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 09 / 19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2012 대선 정당별 부자증세 정책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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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 새사연은 이번 대선이 수개월 전인 4.11 총선처럼 상호 비난과 폭로전을 반복하지 않고 보다 생산적인 정책대결이 되길 기대한다. 특히 나라의 운명과 방향을 결정할 대선 국면인 만큼 폭넓은 시야와 방향에서 우리 국민이 살아갈 비전이 다양한 관점과 각도에서 제시되길 바란다. 아직은 정책과 공약이 추상적이고 다듬어지지 못한 단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 후보의 저서와 발언을 중심으로 정책 맥락을 짚어보고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정책선거를 유도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요 약]

대선 쟁점으로 증세가 이야기되었던 적이 한국사회에서 있었던가? 경제위기가 닥치고, 복지국가와 경제민주화 요구가 대두되면서 그간 금기였던 증세가 공론의 장으로 나왔다. 하지만 정당과 대선후보들의 발언 수위는 아직 국민들의 부자증세 요구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부자증세와 관련된 실질적 방안이 전혀 제기되지 않고 있다. 줄푸세를 경제민주화라고 말한 바 있는 박근혜 후보를 통해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의 경우 소득세와 법인세에 있어서 과세구간 증설을 통한 과세 대상자 확대와 최고세율 인상을 제기하고 있다. 이로 인한 세수 증대는 소득세에서 1조 2000억 원, 법인세에서 3조 원이 예상된다. 양당의 부자증세 방안 비교와 함께 새사연이 생각하는 적절한 부자증세 방안도 함께 담았다.


 

[본 문]

이명박 정부의 부자감세 4년

이명박 정부의 조세정책은 부자감세로 요약된다. 기획재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2008년~2011년 4년간 63조 8000억에 달하며, 국회 예산정책처의 분석에 의하면 이명박 정부 5년간 총 90조에 달하는 세수 감소가 예상된다.

그러면 누구의 세금이 줄었을까? 2011년 감세액 중 소득세가 9조 400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법인세 4조 7000억 원, 종합부동산세가 2조 3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모두 일부 부유층이 납부하는 직접세이다. 종부세를 예로 들자면 세수 최고치를 기록한 2007년 종부세 납세대상자는 48만 명으로 인구 대비 1%에 불과했다. 결국 줄어든 세금은 거의 대부분 부자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갔다.

여기서는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중심으로 대선후보들이 어떤 세제개혁안을 내놓고 있는지 살펴보고, 우리의 대안을 제시하기로 한다.

 

소득세 증세안 비교

2011년 말 소득세 최고세율 구간이 신설되었다. 이전까지 최고세율 구간은 과표 8800만 원 초과로 35%의 세율이 적용되었으나, 2012년부터는 과표 3억 원 초과가 최고세율 구간이 되어 38%의 세율을 부과하게 되었다.

그러나 2010년 기준 과표 3억 원을 초과한 종합소득세 대상자는 2만 6000명, 근로소득세 대상자는 1만 2000명, 양도소득세 대상자는 2만 5000명으로 전체 납세인원의 0.3%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3억 원 초과 고소득자와 부동산 부자의 절대 다수가 종합소득 대상자로 중복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실제 과세 대상자는 불과 0.15%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결국 무늬만 부자 증세였지만, 현재 새누리당에서는 경제민주화나 복지국가 등 말만 무성하지 부자증세에 대한 뚜렷한 개혁안이나 법안 발의는 전혀 없다. 당정협의를 거쳐 지난 8월에 발표된 정부의 2012년세제개편안에서도 부자증세의 내용은 찾아보기 힘들다. 정부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2013년 소득세는 오히려 줄어들어 5년 간 세수증대는 90억 원에 불과하다. 이명박 정부의 감세 기조를 그대로 계승하는 모양새다.

이에 비해 민주통합당은 최근 최고세율 적용 구간을 1억 5000만 원 초과로 조정하여 증세 대상을 전체 납세인원의 0.74%인 14만 명으로 확대하는 개편안을 발표하였다. 즉, 민주통합당의 부자증세는 ‘0.7% 부자증세’인 셈이다. 이 개편안에 따르면 연간 약 1조 2000억 원의 세수가 증대할 전망이다.

하지만 민주통합당의 개편안에도 개선해야 할 지점이 몇가지 있다. 우선 최근 상위 1% 소득 비중의 급격한 확대와 세계적인 부자증세 추세를 제대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여전히 다른 OECD 국가에 비해서 소득세 최고세율이 낮다. 최근 프랑스 올랑드 대통령은 최고세율 75% 인상안을 내걸고 대통령에 당선 되었으며, 일본 또한 40%인 최고세율을 5%p 인상할 계획을 지니고 있다. 미국 또한 100만 달러 이상의 부자에 대해 소득세 최저 실효세율을 30%로 하는 이른바 버핏세가 대선의 최대 쟁점 중 하나다. 따라서  진정으로 부자증세와 양극화 해소의 의지를 갖고 있다면, 최소한 작년 말 민주통합당 개혁안인 40%로 2%p 추가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

초고소득자 내의 소득양극화를 고려하지 못하는 것도 한계이다. 2010년 기준 종합소득 10억 원이 넘는 슈퍼리치의 평균소득은 27억 2000만 원인 반면 종합소득 1~2억 원에 해당하는 이들의 평균소득은 1억 5000만 원이다. 18배의 소득 격차가 나지만, 이들에게 현재 부과되는 세율은 3%p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이는 형평성의 문제를 가져온다. 따라서 과표 10억 원을 초과하는 슈퍼리치에 대해서는 사회적 통합과 책임 차원에서 세율을 50%로 상향하는 과감한 개혁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이것만으로 1조 원 이상의 재정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종합소득 10억 원 초과자 3600명의 과표 대비 실효세율은 27.9%로 과표 5~10억 원에 해당하는 이들보다 0.6%p 낮다. 실제로는 소득세가 역진적으로 부과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근로소득 10억 원 초과자의 실효세율보다도 5%p 낮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슈퍼리치들에게 주어지는 각종 세액공제를 검토하고, 미국의 버핏세처럼 최저한세 제도를 신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법인세 증세안 비교

다음으로 법인세를 살펴보자. 이명박 정부는 2008년 과표 2억 원 이상 기업의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췄다. 민주통합당은 이를 철회하여 연간 약 3조 원의 세수 증가를 거두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업과 가계 사이의 소득양극화,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소득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추가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

2011년 우리나라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OECD 34개국 평균에 비해 낮은 편이다. 일본이나 미국은 법인세 최고세율이 40%에 달하며,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은 28~33%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소수의 재벌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한국경제의 특성 또한 고려해야 하며, 과표 2억 원 초과 중소기업과 과표 5000억 원 초과 재벌 대기업에 동일한 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과세 형평에도 문제가 많다. 따라서 과표 5000억 원 초과 재벌대기업에 대해서는 세율을 30% 수준까지 올릴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추가로 3조 원의 재정수입이 발생한다.

새누리당은 법인세에 대해서도 증세 계획이 없다. 오히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지난 7월 16일 신문방송편집인 토론회에서 “법인세는 결국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기업은) 다른 나라와도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낮게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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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06정태인/새사연 원장

 

무슨 대단한 지식이나 신통력이 있어서가 아니다. 약간의 경제학 지식과 현실 경제 흐름에 대한 ‘감’, 그리고 시계열 통계만 볼 줄 알아도 금년 성장률이 3% 미만에 머물 것이라는 건 누구나 알 수 있었다. 새사연은 작년 말에 EU가 그럭저럭 위기를 헤쳐나갈 경우 한국 경제는 금년 2% 중반대 성장을 이룰 것이고, 더 나쁘면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았다. 당시 한국은행과 정부, 그리고 재벌 연구소들 모두 3% 후반대의 성장을 장담했다. 6개월이 지나자 EU 상황을 핑계로 3% 정도로 성장률을 끌어내리더니 최근엔 재벌 연구소들이 2%도 어렵다고 징징댄다. 문제는 이어지는 얘기다. 그러므로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을 분리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상식이다) 등 경제개혁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즉 박근혜 후보도 숟가락을 내민 ‘경제민주화’를 하면 경제가 더 위험해질 거라는 주장이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왔다’고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다. 무분별한 자본시장 개방(김영삼의 ‘세계화’)으로 외환위기를 맞자 이들은 오히려 더 많은 개방과 경제자유화를 주장했다. 당시에는 ‘왕초 각설이’ IMF의 요구사항이 그랬으니 따를 수밖에 없었다 치자.
 
참여정부 초기 경제성장률이 5%에 머무르자 재벌과 조중동은 ‘단군 이래 최대의 위기’라며 규제완화를 해야 투자를 늘릴 거라고 압박했다. 노 대통령이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갔다”고 고백한 때였다.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고 전 세계가 그랬고 지금도 각설이 타령은 여전하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일으킨 월스트리트는 여전히 흥청망청이고 오바마는 고전 중이다.
 
굳이 김빠진 옛 드라마의 ‘다시 보기’를 누른 건 앞으로 6개월 동안 일어날 일이 그 안에 다 들어 있기 때문이다. 민주정부건 이명박 정부건 15년 넘게 양극화가 심해지자 ‘성공신화’에 취했던 국민들이 깨어나 보편복지와 경제민주화를 외쳤고, 민주당이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박근혜 후보는 끼어들기에 성공했다. 이제 남은 이슈는 경제위기의 해법인데 여론조사에 따르면 경제위기에 가장 잘 대처할 후보로 박근혜 후보를 꼽았다.
 
아마도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한 최근의 성과에, 어쩌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미지가 겹쳐졌을 것이다. 그러나 경제는 선거가 아니고 지금은 60∼70년대가 아니다. 단언한다. 박근혜씨가 대통령이 되면 위의 재벌 연구소의 주장을 따를 것이다. 위기 때문에 보편복지와 경제민주화를 미룰 수밖에 없다고, 나아가 그런 정책은 위기를 심화시킨다고 주장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재벌과 조중동에겐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날 기회이며, 보수적 지도자는 자신의 정치적 동맹세력을 결코 배반하지 않는다.
 
지금 코 앞에 닥친 위기는 구체제의 방식으론 결코 극복할 수 없다. 오히려 상황만 악화시킬 뿐이다. 현재 국민이 요구하는 보편복지와 경제민주화, 그리고 협동조합(사회경제)이야말로 위기 탈출의 묘책이다. 지금 세 정책을 실현하려는 시민 세력이 뭉치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의 희망이 살아 있다는 증거다.
 
민주당의 미적거림에 탄식하고 안철수의 모호함에 불안에 떨고 있을 때가 아니다. 그동안 시민운동은 낙선운동, 투표 격려, 그리고 야당과의 야권 단일화를 해 왔다. 이제 사회경제정책 기조에 대한 뚜렷한 요구가 있는 만큼 더 정확한 정책 목록, 정책을 실현한 내각의 구성 원칙, 그 내각과 시민의 통합 가버넌스를 내세워야 한다.
 
2008년에는 정권을 내주고 나서야 석 달 넘게 광장으로 나왔지만 지금 정권을 만들기 위해 나서면 훨씬 우리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이글은 주간경향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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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08 / 02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차라리 홍준표가 안철수를 비판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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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 박근혜 후보가 안철수 원장에게 경제 민주화를 훈계하다.

2. “박근혜 후보에게 재벌개혁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됨”

3. 박근혜는 본인부터 철저히 친 재벌 정책을 반성하라.

 

[본 문]

 

박근혜 후보가 안철수 원장에게 경제 민주화를 훈계하다

최근 안철수 원장의 재벌개혁 의지에 대한 검증이 관심을 받고 있다. 9년 전인 2003년, 안 원장이 당시 벤처기업가와 대기업 최고경영자로 구성된 브이소사이어티의 같은 멤버로서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되었던 최태원 SK그룹 회장 석방 탄원서에 서명한 것이 재벌 감싸기라고 지적된 것이다. 이어 11년 전인 2001년, 결국 좌절되고 말았던 인터넷 은행 설립 시도 과정에 브이소사이어티 멤버로서 참여했던 것을 두고 금산분리를 훼손했다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사회에 살면서 친구가 법정에 갔는데 탄원서 써달라고 하면 나도 안 써줄 수 있을까” 생각해봤다는 정운찬 전 총리의 언급처럼 기업 경영자들이 일반적으로 겪을 수 있는 사건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안 원장이 기업가가 아니라 책임이 가장 무거운 대선 후보로 거명되는 만큼 이 문제는 확인하고 검증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유력한 대선 후보이자 안철수 원장과 지지율 경합을 벌이고 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거들고 나섰다. 안철수 원장이 재벌 총수의 범죄행위를 감싸는 탄원서에 서명한 사실을 비판하면서, “그런 것을 우리가 고치려고 하는 것 아니겠어요?” 라고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드디어 박근혜가 안철수 원장에 대해 경제 민주화의 원칙을 들이대며 직접 반격했다고 언론들도 일제히 다투어 보도했다. 벤처기업가 출신 교수 안철수 원장에게 박근혜 후보가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에 대해 훈계를 두게 될 줄이야.


“박근혜 후보에게 재벌개혁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됨”

“재벌개혁과 관련하여 참여정부에서 재벌개혁 정책이 대폭 후퇴한 것에 대한 평가도 없이 출자총액제한제도의 전면적 폐지, 금산분리의 점진적 완화를 주장하고 있어 이명박 후보와 마찬가지로 재벌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음. 재벌개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됨.”

위의 인용문은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07년 여름. 경향신문 2007년 7월 3일자에 실렸다.,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당내 경선에 나와서 발표한 경제 공약에 대해 경제정의실천연합에서 총괄 평가한 내용이다

당시 박근혜 후보는 한나라당 경선 후보들 가운데 경제 공약 면에서는 이명박 후보와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의 친 재벌 시장 지상주의 경향을 보였다. 특히 출자총액 제한제도에 대해 이명박, 박근혜 후보가 유독 즉각 폐지를 주장, 금산분리에 대해서서도 이명박, 박근혜 후보만이 금산분리 완화를 주장, 법인세에 대해서는 이명박과 박근혜가 즉시 인하를 주장하여 두 후보의 경제 공약에 차이가 없었다고 당시 언론들이 공통적으로 보도했다.

“우리 경제, 어떻게 살릴 것인가? 우리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살 수 있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권부터 바꿔야 한다. 크기만 하고 무능한 정부, 불법파업과 집단이기주의, 기업은 규제로 묶이고 국민의 마음은 갈라져 있는 것이 우리 경제의 큰 병이다. 이 병을 고치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 ...  ‘줄.푸.세 정책’으로 우리 경제를 확실히 살려 놓겠다. 세금과 정부 규모는 줄이고 불합리한 규제는 과감히 풀고 법질서와 원칙은 바로 세우겠다.”

위 인용문은 당시 한나라당이 2007년 5월 29일 광주에서 대선 후보 경제 정책 토론회를 했는데, 그 자리에서 박근혜 후보가 한 발언의 일부이다. 동아일보 2007년 5월 30일자에 실렸다. 바로 ‘줄.푸.세 정책’을 정점으로 한 경제 자유화와 친 재벌 정책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5년 전 박근혜 후보의 경제 공약 어디에도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는 들어갈 틈 자체가 없었다. 박근혜에게 경제 민주화라니, 어림도 없는 소리였다.


박근혜는 본인부터 철저히 친 재벌 정책을 반성하라

“국민 여러분에게 서민경제론을 주창한다. 성장 동력 회복을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재벌의 지배구조 개선이다. 재벌 경영의 투명성이 확보될 때까지 ‘출자총액제한제’와 금산법은 유지되어야 하고, 재벌의 상속세 탈세를 막아 불법적인 부의 대물림을 없애겠다.”

위 인용문은 당시 박근혜 후보와 함께 경선에 나선 홍준표 전 의원이 자신의 경제 공약을 설명한 내용이다. 한나라당에서 다소라도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 의지를 가진 후보가 있었다면 홍준표 전 의원이다. 그런데 이에 대해 박근혜 후보가 “홍준표 후보는 출자총액제한제를 유지한다고 했다. 경제가 살기 위해서는 투자가 살아나야 하는데, (재벌에 대한) 역차별 아닌가.” 하면서 홍준표 후보의 재벌개혁을 비판하고 재벌 옹호를 했다.

오죽하면 또 다른 대선후보였던 원희룡 의원이 “(박근혜의) 줄.푸.세가 혹시 복지는 줄이고 재벌규제와 난개발, 투기를 풀어서 생기는 시장의 실패, 약자의 저항을 공권력으로 군기 세우는 것 아닌가” 하고 비판을 할 정도였다. 원희룡 의원의 줄.푸.세 해석이 정확했음은 이 정책을 현실화시킨 이명박 정부 5년이 증명해주었다.

바로 5년 전에 자기 당 동료의 최저 수준의 재벌개혁 방안조차 비판했던 박근혜 후보가 이제 ‘경제 민주화의 전도사’로 나서서 누군가를 비판하는 엄청난 비약이 일어난 것이다. 비약에 대한 아무런 설명도 없이 말이다.

어쨌든 안철수 원장은 9년 전 기업가 커뮤니티 회원의 일원으로 최태원 SK 회장 구명 탄원서에 서명했던 점에 대해 공개적으로 잘못된 것임을 인정했다. 그렇다면 박근혜 후보는 5년 전 대선 후보로 나서면서 수없이 반복한 친재벌 정책 공약에 대해 국민 앞에 무릎 꿇고 반성을 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야 할 것이다. 그런 다음에야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다른 사람을 훈계할 처지가 절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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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03 / 19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 용어 해설

747이란?

747은 경제대통령이라 자랑하던 MB의 핵심적인 공약. 자신을 ‘경제대통령’이라 자랑하며, ‘대한민국 747’을 통해 “연 7% 경제성장으로 3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10년 내 4만 달러 소득을 달성하여, 10년 내 세계 7대강국으로 올라서겠다”는 야심찬 비전을 발표하였다.

▶ 문제 현상

MB노믹스, 완전 실패!!

MB집권 4년 동안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3.1%, 물가상승률은 3.6%에 달했다. 참여정부 5년에 비해 성장률은 1.25%p 떨어지고, 물가는 0.67%p 상승하였다. 연평균 투자증가율은 3.2%에서 0.4%, 내수증가율은 3%에서 1.4%로 떨어졌다.

또한 연간 6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공약과 달리 4년 동안 86만 8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해서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5년 내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나 10년 내 세계 7대 경제강국에 진입하겠다는 야심찬 비전도 한낱 공염불에 불과하였다.

지난 2월 취임 4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MB는 “투자가 줄고 젊은이의 일자리가 걱정되고, 내수가 위축돼 서민 생활이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MB노믹스의 기획자로 알려진 곽승준은 “성장(의 과실)이 일부 대기업에 집중”되어 “경제에 트리클다운 효과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토로하였다.

▶ 문제 진단과 해법

“세금을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를 세우겠습니다.”(2007 MB 대선공약집)

MB는 747 공약을 완수하기 위해 투자활성화 조치를 주요 방안으로 제시하였다.

“기업의 성장과 투자를 저해하는 과도한 규제와 높은 세율을 정비하여 기업하기 좋은 친기업·친시장 정책을 추진할 것입니다. 그리고 법질서를 확립하여 노사관계를 안정시키고, 사회갈등구조를 해소하는데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MB는 2007년 대통령 후보 경쟁자인 박근혜 캠프가 제시한 ‘줄푸세’공약을 그대로 수용하였다. 줄푸세란 “(세금을) 줄이고 (규제를) 풀고 (법질서를) 세우자”는 정책기조의 약자다. 노동시장 유연화에 대한 노동자의 저항에 대항하는 개념이 법치라 할 때, 줄푸세란 다름 아닌 감세, 규제완화, 노동시장 유연화를 각각 대변한다. 즉 이명박의 MB노믹스와 박근혜의 줄푸세는 이름만 달리할 뿐 내용은 같다.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 이름만 바꾸었듯, 줄푸세도 MB노믹스로 이름만 바꾼 것이다.

줄푸세와 MB노믹스, 국민이 심판해야

MB정부는 지난 4년 줄푸세 공약이 제시한 정책기조에 따라, 법인세, 소득세, 종합부동산세 등등 감세정책을 실시하였다. 출자총액제한제도와 금산분리를 폐지하는 등 재벌과 금융기업에 각종 규제를 풀어주었다. 그리고 노동자의 저항에 대해서는 쌍용자동차 사태에서 보듯 ‘법치’라는 이름으로 무참히 생존권을 짓밟았다.

마찬가지로 당명과 당강령을 요란스럽게 바꾸었다고 하지만, 새누리당과 박근혜가 ‘줄푸세’ 정책기조에 대해서 반성하고 새로운 성장전략이나 정책기조를 제시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주요한 해결책 가운데 하나는 다가오는 선거를 통해서 경제실책의 장본인인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에 대해 분명한 심판을 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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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08  정태인/새사연 원장 

지난 호에 “복지사회 제1의 적은 시장에서의 분배 악화”라고 규정했다. 그렇다면 시장에서 분배를 악화시키는 기존의 “바깥으로부터, 위로부터의 성장”을 “안으로부터, 아래로부터의 성장”으로 바꿔야 한다.
 
바깥으로부터의 성장이란 수출대기업을 위한 거시정책을 말한다. 이명박정부는 2009년부터 세계금융위기 상황에서 한국으로 몰려 드는 달러를 1100원 수준에서 무제한 사들이는 환율정책으로 일관했다. 위로부터의 성장이란 수출이 성장률을 높이면 고용과 세수가 늘어나서 복지도 가능하다는 ‘적하효과’(trickle down effect)를 말한다. 하지만 1980년대 이래로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이 주장은 거짓임이 판명되었다. 지속적으로 심화되는 양극화 현상을 지난 호에 지니계수로 확인하지 않았는가?

이제 완전히 거시정책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 미국, 유럽, 일본이 모두 0~2%의 성장에 허덕이는 현실은 수출에 목을 매다는 경제가 더 이상 지속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은 미국이 “수출만이 살 길”이라는 우리의 오랜 구호를 실천하는 상황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동안 동아시아 수출을 두 배로 늘릴 것이라고 호언하고 있으며 의회는 ‘환율법’(상대 국가가 환율을 조작한다고 판단할 경우 무역보복을 할 수 있다)이라는 말도 안되는 보호무역 입법을 했다. 환율법은 우선 중국을 노리고 있지만 현재 양국의 세력관계 상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며, 또 2007년 이래 중국의 위안화는 절도있게 절상되고 있다. 그렇다면 그 동안 1100원 선에 머무르고 있는 원화가 첫 번째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래저래 원화 가치는 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시장에 맡겨서 널뛰는 환율은 경제를 휘청이게 만들 것이다. 자본통제가 그 답이다. 앞으로 국제표준도 일정하게 자본의 흐름을 규제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에 앞서 토빈세나 외환가변유치제와 같이 국내로 유입되는 달러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 한국이 홀로 하기에 부담스럽다면 동일한 고민에 빠져 있는 한·중·일, 아세안과 함께 시행하고 나아가서 5조 달러에 이르는 동아시아의 외환보유고를 공동관리하면 막대한 액수의 개발자금도, 예컨대 북한의 인프라 개선에 활용할 수 있다.
 
임금도 마찬가지이다. 수출경제라면 임금은 비용으로만 인식되겠지만 내수경제라면 임금은 곧 수요이다. 다행히 중국의 임금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임금을 올릴 여유를 가지고 있다. 불행히도 현재 한국의 노동운동 상황으로는 중소기업과 비정규직의 임금을 올리기 어렵다. 일례로 최저임금 결정방식을 바꿀 수 있다. 최저임금을 중위 임금(임금을 낮은 순서부터 일렬로 세웠을 때 중앙에 위치한 노동자의 임금)의 1/3로 정하면 자동적으로 매년 임금의 격차가 줄어들 것이다. 물론 2분의 1인지, 3분의 1이 옳은지 그 비율은 사회적 합의로 정해야 한다. 현재 계속 낮아지고 있는 노동분배율(임금 몫)을 끌어 올리는 정책을 입체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이 글은 주간경향에도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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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