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이슈 2009.07.06 13:17

<이슈진단> 코너를 새롭게 선보입니다. 현안에 대한 짧고 명쾌한 진단을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편집자주>

정말 박정희, 전두환 독재정권 시절로 돌아가는가?

지금 우리사회에는 1987년 6월 항쟁이후 20여 년간 느리지만 꾸준히 쌓여왔던 민주주의 결실들이 한순간에 사라지고 다시 6월 항쟁 이전의 파시즘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는 각계의 시국선언을 통해 구체적 행동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는 등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과거 독재정부 시절 양심적 지식인의 상징이었던 리영희 한양대 명예교수는 7월 1일 특강에서 “지난 1년 반 동안 이명박 통치시대는 비인간적, 물질주의적, 인권이 존재하지 않는 파시즘 시대의 초기”라며 “짧은 10년이지만 이룩했던 공민으로서의 권리를 되찾기 위한 필사적인 불퇴전의 노력”이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독재정권인가 신자유주의 정권인가

상황이 이렇게 되자 최근까지 이명박 정부를 ‘정통 신자유주의자’로 규정하고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 추진 강행을 막기 위해 노력해오던 데서 방향전환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군부 독재 정부시절에나 있을 법한 각종 언론 출판 결사의 자유 제한과 경찰, 검찰, 국세청, 국정원을 동원한 물리적인 국민 탄압을 실시하자 다시 원초적인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일각에서는 신자유주의 이슈를 제기할 것인가 아니면 민주주의 이슈를 앞세울 것인가를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치학자인 손호철 교수는 “진짜 중요한 문제는... 반신자유주의 연합과 반이명박 연합의 관계다. 전자만을 강조하는 것은 좌익 소아병으로 문제가 많다. 반대로 후자만 강조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정규직 확대, 신자유주의 정책 등에 대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반이명박을 위해 무조건 대동단결하자는 것은 역으로 우편향이다. 결국 반이명박 연합과 반신자유주의 연합을 정세에 따라 적절히 결합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고민의 일단을 풀어 놓았다(한겨레신문 2009.6.17).

또 다른 일각에서는 “한국 진보개혁진영의 좌표는 ‘반신자유주의’가 아니라 바로 ‘민주주의’이다. 그러나 그것은 ‘87년 체제의 민주주의’가 아니라 ‘새로운 체제의 민주주의’”라며 정치적 민주화에 초점을 맞출 것을 주장하기도 한다(고원 상지대 교수, 진보의 주제는 ’빵’이나 ’계급’보다 ’가치’, 프레시안 2009.7.2).

모두 현재의 경제위기와 동시에 닥쳐온 정치적 역진 국면을 국민의 입장에서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모색 속에서 나온 얘기들로 보인다.

신자유주의 정책 파산이 불러온 민주화의 극적인 후퇴

그런데 현실을 들여다보면, 각종 규제완화와 감세를 실시하고 있는 것도 이명박 정부이고 4대 강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다름 아닌 현 정부이며 1만 7,000명 시국선언 교사를 징계하는 등 독재정권의 행태를 보이는 것도 역시 동일한 정권이다. 현실구조에서 반신자유주의냐 민주주의냐 하는 것은 따로 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70~80년대 독재정부의 모습이 최신의 신자유주의 정부와 중첩되는 복잡한 양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현재 세계적인 차원에서 신자유주의라는 경제 시스템이 위기에 몰리면서 한국정부가 뒤늦게 추진하는 각종 신자유주의 정책들이 최소한의 성과는 고사하고 국민들에게 고통만 가중시키는 등 부정적 폐해들이 극대화되는 상황이 연출되자 이명박 정부의 국정 기조가 극도의 혼선 상태로 빠져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 신자유주의 정책 효과가 사라지면서 정권 방어를 위해 불가피하게 공권력에 의존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만일 신자유주의가 이른바 글로벌 스탠더드로서 위세를 떨치면서 주가가 폭등하고 부동산 경기가 뛰어올라 금융자산이 늘어나는 정도의 일정한 실적(?)이 나오던 시절이면 이를 기반으로 이데올로기적으로 또는 물질적으로 국민을 설득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주식이나 펀드 등 금융자산이 호황을 구가해야 중산층과 국민들에게 ‘고수익’ 환상을 심어주어 투자자로 만들겠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다. “주식 사면 1년 내에 부자 된다”는 대통령의 말이 먹히는 것이 아니라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지 않은가. 부동산 경기 부양해서 자산 가치 상승을 심리적으로 느끼게 해주고 싶어도 그럴 처지도 못 된다.

자본시장 통합법의 시행으로 여의도에 투자은행을 세우고 신종 금융상품을 대량으로 풀어내 경기를 부양할 기대도 갖기 어렵게 되었다. 공기업을 신속히 매각하여 M&A시장을 활성화하고 매각대금을 정부재정에 활용하고 싶겠지만 지금은 3년 전에 매각한 공적자금 투입기업인 대우건설을 금호아시아나가 다시 토해내고 있는 실정이 아닌가. 외국 금융자본을 대량 유입시켜 자본시장을 키우고 싶겠으나 지금은 한국자본시장에서 자금이 해외로 유출되지 않으면 다행인 실정이다.

더욱이 규제완화와 감세로 대기업들이 과거보다 다만 얼마라도 시설투자액을 늘려주어야겠건만 금융위기로 인해 투자는 급격히 위축되고 재벌금고에 이익 잉여금이 쌓여만 가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대기업에게 투자 확대를 요청하고 있는 것 역시 문자 ‘호소’ 이상이 아니다. 그 뿐인가. 대대적인 감세조치를 강행해서 얻은 것은 투자 확대가 아니라 경제위기로 인한 대규모 재정지출과 재정적자이다. 최근 정부 여당 내에서 조차 감세유보 얘기가 나오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여당의 지지도가 추락하고 정책 전환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저항 움직임이 커져가자 이명박 정부는 자신의 정체성을 버리는 정책 전환을 선택하기보다는 국민의 요구를 물리적 폭력으로 억압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리영희 교수가 지적한 70~80년대 파시즘으로의 회귀 현상의 진짜 원인은 도무지 성과가 나지 않는 신자유주의 정책 그 자체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국가의 폭력과 시장지상주의는 얼마든지 함께 올 수 있다

일반에게 대표적으로 알려진 신자유주의 정책은 규제완화, 감세, 민영화, 작은 정부와 큰 시장 같은 것들이다. 그런데 신자유주의가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는 사실을 너무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기업에게 해당되는 말이지 노동자나 일반 국민들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는 기업만큼은 과거처럼 권력의 힘으로 억누르지 않는다. 단지 ‘호소’를 할 뿐이다. 지금의 이명박 정부도 동일하다. 전두환 정부시절처럼 재벌 총수들을 불러들여 협박하기 보다는 젊잖게 ‘투자 호소’를 할 뿐이다.

사적 기업들에게 국가의 공기업을 팔아서 넘기고 사회의 공적 영역인 교육, 의료, 복지 영역을 시장화해 사적 기업들의 이윤추구 대상으로 바꿔놓는다. 지금도 의연히 ‘서비스 산업 선진화’라는 이름 아래 신자유주의 최후의 시장화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교육과 의료 민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신자유주의 핵심 징표라고 할 수 있는 경제의 금융화와 노동 유연화는 여전히 이명박 정부의 최고 정책 과제다. 지난 5월 이명박 대통령이 ‘금융기관을 금융회사’로 바꾸라고 직접 지시하고 노동유연화를 올해 추진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직접 강조한 것을 보아도 이는 분명하다.

위기에 몰린 것은 진보세력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 자신

그런데 기업에게는 확실히 ‘작은 정부’이지만 그 대상이 노동자나 국민이라면 더 이상 작은 정부라는 신자유주의 정책 구호는 무의미해진다. 더구나 신자유주의 정책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는 더더구나 ‘작은 정부’가 아니라 오히려 ‘갈수록 커지는 정부’가 될 수밖에 없다.

사실 이론상의 신자유주의는 당초에 어디에도 없을 뿐 아니라 특히 선진국이 아니라 신흥국이나 개발도상국이라면 필연적으로 그 국가적 특성에 의해 굴절된 ‘변종 신자유주의’ 시스템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이를 두고 신자유주의니 아니니 하는 논쟁은 본질적으로 무의미하다. 원조 신자유주의 정권이라고 할 영국의 대처 정권도 광산 노동조합을 잔인하게 탄압한 바가 있고 미국의 레이건 정부도 공항노조 파업을 공항폐쇄로 맞받았던 사례가 있지 않은가.

결국 이명박 정부가 전형적인 신자유주의 정책인 교육 선진화를 추진하면서 동시에 전두환 정권 시대와 유사한 ‘학원 교습 10시 제한’을 강제로 밀어붙이고 시국선언 교사들을 잡아들이는 정부를 전혀 모순된 모습으로 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신자유주의 정책의 실정을 정치적 폭력으로 제압하려는 순간 이명박 정부가 최소한의 국민 지지를 얻을 길은 영원히 막혀버린다는 사실이다. 더 나아가 이는 보수 세력 내부까지도 분열시킬 소지가 다분하다. 최근 이명박 정부가 민심을 수습하겠다며 ‘중도’를 선언하고 서민 정책을 쏟아내겠다고 발표하고 있지만 이것이 오히려 보수의 분열을 드러내고 있는 데서 입증된다.

원조 보수라고 자임하는 김용갑 한나라당 상임고문은 이명박 대통령이 ‘중도 서민정치’를 하겠다는 데 강력히 반발하고 “보수정당이라는 정체성의 문제를 건드리면서, 마치 보수가 잘못된 것인 양 말하는 건 불쾌”하다며 속았다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 것이 그 사례다(한국일보 2009.7.2).

결론적으로 이명박 정부가 보여주는 파시즘적 정치행위는 스스로 30년 전의 역사적 시간으로 돌아갔다기보다는 2009년 한국사회에서 밀어붙이려고 했던 각종 신자유주의 정책들이 시행 시작부터 어긋나기 시작한 문제들을 물리적 폭력으로 수습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국민들도 반신자유주의 의제를 계속 제기해야 하는지, 역사의 기록 속에 묻어 두었던 원초적인 민주화 요구를 다시 들어야 하는지를 선택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찌할 것인가. 신자유주의 정책이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있는데 말할 권리마저 박탈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당연히 말할 권리를 달라고 해야 하며, 동시에 본래 하려던 말도 계속해야 한다. 상대가 위기에 처할수록 더 폭력적이 되고 잔인해지는 법이다. 그러나 파시즘의 공포를 딛고 일어서는 순간 그 바로 뒤편에 대안으로 향하는 창도 열려 있다.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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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이슈 2008.01.04 15:00
 

기업 친화적 경제 vs 노동 친화적 경제


이명박 경제의 핵심 기조는 시장 친화적인 경제를 넘어 기업 친화적(business friendly) 경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당선자는 지난 2일 경제연구원장 초청 간담회에서 “친기업이라는 말을 꺼리는 분들이 있지만 나는 당당하게 친기업이라는 말을 쓰겠다”고 공언했다. 그동안 참여정부도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누차 밝혀왔으므로 참여정부가 기업 친화적 경제정책이 아니었다고 말할 수는 없겠으나, 전경련을 중심으로 한 대기업 경영자들이 그간 ‘반기업 정서’를 지적하며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지속적으로 요구한 것이 사실이다.


반면 새사연은 ‘일하기 좋은 나라’ 즉, 노동 친화적 경제로 전환해야 하며 인적 자원을 중시하는 지식기반 경제 추세에도 이것이 부합한다고 주장해 왔다. 신자유주의 이식으로 일반화된 노동유연화 정책이 기업에게 당장의 비용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는 있겠지만 노동생산성이나 심지어 중장기적 수익에도 부정적 효과를 초래한다는 사실도 주목해야 한다고 보았다.


“비정규직 고용확대가 합리적인 유연화 전략이라기보다는 당장의 인건비 절감방안으로 추진되어 온 것일 가능성이 있다”(한국노동연구원, 2007, ‘지속 가능한 고용시스템 구축을 위한 평가와 전망’)


 “고용조정을 통한 수량적 유연성 확보는 노동 비용 절감 등을 통해 기업의 생산성 및 경쟁력 제고를 도모하려는 수단으로 활용되었지만, 동시에 숙련 형성의 단절, 재직자 사기 저하로 인한 생산성 저하, 사회안전망 구축비용 증대 등 고용조정 비용 발생이라는 부정적 효과를 초래하기도 했다”(한국노동연구원, 2007, ‘제품 수요변동에 대응한 한국기업들의 고용조정’)


일단 이명박 경제가 노동 친화적 경제 보다는 노동과 고용에 대해서는 ‘법질서’를 세우겠다고 공약한 만큼 이 문제에 대해서는 논외로 하자. 그렇다면 이명박 경제에서의 기업 친화적 경제는 대기업 친화적일 뿐 아니라 중소기업 친화적이기는 한 것일까. 이명박 당선자에게 기업이라는 범주는 중소기업까지를 포괄하고 있는 것일까.


99-88-33으로 상징되는 현재의 중소기업 위상


사실 중소기업 보호, 육성 정책은 역대 어떤 정권에게서도 항상 빠지지 않는 경제정책 분야였다. 그런데 신자유주의 시대에 중소기업을 새삼스럽게 강조하는 이유는, 중소기업이 단지 대기업에 비해 경쟁력이 약하기 때문에 정부가 정책적으로 보호해야 할 대상이라는 뜻만은 아니다. 과거에 비해 경제적 비중, 특히 고용비중이 매우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간 중소기업의 수적인 비중은 계속 늘어나서 2005년 기준으로 99.9퍼센트인 300만개의 중소기업이 한국경제에서 활동하고 있다. 소상공인을 제외하여도 약 33만 5천개의 중소기업이 존재하는 것이다. 반면 대기업은 4천개에 불과하다.(중소기업중앙회, 2007.04, ‘2007년 중소기업 현황’)


중소기업 종사자도 2005년 기준으로 88.1퍼센트인 1,000만 명 이상이다. 소상공인을 뺀 33만 여 중소기업에 500만 이상이 종사하는 반면 대기업 종사자는 150만 명이 채 되지 않는다. 직장인 10명 가운데 9명이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참고로 OECD국가들은 중소기업이 평균 60~70퍼센트의 고용만을 책임지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약 10여년 사이 대기업에서는 100만 가까운 인력이 줄어든 반면 중소기업은 정반대로 고용이 팽창된 결과다. 절대 다수 기업이 중소기업이고 절대 다수의 노동자가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처럼 한국의 중소기업이 외환위기 이후 고용에 대한 절대적 책임을 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성은 지속적으로 하락하였다. 현재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의 생산성은 약 33퍼센트에 불과하다.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중소기업 생산성은 대기업의 50퍼센트 수준이었다. 지속적으로 생산성 격차가 확대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중소기업을 정책적으로 새로이 재구축하지 않고서는 고용창출도, 생산성 향상도, 경제성장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하다.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중소기업 현실


대기업에서 방출되는 고용을 흡수하면서도 여전히 활로가 없는 자금조달 구조나 하도급 구조아래에 놓여 있다 보니 필연적으로 다수의 중소기업은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었다. 연구에 의하면 우리나라 제조업 부문 중소기업의 영업 이윤율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근까지 장기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단순히 경기순환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상적인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조덕희, 2007.12, ‘제조 중소기업 이윤율 장기 하락의 실태 및 원인 분석’, 산업연구원)


중소기업의 종업원 1인당 이윤은 1991년 대기업의 33.3퍼센트에서 1997년 29.5퍼센트, 2005년 17.8퍼센트까지 추락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분석자는 “우리나라 제조업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이윤율 양극화 현상은 매우 분명하고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런 경향은 최근에 와서 더욱 심각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007년에 접어들면서 대기업의 수익성은 회복되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은 여전히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최근 3년간 영업 이익률이 절반 수준으로 하락되었다는 것이다.(배지헌, 2007.12, ‘중소기업 부실위험 높아졌다’, 엘지경제연구원) 이에 따라 채무상환 능력도 급격히 저하되어서, 영업이익으로 겨우 이자비용을 충당하는 정도의 채무상환 능력으로 보이고 있으며, 전체의 절반 가까운 중소기업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러다 보니 대출을 해 준 은행 입장에서도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신용위험을 매우 높게 보고 있으며 중소기업 발 신용경색을 조심스럽게 전망하는 경향도 생겨나고 있다.


2008년 경제 전망과 중소기업 금융조달


국책, 민간 경제연구소들이 내놓고 있는 2008년 경제 전망은 그리 어둡지 않다. 전반적인 거시경제가 2008년 상반기를 정점으로 하향세를 보일 것이나 점진적인 내수 회복 등으로 올해와 유사한 정도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다르다. 중소기업 경영환경은 “대내외 수요 둔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고유가, 저환율, 고금리 지속에 따른 채산성 악화와 비용부담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자금난까지 겹칠 것으로 예상되어 비우호적 분위기가 우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중소기업연구원, 2007.12, ‘2008 KOSBI 경제전망’)


특히 금융조달 측면에서 볼 때, “2007년 가계 대출 규제에 따른 반사적 영향으로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중소기업 자금난이 크게 해소되어 왔으나, 2008년에는 고금리 추세 지속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 은행권의 수신기반 약화에 따른 대출태도 전환이 예상되어 중소기업 자금사정 환경이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는 것이다. 현재 신규취급 중소기업 대출 가중평균 금리는 6.2%(2006) -> 6.7%(2007) -> 6.8%(2008)로 높아질 것이 예상되고 있다.(중소기업연구원, 2007.12, ‘2008 KOSBI 경제전망’)


이명박 당선자와 중소기업 정책의 미래


이런 환경에서 이명박 당선자는 기업은행 민영화와 산업은행의 단계적 민영화를 공약으로 한 바 있다. 그간 기업은행은 은행권 전체 중소기업 대출의 18퍼센트 이상을 담당하는 등 중소기업 자금 공급에서 중요한 축이 되었다. 기업은행이 민영화되면 중소기업에 대한 의무대출 비율을 법적으로 규정한 조항은 폐지될 것이다. 일반은행들은 한국은행 규정에 따른 권고 비율만이 적용되고 있어 실효성이 거의 없다. 금융권의 대출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명박 당선자는 이제 더 이상 대기업 CEO 마인드를 가지고 있으면 안된다. 왜냐하면 그는 대기업의 수장이 아니라 4800만 국민의 수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핵심 대기업을 키우면 이 효과가 중소기업을 포함한 내수 부문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적하효과(trickle-down effect)는 한국 경제에서 이미 사라졌다. 대기업과는 별도의 중소기업 친화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지난해 11월 세계지속가능발전 협의회는 “대기업 가치 사슬의 현지화를 통해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명박 당선자의 중소기업 정책에는 이런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기업은행 민영화 등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조달 구조를 더욱 어렵게 할 전망이다. 하긴 기업은행 민영화는 참여정부에서부터 추진된 것이니 참여정부를 ‘신자유주의적 방향’으로 더욱 철저히 이끌고 가겠다는 것 이상은 아닐 수 있다.


김병권/새사연 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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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이슈 2007.12.17 10:19
 

선거를 3일 앞두고 공개된 이명박 후보의 2000년 10월 광운대 강연 동영상이 대선 판도를 크게 뒤흔들고 있다. 검찰의 이 후보에 대한 면죄부 주기식 수사 발표로 해체된 듯이 보였던 BBK 뇌관이 다시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검찰이 해체한 BBK뇌관, 동영상이 되살려


동영상에 대한 국민 반응이 심상치 않자 눈치 빠른 노무현 대통령은 BBK 사건 재수사 지휘권 검토를 지시했다. 이어 일요일 저녁 3차 대선후보 합동 TV토론회를 마치고 나온 이명박 후보가 특검 수용 의사를 밝힘으로써 이제 공은 특검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통합신당이 제출한 특검법의 정식 명칭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이명박의 주가조작 등 범죄혐의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다.

이 법안이 17일 또는 18일 중에 국회에서 통과되면 대통령의 법안 공표에 최장 15일, 특검 임명 10일, 준비기간 10일, 수사기간 40일 등 길어도 75일 이내에 수사 결과가 나오게 된다. 차기 대통령 취임일인 내년 2월 25일 전에 수사가 끝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특검이라는 변수는 현재까지의 상황으로 보면 BBK 사건의 철저한 진상규명보다는 연관된 각 정치세력들마다 철저한 정략적 이해타산 아래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특검 둘러싼 정치권의 석연찮은 움직임


우선 통합신당을 비롯한 각 정당의 특검 추진 배경에는 특검법안을 내년 총선용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정치적 판단이 다분하다. 새 대통령 취임 이후 불과 한달여 만에 치러질 총선 재료로 BBK사건을 써먹으려는 포석이라는 의심에서 자유로울 정당은 없다.

노 대통령이 BBK 사건 재수사를 지시하면서 뒤늦게 특검을 수용하는 태도로 선회한 과정도 영 개운치 않다. 지난 5일 검찰 수사 발표 이후 국민 절반 이상이 수사결과를 불신하는 상황에서도 청와대는 입을 굳게 다물어 왔다. 정동영 후보 측이 청와대에 검찰 직무감찰권 행사를 요구하자 청와대는 "검찰의 수사에 대해서 논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을 회피했고 법무부장관은 "공정히 수사했다"며 일축해 버리던 것이 불과 며칠 전 상황이다. 세간에 삼성특검의 수사 대상이 될 처지인 노 대통령과 BBK 사건으로 몰린 이명박 후보간에 ‘노명박’ 연대설이 나돈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명박 후보와 한나라당이 ‘우선 소나기 피하고 보자’는 상황인 것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일요일 오전까지만 해도 이 후보는 동영상 공개에 대해 ‘공작 정치’를 운운하며 ‘관련자 처벌’을 강하게 주문하는 독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투표율과 이명박 득표율, 향후 특검에 영향


이처럼 정치권이 제각각 당리당략에 급급한 상황에서 향후 특검 전개는 무엇보다 19일 선거 결과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국민이 원하는 의제가 실종된 채 치러지는 이번 대선은 역대 어느 때보다 기권이 많을 것으로 예측되었다. 이 경우 낮은 투표율에 고정 지지층이 가장 확실한 이명박 후보의 압승이 예상되던 상황이다.

물론 선거 막판의 동영상 변수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보수화를 막을 확실한 대항 주자가 떠오르지 않은 탓에 당선자 윤곽이 달라질 가능성은 여전히 크지 않다. 이명박 후보가 높은 득표율로 압승하면 특검은 이명박 시대 하에서의 각 정치세력간 이해득실에 따른 지분 싸움과 물밑 거래로 의미가 변질될 공산이 크다.

당장 특별검사의 추천권자는 대법원장이고 임명권자는 대통령이다. 추천권자인 이용훈 대법원장은 노 대통령의 측근으로 간주되는 인물이자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사건의 1심 변호인이었다. 특별검사 임명권자인 대통령은 스스로 주도적으로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을 제안했었고 광운대 동영상 공개 전까지 ‘노명박 연대’의 의혹을 받고 있던 당사자다.


19일 ‘선거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


결국 특검의 정략화나 정치적 야합 가능성을 봉쇄하는 유일한 길은 국민의 적극적 참여와 감시의 발동이다. 19일 투표율을 높이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투표 참가율이 높을수록 그리고 이명박 후보의 득표율이 적으면 적을수록 선거 후 진행될 특검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감시의 눈길이 매서워질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역설적으로 이번 선거는 사표 심리의 부담에서 가장 자유로운 선거라 할 수 있다.


투표는 19일에 끝나지만 대선 본선전은 이날부터 시작이다. 야합과 혼돈, 경제적 불평등과 국민 배제의 신자유주의식 정치를 심판하고 새시대 민주주의의 과제를 열어갈 국민의 참여는 이날부터 새로이 깃발을 올린다.


정희용 condol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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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