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 10 / 08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최근 8.28 전월세대책이라는 명목과 달리, 주택거래에 각정 세제 및 금리 혜택을 부과하는 매매시장 부양정책에 따라 부동산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는 뉴스가 적지 않다. 실제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1% 상승하여 11년 4월 셋째 주 이후 처음으로 상승 전환하였다. 그러나 매매거래가 활성화되면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되어 전세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는 정부 의도와 달리, 수도권 아파트 전세 가격은 전주 대비 0.42% 큰 폭으로 상승하였다.


KB은행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초 동반 하락한 이후, 수도권을 제외하고 동 지수는 2009~11년 동반 상승하였다. 특히 수도권 전세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매매가격은 2009년 말부터 거의 4년째 장기침체를 이어가고 있다. 즉 수차례의 정부 부동산대책이 실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발표 전 1개월부터 발표 후 1~3개월, 일시적으로 가격이 정체 또는 상승한 이후 다시 하락 반전하는 추세가 반복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2%대의 저금리기조를 수년째 유지하고 있으며, 정부는 각종 부동산대책을 통해 규제완화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저금리, 부채, 규제완화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장의 장기 침체는 반전되지 않고 있다. 


통상 2000년대 부동산버블을 저금리 기조와 금융규제 완화에 따른 신용팽창으로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최근 저금리와 규제완화 정책이 부동산시장에 작동하지 않은 다른 요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 부동산시장이 활성화되지 않는 데 대한 일반적인 설명은 아래와 같을 것이다.


첫째, 버블이 형성될 때, 가계는 금리인하와 규제완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레버리지를 상승시켜 가격이 상승한다. 그러나 버블이 붕괴하면, 과도한 부채를 축소해야 하기 때문에 금리인하와 규제완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 있다. 


둘째, 위와 연관된 것으로 부채 및 가격 조정이 진행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은 부동산시장의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한국은 부채축소와 가격하락이 수요를 유발할 만큼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다. 즉 우리나라의 부동산시장은 저금리와 규제완화라는 우호적 거시경제 환경에도 불구하고, 부채 및 가격 조정이 충분히 진행되지 않아 장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미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2007년(134%), 주택가격(Case/Shiller 10대 대도시)은 2006년에 각각 정점을 찍었다.[아래 왼쪽 그림] 금융위기 이후 주택가격은 2008~9년 대략 32% 떨어진 후, 2011~2년 보합권을 유지하다 올해 대략 10% 정도 상승하였다. 반면 우리나라 가계부채 비율은 작년 말 기준 154%로 금융위기 직전 미국보다 높을 뿐만 아니라 상승폭도 컸다. 그리고 아직 부채축소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서울 아파트 가격은 2010년 정점을 찍은 후 대략 7% 정도 떨어졌지만, 미국에 비해 하락 폭이 크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주택가격 상승도 30%가 넘는 가격 조정과 천문학적인 양적완화에 따른 일시적 반등인지 아직 예단하기는 이르다. 그리고 수도권 부동산의 침체도 부채와 가격 조정 부족만으로는 설명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유례없는 저금리와 규제완화 정책이 진행되고 있고, 가계부채 비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서울 아파트 명목가격은 고점 대비 9% 떨어졌지만 실질가격은 3년 동안 16% 떨어졌다. 강남구의 경우 2007년 1월 고점 대비 명목가격은 12.5%, 실질가격은 7년 동안 25%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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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04.25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개인부문 금융부채를 기준으로 1천조원을 넘어선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금융시장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복수응답)한 결과 금융시스템의 핵심 위험요인은 유럽국가 채무위기(75.7%)였고, 그 다음으로 가계부채 문제(67.6%)를 지목했다. 정치 및 지정학적 리스크(50.0%)나 외국자본의 급격한 유출위험(36.5%)보다도 가계부채가 훨씬 더 높았다. 채무의 대부분은 고소득자들이 안고 있기 때문에 큰 위험은 없다고 한 정부 발표와는 달리 금융시장에서는 위험도를 높게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다.

가계부채 절대규모도 문제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소득층의 가계부채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점이 최근까지 추가적 위험요인으로 지적됐다. 2010년 말까지는 잔액 기준으로 소득이 3천만원 미만인 가계가 안고 있는 부채 비중이 30% 정도였는데, 지난해 4분기 새로 늘어난 부채의 40%는 3천만원 미만 가계의 것이었다. 저소득층의 경우 생활자금이 모자라서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고, 최근에는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올라가고 있는 점도 걱정이다. 이 정도가 지난해까지 한국은행에서 적시해 왔던 사실이다.

그런데 올해 4월 한국은행이 <금융안정보고서>를 내면서 새로운 문제를 제기했다. ‘고연령층 가계부채’ 문제를 지목한 것이다. 직접 인용해 보자.

“은퇴 등으로 소득이 감소하기 시작하는 50세 이상 고연령층의 가계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체 가계대출에서 5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2011년 말 현재 46.4%에 달하고 있다. 이는 2003년에 비해 13.2% 포인트 상승한 것인데 같은 기간 중의 인구비중 상승 폭(8.0%포인트)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현상은 고연령층의 가계부채가 인구고령화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최근에 55~65세대라는 신조어가 주목받고 있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직장생활에서 정년이 돼 소득은 없는데 유일한 국민적 노후보장 시스템인 국민연금은 아직 받을 나이가 되지 않아, 일자리와 소득이 공백상태로 있게 되는 10년간의 연령대에 속하는 세대를 지칭하는 용어다. 55~65세대는 곧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관련된다. 한국전쟁 이후 출산장려정책이 시행된 55년부터 63년까지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5%인 712만명에 이른다. 55년생의 정년 연령인 55세는 2010년부터 시작됐다. 그런데 문제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경제생활 밖으로 쏟아지는 이들을 받아 줄 사회적·경제적 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로는 이들이 인생 2막을 시작하며 다시 사회에 발을 내딛는 방식으로 자영업을 창업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알려져 있다. 기존 기업에서는 받아 주지 않고 사회적으로 다른 길을 만들어 주지 않으니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당연히 목돈이 필요하고 금융권 대출을 이용하게 된다. 한국은행은 보고서에서 이를 인정하고 있다.

“최근 들어 베이비 부머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창업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는데 은퇴자들이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창업자금을 마련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50세 이상 자영업자 비중이 2008년 47.1%에서 2011년 53.9%로 높아졌으며 은행에서 취급된 주택담보대출 중 주택구입 이외 목적 대출도 50세 이상의 연령층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이제 교집합이 명확히 들어온다. '저소득층-50~60대 고연령층-자영업'으로 묶여지는 일련의 인구 군이 우리 사회에서 경제적 위기를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지대가 될 수 있고 이들이 가계부채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는 이 문제를 비중 있게 할애해 상황의 심각성을 인정했다. 고액 등록금으로부터 유래된 청년들의 부채부담에 못지않게 세대별로는 50~60대의 가계부채 문제를 사회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 가지 진보개혁세력이 유념할 것이 있다. 통상 50~60대는 정치적 성향이 보수적일 것으로 간주된다. 고연령층 가운데 자영업의 교집합이 더해지면 말할 것도 없다. 물론 자영업이 보수적일 것이라는 가정은 최근 SSM 저지운동 등으로 상인들의 대기업에 대한 저항이 거세지면서 상당히 완화됐다. 역으로 진보개혁세력은 무조건 20~30대에게 정치적 호소를 하는 분위기가 한껏 고조돼 있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다.

그러나 냉정하게 현재의 사회경제적 상황을 보건데 과연 50~60대가 기존 질서와 시스템에서 이익을 보고 있는가. 오히려 기존 질서와 시스템에서 가장 생활의 위험에 노출된 세대가 아닐까. 진보개혁세력은 이들에게 적절한 대안을 찾아 호흡하려는 노력보다는 쉽게 보수라고 치부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 그렇게 행동하기 때문에 점점 이들과 멀어지는 것이 아닐까. 대선을 앞두고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이 글은 매일노동뉴스에 기고한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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