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의 경제학 트위터 서평단이 총 2주 간의 활동을 마쳤습니다. 저자와의 대화, 간식 선물, 그리고 실시간 트윗 등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보았습니다. 협동의 경제학의 빈 틈을 채워주고 다른 사람과 소통할 다리를 놓아준 협동의 경제학 트위터 서평단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협동의 경제학 블로그 서평단 활동 공개는 10일 부터입니다. 기대해주세요!)


1. ‘여기 또 다른 세상이 있다..’

책은 다른 세상이 있다고 알려주는데 어떻게 세상을 바꿀수 있을까 고민됩니다. 제가 아는 세상 외에 다른 세상을 알고 생각하게 해주어 감사합니다.

 

2. ‘협동조합은 노동이 자본을 고용한다.’

협동 조합은 자본이 노동을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이 자본을 고용한다. 옛말에 "돈은 최악의 주인 이자 최선의 노예이다"라는 말이 있다. 화폐는 어디까지나 수단으로서 인간의 행복에 기여할 뿐이다.

 

3. ‘시장경제만 보았던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을...’

인간은 다양한 속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한 인간이 구성하는 사회 또한 다양하다. 어느 한가지 원리로만 운영될 수 없기에 시장경제, 공공경제(국가), 사회적경제(공동체), 생태경제의 네박자 경제가 지속가능할 것이다.

 

4. ‘협동을 촉진하는 아이디어...’

오늘 읽은 부분에는 사회적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협동을 촉진하는 방법에 관해, 제가 생각해낼 수 있는 모든 아이디어뿐 아니라 그 이상의 것들이 총망라되어 있네요.

 

5. ‘새로운 시작을 하게 해준...’

[협동의 경제학] 페이스북에 정리를 해 가며 이 책을 읽었어요. 몇 번 지나자 자기도 이 책을 샀다며 사진을 보내 오는 친구가 있고, 다른 한 친구는 그동안 맘 속으로만 그리고 있던 박사과정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네요.

 

6. ‘장기적으로 균형...이라는 환상...’

균형이 조정되는 장기는 너무 길고, 그 과정에서 인간에게 큰 고통을 줄 수 있죠. 협동의 경제학 책에서도 말 했듯이, 인간의 생명이나 자연 등의 재생 불가능한 것들은 균형조정 과정이라는 이유로 희생당하는걸 지켜볼수는 없는것 같아요.



이 외에 총 60여개의 [협동의 경제학] 관련 트윗을 트위터 서평단이 올렸습니다. 진지한 고민, 그리고 책 구절 요약 등 타임라인이 하나의 공부방이 된 2주였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책 구입 : http://goo.gl/4LfN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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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30이수연/새사연 연구원


이수연 / 새사연 연구원


“한국은 한강의 기적을 이룬 것처럼 협동조합의 기적도 이룰 것입니다.” 협동조합의 권위자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의 스테파노 자마니 교수가 한국 방문단에게 한 말이라고 한다. 그의 말대로 지금 우리나라에 부는 협동조합 열풍은 한강의 기적을 이루고도 남을 정도다.


협동조합, 한강의 기적 이룰까?

 

기획재정부에 의하면 현재 설립 신청을 한 협동조합의 수가 850여 개에 달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향후 10년 안에 서울에 8000개의 협동조합을 만들겠다고 선포했다. 지자체나 시민단체, 대학들에서는 다양한 협동조합 강좌들이 열리고 있으며, 강의마다 빈 자리를 찾기 어렵다. 2011년 12월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되었고, 2012년 12월 이 법이 발효되었으니 불과 2년 만의 변화이다.

 

협동조합이 대체 뭐길래 그럴까? 협동조합기본법에 의하면 5명 이상이 모여서 출자금을 납부하고 정관을 만들어 신고하면 협동조합이 된다. 기존의 개인사업체나 법인이 아닌 또 다른의 형태의 사업체 설립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런데 5명이 주식을 투자해서 만든 주식회사와 협동조합은 어떻게 다른 것일까? 협동조합은 일반기업보다 착하고 좋은 일을 하는 것 같은데 그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서는 조합원, 출자금, 정관 등의 형식을 넘어서 협동조합이 가진 근본적 특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일반기업과 협동조합의 근본적 차이는 자본과 노동의 고용관계에 있다. 일반기업의 경우 자본이 노동을 고용하는 형태이다. 사장님이 자기 돈으로 회사를 차리고 직원을 고용한다. 혹은 주주들이 자본을 댄 후 경영자와 직원을 고용한다. 하지만 협동조합은 노동이 자본을 고용하는 형태이다. 협동조합의 자본은 조합원들의 출자금으로부터 나온다. 조합원, 바로 노동이자 사람이 자본을 고용하는 것이다. 이는 곧 누가 기업의 주인인가라는 문제로 볼 수 있다. 일반기업에서는 자본이 주인이지만, 협동조합원에서는 조합원이 주인이 된다.

 

협동조합이 '착한 일'을 할 수 있는 이유


기업의 주인이 누구냐에 따라 기업의 수익을 어떻게 배분하고 활용할지가 달라진다. 일반기업에서는 수익이 발생하면, 주인인 자본가의 이익으로 돌아간다. 매출이 증가하면 주주들의 배당금이 높아지거나 사장님이 부자가 되는 식이다. 하지만 협동조합은 조합원을 위해 수익을 사용한다. 소비자협동조합이라면 조합원인 소비자들에게 더 좋은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기 위해 수익을 사용한다. 생산자협동조합이라면 조합원인 생산자들이 납품한 물건을 좋은 가격에 구매하기 위해 수익을 사용한다. 노동자협동조합이라면 조합원인 노동자들의 임금상승과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수익을 사용한다. 금융협동조합이라면 조합원인 고객들에게 더 낮은 대출금리와 더 높은 예금금리를 제공하기 위해 수익을 사용한다. 사회적 약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지역 공동체 발전을 목표로 하는 사회적 협동조합이라면 그러한 목표를 위해 수익을 사용한다. 그래서 협동조합은 수익이 아니라 조합원이 필요로 하는 것, 조합원이 합의한 가치를 추구하는 ‘착한’ 기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자본이 주인인 일반기업에서는 노동자를 해고하거나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환경을 파괴하는 일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들의 목표는 수익극대화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협동조합에서는 그런 일들이 일어날 수 없다. 노동자가 주인이고, 소비자가 주인이고, 지역 공동체가 주인이기 때문이다.

 

스페인 바스크 지방의 몬드라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협동조합그룹이다. 1956년 5명의 창립자에 의해 설립된 난로공장에서 시작하여 현재는 200개가 넘는 기업을 산하에 두고 있는 거대 그룹이다. 현재 스페인에서 매출 기준으로 7위이며, 9만 명에 가까운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삼성과 같은 재벌인데, 그 재벌이 협동조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몬드라곤의 목표는 일자리 창출이다. 가난했던 지역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되었고 지금도 그 목표를 충실히 실현하고 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 몬드라곤 역시 위기를 맞았고 약 8000명의 일자리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삼성과 같은 일반기업이었다면 8000명의 정리해고가 발생했을 것이다. 하지만 몬드라곤은 8000명의 직원에게 평소 임금의 80%를 지급하며 휴직을 시켰다. 그리고 교육과 훈련, 창업을 통해 그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주었다. 왜냐하면, 몬드라곤의 목표는 수익이 아니라 일자리 창출이기 때문이다. 해고없는 기업이라는 몬드라곤의 신화는 철저히 협동조합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조합원이 주인이며, 그래서 수익이 아니라 필요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것 자체가 목표라는 점. 이것이 협동조합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필수적인 내용이다. 이런 근본 특징으로부터 모든 조합원들이 출자금의 규모에 상관없이 1인 1표의 의결권을 갖으며, 조합원의 투표를 통해 이사회나 경영진을 선출하며, 투자배당이 아니라 이용고배당을 실시한다는 협동조합의 운영 원칙들이 나오게 된다. 투자배당이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주식에 대한 배당처럼 투자한 자본에 대해 수익을 배당하는 방식이며, 이용고배당이란 협동조합을 이용한 정도에 따라 수익을 배당하는 방식이다. 소비자 협동조합의 경우는 소비를 많이 한 조합원일수록, 생산자 협동조합의 경우는 생산을 많이 한 조합원일수록 높은 배당을 받는 것이다.

 

이러한 협동조합의 특징을 담아 국제협동조합연맹(ICA)에서는 협동조합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체를 통해 공통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자율적인 조직”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한 협동조합의 7가지 원칙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첫째, 조합원의 참여는 자발적이고 개방적이다. 둘째, 민주적으로 운영된다. 셋째, 경제적으로 공동 소유하고 공동 이용한다. 넷째, 자율적이고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다섯째, 조합원과 일반대중에게 교육과 훈련 및 정보를 제공한다. 여섯째, 협동조합끼리 서로 협동한다. 일곱째, 지역사회에 기여한다.

 

시장 경제 속에서 협동조합은 어떻게 가능한가?


공통의 가치를 추구하고, 조합원들끼리 협동하고, 신뢰하고, 연대하다니! 확실히 협동조합은 수익, 효율, 경쟁을 추구하는 일반적인 경제와 다른 원리를 갖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그게 과연 가능할까? 경제학의 아버지 아담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보이지 않는 손’을 언급하면 말했던 경제는, 모두가 제 이기심을 충실히 따르고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하면 사회 전체적으로도 가장 이로운 결과가 나오는 것이었다. 이를 시장경제라 부른다. 여기에는 가치, 협동, 신뢰, 연대 등의 ‘착한 것’들이 낄 틈이 없다. 아담 스미스의 말대로 인간이 모두 이기적으로 행동한다면 협동조합은 불가능하다. 필연적으로 망할 수밖에 없다.

 

과연 인간은 이기적일까? 여기 인간이 이기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유명한 실험이 있다. 최후통첩게임(Ultimatum Game)이다. A와 B라는 두 사람이 있다. 이제 A에게 1만 원을 주고, B와 나눠가지도록 한다. A가 B에게 얼마를 주든 상관없다. 1000원이든 5000원이든 주고 싶은 만큼 제시할 수 있다. B는 A가 제시한 금액을 받아들이거나 그게 마음에 들지 않으면 거절할 수 있다. 단, B가 A의 제안을 거절하면 두 사람은 모두 한 푼도 갖지 못한다.

 

당신이 A라면 얼마를 제시하겠는가? 당신이 B라면 A가 얼마를 제시했을 때 제안을 수용하겠는가? 만약 시장경제에서 말하듯이 인간이 물질적 이익만 추구하는 이기적 존재라면 이미 답은 나온 셈이다. A는 1원을 제시하고, B는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A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최소한의 금액인 1원만 주는 게 이기적인 행위이다. B의 입장에서는 A의 제안을 거부해서 한 푼도 못받는 것보다는 1원이라도 받는 게 이익이다.


인간이 이기적이지 않다면...

 

하지만 전 세계의 경제학자, 사회학자, 심리학자, 인류학자들이 위 실험을 수도 없이 반복한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대체로 A는 4000원에서 5000원 정도의 금액을 B에게 제시하고, B는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만약 A가 욕심을 부려 2000원 이하의 금액을 제시하면, B는 이를 거절하고 차라리 한 푼도 받지 않는 쪽을 택했다.

 

이 결과는 무엇을 뜻하는가? 우선 인간은 물질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적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인간은 남을 생각한다. 그리고 인간은 불공평하다고 느끼는 행위에 대해서는 자신이 손해를 보더라도 반발한다. 협력과 응징을 통해 남이 나에게 하는 만큼 나도 베푼다는 것이다. 가장 상식적이고도 현실적인 인간의 모습이다. 이를 상호적 인간이라 한다. 생각해보면 이미 인류의 오랜 고전인 성경과 논어에서도 이를 황금률이라 하여 언급하고 있다.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 <성경> 마태복음 7장 12절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 - 내가 원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하지 마라” - <논어> 12편

 

특히 최근에는 생물학이나 진화학에서도 이런 상호성이 인간의 유전자에 박혀있다고 설명한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상호적이고 따라서 협동은 진화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몇 백만 년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인간의 역사 대부분을 인간은 상호적으로 행동했다. 다만 최근 300년 동안, 그리고 신자유주의가 압도했던 특히 지난 30년 동안 인간은 이기적이라는 주장이 득세했을 뿐이다.

 

이에 대해 경제학자들은 반론을 제시했다. A가 4000원이 5000원이라는 높은 금액을 제시한 까닭은 혹시 B가 그 제안을 거절해서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A의 결정은 이기적이며, 시장경제가 상정하는 이기적 인간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를 확인하기 위해 또 하나의 실험을 했다. 독재자 게임(Dictator game)이다. 앞서 진행한 최후통첩게임과 똑같이 진행하되, 다만 B에게서 제안을 거절할 수 있는 권리를 박탈했다. 즉, A가 어떤 금액을 제시하더라도 B는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건 너무나 쉽다. 만약 A가 이기적인 인간이라면 B에게 한 푼도 주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실험 결과는 예상과 다르게 나왔다. 역시 전 세계에서 이루어진 여러 차례의 실험 결과를 종합해보면 대체로 A는 2000원에서 3000원을 B에게 나눠 주었다. 앞의 최후통첩게임 결과와 비교 해보면 나눠 주는 금액이 2000원 정도 줄기는 했다. 줄어든 2000원은 경제학자들의 반론처럼 자신의 이익을 확보하려는 마음의 크기일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2000원에서 3000원의 금액을 결정권이 없는 사람에게 제시하고 있다는 것은 남을 배려하는 행동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인간은 이기적이지 않다. 인간에게 이기적인 면이 분명 있지만,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오히려 대체로 이기적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경제학이 아담 스미스 이후 300년 역사 동안 절대적인 가정으로 삼은 인간은 이기적이라는 명제는 절대적이지 않다. 인간이 이기적이지 않으며 상호적이라는 사실에서 경제는 착해질 수 있고, 협동조합과 같은 기업이 존재할 수 있게 된다. 이 ‘착한 경제’를 사회적 경제(시장경제를 시장적경제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 사회적 경제보다는 사회경제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나, 국내에서 이미 많이 사용되어 읽는 이에게 익숙한 용어라는 점을 고려하여 사회적 경제라 표기한다)라 한다.

 

인간의 상호성을 전제로 한 사회적 경제


시장경제가 개인의 이기심을 전제로 경쟁을 통해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사회적 경제는 개인의 상호성을 전제로 협력을 통해 연대를 추구하는 것이다. 사실 사회적 경제는 시장경제보다 더 오랫동안 인류와 함께해왔다. 원시부족마다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식량 공유의 습관이 대표적이다. 시장경제는 19세기에 자본주의가 등장하면서야 우리 곁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경제라고 하면 시장경제가 전부이며, 경제활동은 당연히 이기적인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전세계적으로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경제가 장기침체에 빠져들고, 소득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욕심과 경쟁을 강요하는 시장경제의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동시에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사회적 경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협동조합에 대한 사람들의 놀라운 관심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라 이해할 수 있다.

 

사회적 경제의 개념에 대해서 조금 더 정리해보자. 학문적이고 정책적으로 사회적 경제라는 개념이 가장 먼저 자리 잡은 곳은 프랑스였다. 1800년대 후반 자본주의가 도입되면서 대규모 도시노동자가 양산되었고, 이들의 삶은 매우 열악했다. 이에 대해 노동자들의 집단 대응이 필요하다고 믿었던 경제사상가 샤를 지드(Charels Gide)는 ‘시장경제를 더 사회적이고, 공평한 체제로 전환한 대안’으로 사회적 경제를 제시했다. 이런 실용주의적 입장과 함께 생시몽(Saint Simon)이나 푸리에(Fourier)와 같은 사회주의자들은 ‘사회, 경제적 목적을 지닌 협동조합을 정치적 도구로 삼아서 자유주의 시장경제를 새로운 사회경제체제로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1901년에는 협동조합, 상호공제조합 등이 프랑스에서 법적 인정을 받았다. 이후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경기침체와 실업으로 유럽의 복지국가들이 위기에 처했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사회적 경제가 유럽 전체에 퍼져나갔다. 시장과 국가가 해결하지 못한 일자리 창출과 사회 서비스 제공을 위해 개인들의 자발적 공동체가 나서게 된 것이다. 1989년에는 유럽위원회 차원에서 사회적 경제 전담 부서를 신설했다.

 

사회적 경제에 대한 정의는 다양한데, 대표적인 것 몇 가지를 꼽자면 다음과 같다. 공통적으로 시장과 국가의 바깥에 존재하며, 자발적이고 민주적이며, 전체 공동체의 보편적 이익을 지향하는 경제라는 점을 포함하고 있다. 자본주의 경제가 만족시킬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이 표현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사회적 경제 안에는 어떤 기구들이 포함될까? 대체로 경제적 목적(수익 창출)과 사회적 목적(구성원이 합의하는 공동체의 보편적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기구로서 협동조합, 상호공제조합, 사회적 기업 등이 포함된다. 나라에 따라 경제적 목적은 전혀 추구하지 않은 채 사회적 목적만을 추구하는 자선단체나 비영리 단체까지도 사회적 경제 안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앞서 우리가 살펴본 협동조합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등장하는 사회적 경제 조직의 대표 사례이다.


사회적 경제가 가져올 수 있는 미래

 

그렇다면 이런 사회적 경제는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우리가 사회적 경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제논리만을 강요해서 생겨나는 많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나아가 우리의 사고방식과 사회운영원리를 좀 더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요즘은 주춤하지만 지난 대선을 최고점으로 하여 경제민주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다. 경제민주화를 위해 재벌을 개혁하고 규제한다고 하자. 그러면 이제까지 재벌이 차지해왔던 자리를 새로운 경제주체가 메워주어야 한다. 재벌을 규제할 수 있는 대안세력이 등장해야 한다. 사회적 경제가 그것을 해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재벌기업이 독과점하고 있는 시장을 중소상인과 중소기업에 돌려주는 경제민주화 역시 협동조합을 통해 실현할 수 있다. 골목까지 들어오는 재벌들의 빵집이나 대형마트에 대항하기 위해 동네 슈퍼 협동조합이나 동네 빵집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다. 또한 협동조합은 그 자체로 소유와 경영에 있어서 민주적이며, 지역과 공동체를 고려하는 공동선을 추구한다. 협동조합이 확산될수록 우리는 그러한 기업을 더 많이 갖게 되는 것이다.

 

복지국가 건설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시장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진다. 그렇다고 복지를 수익성만 추구하는 시장에 맡길 수는 없다. 정부의 복지체계를 지역 구석구석까지 잘 전달해줄 수 있는 조직은 지역에 뿌리박은 민간 조직이면서, 수익성만을 추구하지 않고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조직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국가의 건강보험시스템에서 마지막 의료서비스 전달(1차 진료)을 의료생협이 맡는 것이다. 지역의 다양한 수요를 만족시키기에는 국가의 관료조직을 타고 내려오는 의료서비스보다 지역 주민들이 만든 의료생협을 통한 의료서비스가 훨씬 더 적절하다.

 

꼭 이렇게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좋다. 지금 우리 동네에서, 지금 나에게 무언가 필요한 것이 있다면 협동조합으로 해결할 수 있다. 동네에 마을버스가 필요하다면 마을버스 협동조합을 만들자. 지역신문이 필요하다면 지역신문 협동조합을 만들자. 어린이집이나 대안학교를 만들 수도 있다. 협동조합과 같은 사회적 경제가 많이 생길수록 우리사회 전반에 깔리는 운영원리 또한 경쟁이 아니라 협동으로 변화할 수 있다.

 

서두에 소개했던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의 스테파노 자마니 교수는 “협동조합은 상상의 산물”이라고 했다. 무엇이든 상상하는 것을 이룰 수 있으며, 때로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것도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막연하게 세상은 원래 그런 거야, 경제는 원래 그런 거야 라고 생각해왔다면 이제 그 벽을 깨고 새로운 사회를 그려보자. 우리에게는 사회적 경제라는 새로운 물감이 주어졌다. 


* 이 글은 가톨릭대학교 교지 '성심'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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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주도 싱크탱크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의 정태인 원장과 이수연 연구원이 집필한 신간, 

협동의 경제학!

새로운 경제를 꿈꾸는 분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에서 블로그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좋은 글 써주실 분들을 기다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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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태인, 이수연과 함께 협동의 경제학을 읽으며 14일간의 데이트를 할 트위터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사회적 경제 공부를 하고 싶은데 시간 내서 하기는 어렵고 또 혼자 하기에는 힘드시죠?

<협동의 경제학> 저자들이 직접 도와드립니다! 


<<<<협동의 경제학 트위터 서평단 "저자와 함께하는 14일간의 데이트">>>>>

하루에 한 시간 이하, 14일 동안 저자들이 정해준 일정표대로 책을 읽으면

저자들이 데이트 비용도 쏘고 끝나면 선물도 주고 비공식 저자와의 대화에도 초대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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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동안 데이트 코스가 끝나면 저자와의 비공식 대화 초청 (뒷풀이가 더 재밌다는 그 비공식!, 날짜 추후공지)

- 우수 서평단원에게 특별한 선물 증정 (일금 삼만원 상당)


2. 지원 방법

- @saesayon 을 팔로잉 한다.

- @saesayon 계정으로 책 <협동의 경제학> 인증샷 보낸 후 메세지로 이름, 메일, 주소, 연락처 발송 (/5월 19일)

- 저자 정태인, 이수연이 직접 보낸 문자와 기프티콘을 받으면 접수 완료! 

- 이제 정해진 코스대로 14일간의 즐거운 데이트 시작!


3. 데이트 코스

하루이 1시간 이하, 실제 하루에 평균 20~40쪽 정도 읽는 과정입니다. 저자들이 힘이 빠질 때마다 기프티콘도 보내고요, 특별 미션도 하게 됩니다. 공부하기에 시간 많이 내기 어려우시고 혼자서 하기 벅찼던 분들은 이 코스대로 따라오시면 <협동의 경제학>을 무난히 읽으실 수 있어요!


4. 문의

saesayonmedia@gmail.com 으로 문의주시기 바랍니다.


본 트위터 서평단 이벤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의 주최 및 주관으로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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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의 경제학> 소개

"경제학은 300년 동안 우리를 속여 왔다. 인간은 이기적이고, 시장은 효율적이며, 모든 경제 문제는 시장이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해결해줄 것이라고. 이 책의 저자 정태인은 이는 거짓말이며, 기존의 경제학은 죽었다고 선언한다. 저자는 말한다. “장구한 인류 역사에서 시장이 인간관계를 대변한 건 지난 300년뿐이다. 뿐만 아니라 논리적으로도 인간이 서로 관계를 맺는 수많은 방법 중 시장이 제일 먼저 나와야 하는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왜 사랑이 먼저 나오면 안 되는가?”


저자는 행동경제학의 가장 최근의 이론적 성과를 바탕으로 인간 본성이 이기적인 것만이 아니라 협동적이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게임이론 등을 통해 시장 실패 또는 사회적 딜레마를 탈출하는 대안도 함께 모색하고 있다. 시장경제는 사회를 이루는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저자는 시장경제와 공공경제 그리고 사회경제와 생태경제라는 ‘네 박자’ 경제가 사회 운용의 기본 원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장경제가 갖는 긍정적 의미는 제한적으로 인정돼야 하며, 기존 경제학이 ‘실증’이라는 이름으로 내다버린 ‘정의’의 가치를 복원시킨 공공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이타적 경제학, 협동의 경제학 출현 가능성을 예고하는 사회경제가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의 대안으로 떠올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특히 모든 생산과 소비는 쓰레기를 생산하는 자연의 훼손이라는 점을 환기시키면서, 엔트로피 법칙이 반영된 생태경제는 전 인류가 처해 있는 공공의 재앙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경제학이라고 말한다.  - 알라딘 책 소개


저자 소개

정태인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의 원장. 서울대와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경제학 전공. 참여정부에서 국민경제 비서관과 대통령 직속 동북아경제중심 추진위원회 기조실장을, 참여정부를 나와서는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본부장을 역임. 고 박현채 선생의 수제자라 자부하며, 선생의 말대로 민중의 삶이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는 사회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주류경제학의 한계를 넘어 신뢰와 협동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적 경제, 숙의민주주의로 완성되는 공공경제, 미래 세대와 생태계까지 고려하는 생태 경제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다.

이수연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의 연구원. 연세대와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경제학 전공. 정태인 원장의 수제자라 자부하며,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과 정태인 원장을 만난 덕에 대학에 머물렀다면 절대 하지 못할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어 행운이라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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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3 / 05 / 07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세계의 시선 (19) 긴축이냐, 성장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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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사연은 2012년 1월부터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에 관해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요약 정리하여 소개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2013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외에 사회 분야까지  확장하여 해외의 좋은 주장과 의견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 주)

 

 


세계 경제 정책의 향방을 놓고 벌어지는 대토론

 

재정 긴축이냐, 아니면 성장이냐? 빚을 먼저 줄어야 하느냐, 아니면 경기부양부터 해야 하느냐? 2008년 금융위기로 온 세계가 침체에 빠진 후 지금까지 세계 경제 정책의 향방을 놓고 제기되는 주요 화두이다. 특히 요즘 다시 그 논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현실 정치와 학계에서 모두 재정 긴축을 주장하는 이들과 반대하는 이들의 대결이 팽패해지고 있다.

 

현실 정치에서는 특히 유럽 쪽에서 의견 대립이 나타나고 있다. 2012년 3월 유럽은 신재정협약을 통해 재정 적자를 GDP 대비 3%로 줄이는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재정동맹을 맺었다. 하지만 최근 프랑스는 이를 지키기 힘들다는 의사를 표시해고, 프랑스 재무장관은 지난 1년 동안 긴축정책으로 인해 성장이 저해되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독일은 재정 긴축이 먼저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중이다. 유럽연합의 경제 정책에 관한 입장 차이가 어떻게 귀결될지 궁금해지는 상황이다.

 

학계의 경우 미국 메릴랜드 대학의 라인하트(Carmen Reinhart) 교수와 하버드 대학의 로고프(Kenneth Rogoff) 교수가 재정긴축의 이론적 근거를 제공한 대표적 학자였다. 하지만 최근 이들의 논문에 오류가 있었음이 밝혀지는 큰 사건이 있었다. 긴축을 반대하는 학자로는 노벨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Paul Krugman) 교수가 대표적이며 그 외에 클린턴 행정부 출신의 브래드포드 드롱(Brandford DeLong), 래리 서머스(Larry Summers), 로라 타이슨(Laura Tyson) 등의 석학들과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의 마틴 울프(Martin Wolf)도 같은 입장을 강력히 피력해왔다.

 

학계의 논쟁은 현실 정치와도 밀접하게 이어진다. 유럽과 미국에서 재정 긴축을 주장했던 많은 정치가들이 라인하트와 로고프의 도움을 많이 받아왔기 때문이다. 이들의 논문이 오류였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재정 긴축을 철회하라는 정치가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라인하트와 로고프 논문의 오류를 두고 나타난 상반된 견해

 

과연 무엇이 답일까? 답이 있다면 모든 국가에게 적절한 것일까? 나아가 이 논쟁을 통해서 우리가 되돌아봐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이런 질문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두 편의 글을 소개하고자 한다. 하루 차이를 두고 발표된 두 글은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어 함께 읽기에 흥미로울 것이다.

 

첫 번째는 미국 클린턴 정부에서 재무장관 차관보를 지냈고 미국경제연구소(NBER,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연구원이며 캘리포니어대학교의 경제학과 교수인 브래드포드 드롱의 글이다. 우선 그는 라인하트와 로고프의 논문을 비판한다. 정부 부채가 늘어나면 성장률이 줄어드는 경향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라인하트와 로고프의 주장대로 GDP 대비 90%가 중요한 기점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지금과 같은 경기침체기에는 정부 부채가 늘어나도 아무런 위험도 가져오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금리가 높아지지 않고, 인플레이션이 높아지지 않고, 주식 시장이 하락하지 않는 한 부채가 늘어나도 상관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베네수엘라의 전 개발계획부 장관이자 미주개발은행(IDB, Inter-American Development Bank)의 수석 연구원이며, 하버드 대학교의국제개발센터 교수인 리카르도 하우스만(Ricardo Hausamann)의 글이다. 그는 라인하트와 로고프의 논문에 실수가 있었을지 몰라도, 그 논문이 담고 있는 핵심 내용은 변하지 않는다고 옹호한다. 또한 경기침체기라고 해서 정부 부채의 수준을 무시해서는 안되며, 특히 신흥국의 경우 부채에서 외환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 경우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재정 긴축자들의 주장은 지금의 미국 현실에서는 맞는 이야기일지 몰라도 그 외 대부분의 국가에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라고 비판한다.

 

 

정부 부채는 언제 위험해지는가?

(When Is Government Debt Risky?)

 

2013년 4월 29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브래드포드 드롱(J. Bradford DeLong)

 

지출을 감당할 만큼의 세금을 거둬들이지 못하는 정부는 결국 부채로 인해 문제를 겪을 수밖에 없다. 그 국가의 명목 이자율은 올라가고, 채권 투자자들이 두려워하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다. 기업가들은 법인세가 올라가는 것을 두려워하며, 몸을 낮춘 채 기업의 부를 빼돌릴 궁리를 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정책 불확실성은 심해지고, 사회적으로 비생산적인 투자가 일어나면서 실질 이자율도 올라갈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확실해지면, 노동 분업이 위축될 것이다. 예전에는 가벼운 금전관계로 연결되어 있던 거대한 관계들이 개인적 신뢰나 사회적 계약 등에 의해 연결된 작은 네트워크로 세분화될 것이다. 노동 분업의 범위가 작아지는 것은 생산성이 낮아짐을 의미한다.

 

정부가 지출을 감당할 수 있는 세입을 확보하지 못하면, 위와 같은 일들은 필연적으로 일어난다. 하지만 금리가 낮게 유지되고,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이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을 때도 그러할까? 나와 다른 경제학자들 - 래리 서머스와 로라 타이슨, 폴 크루그먼 등 - 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주식시장이 활황이라면, 기업가들은 정책의 불확실성이나 세금 인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금리가 낮다면, 공공부문 투자를 감축해야 한다는 압박도 줄어든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정부의 과도한 부채는 디레버리징을 돕고 통화의 유통속도를 높여서 가치의 축적을 가져오고, 예금자들이 밤잠을 편하게 잘 수 있도록 도와주며, 경제가 되살아나도록 한다.

 

간략히 말해 경제학자들은 단지 수량, 즉 정부 부채의 양에만 집중해서는 안되며 그것의 가격(역주 : 부채가 발생할 때 감수해야 할 비용)도 살펴야 한다. 채권 거래는 사람들이 상품, 현금, 주식을 구하는 과정의 바탕이 되기 때문에, 정부 부채의 가격은 인플레이션율, 명목 이자율, 주식시장의 수준이 된다. 이 세 가지 요인들은 현재 모두 좋은 상태로, 시장은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부 부채를 바라고 있다.

 

라인하트와 로고프는 “부채 시기의 성장(Growth in a Time of Debt)”이라는 그들의 유명한 연구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막대한 재정적자와 거대 은행에 대한 구제금융은 침체를 막기 위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높은 정부 부채가 장기적으로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특히 고령화가 진행되고, 사회 보험 지출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말이다.”라인하트와 로고프는 “GDP의 90%가 공공 부채의 문턱”이라고 표현하며, 그 문턱을 넘으면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에서 성장률이 떨어진다.”고 보았다.

 

라인하트와 로고프가 그들의 분석에서 저지른 주된 실수는 ‘문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다. 문턱이라는 언어의 선택은 그들이 제시한 그래프와 함께 많은 혼란을 가져왔다.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는 (역주 : 재정 긴축 반대자들의 주장에 대해) 미국의 예산 적자와 정부부채를 두고 “걱정하지 말고, 기뻐해라(Don't worry, be happy)”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비난했었다. 그 배경에는 “지속가능한 경제적 성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경제학자들이 문턱이라고 말한 90%를 지켜야 한다”는 내용이 깔려 있다.

 

하지만 연구에 의하면 2000년대 이후부터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실증적 근거가 없다. “부채 시기의 성장”의 내용은 유럽위원회의 올리 렌(Olli Rehn)과 많은 이들이 “정부 부채가 GDP의 80~90%에 도달하면 구축 효과가 발생한다”는 잘못된 주장을 하도록 만들었다. 라인하트와 로고프의 연구는 많은 이들이 믿는 것처럼 GDP 대비 부채가 90% 이하이면 경제가 안전하지만, 90%를 넘게 되면 성장은 위험에 빠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문턱은 존재하지 않는다. 라인하트와 로고프가 모수에 근거하지 않은 방식으로 만들어낸 결과일 뿐이다. 90%가 하위 그룹에 속하도록 데이터를 4개로 구분하였다. (역주 : 드롱은 부채 비율에 따라 50% 미만, 50~100%, 100~150%, 150~200%의 그룹으로 나누어 재분석하였다. 라인한트와 로고프의 논문은 부채 비율 30%에서 90%까지만을 4개 그룹으로 나누어 분석하고 있다.) 그 결과 전체적으로 GDP 대비 부채가 증가할수록 성장률은 점차적으로 완만하게 줄어들었다. 80%와 100%의 차이는 매우 미미했다.

 

라인하트와 로고프는 높은 부채와 낮은 성장 사이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은 부채가 위험이 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조사해야 하는 신호라고 말한다. 어떤 경우는 그럴 수 있다. 부채와 성장 사이의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국가들 중 일부는 이자율이 높아지고 주식시장이 하락 중인 상황이었다. 이들은 GDP 대비 부채가 높았으며 실제로 낮은 성장률을 보였다.

 

인플레이션이 높은 국가 중 정부 부채가 높은 경우도 성장률이 하락하는 상관관계를 보인다. 하지만 이런 국가들은 이미 성장이 정체된 상황이었으며, 래리 서머스가 계속 주장하듯이 GDP 대비 부채가 높아지는 것은 분자(부채)의 문제가 아니라 분모(GDP)의 문제로부터 나온 결과이다. (역주 : 성장이 정체되어 GDP가 낮아지면서 분모가 줄어들어 전에 비해 부채 비중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금리가 낮고, 인플레이션도 없고, 주가가 상승 중이며, 이전까지 건강한 성장을 해온 국가들의 경우 부채와 경제성장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설명의 여지는 그렇게 많지 않다. 적어도 미국에서는 그렇다. 이자율과 인플레이션율이 정상 수준보다 높아지고, 주식시장이 하락하기 전까지는 정부 부채가 조금 더 축적되어도 전혀 위험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바로 지금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의 문제들 - 낮은 고용과 약해진 경제력 -을 해결할 수 있는 거대한 잠재적 가능성이 존재한다.

 

 

* 원문 게재 사이트:

http://www.project-syndicate.org/commentary/the-impact-of-public-debt-on-economic-growth-by-j--bradford-delong

 

 

 

 

누가 거대한 나쁜 부채를 두려워하는가?

(Who's Afraid of the Big Bad Debt?)

 

2013년 4월 30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리카르도 하우스만(Ricardo Housmann)

 

얼마 전 주요 언론을 통해 전해진 경제학자들 사이의 논쟁이 많은 관심을 끌었다. 논쟁의 한 편에는 카르멘 라인하트와 케네스 로고프가 있고, 다른 한 편에는 폴 크루그먼이 있었다. 최근의 일들은 텔레비전 코메디 쇼에 사용되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로고프와 라인하트가 2010년에 발표한 유명한 논문이 문제였는데, 높은 공공 부채는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을 저해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애머스트의 매사추세츠 대학의 대학원생 토마스 헌던(Thomas Hordon)과 그의 교수인 마이클 애쉬(Michael Ash), 로버트 폴린(Robert Pollin)은 논문을 통해서 로고프와 라인하트의 주장에 의문을 던졌고, 폴 크루그먼이 이를 유명하게 만들어줬다.

 

헌던, 애쉬, 폴린은 라인하트와 로고프가 얻어낸 결과가 코딩 에러와 미심쩍은 방법론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같은 트집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그들의 주장은 라인하트와 로고프의 논문 내용을 완전히 반박하지는 못한다. 대체 왜 이렇게 소란들인지 이해할 수 없다.

 

이 논쟁은 매우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가 직면한 적자 축소와 경기부양 사이에서의 선택에 있어서 많은 의미를 제공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지 그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 논쟁은 케인즈주의자와 (크루그먼의 표현에 의하면) “긴축주의자(Austerians)”, 즉 정부 부채를 막기 위해 재정 긴축을 주장하는 이들 사이의 논쟁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케인즈주의자들의 처방은 간단하다. 경제가 침체되면 재정 정책을 통해 경기를 부양해야 하고, 경제가 과열되면 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올려서 경기를 가라앉혀야 한다. 공공부채의 수준은 올라갈 수도 있고 떨어질 수도 있으니, 정책가들이 여기에 너무 많은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특히 미국과 영국을 보면 그렇다. 높은 재정 적자와 부채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은 억제되고 있으며 장기 금리는 역사적으로 낮은 추세이다. 경기를 부양하고 미래에 투자하는 게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흥미롭게도 라인하트와 로고프도 위와 같은 제안에 광범위하게 동의했다. 적어도 미국에 대해서만은 그랬다. 그들은 심지어 주택담보대출을 상각하고 인플레이션을 높이기 위한 이단적 정책을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의 논문은 전혀 다른 주제를 다루고 있다. 높은 수준의 공공 부채가 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에 관해 다루고 있으며, 결론적으로 성장을 저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결론은 정부 부채 수준은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크루그먼의 주장이 잘못되었음을 의미한다. 크루그먼은 경제가 침체상태라면, 부채가 증가해도 금리는 낮게 유지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소위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 불리는 이들에 의한 투기적 공격에 대한 두려움은 잘못된 것이라 주장한다.

 

라인하트와 로고프의 논문은 높은 공공 부채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관점을 담고 있으며, 전 세계를 포괄하는 증거를 제공하고 있다. 부채가 높은 국가들은 취약한 위치에 놓여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논쟁은 경제 침체기에는 정책가들이 부채 수준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지에 관해서는 잘 이야기하지 않고 않다. 실제로 거대한 나쁜 부채가 존재한다. 그러한 사례는 세계에 널려 있다. 이 부채는 늑대 같아서 언제 굴에서 나와서 혼란을 만들지 알 수 없다.

 

스페인을 생각해보라. 2008년 위기가 터졌을 때, G20은 그해 11월에 각 국 정상들을 소집하였고 케인즈주의자들의 처방을 따르기로 합의했다. 모든 국가들이 재정 확대를 하여 경제를 부양시켜서 침체를 뚫고 가기로 합의했다. 당시 스페인의 재정장관인 페드로 솔베스(Pedro Solbes)는 재빨리 공공 부문의 투자와 지출을 늘렸다.

 

하지만 2009년 봄이 되자 솔베스는 정반대의 길로 돌아섰다. 세수가 급감하고 지출이 팽창되자, 정부는 거대한 적자를 떠안게 되었고, 국채 가격은 급락했으며, 금리는 치솟았다. 정부는 적자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금융의 역사는 이와 비슷한 사례로 가득 차 있다. 1994년 멕시코, 1998년 러시아, 1999년 에콰도르, 2001년 아르헨티나, 2002년 우르과이, 2003년 도미니크 공화국, 1976년 미국. 모두 경기 침체와 실업율과의 싸움이었으며, 재정 적자에 빠져 어려움을 겪었다. 사실 한 국가가 이러한 위기에 빠졌을 때, 재정을 축소하는 것은 재정건정성을 강화하고 금리를 낮춤으로써 결국은 경기 확장으로 이어지게 된다.

 

크루그먼이 라인하트와 로고프의 논문에 대해 말하는 것 같은, 긴축주의자들과 케인즈주의자 사이의 논쟁은 미국 이외의 국가에 대해서는 적절성이 떨어진다. 크루그먼은 재정 정책을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할 중요한 내용을 말하지 않았다.

 

정부 부채의 수준은 중요하다. 특히 부채의 통화 구성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가 중요하다. 미국은 자체 통화로 부채를 감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국가들이 부러워할 만한 위치에 있다. 연방준비은행은 정부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달러를 찍어낼 수 있다. 게다가 달러는 세계의 기축통화로 매우 특수한 위치에 있다.

 

일본도 마찬가지로 적자를 감당할 수 있다. 엄청난 공공 부채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충분히 엔화를 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스페인의 부채는 유로화이다. 스페인은 유로화를 찍어낼 수 없으며, 그나마 대부분은 외국인들이 갖고 있다. 많은 신흥국들이 비슷한 처지이다. 제네바 대학교의 개발학 대학원(Graduate Institute of Development Studies)의 우고 파니자(Ugo Panizza)는 최근 논문을 통해서 2008년 이후 크루그먼이 신봉하는 케인즈주의적 경기역행적 정책을 펼친 신흥국가들은 낮은 수준의 외환 부채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위기 이전에 긴축적 정책을 펼쳐왔기 때문에 위기 이후에 케인즈주의적 정책을 펼 여력이 있었던 것이다.

 

라인하트와 로고프의 논문에서 찾아낸 약점이 무엇이던 간에 상관없이, 경기침체 시의 국가들이 언제나 적자나 부채 수준에 신경 쓰지 않고 경기부양에만 집중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 미국의 상황에는 맞는 말일지 몰라도 그 외의 대부분의 국가들에게는 완전히 잘못된 정책이다

 

* 원문 게재 사이트:

http://www.project-syndicate.org/commentary/the-limited-relevance-of-the-austerity-debate-by-ricardo-hausm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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