 ‘오바마 앱’은 미국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뉴스를 소개하고 토론 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스마트폰을 이용해 정치기부금 모금에도 동참할 수 있도록 한 이른바 ‘정치 어플리케이션’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 ‘오바마 앱’을 활용해 새로운 전자정부를 실험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소셜미디어가 만든 최초의 대통령’이라는 수식어를 단 오바마 대통령다운 발상과 시도라 할 수 있다.

미국의 ‘스콧 브라운’ 상원의원은 공화당이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앱을 통해 선거에서 큰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워킹에지’라 불리는 이 앱은 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의 주소를 스마트폰 지도에 표시해줌으로써 선거운동원들이 효율적인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국에서도 지난 6월 2일 지방선거에서 네티즌들이 자신의 투표를 증명하는 이른바 ‘인증샷’을 트위터에 올리는 등의 방식으로 투표를 독려하는가 하면, 선관위도 후보자의 약력과 공약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지방선거용 앱을 개발해 제공하기도 했다. 이렇듯 다양한 정치실험들과 함께 바야흐로 ‘스마트폰 정치’가 시작되고 있다.

인터넷과 정치영역의 관계의 발전

거슬러 올라가보면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던 1990년대에 인터넷이 정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주목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인터넷의 확산이 산업과 경제영역 나아가 사람들의 생활방식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예측은 많았지만 그것이 대중의 정치참여 확대와 민주주의의 진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는 얘기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우선 인터넷을 통한 새로운 미디어의 출현에 반신반의했으며, 설사 그것이 가능하다 해도 그러한 뉴 미디어와 대중의 온라인 정치참여가 현실 정치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기엔 변수가 너무 많다고 여긴 탓이다. 게다가 수십년 전 TV라는 당시로서는 가히 혁명적이었던 뉴 미디어와 기술의 출현이 오히려 정치에 대한 혐오와 냉소를 가중시켜 대중을 정치로부터 멀어지게 했다는 평가가 내려지면서 ‘인터넷 정치’는 기껏해야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치든가 중우정치(衆愚政治)로 전락할 것이라고 보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예상은 빗나갔다.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경제와 산업영역 이상으로 정치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이후 나타난 몇몇 극적인 사건들만으로도 충분히 확인이 가능하다.


이처럼 오프라인 공간에서 자신의 정치적 견해나 입장을 드러내지 않던 대중은 인터넷 공간에서 정치 논쟁과 토론에 열정적으로 참여했다. 새로운 정치참여의 다양한 모델들이 실험되는가하면 실제로 예상을 뛰어넘는 커다란 정치적 변화를 만들어내기도 했던 것이다.

그렇게 몇 년의 시간이 흐른 뒤 인터넷 확산 초기의 온라인 정치실험은 지나가고 다시 웹2.0 시대가 열리게 된다. 쌍방향의 소통과 참여ㆍ공유ㆍ개방이라는 새로운 가치들이 등장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은 다시 정치영역에서 새로운 변화와 신화들을 만들어 냈다. 다시 시간이 흘러 스마트폰이 등장하자 이번엔 모바일 웹2.0 시대가 열리면서 다양한 영역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스마트폰 혁명의 변화속도와 파급력이 이전의 어떤 정보통신기기가 낳은 변화보다 빠르고 크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것이 정치영역에서 얼마만큼 큰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깊이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특히 한국사회는 새로운 기술이 출현하는 경우 그 기술이 경제와 산업 측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대단히 발 빠른 분석과 전망이 이루어지는 데 반해 정작 정치ㆍ사회적 영역에 대해서는 깊이 사고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보니 인터넷 공간에서 대중의 정치참여가 극적인 방식으로 표출되고 나서야 뒤늦게 사후해석이 난무하는 경향이 반복되곤 했던 것이 사실이다. 새로운 기술이 출현한다고 해도 그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의 문제는 결국 한 사회가 어떤 선택을 하는가, 또 어떤 정치적 결정을 내리는가의 문제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정치의 모바일 웹2.0화, 모바일 웹2.0의 정치화

스마트폰 혁명이 정치영역에 미치는 영향을 두 가지로 구분해서 본다면, 하나는 스마트폰 혁명이라는 새로운 기술 변화, 또는 트렌드가 기존의 정치영역에서 활용되는 측면이고, 다른 하나는 기존 정치영역 안팎에 있던 다양한 정치행위자들이나 구조들이 스마트폰 혁명을 통해 정치영역 안에서 재구성되는 측면이다.

전자의 경우는 스마트폰 보급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자 기존의 정치인들이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구입해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것, 또 정당이나 정부가 스마트폰용 앱을 개발하고 이를 배포해서 국민과의 접촉면을 늘리는 것 등이 해당된다. 이로 인해 정치인들은 실시간으로 시민들과 토론하고 자신들의 일상생활과 고민을 내보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시민들 역시 지금까지는 정당이나 시민단체를 통해서만 정치인들과 접촉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직접 정치인들과 토론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새로운 민주주의의 도구를 갖게 되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치인들이 단순히 유행을 좇아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것을 넘어 시민들의 정치참여를 활성화하고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기 위해 어떤 정치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제공할 수 있는가의 여부다. 결국 시민들의 참여를 촉진시키는 정치 콘텐츠의 발전과 확산 없이는 모바일 웹2.0의 ‘정치적 활용’은 정치인들의 패션 트렌드 이상을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실제 소셜미디어나 스마트폰을 잘 활용한다고 평가받는 정치인들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의견수렴이나 여론조사를 하는 것은 물론, 기존 정치인들에게서는 볼 수 없던 진솔한 고민들을 토로하는 등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하는 정치인들이다.

더 중요한 것은 후자다. 즉 기존에 정치영역에 포함돼있지 않던 것들이 스마트폰과 모바일 웹2.0 기술을 통해 정치의 영역으로 재구성되고 기존 정치영역의 주체들이 완전히 변화하는 경우다. 더불어 새로운 정치참여 방식이 등장하는가 하면 권력과 정치 정보의 이동방식이 변하면서 정치영역의 구조를 아예 뒤바꾸는 경우마저 발생한다.

가령, 웹2.0 시대의 인터넷 정치는 유선 인터넷망을 통해 단일 의제에 접속한 대규모 군중이 집결하는 형태였다면 모바일 웹2.0 시대의 정치는 개인들의 관심사와 의제가 더욱 주목받게 되면서 더욱 다양한 의제들이 실시간으로, 언제 어디서건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이것이 통합적으로 전개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스마트폰과 모바일 웹2.0이 가지고 있는 실시간성과 이동성이라는 특징이 발현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들이 제시하는 다양한 생활적 의제들이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고 이것이 거꾸로 기성 미디어나 정당, 정부 등의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미디어와 정치영역의 관계도 변할 수 있다. 알다시피 정치와 미디어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특히 미디어는 정치의 매개자 역할을 함으로써 대중에게 정치적 이슈나 의제를 이해시키고 결집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일례로 전국적인 범위로 배포되는 신문의 발전과 정당의 발전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 기존 전문가들의 연구결과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제는 스마트폰의 보급과 소셜미디어의 급격한 발전으로 기존의 정치영역과 미디어의 결탁관계를 거치지 않고 대중이 직접 정치영역에 접속하고 소통하며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로가 생긴 것이다.


정치인들도 기존 미디어와의 결탁ㆍ공모를 통해 정보를 통제하고 특정 이미지나 의제를 시민들에게 제시하는 것이 점점 불가능해지고 있다. 정치정보가 이동하는 흐름과 통로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로 인해 대중이 실시간으로, 언제 어디서나 정부와 정당의 정책, 활동을 모니터링 할 수 있게 되었고 그에 대한 반응 역시 실시간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지난 웹2.0 시대에 논의되었던 거버넌스라는 개념이 민간 전문가나 시민단체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시민들에게 직접민주주의 수준의 참여를 보장하는 모바일 웹2.0 시대의 새로운 정치가 가능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정부와 정당, 미디어의 고민도 더 깊어져야 한다. 과거 웹2.0 시대에는 권력의 흐름이 중요해졌다면 실시간성과 이동성이 추가된 모바일 웹2.0 시대에는 “흐름이 바로 권력”이 된다고 할 수 있다(이재열·송호근, 2007).

모바일 웹2.0 시대의 직접민주주의 정치를 가로막는 장애물들

스마트폰이 낳은 모바일 웹2.0 혁명이 정치영역에서 더 많은 시도와 진정한 변화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전제되어야 할 것들이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굉장히 상징적인 정치실험들이 전개되었는데 이렇게 등장한 새로운 정치적 시도들은 향후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더 넓게 확산되면서 더 많은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핵심적인 문제는 오프라인, 즉 현실 정치에서 제도적 개선과 발전이 이러한 변화에 상응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모바일 웹2.0 혁명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면서 광범위한 변화를 낳는다고 해도 현실에서 법ㆍ제도적 변화와 인프라가 뒷받침되고 시민들의 정치참여를 추동하는 다양한 콘텐츠가 제공되지 않는다면 시민들의 정치참여 확대와 같은 민주주의 발전은 요원한 일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지방선거에서 한 연예인이 투표 후에 이른바 투표 인증샷을 트위터에 올린 것에 대해 선관위가 선거법상 위법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린 사건이다. 이미 대중은 스스로 다양한 정치참여 방식을 개발하고 실천하고 있지만 현실에서 법ㆍ제도의 개선 또는 인프라의 정비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무선인터넷, 또는 스마트폰판 정보격차도 고려해봐야 할 문제다. 상당수의 정치정보가 디지털화되고 실시간 소통과 감시, 모니터링, 토론과 의견개진 등 스마트폰으로 인한 새로운 정치행위의 발전이 빠르면 빠를수록 여기에서 소외되는 계층도 빠르게 증가하기 마련이다. 이렇게 특정계층과 집단만 정치정보에 빠르게 접속하고 소통할 수 있다면 이는 오히려 정치영역에서의 정보격차를 확대하고 사회갈등을 더 증폭시키는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정부와 정당을 비롯한 정치영역의 행위자들은 이제 정치정보와 참여에 대한 양극화, 격차의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단순히 스마트폰의 확대가 시민들의 자발적 정치참여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기술발전에 뒤따르는 법과 제도의 개선이 정치참여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하는 것이다.

한때 세계 언론은 지금은 고인이 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인터넷이 만든 최초의 대통령’이라고 칭했다. 실제로 2000년대 초반 인터넷의 확산을 기반으로 한 정치영역에서의 새로운 시도와 대중들의 열성적인 참여를 통해 한국정치는 한 단계 성숙하고 발전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소셜미디어가 만든 최초의 대통령’이라고 평가 받고 있다. 2008년 당시 대통령선거에서 소셜미디어의 힘을 바탕으로 새로운 정치실험을 단행했고 대중의 참여를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은 스마트폰 혁명을 필두로 모바일 웹2.0 시대가 정치영역에서의 새로운 민주주의 발전을 촉진하고 있다. 어쩌면 몇 년 후에는 ‘스마트폰이 만든 최초의 대통령’이라는 말이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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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산업은 한국의 효자산업이었다. 97년 외환위기 직후에 한국의 수출을 주도한 것도 IT산업이었고 2000년대 초반 세계적인 IT버블 붕괴 이후에도 오히려 한국의 IT산업은 세계에서 시장지배력을 확대하며 한국의 성장을 주도해왔다. 매년 기업들의 분기실적이 발표될 때면 삼성전자가 반도체로 얼마를 벌었는지, 엘지전자가 세계 휴대폰시장에서 얼마를 점유하고 있는지 등이 화제가 되곤 해왔다. 그런데 2009년부터 스마트폰 혁명이 시작되고 전세계의 산업판도가 흔들리기 시작하자 갑자기 한국의 IT산업이 위태롭다느니 지나치게 하드웨어에 집중된 산업구조가 문제라느니 하는 불안감 섞인 이야기들이 줄지어 나오고 있다. 순식간에 변하는게 여론이고 분석이라지만 잘 나가던 한국 IT산업에 무슨 문제가 생긴 걸까? 아니면 새삼스러울 것 없는 한국 IT산업의 고질적인 문제가 스마트폰 혁명으로 재조명된 걸까?

스마트폰 혁명이 재조명한 한국 IT산업의 문제점

스마트폰 혁명은 앱스토어(Appstore)라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어냈고 이로 인해서 소프트웨어 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또한 애플과 대만의 전문 제조업체 팍스콘의 수평분업형 모델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스마트폰 혁명으로 인해 주목받게 된 소프트웨어 산업과 새로운 IT제조업 모델은 거꾸로 기존 한국 IT산업의 문제점들을 재조명하게 되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그동안 지적되어왔던 한국의 IT산업의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IT제조업’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하드웨어 산업에 비해 ‘소프트웨어’ 산업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문제다. 일부에서는 IT제조업에서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 문제에 대해서 양극화라는 것이 추세를 반영하는 것이라서 현재 IT제조업에 있는 중소기업의 생산성이 향상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되지만 사실 크게 변한 상황은 없다. 오히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는 확대되고 있는 것이 경향이다.


원래 IT산업은 네트워크 효과를 지니고 있다. 네트워크 효과로 초기에는 사용자의 증가 추세가 느리지만 어느 임계점을 넘어서면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산업의 경우 일정정도 성장하고 나면 산업 내에서 양극화가 심화되게 되는데 이를 적절히 규제하는 것이 정부정책이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정부정책이 97년 외환위기 이후 수출에만 지나치게 집중되었다. 이로 인해 대기업에만 자원이 집중되었고 IT 중소기업들은 정부정책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거나 대기업들의 하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게 되었다. 더구나 IT중소기업들은 대기업에 비해 자본투입이 절대적으로 낮아 오로지 노동에만 의존하는 문제가 있다.

스마트폰 혁명으로 다시 드러난 IT 제조업의 문제점을 짚어보면 전체 IT 제조업에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등 일부 수출 중심의 최종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어서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 또한 수출효자 노릇을 하는 휴대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핵심부품에 대한 자립도가 낮은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중소기업이 담당하는 부품소재산업이 일본, 대만 등에 비해 취약한 지점도 곧 잘 지적되는 문제다. IT제조업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 문제는 결국은 경제 주체들의 투자 의욕을 떨어뜨리게 되고 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연구결과다.

국민들의 입장에서 더 큰 문제는 IT제조업 고용의 5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IT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에 대한 낮은 협상력과 불공정한 거래 관행으로 충분한 설비투자나 연구개발투자를 하지 못하고 오로지 노동에만 의존하는 방식으로 생존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다보니 IT제조업 분야에서 대기업들이 제아무리 휴대폰, 디스플레이 등을 많이 팔아도 중소기업 제조업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는 나날이 높아져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더구나 최근 스마트폰 혁명으로 부품소재산업을 담당하는 중소기업들의 발전 없이는 전통적인 대기업 중심의 성장이 지속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 되면서 대기업 중심의 제조업 모델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나치게 하드웨어를 중심으로 구성된 한국의 IT산업 구조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사실 이미 세계의 IT산업은 소프트웨어 산업을 중심으로 발전해오고 있었다. 세계 IT시장은 전체 규모 3.4조 달러(‘08)에서 정보통신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46.6%, 소프트웨어 산업이 30.7%에 이르고 있고 하드웨어 산업은 22.7%에 불과한 상황이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는 전체 IT산업 생산액 중 하드웨어 산업이 73%를 차지하고 소프트웨어 산업은 8%에 불과하다. 한국의 언론들이 매년 삼성이나 엘지의 반도체, 휴대폰 판매량을 대서특필하는 동안에도 세계 IT산업은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주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일부에서 애플의 아이폰 출시 이후 한국의 무선인터넷 정책 등을 두고 이동통신사들이 ‘갈라파고스 신드롬’에 갇혀있었다는 비판을 받아왔지만 사실 재벌대기업들의 화려한 판매실적과 이를 마치 국가적 자부심으로 여기게 조장한 언론들의 호들갑 뒤에서 한국 IT산업 전체가 ‘갈라파고스 신드롬’에 갇혀있었다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이러다보니 스마트폰 혁명이 소프트웨어 산업을 중심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게 되자 급기야 한국 정부와 대기업들도 하드웨어 산업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산업 중심으로 구조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대기업과 하드웨어산업 중심으로 성장해온 한국의 IT산업이 지금까지 수출 등으로 벌어들인 과실을 대기업만이 독점하다시피 해왔고 더구나 이런 과실이 IT제조업과 콘덴츠 개발 등을 중심으로 한 소프트웨어 산업의 중소기업들에게까지 돌아가지 않으면서 IT산업의 성장이 국민경제와 괴리되는 현상이 심화되어 왔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더구나 성장의 과실을 얻지 못하는 중소기업들은 오로지 노동을 쥐어짜는 방식으로 밖에 이익을 창출하지 못하자 이로 인해 정작 중소기업 노동자들이나 개발자들은 극심한 노동강도에 시달리게 되었고 IT산업이 신종 3D산업이라는 취급을 받는 지경까지 온 것이다.

한국에서 반복되는 애플과 팍스콘 노동자들

이 러한 한국 IT산업의 고질적 문제점들이 ‘참여, 공유, 개방’의 가치를 실시간으로 전파한다는 스마트폰 혁명으로 개선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국민들의 삶이 그렇게 단순하게 개선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스마트폰 혁명이 초래한 세계적인 산업의 변화가 한국의 재벌대기업들의 경영전략 등에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은 크다. 아마 한국의 대기업들도 소프트웨어 산업을 중시하게 되고 부품소재산업을 강화하는 등의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것이 곧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개발자들과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이 나아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될 수는 없다. 사실 스마트폰 혁명을 세계적 차원에서 주도하고 있는 애플만 보더라도 마찬가지다. 애플은 자사의 아이폰을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고 대만의 혼하이그룹 자회사인 팍스콘이라는 전문 제조업체에서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팍스콘의 노동자들은 유례 없이 열악한 노동시간과 환경에서 일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최근 몇 달새 무려 열두명의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애플 아이폰의 세계적인 성공이 중국의 팍스콘 공장 노동자들의 노동강도와 비례하는 비극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애플과 팍스콘 노동자들의 관계는 한국의 재벌대기업과 중소기업 하청 노동자들의 관계와 전혀 다르지 않다. 한국의 재벌대기업들이 스마트폰 열풍에 동참해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새로운 이윤을 창출하고 부품소재산업 등을 혁신시킨다고 해도 이는 중소기업, 그리고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 대한 노동강도를 증가시키는 방법으로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애플이나 구글과 같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앞서가는 선두주자를 따라잡기 위해 제품단가 하락을 통한 시장지배력 확대를 목표로 중소기업에 단가압력을 넣을 수도 있다. 이미 휴대폰 시장에서 재벌대기업들이 세계 휴대폰 시장을 더 많이 차지할수록 국내 부품생산을 담당하는 중소기업들은 이익률이 하락한 2005년, 2006년의 기존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

더구나 ‘앱스토어’등의 성공으로 주목받고 있는 소프트웨어 산업, 콘덴츠 산업 등의 경우도 대기업들이 나서서 이를 단독으로 수직계열화할 경우 자본도 투자여력도 부족한 중소기업들이나 개발자들이 이에 맞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다양한 어플리케이션 개발이나 콘텐츠 개발도 일정 규모 이상의 데이터의 대량 축적이나 인프라가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어떤 거대한 변화라해도 초창기에는 늘 빛나는 성공을 거둔 개인들이 주목받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는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재벌대기업들의 위용만 주목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2000년대 초반 IT중소벤쳐기업들의 몰락과 대기업들의 독점화 현상도 이를 보여주는 사례다.

진정한 상생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따라서 현재 한국 IT산업의 바람직한 혁신과 발전을 위해서는 기존의 정부정책과 함께 기업들의 경영방식도 변해야 한다. 정부정책은 그동안 수출효자산업으로 인식해온 IT대기업들의 하드웨어 산업에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었다. 이제는 오히려 중소기업들의 부품소재산업 강화를 위한 각종 지원이 더 시급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또한 하드웨어 중심이 아니라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소프트웨어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그러나 이마저도 대기업들에게 그냥 맡겨둬서는 안 된다. IT중소기업들이나 콘덴츠 업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이 노력한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적극적으로 조성해야 한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지적재산권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이런 정책은 정부가 선도적으로 나서야 하는데 현재 정부가 발주하는 소프트웨어 사업의 경우만해도 87.8%가 공공기관이나 정부가 지적재산권을 소유하는 등 선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점은 심각한 문제다. 그간 수출주도정책의 효과를 톡톡히 보았던 대기업들도 이제 변화된 환경에서는 중소기업이나 소프트웨어 개발자, 콘덴츠 업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과 공유가 중요하다는 것을 시급히 깨달아야 한다.

냉정하게 말해서 스마트폰 혁명, 모바일 웹2.0 혁명이 그대로 대기업, 중소기업의 관계 변화, 개발자 등을 포함해 중소제조업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애플도 삼성도, 구글도 결국은 새롭게 열리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생산의 고리에서 최종점을 차지하기 위해 플랫폼 전쟁이니 혁신이니 하는 말을 가져다 혈투를 벌이고 있을 뿐이다. 글로벌 대기업들은 노동의 문제, 고용의 문제, 국민생활의 변화와 개선 등을 고려하기보다는 이윤추구에 몰두하는 것이 우선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의 재벌대기업들이 단순히 새롭게 열린 시장에서 수직계열화를 통해 기존의 방식대로 중소기업과 개발자들의 노동과 노력을 빼앗아가는 방식을 고수한다면 이것은 스마트폰 혁명이 초래한 변화에 대한 얕은 고민과 시야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모바일 웹2.0 혁명의 근본가치인 ‘참여, 공유, 개방’은 기업의 변화에 앞서 국민들의 의식에 변화를 낳 있다. 이로 인해 국민들은 이제 단순히 스마트폰의 소비자로서 머물지 않고 정치, 사회, 경제적인 문제에 실시간으로 참여하면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더 많이 소통하고 더 많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거대기업들의 구태의연한 경영방식이나, 공존을 외면하는 독점과 편법을 예리하게 지적하며 참여와 공존을 거부하는 낡은 질서를 매섭게 몰아붙이고 있는 것이다.

모 바일 웹2.0 혁명의 ‘참여, 공유, 개방’의 가치는 국민들의 의식에 이미 자리잡기 시작했다. 어쩌면 한국의 글로벌 대기업들은 세계시장의 트렌드를 쫓아가지 못하는 것보다 먼저 국민의식의 변화를 쫓아가지 못하는 것을 더 심각하게 걱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진정한 스마트폰 혁명은 글로벌 기업들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가치를 수용하는 국민들의 대중적 요구가 주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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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폰이 이렇게 성공한 이유가 무엇일까?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는 장점? 개인용 컴퓨터에서나 가능한 작업들이 그대로 핸드폰에서 구현된다는 점? 아니면 멋진 디자인과 다양한 기능?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아마도 아이폰을 필두로 한 스마트폰이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요인을 꼽자면 혁신적이고 다양한 '어플리케이션Application'(이하 어플)이 아닐까 한다. 스마트폰에서 활용되는 어플들은 스마트폰에 내장된 GPS와 카메라 그리고 무선인터넷 접속 기능 등을 조합해서 모바일 웹2.0 혁명의 참여, 공유, 개방 그리고 실시간이라는 특성들을 극대화하고 있다.

특히 기존에 이동통신사들이 제공하던 천편일률적인 프로그램 사용에 지친 소비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어플을 앱스토어(App Store)에서 구매해 설치한 뒤 이를 활용하고 다시 전파하는데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다. 정리하면 스마트폰의 성공은 '앱스토어'의 성공이며 다시 앱스토어의 성공은 혁신적인 어플리케이션의 성공이라 할 수 있다.



Wi-Fi의 개방이 어플리케이션의 발전을 이끌어내

그 런데 어떻게 해서 이렇게 혁신적이고 다양한 어플들이 순식간에 개발되고 성공할 수 있었을까? 여기에는 두 가지 요인이 있다. 하나는 기존에는 대기업의 하청업체 수준에 머무를 수밖에 없던 개발자들이 앱스토어에서 자기가 개발한 프로그램의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앱스토어의 수익분배 정책이 개발자들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요한 다른 하나의 요인은 바로 'Wi-Fi(무선랜)'의 개방이다.

전문가들도 이미 인정하고 있듯이 Wi-Fi(무선랜)의 개방은 소비자가 요금에 대한 제약 없이 무선인터넷을 쓸 수 있다는 장점과 그로 인해 무선인터넷 접속을 극대화하는 한편, 스마트폰이 가진 기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어플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개발자와 소비자의 이해관계가 정확히 맞아떨어진 셈이다. 이로 인해 앱스토어에는 스마트폰의 기능과 무선인터넷을 조합한 혁신적인 어플들이 쏟아져 나오게 되었고 이것이 스마트폰 혁명을 강력하게 추동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원래 Wi-Fi 기능은 기존의 이동통신사업자들에게는 무선인터넷 수익을 잡아먹거나 트래픽을 과도하게 유발하는 천덕꾸러기였다. 그러나 오히려 이 Wi-Fi가 대중에게 무료로 개방되자 개발자들은 이를 활용한 혁신적인 어플들을 내놓게 되고 사용자들 역시 무선 인터넷 요금에 대한 부담이 없으니 스마트폰을 활용을 위해 더 많은 어플을 구매하게 되고 그래서 시장은 더더욱 확대되고 그에 따라 기술도 계속 발전하는 연쇄효과가 일어난 것이다.

Wi-Fi라는 정보통신 인프라를 요금 부담 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되자 오히려 기술의 발전과 시장의 확대가 일어난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의 깊게 생각해봐야 하는 것은 바로 '공공재'로서의 정보통신 인프라의 기능이다.

Wi-Fi의 공공재적 성격을 둘러싼 논쟁

대중들의 참여와 공유, 개방에 대한 요구와 기업들의 이익 추구에 대한 요구가 부딪히는 경우는 자주 있어 왔다. 특히 공공재를 둘러싼 국민과 기업 사이의 논쟁은 아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수도, 전기, 통신, 철도 등 공공재로 인식되는 영역을 둘러싸고 이윤추구를 하려는 기업들과 기본권으로 보장받아야 한다는 국민은 늘 밀고 당기기를 거듭해왔다. 최근에는 Wi-Fi(무선랜) 개방과 관련해서 새로운 공공재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미 국민은 Wi-Fi를 공공재로 인식하고 오히려 Wi-Fi 개방과 확대가 기술의 발전과 시장의 확대를 가져올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혁신적이어야 할 기업들은 오히려 자신들이 돈을 둘여 투자한 인프라를 대중들이 무료로 사용하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전국 곳곳에 기존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깔아놓은 Wi-Fi는 220만 개(KT 50만 개, 통합LGT 170만 개)가 넘는 상황이다.

그러나 스마트폰 이용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무선인터넷 사용에 대한 대중의 요구가 강해지면서 Wi-Fi 공공재론을 둘러싼 논쟁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2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는 각 정당의 후보자들이 Wi-Fi를 지역에 대량으로 설치해서 무선인터넷 강국을 만들겠다고 공약화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이를 두고 기업들은 정부가 기업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외국의 경우 정부 주도하에 Wi-Fi망을 건설하는 작업들이 몇 년 전부터 진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면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수조 원의 돈을 투자해서 건설한 인터넷망을 무료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것이 불합리하게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현재 한국의 정보통신 인프라가 어떤 과정으로 건설되었고 어떻게 대한민국이 세계제일의 인터넷 강국이 되었는지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정부와 국민 그리고 기업이 함께 만든 세계 제일의 정보통신 인프라

현재 세계 제일이라고 평가받는 한국의 정보통신 인프라는 기업들의 노력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오히려 기업들은 인터넷망 설치 초기에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설비투자를 꺼렸고 이를 설득하고 지원해 수요를 창출한 것은 정부와 국민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의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은 90년대 중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원래 유무선통신서비스는 전형적인 네트워크 서비스로 전기나 철도와 비슷한 성격을 띤다. 따라서 규모의 경제를 만들기 위해 가능한 넓은 영역에 대규모의 설비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며, 대부분 정부가 주도해서 민간사업자들을 나중에 결합시키는 방식을 취하게 된다.

한 국의 경우 1994년 '초고속정보통신 기반구축계획'을 정부가 먼저 세우고 행정전산화, 국가기간전산망(정부, 공공기관), 초고속공중망(기업, 가정) 보급, 그리고 초고속정보통신망 기반구축 등의 순서로 정보통신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이 과정에서 먼저 구축된 초고속국가망의 경우 소유를 정부가 아니라 민간사업자가 하도록 특혜를 주는 한편 민간사업자가 설비투자를 할 수 있도록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기도 했다.

그리고 초고속 국가망의 성과를 바탕으로 정부가 주도하여 학교, 병원, 관공서 등에 먼저 인터넷망을 구축하도록 지원했으며 이후 기업과 가정에서 이용할 수 있는 초고속 공중망의 경우 막대한 자금지원을 하기도 했다.


사실 민간이동통신 사업자들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이후에 인터넷망 구축에 뛰어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민간사업자들에게 막대한 설비투자자금을 저리융자로 대출해주고 전 국민에게 PC 보급사업을 펼치고 교사, 학생, 주부, 군인 등을 대상으로 인터넷 교육사업을 펼쳐 수요를 적극 창출하였다.

그리고 국민들 역시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수용과 이용으로 한국을 세계 제일의 인터넷 강국으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는 엄청난 수로 늘어났고 이것이 지금 인터넷 강국의 기반이 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지금의 유무선인터넷망은 기업들 혼자의 노력으로 구축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시장 참여를 꺼리던 기업들에게 막대한 지원과 혜택을 주면서 지원한 정부와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활용한 국민의 노력이 함께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Wi-Fi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적으로 이미 무선인터넷 시장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성장하고 있었음에도 한국의 이동통신사들은 이를 확대·발전시키려는 고민보다는 기존 가입자들인 국민에게 높은 데이터요금을 부과하고 Wi-Fi를 막는 등의 정책으로 무선인터넷 기술의 발전을 지체시키기까지 했다.


오히려 기업들이 이제 레드오션이 되어버렸다고 자조하던 이동통신시장에서 무선인터넷을 필두로 이 시장을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바꿔낸 것은 다수 국민의 신기술에 대한 욕구와 활용 그리고 참여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지금의 정보통신 인프라가 모두 기업들만의 투자와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인양 주장하고 신기술의 발전과 국민의 참여를 거부하는 것은 한참 시대에 뒤떨어진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이대로는 '무선인터넷판 정보격차'를 걱정해야 할 때

최근 프랑스와 핀란드에서는 국민의 인터넷 이용이 '기본권'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와 주목받고 있다. 이미 세계적으로 인터넷을 비롯한 정보의 이용이 국민의 기본권에 해당한다는 논의가 진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것은 우리 사회가 이미 정보가 생활의 필수요소가 되는 정보화 사회로 이행했기 때문이다.

이제 정보는 물이나 전기와 같은 공공재가 된 것이다. 따라서 수도관이나 철도, 전력망과 같이 정보가 이동하는 경로인 유무선 인터넷의 통로인 정보통신 인프라 역시 공공재적 성격을 띨 수밖에 없는 것은 자연스러운 시대발전의 한 모습이다.

정보통신 인프라가 공공재적 성격을 띠게 되면서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다. 정보접근권이 국민기본권이 되는 시대라면 정부는 무선 인터넷의 활성화를 앞두고 새로운 정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주력해야 할 것이다. 이미 민간기업들이 자사의 Wi-Fi를 개방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HOT-SPOT Wi-Fi 장소는 대도시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어 이제는 '무선 인터넷판 정보 격차'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무선 인터넷을 비롯한 정보통신 인프라의 확대를 오직 민간기업들의 설비시설투자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식의 안이한 정책으로만 일관하고 있다. 앞서 한국이 도서산간지역, 중소도시, 농어촌 등까지 초고속 인터넷망이 구축 가능했던 이유는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와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무선인터넷도 마찬가지다. 이미 공공재적 성격을 띠기 시작한 정보통신 인프라 투자를 민간기업들의 시설투자에만 맡겨놓겠다는 것은 너무나 안일하고 위험하기까지 한 발상이라 할 수 있다.

사실 KT가 민영화되던 시기 정부가 정보통신 인프라의 공공재적 성격을 인식하고 민영화된 KT에 농어촌이나 도서산간지역에 시설투자를 하도록 하는 의무를 지게 한 경우가 있다. 이미 정부도 정보통신 인프라의 공공재적 성격을 인정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지금에 와서는 정보통신 인프라의 공공재적 성격을 외면하고 민간기업들의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은 옳지 않다.

한국에서는 그간 신자유주의로 대표되는 시장만능주의가 득세하면서 공공재라면 비효율적이고 부패하며, 오로지 시장만이 투명하고 효율적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퍼지게 되었다. 그러나 스마트폰 혁명이 초래한 Wi-Fi 공공재 논쟁을 보더라도 오히려 공공재와 국민 대중의 참여가 결합하면 훨씬 긍정적이고 효율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 혁명이 초래한 모바일 웹2.0 혁명은 참여, 공유, 개방의 정신에 실시간이라는 특성이 포함되어 있다. 지금 Wi-Fi 개방정책과 공공재로서의 정보통신 인프라의 성격을 두고 다양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것은 역시 낡은 체제에 안존하려는 기업을 비롯한 정부와 모바일 웹2.0 혁명을 이끌고 있는 국민들이 '공공성'이라는 새로운 시대의 가치를 두고 진지한 논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조성주 haruka23@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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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아이폰4를 내놓고 이에 삼성이 갤럭시S로 맞불을 놓으면서 거대 기업들의 스마트폰 전쟁이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어느새 스마트폰이 낳은 소셜미디어의 확장 가능성이나 웹2.0 진화 등의 정치경제적 가능성과 그에 대한 논의들이 대기업들의 마케팅과 언론의 호들갑에 완전히 묻혀버린 듯하여 일말의 씁쓸함마저 느껴진다.

그러나 새롭게 열린 스마트폰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글로벌 대기업들의 홍보마케팅을 논외로 하더라도 스마트폰이 한국 사회에 가한 충격은 가히 '혁명'이라는 단어를 붙여도 충분할 만큼 크다고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확산 속도와 영향력은 그 어느 기기보다 빠르고 또 광범위하다. 이미 스마트폰의 확산 속도가 휴대폰이나 인터넷보다 더 빠르다고하니 이제 몇 년 후면 우리는 컴퓨터보다 많은 스마트폰을 접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림1] 100명당 사용자가 5명에서 20명으로 늘어나는 데 걸린 시간(년)
 
또한 스마트폰 혁명은 산업, 생활 방식, 정치 영역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변화를 촉발하고 있다. 이미 IT산업과 제조업의 경우 소프트웨어 산업과 부품소재 산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해야 한다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 또한 소위 스마트 소비자의 출현으로 유통, 소매업 등에서도 스마트폰을 이용한 새로운 마케팅이 뜨고 있으며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미디어의 영향력도 스마트폰 혁명으로 한층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변화는 정치권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 어느새 유명 정치인들이 스마트폰을 장만하고 트위터로 대중과 소통하는 풍경은 별로 낯설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의 도입으로 나타난 사회 변화의 가능성이 있는 반면 이러한 변화를 가로막는 장애물도 있게 마련이다. 스마트폰 혁명이 초래한 변화도 중요하지만 그 변화가 국민들의 생활과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올바른 변화의 방향을 위해 우리 사회가 넘어서야 할 장애물들은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모바일 웹2.0시대에 되돌아보는 웹2.0

이미 전 세계를 강타한 애플의 '아이폰'이 2009년 말 한국에 출시되면서 우리 주변에서도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혁명이 시작되었다. 스마트폰 혁명은 정보의 공유와 대중의 참여를 기반으로 한 세로운 인터넷 공간을 상징하던 '웹2.0'의 확장판으로 '모바일 웹2.0'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동성을 의미하는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수식어가 붙기는 했지만 '웹2.0'은 그리 낯선 단어가 아니다. 이미 90년대 후반부터 세계적인 IT강국으로 불리던 대한민국은 2000년대 중반에 웹2.0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있었으며 당시 출현한 새로운 IT트렌드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기도 했다.

2000년대 중반 각종 언론매체들은 '참여, 공유, 개방'을 웹2.0시대의 새로운 가치로 제기했고 기업연구소들조차 웹2.0 경영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느니 '구글(google)'과 같은 기업을 따라 배워야 한다느니 하는 보고서를 내곤 했다. 그러나 기업들의 경영 방식 변화나 새로운 시장에 대한 기대와 별개로 한국의 시민사회에서 웹2.0이 크게 주목받은 이유는 당시 한국의 정치경제적 상황과 변화가 새롭게 등장한 '웹2.0'의 가치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웹2.0의 가치가 논의되던 시기에 이미 노무현 정부는 자신의 기조를 '참여정부'로 정하고 평범한 국민 다수의 참여를 이끌어내려고 했으며 개방적인 정부 운영을 추진하고 있었다. 더구나 노무현 정부를 만들어낸 핵심 세력이 바로 시민들의 참여와 개방을 모토로 한 '노사모'로 대표되는 누리꾼들이었다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지난 2000년대 웹2.0시대를 되돌아보면 당시는 해방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의 과정을 지나 참여하고 공유하며 누구나 평등하게 소통하는 새로운 시민들이 등장하여 기존의 구질서와 일대격전을 벌이던 시기였다. 2002년 여중생 촛불시위가 그러했고 2004년 각종 패러디 문화와 정치 참여 열풍을 일으킨 탄핵반대 열풍이 그러했다.

2008년 정부의 잘못된 개방 정책에 저항하며 거리를 수놓았던 거대한 촛불의 행진도 마찬가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국민은 늘 참여하고자 했고 투명하게 개방된 정보와 체제를 원했고 더 나아가 권력을 공유하고자 했지만, 당시까지도 한국사회의 구질서는 여전히 독점과 폐쇄성, 엘리트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웹2.0시대는 적어도 한국에서는 정보화로 인해 새롭게 깨어난 국민들과 구시대의 질서가 격렬하게 부딪히는 또 하나의 투쟁의 역사였다. 바야흐로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누구나 정보를 공유하게 된 국민들이 주도한 '웹2.0 혁명'과 여전히 구시대 질서에 안주하던 한국사회가 충돌을 일으킨 것이었다.

이는 상당한 시사를 던져주는데 정보통신기술의 변화가 단순히 IT산업의 변화만 촉발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시기의 사회 변화와 긴밀하게 조응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사회의 정치경제적 변화가 다른 쪽에서 발전하고 있던 IT산업의 웹2.0이라는 새로운 트렌드와 우연히 조우한 것인지 아니면 웹2.0이라는 IT트렌드가 한국사회의 변화를 촉발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미 정보통신기술의 변화는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개별 주체들의 삶의 방식과 경제 행위, 정치적 구도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거꾸로 사회의 변화 역시 IT트렌드의 변화를 가속화하거나 부상시키는 등 상호조응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지금 진행중인 스마트폰 혁명, 모바일 웹2.0 혁명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모바일 웹2.0 혁명, 다시 한 번 한국사회와 부딪히다

시간이 흘러 이제 스마트폰 혁명이 초래한 '모바일 웹2.0'이 새로운 IT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인상적인 것은 지난 시기 웹2.0 혁명이 2001년 세계적인 IT버블의 붕괴 이후 위기를 혁신으로 극복한 구글과 같은 기업들의 성공에서 비롯된 것처럼 최근의 모바일 웹2.0 혁명은 2008년부터 시작되어 최근 재정위기로까지 번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고 나서야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어쩌면 위기는 늘 새로운 혁신을 추동하는지도 모른다.

모바일 웹2.0은 기존 웹2.0에 모바일, 즉 '이동성'이라는 새로운 단어가 더해진 것이다. 그러나 이를 단순히 참여, 공유, 개방의 가치에 이동성이라는 특징이 더해진 것으로 이해해선 안 된다. 새롭게 추가된 특성은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즉시성, 실시간 등의 단어로 표현될 수 있는 '시간'이라는 새로운 특성이 기존 웹2.0의 가치에 더해져 모바일 웹2.0 혁명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조금 더 살펴보기로 하자.

웹2.0 혁명이 새로운 공간을 창출하고 거기서 무수히 많은 소통과 논쟁, 실험들을 가능케 했다면 모바일 웹2.0 혁명은 여기에 아예 시간을 얹어 놓았다. 그래서 결국 인터넷의 새로운 공간은 현실공간과 동시에 흘러가는 시간을 가지게 된 것이다. 사람들은 이제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를 찾거나 컴퓨터를 부팅할 필요도 없게 되었다. 자신이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을 열고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접속하고 소통하며 검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현실에서 일어난 사건이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인터넷공간에 중계되자마자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확산되고 그에 따른 반응이 일어난다. 현실에서 일어난 사건은 그대로 동시에 인터넷에서도 일어난 사건이 되는 셈이다. 말 그대로 진정한 의미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져 가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공간과 오프라인 공간의 경계가 없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은 이제 온라인에서 참여하고 소통하던 대중들이 그대로 현실에서 소통하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제 국민들은 온라인 공간이든 오프라인 공간이든 상관없이 실시간으로 토론하고 반응하며 현실 세계를 바꿔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다수 대중이다

새로운 스마트폰 혁명은 다수의 대중과 낡은 체제와의 충돌을 낳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이 스마트폰 혁명을 촉발하면서 국민들은 한국 이동통신사들의 독점 체제와 소비자들을 고려하지 않은 무선 인터넷 정책들을 가혹하리만치 강하게 비판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이동통신사들은 너도나도 분노한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려세우기 위해 엄청난 홍보마케팅을 하는 한편, 기존의 통신요금정책들을 수정하고 있다. 또한 정부의 폐쇄적 정책으로 그동안 모바일 유저들이 활용하지 못했던 Wi-Fi(무선인터넷)가 정작 스마트폰의 혁신적인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촉진하고 국민들이 이에 열광하자 정부와 기업들은 Wi-Fi를 개방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두고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기도 하다.
 
[그림2] 국내통신업계의 무선랜 정책

Wi-Fi 정책이 도마에 오른 것은 정보통신 인프라가 공공재로서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핀란드와 프랑스 등에서는 인터넷 접속의 권리도 국민의 기본권이라는 주장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제 누구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정보통신 인프라가 공공재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사회적으로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공공의 영역이 급격히 축소되고 민간영역으로 넘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의미심장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정보의 개방이란 측면에서도 의미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한 고등학생이 제작한 버스 도착 시간을 알려주는 어플리케이션에 대해 해당 지자체가 공공기관의 정보를 무단으로 이용했다며 사용을 제한하고 정보를 폐쇄하자 수많은 네티즌들이 들고 일어나는 사건이 있었다. 결국 당황한 지자체가 한발 물러서면서 하루 만에 해프닝으로 마무리되었다.

그 뿐이 아니다. 그동안 하드웨어에만 집착해 온 국내 제조업과 IT산업의 취약성이 낱낱이 드러나게 되었고(한국은 OECD 21개국 중 소프트웨어 투자비율이 21위로 꼴찌다) 이로 인해 제조업의 체질 변화, 서비스 산업의 육성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게 되었다. 정치권에서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각종 소셜미디어가 선거에 활용되면서 인터넷 선거운동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이에 대해 선관위가 불법이라고 규정하면서 많은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토론하는 국민들이 만들어지자 이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정치인들은 너도나도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소셜미디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렇다면 이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과연 누구일까? 애플, 구글과 같은 글로벌 대기업들일까? 표면적으로는 그렇게 보인다. 스티브 잡스와 같은 스타급 CEO들의 멋진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화려하게 등장한 혁신적인 제품들이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진정 이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다수의 대중이다. 기업들은 대중의 요구를 파악하고 맞춰가고 있을 뿐이다. 혁신적이라는 기업들 역시 다른 기업들보다 조금 빨리 대중의 요구를 파악했을 뿐이다. 이미 웹2.0시대를 지나온 대중은 모든 것이 개방되어 평등하게 공유되는 가운데 더 많이 참여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이런 대중의 요구가 앱스토어의 수많은 혁신적인 어플리케이션들을 만들어냈고 모바일 웹2.0 혁명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획일적인 제품과 일방적으로 강요되는 사용자 환경이 아닌 누구라도 무선인터넷을 통해서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직접 참여하고 만들어가는 것이 모바일 웹2.0시대의 핵심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삶의 변화

이렇듯 대중이 직접 참여하는 새로운 기술과 변화는 소수에게 독점되어 있던 권력을 다수에게 돌려주는 역할과 더불어 기존 체제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주는 기능을 해왔다. 실제로 지금 스마트폰 혁명으로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충돌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던 기존의 문제점들을 그대로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이 연재에서 우리는 스마트폰 혁명이 초래한 다양한 변화 속에서 드러나고 있는 한국사회의 문제점과 변화의 방향을 짚어볼 예정이다.

이미 국민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

1. 무선 인터넷이 보편화되고 국민의 기본권으로 자리잡아가는 상황에서도 정보통신 인프라 확충을 위한 대기업의 기반시설 투자만을 멀뚱히 바라보고 있는 정부 정책은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 이로 인해 가뜩이나 수도권과 지방의 인프라 격차가 큰 한국에서 정보 격차는 오히려 더 커지지 않을까?

2. 인적자원과 소프트웨어를 무시한 채 하드웨어를 값싸게 제조해 많이 파는 것만으로 한국의 제조업과 IT산업이 생존할 수 있을까?

3. 새로운 글로벌 스탠다드를 주도하고 개방적이고 창의적인 기업인양 보이던 애플이 정작 자사의 아이튠스 서비스를 독점하기 위해 국내의 다른 음원서비스들을 앱스토어에서 차단하는 정책은 올바른가? 이를 두고 한 국가의 정보통신 정책의 방향도 없이 손 놓고 바라만 보고 있는 정부는 문제가 없는 것일까?

4.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데도 인터넷 선거운동을 비롯한 정치 활동을 규제하고 있는 지금의 제도는 모바일 웹2.0시대에 적합한가? 모바일 웹2.0시대는 더 많은 민주주의를 가져올 것인가?

지금 벌어지고 있는 모바일 웹2.0 혁명, 스마트폰 혁명이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국민들 개개인의 생활과 아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혁명은 국민들의 생활양식을 변화시키고 산업 구조를 바꿀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 정치 활동의 영역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다. 그리고 그 변화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사람들은 결국 기업도, 국가도 아닌 우리 국민인 것이다. 이 변화가 어디까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국민들의 입장에서 진지하게 검토하고 살펴보는 것이 절실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조성주 haruka23@paran.com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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