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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1.09 오바마·시진핑… 한국의 대응은?
  2. 2012.10.29 생태문제 해법은 ‘신뢰와 협동’

2012.11.09정태인/새사연 원장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 내년에 중국에서는 시진핑이 국가주석의 자리에 오를 것이 확실하다. G2의 수장이 결정된 것이다. 물론 한국의 대통령도 바뀐다. 세계경제는 장기 침체에 들어갔고 지난 4년 동안 중국의 위상은 부쩍 높아졌다.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일분쟁 때 그 힘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세계적 위기의 시대, 긴축통화도 패권국가의 지위도 흔들리는 시대, “아시아 중심으로”(Pivot to Asia)를 선언한 미국과 지역 패권을 노릴 중국은 동아시아에서 힘을 겨룰 것이다.
 
이 세계사의 전환기에 우리는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는가? 대선 유력 주자라면 당연히 제시해야 할 필수적인 국가 비전이다. 복지국가와 경제민주화의 공약들이 어슷비슷해진 지금 차별화를 시도할 만한 굵직한 주제이다. 너무 큰 문제라서 유권자들의 관심 밖이라고 지레 짐작하는 것일까, 나는 아직 귀가 솔깃한 전략을 듣지 못했다. 남북관계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에 관해서만 간간이 소식이 들릴 뿐이다.

롬니가 아니라 오바마가 당선된 것이 상대적으로 낫긴 하다지만 미국의 두 후보는 한목소리로 중국의 환율조작과 무역불균형을 비난했다. 미국은 이미 제재 수단도 갖추고 있다. 말 그대로 자의적인 보호주의라 할 만한 ‘환율법’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이 치명적 무기를 함부로 휘두르지는 못할 것이다. 중국과 일본이 마찰을 일으킬 때 희토류 수출 금지가 그랬던 것처럼 미국에 대해서도 중국은 가공할 무기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3조달러에 이르는 외환보유액 자체가 그렇다. 이 중 일부만 시장에 내다 팔아도, 아니 그럴 계획이 있다고 슬쩍 흘리기만 해도 달러 가치는 롤러코스터를 탈 것이기 때문이다.
 
과연 이런 경제전쟁의 와중에 한반도는 무사할까? 불행히도 그렇지 않다. 중국에 대해서 쓰지 못할 무기는 한국을 먼저 겨냥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위기가 시작된 2007년 이후의 환율변화 추이를 보면 위안화보다 원화가 덜 절상됐다.
 
앉아서 당할 수는 없으니 과연 무엇을 할 것인가? 두 강대국 사이에서 한국이 할 수 있는 것은 설득밖에 없다. 세계경제의 회복을 위해서라도 동아시아의 대미(對美) 흑자는 줄어들어야 한다. 그렇다면 공동 대응을 하는 것이 낫다. 이미 4조달러를 훌쩍 넘은 동아시아의 외환보유액과 환율을 공동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중국을 설득해야 한다.

물론 미국은 아시아통화기금(AMF)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이 계획을 견제하겠지만 이에 대해서는 동아시아 역내 수요를 증가시켜 미국의 대동아시아 적자를 해소할 수 있다고 설득할 수 있다. 외환위기의 위험 때문에 동아시아 각국은 ‘과도하게’ 많은 달러를 쌓아 놓고 있다. 만일 공동으로 관리한다면 이 중 1조달러 이상을 ‘동아시아 개발기금’으로 만들어 역내에 투자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나 중국 내륙, 그리고 아세안에 투자할 곳은 얼마든지 많다. 말하자면 동아시아판 마셜 플랜을 스스로의 돈으로 실행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역내 협력 프로그램은 얼마든지 개발할 수 있다. 예컨대 동아시아 국가들이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계획을 세우고 공동으로 재생에너지 기술개발을 한다든가, 작게는 사막화와 황사를 방지하기 위한 중국 북부의 조림사업, 홍수를 예방하기 위한 북한의 조림사업도 할 수 있다. 나아가서 분산형 에너지체제에 필수적인 스마트그리드 등 각종 네트워크의 표준도 공동으로 제정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북한의 철도와 전력망, IT망을 동아시아의 돈으로 함께 건설할 수도 있다.

요컨대 세계경제의 회복을 돕는 동아시아의 역내 협력 사업을 제안하는 것이다. 10년 전 고 노무현 대통령이 국정과제로 내세웠던 ‘동북아 공동체론’을 부활시키는 사업이기도 하다. 당시에는 너무 앞서가서 단순한 구상에 그쳤지만 현재의 세계와 동아시아 상황에서 이 사업은 생생한 현실이 되었다. 누가 이런 구상으로 G2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인가?

* 이 글은 경향신문에 기고 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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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10.25정태인/새사연 원장

 

착한 경제학의 독자들은 기후변화가 단 한 명도 예외 없이 걸린, 인류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공유지의 비극’이라는 사실을 안다. 그러므로 ‘집단행동의 논리’도 강력하게 작동한다. 나 홀로 아무리 애써봐도 아무 소용 없고 우리나라만 이산화탄소를 줄여봐야 중국이 지금처럼 석탄과 석유를 땐다면 비극을 막을 수 없다. 하여 최근 작고한 오스트롬은 자신의 지론인 다중심접근(polycentric approach)이 기후변화 문제에도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개인, 지역공동체, 국가, 국제적 협력이라는 각 차원의 중심이 동시에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생태문제의 해결에 필요한 개혁은 시스템 전체를 대상으로 대규모로 일어나야 하며, 1·2차 네트워크혁신(철도와 IT 네트워크)에 버금가는 에너지 네트워크의 혁신이 필요하니 개혁의 심도 역시 깊을 수밖에 없다.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 1차 에너지원의 이산화탄소 함유량에 따라 탄소세를 부과한다. 세율을 매기는 원칙은 우선 배기구혁신(부가혁신)이 아니라 엔진혁신(돌파혁신)이 일어날 정도로 높아야 하고, 동시에 제본스역설(기술혁신에 의해 가격이 낮아져서 오히려 소비가 늘어나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어야 한다. 또한 ‘녹색역설’(green paradox·미래의 가격 상승을 예상하여 현재의 에너지 공급을 늘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점진적 증가가 아니라 단번에 인상해야 한다.

정밀한 계산을 필요로 하는 것이긴 하지만 평균 석유 1ℓ당 70∼80원의 세금만 추가해도 8조원 정도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 탄소세 외에도 교통혼잡세, 매립세 등 생태계를 파괴하는 모든 요인에 매기는 세금을 생태세로 묶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핵과 화석연료에너지 공급을 줄인다. 현재 수명이 다한 핵발전소는 폐쇄하고 추가 원전 건설은 중지한다. 재생에너지 생산의 확대에 비례해서 핵발전의 비중도 줄이는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핵에너지가 청정에너지로 둔갑한 것은 지난 호에 얘기한 것처럼 미래의 위험을 가볍게 여긴 결과로, 다시 말해서 현재의 비용을 미래세대에게 넘긴 결과일 뿐이다.
 
이런 변화는 중앙집중식 에너지체제에서 분산형 에너지체제로의 전환을 요구한다. 발전차액지원제(FIT·재생가능에너지 생산비용이 현재의 전기요금을 상회할 경우 그 차액에 대해 보조금을 지원)와 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를 결합하여 재생가능에너지 비중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분산된 에너지원을 스마트그리드(똘똘한 전력망)로 연결해야 한다. 스마트그리드는 네트워크이므로 공공투자가 집중되어야 하며, 각 기업은 네트워크와의 접속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
 
셋째, 현재 대기업 중심의 혁신 보조금을 중소기업으로 돌린다. 앞으로 예상되는 장기침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민간투자의 확대가 필수적인데, 이미 충분히 현금을 지니고 있는 대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면 이런 투자가 상쇄되는 결과를 낳는다. 탄소세 등에 의한 비용 상승과 혁신에 의한 수요 증가는 그 자체로 충분한 투자유인이 된다. 녹색혁신은 그 자체로 불황타개책이다.
 
넷째, 중국이 대대적인 ‘에너지혁신’을 내건 것도 한국이 더 이상 녹색혁신을 미룰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다. 하지만 경쟁만 할 것이 아니라 중국과 일본(그리고 아세안)에 에너지/환경 협력을 제안해야 한다. 탄소배출 목표와 방법에 관한 합의, 사막화와 황사와 같은 현안 해결, 스마트그리드 표준에 관한 협력 등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정부와 개인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한편 탄소함유량이 낮은 제품(국가는 모든 상품에 탄소함유량을 표시하는 제도를 도입한다)을 선택함으로써 기업에 압력을 가할 수 있고 지역공동체는 예컨대 태양광협동조합에 의해 재생에너지 생산을 늘리는 식으로 다양한 에너지원을 개발할 수 있다.
 
생태문제는 거대한 사회적 딜레마이고 착한 경제학은 신뢰와 협동을 그 해법으로 내놓았다. 적절한 정책은 이런 협동을 촉진할 것이다. 대처의 용어를 원용하자면 ‘다른 길은 없다’. 이번 대선은 생태문제를 신뢰와 협동으로 풀 지도자가 누구인지 선택하는 일이다.

이 글은 주간경향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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