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15                                                                                  이상동 / 새사연 부원장

국민연금은 무조건 남는 장사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 아래 표는 소득별 국민연금 수익률(= 총 연금수령액/ 총 보험료 납입액)이다. 현행 국민연금 요율과 연금액 산식을 기준으로 만든 것이다. 독자 여러분도 각자 자기 위치를 찾아보기 바란다. 아래 표에서 수익률은 최대 14.1배에서 최소 3.6배로 모두 납부한 것보다 훨씬 많은 연금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아무리 제도 개혁을 한다 해도 낸 것보다 많이 받는 국민연금의 본질을 훼손할 수는 없다.

표 1. 국민연금 소득별 수익률 모델   (단위: 연, 만원, 배)※ 이 표는 매우 단순하게 가정한 모델이며. 실제 수익률과는 다를 수 있음.
주 1) 전체 평균소득 250만원, 임금노동자로만 구성된 것으로 가정 
2) 65세부터 20년간 받는 것으로 가정


무조건 남는 장사’라는 것이 바로 이 국민연금이라는 제도의 본질이다. 재정 고갈을 들이밀면서 국민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주기에 앞서 명백한 이 사실을 널리 알리고 동의한 바탕 위에서 제도 개혁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어야 한다. 낸 것보다 더 받아 가는 것에 대해 아직도 의심스러운가? 그런데 이게 가능한 것인가? 가능하다면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

국민연금을 설계할 때는 민간보험과는 달리 받을 금액(연금액)을 먼저 결정하고 낼 돈(보험요율)을 맞춘다. 그리고 이 때 언제나 낸 것보다 더 많이 받도록 제도를 설계하고 정기적으로 조정한다. 그렇다면 떠오르는 또 다른 의문. 이런 식이라면 재정고갈이 어차피 올 수밖에 없지 않는가? 하지만 재정고갈은 필연적이지 않다. 아니 재정고갈은 절대 안 된다고 가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 배경을 세 가지만 언급하자.

첫째, 기업들이 보험료의 반을 납부하기 때문이다.
둘째, 납입기간은 길지만 연금수령 기간은 짧기 때문이다. 혹은 경제활동인구가 연금수령 인구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
셋째, 경제는 성장하기 때문이다. 당신이 연금을 받을 시점이 되면 우리나라 경제는 훨씬 더 큰 지급여력을 갖게 된다. 혹은 훨씬 더 많은 보험료를 징수하게 된다. 언제나 우리와 우리의 아들딸 세대, 그리고 손자손녀 세대 사이의 연대가 이를 가능하게 만든다.

적립금 감소의 충격은 국민연금이 아니라 금융시장에서 발생한다. 국민연금 적립금의 감소가 제도의 재설계를 요구하는 것은 사실이나 그 자체가 제도의 존립을 좌우하지는 못한다. 전 세계 모든 국가, 특히 우리보다 경제규모가 훨씬 큰 국가들이 이와 같은 어려움을 예외 없이 겪었으나 무사히 헤쳐 나갔다. 지출이 늘어나는 만큼 적립금은 줄이고 수입은 늘려서 해결하면 된다. 수십 년 후에 지급해야 할 급여를 지금 쌓아 놓을 필연적 이유는 없다. 정말 우려해야 할 점은 앞서 언급한 고 수익률을 가능하게 만드는 근거, 기업 부담의 정체, 인구 구성의 변화, 그리고 경제성장률의 둔화 등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세계 최대 규모의 적립금이 감소한다면, 문제는 국민연금 제도가 아니라 금융시장에서 발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국채와 초우량 회사-그래서 대기업들- 주식, 그리고 자원과 인프라 같은 곳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를 통해 주식, 외환, 국채 시장의 안정성을 높이고 해외 자원인프라에의 장기투자를 가능하게 한다. 국민연금의 투자 행태에는 금융시장을 안정화시키고 수익률을 유지시키려는 신자유주의 정부의 정치적, 정책적 의도가 상당 부분 들어 있다.

금융시장에 묶인 막대한 국민연금의 적립금을 어떻게 할 지에 대해서 논의되어야 한다.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소득대체율 상승 논의는 보험료율 뿐만 아니라 적정한 적립금 규모와 함께 논의되어야 하는 것이다. 일본의 5년, 독일의 1년 이내 적립금과 비교했을 때 35년 후는 너무 먼 이야기이다. 이러한 사실은 제쳐 두고 정부가 세금폭탄을 언급하는 것이야 말로 건강한 논의를 막는 공포마케팅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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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9                                                                                   이상동 / 새사연 부원장



네덜란드에서는 이미 1970년대에 총리 후보가 “소득과 부, 그리고 지식의 공정한 분배”라는 가치를 내걸고 전국의 대학에 ‘과학상점(science shop)’을 설립할 것을 공약한 바 있다. 참고로 네덜란드의 모든 대학은 등록금을 걱정하지 않는 국립이므로 정부의 강력한 영향력 아래 있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과학상점’은 과학을 파는 곳이 아니다. 주민들이 마실 나가듯이 상점에 나가서 필요한 과학을 의뢰하는 곳이다. 대학과 공공기관, 민간연구소에 있는 전문 연구자들은 주민들이 생활에 필요한 연구를 무료로 수행해 준다. 예컨대, “우리 동네에 흐르는 하천에 냄새가 나요. 분명히 근처에 있는 공장 때문인 것 같아요.” 라고 주민들이 과학상점에 의뢰를 한다. 과학상점의 코디네이터들은 기초 조사를 거쳐 ① 해당 의뢰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② 과학상점 이외에는 연구를 수행할 가능성이 없는지 등의 기준에 부합하면 의뢰를 수락하고, 대학과 정부가 마련해 놓은 재정을 활용하여 관련 분야 연구자들을 섭외한다.

과학상점은 속된 말로 가방끈이 긴 사람들이 여가를 활용해서 수행한 단순한 ‘재능기부’가 아니다. 과학상점은 하나의 운동이었고, 이 운동을 주도한 활동가들은 문화적 다양성을 체득한 68세대들로, 이들은 68혁명 당시의 경험과 베트남 전쟁이 빚어 낸 파괴적 지식의 성찰을 공유하고 있었다. 이들은 과학상점의 연구 결과가 그 자체로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결코 생각하지 않았다. 과학지식은 사회 안에 있을 때 결코 홀로 객관적일 수 없으며, 누구를 위해 복무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과학상점 연구 의뢰를 수락하는 세 번째 기준이 ‘③ 그 결과를 활용할 주체적인 집단과 역량이 있는지’가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초기 과학상점 코디네이터들과 그를 지원한 연구자들이 연구가 종료된 이후에 벌어지는 각종 소송과 활동에 조력자로만 참여한 이유는 지식의 위력과 한계를 정확히 꿰뚫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로 과학상점의 활동가들은 당대 지식에서 훈련받은 사람들이었으나 동시에 다수 시민들에 의한 사회혁신을 꿈꾸고 있었던 것이다

4월 30일 대전에서는 ‘과학기술 + 사회혁신’포럼의 주최로 ‘리빙랩(living lab)’을 추진하기 위한 토론회가 열린다. 리빙랩은 21세기에 과학상점의 정신을 구현하기 위한 유력한 모델 중 하나다. 다른 점이라면, 과학상점이 생산하고 난 지식을 주민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을 취한 반면 리빙랩은 진일보하여 지식의 생산 자체에 주민들이 참여하는 방식을 취한다. 리빙랩은 초기 단계인 연구개발 소재 선정에 주민이 참여한다. ‘생활밀착형 주제’, ‘사회문제해결형 주제’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비전문가가 연구개발 주제를 선정하면 전문성은 자연스레 떨어지지 않겠느냐고? 걱정하지마시라. 문제를 가장 오랫동안 접하고 있는 자야말로 그 문제의 핵심을 가장 정확히 꿰뚫고 있다. 이들은 그것을 체계화하여 표현할 훈련을 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범할 수 있는 사소한 해석의 오류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으므로, 스스로 주체가 되기를 주저하고 있을 뿐이다

바야흐로 ‘사회혁신’이 유행하고 있다. 사회혁신이 추구하는 바를 한 마디로 딱 잘라 정의하는 것은 고도로 추상화되어 있는 ‘사회’를 정의하고자 하는 것만큼 부질없는 것일 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사회혁신이 누가, 왜, 무엇을, 어떻게 등등에 대하여 어느 것 하나도 손에 잡히는 질문-대답을 원하는 것도 아니다!-을 주지 못하는 것에 대해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사회혁신이 구호가 아니라 실천이 되기에는 아직도 멀었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과학상점 운동의 전통과 최근 리빙랩 설치 움직임 등은 연구집단이 해야 할 본연의 임무는 무엇인지, 사회혁신은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사회혁신을 꿈꾸는 연구 집단이라면 응당 시민들을 주체로, 시민들을 위하여, 시민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게끔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지식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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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8이상동/새사연 연구센터장

 

특수고용노동자들의 조직인 화물연대가 5, 6월에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파업 투표는 2월에 이미 가결된 바 있다. 이쪽 소식에 밝은 분에게 들어보니, 기름 값 폭등으로 거의 한계상황에 돌입해 있다고 한다. 파업을 하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라는 것이다. 마진이 줄어들고 있지만 관계가 워낙 불균형하다 보니, 대기업 물주가 정하는 운임에 따르지 않을 수 없다. 유가 폭등의 고통이 점차 확산되는 느낌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유가 안정을 위해 휘발유 공급시장에 삼성을 끌어들이겠다는 발표를 한 바 있다. 정유 4사의 독과점 구조를 깨기 위해 삼성토탈이라는 새로운 도매 공급업자를 키우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정당들이 경제민주화와 재벌규제를 앞 다투어 검토하고 있는 마당에 삼성이라는 국내 제1의 재벌을 키우겠다는 발상이 참으로 놀랍다. 정부는 삼성토탈을 ‘트로이의 목마’로 기대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결국 ‘가재는 게 편’이 될 것이다.

사실 현재의 석유제품 시장 구조로 볼 때 삼성토탈이 정유 4사로부터 담합 구조의 말석이나마 인정받을지도 의문이다. 사회권력은 삼성이 최고지만, 석유제품의 시장권력은 정유 4사가 삼성토탈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정유 4사의 독과점 구조는 완결 구조에 다다른 상태다. 원유 수입부터 정유제품 생산과 공급 그리고 중간 및 최종 유통에 이르기까지 상하류 전 부문이 정유 4사에 장악돼 있다. 전 세계 어디를 둘러봐도 사례를 찾기 힘들 만큼 수직계열화가 완벽히 구축돼 있는 것이다. 예컨대 정유 4사의 시장점유율은 1단계 유통의 99.4%, 2단계 대리점 유통의 82%, 3단계 주유소 유통의 94%에 달한다. 삼성토탈은 1단계 유통의 0.6%, 그것도 일부를 담당할 뿐이다.

여기서 잠깐, 삼성토탈이라는 낯선 이름으로부터 우리는 한 가지 역사적 아이러니를 발견한다. 정부가 삼성토탈에 부여한 임무는 0.6%에 불과한 4개 비정유 수입업자의 시장점유율을 높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수입업자의 몰락은 정부가 추진해 온 규제 완화의 결과였다. 2002년에는 비정유 수입업자가 시장점유율 10%, 개수 20여 개까지 육박하던 때가 있었다. 이 정도면 독과점의 횡포를 어느 정도 견제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저장시설, 비축 의무 등이 정유 대기업에 유리하게 바뀌면서 오늘날에 와서는 거의 몰락의 수준에까지 다다랐다. 정부의 이번 유가안정대책이 실효성을 조금이라도 거두려면 이러한 규정들이 삼성토탈이라는 비정유 대기업에 유리한 방식으로 다시 전환돼야 한다. 결국 중소업체가 몰락한 상태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남은 삼성 재벌에 특혜가 주어질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것이다.

다시 화물연대로 가자. 정상적으로 운행해서는 이제 적자를 감수해야 할 지경에까지 내몰린 화물노동자들은 화주 대기업에는 표준운임제를, 정부에는 유가보조금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각각은 대기업과의 불균형한 권력구조를 바로잡는다는 성격과 조세 지출의 재분배 효과를 높인다는 성격을 갖고 있다. 결국 경제민주화가 답이다. 
 

이 글은 여성신문에도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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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5이상동/ 새사연 연구센터장

석유 대기업 편에 설 것인가? 국민들 편에 설 것인가?”

지난달 29일 오바마 대통령 연설의 한 대목을 축약한 것이다. 미국 공화당이 상원에서 에너지산업 세제개편안을 부결시킨 직후의 대응이었다. 세제개편안의 핵심적인 내용은 석유관련 대기업들에 대한 세제지원을 대폭 축소하고 재생에너지 관련 중소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대폭 확대하는 것이었다. 미국은 지금 연말 대선을 앞두고 유가 문제가 중요한 정치적 쟁점이 되고 있다.

얼마 전 한국 정부는 유가안정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정유 4사의 독과점 구조에 대한 개선된 문제의식을 피력했다. 알뜰주유소 확대 정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정유 대기업들의 과도한 시장권력에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정부 대책의 핵심이 삼성이라는 대기업을 새로운 시장 참여자로 육성해 경쟁을 촉진한다는 데 있다.

현재 한국 정유 4사의 독과점 구조는 상호 담합과 고도의 수직계열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원유 수입에서 석유제품 생산, 유통과 판매에 이르기까지 상하류 부문 전부를 완전히 지배하고 있다. 예컨대 정유4사의 시장점유율은 1단계 유통의 99.4%, 2단계 대리점 유통의 82% 그리고 3단계 주유소 유통의 94%에 달한다. 삼성토탈은 1단계 유통의 0.6%, 그것도 일부를 담당할 뿐이다. 한국의 구조에서는 정유 4사가 국제 유가의 급등을 내수 부문에 즉시 전가시킬 수 있어 국제 시장에 종속적인 가격 구조를 가진다는 점도 빼 놓지 않고 지적되어야 한다.

정유 재벌이 이처럼 막강해진 것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정부 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다.

대표적으로 첫째, 정유제품 수출을 위해 자본력을 갖춘 소수 재벌만을 육성했고 둘째, 역시 수출을 위해 고환율 정책을 수십 년간 유지하고 있으며 셋째, 1997년 전면적인 자유화 조치를 통해 대기업 통제 수단을 완전히 포기해 버렸다. 먼저, 가격결정권이 정부에서 대기업으로 이전되었다. 각종 허가제가 신고제 또는 등록제로 바뀐 이후 자본력을 가진 정유 대기업들은 석유판매업도 장악해 들어갔다. 또한 주유소간 거리제한 완화는 최종 유통 단계의 출혈경쟁을 유도하고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대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여기서 잠깐. 삼성토탈이라는 낯선 이름으로부터 우리는 한 가지 역사적 아이러니를 발견한다.

정유 4사의 독과점 구조 개선을 위해 정부가 삼성토탈에 부여한 임무는 0.6%에 불과한 4개 비정유 수입업자의 시장점유율을 높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수입업자의 몰락은 정부가 추진해 온 규제 완화의 결과였다. 정부의 이번 유가안정대책이 실효성을 조금이라도 거두려면 이러한 규정들이 삼성토탈이라는 비정유 대기업에 유리한 방식으로 다시 전환되어야 한다. 결국 중소업체가 몰락한 상태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남은 삼성 재벌에게 특혜가 주어질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것이다.

2월에 파업투표를 가결시킨 화물연대는 최근 총파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가 급등의 일차적인 피해자인 운송노동자들의 처지가 막다른 지경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화물연대를 보면,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재벌개혁의 구체적인 과제들이 총망라되어 있다.

그리고 그 과제들은 재벌의 과도한 권력을 제어하는 것에 동일한 지향점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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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5 이상동/ 새사연 연구센터장 


4.11 총선이 많은 이들의 기대와 달리 야권연대의 사실상 패배로 끝났다.

여느 선거와 마찬가지로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언론은 경마식 보도와 단일이슈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와중에 정말 중요한 갖가지 정책 이슈들은 희미해져만 갔다. 선정성을 부추기는 기사들에 파묻혀 주요한 정책 이슈들이 실종된 선거가 된 것이다.

중요하지만 희미해진 정책이슈는 참으로 많다. 한미FTA, 재벌개혁, 사법개혁, 4대강, 언론개혁 등등. 그러나 여기에 '탈원전' 이슈도 추가해야 할 것 같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전력대란 비상사태 등 지난 해는 나라 안팎에서 에너지 사고가 유독 많이 발생한 해이고 올해에는 고리원전의 정전사고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사실까지 밝혀졌다. 때문에 이번 총선은 전국적으로, 특히 원자력 발전소가 집중되어 있는 동해안에서 '탈원전'이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는 예측 혹은 기대가 적지 않았다. 한국의 원자력산업이 총선을 기점으로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판단될 정도였다.

각 정당의 '원전'에 대한 입장

그러면 총선을 통해 드러났던 '탈원전' 정책에 대해 주요 정당들의 입장은 무엇인지를 되새겨 보도록 하자. 먼저 기호 1번 새누리당은 중앙당 차원의 '탈원전' 정책 공약이 없다. 하지만 비례대표 1번을 원자력 전문가로 내세우면서 원자력 개발 정책을 유지할 것임을 드러내 보였다. 반대로 기호 2번 민주통합당은 33인 국회의원 명의로 원자력 확대정책 폐기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기호 4번 통합진보당은 노후 원전 폐기 등을 포함하는 '탈핵 에너지 공약'을 내세웠다. 이 밖에 탈원전을 정당의 정체성으로 삼은 녹색당 등을 포함해 대부분의 정당들이 수명 연장 중인 고리1호기와 월성 1호기의 폐로 절차에 동의하는 것으로 보인다.

탈원전 이슈는 환경과 에너지 문제가 함께 섞여 있는 분야이다. 따라서 이 둘을 모두 포함하는 정책청사진이 필요하며 대부분의 정당들이 보다 큰 그림에서 이를 설명하는 데에는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정책 이슈, 총선을 넘어 대선으로 나아가야

굳이 되새기지 않아도 이미 짐작했던 바일 것이다. 그렇지만 정책을 떠올려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민주주의의 훈련'이다. 정치는 단순한 투표 행위에 복잡다단한 정책 의사를 보다 많이 투영할 수 있을 때 올바르게 작동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잊혀진 것 같은 중요 정책 이슈들은 대선을 앞두고 반드시 되살아날 수밖에 없다. 중요 정책 이슈들은 국회 권력이 아니라 대통령 권력의 행사와 보다 밀접하기 때문이다. 총선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8개월 후 대선을 치르게 될 것이다. 2012년 선거의 장정이 다시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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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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