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출산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는데요, 조윤선 새 정부의 여성가족부 장관은 "손주돌보미" 사업을 검토 중이라 밝혀 사회적 여론이 뜨겁습니다. 정부는 다양한 저출산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여성과 아이, 그리고 가족의 삶은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저출산 대책을 보면서 저출산이 여성의 출산과 관련된 문제로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경제, 노동, 보육, 주거의 종합적 정책임을 함께 느껴보시죠.


2013 / 03 / 21 최정은/새사연 연구원

싱가포르가 저출산에 대처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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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사연은 2012년 1월부터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에 관해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요약 정리하여 소개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2013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외에 사회 분야까지  확장하여 해외의 좋은 주장과 의견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 주)

 

 

가파르게 성장해온 동아시아의 주역들이 하나같이 저출산 현상에 맞닥뜨려 있다대만과 홍콩은 2000년대 중반에 이미 합계출산율이 1명 이하로 추락했고싱가포르와 우리나라는 1.2~1.3명 내외를 오가며 초저출산국(합계출산율 1.3)에 머물고 있다수출 주도로 경제성장을 이끌어왔고 아시아라는 공통의 지역색이 저출산에 어떤 영향을 준 것인지 진단하기는 어렵지만이 나라 여성들이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교육 수준이나 경제활동 수준이 높아지면서 아시아 여성들의 사회경제적 지위는 예전과 많이 달라졌지만돌봄자라는 가족 안에서 성 역할은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이로 인해 결혼과 출산이 오늘날의 여성들에게는 더욱 어려운 선택지가 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이 같은 갈등으로 많은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을 늦추거나포기하게 되면서 저출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럼 저출산을 극복할 특효약은 존재할까세계적으로 인구대체수준(합계출산율2.1)에 근접한 나라들은 여럿이지만 그들이 어떻게 출산율을 유지하고 있는가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다대표적인 고출산국 북유럽은 젠더평등 수준이 높고프랑스는 정부지원이 탄탄하며미국은 다문화(인종종교문화사회로 인정받는 등 그 비결이 획일화 되어 있지 않다그렇다면 우리와 이웃한 나라들은 저출산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가고 있을까우리보다 먼저 저출산을 경험해 앞서 대응한 싱가포르는 90년부터 최근까지 포괄적인 저출산 대책을 내놓으며 출산율 끌어올리기에 고심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우리와 다른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싱가포르 인구는 우리나라 인구의 1/10에 불과하지만 다인종 국가로 중국계(75%)가 다수이며 말레이계(15%), 인도계(8%)와 기타로 구성되어 있다게다가 국민소득도 우리보다 2배 이상 높은 나라다.최근 싱가포르는 현재의 인구를 유지할 목적으로 이민자정책을 내놓았지만 갈등요소가 더 크다는 여론의 반발에 부딪혀 내국민의 출산을 독려하는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싱가포르가 저출산과 관련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30~40대 미혼자가 타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점이다싱가포르는 80년대를 기점으로 30대 미혼 남녀가 급등하고, 35~39세 미혼남녀의 비율이 2005년 15~20%에 이르렀다최근 싱가포르 30~40대 남녀를 면담한 자료를 살펴보면 결혼관의 변화결혼 비용동질혼 강화개인주의와 일을 중시하는 경향동거문화 수용 등이 결혼과 출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온다(Gavin Jones, "Late marriage and low fertility in Singapore: the limits of policy", the Japanese Journal of population, 2012).

 

이런 현실에서 싱가포르 정부는 집 걱정 없이 결혼하고돈 걱정 없이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도록 정책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현 정부는 다수의 국민이 결혼을 하고 싶어 한다는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올해 초에 20억 싱가포르달러(1조8천억 원) 예산을 쏟을 가족정책을 선보였다. 우리와 비교를 해보면 싱가포르의 저출산 대책의 특징은 출산율 목표를 분명히 해 정책을 시행하며, 결혼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주택마련에도 힘을 쏟는다는 차이를 보인다. 싱가포르는 내년 합계출산율을 1.4~1.5명으로 목표하고 있다. 또한 국민의 85%가 공공임대주택에 살만큼 공공주택 공급이 많음에도 신혼부부나 아동이 있는 가족에 더욱 주안을 둬 집 걱정을 덜어주려 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올해 더 강화된 가족정책을 선보이며 아빠유급 일주일 휴가, 10대 아동양육 부모휴가, 신생아 의료비 지원, 출산장려금을 높이고 있다. 싱가포르 최대의 국영방송 미디어콥(Mediacorp)이 1999년에 설립한 채널뉴스아시아(Channel News Asia, CNA)에 소개된 최신 싱가포르 저출산정책을 옮겨본다.

  

 

 

싱가포르, 출산율 끌어올릴 20억 달러 정책 발표

(Singapore unveils S$2b package to boost fertility rate)

 

2013년 1월 21일

채널뉴스아시아(CNA)

이멜다 사드(Imelda Saad)

 

 

싱가포르 정부는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20억 싱가포르달러 정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아동이 있는 부부의 집 마련을 더 쉽게 할 예정이다. 가족우선제도로 새 공공아파트의 30%는 16세 이하 자녀를 둔 부부를 위해 별도로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새로 추가한 내용은 가족임시주택제도로 새 아파트를 기다리는 동안 싱가포르 주택개발청(HDB)으로부터 아파트를 빌릴 수 있다. 싱가포르 주택개발청(HDB)은 1월말까지 방 3~5칸 아파트 1150세대를 800~1900 싱가포르달러(한화 71만원~170만원)에 빌릴 수 있게 할 예정이다.

 

가장 최근의 조치는 결혼과 가족정책으로 3라운드 개선안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08년 16억 싱가포르달러 보다 더 많은 20억 싱가포르달러(1조8천억 원) 예산을 집행한다. 이 예산은 출산, 의료, 부모휴가 분야 지원에 쓰인다.

 

드디어 아빠는 일주일간 유급 출산휴가를 보낼 수 있다. 이는 맞벌이부부 4개월 출산휴가에다 아빠 1주일 출산휴가를 더한 것이다. 입양자녀 부부에게는 유급 4주간 휴가도 지급한다. 고용주도 2013년 5월 1일부터 다양한 유급 휴가를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니게 된다.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정부는 난임부부 시술에 더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지금은 정부가 이 시술 비용의 75퍼센트를 부담하고 있다.

 

출생보너스도 출산 당 2000 싱가포르달러(178만원)까지 증액하고, 넷째아이까지 지급할 예정이다. 모든 신생아는 의료비 지원으로 3천 싱가포르달러(270만원)에 해당되는 CPF 메디세이브(Medisave) 계좌를 얻는다. 이 혜택은 2012년 8월 26일 이후 태어난 모든 아이에게 적용될 예정이다. 선천성 및 신생아도 메디쉴드(MediShield)로 보장받을 수 있고, 정부는 2013년 3월부터 확대할 방침이며, 어린이 보험 등 기존 보험가입자도 자동적으로 2013년 3월 1일부터 적용받을 수 있다.

 

테오 치 힌(Teo Chee Hean) 부총리는 싱가포르의 출산율이 2012년에 상승한 것은 흑룡해의 영향으로 진단했다. 합계출산율은 2011년 1.2명~1.28명으로 올랐고, 2012년 1.3명으로 올랐다. 이제까지 싱가포르의 출산율은 1976년 이후 인구대체수준(합계출산율 2.1명)에서 후퇴하고 있다. 정부는 합계출산율 1.4~1.5명을 목표로 새 정책이 효과를 내기를 기대하고 있다.

 

부총리는 “우리는 장기적으로 2.1명에 도달하기 원하지만, 환경적인 제약도 있어 조금씩 진전시켜 내년에는 1.4~1.5명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부총리는 결혼과 가족 정책이 싱가포르 인구 로드맵의 가장 근본이라고 밝혔다. 그는 “싱가포르 국민이 우리 사회의 중심이며, 결혼과 가족을 지원하고 싱가포르 국민들이 더 아이를 낳도록 독려할 것이다.”고 했다.

 

그는 또한 “우리는 청년들이 더 일찍 결혼해 더 일찍 아이를 갖도록 도울 것이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청년의 83%가 결혼해 아이를 낳기 바라고 있어, 정부는 시행하는 결혼과 가족정책이 그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고 했다.

 

사회가족발전 장관의 찬춘싱(Chan Chun Sing)은 “이 문제를 재정이나 경제적인 이슈뿐 아니라 질적인 관점도 들어간 포괄적인 정책으로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떻게 아이를 양육하고 이 가치를 알게 하며, 젊은 부모가 아이가 뒤쳐질까 염려하지 않도록 양육을 지원하는 문제도 포함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 모든 요소들이 싱가포르를 친가족적 사회 환경으로 만드는 중요한 부분이라는 얘기다.


* 원문 게재 사이트:

http://www.channelnewsasia.com/stories/singaporelocalnews/view/1249234/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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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10 / 09 이은경/새사연 연구원

2012 대선 주요 후보별 복지정책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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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 새사연은 이번 대선이 수개월 전인 4.11 총선처럼 상호 비난과 폭로전을 반복하지 않고 보다 생산적인 정책대결이 되길 기대한다. 특히 나라의 운명과 방향을 결정할 대선 국면인 만큼 폭넓은 시야와 방향에서 우리 국민이 살아갈 비전이 다양한 관점과 각도에서 제시되길 바란다. 아직은 정책과 공약이 추상적이고 다듬어지지 못한 단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 후보의 저서와 발언을 중심으로 정책 맥락을 짚어보고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정책선거를 유도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요 약]

이제 복지국가는 표면적으로는 온국민이 합의하는 한국사회의 미래가 되었다.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대선 후보들 사이에 차별화 되는 정책이나 쟁점이 등장하지 못하고 있다. 복지 재정 문제, 복지 포퓰리즘 문제는 뜨거운 쟁점이 되어야 할 지점이다. 복지 재정을 확충하고, 복지 포퓰리즘을 넘어서 공공성을 확립하는 포괄적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분명 이를 반대하는 세력들과 충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선은 한국사회의 미래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구체화하고, 그에 대한 지지세력을 모아내어 다음 정권이 복지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힘을 만드는 시기가 되어야 한다. 지금 대선 후보들에게는 이 지점이 부족하다.

구체적으로 문재인 후보는 과거 노무현 정부의 시장중심 복지정책과 민주통합당의 재정확충식 복지정책에 대해 평가해야 한다. 박근혜 후보는 복지정책과 배치는 사회, 경제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안철수 후보는 중간자적 입장에서 벗어나 쟁점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해야 한다.

 

[본 문 ]

복지 재정 논란, 현명하게 풀어야

모두가 복지를 이야기하면서 오히려 실질적인 복지논쟁은 사라지고 있다. 무상급식에서 촉발된 보편복지 논쟁이 서울시장 선거로 이어질 때 만해도 2012년 대선은 복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총선 이후, 심각해지는 경제상황과 통진당 사태 및 안철수 바람 등 정치권의 혼란으로 구체적인 정책에 대한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다행히 문재인, 박근혜, 안철수 후보로 대선구도가 명확해지면서 쟁점은 다시 한국사회의 미래 비전으로 넘어가고 있으며 그 핵심에는 경제민주화와 복지가 있다.

복지논쟁의 가장 핵심에는 재정 문제가 있다. 재정 문제는 실제 실현가능성과 사회연대 원칙이 살아있는 복지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핵심이다. 하지만 우리 현실에서 재정 논쟁은 복지확대를 방해하기 위한 의도에서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조세연구원이 4.11 총선에서 나온 복지 공약들을 실현하려면  재정파탄이 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낸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복지를 재정논란에만 국한시키려고 하는 의도이다.

재정은 복지정책의 핵심이기는 하나 전부는 아니며, 전체적인 복지정책의 로드맵과 조응하는 수단일 뿐이다. 실현가능성 측면에서는 재정논란보다는 철학적 방향성, 전체적 중장기 로드맵, 세부 정책수단, 강력한 집행의지, 강력한 지지세력 등 보다 전면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이런 논란속에 각 대선 후보들은 재정확충방안 등 쟁점이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복지 포퓰리즘을 넘어

복지정책은 정책나열을 넘어서야 한다. 흔히 복지를 반대하는 세력들이 복지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실제 한국의 복지정책은 포퓰리즘적 성향이 강한 것이 사실이다. 0-2세 무상보육을 발표했다가 1년도 되지 않아 재정난으로 중단한 사례는 많은 시사점을 준다. 복지정책은 사업의 나열이 아닌 사회구조의 변화를 담아내야 한다. 복지정책의 목표는 사회의 핵심적 위험요소를 해결하고 시장을 통해 해결할 수 없는 다양한 국민의 욕구를 실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동보육문제는 여성의 사회활동 확대, 아동의 질높은 보육, 보육비 부담으로 인한 저출산 문제 해결 등이 정책목표이다. 이를 위해서는 질높은 국공립 보육시설의 확대, 노동시장의 변화를 통한 부모권의 실현, 사회전체의 비효율적인 고비용 보육비용 감소, 민간보육시설에 대한 질관리 등 다양한 정책수단이 필요하다. 정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는 기존 보육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민간 보육시설에 대한 구조조정, 재원확보, 노동시장에 대한 통제기전 마련, 표준 영유아 보육 프로그램의 적용 등 세밀한 정책수립과 강력한 집행의지가 동반되어야 한다. 이번 해프닝은 이러한 전면적 기획에서 출발하지 못한 채, 선심성 나열식 사업을 추진한 필연적 결과인 것이다.

그렇다면 대선후보들이 내놓고 있는 복지정책은 어떠한가?

 

문재인, 기존 정부에 대한 평가와 전체적 로드맵 필요

먼저 문재인 후보는 “일자리가 복지다”라는 구호를 앞세웠다. 일자리와 사회안전망에 대한 지출이 성장을 위한 최선의 투자라는 입장이다. 박근혜 후보가 경제민주화 실현과 한국형 복지국가를 앞세워 분배문제에 집중하는 것과는 다르게 문재인 후보는 성장을 빼놓지 않는다.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을 위해 비정규직, 청년, 여성, 노인 등 취약계층의 일자리 확충을 우선으로 하고 사회안전망을 튼튼하게 구축하여 기회의 평등과 재기가 가능한 사회를 이야기하고 있다.

복지영역에서 문 후보는 ▲내 삶에 강한 복지 ▲민생에 강한 복지 ▲일자리에 강한 복지 ▲지역균형에 강한 복지 라는 매우 추상적인 원칙을 들고 있다. 세부적 내용으로는 깨알복지라는 이름으로 다음의 정책을 내놓았다.

① 질 높고 저렴한 산후조리 서비스 제공할 수 있는 <공공 산후조리원> 설립
② 임신에서부터 초기 발달과정을 지켜주는 <아동 건강발달 종합관리 서비스>
③ 다시는 통영 초등학생의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아동 지킴이 네트워크>
④ 아이들의 등하교를 안전하게 지키는 <안심 통학 동행 길잡이> 제도 확산
⑤ 심각한 청년 주택문제 해결 <대학 기숙사와 대학생 공공원룸텔> 확충
⑥ 취업 준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취업 지원 종합서비스> 제공
⑦ <돌봄 휴가지원제도> 지원
⑧ 여성의 밤늦은 귀가를 지켜주는 <여성 안심귀가 지킴이 서비스> 실시
⑨ 자살을 막기 위해 <자살 예방 생명지킴이> 확대
⑩ 동네 구석구석 안전시설을 지킬 수 있는 <우리 동네 목수 사업> 시작
⑪ 어르신의 건강을 찾아가 돌봐드리는 <건강 100세 방문관리 서비스> 제공

그러나 아직 내용이 매우 추상적이며 정책 나열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후 보다 포괄적인 정책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문 후보는 민주통합당 후보라는 점에서 노무현 정권의 복지정책에 대한 평가와 민주통합당의 복지정책을 같이 짚어볼 필요가 있다. 노무현 정부에서 사회정책의 비중은 증대되었으나 심각한 양극화에 대해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다. 복지영역에서는 새로운 시스템 개혁보다는 복지지출을 양적으로 확대하는 것에 치중하면서 사회서비스 영역의 시장화가 급격하게 진행되었다. 특히 적극적으로 시도한 의료민영화, FTA 등은 사회서비스 영역을 시장에게 맡기는 정책이었으며 공공영역의 확충과 시스템 개혁은 제외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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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09 / 26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2012 대선 주요 후보별 시대인식 비교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누르면 됩니다.

 

편집자 주 > 새사연은 이번 대선이 수개월 전인 4.11 총선처럼 상호 비난과 폭로전을 반복하지 않고 보다 생산적인 정책대결이 되길 기대한다. 특히 나라의 운명과 방향을 결정할 대선 국면인 만큼 폭넓은 시야와 방향에서 우리 국민이 살아갈 비전이 다양한 관점과 각도에서 제시되길 바란다. 아직은 정책과 공약이 추상적이고 다듬어지지 못한 단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 후보의 저서와 발언을 중심으로 정책 맥락을 짚어보고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정책선거를 유도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요 약]

결국은 시대의 요구를 반영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 보수이든 진보이든 그렇다. 국민들은 지금 시대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온 몸으로 느끼며 가장 정확히 판단하기 때문이다. 지금 시대의 요구는 무엇인가? 전세계 인류를 경제위기로 몰아넣은 신자유주의를 종식시키고 그것을 대신할 새로운 사회경제체제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의 대선 후보들은 이를 얼마나 인식하고 반영하고 있을까?

박근혜 후보는 99% 저항의 시대에 100% 국민행복론을 들고 나오면서 신자유주의 속에서 부를 독차지한 1%를 숨기고 있다. 문재인 후보는 시대교체를 외치는 가장 적극적 후보이지만 구체적인 정책에서는 그 방향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낡은체제를 청산하고 미래가치를 대변하는 후보이지만 역시 구체적인 정책에서는 차별화되지 않고 있으며 실질적인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본 문 ]

새사연의 제안, ‘정권 교체’에서 ‘시대교체’로!

“시민들이 2012년 양대 선거를 통해 정권교체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그러나 두 민주정부 때처럼 대통령과 청와대 일부 바뀌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결국 재벌 - 관료 - 보수언론의 3각 동맹에 휘말려 새로운 체제의 화두인 최소한의 보편적 복지국가도 이룰 수 없게 될 것이다. 우리는 3중, 4중의 위기가 중첩되는 거대한 전환을 맞고 있으며, 양대 선거는 새로운 사회 경제체제를 선택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정권 교체는 물론이며 이를 통해 시대교체를 이루어야 한다.”

“2011년 아랍에서 시작해서 월가 점령시위로 터져 나온 민주들의 숨 가쁜 목소리도 시대교체, 즉 신자유주의를 종식시켜야 한다는 움직임이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새로운 사회경제체제를 선택하고 수립해 나가는 일은 시민이 주도하는 새로운 정치를 동반할 때 가능하다. 단순히 새누리당에서 민주통합당으로의 정권교체가 아닌, 시장국가에서 복지국가로, 여의도 정치에서 시민정치로 넘어가는 시대교체가 되어야 한다.”

위의 인용문은 올해 5월 출간된 새사연의 정책대안 종합판 『리셋 코리아』의 내용 중 일부이다. 새사연은 최초로 대선에서 ‘시대교체’의 화두를 던졌었다. 시대교체로서의 대선이란 5년 전의 민주정부 시대로 되돌아가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노무현 정부, 김대중 정부를 되살리는 것이 아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민주정부 10년에 더해 이명박 정부 5년 전체에 걸쳐 한국경제를 지배했던 신자유주의를 털어버리고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것이다.

투기와 양극화를 양산하는 신자유주의가 정점에 이르렀을 때 민주정부 10년을 경험했던 것은 우리 사회의 비극으로 남았다. 민주정부는 사회복지를 늘려서 양극화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들이 적극 수용한 신자유주의 그 자체가 양극화를 구조적으로 확대하는 위험한 경제 질서라는 인식은 하지 못했다. 결국 시대의 변화를 이끌지 못한 민주정부는 ‘좌파 신자유주의자’가 되어 정권을 넘겨주고 말았다.

신자유주의와 친기업을 전면에 내세우며 집권에 성공한 이명박 정부는 신자유주의 질서의 근본적 위기를 알린 글로벌 금융위기에 직면했다. 불가피하게 재정을 확대하여 경기부양을 하고 얼마간의 외환 거시건전성 규제 방안을 내놓는 등 국가를 동원해 시장에 개입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더니 신자유주의 정부가 공정사회와 동반성장이라는 구호를 들고 나오는 상황에 이르렀다.

지난 15년 동안 우리 정부들은 철저하게 시대의 변화와 흐름에 역진해서 정책과 공약을 제시했고 결국은 국민과의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 그렇다면 2012년 18대 대선에 참여하는 후보들은 시대의 변화를 정확히 포착하고 있을까? 시대의 변화를 국민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이끌어 갈 준비가 되어 있을까? 주요 후보들의 글과 발언에 기반하여 짚어보도록 하자.


박근혜 후보의 시대인식, 국가발전에서 국민행복으로

지금 70억 지구 인류 전체에게 4년 이상 고통을 안겨주고 있는 신자유주의의 파국과 자본주의의 위기 현장을 외면하기란 아무리 보수 우익이라도 해도 어려운 일이다. 모두가 신자유주의와 시장 지상주의의 비판자라는 얼굴로 행세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우리는 지금 중요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경기는 침체되고, 분열과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원칙을 잃은 자본주의’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국내적으로는 저출산 고령화, 저성장과 소득격차 심화라는 거대한 폭풍이 덮치고 있습니다. (중략) 이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국정운영의 기조를 국가에서 국민으로 바꿔야 합니다. (중략) 저는 ‘경제민주화 실현’, ‘일자리 창출’, 그리고 ‘한국형 복지의 확립’을 국민행복을 위한 3대 핵심과제로 삼겠습니다.”

박근혜 후보의 출마 선언문 중 일부이다. 그 내용을 보면 ‘자본주의 위기 → 소득격차 심화 → 국민 생활과 삶의 위기에 대처 → 경제 민주화, 일자리 창출, 복지’라는 논리 전개이다. 완벽히 진보개혁 진영의 언어와 논리구조를 차용해 왔다.

정작 자신이 그 동안 주장해왔던 줄푸세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한 ‘원칙을 잃은 자본주의’”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당연히 반성도 없다. 오히려 줄푸세가 경제민주화와 같은 맥락이라 오독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박근혜 후보의 시대인식은 몰역사적이다.

이 뿐 아니다. 그의 대표적 선거공약인 ‘100%국민 행복론’은 더욱 몰역사적인 주장이다. 지금 전 세계에서는 부를 독식하는 1%에 저항하는 99%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그런 마당에 100% 국민이라니, 왜일까? 정말 더 완벽한 국민행복을 강조하기 위해서일까? 아니다. 박근혜 후보는 100% 속에 1%를 슬쩍 합쳐버린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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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01 / 20  최정은/새사연 연구원

전망기획(9) 2012년 한국 보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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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문제제기

2. 2012년 보육 전망
1) 무상보육 확대 가능성
2) 시장주의 보육정책의 한계
3) 시장주의 보육 폐기, 공보육 환경 만들어야

3. 보육-여성고용-출산 연계 종합대책 필요
1) 저출산 대책, 정책 효과 못내
2) 예산, 선진국보다 3배 적어
3) 출산, 양육기 여성의 고용안전성 높여야

[본문]
1. 문제제기

2007년은 황금돼지해, 2010년은 백호해, 올해는 60년만에 돌아오는 흑룡해다. 출산 장려를 위해 해마다 붙여진 수식어도 다양하다. 이때마다 출산율은 반짝 회복되다가 또다시 감소했다.

우리의 합계출산율은 1.2명으로, 사실상 10년 동안 답보 상태다. 선진국들의 출산율은 10년 전에 비해 현저히 회복돼 OECD 평균 합계출산율 2명에 가까워지고 있는 반면, 우리는 OECD 국가들 중 여전히 꼴찌다. 최근 우리의 출생아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빠르게 줄었지만, 원인파악은 안 되고 있다. 2011년 9월 전년 대비 3천명(7.1%), 10월 5천명(11.5%)이 감소하면서 최근 3년 사이 가장 빠르게 줄어든 수치를 보인다. 여성의 결혼 연령 시기도 한해가 다르게 늦춰지고 있다. 단시간에 저출산이 해소되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사태의 심각성은 더해가고 있다(그림 참고).

저출산이 완화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젊은 세대들이 희망하는 자녀수가 평균 1.88명인 것을 감안하면 원하는 만큼 아이를 낳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의 사회경제 환경이 아이를 낳고 기르기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대한민국 2030 미혼남녀 결혼인식’ 조사에 따르면, 대상 미혼남녀는 우리의 출산환경과 자녀양육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며 평가점수 34.4점을 매겼다. 평가자들은 ‘자녀 양육비에 대한 부담’(53.2%), ‘정부의 출산장려 지원정책 미흡’(26%), ‘여성의 사회 진출 증가’(13.8%) 등을 저출산 가속화의 원인으로 꼽는다. 

저출산에 대한 위기의식이 확산 되면서 적어도 국가가 미래 세대에는 아낌없이 투자해줘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복지국가에 대한 이슈가 더해지면서 정치권에서도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무상급식과 함께 무상보육을 복지 포퓰리즘으로 규정하며 반대해왔지만 임기가 1년 남은 상황에서, 보육에서라도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야한다는 계산이 당론과 정책을 바꿨다. 만5세아의 무상보육이 올 3월부터 시작되면서, 앞으로는 전 연령으로 무상보육이 확대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이 앞 다퉈 내고 있는 무상보육은 선심성 정책에 그칠 공산이 크다. 무상보육만으로 현재 보육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무상보육이 현 이명박 정부의 시장주의 보육정책 안에서 어떤 한계를 갖는지 진단하고, 보육정책의 올바른 방향을 전망해보겠다.

2. 2012년 보육 전망

1) 무상보육 확대 가능성

무상보육, 올해는 일부

늦었지만 올해부터 무상보육이 부분적으로 현실화될 예정이다. 이명박 정부의 마지막 임기를 남겨두고 만5세아 무상보육이 먼저 시작된다. 보육시설과 유치원에 만5세아 누리과정(공통과정)을 도입해 올 3월부터 시설을 이용하는 만5세아 가정에 매월 20만원을 지원하고, 2016년까지 월30만원으로 올릴 계획이다.

그동안 만5세아 무상보육이 순탄하게 진행된 것은 아니다. 만0-5세 무상보육은 이명박 정부의 공약사항이었지만, 지난 4년 동안 지켜지지 않았다. 보육비 부담이 높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취학연령을 1년 앞당기는 안을 내었다가 무책임하다는 여론의 질타를 받고 만5세아 지원으로 전환한 경우다. 

지난해까지 보육료는 자산소득을 통해 계층별로 차등 지원되었다. 2008년에는 최저생계비120% 가정의 자녀, 2009년에는 소득하위 50%이하 가정의 자녀와 소득하위 70%이하 가정의 만5세아, 2011년에는 소득하위 70%이하 가정의 자녀와 맞벌이 가정의 소득 완화를 통해 지원을 확대한 것에 그쳤다. 마침내 올해 만5세아에 만0-2세아 100%지원이 결정되면서 무상보육의 윤곽이 조금씩 구체화되고 있다(표 참고).
 
무상보육의 이면, 넘어야할 산

앞으로 만5세아 무상보육은 잘 이뤄질지 지켜볼 일이다. 만5세아 누리과정(공통과정)은 새로운 제도다. 만5세아가 이용하는 보육시설과 유치원에서는 하루 3-5시간 동일한 과정을 가르친다. 만5세아 교사는 별도로 마련된 누리과정 교육을 받고 추가 지원금을 받으며, 각 가정에는 월20만원 지원이 이뤄진다.  

만5세아 무상보육의 이면에는 취학전 공교육을 확립하는 시험도 기다리고 있다. 현재 보육과 유치원은 이원화되어 있지만, 그 기능이 유사해지면서 시설간 연계교육이나 연령별로 통합하는 데 다수가 동의를 한다. 하지만 관리 체계가 일원화되기도 전에 동일한 교육과정부터 먼저 도입하면서 여러 문제를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보육시설은 보건복지부 산하에, 유치원은 교육과학기술부의 관리로 운영되어 감독 체계가 동일하지 않다. 또한 교사양성과정부터 보육과 교육과정도 차이가 난다. 대표적으로 보육시설은 종일제, 유치원은 반일제 운영이 기본이다. 그렇다보니 동일 과정을 가르치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5세아 교사는 자기계발 시간, 임금 등에 차이가 있다. 학부모의 부담 정도도 다르다. 보육비는 표준보육비용이 정해져있고 기타비용이 상한선을 두고 있지만, 유치원은 별도의 규정이 없이 시장가격에 따라 움직인다. 정부가 월20만원씩 지원을 한다 해도, 사립유치원 5세아 가정의 추가 부담은 20~30만원이 넘는다. 보육시설과 유치원 과정에서 누리과정이 잘 시행될지, 관리감독은 제대로 이뤄질지, 5세 담당 교사에 대한 처우는 동일하게 맞춰질지 등 복잡한 과정이 남아있다.

전 연령으로 무상보육이 확대되는 과정 또한 순탄치 않다. 만0-2세아의 무상보육 예산이 성급하게 통과되면서, 형평성 논란만 키웠다.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만0-2세아 모든 가정에 보육료지원 혜택을 줬지만, 가정에서 돌보는 다수의 영아에는 차등적 양육수당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만0-2세아의 절반은 보육시설을 이용하지 않고 부모가 직접 양육하거나, 조부모와 친인척 등에 맡겨지고 있다. 보육시설 미이용 만0세아는 72.1%, 만1세는 48.3%, 만2세는 28.8%나 된다. 결국 만0-2세아의 모든 가정에 양육수당을 지원해야 형평에 맞다는 항의가 빗발치자, 정부는 만0-2세아의 양육수당을 보편화하는 것으로 수습했다. 영아를 둔 가정은 보육시설을 이용하거나 가정양육을 하더라도 소득에 상관없이 모두 일정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추가적인 양육수당 예산이나 지원 정도는 결정되지 않았다.

만3-4세아 보육료 지원은 여전히 선별적으로 이뤄져,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가 크다. 만3-4세아 중 78%가 보육시설을 이용하고 있어, 상위 30%까지 무상보육을 할 경우 다수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표 참고).

그러나 무상보육이 원칙 없이 진행되면서 중요한 사항을 놓치고 있다. 첫째, 양육수당의 문제다. 현재 양육수당은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만0-2세아 차상위계층에 월10~20만원을 지원하는 제도다. 우리 양육수당의 혜택 범위는 극히 제한적이다. 하지만 선진국에서는 가족수당과 아동수당의 이름으로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라면 보편적으로 지원을 하고, 추가적으로 보육료를 지원하면서 여성의 경제활동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사정은 다르다. 양육수당만으로 저소득층이 가정 돌봄을 수행하기 어려운데다, 아이를 보육시설에 맡기더라도 보육료지원 외 기타경비가 많아 시설 이용을 꺼리게 된다. 또한 맞벌이 가정은 보육료조차 지원받기 어려운 구조여서, 보육료지원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더 유인하지 못한다. 결국 보육료지원이나 양육수당 등 어떤 정책 수단을 통해서도 아이 양육비 부담을 제대로 덜어주지 못한다. 

둘째, 영아의 보육시설 이용률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영아는 어느 연령보다 돌봄의 손길이 절실한 때이지만, 시설에서는 교사 한명이 만0세 3명을 돌보고, 만1세반은 5명~7명까지 돌본다. 양질의 돌봄이 이뤄지기에 미흡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집단생활 속에서 안전사고도 끊이지 않고, 특히 영아는 전염병에 취약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영아를 둔 부모들은 시설 이용을 피하고, 영아를 맡길 만큼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을 집 가까이에서 찾기도 어렵다.
부모들은 국공립보육시설이나 공립유치원을 가장 신뢰하고 있지만, 시설은 태부족이다. 국공립보육시설의 대기자는 시설당 100여명에 이르고, 공립유치원은 저소득층 자녀마저 들어가기 어렵다. 국공립보육시설을 이용하는 아동은 10%, 공립유치원은 34%로 충분하지 않다(표 참고)

2) 시장주의 보육정책의 한계

이명박 정부는 철저하게 시장주의 관점에서 보육정책을 펴고 있다. 공보육을 살리려는 의지도, 철학도 없다. 절대적으로 민간시설에 의존하는 보육환경에서 보육료만 지원하는 일은 ‘밑 빠진 독에 물붓기식’ 정책이다.

시장주의 보육, 부모 부담 높여

정부의 보육지원에도 부모 부담은 줄지 않는다. 기본 보육비 부담은 줄었지만, 기타 비용이 늘면서 부모 경비는 더 늘었다. 이제 사교육은 초중등만의 문제가 아니다. 보육시설 내 사교육이라 할 수 있는 특별활동 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표 참고).

영유아 사교육은 부모의 조기교육 열풍과 민간시설 간 과열경쟁이 낳은 합작품이다. 사교육은 보육시설이 원아 모집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또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된다. 보육시설은 평균 특별활동 3-4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심지어 10여개에 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도 있다(표 참고). 특히 국공립보다는 민간 보육시설과 사립 유치원 내 특별활동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정부가 특별활동을 단속한다고 지침을 내렸지만, 이를 제재할 강력한 수단을 마련하고 있지 못하다. 

국공립 후퇴, 비중 5.3%로 추락

이명박 정부 들어 가장 후퇴한 정책이 국공립보육시설 확충이다. 참여정부는 국공립보육시설 비중을 30%까지 확대할 계획을 세워 매년 100여개 이상의 국공립보육시설을 지었다. 반면, 이명박 정부가 농어촌 등 취약지역으로 국공립 확충을 제한하면서 국공립보육시설 비중은 5.3%까지 추락했다.

공보육 인프라를 확대할 재원이 부족한 것만은 아니다. 보육예산은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다. 보육예산은 전체 저출산 예산의 평균 매년 38%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하지만 보육료지원에 보육예산의 77%가 편중되어 있다. 반면, 양질의 서비스를 담보할 보육인프라 구축은 한참 뒤떨어져있고, 보육시설운영지원 비중은 계속 낮아지고 있는데, 보육교육 인프라 개선 예산은 전체의 10%에 불과하다. 국공립보육시설 신설 예산이 2008년에는 99억1100만원이었으나, 2011년 19억8200만원으로 80%이상 확연히 줄었다(그림 참고).

믿고 맡길만한 저렴한 서비스 환경은 보육지원과 함께 우선되어야할 과제다. 여기에 예산의 문제를 내세우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참여정부 때는 국민임대 전환, 초등유휴교실 활용, 공원이나 공공시설 이용 등 다양한 대안으로 부지매입비를 줄이고, 리모델링에 드는 최소비용으로 국공립시설을 적극적으로 늘려왔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보육, 소규모 지역 독점시장

사실상 민간시설이 소규모 지역 시장에서 독점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보육정책 하나를 결정하는데 다수 민간시설의 이해를 대변해야 하는 부작용이 반복되고 있다. 지자체가 보육시설 수도 제한하고 있어 학부모로서 선택권이 넓지도 못하기 때문에 보육이 시장에 내맡겨지면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시장성의 문제로 집 가까이에는 아이를 믿고 맡길만한 시설이 많지 않다. 보육서비스의 질 또한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면서 비용은 비용대로 오르고 있다.

정부도 민간시설의 서비스를 끌어올리기 위해 보육서비스 평가와 지원을 연계한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의 평가인증제와 지자체의 평가항목을 결합해 만든 서울형어린이집?부산형어린이집, 민간의 준공영화를 유인하는 공공형 어린이집 등 이전에 없던 시도들이다.

하지만 비용 대비 효과를 못 내고 있다. 서울형 어린이집은 지정된 시설에 국공립보육시설에 준하는 지원을 하고, 부모 부담도 동일하게 낮춘 제도다. 그러나 서울형 민간어린이집을 이용하는 부모들은 서울형 국공립보다 못하다고 인식한다. 안정적인 운영, 양질의 교사 채용, 먹거리 안전, 안심 보육 등의 항목에서 국공립보육시설이 민간시설보다 높이 평가를 받는다. 방대한 보육시설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는 이상 제 효과를 내기 힘들다.

3) 시장주의 보육 폐기, 공보육 환경 만들어야

부모들은 저렴한 양질의 보육을 바란다. 이것이 보육정책이 목표한 방향이다. 이명박 정부는 보육료지원을 통해 민간시장만 키우는 시장주의 보육정책을 펴 부모의 기대와 반대로 움직였다. 결국 보육료지원에도 보육비 부담은 줄지 않고, 양질의 서비스 보육환경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먼저, 보육의 큰 방향을 공보육 강화로 돌려야 한다. 국공립보육시설의 비중을 높여 안정적으로 운영해가야 한다. 국공립 이용 아동을 현 10%에서 최대 50%로 확대해, 보육비 부담이나 서비스 걱정을 덜어줘야 한다.

둘째, 유아 사교육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한다. 사교육은 보육비 부담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영유아들은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조기교육이 도를 넘어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경쟁심을 부추겨, 상호 신뢰나 협동심마저 깨트릴 수 있다.

셋째, 공보육 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한 단계 높여가야 한다. 보육교사의 양성과 관리를 통일하고, 교사대 아동비율을 낮추고, 근무시간을 개선해 자기계발 시간을 보장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이제까지 우리의 보육정책은 육아환경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논의는 제대로 이어가지 못했다. 출산율을 높이는 협소한 목표 안에서 보육료를 지원하는 정책수단만 활용해왔다. 보육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높아지면서 방향만 제대로 잡는다면 개선의 여지는 충분하다. 여성들이 일과 출산?양육을 병행하는 이중 부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보육정책이 뒷받침되더라도, 자녀를 둔 여성이나 부모가 일하는 환경이 개선되지 못하면서 육아에 따른 부담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때문에 일/정 양립의 현실화가 보육정책과 연계한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저출산 문제는 젊은 세대들이 육아를 하면서 겪는 고충을 정확하게 파악해야만 해결이 가능하다. 대다수 부모들은 자녀를 양육하는데 경제적 부담 못지않게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자녀양육을 시설에만 내맡길 수는 없기 때문에 연령에 따라서는 전적으로 부모가 아이를 돌보거나, 저녁이나 휴일에는 부와 모가 함께 아이를 양육하도록 직장 내 변화나 국가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3. 저출산 극복, 보육-여성고용 안전성 종합대책 세워야

저출산 대책은 부모나 예비 부모가 일을 하거나, 자녀를 낳고 키우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하는 정책이어야 한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저출산 대책은 본래 목표와 어긋나 있다.

1) 저출산대책, 정책 효과 못내

1차 저출산 대책은 보육관련 정책에 편중되어 일/가정 양립 등의 다양한 정책이 시행되지 못하고, 대상이 저소득층에 머물러 국민 일반의 체감도가 높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정체되고, 경력단절 현상이 지속돼 재취업의 포기로 이어지는 문제도 지적됐다. 이 같은 의견을 반영해 2차 저출산 대책이 마련되었지만, 이전보다 못하다는 평이다.

이명박 정부는 저출산의 벽을 넘기 위해 △일과 가정의 양립 일상화, △결혼?출산?양육 부담 경감, △아동?청소년의 건전한 성장환경 조성 아래 95개의 세부 과제를 제시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보육료지원이 소득하위 70% 가정으로 확대되고, 육아휴직급여가 정률제로 바뀌어 소득대체율이 조금 나아졌다. 그러나 지나치게 많은 사업만 나열되다보니, 사업마다 성과를 내기에 예산이 충분하지 않다. 보육료지원 이외에 중앙부처와 지자체 사업은 일회성 출산지원금, 둘째아 분만지원금 등이 많고, 인식개선 및 홍보 사업이 다수다.

2) 예산, 선진국보다 3배 적어

다른 복지 분야와 비교해 저출산 예산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지만,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저출산대책에는 1차 새로마지플랜(2006~2010)과 2차 새로마지플랜(2011~2015)에 따라 연평균 17%이상 증가된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저출산 예산은 2011년 7조2천억원에서 2015년에는 8조7천억원으로, 5년 동안 1조5천억원이 추가로 투입될 예정이다. 하지만 저출산이 우리 사회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생각한다면 턱없이 낮은 규모다. 2015년에 GDP 대비 0.8%에 그치는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강중구, “저출산 예산 너무 적다”, LG경제연구원, 2011). 선진국은 저출산 대책에 GDP 대비 2%가 넘는 지원을 하고 있다(그림 참고).

3) 출산?양육기 여성의 고용 안전성 높여야

출산과 여성고용 안전성이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지만, 정책에 반영되어 있지 않다. 선진국의 경우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이 높은 나라에서 출산율도 높게 나타난다. 여성이 일하면서 양육을 병행하거나, 자유롭게 일과 가정을 오갈 수 있는 환경으로 개선되어야 함을 말한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일/가정 양립 정책은 질 나쁜 일자리만 양산하면서, 경제적 불안을 높이고 있다. 정부는 출산과 양육기 여성을 배려해 근로시간을 단축하려는 목적으로 유연 근무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이 정책은 오히려 출산 전이나 자녀양육기를 벗어난 여성의 시간제 일자리만 늘리고 있다. 일/가정 양립 정책이 오히려 여성의 경력단절을 공고히 하는 나쁜 정책으로 자리한 셈이다. 선진국에서는 유연한 근무형태를 확산하기 전에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임금과 처우차별 금지법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여성들은 출산과 자녀양육 등을 이유로 여전히 회사로부터 업무 변경, 눈치, 퇴사 등의 불이익을 받는다(그림 참고). 비정규직 여성은 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을 사용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출산과 자녀양육으로 인해 여성은 회사의 불합리한 압력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여성의 경력단절은 계속되고 있다.

미래 불안을 낮추고 출산을 높이기 위해 제시된 답은 하나가 아니다. 선진 복지국가들은 여성의 성평등권, 노동권, 부모권, 아동권 등의 과제를 가족정책이라는 큰 틀 안에서 함께 풀어가고 있다. 대다수 선진 복지국가들은 가족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 자녀양육과 관련된 지원정책도 다양하다. 자녀양육을 지원하는 정책들은 재정적 지원(현금급여, 세제지원, 서비스와 재화, 주택지원 등), 시간적 지원(휴가 및 휴직 등), 보육서비스 지원 등 다양하게 접근하고 있다.

이러한 종합적인 대책이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의 불안을 해소해줄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의 젊은 세대들은 국내외 경제 불황, 고용 불안정, 주거비 상승, 청년 실업, 사교육비 증가, 맞벌이 갈등 등 총체적인 불안이 가중됨을 겪고 있다. 사회 양극화와 불평등에 극심하게 노출 되면서, 자녀 세대로 고스란히 대물림될까 하는 불안이 섣부르게 출산을 결정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출산과 자녀 돌봄으로 인한 부모들의 갈등을 최우선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명박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는 시장주의 보육정책을 먼저 수정해야 한다. 부모 부담률 자체를 낮추고 만족도는 높이는 보육정책을 방향으로 삼아야 한다. 또 다른 축에서는 여성고용의 아킬레스건인 경력단절의 문제도 극복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아동과 여성, 자녀를 둔 부모가 웃을 수 있을 때, 그 다음 자연스럽게 출산율 증가도 기대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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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주제별 이슈 2009.09.09 10:32

돌아온 MB맨 리만브라더스 강만수 전 국가경쟁위위원장의 컴백이 화려하다. 대통령 경제특보로 임명된 지 5일 만에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저출산 대책을 비판하며 이중국적을 허용해야 저출산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저출산문제는 심각하다. 돈을 지원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해외 우수 인재를 받아들이는 이민정책도 검토해야 한다. 세계에 국경이 없어지고 있다. 나도 백인 조카 며느리가 둘이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게리 베커 교수도 이민정책의 검토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한국경제신문, 2009.9.6).

기사를 본 많은 사람들이 과연 이중국적 문제가 저출산 문제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기존 저출산 대책은 과연 의미가 없는지를 궁금해 하고 있다. 과연 이중국적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해 줄까?

일단, 아이를 낳지 않는 원인과 이중국적 문제는 아무 연관이 없다.
우리나라 국적법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볼 때 엄격한 수준이다. 국적 취득 및 유지, 연관된 의무와 권리 또한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실제 그로 인해 나타나는 어려움도 존재한다. 하지만 그런 어려움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원인과는 연관이 없다. 원정출산으로 이중국적이 증가하고, 많은 경우 외국국적을 선택하고 있으나 이는 병역 문제 때문이다. 즉, 이중국적 허용이 부유층의 병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 인식되고 있고, 그런 탓에 정부도 병역 문제를 해결한 사람 위주로 이중국적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원정출산의 규모

원정출산의 규모는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는 원정출산과 관련, 한해 국내 임산부들이 얼마나 외국으로 나가고 들어오는지, 비용을 얼마나 쓰고 오는지도 파악이 안 돼 대책 또한 전무한 실정이다. 아래 기사에서 밝히고 있는 수를 대략 추정하면 약 5,000~7,000명으로 추정할 수 있다.

원정출산으로 미국에서 태어나는 한국 아기들은 연간 5,000여 명. 이 수치는 괌, LA, 뉴욕, 하와이, 보스턴 등지의 병원을 이용한 원정출산 산모들을 합친 결과로 친척이나 친구 집 등에서 출산하거나 유학, 연수, 해외 지점 발령 기간에 맞춰 출산하는 한국인 산모를 포함하면, 실제 원정출산의 숫자는 더 높을 것으로 예상(LA Times, 2002.5.26).
2001년 3,000여 명 수준이던 한국 산모의 원정출산이 2004년 현재 7,000여 명 수준으로 급증. 9.11 이후 미국 입국이 까다로워지면서 캐나다로 향하는 산모도 늘고 있는 추세(The Asian Pacific Post, 2004.6.3).


강만수 경제특보가 이야기한 것도 저출산ㆍ고령화로 인한 사회적 현상을 해결하는 방편으로 적극적 이민정책을 고민해보자는 이야기인 듯하다. 하지만 기존의 저출산 대책에 한계가 있다고 규정하고 이민정책을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저출산 대책은 장기적인 목표를 갖고 추진되어야 한다. 사회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출산 및 육아에 긍정적인 사회경제적 분위기를 갖추지 않으면 출산율은 올라갈 수 없다. 그러나 현재 정부의 예산지출과 정책추진은 오히려 너무 미약한 수준이다. 노동환경, 보육 및 교육 환경, 가정문화, 가치관 등 전반적 영역을 개선하기 위한 통일적 정책이 부족하다. 기업들에게 일-가정의 조화를 위한 고용, 보육, 노동환경 제공을 강제하지도 못하고 있다. 여전히 약간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정책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한 수준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출산 장려책을 통한 출산율 제고는 한계가 있으니 적극적인 이민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청와대의 핵심 관료로서 취할 올바른 입장이 아니다.

출산력 제고방안으로서의 대체이민정책은 인구성장, 생산가능 인구증가 및 부양비 변화 등의 효과는 있으나 제한적 효과에 그친다는 것이 정설이다(UN, 2000). 특히 젊은층 이민을 통해 일시적 고령화를 완화하는 효과는 있으나 이민정책 효과의 한계는 명확하다. 즉 이민이 노동력 감소를 일시적으로 해소할 수는 있으나 사회ㆍ정치적 환경에 따라 이민이 특수하게 작용하는 특징이 있고 실제 고령화를 억제하느냐에 대한 이견도 존재하기 때문에 저출산 문제의 핵심 대안으로 고려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민정책을 적극 추진했던 나라들도 최근에는 사회적 통합을 고려해 대규모 이민보다는 자국민의 부분적 출산력 회복정책 추구로 정책적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결국 이민정책은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야기되는 사회적 충격을 완화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정책으로서 의미가 있을 뿐 여타의 출산율 제고 정책을 대체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을 제고하는 정책은 오히려 강조되어야 한다. 사실 여성의 출산 및 양육권을 보장하는 차원의 사회 구조조정을 통해 출산율을 제고하는 방식보다 대규모 이민정책이 경제적으로는 더 이득인 것으로 보이나 장기적으로는 본질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이중국적 논란과 진행과정

현재 우리나라의 이민 상황은 외국인노동자의 유입과 결혼이민자의 증가, 그로 인한 다문화가정 자녀의 증가, 해외국적 선택자 증가 등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강만수 경제특보는 이 중국적 이탈자의 문제를 가장 심각한 문제로 보고 이중국적이 이 문제를 해결할 대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08년 법무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 국적을 포기한 사람은 17만 명에 달하고, 반면 같은 기간 한국 국적 취득자는 5만 명이라고 한다. 이것이 정확한 수치인지도 불명확하지만, 국적포기의 이유도 설명돼있지 않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한국국적을 택하는 사람보다 외국국적을 택하는 사람이 훨씬 많은 것은 사실이다.





현재 이민문제에서 국적이탈자의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국적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어떤 이유로 국적을 포기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미흡하다. 단지 우리나라가 우수 인력을 유입하기 위한 적극적 정책을 추진해오지 않았다는 부분은 지적할 필요가 있다. 사실 해외유학생 및 이중국적자들이 해외생활을 선택하는 데는 병역문제와 고용조건 등의 처우문제가 본질적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서는 이중국적 논란이 병역문제로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병역의무를 마친 사람에 한해 이중국적 허용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한다. 병역혜택 없이 이중국적을 허용하는 것이 실제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해외거주를 선택하는 이유는 그 곳에서의 생활조건이 더 낫기 때문이다. 해외 우수인력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인센티브와 보다 나은 지원체계를 보장해 주는 것이 핵심이다. 해외인력유출을 핑계로 이중국적을 허용하는 것은 부유층의 병역문제 등을 에둘러 해결하기 위한 정치적 선택이라는 의심을 피할 수 없다.

이중국적 추진 진행과정

현행 국적법은 만 20세 이전에 이중 국적을 갖게 된 사람은 만 22세 이전까지, 만 20세 이후 이중국적자가 된 경우는 2년 내에 하나의 국적을 선택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또한 외국인이 우리나라 국적을 취득하면 6개월 안에 원래 국적을 포기해야 한다. 이런 규정이 해외우수인력 유치에 장애가 되고 국적이탈자가 국적취득자를 크게 웃도는 원인이라는 주장 하에 이중국적 허용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제1차 외국인정책기본계획
3) 국적ㆍ영주제도 개선을 통한 정주 유도
○ 영주비자 발급 대상 확대
- 전문인력에 대한 영주비자 발급 요건 중 학력기준 완화(박사 → 석사) 및 투자자에 대한 발급 요건 중 투자금액 기준 완화
○ 고급기술인력에 대한 일반귀화요건 완화(법무부)
- 필기시험 면제 및 귀화심사기간 단축
○ 우수 외국인에 대해 제한적 복수국적 허용(법무, 외교)
-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한 사실이 없는 외국인 중 우수 외국인에 대해 일정기간 국내 체류 후 복수국적 허용 검토

강만수전장관이 취임한 뒤 가진 첫 회의인 제11회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회의(2009.3.26)에서 우수 외국인재 이중국적 허용을 검토했다. 법무부는 이날 회의에서 우수 외국 인력을 유치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을 받아온 단일국적주의 하의 현행 국적제도를 조건부로 완화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이에 따라 과학ㆍ경제ㆍ문화ㆍ체육 등 각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이 있는 외국인으로서 우리나라 국익에 이바지할 것으로 인정되면 특별귀화 대상자로 분류, 귀화에 필요한 국내 의무거주기간(5년) 체류 조건과 귀화시험이 면제된다. 이들에 대해선 그간 관련법에 따라 반드시 제출해야 했던 외국적 포기증명 대신 한국에서 외국인으로서 권리행사를 하지 않겠다는 ‘외국적 행사 포기각서’만 내면 된다.
이렇게 되면 외국인이 한국으로 귀화해 한국국적을 취득하더라도 자신의 원국적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우수 외국인재에 대한 구체적 기준은 공청회 등 여론수렴을 통해 국적법 시행령에 명시키로 했으며 선거권과 피선거권 부여 여부는 추후 검토할 방침이다.
법무부는 이와 함께 국제결혼이나 부모의 외국체류 중 외국국적 취득 등의 이유로 이중국적을 갖게 된 한국인에게 국적을 선택해야 하는 나이가 지나면 이 사실을 통보하고 1년 내 국적을 선택하지 않으면 한국국적을 박탈하는 ‘국적선택 최고(催告)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또한 강만수경제특보는 지난 7일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저출산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이중국적을 허용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하기도 했다. 이상의 사실을 통해 강만수 경제특보를 비롯한 정부는 이민문제를 해결하는 핵심과제로 이중국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정책추진 시도도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많은 사안을 이렇듯 설익은 논리로 추진하는 것은 국민의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다.

적극적 이민정책은 필요하다

UN은 “1년 이상의 의도적 체류를 동반한 국제적 이주”를 이민(移民:migration)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일시적으로 취업하기 위하여 외국으로 이주한 이주근로자도 이민자의 범주에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UN의 정의에 의하면 2008년 말 현재 57만여 명의 외국인이 취업하고 있는 한국도 이민국가에 해당된다. 우리나라의 이민 상황을 보면 체류외국인이 110만 명이 넘고 결혼이민자 등으로 인한 다문화 사회로 본격 진입하고 있다. 세계화 추세에 따라 인구이동은 본격화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이민관련 정책은 전무한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이민정책을 개괄하면 인구가 과밀하다는 판단 하에 1980년대까지는 적극적 이출정책(국민을 해외로 이주시키는 정책)을 펴왔다. 1980년대 후반 이후 경제성장과 더불어 노동인구가 감소하면서 외국 이주노동자의 입국이 폭증하자 이주노동자 대책이 요구되었다. 그 결과 많은 문제를 안고 있던 산업연수원제도를 거쳐 2004년 현재 외국인고용허가제도가 유일한 이민정책으로 추진되고 있다. 근래 들어 고급 인력의 국내 유치와 제조업 중심의 인력난, 결혼이민자의 증가, 해외유학생의 증가 등 이민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2008년 제1차 외국인정책기본계획을 발표했으나 구체적 입법화나 추진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09년 지방자치단체 외국인주민현황’을 보면 금년 5월 말 현재 외국인주민은 110만 6,884명으로 2008년 89만 1,341명보다 21만 5,543명(24.2퍼센트) 증가했다. 이들 중 국적을 취득한 외국인주민은 6.7퍼센트인 7만 3,725명에 불과하고, 외국인근로자가 52퍼센트를 차지한 57만 6,557명이다. 이 중 불법체류가가 20만 명이 넘고 결혼이민자의 수는 14만 4,385명, 다문화가정 자녀수도 6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적극적인 이민대책은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

저출산고령화로 야기된 노동력감소를 해소할 수 있는 정책 우선순위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 여성 및 고령자의 경제활동 참가율 제고
- 출산장려 정책을 통한 인구증가율의 적성 수준 유지
- 국내 인력의 해외 유출 최소화
- 재외동포의 활용
- 외국인력 도입 및 이민을 통한 노동력 확충

즉 현재 보유하고 있는 인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질을 높이고 생산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고 해외 우수 인력들이 국내에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유입된 이주노동자들이 한국 사회에 안착해 다문화 사회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는 적극적 대책도 마련되어야 한다. 외국의 경우도 유입된 이민자 사회의 확산과 그로 인한 사회문화적 갈등, 일자리를 둘러싼 갈등 등 이민의 증가로 인한 사회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었고 이민자 사회를 기존 사회에 편입시키고 정주시키려는 노력들을 통해 갈등을 해소하고 있다.

이처럼 저출산 문제를 둘러싼 문제는 복잡하고 다양한 영역이 함께 해결되어 나가야 한다. 여성의 사회활동과 출산ㆍ양육이 양립할 수 없고, 이주노동자가 한국 사회에서 기본적 인권도 보장받지 못한 채 불법체류자로 살아가는 현실에서 이국국적 허용을 통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자고 하는 경제수장의 발언에 심각한 우려가 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은경/새사연 비상임연구원, 청년한의사회 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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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