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15                                                                                    정경진 / 새사연 이사장



‘참말로 지긋지긋하다. 할 만큼 하지 않았는가. 이제 경제도 생각해야지?’

2015년 4월 16일, 내일은 세월호 참사 1주기입니다. 언제부터인가 4.16 세월호 참사에 대한 슬픔과 분노를 대신하여 위와 같은 말이 중심부로 올라오고, 유가족들에게 상처를 주는 언어폭력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언어폭력을 일삼는 사람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자신 또한 그와 같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사람들은 해마다 이맘때면 봄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산이나 교외에서 계절의 향연을 즐기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추운 겨울을 뚫고 나오는 새순마저 그냥 먹을 수 있는 이 좋은 계절에, 마치 죄인처럼 처절한 ‘순애보’를 외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재수 없어서 죽었다.’ 누군가 무심코 던지는 한마디에 심장이 뜯겨나가도, 생떼 같은 아이들의 죽음이 못난 애비, 애미 탓인 것만 같아 그저 오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걷고, 절하고, 굶고, 울어 봐도 풀릴 길 없는 슬픔과 한스러움에 절망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그 사실을 쉽게 잊고 살아가지만, 그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너덜너덜한 가슴을 안고 아파하고 있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온 나라가 숨죽여 슬퍼했으며, 모두가 반성하고 기억하겠다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은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입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져야 할 정부는 1년이 다 되도록 시간을 끌며 무능의 극치를 보여주는 한편, 세월호 유가족들이 경제발전의 발목을 잡는다는 거짓 선동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304명의 꽃과도 같은 목숨들이 허무하게 사라진 이유를 밝히고자 함에 어떠한 정치적 의도가 숨어있단 말입니까? 누구보다 앞장서서 진상 규명과 재발방지에 힘쓰는 것이 정부의 도리 아닙니까? 박근혜 정부는 임기 안에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 겸허히 받아들이고 후속조치를 취했어야 합니다. 국민을 위한 정부라면 응당 그리했어야 합니다.

한 사람이라도 살려달라고 절규하는 온 국민의 목소리에 부응만 했더라도 이 지경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정부는 유가족의 특별법 제정 요구도 끝내 묵살해 버렸고, 대신하여 ‘대통령 시행령’이라고 하는 시나리오를 내세웠습니다. 피해를 받은 것도 억울한데 피해의 원인을 제공한 정부가 진상조사를 하겠다는 아주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하여 세월호 참사는 ‘정치’의 부재와 책임 있는 지배 권력의 붕괴를 똑똑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공직과 권력은 사직(私織)이 되었으며, 국민들은 장기판의 ‘졸’이 되고 말았습니다. 지난 1년 동안 머리 아닌 가슴으로 울었던 정치인과 공직자가 몇이나 될는지요? 사계절이 바뀌는 동안 멸시와 오해를 받으면서도 비정상의 정상화를 부르짖은 사람들은 유가족과 국민들뿐이었습니다. 국민과 유가족을 위한 든든한 울타리를 만들어주어야 했을 정부 및 권력층은 오히려 선동과 거짓을 앞세워 진실을 외치는 자들을 고립된 섬으로 몰아갔습니다.

정부와 권력은 파렴치하게도 국민을 두려움으로 떨게 만들 또 하나의 만행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앞서 말한 대통령령으로 발표된 시행령이 바로 그것입니다.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지겠다고 했던 것을 조사권만 인정하는 특별위원회를 ‘마지못해’ 설치했습니다. 그리고 이 특별위원회가 결국에는 정부의 자체적 분석 및 조사에만 국한하여 활동하는 ‘조사위원회’로 탈바꿈 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 국민을 농단하고 국정을 파행으로 몰아가는 가해자가 권력 및 공직자들인데도 그들이 직접 조사와 분석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적반하장이며 후안무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제 그 누구도 아닌 우리들이 반성하고 대오각성 해야 할 때입니다. 유가족들은 지금 심장이 뜯겨져 나가는 아픔과 권력 없는 부모 때문에 자식을 잃었다는 회한으로 지금 이 순간에도 찬 도시에서 풍찬노숙을 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자식이 죽었다고 그 죽음의 대가를 바라는 부모가 세상천지에 어디 있겠습니까? 아이가 아무 연락 없이 늦게 들어오지 않으면 입이 마르고 가슴이 두근거린 경험들, 부모라면 한 번쯤 다 해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유가족들은 사랑하는 내 아이의 죽음 앞에 살아도 살아있는 게 아닐 것입니다. 부모란 본디 그런 것입니다. 모두들 부모의 심정으로 유가족을 바라보고, 정부와 권력에게 이야기를 해야 할 것입니다. 세월호 인양을, 시행령 개선이 아닌 폐기를 말입니다.

정부와 권력은 국민들을 세 번 죽였습니다. 차가운 맹골수로에 빠뜨린 것이 첫째, 수사권과 기소권 없이 조사권만 부여한 세월호 조사위원회가 둘째, 대통령 시행령으로 유가족의 목줄을 쥐려 한 것이 셋째입니다. 세 번을 죽여도, 아니 삼백 번을 거듭 죽여도 우리는 다시 일어나야합니다. 국민을 보호해야 할 정부와 권력이 무능하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운 이 나라가 무지하고 무능한 세력에게 맡겨질 경우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국민들이 물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음에도 자기 곳간을 지키느라고 혈안이 된 모습이 이젠 평상의 모습처럼 익숙합니다. 한 사기업 회장의 유서에서 밝혀진 권력형 비리가 한국사회 자화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생활고에 시달려 자살하고, 유가족들은 아이의 죽음을 가슴에 묻고 오열하고, 권력자들은 바벨탑을 쌓느라 죽어갑니다.

4월 16일,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우리들의 숙제입니다. 권력과 금력이 부패의 쇠사슬을 끼고 있는 한, 제2의 4.16은 다시 일어날 것입니다. 그게 우리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다면 과감히 떨치고 일어나야만 합니다. 광장에서 외치고 자판을 두드려야 합니다.

1년 동안 정부와 권력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잊기만을 강요했습니다. 자기들의 치부를 벌거숭이 임금처럼 가리기만 하는데 시간을 허비하고 말았습니다. 304명의 마음도 어르지 못하는 권력은 내려와야 할 것입니다. 국민들은 윽박지르고 목을 죄어 온다고 두려워하거나 도망가지 않아야 합니다. 바람이 일어나면 정부와 권력을 출렁이게 할 수 있습니다. 한번 출렁인 물은 큰 파도를 만들고, 종국에 가서는 새로운 변혁의 틀을 만들 것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일동은 세월호 인양과 시행령의 폐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이렇게 좋은 계절, 마음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낸 채 봄나들이에 나설 수 있길 바랍니다.

항상 잊지 않겠습니다. 늘 함께 하겠습니다.


2015.4.15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이사장
정경진 드림      

hwbanner_610x114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09.26정경진/새사연 이사장

 

안녕하세요. 새사연 이사장 정경진 여러분들께 인사드립니다.

올해에는 유난이도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자연에 의탁하는 인간의 삶이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조응하는 숨길 수 없는 사실을 성찰하듯이 올해에는 세계사적인 리더십의 교체와 대한민국의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이기도 합니다. 새사연은 이러한 역사와 민중의 삶에 대하여 항상 초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발전하는 생활인의 싱크탱크를 지향하며 숨 가쁘게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 모두가 회원님들의 굳건한 믿음과 새로운 사회에 대한 염원을 지지하고 바라는 마음이 밑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물심양면으로 격려와 지지를 해주신 회원 분들께 머리 숙여 인사를 올립니다.

새사연은 새로운 사회의 민중적인 주체로 협동조합이 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서구 여러 나라와는 달리 시장주도와 국가주도의 선택에 강요당하는 현실입니다. 효율성과 공공성이라는 제도적 틀 이외에 더 많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지향하기 위하여 자율적이고 자주적인 협동조합의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데 공부하고 있습니다 . 효율성과 공공성 그리고 자주성이 결합한 동적인 대한민국을 새로운 사회의 시작임을 선포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습니다. 하루에 42 명이 죽임으로 내몰리는 사회! 부의 재분배가 편중되어 중간허리 층이 취약한 사회! 교육, 건강, 주거 등 최소한 정의가 지켜지기 힘든 불공정한 사회!

하지만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고 자 노력하는 건강한 시민들이 존재하는 나라이기에 꿈을 꿀 수 있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희망이 있기도 합니다. 나라가 어려울 때마나 민중이 지켜온 나라이기에 수 천년동안 지혜롭고 격조 있는 문화를 창조한 나라이기에 이러한 유전자가 우리 몸속에 존재함을 믿기에 새로운 사회를 향한 부단한 몸부림을 연어처럼 지속할 것입니다.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올라가는 그 연어처럼 거대한 담 벽을 스멀스멀 기어 올라가는 담쟁이처럼 우리는 여럿이 함께 하여 기필코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야만 할 것입니다.

진보란 정책의 우월함보다 민중이 정치적으로 진출하는 시기 속에서 조직하고 투쟁할 때 만들어진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권교체가 시대교체이고 시대교체가 정권교체입니다. 얼마 남지 않는 승리의 현장을 우리는 가슴깊이 맞이할 준비를 해야만 합니다.

존경하는 새사연 회원 여러분 ! 1000 여명의 회원과 1 만 여명의 후원 회원이 함께 한다면 그리고 새로운 사회를 위한 주인으로 거듭난다면 꿈이 희망이 되고 희망이 현실이 되리라고 저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우리 새사연은 호흡을 가다듬고 멀리 바라보면서도 매 순간마다 정세에 맞게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입니다. 리셋 코리아라는 깃발을 들고 필요하다면 리셋 새사연이라는 혁신과 자기 성찰도 마다하지 않을 것입니다.

민중들이 정치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국민적 진보정당에 대한 염원은 아직도 뜨겁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물에서 만나기 위한 진보정치 시즌2를 위한 대장정을 새사연 회원 분들이 주인이 되어 진행되기를 염원해 봅니다.

새사연 회원 분들께 다시 한 번 호소합니다. 국민적 진보정당의 건설은 민중들의 염원이며 숙명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사연이 더욱 국민적인 아젠다를 생산해 낼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셔야만 합니다. 3000 여명의 회원과 10 만명의 후원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새로운 사회는 새로운 인간을 요구합니다. 타인과 협동하고 자신과 경쟁하는 그리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복종하는 겸손함이 요구되어 집니다. 내가 소중한 나이기에 너도 소중함을 아는 사람이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를 위하여 우리 함께 나아가도록 합시다.

마지막으로 민족의 대명절인 한가위를 맞이하여 회원님들의 가정과 일터에 행복이 가득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06.07정경진/새사연 이사장

 

새사연 회원님들! 안녕하신지요? 본격적인 여름을 알리는 하지가 얼마 안 남았군요. 아침 저녁으로는 그래도 습기가 적어 선선하지만 금새 더워지고 목에 땀이 흐르곤 합니다. 건강 잘 챙기셔야 겠습니다.

어제는 삼성전자 LCD공장에서 일하다 재생불량성 빈혈에 걸려 13년간의 투병생활 끝에 돌아가신 고 윤슬기님의 장례기사를 읽었습니다. 요즘 같이 어려운 시절에 남의 어려움을 자기 문제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진다는 그 자체 만으로 오지랍이라고 타박당하기 일쑤입니다. '지 코가 석자인데 지나 잘하지" 라고 말하면서 괜히 남의 일에 신경쓰지 말라고 하십니다. 하지만 "나와 너"가 만나 또 다른 우리가 될 때 남의 문제가 나의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더구나 일터에서 발생한 문제라고 의심된다면 이는 나 자신의 건강에도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문제이기도합니다.

우리는 일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하루를 대부분 직장에서 보냅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늘 일만 하는 것은 아니지요. 일도 열심히 하고 쉬기도 하고 놀기도 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자기 자신을 아낌없이 주기도 합니다. 우리는 자기 의지대로 태어난 것은 아닙니다. 내가 태어나고 싶다고 태어난 게 아니라 부모님의 은덕에 의해서 태어난 것입니다. 하지만 직장은 우리의 의지대로 계약을 합니다. 그 계약은 불변한 게 아니라 유지 되기도 하고 취소 되기도 합니다. 일을 하면 그에 맞는 돈을 받습니다. 돈을 많이 벌어서 집도 사고 자동차도 삽니다. 그래서 우리는 생산도 하고 소비도 하면서 살아가는 거지요. 생산의 주체이자 소비의 주체인 생활인이 만일 그 기초인 건강을 잃는다면 생산도 소비도 되지 않는 죽은 사회가 되어가는 것이지요. 돈을 벌기 위해서 뼈빠지게 일을 해야만 하는 사정을 이해못하지는 않지만, 사용자와 노동자가 욕망의 수레바퀴에 올라타서 멈추지 않는 질주를 한다면 몸과 마음은 피폐해지고 결국은 공멸의 길로 접어들게 되지요.

더구나 그 작업장에서 56번째의 희생자가 나왔다면 이는 간과할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무슨 유령의 집도 아니고 56번째 죽임을 당했다면 삼척동자라도 진상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함에도 모두 다 쉬쉬하고 근로계약의 대리업체인 노동조합도 못 만들게 하고, 더구나 산재처리도 안해준다는 사실을 목도했을 때는 고 윤슬기님의 한에 서린 몸부림이 떠오르게 됩니다. 괜찮은 회사를 다닌다고 혹 질시하거나 홀대할 수는 있지만 같은 처지의 생활인들에게 이 문제가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한 사람의 영혼과 몸뚱아리가 대부분 투영되는 직장의 근로조건을 개선하는 노력은 사용자도 동참해야만 합니다. 생산과 놀이 그리고 쉴 수 있는 생활공동체를 만드는 일은 제 2의 고 윤슬기님을 만들지 않겠다는 사회적인 다짐이고 출발이어야 합니다.

인간의 삶속에서 일은 1/n입니다. 자기 직장의 삶이 건강해야 일도 하고 돈도 벌고 나라가 부강해집니다. 경영은 사람을 부리는 게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이 말 뿐만 아니라 실제 현장속에서, 정치적인 법률속에 녹아나기를 기대해 봅니다. 윤슬기님의 아픔과 고독을 서로 지지하고연대하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고 윤슬기님께 고맙고 감사함을 전하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