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04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세계경제가 다시금 침체의 늪에 빠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1년이 넘어가고 있는 유럽의 재정위기는 그리스·아일랜드·포르투갈을 넘어 유로 경제권 비중이 높은 스페인과 이탈리아까지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 가뜩이나 디플레이션에서 헤어 나오고 있지 못한 일본경제는 지진까지 겹치면서 마이너스로 급락 중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미국경제다. 지난 6월30일 2차 양적완화 종료를 선언했을 때까지만 해도 미국경제는 회복은 아니더라도 소프트패치(일시적인 경기침체) 정도를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 상황은 달랐다. 최근 미국정부는 지난 2분기 성장률이 기대했던 1.8%가 아니라 1.3%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그뿐이 아니다. 1분기 성장률도 당초 발표된 1.9%가 아니라 0.4%로 대폭 하향 수정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마저 애초 발표된 3.1%에서 2.3%로 수정했다.

최근 국가채무 한도 증액에 겨우 합의했지만 이에 대한 반응도 싸늘하다. 이를 반영하듯 미국의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 미국 금융시장 불안은 늘 그랬듯이 한국 증시에도 그대로 전달되고 있다. 한국 주가가 동반 폭락행진을 이어 가고 있는 것이다. 세계경제는 다시 낙관론이 들어가고 비관론으로 채워지고 있다. 복잡한 원인이 있겠으나 대체로 국민들의 소득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비관론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6월 미국의 개인소득 증가율은 0.2%에 머물렀다. 당연히 미국국민들은 지갑을 닫았고, 소비지출도 전월 대비 0.2% 감소했다.

사정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평균 임금인상률은 0.2%로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명백히 마이너스다. 성장률이 3%로 추락하고 물가상승률이 4%를 넘어가는 등 지표경기가 악화되고 있음은 물론 체감경기도 나빠질 수밖에 없다. 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정부와 여당이 연일 서민을 위한 대책들을 내놓고 있기는 하다. 반값 등록금을 꺼내들더니 재벌 개혁의 화두를 던졌다. 그러나 연이은 대책들의 실행계획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그런데 최근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친서민 정책이라면서 인천공항 민영화 방안을 들고 나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인천공항 민영화는 이명박 정부가 공기업 민영화 계획의 일환으로 이미 2008년 8월 발표한 이후 추진돼 오던 것이다. 처음에는 “세계적인 공항 운영기법을 도입하기 위해” 외국 항공 운영회사에게 일부 지분을 매각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인천공항은 공기업인 지금 상태에서 이미 6년 연속 공항서비스평가 세계 1위, 6년 연속 흑자경영을 기록하고 있다. 개항 10년 만에 영업이익이 5천억원을 넘을 정도로 평균 18%의 영업성장률을 보였다. 그러다 보니 외국 항공사들이 인천공항 사례를 배우러 방문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더 이상 외국기업에게 지분을 넘겨 선진 경영기법을 도입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자 정부는 추가 투자를 위한 자금마련이라는 명분을 다시 내걸었다. 그래도 반대를 꺾지 못하던 참에 아직 상장도 하지 않는 인천공항에 대해 국민주 방식의 민영화라는 뜻밖의 대안을 들고 나온 것이다. 98년 포항제철(현 포스코) 국민주 방식 공모 사례를 제시하면서 서민들에게 인천공항 주식을 20~30% 싼값에 국민주로 팔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서민정책이라는 것이다.

추가 투자재원 마련이라면 싼값에 주식을 매각하면 안 된다. 차라리 공사와 정부 자체의 추가 투자가 더 효율적이다. 목적과 방식이 모순적이다. 친서민 정책의 일환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소득 증가율도 마이너스인 참에 부채는 늘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할인해서 매각한다고 해도 최소 주당 1만원 이상이 될 수 있는 주식을 서민이 투자명목으로 수년간 그대로 둘 수 있을까. 그런 서민이 얼마나 될까.

98년은 한국 주식시장이 막 대중화되는 시점이라서 주식시장 활성화 목적도 함께 있었지만, 현재 자산시장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세계적으로도 불황의 끝이 어디인지 모를 정도다. 유승민 한나라당 최고위원조차 “공기업 매각시 수익을 극대화하는 게 국민에 대한 의무이고 아무리 주가가 낮다고 하더라도 그걸 살 수 있는 서민층은 한정적일 것”이라고 발언한 것은 틀린 말이 아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원래 우리은행과 대우조선해양 국민주 민영화가 쉽게 풀려 가지 않자 엉뚱하게 공기업인 인천공항을 끌어들여 우회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은 허울뿐인 서민정책이 아니라 진짜 서민정책이 절실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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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매일노동뉴스'에도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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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주제별 이슈 2008.08.12 14:48


인천국제공항공사 민영화에 대한 우려
도표가 포함된 보고서는 http://saesayon.org에서 PDF파일을 다운로드 받으시기 바랍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공기업 민영화

8월 11일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산하 공기업선진화추진특별위원회(위원장 오연찬)는 공기업 선진화 방안 1단계를 발표했다. 선진화라는 기묘한 이름으로 재명명된 민영화 1단계 계획의 요지는 305개 공공기관과 14개 공적자금투입기업을 포함 총 319개 가운데 27곳을 민영화하고 2곳을 통폐합하며, 12곳을 기능 조정한다는 것이다.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결과는 특별할 것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 50~60개 공기업의 민영화를 검토하고 있다던 5월경의 계획에 비해 후퇴했으며 수도, 가스, 전기, 의료보험 민영화는 제외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산업은행 등의 민영화 계획은 이미 지난 6월 2일에 발표된 바 있고, 대우조선해양과 쌍용건설국민 앞에서 민영화 추진 의지를 공식적으로 천명한 것을 필두로 한 공적자금투입기업 매각절차 역시 이미 진행되던 것이다. 더불어 토지공사와 주택공사 통폐합은 정권 초기부터 공론화되던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민영화 계획 발표를 그렇게 쉽게만 봐서는 안 된다. 공기업 민영화는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6월까지만 해도 대운하 건설과 함께 급하게 추진하지 말고 후순위로 미뤄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고 특히 한나라당에서 이런 기류가 커 당청갈등까지 일어날 정도였다. 이를 감안하면 8월 11일 민영화 계획 발표는 실제 범위와 강도 여하에 관계없이 이명박 정부가 촛불집회로 사장될 뻔한 민영화 정책을 복권시키고, 국민 앞에서 민영화 추진 의지를 공식적으로 천명했다는 점에서 결코 무게가 작은 것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 강력한 민영화 추진 의지 천명

8월 15일
이후 정국을 다시 공세적으로 주도하려는 이명박 정부가 KBS 사장 해임에 이어 민영화를 공식화시킨 의도는 명백하다. 이제 민영화는 이명박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 브랜드로 복권되어 추진될 전망이다. 1단계 발표에서 자신감을 얻는 정도에 따라 8월 말로 예정된 2단계 발표와 9월 초 중순으로 예정된 3단계 발표에서 에너지 공기업이나 SOC 공기업에 대한 민영화까지 추진될 수 있다. 배국환 재정부 차관이 “2, 3차까지 선진화 방안을 마련하면 통폐합 대상 기관을 포함해 100여개 안팎에서 결정된다” 고 발언한 것을 보면 향후 상당수 공기업들이 해당될 개연성이 열려있다고 봐야 한다.

또한 정부가 민영화 대상기업을 단계를 두고 선정하는 것은 시장 환경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즉 공기업을 한꺼번에 시장에 매물로 내놓는다고 해서 팔리는 것도 아니고 살 기업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다. 더욱이 지금처럼 세계 경제가 하강국면을 그리고 있고, 주식시장이 침체되어 있는 상황에서 수조 원 이상의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자칫 제가격도 받지 못하고 자산가치만 떨어지게 될 수 있다. 신용경색이 여전하고 금리도 오르는 상황에서 14개 공적자금 투입기업을 시장에서 소화해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정부가 한꺼번에 대규모로 민영화를 실시하지 않는다고 해서, 민영화가 사실상 퇴색되었다고 예단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판단이다. 공기업 민영화는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가장 주목해야 할 민영화 대상, 인천국제공항공사

이번 1단계 발표에서 가장 중요한 민영화 대상은 바로 인천국제공항공사이다. 우선 인천공항공사는 당초 1단계가 아니라 2, 3단계에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되었는데 이번에 전격적으로 포함되었다. 배국환 재정부 차관은 브리핑에서 “(당정 간) 논의 과정에서 부처 간의 협의가 어느 정도 완료가 된 기관들은 통합을 추진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모아졌고, …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기업은행 등은 부처 간 합의가 됐기 때문에 같이 포함한 것” 이라고 밝혔다

다음으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민영화 방식은 매우 공격적이며 나름대로 구체적이다. 발표 자료를 보면, 인천국제공항공사 민영화는 “세계 수준의 허브공항으로 육성하기 위해 전문공항운영사와의 전략적 제휴(15%) 등을 포함, 지분 49% 매각” 을 추진하겠다고 명시되어 있다. 브리핑에서는 “1차로 49%를 매각하는 것인데 이 부분은 매각 후 여건을 봐서 추가적으로 더 해나갈 생각” 이라고 여지를 주고 있다.

일부에서는 49% 매각을 두고 51%가 여전히 정부 수중에 있으면 민영화가 아니라는 식의 해석을 하기도 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아직 상장도 하지 않은 공기업을 위탁경영 등을 경유하지 않고 곧바로 지분매각 방식으로, 그것도 전략적 제휴를 포함해서 추진하는 것은 매우 공격적인 민영화 방식이다.

사실 산업은행 민영화도 일정을 살펴보면 ① 상장 전 투자유치를 위한 일정 지분매각 ② 상장 ③ 2010년까지 49% 지분 매각 ④ 2012년까지 51% 지분 완전매각의 수순으로 되어 있다. 오연찬 선진화추진위원장이 브리핑에서 “일시에 모든 부분을 매각하는 사례는 적다. 출발점에서 정부가 최소한의 안정적인 지분을 갖고 있으면서 추가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49%도 굉장히 강도 높은 정도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는 발언을 했는데, 이는 빈말이 아니다.

민영화 대상 중 최고 우량기업

마지막으로 주목할 점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투자하려는 금융자본이나 인수하려는 사적 자본입장에서 굉장히 매력적인 상품이라는 것이다. 국내외의 수많은 사례에서 입증되듯이 공기업 민영화는 방만하고 부실한 기업들을 민영화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기업들은 민간, 정확히 말하면 이윤을 추구하는 사적 자본이 사지 않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상식과는 반대로 대자본이 인수하고 싶어하는 고수익의 알짜배기 기업들을 합병 시장에 내놓는 것이 현실에서의 민영화다. 외환위기 이후 민영화된 포스코, KT, KT&G, 한국중공업 역시 민영화 이전에도 흑자가 나던 알짜 기업들이었다. 이런 기준으로 보면 이번 민영화 대상 가운데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야말로 구매하려는 사적 자본입장에서 가장 매력적인 상품이 된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4개 공기업 가운데 2007년 기준 자산규모 7조 8천억 원으로 8위, 영업이익이 4,600억 원으로 6위, 배당규모 5위로 지극히 우량한 기업이다. 단연코 이번 민영화 대상 중 최고 우량기업이라 할 수 있다.

누구를 염두에 둔 민영화인가?

그렇다면 이렇게 알짜배기 기업을 인수하는 행운을 누가 누리게 될 것인가? 특히 정부가 명시적으로 지목한 전문공항운영사는 누구를 염두에 둔 것인가? 일단 우리 국내에 전문공항운영사는 없으므로 무조건 외국기업을 염두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배국환 차관은 브리핑에서 “지분 매각 이유를 정확하게 생각해야 하는데, 세계적인 항공운영 전문회사들이 있다. 우리 공항을 세계적인 공항으로 만들려면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가진 기업들이 들어와 같이 참여해 주어야 한다. 또 이를 인천국제공항의 투자재원 확보에 이용할 수도 있다” 고 주장했다.

국제공항을 민영화하여 사적자본이 운영하는 경우는 드문 일이다. 사적 자본의 천국인 미국조차도 국제공항은 국영이며, 민영화된 사례는 호주의 시드니공항과 영국의 히드로공항 등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이 두 공항에 투자하고 있는 유명한 금융자본이 바로 호주계 금융회사인 맥쿼리다. 또한 맥쿼리 금융그룹은 2007년 10월 말 일본 하네다 공항터미널 빌딩 운영회사의 주식을 국제공항을 사적자본이 운영하는 경우는 드문 일19.9% 취득 하여 당시 일본은 일본공항이 외국자본에게 먹힐 수도 있다는 우려감으로 을 불러일으켜 일본을 긴장하게 만들기도 했다.

맥쿼리 그룹은 전 세계에 네트워크를 가진 국제적인 금융회사이다. 호주 최대 투자은행인 맥쿼리은행이 중심회사이며, 맥쿼리은행은 1996년 호주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었다. 맥쿼리 금융 그룹은 이미 국내시장에도 깊숙이 들어왔다. 인수합병 자문회사인 ‘신한맥쿼리금융자문’,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하는 자산운용사인 ‘맥쿼리신한인프라스트럭쳐운용’을 포함하여 6개 국내 법인과 1개 지사를 가지고 있고 적지 않은 부동산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한 인수기업, 맥쿼리 금융그룹

특히 중요한 것은 맥쿼리 금융그룹의 주력 분야가 바로 SOC투자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SOC에 민간이 투자한 것은 맥쿼리가 처음이다. SOC 투자는 매쿼리의 전문분야 중 하나다. 매쿼리는 공항과 도로, 전력, 통신시설 등 투자처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펀드를 조성해 운영한다. 예를 들어 매쿼리에어포트그룹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공항에 투자하는 펀드다. 이 펀드는 시드니공항, 이탈리아 로마공항, 영국의 버밍엄, 브리스톨공항의 지분을 인수해 직접 운영하고 있다. … 국내에서는 신한금융지주회사와 합작법인 형식으로 맥쿼리신한인프라스트럭쳐운용(주)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민간 인프라 투자펀드(한국도로투융자회사, KRIF)를 조성해 대구부산고속도로, 부산수정산터널 등에 투자했다.”

사실 맥쿼리 그룹은 맥쿼리신한인프라스트럭쳐운용(주)을 통해 조성한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를 설립하여 아래 [표2]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지분 24.1%)와 인천대교(지분 41%)를 포함해 이미 15개 도로, 터널, 교량에 대해 주식취득과 대출 형태로 2조 원이 넘는 대규모 금액을 투자해놓고 있다. 천안-논산간 고속도로의 경우 전체 지분의 60%를 맥쿼리가 갖고 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천안-논산간 고속도로를 이용하기만 해도 맥쿼리는 수익을 얻는 것이다. 실제 맥쿼리는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에서 거둔 1,550억 원의 이자 및 배당수익과 1,35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그렇다면, 이제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전략적으로 제휴할 ‘전문항공운영사’, 또는 49%지분매각을 받아줄 유력한 주체로 맥쿼리 금융그룹을 떠올리는 것이 무리는 아니다. 정부가 인수 주체로 맥쿼리 금융그룹을 검토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고 보는 것이 당연하다.

민영화 할 이유가 전혀 없는데

그렇다면 왜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외국금융자본에게 매각하려는 것일까? 매각의 기대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일단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인천국제공항이 2001년 3월 개항한 후 불과 7년 만에 세계 최고의 국제공항이 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민영화의 주요 명분으로 제기되는 것이 첫째, 서비스의 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그런데 인천공항은 이미 세계 최초로 공항서비스 평가에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으며, 포브스지가 발표한 세계공항 순위에서도 홍콩 책랍콕 공항, 싱가폴 창이공항에 이어 3위이다. 인천공항의 서비스는 현재 국영기업의 상태에서 이미 최고의 서비스에 도달했다. 민영화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둘째, 경영이 부실하거나 혹은 적자인지 살펴보자.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자료에 의하면 [그림3]에서 볼 수 있듯이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모두 빠른 속도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매우 단기간에 순이익 흑자를 실현하고 있다. 다시 말해 부실 및 적자 경영으로 정부의 돈을 축내는 기업이 아니라 정부에게 돈을 벌어다주는 기업인 것이다.

그렇다면 셋째, 흔히 공기업들이 ‘신이내린 직장’ 이란 불리는 것처럼 방만한 인사관리구조가 문제인 것일까?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자산규모 7조 원의 조직 규모에도 불구하고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아웃소싱을 많이 하고 있다. 직원은 불과 900명 수준이며 38개 용역회사에 아웃소싱한 인력이 6,000명으로 전체의 87%를 차지한다. 매우 효율적인 인력운용을 하고 있는 셈이므로, 민영화의 이유가 되지 못한다.

국민이 아니라 맥쿼리 금융그룹을 위한 결정

마지막으로 추가적인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 외국금융자본에게 매각하는 경우가 남았다. 그러나 이것도 외국자본에게 투자를 바란다는 것 자체가 무리이다. 이윤을 추구하는 사적자본, 특히 외국 금융자본이 인천공항을 인수한 후 자신의 자본을 동원하여 추가적인 투자를 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다. 실제 민영화된 영국 런던 히드로공항이나 호주 시드니공항도 민영화 후 사용료가 인상되었다는 보고는 있어도, 추가적인 시설투자가 눈에 띄게 확대되었다는 기록은 없다.

더구나 현재의 인천국제공항의 위상과 발전성, 수익성 등을 따져보면 정부의 직접적인 재정에만 의존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다양한 방법으로 재원을 조달정부가 국민이 아니라 맥쿼리 금융그룹의 입장을 대변한 것이라면할 길이 열려있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정부가 재정적인 투자를 하는 것이다. 이미 한국 정부는 인천국제공항을 위해 지난 15년간 공항건설에 9조 6천억 원, 공항고속도로 건설에 1조 7천억 원, 공항철도 건설에 4조 원, 인천대교 건설에 2조 4천억 원을 투자했다.

종합하자면 인천공항은 현재 정부가 지분의 100%를 소유한 상태에서도 ① 서비스의 질이 세계 최고 수준이며, ② 정부에 재정부담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재정적 도움이 되고 있으며, ③ 인력운용이 압축적으로 되고 있고, ④ 매각을 통해 추가적인 재원확보를 할 이유가 없으므로 민영화를 추진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대신에 아주 확실한 민영화 이유가 한 가지 있다. 바로 맥쿼리 같은 회사에게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인수가 탄탄하고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창출할 절호의 기회라는 것이다. 때문에 맥쿼리 금융그룹에게는 민영화의 분명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만약 우리 정부가 국민이 아니라 맥쿼리 금융그룹의 입장을 대변한 것이라면 민영화의 절박한 이유가 생길 수는 있겠다.

우리 하늘의 관문을 외국자본에 팔아 넘겨도 될까?

이처럼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민영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기대효과는 거의 없다. 대신에 손실과 피해는 불을 보듯 뻔하다.

민영화하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서비스 비용폭증은 공항 민영화에서도 예외 없이 나타난다. 인천국제공항 노동조합의 조사에 따르면 민영화된 공항은 통상 여객이용료를 대폭 인상하여 여객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민영화된 영국 히드로공항은 다른 국가의 국영 공항에 비해 여객 이용료가 6~7배, 시드니 공항은 4~5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공항서비스 평가에서 영국 히드로공항은 민영화 이후 45위에서 103로, 코펜하겐 공항은 1위에서 30위로 추락했다. 이런 사례들이 이미 나와있는데도 용감하게 공기업 민영화 1단계 안에 떳떳이 넣은 이유를 알 수 없다.

민영화 이후 공항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잘 설명하는 기사 일부를 인용해 보자.

“호주 시드니에 오는 모든 국내외 여행객들은 호주 최대의 투자은행인 맥쿼리 은행의 수익 창출을 위해 지갑을 활짝 열어야 한다. 시드니 공항의 과반수 지분을 인수, 직접 운영하는 맥쿼리 은행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수준의 공항이용료를 징수하기 때문이다. 시드니로 출항하는 항공사들도 마찬가지다.”

“2007년 한 해 동안 시드니 공항을 이용한 국내외 여행객의 수자가 3200만 명에 이른다. 그렇다면 시드니의 첫 인상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시드니 공항의 실태가 어쩌다가 이런 지경에 이른 것일까?”

“불과 6년 전까지만 해도 시드니 공항 사정은 딴판이었다. 연방정부 교통부에서 직접 관할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아주 성공적으로 치러낸 당사자들이다. 그러나 2002년 7월 거센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신자유주의를 신봉했던 존 하워드 총리의 결단으로 시드니 공항은 민영화되었다. 시드니 공항의 지분 과반수를 확보, 직접 운영하기로 한 맥쿼리 공항에 50년 장기임대를 해주는 한편 임대료를 인상하지 않고 49년 동안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마지막으로 더 큰 문제가 있다. 그것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단순한 기업이 아니라는데 점이다. 우리나라 하늘의 관문이자 국가보안 목표 ‘가’급 시설을 국내 사적자본에게 넘기는 것도 문제인데, 더구나 외국금융자본에게 넘긴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인천공항의 민영화는 수돗물 민영화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훨씬 중대한 공익 파괴를 가져올 것이다.

김병권/새사연 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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