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 09 / 21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안철수 경제 민주화’의 세 가지 도전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누르시면 됩니다.

 

대선 참여 자체 여부가 불확실했던 장외의 안철수 원장이 지난 9월 19일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비로소 18대 대선구도가 확정적으로 짜여졌다. 21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 발표에 의하면 양자대결에서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49.9%로 44.0%의 박근혜 후보를 오차범위를 넘어서 앞서기 시작하면서 하락하던 지지율을 만회했다. 이로써 향후 5년 동안 나라살림을 누가 책임지게 될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그런데 안철수 후보의 출마선언과 함께 가장 논쟁이 되는 지점이 그의 경제정책 비전과 경제 민주화 의지다. 출마 회견장에서 기자들에게 경제 민주화 설명을 한 부분을 두고 박근혜 후보 선거본부에 몸담고 있는 김종인 위원장은 안철수 후보에게 "경제 민주화라는 개념 자체에 대한 이해가 안 된 사람"이라며 비하하기도 했다. 다른 일부에서는 출마 회견장에 노동자가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특히 이른바 ‘모피아 사단’의 대부로 알려진 이헌재 전 장관이 안철수 후보 캠프에 결합하면서 비판 여론이 높아가고 있다.

물론 안철수 후보의 재벌개혁 방안과 경제 민주화 공약의 세부 내용은 차차 구체화될 것이고 그의 경제 팀도 더 윤곽이 뚜렷해 질 것이다. 이를 감안하여도 지금 시점에서 드러난 것 기준으로 몇 가지 짚어볼 대목이 있다.

 

개혁 저항세력에 맞설 결단과 용기가 중요

안철수 후보는 12월 19일 출마 선언 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경제 민주화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는 주로 시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시장개혁이다. 그리고 또 민주당 쪽에서는 시장개혁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재벌 지배구조 쪽을 바꿔야 결국은 장기적으로 효과가 영속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나의 기본적 원칙은 그렇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근본주의적 접근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바꿀 수 있는 것부터 점진적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 거기에 따라서 어떤 부분은 민주당과 같은 부분도 있고 어떤 부분은 민주당보다 더 근본적인 처방을 내가 얘기하는 것도 있다.”

“그런데 경제민주화 논의를 보면서 한 가지 의문을 느낀 건 경제민주화나 복지도 성장 동력을 가진 상태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 둘은 자전거가 바퀴가 두 개 있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한쪽 편에서 성장 내지는 일자리 창출되면서 동시에 그 재원이 경제민주화나 복지로 가고 다시 경제민주화와 복지가 사람들의 혁신적 창의성을 자유롭게 불어 넣어주면서 다시 혁신구조를 만드는 선순환이 중요하다.”

그런데 안철수 후보가 말한 대목 중에서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는 주로 시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비판한 부분과, “경제민주화나 복지도 성장 동력을 가진 상태에서만 가능하다”하는 부분에 대해 김종인 박근혜 캠프 위원장이 거칠게 비판하여 관심을 모았다. "경제 민주화라는 개념 자체에 대한 이해가 안 된 사람", "경제 민주화가 성장 동력과 상충하는 것처럼 설명하는데 그 사람 수준이 그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이라는 비하발언이 그것이다.

그러나 안철수 후보가 기업인들에게 호감을 사기 위해 경제 민주화에 ‘성장 동력’을 얹어서 말을 했다는 김종인의 지적 자체는 제대로 안철수 후보의 맥락을 확인해보지 못한 오버다. 안철수 후보는 그의 책 『안철수의 생각』에서 부자국가이어야 복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복지를 해야 부자 국가가 되며, “복지 안전망이 오히려 위기에서 경제를 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복지가 경제 회복과 성장을 추동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는 것이다.

또한 “노동자들에게 적절한 분배와 보상을 해줘서 구매력을 키우는 것이 결국 내수시장 활성화를 가져와 기업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한다면서 경제 민주화가 진척되면 국민의 소득 증가와 내수확대로 연결되어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도 알고 있다고 판단된다. 이 지점은 특히 우리 경제가 2%대로 주저앉아질 전망이 점점 확실해 지면서 연말 대선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안철수 후보의 경제 민주화에서 아직 확인이 안 된 부분은 김종인이 지적한 부분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지적한 “안 후보의 성공 여부는 재벌의 저항과 관료의 왜곡을 극복하고 일관적인 정책을 시행할 준비가 돼 있느냐” 하는 점일 수 있다.

복지나 경제 민주화는 그냥 나라곳간 국민에게 퍼주면 되는 것 아니다. 국민들 얘기 들어주고 위로해준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국민이 권력을 주었으면 그 권력을 지렛대로 개혁저항세력에 맞서야 한다. 개혁 저항세력은 재벌과 보수언론, 모피아 관료들, 사법권력 등과 같이 우리 사회에 가장 힘 있는 기득권 세력들이다. 이들의 저항을 이기고 국민의 의지를 관철시키려는 결기가 있어야 한다.

박원순 시장이 취임 이후 정부에 맞서 한미 FTA에 대한 서울시 입장을 주저 없이 밝혔던 사례나, 민자 지하철 9호선 요금 인상 시도에 단호하게 맞섰던 경우가 있다. 그리고 주거문제나 등록금 문제 등에 대해서 저항세력의 반발을 두려워하지 않고 일관되게 복지 확대의 태도를 관철시키려는 태도는 서울시민들로 하여금 박원순 시장을 신뢰하게 만드는 동력이 되기도 했다. 실제 저항세력에 맞서 개혁을 관철시키기가 가장 어려운 영역이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다. 아직 안철수 후보는 저항세력에 맞서 국민의 뜻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제대로 보여준 적이 없다.

 

경제 민주화에 맞는 경제 정책팀이 구성되어야

사실 김종인이 걱정해야 할 것은 다른 후보가 아니라 자신이 몸담고 있는 선거본부의 후보인 박근혜 후보다. 김종인 자신의 경제 민주화 구상은 개혁적일 수 있다. 새누리당 경제 민주화 실천모임이 주도하여 발의한 1,2,3호 개혁 입법안도 평가해줄 수 있다. 그러나 당사자인 박근혜 후보는 5년 전 자신이 발표한 신자유주의적 줄.푸.세 정책과, 신자유주의를 극복하자는 경제민주화를 '같은 것'으로 착각(?)할 정도로 이해도의 저열함이 심각한 수준이다. .,.

* 보고서 전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눌러주시면 됩니다.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 / 09 / 21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2012 대선 주요 대선후보 경제민주화 정책 비교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눌러주시면 됩니다.

 

편집자 주 > 새사연은 이번 대선이 수개월 전인 4.11 총선처럼 상호 비난과 폭로전을 반복하지 않고 보다 생산적인 정책대결이 되길 기대한다. 특히 나라의 운명과 방향을 결정할 대선 국면인 만큼 폭넓은 시야와 방향에서 우리 국민이 살아갈 비전이 다양한 관점과 각도에서 제시되길 바란다. 아직은 정책과 공약이 추상적이고 다듬어지지 못한 단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 후보의 저서와 발언을 중심으로 정책 맥락을 짚어보고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정책선거를 유도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요 약]
모든 대선후보가 경제민주화를 외친다. 분명 한국사회의 발전방향에 대해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후보들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래서 정체불명의 개념이라는 소리를 듣는지도 모른다. 우선 지금 상황에서 경제민주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은 국회에서의 실질적인 법안 통과를 실현시키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대선후보로서 경제민주화의 의지를 가장 확실히 보여주는 방법이다.

세부정책에 대한 찬반 입장보다 중요한 것은 경제민주화에 대한 철학과 비전이다. 줄푸세와 경제민주화가 같은 맥락이라고 말한 박근혜 후보는 낙제점이다. 참여정부의 신자유주의 편승을 반성했다는 점에서 문재인 후보는 의미가 있으며, 시장지상주의를 비판한다는 점에서 안철수 후보도 의미가 있으나 둘 다 약하다. 그 밖에 앞으로 경제민주화를 한국 경제의 체제를 전환하는 계기로 삼기 위해 후보들이 보완해야 할 내용은 무엇이 있는지도 담았다.


 

[본 문]

쟁점이 사라진 한국 대선

올해 3월 러시아 대선, 5월 프랑스 대선과 그리스 총선이 있었고, 앞으로 10월 베네수엘라 대선, 11월 미국 대선, 그리고 12월 19일 우리의 대선이 기다리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는 증세와 감세를 둘러싼 치열한 쟁점이 형성되고 있고, 유럽의 경우에는 긴축과 긴축 반대를 둘러싼 대립이 날카로웠다. 그런데 다른 나라의 선거에 비해서 우리의 대선은 쟁점이 대립되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출마선언문에서 ‘경제민주화 실현’, ‘일자리 창출’, 그리고 ‘한국형 복지의 확립’을 국민행복을 위한 3대 핵심과제로 내놓으면서 쟁점은 사라진 셈이다. 이 3대 과제는 주로 민주통합당 후보들이 일관되게 제안하던 것들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후보도 자신의 책에서 복지, 정의, 평화를 3대 시대적 과제로 제시했다.

이렇게 각 대선후보들이 같은 얘기를 서로 반복해서 주고받다 보니 ‘가짜와 진짜 논쟁’이나 ‘진정성 논쟁’ 따위로 흘러가고 있다. 특히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 부분에서 그런 경향이 심하다.

 

모두가 공감하는 경제민주화, 차이는 실천력

문제는 이렇게 너도 나도 경제민주화의 말을 쏟아놓고 있지만 실제 이루어진 것은 단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다. 이 와중에 대형 마트 일요 휴무제가 버젓이 무력화되고 있고 서울 마포 합정동 대형마트 신규 입점이 코앞이다. SJM과 만도기계 산업현장에서 불법적인 용역의 폭력으로 민주주의가 유린되는 한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경제민주화에 대한 진정성이 있다면, 지금 열려 있는 정기국회에서 재벌개혁 법안을 의결하여 통과시키야 한다.

새누리당은 경제 민주화 실천모임 주도로 재벌의 경제범죄 형량 강화, 일감몰아주기 금지와 처벌강화,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 및 기존 순환출자에 대한 의결권 제한, 금산분리 강화 법안을 차례로 경제 민주화 1호, 2호, 3호, 그리고 4호 법안으로 발의했거나 준비 중에 있다. 이 법안은 언론을 통해 새누리당의 당론인 것처럼 얘기되지만, 고작 새누리당 의원 20여 명만 참여하고 있으며, 막상 박근혜 후보는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박근혜 후보가 진정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자기 당에서 발의된 법안들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야당인 민주통합당도 답답하다. 지난 7월 초로 12개 재벌개혁 법안을 발의했고, 최근 당내 경제민주화 추진 모임 주도로  ‘0.01% 슈퍼부자 기업’ 조세특례철폐 법안을 발의했다. 그리고 당 차원에서 새누리당에게 경제 민주화 관련 공동 입법 발의하여 조속히 통과시키자고 제안했지만 이렇다 할 상황 주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무력한 상황에 있다. 이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확정되었으니, 문재인 후보가 직접 경제 민주화 법안을 진두지휘해서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의 추진 의지에서 실천적 차별화를 기해야 할 것이다.

특히 여야를 막론하고 세부 법안내용까지 상당히 근접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재벌 총수들의 불법행위에 대한 무거운 징계와 엄격한 법집행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확대나 총수 경제범죄에 대한 형량 강화, 그리고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 불법행위에 대한 무거운 과세 등이 그것이다. 여야 합의만 하면 금방 통과될 수 있는 부분이다.

국회 문은 열려 있고 너무 많은 경제 민주화 법안들이 이미 문서로 잘 작성되어 발의되었고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국민들의 여론도 이미 모아져 있는 상태다. 통과를 위한 모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말이다. 그러면 누가 법안 심의 의결에서 발을 빼고 있는 것인가. 일단 국정을 책임진 집권 여당 후보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실행 의지 측면에서 낙제다.

 

진짜 쟁점은 경제 개혁의 철학과 비전

경제민주화의 내용 중에서도 후보들 사이에 의견 대립이 존재하는 부분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명박 정부가 2009년에 폐지한 출자총액제한제의 부활 여부다. 박근혜 후보는 반대, 문재인 후보는 찬성, 안철수 후보는 유보로 구분된다. 순환출자 금지도 비슷하다. 박근혜 후보는 신규 순환출자만 금지, 문재인 후보들과 안철수 후보는 기존 순환출자까지 금지로 구분된다.

그러나 2012년 현재 대선 국면에서 경제민주화를 논하면서 제기되어야 할 주요 쟁점이 출자 규제에 관한 수준에 그쳐서는 안된다. 그보다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철학과 비전이 다루어져야 한다.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는 기본적으로 신자유주의에 대한 한국식 비판이자 대안이다. 특히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우리 사회를 지배했던 신자유주의에 대한 전반적 비판과 새로운 대안의 모색을 담고 있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경제 민주화가 ‘시대의 화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불공정거래 엄단의 차원이 아니라 ‘규제완화, 감세, 민영화, 작은 정부’라고 하는 신자유주의 정책 수단을 폐기하고, 새로운 경제모델을 수립하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 ...

* 보고서 전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눌러주시면 됩니다.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09.19정태인/새사연 원장

 

2009년 2월, 유럽의회는 89%의 찬성으로 ‘사회적 경제에 관한 결의’를 채택했다. 현재와 같은 “위기 상황은 새로운 경제적, 사회적 모델을 요구”하는데 “사회적 경제는 산업민주주의와 경제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데 상징적인 의미에서, 그리고 실제 성과라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협동조합이 곧 경제민주주의라는 얘기다.

한국 대선에서도 ‘경제민주화’는 시대정신이 됐다. 박근혜 후보마저도 경제민주화와 재벌의 지배구조를 문제삼기에 이르렀고, 홍사덕 선대위원장은 엉뚱하게도 장하준 교수와 나를 영입할 생각이 있다고 발표했다. 이어 새누리당 내에선 ‘헌법 119조의 김종인’과 ‘재벌 출신 이한구’의 설전이 벌어졌다. 결국 박 후보가 “김종인과 이한구는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최종 심판을 내렸는데도 김종인이 “동의할 수 없다”고 감히 반발하는 등 말 그대로 코미디 시리즈가 연출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한국 시민들의 저력이다. 유권자들의 요구가 바야흐로 재벌-경제관료-보수언론 3자 동맹을 뒤흔들고 있다. 2010년부터 시민들은 보편복지, 경제민주화를 시대정신이라고 차례로 선언했고, 지금 전국 각지에서는 협동조합 열풍이 일고 있다. 일시적 유행이 아니다.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은 세계적 위기가 닥칠 때마다 급증한 바 있다. 그러면 협동조합은 왜 위기에 강한 것일까? <주간경향>의 독자들은 그 이유를 이미 알고 있다. 사회적 경제라는 범주 자체가 사회적 딜레마 해결의 오랜 지혜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맹수의 공격으로부터 부족을 보호한다거나 품앗이로 모내기를 한다든가, 스스로 강물이나 공동 숲을 관리하는 규칙을 만들고 지켜온 것이 모두 사회적 경제에 속한다.

자본주의 단계의 사회적 경제인 협동조합은 주기적 경제위기에 어떻게 대처했을까? 특히 이 연재에서 여러 번 언급한 몬드라곤(스페인)과 에밀리아 로마냐(이탈리아)는 국가부도의 위기 속에서 과연 온전할까?

양쪽 모두 세계를 상대로 사업을 하기 때문에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나라 안의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지극히 평온하다. 이 곳 협동조합 네트워크에는 실업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몬드라곤은 2009년 600명의 노동자를 재배치했고 2000명은 신축 근로에 동의했다. 모든 부문이 똑같은 타격을 받는 것이 아니기에 상대적으로 나은 부문에서 더 어려운 단위 조합의 노동자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물론 전직에 필요한 교육훈련도 협동조합 네트워크 내부에서 이뤄진다. 에밀리아 로마냐의 레가(Lega·협동조합 총연합)도 마찬가지 역할을 하는데, 이 지역 인구가 440만명인 점을 생각해보면 핀란드나 노르웨이와 같은 나라에서 정부가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으로 실업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전략적 방침도 조합원 총회에서 1인 1표로 결정한다. 바로 신뢰와 협동의 힘이다.

또한 각 지역의 금융기관, 예컨대 몬드라곤의 ‘노동금고(Caja Laboral)’나 에밀리아 로마냐의 ‘조합기금(Coopfond)’ 등은 어려운 조합에 추가 대출을 해준다. 즉 “비 올 때 우산을 빼앗는” 여느 은행과 달리 이들은 인내자본(patient capital)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제 막 ‘협동조합을 꿈꾸는 그대’들에겐 꿈 같은 소리로 들릴 것이다. 협동조합의 광범한 네트워크가 존재하는 곳에서나 가능한 얘기가 아닌가? 하지만 개별 협동조합이라도 노동시간과 임금을 줄여서 고용을 유지하는 사례는 얼마든지 관찰된다. 서로 신뢰하기만 한다면 다 같이 살아갈 방법은 언제나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왜 협동조합은 지배적 범주가 되지 못한 것일까? 지금까지의 역사에서는 상황이 좋아지면 사람들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더 많은 단기적 이익을 약속하는 자본주의 기업을 선택해 왔다. 하지만 협동조합에 유리하도록 법적 근거를 만들고 자체의 금융기관이나 교육기관을 갖춘 곳에서는 따뜻한 공동체적 경제가 지배적이다. 각 지역이, 나아가서 한국 전체가 그리 되지 말란 법이 어디에 있는가? 어느 후보가 사회적 경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이렇게 저렇게 다 해주겠다’가 아니라 시민 스스로의 힘으로 네트워크를 건설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돕겠다고 하는지 잘 살펴야 한다. 우리의 꿈을 실현하는 데도 중요한 대선이다.

이글은 주간경향에 기고된 글입니다.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09.13김병권/새사연 부원장

 

편집자 주> 새사연이 참여하고 있는 경제민주화시민연대(준)와 민주당 경제민주화추진의원모임이 공동으로 지난 9월 12일 토론회를 갖고 경제 민주화를 위한 10대 과제를 발표했습니다. 재벌내부구조개편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의 경제 민주화와는 달리, 중소상인, 중소기업, 소비자, 노동자 등 경제적 약자의 권리를 지키고 재벌을 규제하는 입법을 최우선을 다루고 있습니다.

백가쟁명으로 말만 무성한 경제 민주화 내용 가운데 시민 사회단체가 최우선으로 뽑은 10대 과제입니다. 앞으로 경제 민주화시민연대는 더 국민의 생활과 밀착된 경제 민주화, 진정 경제적 불평등을 완화시킬 경제 민주화에 주력해 나갈 것입니다.

 

1. 한국 사회의 현실이 너무나 비참합니다. 자살율은 1위 수준, 출산율은 꼴지 수준 등의 지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최악의 민생고는 현재 우리 사회에 수없이 많은 비극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이대로는 더 이상은 안 됩니다. 이제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은 한국 사회와 우리 경제의 지속적 발전을 위하여 반드시 해결해야 할 시대적 과제이자, 한 시도 늦출 수 없는 ‘민생살리기’의 핵심 요체가 되었습니다. 여야 대선 후보들도 앞 다투어 경제민주화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것이 말뿐인 것이라면, 오락가락하는 것이라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또 차기정부로 넘길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 정기국회에서 각종 입법을 통해서 그 진정성을 보여주어야 할 때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번 19대 첫 정기국회가 ‘참된 민생국회, 정말로 제대로 된 경제민주화 국회’가 되어야 함을 선포하고, 3대 분야 10대 과제를 공동으로 도출하여 이의 시급한 입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또 경제민주화와재벌개혁을위한시민연대(준)가 제안한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을 위한 정치권·시민사회 연석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함께할 것을 선언합니다.

 

2.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을 위해 현 시기 가장 시급한 입법 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중소기업·중소상인·소비자 보호>

- 중소기업에 대한 불공정 원·하청 거래 개선을 위한 하도급법 개정

- 의무휴업제도 확대 등 중소상인 생존권 보장을 위한 유통산업발전법·상생법 개정

- 중소기업·중소상인도 함께사는 공정한 경제를 위한 중소기업·중소상인적합업종특별법 제정

- 재벌대기업의 담합 등 불법행위 근절·엄단을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과 소비자집단소송법 제정

 

<노동자와 청년들의 생존권 보장>

- 비정규직과 정리해고를 근절 및 최소화하기 위한 노동관계법 개정

- 노동시간단축을 통한 일자리 확대와 산업재해 예방

- 재벌대기업과 공기업의 청년고용할당제 도입과 최저임금제도 전면 개선

 

<재벌대기업의 특혜 타파와 일감몰아주기 규제 및 법입세 인상 등>

- 재벌대기업의 특혜 타파와 일감몰아주기 규제 및 최저한세율·법인세 인상

- 재벌대기업의 은행 지배를 근절하기 위한 금산분리 강화와 대주주 적격성 심사 강화

- 재벌대기업의 환상형 순환출자금지 등 지배구조 개선과 노동자 경영참가 확대

 

3.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이 시대적 과제, 민심의 절절한 요구가 된 이 때 합정동 홈플러스, 광명 코스트코-이께아 출점 강행, 대상·CJ그룹 등의 도매상권 침탈 등은 즉시 중단되어야 하며, 대형마트와 SSM의 의무휴업제는 더욱 강화되어야 합니다. 또, 경제민주화의 핵심과제가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일자리의 양과 질을 제고하고 확대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 SJM 폭력사태 등이 반드시 조기에 해결되어야 하며 국회는 향후 1)중소기업·중소상인·소비자 보호, 2)비정규직·정리해고 문제 해결, 청년실업 대책, 노동시간단축을 통한 일자리 확대 3) 재벌대기업의 온갖 특혜를 타파하고 법인세 인상과 지배구조 개선 등 3대 분야에서의 10대과제를 위해 즉시 입법에 나설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하고 호소합니다.

 

4. 또 경제민주화추진의원모임과 경제민주화시민연대는 합정역 홈플러스 저지 농성장 등 전국 중소상인들의 투쟁 현장,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의 농성장, 민주노총의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서명운동 현장, 경제민주화2030연대 출범식 등 다양한 경제주체들의 생존권 투쟁 및 경제민주화 운동 현장을 찾아 지지와 연대의 뜻을 표하고 각종 민생경제 현안 해결과 민생살리기에 전력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08.29김병권/새사연 부원장

 

경제 민주화, 대선 최대 쟁점이 정말 맞는가?

네 달도 남지 않은 18대 대선의 최대 쟁점이자 이슈가 ‘재벌개혁 경제 민주화’라고 한다. 그런데 정말 그런지 최근 상당한 회의를 갖게 한다.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를 가지고 도무지 여와 야의 구분, 보수와 진보의 구분, 대선 후보들 사이의 차별성이 생기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민주통합당과 대선 후보들이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재벌개혁-경제 민주화 전망과 방안을 만들어내지 못한데 있다.

단적인 사례가 새누리당 경제 민주화 실천모임이 준비하는 금산분리 법안 내용이다. 새누리당 법안은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한도를 9%에서 4%로 되돌리는 것을 넘어서, 기존에 재벌이 제한없이 소유했던 보험, 증권 등 비은행 금융회사들을 중간금융지주회사로 묶어서 따로 분리하기로 했다고 알려졌다. 비록 소유관계를 끊어내는 진정한 금산분리는 아니지만, 은행이 아닌 금융계열사에 대해서도 손을 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는 민주통합당이 준비해온 법안보다 더 전진된 것이다.

이처럼, 민주통합당과 대선 후보들은 과거부터 전통적으로 제기되어 왔던 재벌개혁 의제들, 예를 들어 출자총액 제한, 순환출자 금지, 지주회사 지분요건 강화, 금산분리 등을 의례적으로 반복하는 것을 넘어서 시대와 상황변화에 맞는 혁신적인 개혁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민주당의 관성적이고 소극적인 경제 민주화 의지 때문에 쟁점이 형성되지 않는 것이다.

 

여의도를 나와 민생현장의 경제 민주화를 실천하라.

이러한 것들이 실제로는 어렵지 않은 문제일 수 있다. 민주당의 손학규 후보는 “비대화한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는 것을 (경제 민주화를 위한) 네거티브 접근이라고 한다면, 경제적 약자들이 적극적으로 경제 민주화를 펼치는 능동적인 접근이 있다”는 분석을 했다. 매우 적당한 지적이다. 민주통합당 후보들은 즉시 능동적인 접근으로 돌아서야 한다.

능동적인 접근은 현대차에서 사내하청으로 일하고 있는 8000 명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 불법파견 판결에 따라 즉시 정규직 전환을 실천하는 것이다. 또한 이미 인근에 1개 대형마트와 3개의 SSM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4300평 규모의 대형마트를 마포 합정에 입점시키려는 홈플러스를 막는 것이다. 경제적 약자들이 적극적으로 경제 민주화를 요구하고 있는 생활현장에서 그 요구를 함께 실현하고 이를 제도화해주는 것이다.

 

월 2회 휴무제도 간단히 무력화 되는 상황에서 경제 민주화라니.

특히 중소상인들은 마포 합정 홈플러스 입점 저지를 위해 농성을 시작하면서 시민 사회단체와 함께 세 가지 요구사항을 내걸었다. ‘대형 마트의 추가 입점 중지’, ‘대규모 점포의 영업시간 제한 확대와 모든 공휴일 의무 휴업제 시행’, ‘유통재벌의 도매업 신규 진출 중지’가 그것이다. 최근 유통재벌의 소송으로 월 2회 휴무제가 불과 4개월 만에 완전히 무력화된 상황을 중소상인들은 지켜보았다. 선거 국면임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모든 정치세력이 경제 민주화를 소리 높여 외치는 현실에서도 유통재벌의 공세에 따라 월 2회 휴무제가 간단히 무력화되는 이런 상황에서 경제 민주화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롯데, 이마트, GS 등 유통재벌들은 우리나라 1,2,3위 재벌도 아니지 않는가? 이들에게도 쉽게 굴복하는 경제 민주화라면, 만약에 대선이 끝나고 정치권이 국민의 눈치를 보지 않게 되자마자 모든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는 여의도에서 사라질 것이다. 정치권이 정말 경제 민주화에 대한 최소한의 의지가 있다면 9월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대형 점포 공휴일 휴무제를 입법화해야 한다. 동시에 우리 국민들도 지역의 중소 상인들과 연대하여 ‘착한 소비운동’ 차원에서 대형마트 휴무제 요구를 함께 해나갈 필요가 있다. 시민의 힘이 뒷받침 되지 않는 사회개혁은 이루어진 역사가 없음을 우리가 알고 있지 않은가?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