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16                                                                                                               최정은 / 새사연 연구원



4.13 총선을 앞두고 여야를 뒤흔드는 공천이 한창 떠들썩한 가운데 새누리당이 20대 국회의 5대 공약 중 하나로 ‘마더센터(Mother Center)’를 내걸었다. 최근에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사회, 규제, 청년, 노동에 이어 육아 분야의 대표 공약으로 독일의 마더센터를 본 딴 한국형 ‘마더센터’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본 공약을 기사로 접한 연구자와 현재 ‘소금꽃마을 마더센터’ 출범을 준비하고 있는 마을활동가는 ‘누구든 하겠다고 나서면 좋지 않겠느냐’며 일단 환영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전문을 들여다보면서 정책의 실현가능성을 타진해보기도 전에 집권 여당이 정책 방향에 대해 다소 섣불리 말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앞선다.

이 안대로 실현되어도 문제지만, 지켜지지 않고 정치 선거용으로 이용만 당하는 것도 문제다. 그럴 경우 그동안 ‘마더센터’에 공들였던 많은 사람들의 수고가 ‘공수표’로 돌아갈 수 있겠다는 걱정마저 든다.

 

정책 방향과 철학 전혀 달라 ‘우려’

아직 구체화된 계획이 나오지는 않았다. 다만 본 공약을 발표한 새누리당 대표들의 발언에서 정책 방향과 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

이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은 “새누리당은 독일의 마더센터를 모델로 한국식 마더센터를 전국 곳곳에 마련해서 앞으로 10년 후에는 은행 수만큼 마더센터를 만들고 보험설계사수만큼 엄마도우미를 양성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시간제 보육서비스를 확대해서 마더센터에서 실시하고 엄마, 아빠의 보육 전 과정을 도와줄 엄마도우미를 양성해 1:1로 가족을 도와주고 정보접근과 이동이 어려운 엄마를 가정 방문해 전 가정을 돕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새누리당 보도자료, “최고위원회의 주요 내용”, 2016.3.14.).

새누리당의 본 정책은 ‘은행 수만큼 마더센터’, ‘보험설계사수만큼 엄마도우미’ 등의 발언을 통해 알 수 있듯 양적으로 센터 수를 늘리고, 여성의 시간제일자리를 늘리는 정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현재 육아로 인해 겪는 정보의 문제나 시간제 보육의 부족은 기존 제도를 통해 이전보다 개선되고 있으며, 예산만 더 확대된다면 얼마든지 넓혀갈 수 있다. 그렇다면 굳이 독일 마더센터나 한국형을 운운할 필요는 없다.

독일에서 지난 30년간 시행되고 있는 마더센터나 한국에서 실험되는 마더센터의 경험의 핵심은 여성 스스로를 돕는 자조(self-help)의 정신과 자발성, 마더센터의 긴 이름 안에 숨겨진 역량강화(empowerment)의 철학이며 이를 뒷받침할 교육과 경험으로 다양한 재능 발굴, 지역공동체 안에서 여성뿐 아니라 아이와 남성, 청년에서 어르신, 다문화 가정 등 여러 세대를 아우르는 ‘열린 공간’이라는 데 있다.

그러나 우려대로 새누리당의 공약 어디에도 마더센터라 부를 만한 어떤 요소도 찾아볼 수 없었다. 또다시 무늬만 그럴싸한 정책을 남발해 힘겹게 뿌리내리려하는 싹마저 뽑는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다.

 

진정성 있는 공공 파트너 등장 ‘기대’

사실 지난 1년 내내 새사연과 소금꽃마을 공간협동조합 나무그늘이 머리를 맞대고 독일의 마더센터를 연구하고, 한국형 모델을 실험해오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이 바로 공공 영역에서의 ‘파트너 부재’였다(관련 연구자료는 새사연 홈페이지 ‘한국형 마더센터의 성장 가능성 탐색’(3편)과 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2015 마을살이 작은연구’ 자료집 참고).

한국형 마더센터의 대표 사례로 회자되어온 ‘춘천여성협동조합 마더센터’가 춘천여성회와 춘천시 마을기업 지원을 기반으로 힘겹게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소금꽃마을 마더센터’가 마을기업 나무그늘과 서울시의 공동육아활성화지원을 통해 곧 마더센터 부설 공동육아어린이집을 개원할 예정이다.

올해로 4년차를 맞은 춘천 마더센터와 2년차 소금꽃마을 마더센터의 경험 속에서 겪었던 어려움 중 하나는 ‘생존’이다. 마더센터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자원활동가의 적극성, 마더센터 운영진의 리더십과 의지, 열린 공간 안에서 항상 느낄 수 있는 따뜻함과 열린 마음의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운영 공간과 상근 활동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지원이 중요하다.

1980년 초, 독일 마더센터의 부모 교육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꽃피우기까지 엄마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또한 마더센터의 엄마들 못지않게 저출산 및 협소한 어린이집의 문제를 고민하던 독일 정부와 시 단위의 관심 및 실질적인 지원 역시 큰 역할을 했다. 마더센터 사람들의 헌신과 공공의 지원이 함께했기에 마더센터가 독일 전역은 물론, 전 세계 1000여 곳으로 뻗어나갈 수 있었다.

한국형 마더센터는 어느 지역에서든 발 벗고 나서 시도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한국형 마더센터를 만들고 싶지만 주저하는 지역과 그 안의 고민들이 해소되려면 마더센터를 ‘선거용 정책’으로 내세우는 정당보다는 본 모델을 깊이 이해하고, ‘진정성 있게’ 펼쳐나갈 지역과 정치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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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12 / 11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2012 대선 주요 후보 최종 정책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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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걱정 없는 세상’? 

박근혜 캠프는 최근 한국경제의 취약한 고리로 인식되는 하우스푸어 대책으로 ‘지분매각제도’를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박근혜 후보가 직접 공약을 설명하는 이례적인 장면도 연출하면서, ‘집 걱정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하였다. 그러나 이는 ‘은행 편한 세상’에 불과한 것으로 은행연합회는 쌍수를 들고 환영할 만하다. 은행연합회가 머리를 맞대고 짜냈다고 착각할 정도로, 도저히 공당에서 만들었다고는 믿을 수 없는 엉터리 대책인 까닭은 아래와 같다.   

우선 언뜻 일반인이 듣기에 생소한 지분매각제도를 간략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하우스푸어가 자신이 소유한 주택의 일부지분을 공공금융기관인 캠코 등에 매각하고, 매각대금으로 은행 대출금 일부를 상환한다. 캠코는 그 지분을 담보로 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고,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한다. 마지막으로 캠코는 매입지분에 해당하는 임대료(6%)를 받고, ABS 투자자에게 이자를 지불하게 된다.  

첫째, 은행은 손 하나 사용하지 않고 부실채권의 원금을 상환 받게 된다. 박근혜가 제시한 매각 지분율은 시세의 50%와 주택담보대출 중 작은 금액이다. 또한 하우스푸어의 LTV는 대부분 50%를 초과하므로 캠코는 시세의 50%를 매입하게 될 것이다.[아래 표1 참조]

LTV 50을 초과할 경우, 은행은 부실채권에 대해서 손 하나 움직이지 않고 대출채권의 62.5%를 캠코로부터 상환 받게 된다. 통상 부실채권이 발생하면 은행은 무리한 자산 확대 경쟁, 대출심사 및 사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으로 대손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그러나 정부의 공적자금이 투입되면 채권자는 대손비용을 정부에 떠넘기게 된다.  

둘째, 가계의 의무는 대출금 원리금에서 지분 임대료로 형태만 바뀌었을 뿐이다. 박근혜가 제시한 지분사용료 6%는 현행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자금 대출보다 결코 저렴하지 않다. 

현행 주택금융공사의 전세금 대출은 2~4%이다. 사용 목적의 주택에 공적금융기관이 자금이 동일하게 지원되는데, 높은 지분사용료 방식을 굳이 도입할 까닭이 없다.  

지분사용료가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는 것은 이질적인 수천 개의 주택지분의 조합(pooling), 임대료 수취, 보증 등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들고, 부실자산  임대료 수취에 불확실성이 개입되기 때문이다.  

가계의 원리금 상환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금리를 낮추고 만기를 연장하는 것이 지분매입보다 더 나을 수 있다. LTV 80%인 만기 5년 금리 8%인 원리금 균등상환 대출일 경우, 지분매입 전 월 원리금 648만원에서 지분매입제도를 실시하면 원리금 284만원과 임대료 90만원을 합하여 374만원으로 줄어든다. 그러나 10년 만기 5% 금리로 채무재조정만 해도 339만원으로 줄어든다. 30년 만기로 조정하면 339만원의 절반인 172만원으로 줄어든다.[위의 표2 참조] 

셋째, 주택가격이 떨어지면 공적금융기관의 자본손실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 박근혜가 말하는 ABS는 일반적인 주택저당증권(MBS)과 다르다. 통상 주택저당증권은 채권에 대한 원리금이 가계, 은행, 투자자로 이전된다.  

그러나 박근혜 캠프에서 말하는 ABS는 원금에 해당하는 매입지분은 공적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임대료만 투자자에게 이전되는 방식이다. 원금이 상환되지 않기 때문에, 매각하지 않고는 원금을 회수할 수 없는 매입지분까지 양도 받을 어리석은 투자자는 없을 것이다. 또한 박근혜가 고려하는 지분매입대상 가구는 전체 부채가구의 3%인 28만 가구에 해당한다. 이는 전체 금융부채의 10%인 60조에 해당한다. 50% 지분을 매입하면 30조에 달하고 주택가격이 10%만 하락해도 3조원의 손실이 발생한다.[위의 표3 참조]

또한 임대료 연체가 발생하면 ABS 이자 지급이 원활하지 않아 정부의 이차보전이 발생하게 된다. 만약 환매우선권을 보장하면 주택가격이 상승해도 공적금융기관은 아무런 자본이득을 얻지도 못한다. 공적금융기관은 무조건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 

넷째, 공유지분 주택은 주택시장 침체를 더 부추길 수 있다. 공유지분은 대출·매매·임대 등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따르게 된다. 또한 주택을 처분하고자 할 경우, 공유자의 동의를 얻어야만 한다. 시중금리보다 높은 6% 임대료를 지불해야 하므로, 전세 전환도 용이하지 않을 것이다. 즉 공유지분 주택의 무분별한 확대는 소유권 행사의 제약 등으로 매매를 더욱 위축시켜 주택시장의 침체를 더욱 가중시킬 것이다. 또한 주택을 동시에 인수한 뒤 특정 계약 기간이 소멸하면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동시에 매물폭탄이 터질 수도 있다. 주기적인 주택시장 침체가 반복될 수 있다. 

다섯째, 매입가격 산정에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박근혜 캠프는 공적금융기관의 매입가격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다. 부동산 거래가 실종된 상태에서 시세는 실제 가치를 반영하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우리의 주택금융공사에 상응하는 Fannie Mae가 보유한 주택에 대해서 임차전환(Deed for Lease) 제도를 실시하였다. 그러나 이는 차환, 채무조정, 급매 등 모든 구제책이 소멸한 ‘깡통주택’에 대해서 진행한 프로그램이다. 즉 채무가 시세를 초과하여 굳이 매입가격을 산정할 필요도 없고, 소유권과 잔여채무 면제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는 주로 압류에 대한 주거권 침해, 주택가격 하락 등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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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11 / 22 이수민/새사연 연구원

[테마북] 대선 후보들이 '말하지 않는' 중요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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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진정한 정책은 가장 소외된 곳부터 돌볼 수 있는 정책이어야 한다.

5년 전 겨울 춥고 깜깜한 어둠 속에서 한줄기 빛을 찾는 심정으로 투표용지에 도장을 찍었지만 우리는 채 6개월도 지나지 않아 더 추운 바람 속에 촛불을 들고 내던져져야 했습니다. 길고도 험난한 5년이었고 한편으로는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18대 대통령 선거 투표일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이 되었습니다.

약 한 달 전 새사연은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세 명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들이 내어놓은 공약과 주장을 비교분석한 글들을 모아 <18대 대선후보 기초 정책비교>라는 제목의 테마북을 만들었습니다. 한 나라와 한 시대를 이끌어갈 대통령이 되겠다는 후보의 공약 치고는 기대보다 부족하고 부실한 부분들이 많아 평가에 곤란을 겪기도 했지만, 일방적인 지지나 비난만으로는 새사연이 이야기하는 '시대교체'는 고사하고 '정권교체'마저도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에 9월까지 발표된 공약을 기준으로 세 후보들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해보았습니다.

그 후 새사연은 세 후보들이 기존의 공약들을 더욱 구체화해 나가고, 새로운 공약들을 제시하리라 기대하면서 대선정책 두 번째 시리즈로 <대선 후보들이 '말하지 않는' 중요 정책>을 준비했습니다.

이명박 정권 속에서, 그리고 더불어 장기화 되는 세계적 대침체 속에서 신자유주의에 의한 양극화와 불평등이 우리에게 어떤 고통을 안겨주는지 경험한 국민들은 새로운 사회를 향한 요구를 경제 민주화와 보편복지라는 하나의 목소리로 모았고, 그 결과 전혀 다른 길을 걸어 온 세 후보의 공약마저 큰 차이를 나타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공약들의 유사함이 국민의 목소리와 후보들의 진정성을 제대로 담고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단순히 표를 위한 선전 전략이 아닐까 걱정이 일기도 합니다.

그리하여 새사연은 후보들이 내어놓은 공약을 읽어나가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그치지 않고, 국민의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하고 절실한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후보들이나 캠프에서 거의 다루지 않았거나 비중 있게 다루지 않은 정책들을 짚어보았습니다. 1) 경제 민주화, 2) 경제 성장론, 3) 공공부문 민영화, 4) 사회적 경제, 5) 저소득층 지원, 6) 보건의료, 7) 여성 일자리의 7가지 분야를 살펴보았습니다.

소외된 정책들은 중소상인과 중소기업, 저소득가구, 비정규직, 청년, 여성 등 주로 사회적 약자와 취약 계층에 대한 정책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필요하고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대선 정책 두 번째 시리즈를 준비하며 대통령 후보의 진정성이란 자신에게 표를 주는 사람들을 위한 정책을 내세우기 이전에, 반대로 표를 줄 것이라 기대되지 않지만 소외받고 있는 국민을 위한 정책을 내어놓는 것으로 판단되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이런 '외면 받는', 그러나 '중요한' 정책들을 발굴하여 다시 국민과 후부들에게 환기시킴으로써 소외받는 정책, 근본적으로는 소외받는 국민과 계층에 대한 정책이 조명받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총 7편의 글을 테마북으로 엮었습니다.

2012년 11월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연구원 이수민

 

[목  차]

◆ 여는 글                                                             

◆ 경제 민주화(김병권)
    : 재벌개혁의 중요수단, '계열분리 명령제'                             

◆ 경제 성장론(김병권) 
    : 박근혜 후보의 '창조경제', 90년대 벤처정책 부활? 혹은 '삼성 스타일'   

◆ 공공부분 민영화(김병권) 
    : 대선 후보들은 과감히 민영화를 전복시켜라                           

◆ 사회적 경제(이수연) 
    : 한국 사회적 경제의 올바른 시작을 위해                               

◆ 저소득층 지원(김수현) 
    : 하우스 푸어보다 심각한 푸어를 위한 대책은?                       

◆ 보건의료(이은경) 
    : 보건의료시스템 개혁 없이 건강보험 강화는 불가능                

◆ 여성 일자리(최정은) 
    : 일-가정 양립, 여성고용개선과 종일제 보육으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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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14김병권/새사연 부원장

 

박근혜·문재인·안철수 등 세 명의 유력 대선 후보들이 지난 9월 이후 치열한 정책공약 경쟁을 벌이면서 사실상의 선거운동을 해 온지도 상당한 시간이 지났다. 조만간에 후보등록을 하고 공식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금까지 정책경쟁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았던 것을 꼽으라면 단연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일 것이다. 세 후보 모두 가장 중심 공약으로 제시한 분야이며, 동시에 당장 경제적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소해야 하는 국민적 요구가 거세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질문을 한 가지 던져보자. 가장 보수적인 새누리당의 정강까지 개정하면서 경제 민주화를 집어넣는 한편, 헌법의 경제 민주화 조항을 기초한 상징적인 인물인 김종인 전 의원을 굳이 영입을 했던 박근혜 후보의 재벌개혁 공약과 경제 민주화 공약은 무엇일까. 그리고 문재인·안철수 후보와는 어디에서 차별성이 드러날까.

정답은 좀 엉뚱하다. 적어도 13일까지 박근혜 후보의 공식적인 재벌개혁, 경제민주화 공약은 ‘없다’가 정답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캠프의 공식적인 경제민주화 공약은 문자 그대로 없다. 후보 캠프의 공식적인 사이트 어디에도 경제민주화 관련 공약 내용이 없다. 박근혜 후보가 언론을 통해 발언한 어디에도 확정적인 경제민주화 공약은 없다. 그렇게 중요한 경제민주화 공약이 집권 여당의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선거일 한 달 남짓 시점까지 아무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소리일까.

사실 11월 초까지만 해도, 오랜 시간 뜸을 들이던 경제민주화 공약이 ‘대기업집단법 제정’을 중심으로 거의 정리됐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예상보다 강도가 높은 수준이며, 여기에 사교육 제한과 국공립 보육시설 확대가 추가되면서 수위가 제법 높은 공약 초안이 박근혜 후보에게 전달됐다는 소식이었다. 그러나 그 역시 말뿐이었고 공식화된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더니 지난 8~9일 다시 김종인 행복추진위원장과 박근혜 후보 사이의 설전만이 언론을 통해 흘러나왔다. 박근혜 후보는 “기존 순환출자는 기업 자율에 맡기자”는 얘기를 하고, 대기업집단법에 대해서는 “국민한테 도움이 되는지, 국익에 가장 합당한가를 잘 조율하고 충분히 검토하겠다”는 한가한 얘기를 했다. 이쯤 되면 사실 재벌개혁 생각 자체가 없다고 봐야 한다. 이에 대해 김종인 위원장은 박근혜 후보를 신뢰한다던 지금까지의 말을 뒤집으면서 “당초 경제민주화를 하겠다던 얘기가 조금 약세로 돌아섰다는 우려, 그런 느낌을 받는다”거나 “그러나 (박근혜 후보가) 많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영향을 받고, 로비의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다”는 식으로 횡설수설했다.

이런 장면은 낯이 익다. 총선을 앞두고 김종인 위원장의 사퇴 협박이 그랬고, 이한구 원내대표와 경제 민주화 개념을 둘러싼 논쟁이 대표적으로 그랬다. 이번에도 그 연장이다. 그 와중에 국민 앞에 책임 있는 공식 방안을 내놓은 사람은 박근혜 후보를 포함해 아무도 없었고 결국 박근혜 후보가 김종인 위원장의 경제민주화 방안을 거부했다는 소리마저 들린다.

이제는 미뤄서는 안 된다. 박근혜 후보는 말하라. 도대체 어떤 재벌개혁안이 박근혜 후보의 공식적인 공약인가. 어떤 경제민주화 방안이 박근혜 표 경제민주화 방안인가. 특히 대기업집단법을 하겠다는 것인가 말겠다는 것인가. 하겠다면 대기업집단법이라는 바구니에 무엇을 담으려고 하는 것인가.

새사연은 이미 올해 초에 “향후 한국 경제의 중·장기적 방향전환과 바람직한 모델로의 접근을 고려하면서 재벌개혁에 대처해야 한다. 그 동안 학계나 법조계에서 간간히 나왔던 ‘기업집단법’ 제정은 그런 차원에서 보면 한국의 재벌체제를 핵심 경제 구조 틀로 보고 공식적인 법적 틀로 이를 수용하고 성문법적 틀 안에서 규제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어 현 단계에서 충분히 논의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주장한 바가 있다.(새사연 “재벌개혁과 재벌규제법”, 2012년 3월14일)

그 후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기업집단법이 엉뚱하게(?) 박근혜 캠프에서 흘러나왔을 때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다. 그런데 이번에도 역시 말만 무성하게 흘리다가 폐기처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근혜 후보는 이번에는 명확히 말해야 한다. 대기업집단법을 도입하겠다는 것인가 아닌가. 도입한다면 어떤 내용과 수준의 대기업집단법을 도입하겠다는 것인가. 아니 도대체 재벌개혁을 위해 무엇하나라도 할 생각이 있기는 한 것인가.

이글은 매일노동뉴스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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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11 / 12 최정은/새사연 연구원

일-가정 양립, 여성고용개선과 종일제 보육으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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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 새사연은 9월에 일차로 대선후보들의 주요 정책을 비교 분석해 보았다. 물론 이들 후보들의 정책 평가 기준은 대선후보 16대 정책과제를 실은 책 『리셋 코리아』에 있다. 주요 7대 정책 평가를 한 내용은 테마북으로 엮었으니 참조 바란다. (http://bit.ly/UXuL8X )

새사연이 준비한 두 번째 대선정책 시리즈는 <대선 후보들이 '말하지 않는' 중요 정책>이다. 박근혜 후보, 문재인, 안철수 후보 등 유력 대선 후보들이 10월에 접어들면서 정책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다. 올해 대선은 특히 중복되는 공약이 유독 많은 상황이어서 유사한 정책들이 반복적으로 되풀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국민의 입장에서 매우 중요하고 절실한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무슨 이유가 되었던지, 후보들이나 캠프에서 거의 다루지 않거나 비중있게 다루지 않는 정책들도 적지 않다. 새사연은 이런 '외면받는', 그러나 '중요한' 정책들을 발굴하여 다시 국민과 후보들에게 환기시킴으로써 해당 정책이 조명받도록 할 목적으로 두 번째 시리지를 기획하게 되었다. 새사연 회원들과 독자들의 성원을 바란다.

 

[본 문]

최근 세계포럼이 발표한 2012년 젠더 불평등 지수는 한국의 경우 135개국 중 108위를 기록해 3년 연속 악화되었다. 여성의 경제참여나 기회는 116위, 교육수준은 99위, 건강과 수명은 78위, 정치력은 86위로 전반적으로 뒤쳐져 있다. 특히 한국 고용시장 안에서 여성의 임금수준이나 직위는 동일직종 내 남성에 견줘 턱없이 낮다보니 여성의 경제참여나 기회 측면에서 불평등지수는 나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실은 50%도 못 미치는 여성 고용률로 대변되고 있다.    

여러 전문가들은 여성 문제를 푸는 데 가장 우선해야할 과제로 ‘양질의 일자리’를 꼽는다. 김종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성고용 이슈가 우리나라 사회정책의 코어 이슈다. 여성 이슈가 해결되면 저출산 고령사회 이슈나 일가정 생활의 균형, 소득보전, 빈곤, 평등과 다양성, 육아 이슈 등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한다. 지금 경제민주화가 한창 논의되고 있으나 정작 여성노동의 문제는 빠져있는 것도 문제이다. 여성고용이 풀리지 않으면 일-가정 양립이나 보육정책 또한 제 효과를 내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 대선후보들의 정책은 여성의 일자리 불안을 줄여주기에 미흡한 점들이 많다. 특히 일과 가정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여성의 현실을 극복할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여성고용, ‘경력단절’ 해결이 시급

먼저, 여성고용의 큰 난관인 경력단절을 사전에 막는 방안을 중심으로 여성 일자리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여성이 출산과 육아를 감당하는 시기에 고용시장을 떠났다가 이후 재진입하면서 일자리의 질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특히 30대 여성의 경력단절은 여성고용의 아킬레스건이다. 2000년과 2010년 여성의 연령별 경제활동참가율을 비교해보면 극명해진다. 2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은 2000년 54.7%에서 2010년 65.5%로 10%p이상 상승한 데 반해, 30대의 여성은 2000년 54.05%에서 2010년 55.25%로 1%p 내외 증가에 그쳤다. 2010년 30대의 경활률은 20대 보다 10%p 낮다. 자녀 출산과 양육기를 맞은 30대 여성의 경력단절을 보여주는 ‘M자형 곡선’이 개선되지 못하면서, 여성 고용률은 정체되어 있다.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이 같은 일자리로 돌아오더라도 근속한 남성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고, 여성의 임금과 승진에도 경력단절은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경력단절 이전과 이후에 해당하는 20대와 40대 여성 임금근로자들을 비교해보면, 20대 여성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은 46.2%이지만, 40대 여성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은 63.0%로 경력단절 이후 여성 임금근로자에서 비정규직 비중이 훨씬 높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30대 여성이 경력단절 없이 경제활동을 이어가도록 돕는 정책이 절실한 가운데, 대선주자들이 제시하는 세부 정책 내용은 후보별로 수준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한 강연회에서 “좋은 직장을 다니다가도 아이를 키워야하는 문제로 떠나야하는 경력단절의 여성들이 많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아이를 어디에 맡겨야 되느냐에 고민을 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의 여성정책 구호는 ‘여성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나라 만들기’이다. 그러나 여성정책의 상당이 보육에 맞춰져있고, 임신기간에 단축근무를 제한하는 정도에 그쳐있다. 여성의 경력단절을 미연에 막을 대안은 빠져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40여 명의 온라인 여성카페 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성 고용률이 아주 낮은데 그것은 그만큼 우리의 사회적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라며 “M자 곡선이라고 부르는 중간 경력 단절 문제, 출산과 보육에 대한 부담 때문에 일자리를 떠나게 되는 문제를 막아주는 대책도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문 후보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정책에 가장 잘 담았다. 문 후보는 근본적으로 성평등을 제도화하기 위해, 여성발전기본법을 성평등기본법으로 전면 개정하고 성차별금지법 제정을 약속했다. 근본적으로 여성일자리 확대를 위해 고용상 성차별을 해소하고 임신출산육아에 따른 불이익을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비정규직 여성근로자의 임신과 출산후 계속고용지원금을 2배 인상하는 안을 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일자리 정책을 발표하며 여성고용 문제를 언급했다.  여성 고용대책으로 육아휴직수당 및 보육시설 재정지원 확대, 직장 보육시설 설치 지원, 여성 경력단절 방지 위한 재고용·계속고용 활성화 등이 담겼다. 또한 그는 성인지 예산제 등을 언급했다.

유력한 대선주자들 중 문 후보의 정책이 가장 눈에 띄지만, 여성들이 일과 가정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강제로 쫓겨나는 현실을 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대선후보들이 말하지 않았지만, 경력단절을 근절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제들이 있다.

우선 업무 공백에 따른 기업과 근로자 서로간의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 육아기 근로자의 업무공백을 다른 인력으로 대체해주는 지원이 필요하다. 공무원의 경우 육아휴직에 들어간 여성 공무원 수를 감안해 새 인력을 충원하는 방안도 일부 활용하고 있다. 일반 직장에는 대체인력을 지원하고, 계속고용에 따른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 또한 여성근로자의 퇴사를 종용하는 회사에는 강도 높은 제재를 가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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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