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01손석춘/새사연 이사장

마침내 2012년이 밝아옵니다. 새해는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는 해입니다. 고백하거니와 2007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새사연과 저는 무력감에 사로잡혔습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으로 부익부빈익빈이 구조화하면서 정권을 교체하자는 여론은 거셌지만, 진보세력은 대안으로 떠오르지 못했습니다. 박정희 독재와 언론권력이 오랜 세월에 걸쳐 뿌려놓은 경제 성장의 환상은 기어이 이명박을 대통령 자리에 앉혔습니다. 대선 정국에서 이명박은 결코 경제를 살릴 수 없다며 수십여 편의 글을 이곳에도 올렸습니다만, 거대한 시대적 흐름에 맞서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당시 새사연 이사회에서 저는 이명박 정권 아래서 민중운동이 오히려 살아날 가능성을 강조하고 5년 뒤 진보세력이 집권할 수 있는 데 무기가 될 대안을 치밀하게 벼려가자고 당부했었습니다. 지난 5년 새해를 맞을 때마다 ‘노동중심경제와 통일민족경제’의 학습을, 새로운 사회의 꿈과 그 나눔을, ‘주권혁명’을 호소해온 까닭이기도 합니다.

새사연 회원 여러분.

1년 전 저는 신년사에서 두 가지 확고한 전망을 보고 드렸습니다.

첫째, 진보적 경제학자로서 눈부신 활동을 벌여온 정태인씨를 원장으로 초빙한 사실을 알려드리며 정태인-김병권 체제가 기존의 상근 연구진과 더불어 새사연의 내일을 괄목상대할 만큼 키워 나가리라 확신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저의 기대는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새사연은 최근 한국경제신문사가 선정하는 국내 싱크탱크 순위에서 5위로 올라섰습니다. 저희가 그에 값하는 연구 성과를 내놓고 또 국민과 소통하고 있는가를 겸손하게 짚어보아야 마땅하겠지만, 새사연의 책무가 더 높아진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둘째, 시민운동-노동운동을 이끌어 오신 분들과 함께 <진보대통합시민회의>에서 제가 상임 공동대표를 맡은 사실을 보고 드렸습니다. 회원님들께서 보시다시피 통합진보당은 2011년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저의 기대와 달리 진보신당과 진보적 시민운동 세력이 조직적으로 합류하지 못해 미완의 통합이 되었고, 저는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진보대통합시민회의 상임공동대표 자리에서 곧바로 물러났습니다. 진보신당은 독자적 길을 걷고 진보적 시민운동은 민주통합당으로 들어가면서 대통합은 이루지 못했지만 정치지형이 변화하는 흐름은 또렷합니다.

물론, 저는 오늘의 상황을 낙관하진 않습니다. 더구나 2011년에 우리는 많은 분들을 떠나보냈습니다. 전태일의 어머니 이소선 선생이 운명할 때까지 진보대통합을 촉구했지만 아직 완성하지 못했습니다. 노동자 학습에 앞장서 온 서울노동광장의 이춘자 대표도 갑작스레 떠났습니다. 이 대표는 새사연 창립에 함께 한 박세길 부원장의 평생 동지이기도 했습니다. 향을 피워 그 분들의 명복을 빌며 저는 살아남은 자의 책무는 고통 받는 민중이 희망으로 반길 대안을 마련하고 그 대안을 실현할 주체를 형성하는 데 있다고 다짐했습니다.

새사연은 정태인 원장의 탁월한 리더십으로 진보의 대안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미완의 진보대통합 또한 시간은 걸리겠지만 언젠가 이뤄질 터입니다. 더디어도 이 땅의 민중은 아래로부터 다시 힘차게 단결의 깃발을 들어 올리리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아쉬움은 크지만 절망은 금물입니다. 신자유주의와 분단체제를 넘어서자는 데 동의하는 모든 사람이 하나로 뭉쳐 뜨거운 열정으로 새로운 사회를 구현해갈 그 길은 적어도 5년 전에 견주면 훨씬 나아갔습니다. 미완의 그 길을 열어갈 임무가 살아있는 우리 모두에게 주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사연은 새해 3월 정기총회에서 새로운 체제로 새 출발 할 예정입니다. 늘 자랑스러운 새사연 회원님들께 성심으로 절 올립니다. 새해 회원님과 가족 모두 건강하시고 깨끗한 뜻 이뤄 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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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보고서2011.10.13 14:18
2011.10.13이은경/새사연 연구원

대한민국은 현재 나꼼수 열풍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가카로 대표되는 현 정권의 비도덕성이 화제다. 가카는 그러실 분이 아니라는 말로 마무리되는 현 정권과 그를 둘러싼 비리는 그들의 표현대로 소설이라는 표현이 걸맞을 정도이다.

현재 세계는 금융위기 이후 지금까지 세계를 지배해 왔던 신자유주의가 더이상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아니 지속해서는 안된다는 99%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세계를 지배해왔던 달러체계는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으며 자본주의의 미래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유럽은 유로체계는 끝날지도 모른다고 자조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상황을 비켜가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신자유주의 처방을 지나치게 충실하게 실천해온 나머지 양극화, 불평등, 사회불안정이 확대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88만원 세대로 대표되는 청년층의 실업문제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대학에 보내야하는 부모는 등록금때문에 고통받고 있고 사회안전망이 취약한 상황에서 기본적인 생계유지도 못하고 자살을 선택하는 노인층이 늘고 있다. 세계 1위라는 저출산율은 수조에 달하는 저출산예산을 쏟아부어도 꼼짝도 하지 않는다. 미래가 불안정하고 현재의 삶이 고달픈 젊은이들이 출산파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나꼼수에 대한 열광은 이러한 현실에 기초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차이점은 그 분노가 금융, 기업 등 자본이 아닌 현 정권과 그를 지지하는 보수세력을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현 정권으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보수층이 지나치게 한심하기 때문이다. 외국의 보수층 역시 자신의 이해를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정치영역에서는 국가의 이익과 질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보수층은 자신의 재산을 지키는데 모든 노력을 경주한다. 전지적 가카시점이라고 농담처럼 표현되는 현 정권의 행태는 국익, 보수 정당의 유지, 기본적 도덕성마저도 자산축적을 위해 내던지고 있다.

대표적 사건이 이번에 발생한 대통령 아들의 땅문제이다. 상식적이지 않은 일이 계속 발생하면서 상당히 무뎌진 국민 정서에도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다. 석연치 않은 과정을 통해 아들에게 불법적으로 증여를 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국가 예산을 아들의 재산증식에 사용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상당히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곳곳에 보인다. 시장 재직시절 그린벨트를 해제했고 아들 소유 부지는 싸게, 국가 소유 부지는 비싸게 매입했다. 상식적 차원에서 국가 수장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이런 일이 너무나 공공연이 진행되는데도 청와대와 집권여당에서는 정치적 의도로 문제삼는다며 명의만 이전하면 된다고 하고 있다. 조중동과 공중파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으며 대통령은 미국에 가서 한국은 시끄러운 사회라고 이야기한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는 이야기에 국민들은 기가 막힐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적 분노가 현 정부를 향하는 것은 당연하다. 주류언론에서 거의 다루어지지 않는 진실을 유쾌하게 까(!)대는 4명의 수다는 잘못되어 가고 있는 현실에 대한 관점을 세우게 해주며 우리가 깨달아가면 세상을 바꿀수도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서울시장 단일화과정에서 보여줬던 서울시민의 적극적 참여는 김어준 총수의 책이름 "닥치고 정치!"의 현실적 표현이다. 국민들은 투표로 현 정권을 심판할 것을 다짐하고 있으며 정치의 중요성을 깨달아 가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한걸음 더 나갈 필요가 있다. 투표를 통해 정치인 몇명을 바꾸는 것은 쉬울 수 있다. 2번의 민주정부 경험과 여러번의 선거 승리는 바람이 불면 선거를 통한 정권교체는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들의 토대, 자본-보수정치집단-언론-사학재단으로 이어지는 강고한 커넥션에 균열을 내는 것은 쉽지 않다. 아니, 오히려 흔들림없이 날이 갈수록 튼튼해지고 있다.

삼성을 비롯한 재벌은 보수정당 비리의 뒷배경임에도 몸통을 드러내지 않는 세련함을 깨우쳤다. 청년실업과 대학서열로 인한 입시전쟁, 사교육 등은 중소기업의 질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아서 이며 이는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을 착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확충이 더딘 이유는 감세때문이며 감세 해택은 대기업에게 집중되고 있다. 대기업 수출을 보호하기 위한 환율정책을 고물가로 이어지고 있으며 대기업은 고용창출, 이익공유, 중소기업과의 상생 등등 각종 혜택을 받으면서 주장했던 역할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양극화가 심화되어 가면서 사회의 부는 대기업에게 집중되고 있다. 보수정치인들은 그들의 이익을 철저히 대변하면서 떡고물을 챙기고 있으며 더 나아가 그들과 한몸이 되고 있다. 현실의 이면을 보다 깊게 들여다 봐야한다. 나꼼수에서 밝혀지는 기막힌 사실들의 이면에, 우리의 삶이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배경인 대기업과 금융자본에게 분노를 돌려야 한다.

월가에서 시작된 99%의 반란이 우리나라에도 필요하다. 월가의 금융놀이에 희생된 청년들은 자본 전반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들의 구호는 다양하다. 부자증세와 금융규제에서 스티브 잡스에 대한 추모까지 다양한 주제가 다양한 목소리로 표현되고 있다. 하지만 그 핵심 주장은 이제는 1%의 세력이 99%를 착취하는 세상을 그만 멈추자! 다른 세상을 찾아보자! 이다. 이 젊은이들에게 대안이 무언지, 구체적 실현방도와 행동지침은 무언지를 묻는 것은 어리석어 보인다. 현실은 문제가 많고 무언가는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자체가 의미있다.

우리도 인터넷만이 아닌 광장으로 나가야 한다. 우리의 광장은 촛불과 인터넷, 트위터, 페북이 넘쳐나는 온오프 혼합공간이다. 우리의 주장은 더 다양할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정권교체로 표현되겠지만 우리가 원하는 세상이 무엇인지 정치인들에게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재벌규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청년실업을 해결할 방법은 무엇인지, 한미 FTA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지, 신자유주의 이후의 대안은 무엇인지 이야기 해야 한다. 이것이 닥치고 정치!!이다.

아무튼 가카덕분에 우리는 정치학습을 너무 열심히 하게 된것 같다. 아마 occupy 역시 occupy seoul이 제일 멋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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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3정태인/새사연 원장

도대체 뭐가 국가경쟁력이고 국익인가?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 국회 시정연설에서 "이번주 미국 국빈방문을 계기로 미국 의회에서도 조만간 비준이 완료될 예정"이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은 국가경쟁력 측면에서 시급히 처리돼야 할 사안"이니 "우리 국회에서도 국익을 고려해 빠른 시일 내에 처리해주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맞다. 미국 의원들은 2007년 4월 한미 FTA가 체결된 이래 두 번의 재협상을 통해 챙길 걸 다 챙겼고, 오바마 대통령은 이제 수출 밖에 경기회복을 할 방도가 없으니 FTA에 목을 매다는 것이다. 나서기 좋아하는 대통령에게 의회에서 연설 한번만 하게 해 주면 된다. 그런데 우리는 왜? 국회의원들은 지역구 이익을 좀 챙겼는지? 또 우리 경제가 그동안 수출에 목을 매단 결과가 그리도 바람직했는지? 예컨대 수출대기업을 위한 고환율 정책이 물가를 뒤흔드는데 재벌기업의 천문학적 이익이 우리 국민들 살림살이에 좀 도움이 되었는지?

이 대통령은 "조만간 한미 FTA가 비준되면 우리는 세계 3대 경제권인 미국과 유럽연합(EU), 아세안 등과 FTA를 체결한 유일한 국가로, 세계 최대의 경제영토를 가진 나라가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경제영토를 이렇게 따진다면 지금까지 세계 최대의 경제영토를 가진 나라는 멕시코였다. "천국은 너무 멀고 미국은 너무 가까워." 미국과 FTA를 맺은 멕시코는 2009년 -7.1%의 경제성장율을 기록했다. 미국과의 FTA가 발효된 지 이제 18년째, 멕시코의 국가경쟁력은 얼마나 높아졌고 국익은 또 얼마나 신장됐는가? 아메리카 대륙의 복지선진국이었던 캐나다는 또 어떻게 되었는가? 놀랍게도 캐나다는 대표적 불평등지수인 지니계수순위에서 한국에도 뒤진 나라가 되었다(멕시코는 부동의 1위, 미국은 4위이다). 이런 미래를 위해 번역본도 믿을 수 없는 한미 FTA 비준을 이리도 서둘러야 하는가?

미국의 선진 시스템은 지금 어떻게 되었는가?

애초에 한미 FTA를 노무현 대통령에게 제안했던 김현종 당시 통상교섭본부장(현재 삼성 사장)은 2005년 5월, 청와대 브리핑 제1호에서 한미 FTA는 낡은 일본식 법과 제도를 버리고 미국식 시스템을 받아 들이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김현종은 자신의 자서전 격인 책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선진 시스템을 갖춘 국가와 FTA를 체결해서 우리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다"(p59)라고 기술했다.

맞다. 2005년 3월 내가 만난 대통령도 마찬가지 얘기를 했다. 그 미국식 시스템, 특히 서비스산업이 붕괴한 것이 작금의 세계경제위기이다. 지난 30년을 세계를 지배해서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블리웠던 이 시스템은 앞으로 계속 무너져 나갈 것이다. 한국의 기획재정부에는 아직도 금융허브의 꿈을 소중히 간직한 채 의료 민영화를 먼저 추진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한미 FTA가 비준되면 장차 건강보험이 없어져 우리 아이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없어도 우리는 현재 상태로도 되돌아올 수 없다. 투자자-국가 제소권은 그렇게 무섭다.

미국과의 단교를 각오하고 한미 FTA를 폐기하지 않는 한 그렇다. 미국과 정말 단교하고 싶은가? 딱 1년만 미국에서 무슨 일어 벌어지나 지켜보자. 2007년부터 정부는 즉각 한미 FTA를 비준하지 않으면 무슨 큰 일이라도 벌어질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지만 5년 동안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한미 FTA가 발효돼 있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당시 기획재정부 주장대로 리만 브라더스를 인수했다면 또 어떻게 됐을까? 현재의 상황에서 미국과 FTA를 먼저 맺겠다고 할 얼빠진 나라도 없으니 남들보다 먼저 FTA를 맺어야 한다는 정부의 안달은 그야말로 기우다. 과연 미국식 시스템이 그리도 좋은 건지 딱 1년 더 기다리는 게 그리도 어려운가?

1년 더 기다리면 우리나라가 망할까?


▲ ⓒ한미FTA 저지 범국본

금융이나 공공서비스, 의료나 교육분야의 국내 규제를 '개혁'하는 것, 즉 규제를 풀고 민영화하는 게 정부의 최종 목표였지만 국민에게는 수출이 대폭 늘어나서 GDP가 6%나 증가할 것이라고 선전했다. 과연 그럴까? 이미 한-EU FTA가 발효됐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무역흑자가 대폭 감소하고 있다. 물론 정부 주장대로 선진국과의 FTA가 우리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려면 시간이 좀 필요할 것이다.

그러니 1년만 더 기다려 보자. 한-EU FTA가 우리의 생산성, 수출, 그리고 성장률을 그렇게 많이 증가시킨다면 그 때 한미 FTA도 발효시키자. 멕시코나 캐나다에서 일어나지 않은 일이 과연 우리나라에선 일어날지 한번 지켜보자. 만일 한-EU FTA가 한국의 무역흑자를 대폭 증가시키고, 정부 주장대로 GDP를 매년 0,6% 이상 증가시킨다면, 그리하여 어느 순간 6% 추가 경제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약간의 기미만 보여도 난 아무 말 않고 한미 FTA 비준에 찬성하겠다.

한미 FTA를 맺지 않으면 단 1년 만에 우리나라가 망할 거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몇%나 될까? 참여정부 때 한미 FTA를 목청껏 외쳤다 하더라도 민주당 의원 중 그 어느 누가 1년 연기에 반대할 수 있을까? 내심 한미 FTA 비준에 찬성한다면, 그래서 한나라당이 적당히 통과시켜 주길 바란다면 나에게, 아니 국민에게 그래야 마땅한 이유를 말해주기 바란다. 아마 한나라당 의원이라도 경제에 대한 최소한의 상식이 있다면 이 정도의 신중함을 외면하지는 않을 것이다. 꼭 미의회에서 대통령이 몇분 연설하는 대가로 이런 정도의 침착함마저 버려야 하는가?

내 지식으로는, 그리고 현재 상황에 비춰 봐서는 한미 FTA는 우리 앞날에 어마어마한 걸림돌, 아니 낭떠러지가 될 것이다. 그렇지만 천보, 만보 양보하겠다. 이 어마어마한 정책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또 미국경제가 갑자기 되살아날지 아무도 장담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러니 딱 1년만 기다려 보자. 한미 FTA에 버금가는 한 EU FTA가 어떤 결과를 낳는지, 그리고 미국의 그 '선진 시스템'이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고 결정하자. 지금 미국 월가를 점령한 수 많은 목소리를 들어보라. 미국의 '선진 시스템' 의 무능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딱 1년을 더 기다리는 게 현명하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1년만 더 기다리자는데 그것도 안되겠는가?

이 글은 프레시안에도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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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0 정태인/새사연 원장 

내 금년 목표는, 조폭들 이두박근에 새겨져 있는 ‘차카게 살자’다. 이런 신조를 지키는 걸 제일 방해하는 집단은 청와대다. 예컨대 ‘공정사회’를 내걸면 그 공정(아마도 fairness)이 뭔가를 알려 드리고, 그런 목표를 세웠을 때, 가능한 정책도 제시해야 했으니까. 그런데 이번엔 ‘공생’이다. 제발 말을 만들 땐 좀 보편적인 언어를 선택하기를…. 생물학의 ‘공생(symbiosis)’에는 기생(parasitism)도 포함된다. 하여 어찌보면 이번의 ‘공생발전’은 옛날의 자기 동업자들에게 “작작 해 먹으라”는 고언, 또는 명령 같다. 기생은 기생이되 ‘착한 기생’이라고 할까? 한두 번 겪은 일이 아니라서 별로 충격받을 것도 없는데 영어 표현인 ecosystemic development를 먼저 만들고 대통령이 정리한 번역어가 ‘공생발전’이라니 기가 막힐 수밖에 없다. 말 그대로 바다 건너 와서 고생하고 있는 생태계(ecosystem)라는 말은 정말, 또 정말 중요하다. 다른 무엇보다도 전 인류 공멸의 위기를 해결할 가능성이 있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 70억 인구가 모두 글로벌 기후변화로 생사를 넘나들게 될 테니 우리는 앞으로 economics라는 낱말 대신에 ecology라는 낱말을 배워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정말 지금 대한민국이 ‘생태계’라는 말을 동원해서 할 일이 무엇일까? 그 말을 정말 고민한다면 청와대는 2011년 5월 발간된 영국 하원(POST, 하원 과학위원회)의 4쪽자리 보고서, ‘생태계 접근’(원문과 번역본은 새사연 홈페이지에 있다)부터 읽어야 할 것이다. 이 보고서의 주장을 한국에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

쉬운방법 있어요~생태계를 의식한다는 건 기본적으로 내 아이(그리고 그 아이의 아이까지)를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런 생각으로부터 ‘생태계 서비스’라는 개념이 나왔다. 생태계 서비스란 생태계라는 스톡에서 나오는 유·무형의 서비스로 생태계와 인간의 복지를 연결하는 개념이다.

즉 우리가 지금 무슨 일을 하려 할 때마다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 장기적으로 생태계 서비스가 어떻게 변할까를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 ‘생태계 접근’이다. 당장 내가 얻는 것과 그 때문에 없어지는 서비스는 무엇인지, 지금 하는 일의 불확실성과 위험이 미래에 어떤 일을 야기할 수 있는지를 측정해서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생태계 접근이 요구하는 것은 대단히 복잡하고 다차원적이며 동적이다. 따라서 현재 우리가 시행하고 있는 환경영향 평가를 훨씬 넘어선다. 즉 특정 생물종이나 문화에 대한 위협을 넘어 광범위한 변화를 측정해야 하는 것이다.

생태계 접근은 4대강에서 바로 얻을 이익(건설경기 부양, 땅값 상승, 규제 철폐)과 무시한 것들이 초래할 편익의 상실도 고려하라고 요구한다. 예를 들어 아름다운 낙동강 풍경의 경제적 가치, 습지의 홍수 예방 효과, 그리고 계획이 무산됐을 때 생태계가 입을 사회경제적 피해(예컨대 4대강 주변에 모두 골프장과 카지노가 생기면 일본처럼 동시에 망할 수 있다)는 물론 생물다양성의 파괴도 모두 계량화해야 한다. 만일 4대강 사업으로 상실되는 규제 서비스(홍수 조절 등), 문화 서비스(관광이나 휴양 등), 지원 서비스(생태계의 유지)의 가치를 계산한다면 4대강 사업의 수익성이 천문학적 마이너스일 것이다. 영국 하원은 정부가 어떤 정책을 세울 때 생태계 접근에 의한 계량 결과를 첨부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모든 사람이 함께 판단하자는 게 ‘생태계 접근’이다. 생태계의 변화는 수많은 사람의 상반되고 다양한 이익과 손실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태계 접근은 숙의 민주주의(소통)를 전제로 하고 있다.

‘생태계’라는 말은 그저 비유로 쓰고 버릴 수 있는 게 아니다.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왕 ‘생태계’를 내걸었으니 이명박 대통령이 이런 일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우선 적어도 영국 기준에 맞춰서 ‘4대강 사업’을 평가하기. 이건 이미 저지른 일이라 객관적으로 할 리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영국에서 발간된 보고서인 ‘영국 국가생태계 추정’에 맞춰서 생태지도 만들기(생태계 서비스를 추정하는 데는 모든 학문이 다 동원되어야 하니 현재 한국에선 대통령밖에 지시할 사람이 없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생각이라는 걸 조금 하기. 그후에 국민과 소통하기.

이 글은 경향신문에도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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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 08 / 19 정태인/새사연 원장

생태계 접근(The Ecosystem Approach)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PDF 아이콘을 눌러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시기 바랍니다.

이 짧은 팸플릿은 금년 봄에 영국 하원의회의 POST(The Parliamentary Office of Technology)가 “생태계 접근”의 개요를 밝힌 글(POSTnote no 377, 2011년 5월) 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이른바 “공생발전(ecosystemic development)”이 제대로 되려면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필요로 하는지, 또 4대강 사업이나 녹색성장이 진정한 생태계 접근과 얼마나 거리가 있는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것입니다.<편집자 주>

생태계 접근은 현재 자연자원 시스템의 상태와, 인간의 웰빙을 가져오는 생태계 서비스 간의 연계를 밝힌다. 그것은 생태계 전체의 통합(integrity)과 기능을 유지함으로써 바람직하지 못한 생태계 변화를 피한다. 또한 그것은 인간 행위의 영향은 사회적 선택의 문제이며, 생태계가 인간 행위에 필수적인 만큼 인간 행위 또한 생태계 상호작용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확인한다.


배경

생물다양성협약(The 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CBD)은 생태계 접근을 “토지, 물 그리고 생물자원을 통합적으로 관리해서 공정한(equitable) 방식으로 그것들을 보전하고 유지하도록 촉진하는 전략”이라고 기술했다. CBD가 2000년에 받아들인 생태계 접근은 생태계 자체를 넘어서는 광범위한 시야를 가지고 있다. 그것이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 서비스와 완전히 상호의존적인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요소를 포함하기 때문이다(상자1).


CBD의 수정된 전략 계획에 발맞춰 영국 생물다양성 연합(Biodiversity Partnership)은 지금 자연자원 시스템의 통합을 유지하기 위해 광범위 접근(?, 옮긴이, landscape-scale approach)을 더 강조한다. 반면 특정지역 접근(site-based approach)이나 특정 종(spicies)의 복원은 덜 강조한다. 

사회경제적 목표, 예컨대 주택, 교통, 산업생산, 농업과 다른 토지 이용에 비해서 생물다양성의 보전은 역사적으로 부차적인 정부 정책 목표로 그동안 인식되었다. 나아가서 현재의 영국, 그리고 유럽의 자연 보전과 토지이용 계획의 법률적 틀은 생태계 서비스 흐름(상자2)의 관리와 유지에 맞춰서 설계되지 않았다. 또한 실제의 자연 자원 관리 프로그램에 관련 된 실천들을 짜넣는 일은 거의 진전이 없었다.

이전까지 보전 정책은, 높은 종 다양성을 가진 지역의 보호에 초점을 맞췄으며, 종 다양성이 높은 수준의 생태계 서비스와 얼마나 연관되어 있는지에 관해서는 이해가 부족했다.

누가 이익을 보고 누가 비용을 부담하는가

생태계 접근은, 어떤(alternative) 안정적 생태계 상태와 그것이 제공하는 편익 수준 사이에서 공개적이고 명시적인 선택을 하라고 요구한다. 어떤 토지 영역에 대해서도 수많은 상이한 안정적 생태계 상태가 가능하다. 그 각각은 서비스들의 상이한 조합을 제공하며 그것은 서비스 제공의 변화에 따라 이익을 보거나 손해를 보는 사람들의 상이한 요구를 반영한다. 예를 들면 영국의 고지대에는 삼림과 무어지역(moorland, 작은 초목만 있는 영국의 황야지역, 옮긴이) 생태계 양자가 모두 존재하는데, 수질과 탄소 감축 등 희망하는 서비스 수준을 달성하기 위한 농업-환경 계획(agro-environmental schemes)을 세워 이 두 상태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만일 어떤 생태계가 하나의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관리된다면 이 생태계가 다른 생태계 서비스들을 제공할 능력이 감소할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전적으로 목재 생산을 위해 관리되는 삼림은 더 적은 휴양 가치(recreational value)를 가질 것이고 더 적은 탄소를 저장하고 영양소를 보존하는 데 덜 효율적일 것이다. 과학적 조언의 핵심 기능은 , 서비스들 간의 관계와 그러한 상호작용을 관리하는 최선의 방법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4대강은 어떤 생태계 서비스를 노렸고, 그 때문에 희생된 생태계 서비스는? 이 목록을 정교하게 작성하는 것도 우리의 일이다!, 옮긴이)

무시된 편익을 의사결정에 포함시키기

생태계 서비스에 대한 규제와 지원에서 나오는 장기에 걸친 이익, 예컨대 기후 규제나 홍수 조절은 종종 무시되었다. 그런 정책들이 토지 관리자의 금전적 보상의 명시적 부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결정을 할 때 사적 편익으로 나타나는 더 단기적인 이득이 더 많이 고려되었다. 습지에 배수시설을 갖춰서 얻는 농업생산성의 증가가 그런 사례다. 이 때문에 공적 편익이 희생되었는데 이로 인해 오랜 기간 동안 홍수 위험의 증가나 수질의 저하와 같은 손실이 장기에 걸쳐 축적되었다. 생태계 서비스에 의해 생기는 편익은 사적 재화인 동시에 공공재이며 다양한 범위의 시간 및 공간 스케일에서 일어난다. 따라서 이런 편익은 다양한 소유권과 여타 제도적 배열(arrangement)과 연관될 수 있다.

이해관계자 간 갈등의 해결 

제공되는 생태계 서비스의 유형과 규모, 관련된 이해관계자의 상태(mix), 경제적 성격과 문화적 맥락에 따라, 어떤 환경 변화에 의해 이익을 보는 자와 손해를 보는 자가 갈린다. 편익의 소비자는 지역적, 사회적, 경제적 차이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하나의 집단이 하나의 서비를 점점 많이 소비하면 상이한 집단에 대한 다른 서비스는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예를 들면 생태계 서비스 제공의 수혜자, 특히 목재, 팜오일이나 콩 같은 상품 서비스의 수혜자는 생태계 변화가 일어난 장소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을 것이다. 나아가서 현재 편익의 변화, 예컨대 생물다양성의 변화는 생태계 서비스 편익의 미래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가치평가의 역할

공급 서비스(provisioning service, 상자2 참조, 옮긴이)는 농작물과 같은 시장재(marketable goods)를 만들어내지만 대부분의 생태계 서비스는 시장에서 팔 수 없다. 하지만 그런 서비스에서 나오는 편익에 적절한 가치를 부여하는 데 경제적 가치 평가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생태계 서비스의 변화로부터 초래되는 편익 상실의 가치는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사용될 수 있다. 특히 그런 편익이 경제적 이익과 상쇄되는 경우에 그러하다(만일 4대강 사업으로 상실되는 규제서비스, 문화서비스, 지원 서비스의 가치를 계산할 수 있다면 4대강 사업의 수익성이 천문학적 마이너스라는 것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옮긴이).

생태계 서비스에 대해 지금 형식적(formal, 수학적인, 옮긴이)인 경제적 가치평가가 없다고 하더라도 그 서비스들은 지금도 거래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생태계 서비스 공급과 관리 간에 갈등이 일어났을 때,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한 사용자들에게 “현물 보상”(compensation in kind)을 제공할 수 있다. 대토(代土, land swaps), 또는 현재의 농업-환경 계획에 편익을 제공한 사람들에 대한 직접보조금 등이 그 예이다. 그렇다 해도 생태계 관리 방식의 변화는 논쟁을 유발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 변화가 유리한 결과나 불리한 결과 모두를 변경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가 금전적이든, 아니면 현물에 대한 것이든. 사적 이익과 더 넓은 공적 편익간의 갈등 뿐 아니라 누가 편익을 얻고 누가 비용을 부담하는가에 관해서도 갈등이 발생한다. 이런 이슈들은 어떤 단일 접근, 예컨대 생태계 서비스의 경제적 가치평가 또는 대중의 참여에 의해서만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며 다양한 범위의 기술을 요구할 것이다.

생태계 관리에 대한 통합적 접근

환경의 한계 안에서 자연자원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연자본(natural capital)과 생태계 서비스의 가치, 뿐만 아니라 확인된 환경 위험의 증가로부터 초래되는 미래 비용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정부 정책과 프로젝트의 평가는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현재 새로운 정책이 환경영향평가를 요구하고 있지만 현재 사용하는 방법들은 생태계가 관리되는 방법에 따라 달라지는 비용과 편익을, 생태계 서비스의 상이한 공급 수준이라는 기준에 의해서 계산하지 않고 있다(한국에서는 그 환경영향평가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지만.. 옮긴이).

생태계 서비스에 대한 영향의 계량(Quantitifying)

최근 몇몇 연구는 생태계 서비스에 대한 영향의 비용을 평가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o 환경의 기준선(baseline)을 설정한다(현재의 서식 상태와 그들이 지탱하는 생태 과정. 예컨대 이미 밝혀진 습지 기준)
o 정책 선택이 생태계 서비스에 미칠 잠재적 영향에 대한 질적 추정의 확인과 제공. 이 때 생태계 서비스 가치평가 추정을 사용(ESVA)
o 정책 선택이 특정 생태계 서비스에 미치는 영향의 계량화와 인간 웰빙에 대한 효과의 추정.
o 생태계 서비스 가치평가(ESV)에 의한 생태계 서비스 변화의 가치 추정

이러한 단계들은 생태계 영향을 설명하기 위한 체계적 접근의 프레임워크를 만들기 위해 고안되었다(상자 3, 영국 사례 연구로 여기선 생략, 옮긴이). 하지만 정책 선택에 의해 영향을 받는 생태계 서비스에 대한 최초의 추정일지라도 잠재적으로 중요한 영향이 얼마나 될지, 그리고 불확실성과 증거의 갭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준다.

자연자원시스템의 가치는 편익 흐름의 가치에서 생산 비용을 뺀 것이다(POST 노트 375). 이들 가치 일부는, 곡물처럼 직접적인 시장가치를 갖고 있는 반면 습지의 물 흐름 통제와 같은 여타 가치는 그렇지 않다. 일반적으로 관련 자연자본 스톡은 다른 위치로 이동될 수 없다. 그것은 어떤 생태계 서비스는 위치 특수적(location specific)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규제, 지원, 그리고 문화적 생태계 서비스가 그러하다.

생태계 서비스 매핑

생태계 및 그 안의 자연자본스톡의 공간적 배치는, 편익과 생태계 서비스를 낳는 상호작용에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면 강물 집수(river catchment) 지역 내에 있는 지하수, 지표수 그리고 빗물 간의 연계는 이들 중 어느 하나에 대한 충격도 집수 지역 내의 수문학적(hydrological) 과정, 그리고 이런 과정에 연관된 생태계 서비스, 예컨대 깨끗한 물의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생태계 서비스의 사회적 가치는 그 서비스가 어디서 소비되는지에 공간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공간적으로 명확한 생태계 서비스 지표(적절한 스케일의 지표)의 개발은 변화의 영향을 추정하는데 결정적이다.

곧 발간될 “영국 국가 생태계 추정”(UK National Econsystem Assessment, NEA)은 국가 스케일 생태계서비스 공급의 척도(measure)를 제공할 것이다. 생태계 서비스 매핑에 적절한 스케일은 논쟁의 대상으로 남아 있다. 생태계 관리 결정은 국가, 지역(regional) 또는 지방(local) 스케일에서 각각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 스케일 영역은, 예를 들어 백악기 고평원(chalk downland)와 같은 유사한 지질 지역이나 강물 집수 지역과 같은 자연적 지리 범위에 더 많이 관련되어 있을 것이다. 영역의 크기는 생태학적으로 중요할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그리고 문화적으로도 의미를 갖고 있다. 예컨대 국립 공원 지역이라고 할 때 처럼... 그러나 생태학적 스케일이 일반적으로 의사결정 스케일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어서 추정과 가치평가에 어려움을 야기한다. 최근의 토지 사용에 관한 예측 리포트는 장기에 걸쳐 더욱 “탄력있고”(resilient) “유지가능한(sustainable) 스케일의 지도(landscape, ? 옮긴이)를 만들어낼 새로운 정책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각 지점에 대한 생태계 서비스의 완전한 공간적 분류와 계량화, 그리고 매핑은 생태계서비스 편익의 지방, 지역, 그리고 글로벌 소비자를 고려해야 한다. 이는 상이한 지역간에 생태계 서비스가 어떻게 흐르는지 알 수 있도록 할 것이고 편익을 얻는 영역이나 이해관계자를 확인하도록 할 것이다. 어느 정도까지 이런 작업을 해야 하는지는 문제의 정책과 잠재 충격의 규모에 달려 있을 것이다.

정책틀(policy framework)로의 통합

“글로브 인터내셔널의 자연자본 행동계획”(Globe Internaitonal's Natural Capital Action Plan)은,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정책과 프로젝트 제안이 생태계 서비스의 가치평가를 포함하는 경제성 평가(economic appraisal)를 거치라고 권유했다. 또한 정부 부처는 그들의 정책이 자연 자본을 얼마나 증가시킬지, 아니면 감소시킬지 또는 다른 형태의 자본으로 변형시킬지(POST note 376)에 관해 비용이 포함된 설명(costed explanation)을 의무적으로 포함시키라고 권유했다. 자연자원시스템으로부터 비롯되는 편익의 잠재 결과를 추정하는 효과적 생태계 접근 정책틀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o 관련 생태계와 결합되어 있는 생물다양성의 조건과 경향에 대한 명확한 측정
o 생물물리학적 방식(biophysical terms)에 의해 생태계 편익 공급을 결정(양과 질 모두)하고 이를 기초로 경제적 가치평가 또는 측정을 행한다. 이 결정은, 상이한 생태계 유형의 사용에 따라 편익 공급이 얼마나 변화할지에 대한 측정을 포함해야 한다.
o 미래에 관해 상반되는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이 시나리오들은 생태계 서비스의 가치와 이들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의 비용을 포함해야 한다. 이에 따라 대안적 결정이 생태계에 미치는 충격이 추정되어야 한다.
o 위험과 불확실성 분석의 통합. 여기에는 인간 행위가 생태계에 미치는 충격에 관한 지식의 한계도 포함된다.
o 서비스 변화에 적용되는 경제적 가치평가. 이것은 서비스 흐름과 수요의 결정요소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필요로 한다.
o 생태계 편익의 사용에서 소유권과 자격(entitlement)의 역할

“유럽 학계 과학 자문위원회”(European Academies Science Advisory Council, EASAC)는 생태계 서비스 공급을 유지하는 수단 중 하나로 “EU 생태계 서비스 지도”(EU Ecosystem Services Directive)를 권유했다. 이는 유럽의 생물다양성 보호를 위한 전략과 목표를 제시한 “EU 서식 지도”(EU Habitats Directive)에서 유추한 것이다. EASAC는 지도가 생태계 서비스 기능의 보전과 유지를 위한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전략은 유럽인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생태계 서비스 편익의 공급 수준을 보호할 것이다.

의사결정자들, 예컨대 국회의원들은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어떤 결정이 가져올 잠재적 결과의 범위를 알고 나서 불확실한 미래의 위험을 극복할 수 있는지 프로포절의 용량을 판단하고 싶을 것이다. 2060년까지의 생태계 서비스 시나리오는 UK NEA의 핵심 성과이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정책수립자나 이해관계자가 다음 일을 할 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o 결정이 가져올 수 있는 장기적 결과를 고려할 때
o 다양한 관리 방식의 선택에 따라 야기되는 미래 불확실성의 영향을 검토할 때
o 갈등 여론과 상이한 세계관을 대변함으로써 이해관계자 참여를 부추기려고 할 때 

이해관계자와 대중의 참여

생태계 접근의 핵심 교리는 모든 이해관계자를 포함해야 하고 국지적 이해와 더 넓은 공적 이해의 균형을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특정 생태계의 관리에 이해관계를 가지거나 그런 관리를 이해하는, 또는 그런 관리에 잠재적 영향력을 가진 광범위한 기관, 조직, 집단 및 개인의 참여를 요구한다. 의사결정과정에 의해 영향을 받는 이슈가 무엇인지, 이해관계자의 우선 순위가 어디에 있는지를 명확히 하기 위해, 그리고 제약 요소를 확인하기 위해 최초의 단계부터 참여는 이뤄져야 한다. 자연자원관리에 대한 이해관계자 참여와 관련된 요령과 문제점(uses and challenges)에 관해서는 상당한 학술 연구가 있다. 데프라(Defra)는 최근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참여와 생태계 접근”에 관한 안내서를 발표했다. 안내서는, 정책 평가와 심의 과정(evaluation process)에 “참여와 숙의 기술”(participatory and deliberative techniques, PDT)을 적용하라고 제안했다. 이는 HM Treaury 'Green Book'에 따른 것이다.

의사결정에 대한 공동체의 영향

생태계에 대한 관리가 치밀할수록 의무, 소유, 책임, 참여, 그리고 지방 지식의 사용은 더 커진다. 오직 지방 수준에서만 총체적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총체적 의사결정은 복수의 편익에 대한 고려, 그리고 생태계 서비스 편익 및 환경의 한계와 적절한 이해관계자 참여 수준 간의 상쇄관계를 조합할 수 있다. 공동체가 결정의 귀결에 대한 적절한 정보를 갖추고 있을 때 비로소 참여 접근이 결과를 개선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적이고 참여적인 접근은 기존 의사결정과정의 대안이라기 보다 보완적이다. 그런 방법은 의사결정과정에 새로운 투입을 제공하여 토론을 활성화하고 추론 및 배후 가정에 관해 정밀하게 검토할 수 있도록 하지만 그것만으로 자연자원의 관리에 내재한 근본적 갈등을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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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