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 11 / 25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새사연은 2012년 가장 중요한 화두로 ‘불평등(Inequality)’를 제시하면서 다양한 각도로 이에 대해 접근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세계적인 석학들의 관점과 견해를 다양하게 소개해주기도 했다. 누리엘 루비니 교수, 폴 크루그만과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 그리고 로라 타이슨과 로버트 라이시 교수 등이 소득 불평등 문제를 현재 경제위기의 중심 문제로 지목하면서 각자의 견해를 밝혀왔다. 그 가운데 경제학자 케인스의 전기를 써서 유명해진 로버트 스키델스키(Robert Skidelsky) 교수가 또 다시 불평등이 경제위기 발생의 원인이자 경제가 회복되지 않은 원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글에서 저자는 금융과 소득 불평등 문제를 알기 쉽게 연결하면서 왜 금융 그 자체보다는 그 이면의 소득 불평등이 위기를 발생시키고 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이 되는지를 설명해주고 있다. 한마디로 소득의 불평등한 분배가 상대적 빈곤에 놓여있는 계층들에게 부채를 끌어 쓰려는 강력한 ‘수요’를 만들어내면서 부채의 급증이 생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소득이 오르지 않아 이를 메우기 위한 ‘대출 수요’가 아무리 크다고 하더라도, 자금을 공급해주는 은행들이 예금 규모를 뛰어넘어 무제한으로 대출을 해줄 수 있는 ‘금융시스템의 규제완화’가 시행되지 않았다면 또한 위기가 발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 짧은 글이 마치 금융의 약탈적 대출(predatory lending)을 충분히 단죄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칼럼의 핵심은 대출 수요를 만들어낸 소득의 정체를 강조하고 이것이 위기의 원인이자 회복지연의 원인임을 부각시키려는데 있다. 특히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중앙은행의 양적완화가 아니라 정부의 적절한 재정지출을 강조한 대목이 인상적이다.

“우리의 현재 상황은 최후의 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 중앙은행을 의미-역자)가 아니라 ‘최후의 소비자(spender of last resort; 결국 정부를 의미 -역자)'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그것은 오직 정부만이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미국에서 상위 1%로 소득이 집중되어 가장 불평등 정도가 심각했던 시점이 1928년과 2007년 이었고, 이 때 심각한 경제위기가 시작되었던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동시에 불평등이 가장 줄어들었던 1950~60년대에 오히려 자본주의 황금기였음을 또한 기억해야 한다. 자본주의를 위협하는 것은 외부세력이 아니라, 내부의 불평등을 증폭시키는 자기 자신이며 자본주의의 ‘자기 파괴적(selt-destructive)'성격에 있다는 점을 이 칼럼은 환기시켜주고 있다.


 

불평등이 자본주의를 죽인다.

(Inequality is Killing Capitalism)

 

2012년 11월 21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로버트 스키델스키(Robert Skidelsky)

2008~2009년 위기가 발생한 것은 은행의 과잉대출 때문이고, 위기로부터 제대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깨져버린’ 대차대조표로 인해서 은행들이 대출을 하지 않는데 기인하고 있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졌다.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추종자들과 오스트리아 학파들(신자유주의 경제학파 -역자)이 선호하는 전형적인 이야기는 이렇게 전개된다. 위기로 치닫는 기간 동안에, 은행들은 예금 규모를 뛰어넘는 돈을 차입자들에게 대출해주었는데, 이는 특히 미국 연준(Fed) 같은 중앙은행이 공급해주는 엄청나게 싼 이자 덕분이었다는 설명이다. 중앙은행의 돈으로 자금을 두둑이 채운 상업은행들은 비합리적인 수많은 투자 프로젝트에 신용을 제공했고, 이 때 광란의 대출을 가능하게 해준 폭발적인 금융혁신(특히 파생상품)을 동반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부채의 역 피라미드는 미국 연준(Fed)이 금리를 올리면서 흥청거리는 소비를 중단시켰을 때 붕괴되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2004년 1%에서 2006년 5.25%가지 올렸다. 그리고 2007년 8월까지 유지시켰다.) 그 결과, 주택 가격이 붕괴하고, (자산을 훨씬 초과하는 채무를 보유한) 좀비 은행들을 양산시켰고, 채무자들을 파산시켰다. 

현재의 문제는 은행이 자금 대출을 재개하도록 하는 것이다. 대출을 꺼리면서 제 기능을 못하는 은행들을 어떻게 하든지 ‘정상적으로’ 되돌려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미국과 유럽에서 엄청난 규모의 은행 구제 금융을 해주고, 뒤이어서 중앙은행이 다양한 비정통적인 경로를 통해 돈을 찍어서 은행시스템으로 돈을 공급해주는, 수차례의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을 한 것이다.(위기가 과잉 신용 때문에 발생했다고 보는 하이에크 추종자들은 이런 조치에 반대한다.)

동시에, 다시는 은행이 금융시스템을 위태롭게 하지 못하도록 규제체제가 모든 곳에서 더 강화되었다. 예를 들어, 기존 물가안정 목표를 임무로 했던 것에 더해서, 영란은행은 ‘금융시스템의 안정성(the stability of financial system)’을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았다.  

이러한 분석은, 그럴 듯해 보이지만, 경제적 건강성에서 본질적인 것은 신용 공급이라는 믿음과 관련이 있다. 돈이 너무 많이 공급되어도, 너무 적게 공급되어도 경제적 건강성을 해칠 것이라는 믿음 말이다.  

그러나 다른 관점을 택할 수도 있다. 신용에 대한 공급 보다는 ‘신용에 대한 수요’가 결정적인 경제적 동인이라는 관점이 그것이다. 결국, 은행들은 반드시 적절한 담보 아래에서만 대출을 해준다. 그런데 위기를 향해 가는 기간 동안에는 상승하는 주택가격이 담보를 제공해주었다. 바꿔 말하면 신용 공급은 신용 수요의 결과였다.  

이것은 다소 다른 측면에서 위기의 기원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경제위기가 약탈적 대출(predatory lending) 때문이 아니라, 사려 깊지 못하거나 기만적인,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채무자(가계와 기업 - 역자)들 때문이라는 식으로 결론이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문이 제기된다. 왜 사람들은 그렇게 많이 차입을 했을까? 왜 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경기침체 이전 시기에 전례 없는 수준으로 폭등하게 되었을까? 

사람들이 탐욕스러워서 자신들의 분수보다 늘 더 많은 것을 원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왜 이러한 ‘탐욕’이 그렇게 미친 듯이 표출되게 되었을까?  

여기에 답을 하기 위하여 우리는 소득분배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보아야만 한다. 세계는 지속적으로 풍요로워졌지만 각 국가 안에서 소득 분배는 지속적으로 더 불균형하게 되어갔다. 지난 30년 동안 국내총생산(GDP)이 성장하는 와중에도 중위 소득자들의 소득은 정체하거나 심지어 하락하기조차 했다. 이것은 부자들이 생산성 향상의 더 많은 몫을 뽑아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활수준이 향상되어가는 이 세상에서, 상대적 빈곤층들이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무엇을 한 것일까? 그들은 빈곤층이 늘 했던 것, 부채를 쓰기 시작한 것이다. 예전에는 전당포에서 돈을 빌렸고 지금은 은행이나 신용카드 회사로부터 돈을 빌린다. 그들의 빈곤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이었고 (담보로 잡은- 역자) 주택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었기 때문에, 채권자인 금융회사는 그들을 점점 더 깊은 부채의 늪으로 빠뜨리면서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물론, 일부에서 가계의 저축률이 폭락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기도 했지만, 그걸 문제 삼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마지막 논문들 중 한 곳에서 밀턴 프리드먼은 저축이 지금은 주택의 형태를 띤다고 쓰기도 했다.  

나에게 이런 관점은, 중앙은행이 갖은 방법으로 양적완화를 시행함에도 불구하고 왜 은행들이 대출을 재개하지 않고 있고, 왜 경기회복은 다시 흐지부지 되어 가는지에 대해서 정통적인 설명보다도 훨씬 더 잘 설명 해준다. 대출 은행들이 위기 이전에 대중들에게 대출을 강요하지 않았던 것처럼, 지금 역시 그들은 부채가 있는 가구들에게 돈을 빌릴 것을 강요할 수 없다.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설비 확장 자금을 대출 받으라고 기업에게 강요할 수 없는 것도 마찬가지다.  

요약하면, 경기회복은 미국의 연준이나 유럽중앙은행, 영란은행에게 달려있는 것이 아니다.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재정정책 결정자들의 적극적인 개입을 필요로 한다. 우리의 현재 상황은 최후의 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 중앙은행을 의미-역자)가 아니라 ‘최후의 소비자(spender of last resort; 결국 정부를 의미 -역자)'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그것은 오직 정부만이 할 수 있다. 

만약에 정부가 이미 많은 부채를 짊어져서 더 이상 국민들에게 자금을 빌릴 수 없다면, 중앙은행으로부터 빌려서 공공사업이나 인프라 프로젝트에 추가적으로 자금을 지출해야 한다. 이것이 거대 서구 경제권을 다시 움직이게 할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나 이것을 뛰어 넘어서, 우리는 국민소득과 자산의 대부분을 소수의 수중에 집중시키도록 하는 시스템을 더 이상 지속시킬 수 없다. 자산과 소득의 결연한 재분배야말로 대부분의 경우 자본주의 장기적 생존의 본질적인 것이었다. 우리는 지금 다시 한 번 이 교훈을 새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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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07 / 23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 문제 현상

부자 기업, 가난한 가계?

MB정부 4년 동안 우리나라의 연평균 실질소득은 3.2% 성장하였다. 이에 비해 가계의 실질소득은 그보다 낮은 2.4% 성장에 그쳤다. 반면 기업의 실질소득은 무려 16.1% 증가하였다. 즉 기업과 가계소득의 증가율 격차는 13.7%p로 성장의 수혜가 기업에 집중되고 있다. ‘부자 기업, 가난한 가계’의 양극화 문제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가계와 기업의 실질소득 증가율 격차 갈수록 확대

외환위기 이전 가계와 기업의 실질소득 증가율은 국민소득 증가율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국민소득은 연평균 8.3% 성장했으며, 가계와 기업의 실질소득은 각각 7.9%, 7.5% 증가로 거의 같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위기 이후 가계소득 증가율은 국민소득 증가율의 하락 추이보다 더 빨리 하락하여 고도성장기의 1/3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와는 정반대로 기업의 증가율은 가파르게 상승해 고도성장기보다 2배 이상 더 높아지게 되었다.

 
▶ 문제 진단 및 해법

임금과 이윤의 분배구조 악화
 
기업의 노동생산성 증가가 실질임금 증가로 이어지면 국민소득에서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그러나 ‘국가경쟁력’을 내건 YS 정부 이래 임금억제를 기조로 노동유연화, 법인세 인하 등 친기업 정책을 실시하였다. 국가가 임금을 억제하고 기업을 지원하여 가급적 생산성 이득이 기업의 이윤에 귀결되도록 하였다. 그 결과 가계의 소득증가율 하락은 저축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총저축에서 가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대 44%에서 2011년 13%까지 떨어진 반면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33%에서 63%까지 늘어났다. 가계저축률은 1990년대 19.7%에서 2000년대에는 4.7%로 급격히 떨어졌고, 작년에는 2.7%까지 하락하였다. 실제로 최근 우리경제에 주요 현안과제로 제기되는 가계부채 문제, 내수부진, 가계저축률 하락 등의 상당수는 가계소득 증가율 정체와 연관되어 있다.

국가가 적극적으로 소득정책 추진해야

생산성과 실질임금 증가의 연동성이 깨어지는 이유는 기업 안팎에서 노동자의 협상력이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기업지원→이윤→성장→투자→고용의 낙수효과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면 노동과 가계 친화적인 소득정책을 통해 분배→총수요→투자→생산성증가의 선순환 고리가 다시 작동하도록 성장전략의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 노동시장 내에서 분배 정상화를 위한 최저임금 증가, 노동조합의 협상력 제고를 위한 비정규직 해소 등 정부의 지원과 개입을 1차 소득정책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최근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는 재벌, 금융, 조세 개혁 등은 2차 소득정책에 포함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실업급여를 비롯한 사회보험 취약 계층 문제를 해소하고, 근로장려세제 확대를 통해 저임금 노동자와 자영업자의 가계소득을 지원해야 한다. 가계의 견고한 소득증가는 침체된 내수와 가계부채 문제를 해소하고 사회적 통합에 기여하는 근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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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이슈 2011.03.30 10:51
2011 / 03 / 29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1. 최근 가계부채 추세

 

■ 가계부채 비율: 한국은 오르고, 미국은 떨어지고

아래 그림은 지난 20여 년 간 한국과 미국의 가계 레버리지 비율(부채/가처분소득)의 추이를 나타낸 것이다. 70년대에 평균 64.6%이던 미국의 가계 레버리지는 금융시장 탈규제 바람에 따라 80년대에는 평균 73%로 상승하였다. 1990년 84%이던 부채비율은 90년대에도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2001년에 처음으로 100%를 넘어섰다. 특히 2000년대 초반 부동산버블의 영향으로 2007년에는 역사상 최고치인 132%까지 상승하였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2008~10년 가계의 부채조정으로 이 비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한편 1990년에 이 비율이 70%이던 우리나라는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 93%, 신용카드버블이 발생한 2002년에는 124%까지 올랐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부채비율 상승 추세는 미국보다 훨씬 가파르다. 그 만큼 증가속도가 미국보다 빠르다는 의미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위 그림에서 점선으로 표시된 부분이다. 2008년 이후 미국은 부동산버블 붕괴와 부채조정을 통해 2010년 말 기준 117.4%로 고점 대비 15%p 하락하였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무런 부채조정 없이 오히려 이 비율이 상승하여, 2009년 말 기준 153.7%까지 올랐다. 위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통상 금융위기를 겪은 직후에는 가계의 부채축소를 통해 이 비율이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오히려 상승한 기이한 현상이 발생하였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문제는 심각하다. 본 글에서는 가계부채의 지속성 조건을 통해 가계부채 비율을 줄이고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거시경제적 정책함의를 논한다.

2. 가계부채 지속성 조건

가계부채 비율의 지속성 조건은, GDP 대비 정부부채로 표현되는 공공부채의 지속성 조건에 대한 분석과 거의 동일하다. 공공부채 비율은 명목GDP 성장률이 채권금리보다 크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마찬가지로 가계부채 비율은 개인가처분소득 증가율이 대출금리보다 크면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다. 두 변수의 차이가 가계부채의 지속성 조건을 결정한다. 아래에서는 간단한 산식을 통해 이를 살펴보도록 하자.
가계의 예산을 원천과 사용 측면으로 구분하면, 원천 측면은 처분가능소득()과 신용(금융부채 순취득;)으로 구성된다. 가계는 이를 가지고 소비()를 하거나, 금융 및 부동산 자산을 구입(자산 순취득; )하거나, 전기까지 발생한 금융부채에 대한 이자를 지불()한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가계의 대차대조표를 작성할 수 있다.

또한 금기의 금융부채(스톡) 총합은 전기의 금융부채에 이번 기에 새로 발생한 금융부채를 더해야 하므로 금융부채는 다음과 같은 관계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것은 가계의 부채비율이다. 따라서 위 식을 부채비율로 나타내기 위해서는 (2)식을 (1)식에 대입한 후, 가처분소득으로 양변을 나누어야 한다. 간단한 조작 과정을 통해 다음과 같은 식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서 는 가계의 부채비율로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의 비율을 나타낸 것이다. 또한 는 각각 대출금리, 처분가능소득 증가율, 그리고 저축률을 나타낸다. 그리고 는 금융 및 부동산 자산의 순취득에 사용된 가처분소득의 비중을 나타낸다. 여기에서 가계의 저축은 정부로 비유하면, 재정흑자와 동일하다. 따라서 는 가계의 예산흑자 중에서 금융부채를 상환하는데 사용되는 처분가능소득의 비중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가계부채의 지속가능성 조건은 정부부채와 마찬가지로 통상 다음과 같은 간단한 식으로 표현된다.  

즉 전기보다 이번 기 부채비율이 같거나 작으면 가계부채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거나 축소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3)식을 (4)의 지속성 조건에 대입하면 다음과 같은 변수들의 관계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위 식의 좌변은 부채상환, 우변은 부채증가와 관계되는 것으로 부채비율이 100%라면 이면 부채는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다. 또한 어떤 가계가 소비하고 남은 흑자액을 부채상환에 사용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처분가능소득의 증가율이 금융부채에 지불해야 하는 평균 대출금리보다 크면 부채비율은 줄어들게 된다. 마찬가지로 대출금리가 소득증가율보다 크더라도, 그만큼 저축액의 일부를 부채상환에 사용하면 부채비율은 일정하게 유지될 것이다. 따라서 가계의 부채비율이 높을수록, 안정적 부채관리에 필요한 저축률은 상응하여 높아져야 한다.
가계부채의 지속성 조건을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간단한 예를 들어 보자. 어떤 가구의 현재 부채 비율이 100%라고 가정하자. 그리고 금융부채에 매년 부담하는 평균 대출금리가 7%이며, 처분가능소득의 증가율은 3%라고 가정하자. 만약 저축률이 0이거나 부채를 상환하지 않으면, 이 가구는 20년이 채 되지 않아서 부채비율이 두 배로 늘어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가계부채의 지속성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저축률이 4% 이상이어야 한다.
최근 통화정책 변화에 따라 기준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따라서 대출금리가 상승하면 지속성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다른 변수에서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 대출금리가 1%p 상승한다고 가정해 보자. 위의 지속성 조건에 따라 소득증가율이 1%p 늘어나면 저축률이 변하지 않더라도 안정적인 부채비율 관리가 가능하다. 소득증가율이 전년도와 변함없다면 저축률을 5%p 늘려야 하고 그만큼 소비를 줄여야 할 것이다. 물론 금융 및 부동산 자산을 처분하여 부채를 상환해도 부채비율은 늘어나지 않게 된다.
위의 예에서 보는 것처럼, 부채비율의 지속성 조건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변수는 대출금리와 소득증가율이다. 대출금리만큼 처분가능소득이 증가하면 저축률이 0이거나 자산을 처분하지 않아도 안정적인 부채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채비율의 안정적으로 줄어들기 위해서는, 위의 거시경제변수들이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야 할 것이다.
첫째, 부채를 상환할 수 있도록 가계저축률이 증가해야 한다.
둘째, 부채가 늘어나지 않도록 부동산 자산의 구입 규모와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셋째, 부채가 폭발적으로 늘지 않고 상환이 가능하도록 대출금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넷째, 처분가능소득의 증가율이 평균 대출금리보다 최소한 같거나 높아야 한다.
따라서 위의 네 변수, 특히 대출금리와 처분가능소득증가율 추이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부채비율 관리에 필요한 거시경제적 정책함의를 이끌어 낼 수 있다.


3. 가계 부채비율에 미치는 변수들의 동학

 

■ 대출금리 동학

2008년 금융위기에 대응하여 미국의 중앙은행은 2007년부터 5.25%이던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내린 후, 지금까지도 제로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최근 물가가 급격히 상승함에 따라 한국은행은 지난 해 7월부터 네 차례 금리를 올려 현재 기준금리는 3%다.  


통상 대출금리가 하락하면 가계의 차입비용과 저축에 대한 인센티브가 줄어들기 때문에, 부동산 구입을 위해 가계부채를 늘리므로 부채비율이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동시에 부채 상환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에 부채조정에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부동산시장의 전반적인 전망 또는 기대에 따라 대출금리가 부채비율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다르게 나타난다. 미국과 한국의 부채비율의 조정은 이를 단적으로 나타낸다. 금융위기 이후 기준금리를 동시에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부채비율은 떨어지고 한국은 오히려 상승하였다.
2000년대 초반 한국과 미국의 경우처럼, 저금리를 통한 초과유동성이 금융회사의 금융혁신과 부동산가격 상승에 대한 시장기대가 결합하면, 금리하락은 가계부채 상승을 초래한다. 반면 부동산시장에 대한 전망이 어둡고 가계가 적극적으로 부채조정을 실시하면 금리하락은 부채비율 하락에 도움이 된다. 미국의 경우는 후자에 해당하고, 한국의 경우는 전자에 해당한다. 즉 미국은 대출금리 하락으로 상환비용이 줄어들었고, 한국은 금리하락이 가계의 부동산자산 취득을 늘렸기 때문에, 부채 동학에서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특히 한국은 저금리정책과 정부의 적극적인 부동산부양 정책이 경제주체로 하여금 부동산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를 확산시켜, 대출을 통한 자산구입 증가로 오히려 부채비율이 늘어났다. 따라서 ‘비이성적 기대’가 시장에 만연되어 있을 때, 부채비율만 놓고 본다면 금리인상이 한국의 경우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 가계소득 증가율 둔화

다음으로 부채관리에 중요한 변수가 소득증가율의 동학이다. 가계소득의 (명목상) 연평균 증가율은 1990년대의 12.5%에서 2000~09년 기간에는 1990년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5.6%로 크게 낮아졌다. 반면 기업소득은 동 기간 4.4%에서 25.2%로 대폭 늘어났다. 경제성장을 통해 창출된 소득이 기업부문으로 집중되고 가계부문으로 원활하게 흐리지 못하고 있다. 이른바 적하효과(trickle-down effect)가 완전히 사라졌다.  
적하효과가 사라진 이유를 소득을 결정하는 노동의 양과 질 측면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양적인 측면에서 대기업의 글로벌 아웃소싱과 고용탄력성이 떨어지는 IT 중심 성장정책으로 경제성장이 고용증가에 미치는 효과가 점점 떨어졌다. 다음으로 질적인 측면을 보면, 노동조합의 조직률 하락에 따른 협상력 저하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대량 양산에 따라 임금상승률이 정체되었다. 또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자영업자의 구조조정과 대기업의 해당 부문 진출로 자영업자의 영업소득 감소도 가계소득 증가율 둔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위 그림은 1980년 이후 국민처분가능소득과 가계소득의 연도별 증가율을 나타낸 것이다. 8~90년대는 가계소득은 국민처분가능소득 증가율과 거의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가계소득 증가율은 국민처분가능소득의 증가율보다 평균 2%p 낮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평균 물가상승률이 3%라고 가정할 경우, 가계의 실질가처분소득은 2000년대에 2.6% 증가하였다. 또한 가계부문의 계층 간 양극화가 확대되었다면 중?하위 계층은 실질소득이 지난 10년 간 정체 또는 하락한 것이다. 
GDP와 가계의 처분가능소득을 비교해도 이러한 추세는 뚜렷이 확인된다. 외환위기 이후 실질GDP는 연평균 4.4% 증가했지만, 통계청 가구동향조사를 바탕으로 하는 가계의 실질처분가능소득은 연평균 1.1% 밖에 증가하지 못했다. 연평균 3%p가 넘을 만큼 가계부문의 소득증가는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추세는 경기변동과 거의 무관하게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소득증가율이 낮은 것도 확인되었다. 경제성장에 따른 과실이 가계로 확산되고 있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 미미한 과실도 상위계층에 집중되어 실제 하위계층은 성장의 수혜를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하위 20%는 실질기준으로 연평균 0.3% 증가하는데 그쳤다. 따라서 하위계층으로 갈수록 저축여력이 떨어지고, 가계예산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차입을 늘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경제성장의 수혜가 기업부문으로 집중된 데에는 분배상의 양극화 현상을 주목해야 한다. 임금근로자 비중은 1990년대에는 60% 초반 수준에 머물렀으나 자영업자의 퇴출이 가속된 2000년대에는 빠르게 상승하여 2009년 70%로 높아졌다. 그러나 노동소득분배율은 1996년의 62.1%를 정점으로 하락하여 2009년에는 61%로 낮아졌다. 더욱이 임금근로자 비중의 증가를 감안한 노동소득분배율은 1990년대 중반의 62%에서 2009년에는 55.1%로 대폭 하락하였다. 1996년에 비해서 대략 7%p 정도 노동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든 것이다. 이와 같은 가계소득 증가율 둔화는 가계부채 비율의 분모인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의 하락을 초래하였다. 뿐만 아니라, 가계소득 증가율 둔화는 저축률 하락을 불러와 부채비율 증가를 더욱 부추겼다.

 

■ 가계저축률 하락


가계 부채비율 상승은 저축률 감소와도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가계부채는 결국 가계의 저축 또는 자산의 처분을 통해 상환해야 줄어드는데, 저축률 하락은 상환여력의 감소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소득증가율이 둔화된 환경에서, 가계는 부채를 통해 소비지출을 늘렸고, 소비가 소득 증가율을 초과하여 저축률은 줄어들고 있다.
미국의 경우, 70년대 10% 수준을 유지하던 가계저축률이 버블이 정점이던 2007년에는 1.7%까지 떨어졌다. 80년대 이후 금융시장의 탈규제 정책, 차입과 자산시장 버블에 기초한 소비지출 증가가 주요한 요인이었다. 현재 미국에서는 가계의 레버리지 비율이 하락하는 것과 동시에 가계저축률 또한 2010년에 5.8%까지 상승하였다. 가계의 부채 및 소비 조정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반면, 한국의 가계저축률은 경제개발과 함께 꾸준히 상승하여 80년대 말 경제호황기에는 20%를 넘어서기도 하였다. 90년대에도 외환위기 이전 가계저축률은 평균적으로 15%내외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를 경험하면서 가계저축률은 큰 폭으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가계부채가 큰 폭으로 빠르게 증가한 것과 거의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위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가계 부채비율과 가계저축률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가계부채가 빠르게 상승함은 물론, 저축률도 급속하게 감소하는 특징을 보인다. 우리나라의 가계저축률은 1998년 21.6%에서 2002년에는 역사상 최저점인 0.4%까지 떨어지기도 하였다. 신용카드를 통한 소비버블과 부동산시장 과열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부채조정으로 저축률이 5.8%까지 상승하였으나, 우리나라는 2007~8년 2.6%에서 2009년 3.17%로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가계의 실질적인 부채 및 소비 조정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부채는 더욱 증가하는 기형적인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가계저축률이 감소하게 된 중요한 요인으로서, 소득증가율과 마찬가지로 소득분배의 악화에 주목해야 한다.

위 그림은 1990년부터 2009년까지 총저축에서 각 경제주체의 저축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낸 것이다. 총저축에서 가계저축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46.3%(1990년대 평균 44.3%)에서 2009년에는 16.3%(2000년대 평균 18.3%)으로 30%p나 대폭 줄어들었다. 이에 비해 기업저축은 같은 기간 30%(90년대 평균 27%)에서 2009년에는 50%(2000년대 평균 41%)로 20%p만큼 큰 폭으로 늘어났다. 금융기관의 저축 또한 같은 기간 3.9%에서 11.5%로 큰 폭으로 늘어났다. 가계부문의 소득과 저축 감소는 기업과 금융기관의 이윤과 저축 증가로 나타난 것이다. 즉 가계저축률 하락은 소득증가율 정체와 함께 분배적 측면에서 양극화가 거시경제 변수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실물자산 취득 추세

가계저축률 하락과 더불어 부채상환 여력을 줄이는 또 다른 변수는 실물자산에 대한 가계의 순취득 증가 추세다. 부채와 저축을 통해 실물자산을 취득할 경우 부채비율은 상승 또는 줄어들지 않는다. 가계자산의 압도적 비중은 부동산으로 75.8%를 차지한다. 또한 가계대출의 65% 정도는 주택담보대출이다. 따라서 주택대출과 부동산가격 상승률 추세를 통해 의 변화추세를 살펴보기로 한다. 
미국의 가계부채 비율이 하락한 결정적 요인은 대출증가율이 둔화 또는 하락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주택담보대출은 2001년부터 2006년까지 10%가 넘는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였다. 그러나 2006년 부동산시장이 정점을 찍은 이후 주택담보대출 증가율 추세는 큰 폭으로 둔화되었다. 그리고 버블붕괴 이후 2008년 2사분기부터 11분기 연속 평균 -2~3%로 부채총액은 줄어들고 있다. 3년 동안 꾸준히 가계의 부채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반면 한국의 가계부채는 2001~2년 서울 아파트가격이 폭등하던 시점에 20~25% 증가율을 보이다 2004년 이후 10% 이하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며 여전히 7~8%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의 가계부채 증가율이 미국에 비해 크게 하락하지 않은 결정적 이유는 부동산시장의 동향에서 비롯된다.

위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통상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부동산시장과 금리 동향에 주로 의존한다. 미국의 부동산가격은 2007년 1사분기부터 하락하여 2009년 4사분기까지 12분기 연속 하락하였다. 주택대출과 부동산가격 상승률은 거의 같은 추세, 즉 Boom-Bust 동학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경우 2000년 이후 20%에 가까운 가계대출 증가율은 2002년 30%가 넘는 부동산가격 상승률을 견인하였다. 참여정부의 부동산대책의 영향으로 2004년 일시적인 하락세를 경험하기도 했으나 2006~7년 20%에 가까운 가격상승률을 기록하였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가격의 전반적인 정체 또는 하락 추세에도 불구하고, 주택담보대출은 2009년과 2010년 각각 10.5%, 7.5%의 증가율을 보였다.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등 정부의 부동산시장 부양정책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주택대출 증가를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4.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거시경제정책

 

지금까지 가계부채 비율의 지속성 조건을 도출한 다음, 각 경제변수가 1997년 외환위기를 전후로 하여 어떻게 변했는지를 살펴보았다. 가계부채 비율이 하락 또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위한 지속성 조건은 2장에서 살펴본 것처럼 다음과 같다.

특히 한국의 가계 부채비율은 이미 150%를 넘어섰기 때문에 130% 수준에서 점차 줄어들었던 미국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 즉 평균 대출금리를 10%, 소득증가율을 5%라고 가정할 경우, 가계부채 비율이 150%이므로 좌변은 최소 7.5%가 넘어야 한다. 즉 단순히 가 0이라고 가정할 경우, 가계저축률이 7.5%가 넘어야 부채비율은 상승하지 않는다.
미국의 경우, 가계저축률이 금융위기 이전 1.7%에서 2010년에는 5.8%까지 상승하였다. 또한 부동산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이 2008년 2사분기 이후 지금까지 11분기 연속 줄어들어 부채비율이 하락하였다.
반면 한국의 경우, 가계저축률과 가계소득증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였다. 또한 금융위기 이후에도 주택대출은 2009~2010년 평균 9%의 증가율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출금리 하락은 가계의 대출상환 부담을 경감시켜 부채조정에 도움이 된다. 미국의 경우 제로금리 정책이 부동산가격 하락에 따른 대출축소와 더불어 부채비율 하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한국은 대출상환 부담 완화라는 긍정적 측면보다는, 대출비용 하락이라는 요인이 정부의 부동산 부양정책과 맞물려 오히려 부채비율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즉 미국은 부채비율 지속성 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변수들이 부채비율 조정에 긍정적 환경을 조성한 반면, 한국은 네 가지 변수 모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향후 가계부채 비율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위의 거시변수들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긍정적 환경 조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변수들의 추세 분석을 바탕으로, 부채비율 조정에 필요한 거시경제정책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부동산가격을 하향 안정화시킬 수 있도록 부동산시장에 대한 규제와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저축률이 아무리 늘어나도 부채상환에 사용하지 않고, 부동산 자산 구입에 사용하면 부채비율은 줄어들지 않는다. 이미 수요 측면에서 부동산시장의 대세 하락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정부가 무리한 부양정책으로 가격상승의 기대를 부추기지 않으면 부동산시장은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 즉 부동산시장을 안정화시키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메시지, 규제와 감독 강화가 필요하다.

둘째, 가계저축률이 늘어날 수 있도록 거시경제 정책조합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가계의 대출수요를 줄이고 하방경직적인 소비지출도 안정적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저축률이 늘어나려면 소비지출이 소득 증가율보다 떨어져야 하는데, 현재 취약한 내수구조에서 민간소비 지출 하락은 전반적인 성장률 둔화로 이어질 수 있음도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이에 대한 보완 방향으로 기업의 적극적 투자지출이 이루어 질 필요가 있다. 또한 가계저축률 하락이 기업과 금융기관의 총저축에서 차지하는 비중 증가를 반영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가계저축률 증가를 위해 결정적으로 중요한 변수는 소득증가율과 양극화 지표다.   

셋째, 가계소득 증가를 위한 거시경제정책과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 기업소득은 1990년대 연평균 4.4% 증가율에서 2000년대에는 25.2%로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반면 가계소득은 같은 기간 12.5%에서 5.6%로 대략 7%p 하락하였다. 이에 따라 임금근로자 비중 증가를 감안한 노동소득분배율은 1996년 62%에서 2009년에는 55.1%로 역시 7%p 하락하였다. 구조적 양극화 문제가 가계소득 하락의 결정적 요인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가계소득을 늘리고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조세 및 재정정책이 필요하다. 기업부문에 대한 소득집중, 상위계층으로 소득집중 해소를 위해 법인세와 소득세율의 조정이 필요하다. 또한 중?하위계층의 시장소득을 보완하기 위한 복지지출 확대도 이루어져야 한다. 조세 및 재정정책과 더불어 임금증가율의 전반적 정체를 극복하기 위한 노동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노동부문의 협상력 저하가 임금증가율 정체와 비정규직 양산을 초래한 점을 감안하여 노동조합 조직률 제고를 위한 지원, 노동관계법 개선 등 구조 개혁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자영업자의 영업잉여 감소가 가계소득 정체의 요인임을 감안하여 대기업의 무분별한 자영업 시장 진출을 억제하고 조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실질금리의 정상화와 채무상환 여력을 감안한 신중한 통화정책이다.
아래 그림(왼쪽)은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예금은행의 대출금리와 수신금리의 변동 추세를 나타낸 것이다. 2월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평균 5.48%이며, 수신금리는 평균 2.87%로 예대금리 차이는 2.61%에 달한다. 3월에 기준금리를 0.25%p 올렸기 때문에 현재 수신금리 평균은 3% 수준을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이 이미 4%를 넘었으므로 실질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다. 따라서 가계의 저축률을 높이고 자산 취득을 줄이기 위해서는 실질금리가 정상화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대출금리 상승은 채무상환 부담을 증가시켜 부채관리에 어려움을 초래한다는 점도 아울러 고려해야 한다.

예대금리 차이를 보면, 기준금리가 하락에 따라 2009년 3월 1.23%까지 하락한 이후 최근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앞으로도 예대금리 차이는 역사적 평균인 3%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금융회사의 신용할당 정책으로 인해, 저소득층의 대출금리는 평균보다 높고 채무상환 부담도 더 심각함에 유념해야 한다. 위 그림(오른쪽)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상호저축은행의 여수신 금리 동향을 나타낸 것이다. 신규취급액 기준 상호저축은행 정기예금(1년) 평균 금리는 5.03%인데 비해, 대출금리는 평균 15.22%다. 따라서 예대금리 차이는 10%를 초과한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저축은행은 PF대출 부실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대출금리를 큰 폭으로 올려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 저축은행의 대출금리 상승은 중?저소득층의 채무상환 부담을 가중시켜 부채비율 상승을 초래하고, 이는 또 다시 저축은행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여신전문금융회사와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금리의 인하를 유도하고 대출금리 상승에 대한 금융감독 또한 필요하다.
따라서 금리상승에 따른 채무상환의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한 정부의 정책개입이 필요하다. 정부가 발행하는 국고채 금리가 예금은행의 대출금리보다 평균 2%p 낮고, 비은행 금융기관보다는 11%p 이상 낮은 점을 감안하여, 정부가 적극적으로 저금리의 대체신용을 공급하여 상환부담을 경감시킬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또한 부동산 시세 차익을 노린 만기일시 대출을 분할상환 대출로 변경할 수 있도록, 대출금리인하나 보험료의 정부지원 등으로 대출구조에 대한 구조적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가계 부채비율 증가는 저축률, 대출금리, 소득증가율, 부동산가격 상승률 등 거시경제의 여러 변수들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가계부채와 관련된 여러 거시변수의 동향을 종합적으로 파악하여 부채관리를 실시해야 한다. 특히 가계부채 증가의 이면에는 가계저축률 감소와 소득증가율 정체라는 거시경제 현상이 동반되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금융시장의 규제와 건전성 감독 강화 조치와 더불어, 재정 및 조세 정책, 그리고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등을 포괄한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집행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가계부채는 개별 가계의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금융기관과 국민경제 전체의 거시건전성에도 중요한 변수임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버블은 커지면 커질수록 터질 확률만 높아진다.”는 평범한 진리에 따라, 가계 부채비율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건전한 정책전환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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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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