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 05 / 14 이은경/새사연 연구원


새사연은 2012년 1월부터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에 관해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요약 정리하여 소개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2013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외에 사회 분야까지  확장하여 해외의 좋은 주장과 의견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 주)

 

 


덴마크 복지는 게으른 사람을 양산하는가?

 

2013년 4월 21일 뉴욕타임즈에 논쟁적인 기사가 실렸다. 수잔 데일리(Suzanne Daley)가 작성한 “덴마크는 오류투성이의 복지국가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Danes Rethink a Welfare State Ample to a Fault).”라는 제목의 기사는 덴마크 복지가 사람들을 게으르게 만드는 제도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카리나라는 36세 미혼모의 사례를 들어 그녀가 16세부터 복지혜택을 받으면서 월 2,700달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공격한다. 덴마크에서는 이러한 사례가 16개월 전부터 이슈가 되어 근로유인을 위한 복지축소가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덴마크 시스템이 8만 불 이상의 소득이 있는 사람들이 56.5%의 높은 세금을 내는 대신 무상의료, 무상교육 등 부자들까지 요람에서 무덤까지 이어지는 튼튼한 복지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하면서도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단언한다. 가장 큰 이유로 노동윤리의 소실을 든다. 경제활동인구 73%가 노동에 참여하고 있지만 짧은 노동시간과 유급 육아 휴직, 20달러에 달하는 높은 최저임금 등으로 실제 일하는 시간은 훨씬 적다는 것이다. 여기에 높은 노인인구 비율 증가로 인해 현재의 복지시스템이 지속가능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덴마크 내에서도 스웨덴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지나치게 관대한 복지 시스템 때문에 불필요한 사람들까지 복지혜택으로 일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고 있으며 현재 복지축소 정책이 논의되고 있다는 것이다.

 


유발된 논쟁-복지와 경제성장

 

이 기사는 논쟁적 토론을 야기했고 많은 전문가들이 토론에 참여했다. 매사추세츠 경제학 교수인 낸시 폴브레(Nancy Folbre)는 “복지여왕 덴마크(The Welfare Queen of Denmark)는 게으르지도 가난하지도 않다”라는 기사에서 레이건 시대의 프로파간다와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레이건은 대선 기간 복지여왕 이야기를 즐겨했다. ‘복지 여왕’이란 수십 개의 가명을 이용해 정부로부터 복지혜택을 받아서 캐딜락을 몰고 다닌다는 한 흑인 여성을 비꼬는 별명으로 복지로 인한 도덕적 해이와 노동의욕 상실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이 여성은 실존 인물이 아니었으며 레이건의 복지축소를 정당화하는 프로파간다에 불과했다. 지금까지 여론을 이용한 정치적 쇼의 대명사로 지적되는 사례이다. 저자는 수잔 데일리의 기사가 같은 시도를 하고 있다고 공격한다. 비도덕적이고 게으른 유색인종 여성이 정직한 사람들의 세금을 도둑질해간다는 이미지를 통해 신자유주의적 복지축소를 추진한 것이다.

 

이야기는 항상 같다. 복지는 사람의 노동의욕을 저하시키고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며 사회의 활력을 저해한다. 하지만 낸시 폴브레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단언한다.


캘리포니아 데이비스 대학 경제학과 교수인 피터 린더트(Peter H. Lindert)는 뉴욕타임즈의 기사가 몇 가지 불확실한 통계를 통해 공포감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미국이나 복지지출이 낮은 다른 국가에 비해 25~55세 인구의 노동시간이 많음에도 연령을 고려하지 않은 통계로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문제는 근로유인책의 부족이 아니라 고령화에 있다. 오히려 그가 공짜 점심의 수수께끼라고 부르는 현상은 북유럽의 높은 사회지출이 사회의 생산성이나 경제성장에 마이너스가 된다는 증거는 전혀 없이 더 많은 수명, 낮은 빈곤률, 더 투명한 정부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고령화는 세계 모든 국가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이며 이는 복지국가 축소가 아닌 시스템의 합리적 조정으로 해결할 수 있다. 복지제도로 게을러진다는 것은 이데올로기적 공격을 통해 분노를 조장하려는 시도에 불과하다고 꼬집는다.

 

낸시 폴브레는 노동시간 축소는 경기침체로 인한 일자리의 부족이 원인이며, 노동시간이 적다고 덴마크의 경제지표와 삶의 수준이 결코 낮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 높은 한계 세율에도 덴마크의 GDP는 미국보다 높으며(미국 4만 8천 달러, 덴마크 5만 9천 8백 달러) 의료비용은 낮고 건강수준은 높다. 아동빈곤은 6.5%로 미국의 23.1%에 비할 바가 아니다. 경제위기의 타격을 동일하게 받았으나 잘 규제된 금융시장은 주택시장의 몰락을 막을 수 있었고 공공부채 역시 미국과 유럽 평균에 비해 낮다. 어떤 증거를 보더라도 덴마크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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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 04 / 17 이은경/새사연 연구원

위기의 공공의료 살리기파일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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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 위기의 공공의료
2. 외국에는 없는 의료공공성의 개념
3. 시장화된 현실이 만들어낸 개념, 공공성
4. 의료체계의 본질적 목표는?
5. 공공‘기관’ 대신 공공‘역할’론으로 전환, 타당한가?
6. 왜 공공기관이 중요한가?

 

 

[요약문]

 

공공의료가 위기다. 한국 사회 공공의료는 매우 취약해 전체 의료기관 중 공공의료기관은 병상수 12%, 병원수 6%로 전체의료에서 10%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OECD 국가 최하위이며 민간의료기관의 상업화된 의료행위는 의료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의심케 할 수준이다. 이런 이유로 새로 바뀌는 정부마다 공공의료 활성화를 약속해왔지만 정권이 끝나는 시점에서 평가해보면 공공의료는 더욱 위축되었다. 민간병원의 공급과잉 상태에서 공공병원이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고 이로 인해 경영적자가 심화되는 식으로 악순환을 끊지 못한 상황에서 오히려 민간병원 활성화론이 대두되고 있다. 의료개혁집단내에서도 기관으로서의 공공보다는 기능으로서의 공공에 방점을 찍어왔다.

 

공공의료기관이 많아지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의료의 공공성이 달성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명확하다. 하지만 공공의료기관이 없어도 의료 공공성이 달성될 수 있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 “의료의 공공성이 대체 무엇인가?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한국의 경우, 철저하게 민간영역(시장)을 중심으로 의료체계가 발전하다 보니 기본적으로 달성해야 할 과제들이 뒷전이 되고 이를 강조하기 위한 개념으로 ‘공공성’이 부각되었다. 지나친 시장화가 진전된 한국사회에서는 의료공공성 확보라는 시장질서 반대의 측면을 강조하게 된 것이다. 한국 의료체계의 지배적 질서는 시장인가? 한국 의료공급의 시장화를 극복하기 위해 보조금정책-물적 인센티브 방식이 타당한가?

 

공공의료기관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의료 공공성을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이 이 글의 결론이다. 구체적으로는 표준진료를 선도해야 한다. 올바른 진단 및 치료기준과 적절한 진료비를 받아야 하고 상업적 진료를 지양해야한다. 의료연구와 교육에서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하며 환자와 의료진 모두가 제일 먼저 가고 싶은 병원이 되어야 한다.

 

민간기관에서 수행할 수 있는 공익적 사업이란 재정지원을 받아 일부 공익사업을 수행하는 역할에 불과하다. 그 경우 한국사회 시장적 의료질서 극복은 불가능하다. 보건의료전문가들은 한국 의료체계의 지속가능성을 우려하고 큰 틀의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구조적 변화가 가능한 수준의 개혁조치들은 공공영역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적극적 예산 배정과 거버넌스 구조 개편, 운영과 진료 형식의 변화를 통한 멋진 공공병원 만들기와 이러한 공공병원의 의료체계 지배력을 높이는 것, 이것이야말로 한국사회 의료 개혁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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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 02 / 27 이은경/새사연 연구원

국제비교로 한국사회 불평등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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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 불평등 이해하기_국제비교
2. OECD 자료의 특징과 불평등 보고서
3. 불평등은 어떻게 악화되고 있는가?
4. 불평등 해소를 위한 OECD 제언과 시사점

 

 

 

[본  문]


1. 불평등 이해하기_국제비교

 

  불평등은 인류역사 이래 해결된 적이 없지만, 불평등을 해소하면서 번영할 수 있다는 믿음이 팽배했던 산업사회가 본격화 된 90년대 들어 불평등이 오히려 더 심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낡지만 새로운 이슈”이다. 한국사회 역시 외환위기 이후 심각해지고 있는 불평등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해지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불평등에 대한 연구가 2천 년대 들어 본격화되고 있으나 한국 사회 불평등 연구는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한 사회의 불평등을 더욱 잘 들여다 볼 수 있는 자료는 같은 지표로 측정한 사회수준의 국제비교다. 하지만 국제비교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국가 간 비교지표가 일치해야 하고, 국가별로 자료산출의 방법과 비교방법이 같아야 한다. OECD에서는 고용·의료 사회정책 가족 및 아동정책, 연금제도 국제이민정책(International migration policies and data)에 대한 일관된 지표, 자료산출방식, 비교방식을 통일해 핵심 지표와 기본 통계 및 국제비교, 정책제언을 실시하고 있다.

 

 

2. OECD 자료의 특징과 불평등 보고서

 

  OECD 통계와 보고서의 특징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가입되어 있고, 일관된 지표와 통계산출방식을 요구하며, 국내 작업을 수행하는 기관이 대부분 공적 기관 및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어떤 국제 통계보다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OECD 가입을 기점으로 국내 자료 및 통계 수집과 분석의 기술적 수준이 향상되어 왔다. OECD 자료는 국제비교를 통해 한국사회의 현 수준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 있게 연구하고 있다.

 

  특히 불평등에 관한 보고서는 ‘Growing Unequal? : Income Distribution and Poverty in OECD Countries OECD(국가 소득분배와 빈곤의 불균형 심화 보고서)(2008)’과 ‘Divided We Stand(심화되는 불평등)(2011.12)’의 두 보고서에서 의미 있게 다루고 있다. 이 두 보고서는 OECD 한국 지부인 대한민국 OECD 정책센터에서 번역, 출판하였으며 본 추천보고서는 한국어판을 기초로 작성하였다.

 

  ‘Growing Unequal?(2008)’에서는 90년대 이후 악화되고 있는 불평등을 단일 이슈로 불평등의 악화유무, 불평등의 원인, 정부사회지출의 재분배효과, 빈곤문제, 세대간  이동성과 공공서비스, 가계자산 등의 영역에 대해 30개국의 중장기 변화 추이를 수집하고 시사점을 도출 하였다.

 

  ‘Divided We Stand(2011.12)’는 2008년 발간된 ‘Growing Unequal?’의 후속 보고서로서 OECD 회원국의 소득 불평등(income inequality) 현황에 대한 분석 및 정책적 함의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세계화, 기술발전, 시장(노동, 생산)의 규제개혁, 가구 구조의 변화, 조세와 급여정책의 변화 등이 소득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확대되는 불평등에 관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조세 및 분배정책 등에 대한 검토와 정책적 제언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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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민영화와 한미 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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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 계속되는 의료민영화
2. 의료공공성을 심각하게 훼손시킬 한미 FTA
3. 의료민영화 극복 없이 무상의료는 불가능하다
4. 진정한 무상의료, 민영화 반대에서 출발한다

[본 문]

보건의료분야는 많은 개혁이 요구되는 분야이다. 무상의료가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반면, 한미FTA를 비롯한 의료민영화시도는 끊이지 않고 있다. 국민 건강권 실현을 위해서는 의료민영화를 반대하고 지나치게 상업적인 현 의료시스템을 극복하여 실질적 무상의료를 실현해야 한다. 4.11총선에서 부각되고 있는 보건의료분야의 핵심 쟁점을 ① 민영화 및 한미 FTA 극복 ② 실질적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대안 이라는 두 주제로 나누어서 다루고자 한다. 

1. 계속되는 의료민영화

2005년 노무현정부에서 “의료서비스산업 선진화방안”이라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시작된 의료민영화는 공공사회서비스 영역 가운데서도 가장 치열하게 시도 되었다. 의료산업화란 의료를 하나의 상품으로 보고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의료산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의료를 시장에 맡기는 정책으로 나타났다. 신의료기술개발, 효과적인 신약개발, 고용창출, 의료의 질 개선 등이 의료산업화의 본질이라면 한국사회에서는 자본이 의료기관에 투자하고 수익을 강화하는 수단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의료서비스는 현재도 지나치게 상업화되어 있다. 하지만 아직 고령화의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낮은 의료비를 지출하고 있어 성장잠재력은 크다. 새로운 투자처를 찾고 있는 자본에게 의료서비스 시장은 매우 매력적인 블루오션인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삼성을 비롯한 자본쪽에서 정치권에게 경제성장과 고용창출, 지역개발이라는 장밋빛 미래를 제시하며 의료민영화를 핵심정책으로 끌어올리게 된다.

처음 의료민영화가 추진되는 과정에서 정치권은 중심을 잡지 못했다. 보건의료의 근본 목표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형평성과 효율성에 기초한 질 개선 등의 과제는 의료서비스산업의 공공성과 통합적으로 추진되어야만 달성 가능하다. 하지만 정치권은 산업의 민영화가 진행되어도 보건의료서비스는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갖게 되었다.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산업선진화로 인식되도록 한 의료자본과 경제관료들의 이데올로기적 공세가 성공한 것으로 경제성장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힌 한국사회에서 아젠다를 선점할 수 있었다. 이것이 민주정부에서 의료민영화를 추진하게 되었던 배경이며 이러한 편협한 인식은 극복되지 못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신자유주의적 경제시스템의 문제점이 발생하고 한국사회 서비스영역의 민영화가 심각한 문제점을 야기하면서 의료산업선진화라는 아젠다는 빛이 바래고 있다. 의료민영화는 국민들의 지속적 반대로 저지되어왔으며 무상의료로 표현되는 의료공공성이 부각되고 있다. 의료민영화가 고용창출이나 지역개발과 같은 성과보다는 의료비상승, 의료불평등과 같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경제성장과 의료서비스 공공성을 분리해서 사고하는 패러다임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2. 의료공공성을 심각하게 훼손시킬 한미 FTA

2011년 말에 통과된 한미 FTA는 의료부분에서 세계적으로 유래없는 강도의 개방조건을 포함하고 있다. 한미 FTA를 이행할 법안과 관련 제도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실제 작동할 경우 무상의료 등의 의료개혁은 실현 불가능하다.

먼저 의약품 영역을 일반 상품이 아닌 독립적 챕터로 특화시킨 유일한 FTA로 의료자본의 지적재산권 보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의약품과 의료기기의 가격과 급여에 관한 사항 등 핵심 정책결정 기능을 기존 위원회가 아닌 독립적 결정기구에서 다룰 것을 명시한 점이다. 미국측에서는 여기에 의료행위, 질병군, 신의료기술 등마저도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건강과 국민의료비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사안들은 공정한 절차를 통해 결정되어야 한다. 이 과정을 정부가 참여할 수 없는 민간기구를 통해 진행하는 것은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미칠 것이며 그 자체가 심각한 의료 민영화이다.

허가-특허 연계조항은 특허소송 중인 의약품의 국내 시판허가를 가로막아 국내 의약품 가격을 크게 폭등시킬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세계 최초로 지적재산권 분야에 의료기기 분야를 포함시켜 의료기기 가격이 매우 비싸질 전망이다.

한미 FTA가 본격화되면 보건의료는 정부, 공공의 지분을 배제하고 시장원리로 작동하게 된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약가 및 의료기기, 의료서비스 가격 적정화, 의료불평등 해소 같은 핵심 정책을 추진하기 매우 어려워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약가인하방안이다. 약제비를 적정하게 조절하려는 정부 정책이 한미 FTA에 전면적으로 배치되기 때문에 ISD등 분쟁에 휘말릴 소지가 크다. 벌써 미국측에서는 발효되자마자 독립적 검토 위원회를 빨리 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보건의료는 미래유보 영역에 포함되어 있고 공공보건 영역은 간접수용에서 배제되어 있기 때문에 한미 FTA의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전국 6개에 달하는 경제자유구역과 제주도 영리병원은 예외조항으로 되어있어 이 지역 영리병원은 래칫(되돌림 방지)조항의 대상이 된다. 제주도 등의 영리병원을 추진하면서 시범적으로 추진해보고 문제가 발생하면 원점으로 되돌리겠다던 기존의 약속에 위배된다. 또한 간접수용과 최소기준대우 조항에서 기존 보험회사들이 판매하고 있는 의료보험과 산재보험은 적용대상에 포함됨으로써 향후 ISD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건강보험이 전체적으로 당장 투자자중재절차(ISD)에 걸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의약품 및 의료기기 가격 폭등, 경제자유구역과 제주도 영리병원 활성화, 민간보험회사의 의료관련 보험상품 활성화는 현 협약에서 합의된 내용만으로도 추진된다. 이 자체로 의료시스템에 미칠 영향은 막대하며 이후로는 건강보험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한미FTA에 대한 정치권의 입장은 애매하다. 정부와 여당에서는 의료는 전혀 문제없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적극적 반대를 하는 듯 했으나 결국 전면 재검토라는 입장으로 돌아섰으며 411 총선에서 이슈로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315 발효된 상황에서 구체적 대응방안이 마련이 시급하다.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시급하게 예상가능한 파급력을 분석하고 실질적 대응책을 내 놓아야 한다. 현재도 공단이나 심평원 등은 건정심등 각 단체가 망라된 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있으며 합리적인 가격 및 제도화 시스템을 갖고 있다. 이를 배제하고 독립적 검토기구를 따로 만드는 것의 문제점을 지적해야 하며 의약품 가격 결정 및 보험등재 과정에서의 합리적 절차를 마련해서 법제화 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취약한 의료공공성을 빠르게 확대하는 것이다. 한미FTA는 구체화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리며 그 전까지 최대한 공공영역을 확대하고 보장성을 강화해놓아야 한다.

3. 의료민영화 극복없이 무상의료는 불가능하다.

끊임없이 시도되어 왔던 의료민영화는 삼성의 의료산업 진출에 발맞춰 중앙일보를 필두로 한 보수여론의 집중 지지속에 계속 추진되고 있다. 현 상황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경제자유구역의 영리병원 도입과 건강관리서비스 등이다. 제주도와 송도의 영리병원은 삼성과 외구자본의 투자유치로 한 단계 진전되었고 대형병원의 장악력은 더욱 높아졌다 법적 절차로는 의료법, 경제자유구역의 의료기관 설립 운영에 관한 특별법,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며 건강관리서비스 법안 역시 제출되어있다. U-Health제도와 더불어 의료산업 선진화 방안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는 건강관리서비스는 예방 및 건강증진-치료-재활 및 요양서비스로 이어지는 보건의료서비스 중 미발달되어있는 예방 및 건강증진 영역을 민간에 맡겨 상업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정책이다.

문제는 민주당마저도 일부 지역의 영리병원도입과 건강관리서비스 법안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경제개발이 최고의 가치로 인정되면서 효과는 의심되고 오히려 지역 의료시스템을 악화시킬 것이 우려되는 의료민영화에 미온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보장성 강화 등 별다른 갈등이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 공약을 내놓고 있으나 자본과 의료공급자의 이해에 반하는 민영화반대, 의료공급체계 개혁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4. 진정한 무상의료, 민영화 반대가 답이다.

작년이후 활발해지고 있는 복지논의는 선거의 핵심이 되고 있으며 무상급식과 더불어 국민들의 많은 지지를 받았던 정책이 무상의료이다. 국민들이 복지재정을 늘리기를 바라는 일순위는 교육과 의료분야이며 이러한 열망은 민주통합당과, 시민사회단체의 무상의료 운동으로 표현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사퇴와 야권연대 서울시장 당선이라는 획기적 사건의 배경에는 무상급식논란이 있었듯이 12년 총, 대선 역시 복지정책에 대한 입장차이가 쟁점사안이 될 것임은 명확하다. 하지만 선거철에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선심성 공약에 묻혀 자본 및 사적 영역과의 명확한 선긋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민주통합당에는 의료민영화를 찬성하거나 추진했던 인물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고 공약에서도 민영화반대는 명시되어 있지 않다. 한미FTA는 재검토하자고 하는 수준이며 체결이후 대책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무상의료 실현은 공급영역의 공공성, 자본 및 의료공급자에 대한 합리적 규제방안이 전제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의료민영화에 대한 적극적 반대 입장, 제출된 법안의 폐지, 한미FTA 진행상황에 대한 대응 및 빠른 시일 내 공공영역의 확장 등에 대한 정치권의 명확한 입장이 필요하다. 또한 이상의 과제를 정치권이 받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국민들의 요구가 보다 명확해지는 것이다. 선거가 단순한 정권교체를 넘어 한국 보건의료 전반에 대한 개혁이 논의되는 자리가 되어야한다.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도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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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해설

빈곤동태란?

빈곤의 이력, 즉 빈곤의 경험여부와 경험 횟수, 지속기간 등에 관한 사항을 말한다. 빈곤을 경험한 가구가 얼마나 빠르게 빈곤에서 벗어나는지, 얼마나 자주 빈곤선 이하로 떨어지는 지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이다.

본 자료의 상대빈곤은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중위소득 50%이하,
절대빈곤은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최저생계비 기준 이하를 말한다.

▶문제현상

2006~09년 5년동안 상대빈곤을 한 번 이상 경험한 가구는 35.1%, 절대 빈곤을 한번이상 경험한 가구의 수는 26.7%에 달했다. 또한 2008년 빈곤층이 2009년에 빈곤을 탈출할 확률은 20.9%, 비빈곤층이 빈곤층으로 진입할 확률은 5.8%로 2006년→2007년에 비해 탈출률은 낮아지고(31.8%→20.9%) 진입률은 높아졌다.(4.5%→5.8%)

*자료 : OECD, OECD 17개국의 빈곤 탈출 및 진입률

우리나라와 OECD 주요국과의 빈곤율을 비교한 결과를 살펴보면, 2006~2007년간 우리나라의 평균 빈곤탈출률은 OECD 17개국 평균 39.2%보다 낮고 빈곤진입률은 OECD17개국 평균 4.5%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격차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문제 진단과 해법

빈곤의 문제가 더 이상 소수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가구의 25-35%는 빈곤 경계선에 있으며 실업, 질병 등이 발생할 경우 쉽게 빈곤의 나락으로 빠질 수 있다. 더욱 큰 문제는 빈곤을 경험하는 비율은 크게 증가하는 반면, 빈곤을 벗어나는 비율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한번 빈곤을 경험한 계층의 빈곤탈출경로가 매우 취약하다.

이는 두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일단 질좋은 일자리의 확보를 통해 근로빈곤층을 줄여야 한다.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질좋은 일자리가 충분하지 못해 빈곤의 덫에 빠지는 일을 방지해야 한다.

다음으로 빈곤층에 대한 적극적 정책이 필요하다. 절대빈곤층에서 탈출한 비중은 09년 54%에 불과하며 기초생활대상자는 전체 인구의 4%에 불과하다. 기초생활수급자의 비중을 늘리고 기본적 소득보장을 확대해야 한다. 또한 빈곤층에서 탈출할 수 있는 경로를 충분하게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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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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