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 05 / 07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세계의 시선 (19) 긴축이냐, 성장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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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사연은 2012년 1월부터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에 관해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요약 정리하여 소개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2013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외에 사회 분야까지  확장하여 해외의 좋은 주장과 의견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 주)

 

 


세계 경제 정책의 향방을 놓고 벌어지는 대토론

 

재정 긴축이냐, 아니면 성장이냐? 빚을 먼저 줄어야 하느냐, 아니면 경기부양부터 해야 하느냐? 2008년 금융위기로 온 세계가 침체에 빠진 후 지금까지 세계 경제 정책의 향방을 놓고 제기되는 주요 화두이다. 특히 요즘 다시 그 논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현실 정치와 학계에서 모두 재정 긴축을 주장하는 이들과 반대하는 이들의 대결이 팽패해지고 있다.

 

현실 정치에서는 특히 유럽 쪽에서 의견 대립이 나타나고 있다. 2012년 3월 유럽은 신재정협약을 통해 재정 적자를 GDP 대비 3%로 줄이는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재정동맹을 맺었다. 하지만 최근 프랑스는 이를 지키기 힘들다는 의사를 표시해고, 프랑스 재무장관은 지난 1년 동안 긴축정책으로 인해 성장이 저해되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독일은 재정 긴축이 먼저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중이다. 유럽연합의 경제 정책에 관한 입장 차이가 어떻게 귀결될지 궁금해지는 상황이다.

 

학계의 경우 미국 메릴랜드 대학의 라인하트(Carmen Reinhart) 교수와 하버드 대학의 로고프(Kenneth Rogoff) 교수가 재정긴축의 이론적 근거를 제공한 대표적 학자였다. 하지만 최근 이들의 논문에 오류가 있었음이 밝혀지는 큰 사건이 있었다. 긴축을 반대하는 학자로는 노벨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Paul Krugman) 교수가 대표적이며 그 외에 클린턴 행정부 출신의 브래드포드 드롱(Brandford DeLong), 래리 서머스(Larry Summers), 로라 타이슨(Laura Tyson) 등의 석학들과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의 마틴 울프(Martin Wolf)도 같은 입장을 강력히 피력해왔다.

 

학계의 논쟁은 현실 정치와도 밀접하게 이어진다. 유럽과 미국에서 재정 긴축을 주장했던 많은 정치가들이 라인하트와 로고프의 도움을 많이 받아왔기 때문이다. 이들의 논문이 오류였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재정 긴축을 철회하라는 정치가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라인하트와 로고프 논문의 오류를 두고 나타난 상반된 견해

 

과연 무엇이 답일까? 답이 있다면 모든 국가에게 적절한 것일까? 나아가 이 논쟁을 통해서 우리가 되돌아봐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이런 질문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두 편의 글을 소개하고자 한다. 하루 차이를 두고 발표된 두 글은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어 함께 읽기에 흥미로울 것이다.

 

첫 번째는 미국 클린턴 정부에서 재무장관 차관보를 지냈고 미국경제연구소(NBER,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연구원이며 캘리포니어대학교의 경제학과 교수인 브래드포드 드롱의 글이다. 우선 그는 라인하트와 로고프의 논문을 비판한다. 정부 부채가 늘어나면 성장률이 줄어드는 경향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라인하트와 로고프의 주장대로 GDP 대비 90%가 중요한 기점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지금과 같은 경기침체기에는 정부 부채가 늘어나도 아무런 위험도 가져오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금리가 높아지지 않고, 인플레이션이 높아지지 않고, 주식 시장이 하락하지 않는 한 부채가 늘어나도 상관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베네수엘라의 전 개발계획부 장관이자 미주개발은행(IDB, Inter-American Development Bank)의 수석 연구원이며, 하버드 대학교의국제개발센터 교수인 리카르도 하우스만(Ricardo Hausamann)의 글이다. 그는 라인하트와 로고프의 논문에 실수가 있었을지 몰라도, 그 논문이 담고 있는 핵심 내용은 변하지 않는다고 옹호한다. 또한 경기침체기라고 해서 정부 부채의 수준을 무시해서는 안되며, 특히 신흥국의 경우 부채에서 외환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 경우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재정 긴축자들의 주장은 지금의 미국 현실에서는 맞는 이야기일지 몰라도 그 외 대부분의 국가에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라고 비판한다.

 

 

정부 부채는 언제 위험해지는가?

(When Is Government Debt Risky?)

 

2013년 4월 29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브래드포드 드롱(J. Bradford DeLong)

 

지출을 감당할 만큼의 세금을 거둬들이지 못하는 정부는 결국 부채로 인해 문제를 겪을 수밖에 없다. 그 국가의 명목 이자율은 올라가고, 채권 투자자들이 두려워하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다. 기업가들은 법인세가 올라가는 것을 두려워하며, 몸을 낮춘 채 기업의 부를 빼돌릴 궁리를 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정책 불확실성은 심해지고, 사회적으로 비생산적인 투자가 일어나면서 실질 이자율도 올라갈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확실해지면, 노동 분업이 위축될 것이다. 예전에는 가벼운 금전관계로 연결되어 있던 거대한 관계들이 개인적 신뢰나 사회적 계약 등에 의해 연결된 작은 네트워크로 세분화될 것이다. 노동 분업의 범위가 작아지는 것은 생산성이 낮아짐을 의미한다.

 

정부가 지출을 감당할 수 있는 세입을 확보하지 못하면, 위와 같은 일들은 필연적으로 일어난다. 하지만 금리가 낮게 유지되고,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이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을 때도 그러할까? 나와 다른 경제학자들 - 래리 서머스와 로라 타이슨, 폴 크루그먼 등 - 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주식시장이 활황이라면, 기업가들은 정책의 불확실성이나 세금 인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금리가 낮다면, 공공부문 투자를 감축해야 한다는 압박도 줄어든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정부의 과도한 부채는 디레버리징을 돕고 통화의 유통속도를 높여서 가치의 축적을 가져오고, 예금자들이 밤잠을 편하게 잘 수 있도록 도와주며, 경제가 되살아나도록 한다.

 

간략히 말해 경제학자들은 단지 수량, 즉 정부 부채의 양에만 집중해서는 안되며 그것의 가격(역주 : 부채가 발생할 때 감수해야 할 비용)도 살펴야 한다. 채권 거래는 사람들이 상품, 현금, 주식을 구하는 과정의 바탕이 되기 때문에, 정부 부채의 가격은 인플레이션율, 명목 이자율, 주식시장의 수준이 된다. 이 세 가지 요인들은 현재 모두 좋은 상태로, 시장은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부 부채를 바라고 있다.

 

라인하트와 로고프는 “부채 시기의 성장(Growth in a Time of Debt)”이라는 그들의 유명한 연구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막대한 재정적자와 거대 은행에 대한 구제금융은 침체를 막기 위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높은 정부 부채가 장기적으로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특히 고령화가 진행되고, 사회 보험 지출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말이다.”라인하트와 로고프는 “GDP의 90%가 공공 부채의 문턱”이라고 표현하며, 그 문턱을 넘으면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에서 성장률이 떨어진다.”고 보았다.

 

라인하트와 로고프가 그들의 분석에서 저지른 주된 실수는 ‘문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다. 문턱이라는 언어의 선택은 그들이 제시한 그래프와 함께 많은 혼란을 가져왔다.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는 (역주 : 재정 긴축 반대자들의 주장에 대해) 미국의 예산 적자와 정부부채를 두고 “걱정하지 말고, 기뻐해라(Don't worry, be happy)”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비난했었다. 그 배경에는 “지속가능한 경제적 성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경제학자들이 문턱이라고 말한 90%를 지켜야 한다”는 내용이 깔려 있다.

 

하지만 연구에 의하면 2000년대 이후부터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실증적 근거가 없다. “부채 시기의 성장”의 내용은 유럽위원회의 올리 렌(Olli Rehn)과 많은 이들이 “정부 부채가 GDP의 80~90%에 도달하면 구축 효과가 발생한다”는 잘못된 주장을 하도록 만들었다. 라인하트와 로고프의 연구는 많은 이들이 믿는 것처럼 GDP 대비 부채가 90% 이하이면 경제가 안전하지만, 90%를 넘게 되면 성장은 위험에 빠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문턱은 존재하지 않는다. 라인하트와 로고프가 모수에 근거하지 않은 방식으로 만들어낸 결과일 뿐이다. 90%가 하위 그룹에 속하도록 데이터를 4개로 구분하였다. (역주 : 드롱은 부채 비율에 따라 50% 미만, 50~100%, 100~150%, 150~200%의 그룹으로 나누어 재분석하였다. 라인한트와 로고프의 논문은 부채 비율 30%에서 90%까지만을 4개 그룹으로 나누어 분석하고 있다.) 그 결과 전체적으로 GDP 대비 부채가 증가할수록 성장률은 점차적으로 완만하게 줄어들었다. 80%와 100%의 차이는 매우 미미했다.

 

라인하트와 로고프는 높은 부채와 낮은 성장 사이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은 부채가 위험이 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조사해야 하는 신호라고 말한다. 어떤 경우는 그럴 수 있다. 부채와 성장 사이의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국가들 중 일부는 이자율이 높아지고 주식시장이 하락 중인 상황이었다. 이들은 GDP 대비 부채가 높았으며 실제로 낮은 성장률을 보였다.

 

인플레이션이 높은 국가 중 정부 부채가 높은 경우도 성장률이 하락하는 상관관계를 보인다. 하지만 이런 국가들은 이미 성장이 정체된 상황이었으며, 래리 서머스가 계속 주장하듯이 GDP 대비 부채가 높아지는 것은 분자(부채)의 문제가 아니라 분모(GDP)의 문제로부터 나온 결과이다. (역주 : 성장이 정체되어 GDP가 낮아지면서 분모가 줄어들어 전에 비해 부채 비중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금리가 낮고, 인플레이션도 없고, 주가가 상승 중이며, 이전까지 건강한 성장을 해온 국가들의 경우 부채와 경제성장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설명의 여지는 그렇게 많지 않다. 적어도 미국에서는 그렇다. 이자율과 인플레이션율이 정상 수준보다 높아지고, 주식시장이 하락하기 전까지는 정부 부채가 조금 더 축적되어도 전혀 위험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바로 지금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의 문제들 - 낮은 고용과 약해진 경제력 -을 해결할 수 있는 거대한 잠재적 가능성이 존재한다.

 

 

* 원문 게재 사이트:

http://www.project-syndicate.org/commentary/the-impact-of-public-debt-on-economic-growth-by-j--bradford-delong

 

 

 

 

누가 거대한 나쁜 부채를 두려워하는가?

(Who's Afraid of the Big Bad Debt?)

 

2013년 4월 30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리카르도 하우스만(Ricardo Housmann)

 

얼마 전 주요 언론을 통해 전해진 경제학자들 사이의 논쟁이 많은 관심을 끌었다. 논쟁의 한 편에는 카르멘 라인하트와 케네스 로고프가 있고, 다른 한 편에는 폴 크루그먼이 있었다. 최근의 일들은 텔레비전 코메디 쇼에 사용되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로고프와 라인하트가 2010년에 발표한 유명한 논문이 문제였는데, 높은 공공 부채는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을 저해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애머스트의 매사추세츠 대학의 대학원생 토마스 헌던(Thomas Hordon)과 그의 교수인 마이클 애쉬(Michael Ash), 로버트 폴린(Robert Pollin)은 논문을 통해서 로고프와 라인하트의 주장에 의문을 던졌고, 폴 크루그먼이 이를 유명하게 만들어줬다.

 

헌던, 애쉬, 폴린은 라인하트와 로고프가 얻어낸 결과가 코딩 에러와 미심쩍은 방법론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같은 트집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그들의 주장은 라인하트와 로고프의 논문 내용을 완전히 반박하지는 못한다. 대체 왜 이렇게 소란들인지 이해할 수 없다.

 

이 논쟁은 매우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가 직면한 적자 축소와 경기부양 사이에서의 선택에 있어서 많은 의미를 제공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지 그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 논쟁은 케인즈주의자와 (크루그먼의 표현에 의하면) “긴축주의자(Austerians)”, 즉 정부 부채를 막기 위해 재정 긴축을 주장하는 이들 사이의 논쟁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케인즈주의자들의 처방은 간단하다. 경제가 침체되면 재정 정책을 통해 경기를 부양해야 하고, 경제가 과열되면 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올려서 경기를 가라앉혀야 한다. 공공부채의 수준은 올라갈 수도 있고 떨어질 수도 있으니, 정책가들이 여기에 너무 많은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특히 미국과 영국을 보면 그렇다. 높은 재정 적자와 부채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은 억제되고 있으며 장기 금리는 역사적으로 낮은 추세이다. 경기를 부양하고 미래에 투자하는 게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흥미롭게도 라인하트와 로고프도 위와 같은 제안에 광범위하게 동의했다. 적어도 미국에 대해서만은 그랬다. 그들은 심지어 주택담보대출을 상각하고 인플레이션을 높이기 위한 이단적 정책을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의 논문은 전혀 다른 주제를 다루고 있다. 높은 수준의 공공 부채가 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에 관해 다루고 있으며, 결론적으로 성장을 저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결론은 정부 부채 수준은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크루그먼의 주장이 잘못되었음을 의미한다. 크루그먼은 경제가 침체상태라면, 부채가 증가해도 금리는 낮게 유지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소위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 불리는 이들에 의한 투기적 공격에 대한 두려움은 잘못된 것이라 주장한다.

 

라인하트와 로고프의 논문은 높은 공공 부채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관점을 담고 있으며, 전 세계를 포괄하는 증거를 제공하고 있다. 부채가 높은 국가들은 취약한 위치에 놓여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논쟁은 경제 침체기에는 정책가들이 부채 수준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지에 관해서는 잘 이야기하지 않고 않다. 실제로 거대한 나쁜 부채가 존재한다. 그러한 사례는 세계에 널려 있다. 이 부채는 늑대 같아서 언제 굴에서 나와서 혼란을 만들지 알 수 없다.

 

스페인을 생각해보라. 2008년 위기가 터졌을 때, G20은 그해 11월에 각 국 정상들을 소집하였고 케인즈주의자들의 처방을 따르기로 합의했다. 모든 국가들이 재정 확대를 하여 경제를 부양시켜서 침체를 뚫고 가기로 합의했다. 당시 스페인의 재정장관인 페드로 솔베스(Pedro Solbes)는 재빨리 공공 부문의 투자와 지출을 늘렸다.

 

하지만 2009년 봄이 되자 솔베스는 정반대의 길로 돌아섰다. 세수가 급감하고 지출이 팽창되자, 정부는 거대한 적자를 떠안게 되었고, 국채 가격은 급락했으며, 금리는 치솟았다. 정부는 적자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금융의 역사는 이와 비슷한 사례로 가득 차 있다. 1994년 멕시코, 1998년 러시아, 1999년 에콰도르, 2001년 아르헨티나, 2002년 우르과이, 2003년 도미니크 공화국, 1976년 미국. 모두 경기 침체와 실업율과의 싸움이었으며, 재정 적자에 빠져 어려움을 겪었다. 사실 한 국가가 이러한 위기에 빠졌을 때, 재정을 축소하는 것은 재정건정성을 강화하고 금리를 낮춤으로써 결국은 경기 확장으로 이어지게 된다.

 

크루그먼이 라인하트와 로고프의 논문에 대해 말하는 것 같은, 긴축주의자들과 케인즈주의자 사이의 논쟁은 미국 이외의 국가에 대해서는 적절성이 떨어진다. 크루그먼은 재정 정책을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할 중요한 내용을 말하지 않았다.

 

정부 부채의 수준은 중요하다. 특히 부채의 통화 구성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가 중요하다. 미국은 자체 통화로 부채를 감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국가들이 부러워할 만한 위치에 있다. 연방준비은행은 정부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달러를 찍어낼 수 있다. 게다가 달러는 세계의 기축통화로 매우 특수한 위치에 있다.

 

일본도 마찬가지로 적자를 감당할 수 있다. 엄청난 공공 부채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충분히 엔화를 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스페인의 부채는 유로화이다. 스페인은 유로화를 찍어낼 수 없으며, 그나마 대부분은 외국인들이 갖고 있다. 많은 신흥국들이 비슷한 처지이다. 제네바 대학교의 개발학 대학원(Graduate Institute of Development Studies)의 우고 파니자(Ugo Panizza)는 최근 논문을 통해서 2008년 이후 크루그먼이 신봉하는 케인즈주의적 경기역행적 정책을 펼친 신흥국가들은 낮은 수준의 외환 부채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위기 이전에 긴축적 정책을 펼쳐왔기 때문에 위기 이후에 케인즈주의적 정책을 펼 여력이 있었던 것이다.

 

라인하트와 로고프의 논문에서 찾아낸 약점이 무엇이던 간에 상관없이, 경기침체 시의 국가들이 언제나 적자나 부채 수준에 신경 쓰지 않고 경기부양에만 집중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 미국의 상황에는 맞는 말일지 몰라도 그 외의 대부분의 국가들에게는 완전히 잘못된 정책이다

 

* 원문 게재 사이트:

http://www.project-syndicate.org/commentary/the-limited-relevance-of-the-austerity-debate-by-ricardo-hausm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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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7김병권/새사연 부원장

 

디플레이션의 늪을 헤매고 있는 일본경제의 물가가 2% 올라갈 때까지 무제한 양적완화를 선언한 아베 신조가 가세함으로써, 미국과 유럽·일본 등 세계 자본주의 선진국 진영이 모두 강도 높은 통화 완화정책에 경제회생의 명줄을 걸고 있다. 미국은 이미 지난해 9월 세 번째 양적완화를 시작했으며 최근 그 강도를 높인 바 있다. 양적완화에 미온적이던 유럽중앙은행 역시 지난해 9월 이후 무제한 양적완화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양적완화는 사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던 2008년부터 미국의 선도로 시작됐다. 선진국들은 급전직하 추락하는 경제를 방어하기 위해 한쪽에서는 정부의 재정지출을 늘리면서 다른 쪽에서는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대응했던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정부의 재정적자 폭이 커지고 재정지출 여력에 한계를 보이게 되자, 점점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의존도가 커지게 됐고 그 강도가 높아진 것이다.

선진국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에 몰입하게 된 것은 세계경제가 비상적인 조치들에 의존해 연명하고 있는 현실을 함축적으로 보여 준다. 정상적인 시장기능을 전혀 회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양적완화는 과연 기대한 경기회복 효과를 만들어 내기는 하는 것일까. 최근 양적완화를 시행하고 있는 선진국 내부에서조차 그 효과를 의문시하는 견해가 늘고 있다. 예를 들어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미국의 3차 양적완화가 회의적인 이유를 세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첫째, 증권시장이 바닥이었던 1·2차 양적완화 시기와 달리 지금은 주식시장이 상당히 올라와 있기 때문에 증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작을 것이라는 점이다. 둘째, 통화정책이 실물로 전달되는 채널들인 채권시장·신용시장·통화시장, 그리고 주식시장 채널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마지막으로 양적완화는 재정지출 정책과 함께 사용돼야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데 지금은 재정긴축을 하면서 양적완화가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처럼 양적완화 정책이 실물경제에 자금공급을 확대시켜 투자 활성화와 고용증대를 만들어 낼 것인지에 대해 자국 내부에서조차 회의적인 가운데 정작 신흥국들의 입장에서는 전혀 다른 충격을 받게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선진국의 양적완화, 특히 미국의 달러공급 팽창은 달러 가치의 하락과 신흥국 통화가치의 팽창을 초래해 수출경쟁력에 영향을 주게 된다. 달러가치 하락은 석유와 원자재 등 국제상품의 가격상승을 동반한다. 양적완화가 부자들에게는 자산가격 상승으로 인한 이익을 주지만, 상품가격 상승 부담으로 인해 빈곤층을 더욱 어렵게 만들어 결국 소득격차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결정적으로 선진국의 양적완화로 풀린 자금이 자국 실물경제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국경을 넘어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신흥국으로 대거 유입되고, 그 결과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신흥국들의 자산가격 거품을 촉진시키게 된다. 한국과 같은 신흥국은 통화절상으로 인한 수출경쟁력 약화와 함께 외국자본 유입으로 인한 자본시장 변동성 증대, 추가적인 통화가치 절상압력의 부담을 떠안게 된다. 자본시장 자유화를 옹호해 왔던 자본시장연구원이 최근 “양적완화 정책이 의도하는 것은 각국의 수요촉진을 통한 국내수요 견인보다는 환율상승을 통한 국제시장에서의 상대적인 경쟁력 확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할 정도다.(양적완화정책이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2013.1)

어찌할 것인가. 우리는 여기서 중요한 두 가지 정책적 고려를 해야 한다. 첫째는 자본 유출입 통제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정책적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자본시장 개방의 전도사 역할을 한 국제통화기금(IMF)도 자본통제와 관련해 “분명한 대상에 대해, 투명하면서도, 일반적으로 일시적으로” 사용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완전한 자본 이동 자유화가 항상 모든 국가에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며 자본통제를 인정했다.

국내에서도 최종구 기획재정부 차관보가 “토빈세가 지향하는 단기 해외투기자본 규제 취지를 살려 우리 실정에 맞게 수정한 외환거래과세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전향적인 발언을 한 바 있다. 새 정부가 발전시켜야 할 문제의식이다.

둘째는 선진국들이 경쟁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양적완화가 환율전쟁과 수출경쟁으로 변질될 것이 명확한 만큼 지나치게 수출 의존적인 경제구조를 개혁해 내수기반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수기반 확대의 핵심은 가계소득 성장에 의한 민간구매력 확장에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국은행을 포함한 기관들이 연이어 높은 기업소득 성장에 비해 정체된 가계소득 현황을 분석하면서 가계소득 성장정책을 주문하고 있는 것도 이런 취지와 맥락이 닿아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공약한 경제민주화도 가계소득 성장을 통한 민간소비 활성화를 목표로 한 것이어야 한다.

*이 글은 매일노동뉴스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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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12 / 21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연말, 연초에 접어들면 늘 새해의 경제전망 예측이 화제가 되곤 한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지만, 2008년 말에 이어 유난히 비관적인 전망들이 많다. 예를 들어 내년 한국경제 전망이 삼성증권 2.6%, KDI 3.0%, 한국은행 3.2%(10월에 발표한 수치) 등으로 대단히 낮다. 이들 전망조차도 유럽위기, 미국 재정절벽 우려, 중국경제 경착륙 우려 등의 대외조건이 순조롭게 풀리고 국내적으로 가계부채 위험도 잘 관리된다는 전제 아래에서다.

그래도 2013년 상반기는 잘해야 2% 초반의 저성장에 머물고 하반기에 3% 중반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흔히 말하는 상저하고(上底下高)라는 것이다. 물론 과거의 경험을 보면 ‘상저’는 대체로 맞았지만, ‘하고’는 언제나 희망사항이었을 뿐 제대로 맞지 않았다. 특히 올해가 그랬다. 올해에도 상저하고를 기대했는데, 오히려 하반기에 더 추락했던 것이다.  

2008년 글로벌 대침체이후 반복되는 경제전망의 실패는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케인스 전기를 써서 유명해진, 영국 워릭대학(Warwick University) 정치경제학부 명예교수인 로버트 스키델스키(Robert Skidelsky)는 매번 전망과 예측을 잘못하는 이유가, 전망의 기초가 되는 경제 모델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라고 비판한다. 특히 그는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두 가지 핵심적인 실수가 눈에 띈다. 우선 모든 전망기관들이 사용하는 모델들은 재정 승수(fiscal multiplier)* - 정부지출의 변화가 산출에 미치는 영향 - 을 극적으로 과소 추정한다. 둘째로, 통화당국의 양적완화(QE) 즉 통화팽창이 재정긴축을 어느 정도까지 보완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과대 추정한다는 점이다.” 

결국 유럽을 중심으로 각국 정부들이 재정긴축에 경도되면서 이를 통화 팽창정책으로만 보완하려 하기 때문에, 대체로 그들의 예측보다 침체의 골이 깊고 기간도 장기화되고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 재정 자극정책과 통화 완화정책의 역할과 영향, 그리고 그 정책 조합에 대해 간결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논리를 제공해주고 있다. 스키델스키의 비평을 염두해두면서 새해 경제 전망을 읽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모델

(Models Behaving Badly)

 

2012년 12월 18일

로버트 스키델스키(Robert Skidelsky)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왜 아무도 위기가 오는 걸 예상하지 못했나요?(Why did no one see the crisis coming?)" 2008년 말 무렵 런던정경대학(LSE)을 방문했을 때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경제학자들에게 했던 질문이다. 4년이 지났는데, 경제 전망기관들은 이후 경기침체의 심각성과 기간에 대한 예측에 또 다시 실패했다. 이번에도 “왜 경기회복에 대해 과도하게 낙관했나요?”라는 비슷한 질문을 여왕에게서 받을만하다. 

실제 사례를 확인해 보자. 국제통화기금(IMF)은 2011년에 한 전망에서 유럽경제가 2012년에 2.1%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올해에 0.2%까지 위축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영국 예산국(OBR)은 2010년에 한 전망에서 영국이 2011년에는 2.6% 성장을 하고 2012년에는 2.8%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2011년에 0.9%성장했고 2012에는 정체를 해버렸다. 가장 최근에 OECD가 내놓은 유로 존 성장 전망치는 2010년에 한 것보다 2.3%나 낮은 것이다.  

비슷하게, IMF도 2015년 유럽 경제 성장 전망을 하면서 2년 전보다 7.8% 더 적게 전망치를 잡았다. 몇몇 전망기관들은 다른 기관(영국 예산국은 특히 낙관적인 편에 속한다)보다 좀 더 비관적이기도 하지만, 그 누구도 충분히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지는 않는 것 같다.  

경제 전망이라는 것이 어쩔 수 없이 부정확하기는 하다. 전망기관들이 경제의 모든 측면을 생각해보기에는 너무 많은 변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관적 판단력과 최선의 추측이 ‘과학적’ 경제전망의 불가피한 일부를 이루게 된다.  

그러나 경제 전망이 어쩔 수 없이 부정확하다는 것은, 유럽 경제의 회복에 대해 시스템적으로 과잉 낙관을 했다는 것과 전혀 다른 이야기다. 정말로 전망치들이 반복적으로 수정되고 있고, 그것도 너무 짧은 시기 사이에 바뀌고 있다. 도대체 (전망 예측에 - 역자) 사용하고 있는 경제 모델의 유효성에 대해 강력한 의심이 들 정도다. 이들 모델들과 모델을 사용하는 기관들은 기성 경제이론에 의존하는데, 이 이론은 그들이 어떤 관계를 ‘가정’하도록 해준다. 오류의 근원이 바로 이들 가정 속에 있다.  

두 가지 핵심적인 실수가 눈에 띈다. 우선 모든 전망기관들이 사용하는 모델들은 재정 승수(fiscal multiplier)* - 정부지출의 변화가 산출에 미치는 영향 - 을 극적으로 과소 추정한다. 둘째로, 통화당국의 양적완화(QE) 즉 통화팽창이 재정긴축을 어느 정도까지 보완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과대 추정한다는 점이다.  

최근까지 영국 예산국은 IMF와 유사하게 재정 승수를 0.6로 가정했다. 정부지출이 감소되는 매 단위마다 60% 정도의 경기위축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리카도 등가성 원리(Ricardian equivalence)’**를 가정하는 것인데, 부채를 동원한 공공지출이 최소한 부분적으로는 (정부가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세금을 더 걷을 것이라는 -역자) 예상과 확신에 따라 현재의 민간지출을 줄이도록 만든다는 논리다. 만약에 정부가 현재 재정적자를 내서 지출을 하면 그 적자를 가계와 기업이 미래에 세금인상으로 부담할 것이라고 예상되므로, 가계와 기업은 그에 맞춰서 지금의 소비와 투자를 줄이고 저축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반대로 만약 재정긴축이 미래의 가계 세금 증가 부담을 덜어준다고 예상하게 되면, 가계는 지금 소비지출을 늘일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완전고용이 작동하고 있는 경제에서, 국가와 시장이 모든 최종 자원에 대해 경쟁관계에 있을 때에만 들어맞을 수 있는 가정이다. 그러나 현실 경제에서 그걸 여지가 없다면, 공공부문의 긴축으로 ‘해방된’ 자원은 그냥 버려지고 말 것이다.  

전망기관들이 재정 승수를 과소추정하고 있다고 마침내 인정하게 되었다. 최근의 실수를 평가하면서 영국 예산국은, “2011~2012년 성장률 수준 약화를 완전히 설명하기 위해서는 2년 동안의 평균 (재정) 승수를 우리가 추정했던 것의 두 배 이상 많은 1.3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했던 것이다. IMF 역시 “재정의 승수 효과는 2008년 대침체(Great Recession)이후에는 실제로는 0.9~1.7사이가 되었다”고 시인했다. 재정의 승수효과를 과소 추정한 결과는 ‘재정 건전성’이 경제에 주는 충격에 대해 시스템적으로 잘못 판단한 측면이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두 번째 실수로 이어진다. 전망기관들은 통화팽창이 재정긴축으로 인한 문제에 유효한 해독제를 제공해줄 것이라고 가정했다. 영국중앙은행(영란은행)은 3750억 파운드(약 6000억 달러)를 새로 찍어내면서, 총 소비가 무려 500억 파운드(GDP의 3%)까지 자극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었다.  

그러나 영국과 미국에서 양적완화가 계속 이어지면서 나타난 증거들은, 양적완화가 채권 수익률을 떨어뜨리면서 추가적인 거대한 규모의 자금이 뱅킹 시스템 내부에 머물고 실제 경제로 투입된 적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불황에 빠진 금융시장에서 장, 단기 자금을 빌리려는 기업과 가계에 대한 신용기피로 인해서 수요가 부족하게 되었다는 것이 주요한 문제라는 점을 의미한다.  

이 같은 두 가지 오류는 서로 결합되어 있다. 만약 경제 성장에서 재정긴축으로 인한 부정적인 효과가 원래 가정했던 것보다 더 크다면, 양적 완화의 긍정적인 효과는 더 약했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모든 유럽 국가들이 선호했던 정책결합(재정긴축 + 양적완화)은 심각하게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성장을 촉진시키기 위한 재정 자극정책은 훨씬 더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통화 자극 정책은 훨씬 더 작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것은 전적으로 기술적인 것이지만, 국민들의 복지에 엄청난 영향을 주는 문제다. 이들 모델들은 모두 현존하는 정책에 기초하여 나온 결과들을 가정한다. 경제 성장에 미치는 이들 정책적 영향에 대해 그들이 보여주는 일관되게 과도한 낙관주의는 그런 정책 추구를 정당화시킨다. 또한 그들의 정책이 명백히 작동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로 하여금 그들의 대책이 ‘작동하고’ 있다고 주장하게 만든다.  

이것은 심각한 기만이다. 처음으로 다시 돌아와서 그들의 모델을 뒷받침해주는 경제이론이 올바른 것인지를 스스로 자문해봐야 한다.

 * 재정승수 (fiscal multiplier)

 정부의 재정수입확대(증세)는 국민의 가처분소득을 감소시키므로 민간 소비가 줄어들고, 그 결과 민간부문에서 발생하는 유효수요가 감소한다. 반대로 정부 재정지출 확대는 민간 경제에게서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유효수요를 증대시킨다.

여기서 조세의 증가분ΔT가 얼마만큼의 국민소득 감소분 ΔY를 가져오는가의 비율 ΔY/ΔT를 재정수입승수라고 하고, 또 재정지출의 증가분 ΔG가 얼마만큼의 국민소득을 증가시키는가의 비율 ΔY/ΔG를 재정지출승수라고 하며 양자를 합쳐 재정승수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재정지출승수는 재정수입승수보다 크기 때문에 균형재정이라 할지라도 재정규모를 확대하면 국민소득의 증대를 가져오고, 또 축소하면 국민소득의 감소를 초래하게 된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 리카도 등가성(Ricardian equivalence)

경기침체에 대응하고자 정부의 지출을 확대할 경우, 조세를 갑자기 늘릴 수가 없어서 재정적자가 발생하면 정부는 국채를 발행함으로써 적자를 메우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재정적자로 인한 국채발행이 늘어나면 이후 이를 상환하기 위해 증세를 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같은 상황을 기업과 가계에서는 정확하게 파악한다고 가정한다. 즉, 현재 정부가 적자재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면, 앞으로 조세가 많아진다는 것을 예상한 가계는 미리 현재의 소비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늘리려 한다. 이것이 1800년 대 초의 리카도주장을 1990년대에 배로(Barro)가 재생시킨 재정적자에 대한 리카도식 접근방법이다.

현재의 재정적자와 미래의 조세를 같은 것으로 파악한다는 의미에서 이를 리카도 동등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적자의 해소방식이 조세증가만 있는 것이 아니고 지출을 감소시킬 수도 있다는 점과, 조세를 증대시킨다 해도 그 시기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저축에의 영향을 제대로 파악한다는 것이 어렵다는 비판이 많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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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 / 11 / 19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미국 대선은 오바마의 재선 승리로 끝이 났다. 하지만 오바마의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일 것이다. 미국 경제 뿐 아니라 세계 경제는 여전히 침체 상태이고, 뾰족한 해결책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년 1월 1일로 다가온 재정절벽(세금 인상과 예산 삭감으로 인하 큰 폭의 재정지출 감소)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전 터키 재무장관이자 유엔개발계획(UNDP) 사무총장, 세계은행 부총재였던 케말 데르비스는 오바마의 당선 요인은 광범위한 중산층의 지지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오바마가 두 번째 임기에서 가장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정책은 중산층과 저소득층을 위한 소득재분배라고 말한다. 중산층과 저소득층이 살아나야 수요가 회복될 수 있으며,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 뿐 아니라 세계 모든 국가들이 소득재분배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소득재분배를 위한 방안으로 양질의 교육과 기술훈련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그럴 때에 실업을 막을 수 있고, 안정적 고용을 통해서 소득재분배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하고, 기후변화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세계적 차원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케말 데르비스의 제안처럼 소득재분배는 지금 전세계적으로 필요한 조치이다. 미국 국민들은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대통령으로 부자증세와 재정지출을 강조한 오바마를 선택한 것이다. 반면 감세와 재정긴축을 주장했던 롬니는 이 문제를 실현하기에 부적절한 후보로 평가받은 것이다. 몇 달전 있었던 프랑스 대선에서 고소득자에 대한 세율을 높이겠다고 주장했던 올랑드가 당선된 것도 마찬가지이다. 일본 민주당이 부자증세 계획을 발표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세계 각 국의 국민들이 선택을 내리고 있는 가운데, 이제 우리의 선택이 남았다. 부자증세와 복지강화는 물론이며 근본적으로는 중산층 이하의 임금과 소득을 높여 양극화를 해소하고 소득재분배를 이룰 수 있는 후보는 누구일지 잘 판단해보자.

 

 

버락 오바마의 두 번째 임기

(The Second Coming of Barack Obama)

 


2012년 11월 7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케말 데르비스(Kemal Dervis)

힘든 선거였지만, 버락 오바마는 재선에 승리했다.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오바마는 새로운 4년의 임기 동안 미국과 세계를 위해서무엇을 할 것인가?


계속되는 경기 침체와 8%에 달하는 실업률을 껴안은 채 재선에 승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니콜라스 사르코지(프랑스 전 대통령), 고든 브라운(영국 전 총리), 호세 사파테로(스페인 전 총리)와 같은 많은 정치지도자들이 최근의 경제적 문제로 인해 자리에서 밀려났다. 공화당 대통령 조지 부시의 8년 임기 동안 폭발한 금융 악재로 인해, 오바마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경제회복을 위해 뛰어야만 했다.


오바마는 단지 그의 비범한 개인적 쾌활함 뿐 아니라 중산층 유권자의 폭넓은 지지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 오바마의 경제 회복이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중산층 유권자들은 부자들을 옹호하는 것처럼 인식된 공화당 후보 롬니보다는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들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미국의 계속되는 인구 변화는 라틴계를 비롯한 소수민족에게 강력하게 피력하지 못하는 후보의 승리를 어렵게 만들었다. 이는 특히 롬니가 실패한 부분이다.

이번 선거는 과도한 비용 지출과 네거티브적 공격이 많았다는 점에서, 많은 유권자들을 불쾌하게 만들만 했다. 하지만 대안은 항상 존재하며,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격렬하게 싸워야만 한다는 미국 민주주의의 경쟁력을 전세계에 보여주었다.

기로에 서있는 세계 경제와 함께 오바마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되었다. 미국은 엄청난 확장적 통화정책과 거대한 재정적자를 유지함으로써 그나마 불안정하고 약한 수준의 경제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의 금고에는 현금이 쌓여있지만, 민간 투자는 정체되고 있다. 일본은 총리가 계속해서 깜짝놀랄 만한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확실한 경제 회복은 아직 눈에 보이지 않는다.

유럽 역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마리오 드라기의 기민한 임기응변과 국채시장에 무제한 개입하겠다는 약속 덕분에 겨우 연명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최근 십년동안 가장 높은 실업률을 보이고 있으며, 성장은 본질적으로 침체되어 있다. 남유럽의 문제는 심지어 독일마저 경기 침체에 빠지도록 만들고 있다. 게다가 그리스는 사회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이다. 유그리스 자체는 작은 국가에 불과하지만, 그리스가 보여주는 총체적인 붕괴는 금융과 사람들의 심리에 매우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세계 신흥시장의 경제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신흥국들의 잠재생산성 증가추세는 선진국보다 높다. 하지만 경기순환적 디커플링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선진국 경제의 영향을 받는다는 뜻 - 역자주). 세계 경제는 전체적으로 상호의존적이다. 어떤 중요한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이는 전세계로 전파된다. 협소한 거시경제의 시야를 넘어서는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다.

미국 자체만으로 세계경제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이 어떤 경로를 밟느냐는 세계에 거대한 영향을 미친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이며, 국제통화기금이나 세계은행 G20 등에서 중요한 주체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생각은 전세계의 정책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오바마가 두 번째 임기에서 가장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 경제정책은 무엇일까? 세계 경제가 처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미국, 중국, 독일 등에는 거대한 투자 자원이 있다. 기후와 자원의 제약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높은 생산력과 거대한 번영을 가져다주며 노동과 고용을 증진시키 줄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기술혁명의 시작에 서 있다.


하지만 이런 자원들은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을 위해 쓰여져야 한다. 지속가능한 성장은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에서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회복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 선진국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회복은 투자자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수요의 회복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자본은 많은 수익을 거두었지만 거기에 부과되는 실질 세율은 높지 않으며, 현재의 저금리는 기업에게 유용하다. 또한 미국이 2011년에 이룬 경제성장의 90% 이상이 상위 1%에게 돌아가는 것과 같은 고소득층에 집중되는 수익 배분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더 많은 사람들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 회복을 제한하고, 거시경제 정책은 지속적인 경기부양의 필요성과 커져가는 공공부채의 위험, 저금리로 인한 자산거품 사이에서 길을 잃게 만든다.

균형잡힌 소득재분배는 단지 사회적, 도덕적 문제가 아니다. 이는 거시경제에서 필수적이며, 장기적으로는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미국과 중국 뿐 아니라 많은 국가들에게 꼭 필요한 해법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물론이며 전세계적으로 교육과 적절한 기술 훈련이 제공되어야 한다. 새로운 기술을 훈련받지 못한다면 수많은 노동자들은 실업상태에 있을 수밖에 없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소득재분배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다.


마지막으로 효과적인 국제 협력이 필요하다.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이제 북유럽이 5조 달러의 흑자를 내고 있다. 반면 남유럽의 수요는 붕괴되고 미국의 적자는 5조 달러에 이른다. 장기적으로는 기후변화나 이상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세계적 협력이 요구되며, 선거 이후 미국에 대해서는 청정에너지혁명, 고용창출 투자의 확대, 새로운 성장 방식 만들기와 같은 약속을 지킬 것이 강력하게 요구된다.

미국의 길고 어려웠던 선거는 끝이 났고, 이제 포괄적인 개혁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미국 의회가 이를 잘 깨닫고, 미국과 전세계의 수 억 명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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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1.09.15김병권/새사연 부원장

158년 역사의 4위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 세계금융위기로 확산된 지 3년이 됐다. 위기 수습을 위한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었건만 금융위기가 극복된 것은 고사하고 제2의 경제위기 징후가 다시 세계를 뒤덮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더블딥 공포가 배경에 깔리면서 그리스 국가 부도위험이 거의 막바지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중이다.

3년 전의 위기 상황에서 나왔던 거의 모든 현상들이 그대로 재연되고 있다. 신용평가기관들의 줄 이은 신용등급 강등 조치가 3년 만에 재연되고 있다. 유럽 주요 은행들의 부실 우려와 자본확충을 해야 한다는 움직임들도 다시 나타나고 있다. 미국과 일본·스위스 국채 등 안전자산 쪽으로의 쏠림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는 모습도 3년 전에 익히 보던 것이다. 부실에 빠진 미국은행에 긴급 수혈을 해 준 적이 있는 중국이 다시 유럽 부실채권을 매입하려는 움직임도 3년 전에 봤던 낯익은 모습이다. 파산과 구제 사이의 극심한 갈등과 혼란도 투자은행이냐 남유럽 국가들이냐의 차이만 있을 뿐 본질은 유사하다.

물론 달라진 것도 있다. 각국 정부의 극히 무력한 대처방식과 힘을 잃어버린 국제공조가 그것이다. 미국의 오바마 정부가 지난 8일 두 번째 경기부양책을 발표했지만 2009년 1차 부양정책에 비해 거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G7 정상들이 모였지만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했다. 그리스 국가부도 위험에 대한 유로통화 국가들의 분열은 정도가 심각하다. 경제위기의 확산위험이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와중에 미국 통계국은 이달 13일 중요한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미국의 빈곤인구가 4천630만명으로 한 해 사이에 270만명 늘어났으며 통계 작성 5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라는 것이다. 지난해 빈곤비율(15.1%)도 9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미국가계 중위소득은 2009년 5만599달러에서 지난해 4만9천445달러로 1년 동안 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60년대 이후 어떤 침체기보다 빠른 감소율이었다. 14년 전인 96년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문제는 이런 미국의 수치가 경제위기 이후 회복세가 정점에 이르러 경제성장률이 3%까지 올라갔던 지난해 데이터라는 점에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빈곤가구는 늘고 소득도 줄어든 상황에서 무슨 요인 때문에 성장률은 3%까지 올랐던 것일까. 가계부문의 소득이 줄어든 대신 기업부문의 소득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경제위기로 파산지경에 몰렸던 씨티은행과 GM 등 유력 기업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던 것을 기억하면 된다.

결국 리먼 사태 3년 동안 각국 정부와 언론매체가 앞 다퉈 보도했던 경기회복의 실체가 어떤 것이었는지를 극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각국의 국민들과 가계는 고용과 소득이 거의 회복되지 못한 채 기업들만 인력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으로 수익률을 회복했던 것에 불과했던 셈이다. 이는 미국의 빈곤율과 소득상승률 이외에 여전히 9% 수준인 실업률, 아직도 하강 추세를 멈추지 않고 있는 주택가격 등을 봐도 명백하다. 가계 입장에서 보면 사실상의 경기침체가 3년째 이어 오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식적인 지표경기마저 다시 추락할 태세다.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2% 밑으로 떨어질 것이 확실하다.

더욱이 미국의 경우 재정수지와 국가채무 악화를 이유로 재정긴축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사회보장성 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런데 실업률 증가와 소득하락의 영향 때문에 미국의 건강보험 미적용 인구는 경제위기 이후 4천990만명으로 늘었다. 민간 건강보험 적용대상자는 2008년 이후 2년 동안 무려 3.2%가 줄었다. 그나마 정부부문에서 1.9%가 증가해 겨우 완충을 해 주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보장성 지출 축소는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가.

우리나라 역시 다르지 않다. 경제위기 3년 동안 삼성과 현대자동차 등 주요 대기업들은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며 고공행진을 했지만 국민들의 가계소득은 사실상 정체하거나 하락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도 이제 제2의 경제위기 국면 초입에 서게 됐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보수도 어김없이 재정긴축과 복지지출 억제 주장을 펴고 있고 대기업과 초고소득층 증세라는 해법은 애써 피해 가려 하고 있다. 그러나 객관적 지표는 가계와 저소득층에 대한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해 기업과 초고소득층에 대한 증세가 정의로우며 불가피하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이 글은 '매일노동뉴스'에도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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