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 07 / 23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새사연은 지난 해 '한국사회 분노의 숫자'라는 타이틀로 우리사회의 불평등과 불공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기획 연재를 진행했습니다. 1년이 지난 현재 우리사회의 불평등은 더욱더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고, 최근에는 불평등에 대한 감수성이 '갑과 을'이라 문구를 통해 보편화 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새사연은 2013년 7월부터 "분노의 숫자 시즌2"라는 제목으로 우리사회의 불평등을 더욱 세밀하게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편집자 주)

 

 

 

▶ 용어 해설

   

2금융권 가계대출 비중

 

전체 가계대출에서 비은행예금취급기관(저축은행신협상호금융새마을금고 등)과 기타금융기관(보험사카드사할부사증권사대부업 등)의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

 

예대마진(%): 대출금리와 수신금리의 차이로, (대출채권 이자수익/평균잔액) - (예수금 이자비용/평균잔액)으로 계산함

 

 

▶ 문제 현상

 

금융위기 이후가계대출 증가의 67%를 제2금융권에서 조달

 

최근 가계의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급증하는 동안2금융권 가계부채 비중 또한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 40% 수준이던 동 비율은 지난 1사분기 49.1%로 역대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주택대출 또한 제2금융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25%에서 1사분기 32.5%로 증가하였다신용도가 낮고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의 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는 것은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증가하고 가계대출의 건전성도 갈수록 나빠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동 비율은 2007년부터 상승하기 시작하여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하였다. 2007년부터 저신용자·저소득층의 은행권 대출이 어려워지자 제2금융권 가계대출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계대출은 224(33%) 증가하였다이 중 시중은행 가계대출이 74(19%) 증가하였고2금융권은 151(51%) 늘어났다특히 대부업이 포함된 기타금융회사는 33조에서 77조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2금융권 가계대출이 전체 가계대출 증가분의 2/3인 67%를 차지하였다.

 

또한 한국은행의 저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대출금리와 수신금리의 차이인 예대마진은 금융위기 전보다 높은 상태다특히 상호저축은행의 경우금융위기 이전 5% 수준의 예대금리는 1사분기 12.03%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저축은행의 대출금리는 위기 이전(2006~2008평균 11.3%에서 현재 15.5%까지 증가하였다반면 수신금리는 위기 이전 6%에서 현재 3.5%까지 떨어졌다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p 내렸음에도 불구하고대출금리는 올리고 수신금리는 내려서 예대금리를 늘렸다따라서 가계와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 경감은 미미하고 은행의 이자수익만 증가하게 되었다.

 

 

▶ 문제 진단과 해법

 

2008년 국내은행 예대율은 135.8%로 아시아 국가 평균(82%)을 훨씬 초과하였다이에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 불안정 문제가 제기되자 금융당국은 2009년 12월 15개 국내은행에 대한 예대율 규제를 도입하였다시중은행의 대출 증가율은 둔화되었으나대출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 가계대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금융당국은 사태가 악화되자2011년 6월 제2금융권 건전성 규제를 강화하였다그러나 지난 1사분기 은행권과 비은행권 가계대출은 각각 2%, 4.7%로 증가율이 둔화됐으나카드사할부사대부업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12%로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기관별 예대율 및 건전성 규제로 가계부채의 건전성은 갈수록 취약해지고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은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또한 금융당국의 정책 실패와 부실 감독에 따른 부동산 PF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저축은행은 가계대출과 예대금리차를 대폭 늘렸다이는 가계의 채무 부담 가중과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지고은행은 다시 가계의 신용리스크 증가를 명목으로 가산금리를 인상하는 악순환 고리에 빠지고 있다2금융권 가계대출 건전성과 예대마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 몇 가지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첫째가계부채 수요 자체를 억제할 수 있어야 한다대출수요가 있는데 기관별로 대출을 규제하면 규제차익이 발생하여 신용도가 낮은 금융기관의 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따라서 가격부양 기조의 부동산대책이나 부채를 통한 성장정책은 지양하고규제차익을 없애기 위해 기관별 규제에서 기능별 규제로 규제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둘째금융기관은 수익성 위주의 경영 행태에서 은행 본연의 공공성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이를 위해 가계와 중소기업에 투명한 정보를 공개하여 여수신 금리 경쟁을 유도하고가산금리 산정과 운용에 대한 적정성 및 평가 기준을 마련하여 대출금리 인상에 대한 감독 및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셋째은행의 서민금융 활성화를 유도해야 한다현행 은행업감독규정에서 은행경영실태 평가제도는 자본적정성자산건전성수익성 등 은행 수익 위주의 지표로 구성되어 있다그러나 수익성’ 위주로 은행 건전성을 감독하면자칫 가계 부실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따라서 향후 은행경영실태 평가제도에 예대마진사회공헌활동성과급 및 배당 운용 적정성고용창출 등 공공성 역할을 강화하는 지표를 추가해야 한다.

 

넷째정부의 공적 금융기능을 강화해야 한다예를 들어 중·저소득층 가계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전세대출 금리는 시중은행이 5.5~6%, 저축은행이 7~15%에 달한다.반면 국민주택기금의 근로자·서민 전세대출 금리는 3.3%로 은행보다 2~3%p 낮고저축은행 보다는 4~11%p 낮다. 5000만원 원금에 3%p 금리 차이는 연 150만원에 해당한다정부가 주택금융공사자산관리공사 등 공적 금융기관의 출자금을 늘려서라도 중산층까지 공적금융의 수혜가 확대될 수 있는 금융복지를 실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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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09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우리가 설명하는 금융시스템은 서로의 영역이 구분되고 살균처리까지 된, 그래서 재미없는 시스템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은행은 엄밀한 의미의 진정한 은행이 돼야 한다. 예금으로 받은 돈을 안전하게 단기로 투자하는 데 있어 더 재미없고 지루한 곳이 돼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유명해진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경제위기 이후 은행시스템 개혁방향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고수익 추구라는 목적 아래 예금자의 돈으로 위험한 투자를 일삼았던 금융시스템을 엄격히 규제하고, 은행 본연의 자금 중개기능을 복원했을 때의 은행 모습이 혁신적(?)인 방법으로 투자를 감행하던 때와 많이 다를 것이라는 예시를 주고 있다.

그런데 어쩌랴. 은행시스템을 미처 개혁하기도 전에 문제는 계속 터지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4개 주요 저축은행에 대한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진 것이다. 부동산과 엮인 저축은행의 부실한 대출, 그리고 부실한 경영자들이 위험을 보지 않고 오로지 높은 수익성만을 추구하면서 발생한 숱한 사례가 또 하나 추가된 것이다. 예금자들과 후순위채권 매입자들은 대량 예금인출 사태를 포함해 한바탕 홍역을 치러야 했다.

최근 정부가 사금융의 과도한 이자요구나 무리한 채권추심을 규제하겠다고 나선 데 이어 저축은행 사태가 재발하면서 초점이 사금융과 제2 금융권으로 모아져 있다. 그러나 사실 우리나라 금융문제의 핵심은 여전히 은행이고, 은행을 축으로 한 금융지주회사다. 우리나라는 금산분리 규정에 따라 재벌과 같은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을 9% 이상 소유할 수 없다. 전에는 4%였던 것을 이명박 정부가 완화한 것이다. 그래서 대한민국 경제 영토에서 재벌이 진입하지 않은 거의 유일한 성역이 바로 은행산업이다.

그러면 재벌의 손길이 미치지 않았으므로 건전하게 발전했는가.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재벌 대신 외국 금융자본이 밀고 들어와 터를 잡고 있는 중이다. 우리나라 시중은행은 민영화 과정이 지연된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하면 외국인 지분율이 100%인 씨티은행과 SC은행은 물론이고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지주 등이 모두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넘고 있어 우리나라 은행이라고 보기에도 무리가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 은행의 지분을 쥐고 있는 글로벌 금융자본이 누구인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일으켰고, ‘시장의 요구’라는 이름으로 지금도 남유럽 국가들의 운명을 쥐고 흔들고 있는 금융자본이다. 이들이 추구하는 것은 선진 경영기법도 아니고 건전한 자금중개기능 정착도 아니다. 오직 높은 수익이다. 국내 은행을 접수한 외국 금융자본 역시 철저히 수익논리에 따라 영업활동을 하고 은행을 경영해 나갔다.

그 결과 우리나라 7대 시중은행(KB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하나은행·외환은행·씨티은행·SC은행)은 2000년대 이후 각 은행별로 조 단위 이상의 순이익을 올리면서 승승장구했다. 이 정도 규모의 이익은 제조업 기준으로 상위 10대 대기업 규모가 돼야 거둘 수 있는 성적이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에 10조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거뒀다. 그러나 그 수익은 상당정도 리스크를 감수하고 벌어들인 것임이 2008년 금융위기에서 밝혀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은행이 다시 한국경제 위기의 중심에 들어온 것이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은행채 등 시장성 수신을 대거 동원해 대출을 늘린 결과 예대율(대출/예금)이 한때 140%를 상회할 정도로 위험해졌고, 단기외화 차입 규모도 급격히 팽창함에 따라 외환 조달 위기에 몰렸던 것이다. 정부의 달러 지원과 자본확충펀드 조성 등 사실상 구제금융으로 다행히 심각한 위기에서 벗어나자, 은행은 다시 수익추구에 집중한다. 그 결과 지난해 또 한 번 수익이 사상 최고를 경신하게 됐던 것이다. 같은 시점에 가계대출도 개인부문 금융부채를 기준으로 보면 1천조원이 넘는다. 금융의 역할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의 역사적 경험을 돌이켜 보면, 주식회사 은행의 사적이익 극대화와 공적기능은 제대로 조화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공적 역할을 위해 사적이익에 대한 상당한 제한을 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고, 이는 단순한 기능 규제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다. 때문에 일정하게 소유규제가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현재 시점에서 글로벌 메가뱅크 시나리오와 같은 위기 이전의 금융 패러다임은 더 이상 통용되기가 쉽지 않게 됐다. 그러나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은행의 공적기능 회복과 산업 밀착형 서비스에 대한 재정립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은행산업 재구성에 대해 전진적인 개혁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재벌개혁과 함께 은행개혁도 진지하게 모색해야 한다.

이 글은 매일노동뉴스에 기고한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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